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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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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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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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각자도생의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공동체와 공존의 가치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c******4 | 2023.02.19 리뷰제목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공동체와 공존의 가치보다는 각자도생의 가치를 앞세우면서 홀로 된 우리는 코로나 블루를 겪는 힘든 시간을 거쳤다. 특히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비대면과 마스크 생활은 사회성을 제대로 키우는 못하게 방해한 것이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세계적
리뷰제목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공동체와 공존의 가치보다는 각자도생의 가치를 앞세우면서 홀로 된 우리는 코로나 블루를 겪는 힘든 시간을 거쳤다. 특히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비대면과 마스크 생활은 사회성을 제대로 키우는 못하게 방해한 것이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세계적 동물학자의 눈으로 본 동물들의 공생의 지혜를 들려준다. 동물들도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관계맺기를 하는데, 이는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고 건강한 삶에 필수적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통적인 공동체가 무너지고 인간관계가 점점 삭막해지는 우리 인간에게도 도움이 되는 지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저자는 동물들의 다양한 의례(ritual)를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우리에게 소개한다. 구체적으로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10가지 측면에서 돌아본다. 다양한 의례의 본질은 ‘관계 맺기’이다. 예를 들면 분홍색 홍학은 1년에 한번 상대방의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한 집단적 구애활동을 한다. 또 젊은 코끼리는 나이든 코끼리를 위해 음식을 대신 씹어주고, 엄마 침팬지는 아기 침팬지에게 흰개미 잡는 도구를 만들어 먹이를 구하는 법을 가르친다. 코끼리거북이는 애정을 구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토마토를 선물하기도 한다. 코끼리는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 모여서 애도하며 몸에 흙을 덮어준다.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처럼 이 책도 재미로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공동체와 공존의 가치가 점차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예사롭게 넘겨지지 않는다. 매일매일의 작은 의례에 마음을 쏟고 최선을 다하는 동물의 모습이 우리 인간들에게 준엄한 가르침을 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삶을 평화롭고 충만하게 만드는 출발점은 원만한 인간관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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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h | 2023.01.26 리뷰제목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이 책, 부제는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이다. 그런 의례의 하나로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것이다. 그걸 제목으로 삼았는데, 동물들도 애도하는 법, 선물하는 법, 놀이하는 법, 인사하는 법 등 의례를 통하여 자기들끼리의 안전한 삶을 도모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10가지 동물들의 의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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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이 책, 부제는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이다.

그런 의례의 하나로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것이다.

그걸 제목으로 삼았는데, 동물들도 애도하는 법, 선물하는 법, 놀이하는 법, 인사하는 법 등 의례를 통하여 자기들끼리의 안전한 삶을 도모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10가지 동물들의 의례는 무엇일까 

 

1장 인사가 중요한 이유인사 의례

2장 집단이 발휘하는 힘집단 의례

3장 색다른 매력을 뽐내다구애 의례

4장 보석, , 죽은 새 선물선물 의례

5장 으르렁거리며 전하고 싶은 말소리 의례

6장 자세, 몸짓, 표정의 무게무언 의례

7장 놀이로 배우는 생존 기술놀이 의례

8장 함께 애도하면서 치유하기애도 의례

9장 새로운 시작과 자연의 리듬회복 의례

10장 우리 자신을 되찾는 여행여행 의례

 

동물들이 취하는 이런 의례들이 뜻밖에도 우리 인간들이 하는 의례와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말을 한다. 

사실 인간은 다른 동식물과 다양한 공통점을 공유한다. (21)

 

그 공통점 중 하나가 유전자인데, 신기하게

초파리와는 61퍼센트,

쥐와는 85%,

침팬지와는 98%,

그리고 바나나와는 50%나 같다는 것이다,

 

바나나와 인간은 세포 유지라는 유전자를 공유한다. (21)

 

그래서 인간은 지구의 다른 모든 생물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게 저자가 동물의 10가지 의례가 인간과 같다는 것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의례란 무엇일까 

 

여기서 의례를 정의를 알아보자. 

저자는 의례를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정리한다. 

 

의례를 종교적인 의식으로만 여길 때가 많지만, 의례는 넓은 의미로 종교, 숭배, 영적인 관습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래서 저자는 정확한 절차에 따라 자주 되풀이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모두 의례로 간주한다. 또한 차례대로 이어지는 행동들도 의례라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의례는 유전이든 학습된 행동이든 의례적으로 행해지는 사회적 행동을 포함한다. (28)

 

왜 우리는 인사를 하는 것일까 

 

그냥 아는 사이니까? 그럼 우리 인간들은 언제 어떻게 인사 의례를 시작했던 것일까  

이런 기록도 의미가 있다.

