<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이국종 ---발췌하다 중증외상 분야 외과 전문의이자, 외상 및 외상 후 후유증, 총상 등 복합중증 외상치료 권위자. 이국종 교수가 이끄는 외상외과 의료팀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1995년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구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며 외상외과에 발을 내딛었다. 2003년 미국 UC 샌디에이고 외상센터에서, 2007년 런던로열병원 외상센터에서 연수하며 의료 선진국의 현실을 목도했다. 2005년 논문 「중증외상센터 설립 방안」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국내 병원들의 중증외상센터 건립안의 기초 자료가 되었다. 2011년 그의 의료팀이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부상당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면서 중증외상 치료의 특수성과 중요성이 세상에 알려졌으며 이는 2012년 전국 거점 지역에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국가가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외과 과장이자 경기남부권역 중증외상센터장으로 재직하며 국제 표준에 맞는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책읽고 느낀 바>
한쪽에서 울고 다른 한쪽에선 웃는 상황이 동시간대에 공존할 수 있는 곳. 병원이다. 탄생의 기쁨이 있는가 하면 떠난 사람이 머무는 영안실이 그곳이다. 혹자는 삶의 활기를 느끼고 싶으면 시장이나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병원은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첫째는 내가 건강하게 지냈음이요 둘째는 첫 직장을 병원 근무를 했기 때문이다. 아퍼서가 아닌 근무처로서의 병원은 직장이었다. 의료진이 아닌 원무원이었기에 한발짝 떨어져서 볼 수 있었음이다. 자세히는 몰라도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닌 상태. 의학드라마나 병원 관련 책이 낯설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게 이상하지 않다.
예스24에서 나의 역사를 알게 되니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책을 가장 많이 구매했다고 나오더라. 병원의 이야기며 그 책은 인간적인 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내 바람이 커서였다고 생각된다. 이국종 교수를 알게 된 건 대다수가 그렇듯 아덴만의 석 선장 뉴스였다. 요즘은 모 광고에서 닥터헬기를 탄 의료진을 보며 다행이구나 싶었다. 석 선장을 살려낸 의사로만 기억하는데 이 책을 통해 외상외과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는 예전부터 알았고 성형외과는 나중에 알았는데 모든 외과의 기본이랄 수 있는 외상외과가 있었다. 아무리 지방 병원이라지만 종합병원이었는데 그런 용어조차 몰랐었다.
아주대학교 병원은 경기도에 있는 사립병원이다. 예전에 의학드라마를 볼 때 아주대학교 병원이 나왔던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이 병원을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경기지사 이재명 씨가 점 논란으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확진을 받았대나 어쨌다나. 이 책은 외상외과의 이국종 교수의 개인적인 기록으로 17년간의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책을 낸 동기는 자신이 중증외상외과의 기록을 혼자서만 가지고 있다면 그게 사장될 수도 있는데 기록으로 남겨지면 아직은 한국이라는 현실에 정착하지 못하는 외상외과센터의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말해준 사람때문이었다고. 외상외과 필요성을 느낀 어떤이가 검증된 기록을 참조하기를 바라는 그 거 하나였다고.
