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심각하다.
이대로라면 다음 세대가 살아가기에 힘든 고난을 물려주게 될 것이다.
작은 실천을 통한 총체적 모음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쓰던 물건, 잘 작동하지만 구형이라는 이유, 신제품에 대한 욕망으로
고쳐쓰지 않고 버리기만 한다면,
새 제품을 만들기위한 탄소 발생으로 지구 온난화의 위기가 심대해 질 것이다.
이런 거창한 이유말고라도 스스로 수리, 수선을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윤택해 질 수 도 있다.
이러한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있다.
저명한 물리학자이면서도 수리 수선에 진심인 저자의 속 마음을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양철북 출판사에서 출간된 <리페어 컬처>는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박물관 관장님이신 볼프강 M.헤클 교수님이 쓰신 책이에요.
쓰고 버리는 시대,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는 삶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우리가 정말 쉽게 쓰고 버리는 물건에 대해서 사용의 유효기간이 다 되었어도, 물건이 고장이 났어도, 그 물건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자세와 삶의 태도를 다루고 있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리사이클과 관련된 인문서로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과학자이신 저자의 생각이 많이 반영되어서 리페어 컬처와 관련된 인문 사회학적 관점 뿐만 아니라,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접근법도 신선하고 인상적이었어요.
제목인 <리페어 컬처>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우리가 쓰는 물건에 대해 수리와 수선의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어요.
요즘 우리가 쓰는 가전제품은 화려하고 기능이 많아진 대신 예전의 아날로그 방식의 가전제품보다 수명이 많이 짧아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처음에는 물건이 고장났을 때, 수리와 수선을 먼저 알아보지만 수선에 들어가는 비용과 새로 사는 물건 가격이 별 차이가 없을 때, 그 효율성을 따져서 결국 새 제품을 구매하게 되죠.
그렇다면 우리가 기존에 사용하던 그 많은 폐 가전제품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또 다른 쓰레기가 되고, 어딘가에 쌓여서 돌고 돌아 결국 우리에게 다시 되돌아오겠죠.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조금은 번거롭더라도, 조금은 느려도 리페어 컬처의 생활화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인 것 같아요.
수리, 수선을 통한 재활용은 손으로 내가 뭔가 만든다는 행복감도 주고, 사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바꾸어 줄 수 있어요. 때로는 나 혼자서, 때로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다른 이웃들과 리페어 컬처의 삶을 함께 한다면 그 과정 자체가 우리 삶에 활력을 주고 기쁨을 주게 되죠.
<리페어 컬처>는 리사이클, 업사이클에 대한 고찰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삶의 방식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인 것 같아요. 평소 환경과 업사이클, 리사이클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또 평소에 환경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직접 무언가를 고치는 일은 의미 있는 활동이다. 그것은 지속성을 경험하게 하고,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과 나를 의미 있게
연결해 준다. 동시에 사물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경험하고 발견해내도록 유도
한다. 수리/수선은 사물의 기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각 부품
이나 기기들을 생각해내고 만들어낸 이들을 더 높이 평가하게 해준다. 또한
뭔가를 고치거나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일종의 자율성을 얻게 된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뭔가를 고치며 다른 이를 도와주는 경험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보다 큰 해방감을 안겨준다. 무슨 물건이든 직접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은 자기 확신을 강화시켜준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의욕이 커지고,
더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을 살피게 된다.
(page.14~17)
=>리페어 컬처의 장점을 집대성해놓은 문장이다. 저자는 개인이 경험하게 되는
수리/수선 생활의 장점에서 사회적으로 의미를 지니게 되는 리페어 컬처의
장점을 다음과 추가로 이야기 한다.
-리페어 컬처는 점점 더 커져가는 세대 간의 간극을 메우는 데에도 기여한다.
....천연자원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는 뭔가를
고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게 될 것이다....어떤 제품을
대할 때든 우리의 자원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다 쓴 물건들을
내다 버리기 전에 우리는 이를 고쳐 쓸지 벼룩시장에 내놓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자원을 아끼는 태도이며, 이런 태도가 우리를 더 행복한 사람
으로 만들어줄 것이다.(page.18~21)
=>공동체의 네트워크와 개인의 생활에서 실천하는 리페어 컬처가 궁극적으로
한정된 지구 자원의 낭비를 막고 낙관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수리/수선하는 생활의 바탕이 되는 행동과 사고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현재의 생활에서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에 안타까와한다.
-언제나 부품 하나를 용접하는 일만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사물의 전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안목을 가지기도 힘들 것
이다. 우리 사회에는 물론 전문가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떤 사물이 생겨나고 그것이 사라지는 과정을 개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재활용에 대한 고민은 소재의 순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어떤 사물이나 기기를 촉각적, 기계적, 전기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
어야 한다....(page.44~45)
-효율성을 높이고 더 값싼 재료를 쓰면서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쓰고 버리는 사회
로 변해가고 있다.(page.87)
변화의 모습과 가능성이 주변에서 보여진다. 저자는 결코 특별한 누군가만의
재능이 아닌 모든 사람이 실현할 수 있는 리페어 컬처의 긍정적인 모습을 찬양
하고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나를 둘러싼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곧 인간으로서의 나를 말해준다.
(page.100)
-리페어 컬처는 우리에게 제품에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길을 열어준다.
무언가를 직접 조립해보고 만들어본 적이 있거나 최소한 한 번이라도 무언가를
제대로 고쳐본 적이 있다면, 물건을 그렇게 쉽게 버릴 수가 없다.(page.133)
-수리하고 수선하는 일은 적극적으로 무언가에 뛰어드는 행위이자 어떤 문제를
창의적으로 바로잡는 일이며, 또한 대안을 찾는 일이다.....우리는 최대한의
가능성을 점쳐보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무엇이라도 일단 창의적으로 시도해보아야 하며, 실수를 통해 배워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돕는 법을 알아가야 한다.(page.146~147)
-무엇이든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금세 답을 찾아낼 수 있는 인터넷과는 달리,
DIY 문화로 확대될 수 있는 리페어 컬처를 통해 우리는 더 디테일한 것들에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어떤 기계의 기본적인 원리를
깨닫는 일은, 아주 기초적이면서도 동시에 고도로 정신적인 성공의 경험을 안겨
준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받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page.170)
-내게는 스마트한 기기보다 스마트한 인간이 먼저고, 또 더 좋다....어마어마하게
쏟아져나오는 제품들 사이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우리
소비자들이 구분할 수 없는 상태라면, 그건 제대로 된 발전이라고 볼 수 없다.
(page.207~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