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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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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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평점9점 | y******3 | 2017.12.15 리뷰제목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만난 보물이다. 안흥도서관에 들려서 벗을 기다리던 중에 서가에서 발견한 책이기 때문이다. 문고판 같이 얄팍한 책이다. 이렇게 작은 책은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국어교사였던 직업적인 특성에서 관심을 느꼈고, 분량이 많지 않으니 잠시 살피기에는 부담이 없을 듯했다. 10여 분 동안 책장을 넘기는 동안 무언가 와 닿는 것이 있어서, 아예 구입까지 하게 된
리뷰제목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만난 보물이다. 안흥도서관에 들려서 벗을 기다리던 중에 서가에서 발견한 책이기 때문이다. 문고판 같이 얄팍한 책이다. 이렇게 작은 책은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국어교사였던 직업적인 특성에서 관심을 느꼈고, 분량이 많지 않으니 잠시 살피기에는 부담이 없을 듯했다. 10여 분 동안 책장을 넘기는 동안 무언가 와 닿는 것이 있어서, 아예 구입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독서이다. 글을 잘 쓰는 법, 쉽게 쓰는 법, 남의 이목을 끄는 글 등 문장의 길잡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많이 보았다. 이 책은 글을 잘 쓰거나 좋은 문장을 꾸미는 책이라기보다 이미 쓴 글을 자연스럽게 가꾸는 책이다. 저자는 20년 넘게 단행본의 교정과 교열 일을 하면서 남의 문장을 다듬는 일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 일을 체계적으로 배웠다기보다는 훌륭한 편집자와 저자와 역자 등의 글을 보면서 스스로 배워가며 익혔다고 한다. 실전에 의해 문장의 고수가 된 사람이라고 할까? 그는 누군가의 문장을 읽고 왜 이렇게 썼을까를 생각하며 다시 써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였다고 하니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할까? 그런 사람의 노하우를 한 권의 얄팍한 책으로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게는 그야말로 우연히 만난 보물인 셈이다.

 

둘째, 저자의 고뇌를 짐작하고, 저자가 문장의 고수가 된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국어교사였던 나의 업무에는 교과지도 외에 선수들의 문장지도도 있었다. 선수란 운동이 아니라 글짓기 선수를 말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매년 다양한 주제가 주어지는 글짓기 대회가 수십 개가 있었다. 교육청으로부터 순수 문예나 독후감을 비롯하여 반공, 환경, 과학, 통일, 납세, 해양 등을 주제로 한 글짓기 과제가 주어지는데 일선학교는 대회를 열고 우수작품을 뽑아서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교사는 물론 학생도 바쁜 터에 그 많은 대회를 그때그때 주최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니, 학교마다 글짓기 선수를 양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글짓기 과제가 주어지면 그 선수들에게 글을 쓰게 하면 일이 상당히 줄어든다. 아무리 선수라도 학생의 문장은 한계가 있는 법이니 교사의 지도가 필요하다. 교사마다 글짓기 지도의 노하우가 있겠지만 나의 지도방법은 퇴고의 반복이다. 학생의 글에서 어색한 곳을 고쳐주고 다시 쓰게 하다 보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학생이 알고 고치기도 한다. 교학상장! 그런 과정을 거쳐 학생은 물론 교사의 문장력도 향상이 된다. 내게 혹시 문장력이 있다면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이 상당수이다. 저자의 경우 그런 과정을 직업으로 삼아 20여 년이나 반복했다니 글에 있어서 어떤 경지에 이르렀을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셋째, 문장에 있어서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첫 번째 주제가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다. 다음 문구에서 이상한 점이 무엇인가 

 

사회적 현상, 경제적 문제, 정치적 세력, 문제의 해결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이나 를 왜 썼느냐는 것이다. ‘사회 현상, 경제 문제, 정치 세력, 문제 해결은 그 다음 일이다라고 해서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를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나의 경우 의 사용에 대한 자제는 느끼고 있었지만, ‘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퇴고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얄팍한 책에서 아하, 그렇구나!’라며 무릎을 치는 지식과 깨달음이 무수히 나왔다.