수술방에는 가보지 않았으나 그 곳이 수술방이요 녹색 모자에 녹색 복장을 한 마취과와 수술과 닥터 그리고 수술방 간호사들을 많이 봤다. 닥터가 키가 크면 간호사도 큰사람이 어시스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술실내에서 팀웍이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책 안에서는 수술실이 끝도 없이 나온다. 피비린내가 끊일 새가 없다. 저자이자 주인공인 이 교수의 오기와 독설과 체념과 겸손과 어쩔 수 없음이 적나라이 그려져 있다. 그 모든 것들의 가장 바닥에 생명을 중시하는 이 교수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다. 밑바닥 인생이랄 수 있는 하급민의 삶이 가슴 아프다. 건설 노동자의 으스러진 뼈와 파열된 장기는 중증외상외과가 젤 먼저 손대고 다른 과의 협진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골든아워를 놓치지 않아야만 그나마 살릴 수 있는 희망이 있다. 헬기닥터라야 가능한 일이다. 날씨가 받쳐줘야 그나마 수월하다. 소방청의 헬기 조종사의 마음가짐따라 의료진의 심적인 짐은 좀 가벼워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너무나 식상한 말. 남자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주군에게 목숨도 바친다고 한다.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직장에서 밥벌이를 위한 수술, 수술, 수술...수술을 한다는 건 중증외상환자를 죽음의 길에서 삶의 길로 인도해 오는 것. 그럴수록이 쌓이는 적자는 비난의 화살이 되고, 자신은 물론 주위의 팀원들에게 심신을 공격해댄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싶게 거부하고 싶은 중증외상환자는 끝없이 밀려 들어온다. 차라리 외상외과를 없애면 되는데 라는 마음이 굴뚝이지만 윗선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국민의료보험 제도가 시행되었지만 가끔은 체납자도 있다. 개개인의 사정으로 보험료마저 체납해얄 상황인 사람과 그것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으면 보험 청구를 한다. 심사평가원이라는 곳에서 삭감을 하면 일반수가로 받거나 보험이 되는 다른 것들로 대체하는데 대개는 약효가 좋다거나 꼭 필요한 치료임에도 불필요하게 과다라고 삭감되는 경우도 많다. 중중외상이라면 혈액을 계속 투입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 그럼에도 삭감되고, 심지어는 에이즈환자를 수술하다 감염되는 경우도 있건만 거기에 필수로 동반되는 3만원의 수가도 삭감된다는 이야기에서 의료인 가족이라면 환장할 노릇. 그렇다면 그대로 비보험으로 환자가족에게 받을테지.
가장 가슴 아픈 건 중중외상센터에 실려 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은 경제력에서 최하위 계층이라는 것. 그네들은 기피 직종에 대다수 근무할 뿐더러 대개는 육체노동자가 많을터. 오토바이 배달맨 같은 경우도 사고가 났다하면 사망 아니면 작살나는 상태. 그러자니 이런 환자를 수술해 중환자실에 올렸을 때 수입기계를 써야만 되는데 그것마저 삭감된다고 한다. 겨우 수술해 목숨을 건졌는데 그런 기계를 안쓰고 죽게 할 수도 없고, 삭감되어 쌓이는 부채는 병원의 손실로 남는다. 밤낮없다시피 수술에 수술을 하고, 그러고도 남은 날들은 외래와 기록과...그렇게 지나는 시간들일지라도 인정받고 격려받는 삶이라면 보람이라도 있을텐데...
미국과 영국의 외상센터에서 연수하고 온 이 교수에게 외상센터 필요성은 백 마디 말보다 한 권의 책이 그나마 낫고, 더 나은 건 외상센터를 견학시키는 일일 터. 혼자만 잘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조화로움이 되면서 두루두루 좋아지는 경우가 젤 좋다. 호구지책으로 해군이 되어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는 생활을 했던 저자. 그렇길래 자신의 처지가 12척으로 바다를 지켜낸 이순신과 비슷하다고 느낀다. 잘나가면 표적이 되는 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라는 말을 몹시도 경멸한다. 부러우면 모방을 해서라도 따라해봐라. 그렇다보면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하게라도 성취할 것이다. 자신식의 성취감을 통해 참행복을 느끼는 것. 이게 정당한 것이거늘 내가 하기는 싫고 남이 잘되는 건 배아픈 심보. 이게 바로 저자가 처한 현실이었다.
골든아워는 지켜져야 한다. '예방 가능한 사망'을 위해서다. 외상센터는 활성화되어야 한다.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은 외상센터가 외국을 그대로 모방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그네가 싫어도 잘하는 건 따라해야 한다. 노벨과학상 배출자도 얼마나 많은가. 외상센터를 우리내 정서에 맞게 하느냐 어쩌냐 보다 무조건적으로 우선은 똑같이 따라해얀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정착하면 우리네 식으로 조금씩 수정보완하면 된다. 아직은 선진국을 롤모델로 그대로 옮겨도 된다고 본다. 그들은 '예방 가능한 사망'을 이미 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집단 이기주의, 개인 이기주의가 아닌 환자를 위한 시스템은 하루빨리 정착해야한다. 이 책을 읽고서 뼈저리게 깨닫는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