 

침팬지의 의례는 인간의 의례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침팬지와 인간은 같은 조상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침팬지의 사례가 인류의 조상이 의례를 만들었던 과정을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25)

 

그러면 인사 의례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침팬지의 경우를 포함해서 인사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 목적은 가까운 친구끼리 유대감을 끈끈히 하거나 새로운 친구를 환영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적 긴장을 풀고 화해하는 것이다.

세 번째 목적은 대장에게 복종한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43)

 

여기서 저자는 코끼리가 인사하는 것을 사례로 제시하는데, 서로 떨어진 시간이 얼마나 흘렀든 상관없이 코끼리 가족은 만날 때마다 그것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인사한다는 것이다. (43)

 

이런 것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인사를 하면서 겸손을 표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인정하게 된다. (49)

 

악수가 발전되는 과정은 인사 의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데,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는 뜻을 보여주는 행동에서 시작된 이 행동은 중세 유럽에서는 기사들이 서로 맞잡은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는데, 이는 숨겨둔 무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저자는 추정한다. (57)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인류가 탄생한 이후부터 진화한 적응 행동이다.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무리를 벗어나 낯선 곳에서 짝을 찾는 편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교 기술로는 아주 가까운 집단 밖에 있는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알고 보면 생존을 위한 기술이다. (59)

 

구애 의례는 

 

저자가 직접 목격한 홍학의 구애 의례는 어떨까 

 

홍학의 구애를 위한 집단 행진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이 되는데, 그 의례는 번식할 짝을 찾을 때까지 한 달 정도 계속된다.

 

선물 의례 : 왜 선물은 줄 때 더 의미 있다고 여겨질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선물 의례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게 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 의례에서는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왜 선물은 받을 때가 아니라 줄 때 더 의미 있다고 여겨질까?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것 또한 선물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133)

 

이런 사례로 저자는 저자의 남편이 겪은 사례를 소개하는데, 암사자가 남편의 연구용 마이크를 새끼들에게 줄 선물로 훔쳐갔다. 사자의 새끼들은 그 마이크를 장난감으로 여기고 이리저리 던지면서 놀았는데, 그것을 남편이 다시 찾아오는 데 아주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애도 의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의미있는 부분이 이 대목이 아닐까 

애도 의례 부분을 읽으면서, 혹시 동물들도 죽음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얼룩말이 쓰러지자마자 가족 모두 머리를 숙인 채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얼룩말을 바라보았다. 낮잠을 자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하지만 쓰러진 얼룩말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226)

 

이건 분명하다. 그들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단지 잠을 자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 여느 때와 다르다는 것을 안다는 것, 그것을 그들이 무어라 부르든지 죽음이란 개념을 그들도 아는 것이다. 인간만 생사를 아는 것이 아니다.

 

해서 이런 기록 새겨둘 필요가 있다. 

죽음과 죽음학은 전통적으로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춰왔다. 죽음학은 죽음과 관련된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금 이 학문의 범위는 몇몇 벌레, , 특히 원숭이와 유인원 등 사회적인 포유동물을 포함해 널리 넓혀가고 있다. (227)

 

프레즈노 채피 동물원에서 있었던 일이라 한다.

우두머리 암컷 코끼리를 안락사시켰는데, 주변의 코끼리들의 반응이 이랬다는 것이다. (240)

 

가장 친했던 코끼리 두 마리는 완전히 다르게 행동했다. 둘은 죽은 친구 바로 옆에 서서 냄새를 맡고 만져보면서 함께 탐색했다. 이들은 밤새 번갈아 가며 조용히 죽은 친구를 찾아갔다. 절대 죽은 친구를 혼자 누워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갈 때마다 각자 주기적으로 죽은 친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어주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죽은 친구의 몸에는 최소한 5밀리미터 이상 두께의 흙이 덮였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리스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가 떠올랐다.

죽은 오빠의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나라의 명령에 반발하여 죽은 오빠의 시신에 흙을 덮어주는 정도의 장례를 치른 다음에 잡혀가는 안티고네, 그 극이 떠올랐던 것이다.