 

소제목도 재미있었다. ‘를 보이는 문장에서 , , , 이 보일 때 그것이 꼭 필요한지 생각하라는 뜻이다. 한편 문장을 다듬을 때는 이상한 글이 없는지 적의를 갖고 바라보라는 중의법으로 볼 수도 있고, 저자는 그것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넷째, 이 책의 진가는 액자소설에 있다. 액자소설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다. 저자는 함인주라는 사람의 저서를 교정했는데, 저자로부터 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그 메일의 제목이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였고,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메일에서 글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 방향이 담겨 있었다. 그 부분만 따로 읽어도 한 편의 소설이며, 문장 연구이기도 하다. 저자는 마지막에 함인주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소설적이라고 할 만큼 흥미 있는 반전이 있는데……, 그 대목을 적으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므로 피하겠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운전이 현대인에게 필수이듯이, 글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이에게 필독서가 되는 듯하다. 중학생 이상이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이 쉽다. 학생의 글짓기를 지도하는 경우가 많은 국어교사에게는 금과옥조가 될 듯하다.

3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5 댓글 14
종이책 구매 문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h****9 | 2021.07.01 리뷰제목
"나는 내 문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을 쓰면 수정을 많이 한다. 분명 여러 번 봤는데 오탈자가 보이고, 읽고 또 읽었는데 이상한 문장이 있다. 비문은 말할 것도 없고, 분명 괜찮게 보였던 조사나 단어가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많이 힐링이 되었다. 저자는 문장을 쓰는 큰 원칙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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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문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을 쓰면 수정을 많이 한다.

분명 여러 번 봤는데 오탈자가 보이고,

읽고 또 읽었는데 이상한 문장이 있다.

비문은 말할 것도 없고,

분명 괜찮게 보였던 조사나 단어가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많이 힐링이 되었다.

저자는 문장을 쓰는 큰 원칙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글을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실수하거나 

문장을 이상하게 만드는 습관들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고치면 좋은지를 알려준다.

또 다른 하나는 함인주라는 작가와

이 책의 저자가 서로 메일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함인주라는 작가를 검색해 봤는데 없어서

혹 소설일까 하는 의심도 들지만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이 에세이 부분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법 지침서 같은 부분과

에세이 부분이 번갈아 가면서 

책을 구성하고 있다.

그래서 공부하는 느낌이 들 때면

에세이가 나와 저자와 함인주 씨의 생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래서 또 흥미를 갖고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실수하거나 잘못 사용하고 있는

문법 습관들을 잘 숙지하여 문장을 고친다면

더 나은 문장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하지만 결론은 모든 사람이 생각이 다르듯

글도 다 다르다는 것이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

"한 권의 책을 100명의 사람이 교정을 하면

100가지 고칠 점이 나오고,

10000명의 사람이 교정을 보면

10000가지의 수정할 점이 나온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에

교정할 부분이 각자 다 다르다는 뜻의 말이었다.

그렇다. 

같은 영화를 봐도 누군가는 풍경에 마음을 뺏기고,

누구는 주인공들의 러브 스토리에,

또 다른 누구는 액션에 중점을 두고 볼 수도 있다.

사람의 생각이 다르듯 

글도 글을 쓴 사람의 개성을 담고 있어

꼭 정답인 문장은 없다.

비문이지만 그 사람이 좋으면 좋은 것이고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된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격식에 맞게

문법에 맞는 글을 쓰고

비문을 줄일 수 있다면

의사소통이 더 잘 될 것이다.

그래서 처음 쓴 내 문장을 고치면서

이 책을 읽은 감상을 마무리하려 한다.

"나는 내 문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2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2 댓글 6
종이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평점10점 | h*****7 | 2024.11.10 리뷰제목
이 책의 저자 김정선은 20년 넘게 남의 문장을 다듬는 교정 교열 일을 하면서도 『동사의 맛』, 『소설의 첫 문장』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교정 교열 일을 20년도 넘게 했다니 그 분야의 전문가라 할 만하겠다. 책을 읽다가 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일드 <수수하지만 굉장해!> 가 떠올랐다. 패션 잡지 편집장이 꿈이었던 코노 에츠코가 7년이나 도전하여 취업에 성공했는데 처음 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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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김정선은 20년 넘게 남의 문장을 다듬는 교정 교열 일을 하면서도 『동사의 맛』, 『소설의 첫 문장』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교정 교열 일을 20년도 넘게 했다니 그 분야의 전문가라 할 만하겠다. 책을 읽다가 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일드 <수수하지만 굉장해!> 가 떠올랐다. 패션 잡지 편집장이 꿈이었던 코노 에츠코가 7년이나 도전하여 취업에 성공했는데 처음 맡은 일이 교정 교열이었다. 양질의 교정 교열을 위해 작가를 직접 만나거나 현지답사까지 하는 등 열정을 쏟는 교정자의 일상을 보면서 재미는 물론 뭉클한 감동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알게 된 교정자의 일상은 조금 달랐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문장과 씨름 해야 하는 고뇌의 과정도 엿보였다.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저자가 많은 문장을 다듬으면서 얻어낸 좋은 문장 표현과 한 저자와 나눈 메일 내용을 사이사이 소개하고 있다. 교정 교열에 대한 규칙만 알려주었다면 지루한 느낌도 있었을 텐데 그러한 에피소드도 곁들여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맨 처음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적ㆍ의를 보이는 것ㆍ들’ 5가지와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표현 3가지 등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도 모르게 중독(?)이 된 채 쓰고 있는 익숙한 문장 표현이 많다. 아마도 평소에 글쓰기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다가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놀랄 것이다. 이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예시>

사회적 현상, 경제적 문제, 정치적 세력, 국제적 관계, 혁명적 사상, 자유주의적 경향


<교정의 예>

사회 현상, 경제 문제, 정치 세력, 국제 관계, 혁명 사상, 자유주의 경향(p19)



접미사 ‘-적’과 조사 ‘-의’ 그리고 의존 명사 ‘것’과 접미사 ‘-들’도 무의식적으로 자주 쓴다는 사실을 번역 수업을 통해 깨달았다. 그저 무심코 쓰다 보니 습관으로 굳어지지 않았나 싶다.하지만 좀 더 나은 표현을 쓰려고 궁리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단어에서 ‘-적’을 빼니 훨씬 깔끔해졌다. 늦게라도 간결하고 좋은 문장 표현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조사 ‘-의’의 예도 들어보자.



1. 문제의 해결

2. 음악 취향의 형성 시기

3. 이제는 모든 걸 혼자의 힘으로 해내야만 한다.

4. 부모와의 화해가 우선이다.


나열한 문장은 ‘-의’를 빼고 아래와 같이 다듬을 수 있다.



1. 문제 해결

2. 음악 취향이 형성되는 시기

3. 이제는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내야만 한다.

4. 부모와 화해하는 일이 우선이다.(p22~23)



특히 2번과 4번은 ‘-의’를 빼고 문장 일부를 다듬어 좀 더 다양한 표현으로 교정할 수 있다.



이번에는 ‘것ㆍ들’을 무심코 쓰게 되는 문장의 예를 들어보겠다.


<예시>

1. 사과나무들에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2. 수많은 무리들이 열을 지어 행진해 갔다.

3.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

4. 인생이라는 것을 딱 부러지게 정의하기 어렵다면



<교정의 예>

1.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다.

2. 수많은 무리가 열을 지어 행진해 갔다.

3.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

4. 인생을 딱 부러지게 정의하기 어렵다면(P28)



이 예시에서 우리가 ‘-들’이나 ‘-것’을 얼마나 남발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무리’는 단어 자체에 이미 복수의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들’을 붙일 필요가 없다. ‘적ㆍ의를 보이는 것ㆍ들’은 ‘습관적으로 ‘적ㆍ의ㆍ것ㆍ들’을 무심코 붙이면 문장을 읽는 독자들이 ‘적의’를 보인다’라는 재치있는 언어 유희로 기억하고 글쓰기에 실천해 보면 어떨까.

또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에 대한 내용도 무척 공감한 부분이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에 대한(대해)’, ‘-들 중 한 사람, ’-들 중(가운데) 하나, ‘-들 중 어떤’, ‘-같은 경우’, ‘-에 의한’, ‘-으로 인한’ 등의 표현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이 중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같은 경우


나 같은 경우에는, 중국 같은 경우는, 그 같은 경우에



이 문장을 살펴보면 ‘나’와 ‘ 경우’, ‘중국’과 ‘ 경우’, ‘그’와 ‘ 경우’가 동격이 된단다. 무심코 쓴 표현이 비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나 또한 ‘-같다’와 ‘-같은’ 등의 표현을 자주 쓴다는 걸 떠올렸다. 이 표현을 습관적으로 쓰다 보면 확신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는 대상에까지 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가 합격했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라고 할 때는 형용사 ‘같다’가 어울리지만 ‘어제 친구랑 밥 먹고 영화를 봤던 것 같아요’라고 쓰면 어색한 표현이 된다.