 

이런 코끼리의 장례식, 그래서 저자는 이 사건을 바로 이 책의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사람이 생활하면서 행하는 의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왜 필요한지 보여주고 싶은 바람에서 탄생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갖가지 동물들의 사례를 제시하는데, 이에는 코끼리, 침팬지, 오랑우탄, 늑대, , 사자, 얼룩말, 고래, 홍학을 비롯하여 물고기와 곤충에 이른다.

 

저자는 동물들의 사례에서 많은 의례를 발견하지만,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의례10가지만을 다루고 있는데, 다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인사 의례, 집단 의례, 구애 의례, 선물 의례, 소리 의례

무언 의례, 놀이 의례, 애도 의례, 회복 의례, 여행 의례

 

무엇보다도 동물들의 행동이 흥미로웠다.  저자가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독자에게 전해준 동물들의 행동은 경이 그 자체였다.

의례로 생각할만한 행동도 흥미로웠지만, 의례로 간주하기 힘든 다른 행동들도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들도 행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칠뻔한 의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그래서 동물들에게서 오히려 거꾸로 배운다.

동물들이 행하는 의례를 통해서, 그간 잊고 있었던 사람간 의례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다시 새길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은 의례를 행함으로써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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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r*********a | 2023.02.03 리뷰제목
지구라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인간만이 아닌데 우리는 인간만이 지구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지구안에는 물과 공기, 흙, 바람, 식물 그리고 많은 생명을 지닌 존재들이 있다. 돌멩이도 어쩌면 인간이 모르는 언어를 사용할지 모른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코끼리가 소통하는 많은 방법들을 이야기하며 주변의 동물과 인간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간다.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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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라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인간만이 아닌데 우리는 인간만이 지구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지구안에는 물과 공기, 흙, 바람, 식물 그리고 많은 생명을 지닌 존재들이 있다. 돌멩이도 어쩌면 인간이 모르는 언어를 사용할지 모른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코끼리가 소통하는 많은 방법들을 이야기하며 주변의 동물과 인간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간다. 생명이 있는 존재들의 다양한 소통방법들이 인간과 다르지 않고 인간의 소통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며 의례적임이 많았다.

인간이 동물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누구의 기준이었을까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관계와 공존에 대해 이해하며 슬퍼졌다.

코끼리의 사회성과 의례들과 바닷속 생물들의 집단이 가진 힘, 코끼리가 소리로 전달하는 의미, 애도와 여행을 통한 이야기. 이상하게 슬프다.

인문에세이를 읽으며 펑펑 울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 인간만이 가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의례들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며 우리가 가진 전부는 아니었다. 소통은 다양하며 잠시지만 소통의 단절이 가져온 다양한 영향들에 우리는 고립과 격리가 주는 삶의 단점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되었다.

소통은 상호작용이며 인간만이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인간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관점은 바꾸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동물이 가지는 여러가지 소통 의례들은 고유하며 동물과 구분 짓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며 잊고 놓치는 것들이 많다.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를 이해하며 동물과 인간이 다르지 않고 인간 역시 소통은 친밀하며 소중해야 함을 기억하게 되었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야생동물이 보여주는 의례와 공생의 메시지였다. 인간이 잃어버린 의례를 찾으면 인간만의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모든 것, 지구에 해피엔딩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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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평점10점 | e**********3 | 2023.02.03 리뷰제목
『코끼리도_장례식장에_간다』 케이틀린 오코넬 ㅣ 현대지성   표지가 아름다운 작품이다. 컬러도 아닌 흑백의 사진인데도 말이다. 두 마리의 주름 가득한 코끼리가 긴 코를 꼬고는 마주 보며 서있는 사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제목 때문인 듯하다. 사진과 제목을 연결하면 '위로'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진을 감싸는 도형은 서로 완벽한 좌우 대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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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_장례식장에_간다

케이틀린 오코넬 현대지성

 

표지가 아름다운 작품이다. 컬러도 아닌 흑백의 사진인데도 말이다. 두 마리의 주름 가득한 코끼리가 긴 코를 꼬고는 마주 보며 서있는 사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제목 때문인 듯하다. 사진과 제목을 연결하면 '위로'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진을 감싸는 도형은 서로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루어 안정감은 물론 두 동물이 동등하다는 느낌도 자아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인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이 30년 동안 관찰하고 연구한 동물들의 행동을 바탕으로 동물들도 인간처럼 다양한 의례를 통해 관계를 유지함을 서술하고 있다. 이는 우리와 동물은 서로 다르며, 우리가 동물들 보다 발달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결코 그렇지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만큼 동물들도 사회 속에서 연대하며 행복과 성취를 느낌을 저자는 말한다. 또한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물론 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예의를 차릴 줄도 아는 존재임을 서술하며 동물도 우리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존재임을 다시 깨우치게 한다.