마지막으로 얘기하는 내용은 ‘문장 다듬기’이다. 문장을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도록 배치해야 하고 관형사나 부사처럼 꾸미는 말은 각각 체언과 용언 앞에 제대로 놓아야 하며 수와 격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기본 원칙 외에도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있는데, 누구나 문장을 쓸 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써 나간다고 했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누구나 문장을 읽을 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읽어 나간다는 얘기다. 실제로 문장을 읽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으며 문장을 쓰는 방법도 그와 다를 수 없다고 했다. 과연 그렇구나. 너무 당연한 말이라 이런 원칙이 있다고는 상상도 못 했다. 더구나 한국어 문장은 영어와 달리 되감는 구조가 아니라 펼쳐 내는 구조라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계속 풀어내야 한단다.



<예시>

계속 걸어간 나는 마침내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나는 계속 걸어서 마침내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p196)



언뜻 보면 비슷한 의미 같은데 저자의 분석을 보니 차이가 느껴졌다. 위의 문장 ‘계속 걸어간 나는’이 만드는 거리와 그 뒤로 이어진 ‘마침내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가 만드는 거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앞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밭은 느낌이고, 이렇게 거리가 일정하지 않으면 뭔가 펼쳐지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했다. 반면 두 번째 문장은 거리가 일정하게 펼쳐 낸 문장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문장의 주인이 문장을 쓰는 내가 아니라 문장 안의 주어와 술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문장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문장의 기준점을 문장 안에 두지 않고 내가 위치한 지점에 두게 되면 자연스러운 문장을 쓰기가 어렵다고 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으므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은 평소에 생각지 못한 거라서 신선하고 유익한 공부가 되었다.



글쓰기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을 것이다. 오랜 시간 교정 교열의 현장에서 길러낸 유익한 팁이 가득 들어있다. 글의 행간에서 저자의 감성도 엿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전문 교정자로서 단호함이 느껴져서 더욱 진정성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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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2021_084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g************1 | 2021.11.19 리뷰제목
2021_084   읽은날 : 2021.11.6~2021.11.18 지은이 : 김정선 출판사 : 유유출판사         이 책은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 교열 일을 하며 남의 문장을 다듬어 온 전문 교정자 이며 작가인 김정선 님의 책이다.   지난 8월 여름 휴가때 속초 동네 책방에 가서 사온 책인데 여태 읽지 않고 고이 모셔두고 있었다. 마침 동네 도서관의 길위의 인문학 강의로 김정선님의 강의
리뷰제목

2021_084

 

읽은날 : 2021.11.6~2021.11.18
지은이 : 김정선
출판사 : 유유출판사

 

 

 


 

이 책은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 교열 일을 하며 남의 문장을 다듬어 온 전문 교정자 이며 작가인 김정선 님의 책이다.

 

지난 8월 여름 휴가때 속초 동네 책방에 가서 사온 책인데 여태 읽지 않고 고이 모셔두고 있었다. 마침 동네 도서관의 길위의 인문학 강의로 김정선님의 강의가 있어서 프로그램 신청을 해 두고 부랴부랴 읽게 되었다.

그리고 드뎌 어제 11월 18일 목요일에 김정선작가님의 강의를 들을수 있었다.

 

이 책을 처음 출판하기로 계약했을 당시에는 일반인들이 많이 읽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편집자들이나 교정교열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쓴 것이었는데 일반인들이 많이 읽고 구입하고 또 강의를 다녀보니 일반인들이 더 많이 참여한다고 한다.

 

그만큼 글을 쓰는것이 보편화되었고, (직장 업무든,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든) 글을 쓰는것이 중요한 생활의 일부 또는 전부가 되었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글쓰기의 능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SNS에서 좀 더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글을 쓰고 싶고, 홍보문이나 기획서, 보고서등을 작성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쓰기를 원할것이다.

 

좋은 문장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대로 덜어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적', '-의', '-것', '-들'과 같은 말만 빼도 문장이 훨씬 좋아진다. 있다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문장들도 있다.