 

의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의례는 같은 생활권에 존재하는 이들이 오랜 시간 동일하게 진행했던 생활방식이며 사회전체가 용인하는 예의를 갖춘 의식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인해 점점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행동처럼 치부되어 버리고 있다. 이런 때에 이 책 속 동물들의 다양한 의례 행동을 통해 왜 우리가 고리타분하고 관습적이라고 생각하는 의례를 다시 생각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 다양한 의례를 통해 우리는 세대간 거리를 좁힐 수 있으며, 불필요한 충돌을 피해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도 있다. 또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인해 감정의 교류와 공동체의 결속을 다질 수도 있다.

 

코끼리도_장례식장에_간다는 크게 동물들의 열 가지 의례를 제시하고 있다. 모든 의례가 동물의 특성마다 다르지만 모든 의례가 가지는 목적은 같게 느껴진다. 상대를 위한 행동으로 시작하지만 결국엔 나로 돌아온다. 동물들의 인사 의례는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힘을 인정함으로 인해 나의 안전을 꾀하고 무리를 이루어 생명을 유지하게 해준다. 동물들의 선물 의례도 마찬가지이다. 동물들에게 선물의례는 상대와 의사소통하기 위한 수단이자 나의 능력을 과시하는 기회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선물을 통해 편을 확실히 구분 짓고, 종족을 보존할 수 있는 짝짓기를 가능하게 하며, 위계질서를 정리하여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주고 받음은 당연한 것이다. 내가 행하는 선물의례가 받는 행복을 느끼기 위한 나의 전략이 될 수도 있음을 원초적인 동물들의 선물 의식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죽음은 인간에게 가장 큰 슬픔이다. 저자는 동물들도 인간처럼 죽음을 애도한다고 말한다. 죽은 동물 옆에 남아 있다는 것은 밀림이라는 공간 안에서는 나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이다. 하지만 가족의 죽음을 마주한 동물들은 죽은 가족 곁에 오래 남아 온 몸으로 슬픔을 표현한다. 무리 지어 다니는 동물들에게는 무리를 따라가지 않고 남아있는다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 진정한 슬픔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늑대의 애도를 표현하며 상실감을 말한다. 늑대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구슬프게 운다. 무리 전체가 울며 죽은 늑대가 그들 일원에 무리였음을 숲에 알린다. 인간도 동물도 애도 의례를 거치며 죽은 이들을 되새기며 치유한다.

 

 

작품에 실린 37컷의 동물 사진은 저자의 남편인 팀 오코넬이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두 부부의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가 문장과 사진에서 느껴진다. 바쁠수록 천천히 돌아가고 멈출 줄도 알아야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의례라는 것은 간단한 행동, 몸짓, 눈빛과 함께 상대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경쟁하고, 훼손되고, 갈등이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 현대지성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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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3.01.31 리뷰제목
우리도 동물 세계의 일부다   인류세라고 부르는 인간종이 지배하는 시대, 지구상의 질서를 유지하는 정점에 자리한 인간, 하찮게 여겼던 모기가 없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프라우케 피셔(생물학)와 힐케 오버한스베르크(복합환경학)는 <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북트리커, 2022)를 통해서 말한다. 우리도 동물 세계의 일부라고….   지은이 케이틀린 오코넬은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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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동물 세계의 일부다

 

인류세라고 부르는 인간종이 지배하는 시대, 지구상의 질서를 유지하는 정점에 자리한 인간, 하찮게 여겼던 모기가 없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프라우케 피셔(생물학)와 힐케 오버한스베르크(복합환경학)는 <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북트리커, 2022)를 통해서 말한다. 우리도 동물 세계의 일부라고….

 

지은이 케이틀린 오코넬은 코끼리연구자다. 코끼리 사진이 여러 책에 실렸고, 그중에 <코끼리 두목>은 다큐멘터리<코끼리 왕>로 제작, 스미스소니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을 하기도.