 

문장을 다듬는 법을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품사가 어쩌구 저쩌구, 문장의 구조가 어쩌구~~ 가 아니라)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기에 실무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된 것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한가지 주제를 간단하게 설명하면서 한쪽에는 소설 같은 이야기를 곁들어 구성되어있다. 나는 이 소설이 재미있어서(궁금해서) 책을 읽는데 지루함이 덜했던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예시를 나열하고 뒷페이지쯤에는 답이 있다(교정한 문장). 읽으면서 내가 문장을 고쳐보면서 답을 맞춰보면 읽으면서 더 기억에 남고 공부가 될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게 있다면... 연습문제처럼 중간 중간 빈칸 작성 예문을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쓴 글을(문장을) 다듬는 연습을 해본다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책에 나온 예문들을 한눈에 보려고 몇개씩만 옮겨 정리한것이다.

 

 

 

소주제

예문

수정(교정) 문장

·의를 보이는 것·

1) 사회 현상, 경제 문제, 정치 세력, 국제 관계, 혁명 사상, 자유주의 경향

2) 음악 취향 형성 시기

3) 이 열리자 그는 관람자의 무리에 휩쓸려 전람실이 줄지어 있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4) 그제야 비로소 나는 내가 느낀 분노의 강도가 얼마나 엄청난 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1) 사회 현상, 경제 문제, 정치 세력, 국제 관계, 혁명 사상, 자유주의 경향

 

2) 음악 취향이 형성 시기

3) 문이 열리자 그는 관람객 무리에 휩쓸려 전람실이 줄지어 있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4) 그제야 비로소 나는 내가 느낀 분노의 강도가 얼마나 컸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1) 눈으로 덮여 있는 마을

2)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리의 화가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는 시민들

3) 길 끝으로 작은 숲이 이어지고 있었다.

4) 회원들로부터 정기 모임 날짜를 당기라는 요청이 있었다.

5) 그 여배우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영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6) 에게 있어 가족은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7) 공부하는 데 있어 집중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1) 눈으로 덮인 마을

2) 그림을 그리는 거리의 화가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는 시민들

3) 길 끝으로 작은 숲이 이어졌다.

4) 회원들이 정기 모임 날짜를 당기라고 요청했다.

5) 그 여배우와 가까운 영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6) 그에게 가족은 목숨보다 더 중요했다.

 

7) 공부하는 데 집중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

1) 그 문제에 대해 나도 책임이 있다.

2) 당신의 주장에 대해 선뜻 동의할 수 없다.

3) 사랑에 대한 배신

 

4) 과대망상에 대한 증거를 찾았다.

 

5) 시나 노래의 메시지에 대한 해석은 산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해석이 허용된다.

 

6)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들 중 한 명이다.

7) 우리가 상부에 제안한 것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회의 안건으로 채택되었다.

8) 시스템 고장에 의한 동작 오류로 인해 발생한 사고

 

1) 그 문제에 나도 책임이 있다.

2) 당신의 주장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

3) 사랑을 저버리는 일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행위 (또는) 사랑에 등 돌리는 짓 등등

4) 과대망상을 증명해 줄(밝혀줄) 증거를 찾았다.

5) 시나 노래의 메시지를 해석하는 데는 산문에 비해 주관적인 해석이 어느 정도 허용된다.

(또는) 산문에 비해 시나 노래는 메시지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어느 정도 허용된다.

6)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다.

7) 우리가 상부에 제안한 많은 것들이 회의 안건으로 채택되었다.

8) 시스템 고장에 따른 오동작 때문에 발생한 사고

 

내 문장은 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1) 여기저기 지하수 젖어 있는 회색 암벽들

2) 자식이 명문대 가는게 꿈인 부모들

3) 학원 보낸다고 성적이 오르는 건 아닙니다.

4) 적국에게 선전 포고를 하다.

5)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는 사람들

6) 그는 경찰로부터 도주하던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7)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1) 여기저기 지하수에 젖어 있는 회색 암벽들

2) 자식이 명문대에 가는게 꿈인 부모들

3) 학원에 보낸다고 성적이 오르는 건 아닙니다.

4) 적국에 선전 포고를 하다.

5) 세상과 단절되어 지내는 사람들

 

6) 그는 경찰에 쫓기던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7) 가난에서 벗어날 길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아무 데도 없었다).

 

 

당하고 시키는 말로 뒤덮인 문장

1) 그러다가 언젠가는 크게 데일 날이 있을 거야

2) 휴가가 너무 기다려진다.

 

3) 둘로 나뉘어진 조국

4)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5) 잠시만 기다리실게요.

 

1) 그러다가 언젠가는 크게 델 날이 있을 거야

2) 휴가를 손꼽아 기다린다. (또는) 휴가만 기다리고 있다.

3) 둘로 나뉜(나누어진) 조국

4)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5)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될 수 있는지 없는지

1) 1등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거야 

2) 큰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3) 좋은 습관이 몸에 밸 수 있도록 도와준다.

 

1) 1등이 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 거야 

2) 큰 도움이 안 될지도 모른다.

3) 좋은 습관이 몸에 배도록 도와준다.

 

 

문장은 손가락이 아니다

1) 다른 그 어느 것도 아닌 바로 그것

2)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는 없다.

3)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1) 다른 것이 아닌 바로 그것

2) 아무도 나를 대신할 수는 없다.

3)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과거형을 써야 하는지 안 써도 되는지

1) 배웠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복습이다.

2) 10년 전 내가 아내와 처음 만났던 작은 공원에 가 보았다.

3)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눈여겨보았다.

 

1) 배운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복습이다.

2) 10년 전 내가 아내와 처음 만난 작은 공원에 가 보았다.

3)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눈여겨보았다.

 

시작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1)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2) 마음이 변하기 시작했다.

 

3)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4) 선발대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1)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색이 변하는 건 시작점이 분명한 변화여서 시작하다를 붙여도 됨)

2) 마음이 변했다.(또는) 마음이 차츰차츰 변해 간다.

3)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졌다.

 

4) 선발대가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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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전문 교열자가 들려주는 내가 쓴 글 다듬는 방법 평점8점 | c******4 | 2021.08.12 리뷰제목
책을 쓰든지 블로깅을 하든지 보고서나 리포트를 쓰든지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 자신이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뭔가 어색해 보이기도 하고, 내용이 불분명 하기도 하고, 비슷한 표현이 반복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전문적으로 글쓰기 수업을 받지 않는 영향이 있겠지만, 좀 더 깔끔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게 글을 다듬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에게 도
리뷰제목

책을 쓰든지 블로깅을 하든지 보고서나 리포트를 쓰든지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 자신이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뭔가 어색해 보이기도 하고, 내용이 불분명 하기도 하고, 비슷한 표현이 반복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전문적으로 글쓰기 수업을 받지 않는 영향이 있겠지만, 좀 더 깔끔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게 글을 다듬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이 책의 저자는 전문적으로 남이 쓴 글을 교열, 교정하는 일을 하는 분이다. 문장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장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장 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문장을 어색하게 만드는 표현들은, 오답 노트까지는 아니어도 주의해야 할 표현 목록쯤으로 만들 수 있다. 바로 그 주의해야 할 표현 목록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적·의를 보이는것·들"이란 글에서 저자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잘못을 지적한다. 접미사 '-적'과 조사 '-의' 그리고 의존 명사 '것', 접미사 '-들'이 문장 안에서 습관적으로 쓰일 때가 많은데 주의해서 바로잡으라고 조언한다. 이런 것 하나 정리해도 문장이 훨씬 깔끔해지는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이런 표현에 익숙해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들을 보자.

 

사회적 현상, 경제적 문제 → 사회 현상, 경제 문제

문제의 해결  → 문제 해결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 →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

사과나무들에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다

  

저자가 지적한 내용을 요약하면 우리의 글쓰기 습관에는 불필요한 표현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문장을 만든다는 것은 이런 부문들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도 좋겠다. 많은 경우 주어나 동사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애매하게 표현하다 보니 생긴 현상인데 이런 문장들은 외국어로 번역하기도 어렵다.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하게 표현하면 된다. 낱말이나 문장이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다. 

 

어색한 문장을 살짝만 다듬어도 글이 훨씬 보기 좋고 우리말다운 문장으로 바뀌어진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멋진 문장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경험으로는 이렇다. 첫째는 전문가의 교육이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적어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는,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고 퇴고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한 이유이다. 가끔은 이런 책을 통해 배우고, 글을 마치기 전에 다시 읽고 자연스럽지 못한 부문을 바로잡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 딱딱해질 우려가 있는데 예상외로 쉽게 읽혀진다. 구체적인 문장을 사용해 우리의 글쓰기 습관을 돌아보게 만드는 점도 있고, 또 한 편의 소설같은 이야기를 곁들여 넣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했기 때문이다. 작가 함인주씨와 작가의 책을 교정한 이 책 저자와 주고받은 메일 내용을 통해 글씨기에 대한 또 하나의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한 편의 액자 소설 같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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