 

이 책에서 지은이는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총 10장으로 인사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인사 의례를 비롯하여 각 의례를 장으로 구별하여-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살피고 있다. 의례라는 것은 과거와 현재, 나와 다른 이를 잇는 것이다. 동물들의 의례는 모두 인간의 삶과 관련이 있고, 사회적 동물의 삶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거나 이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의례는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의례는 사실 우리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의례는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서로를 잘 보살핌으로써 공동체를 결속하게 만든다. 우리가 잃어버린 의례 기술, 이를 되찾는다면 우리 자신과 자연을 잇는 새로운 길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즉, 자연과 공존하는 데도 예의라는 게 있고, 이를 지킴으로서 인간, 인류라는 종은 다양한 종들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다고, 그러면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인사를 나누는 다양한 방법

 

얼굴을 맞대거나, 비비거나, 허리를 굽히거나 목례를 하거나, 하지만 중요한 것은 뭔가를 표현하고 나타내려하는 그 자체다. 인간이건 동물이건 다 인사법이 있다. 코로나19재난기 동안 우리의 인사법도 바뀌지 않았나, 악수 대신 서로 주먹을 맞대는 마치 복서가 링에 올라 상대 선수에게 인사하듯 말이다. 인사는 소통을 위한 신호다.

 

집단의례와 소통

 

인간이 언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소통하듯, 동물들은 다양한 소리로 소통한다. 하영원의 <결정하는 뇌>(21세기북스, 2023)에서 소개하는 실험 칠면조와 족제비…. 칠면조는 엄청난 엄마다. 병아리를 엄청나게 잘 돌본다. 이때, 제 새끼의 소리를 듣고, 본능적인 모성애가 발동된다는 것인데, 천적인 족제비의 박제만 가져다 놓아도 칠면조는 어쩔 줄 몰라 이리저리 날뛴다. 이때, 박제 안에 병아리 소리를 담은 녹음기를 넣어두면, 칠면조는 족제비든 뭐든 다가와서 품고. 난리다. 열렬 엄마처럼…. 소리의 비밀, 진화론적인 이야기일까, 아무튼 이 근거 역시 뇌 기억과 관련이 있으니….

 

구애 의례

 

인간에게는 냄새를 판별해 혈연관계를 구별하는 능력이 있다고. 짝을 고를 때 여성은 무의식적으로 남성의 냄새를 기준으로 삼는데, 한 연구에서 여성들에게 남성들이 잠자는 동안 입었던 티셔츠 중 하나를 고르라는 실험 결과 여성들은 전혀 낯설지 않은 냄새가 나는 티셔츠를 선택했는데, 이런 행동은 진화론에 바탕을 둔 근거라고…. 덕분에 근친상간을 피할 수 있는데, 성장해서 독립은 한 동물들 역시 혈연관계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이런 능력이 있다고, 이 책 3장 색다른 매력 뽐내기, 구애 의례에 실린 내용이다.

 

소리와 동작으로 소통을 하는 동물들. 말을 못 한다고 해서 소통을 못하는 건 아니니…. 이들을 답답하게 여기는 건 인간의 눈으로 본 그저 너무나도 인간적인, 또 인간적인 생각이다. 동물들은 전혀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인간들의 소통처럼 오해 살 일도 없으니 말이다. 

 

놀이로 배우는 생존기술

 

이 대목은 어린이집처럼 사회생활을 배우는 곳이 동물집단의 놀이다. 장난치면서, 잡고 뒹굴고, 물고 뜯고. 이 모든 행동이 사회성을 기르는 과정이다. 동물의 사회성은 사냥, 생존기술과도 직결되기에…. 여기에도 의례가 있다. 

죽음 또한 그렇다. 여행…. 먼 곳을 돌아 다시 이전에 생활하던 곳으로. 순례라면 순례고, 여행이라면 여행이다.

 

죽은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행동, 함께 애도하면서 치유하기

 

동물들이 새끼 사체를 보관하고 가지고 다니고 시체 옆에 남아 있으려는 본능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은이는 이런 본능은 심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인간에게도 그러하다. 영국을 비롯한 6개국의 12개 연구를 혼합한 최근의 메타 연구 결과, 많은 부모는 사산아를 꼭 눈에 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죽은 태아를 안고 잠시라도 얼굴을 보면서 슬퍼할 기억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 방법으로 우울감을 줄이고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 침팬지의 행동을 보자. 죽은 새끼를 안고 다니면 어미는 사랑하는 새끼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그만큼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갖는다. 새끼를 잃고 홀로 남은 어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애도는 사실상 본능이다. 

 

이렇게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들에게 남은 집단예의와 통과의례에 관한 것들. 생로병사, 우리가 어느 틈엔가 놓치고 말았던 그런 예의들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그리고 그 예의를 통해 서로 공존하면서 보살피고 있음을….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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