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혐오가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인상 깊은 문구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은 삶의 조건을 탓하지 않는다. 그 삶의 시작과 조건이 어떠한들 있는 힘껏 살아간다. 바위틈이든 절벽이든 강가든 어디에 씨앗이 뿌려지든 생명은 온 힘을 다해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올린다. 그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앗을 퍼뜨린다.
탄생은 수동이지만 성장은 능동인 것! 그것이 생명의 본질이다. 결국 삶의 성장과 행복은 얼마나 좋은 조건을 타고났느냐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얼마나 기꺼이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자기를 바꾸는 것도, 구원의 상대를 찾는 것도 아니다. 자기를 돌보는 것뿐이다."
"내가 힘들때도 나에게 친절할 수 있기를"
자애명상을 한다. 새벽에 마음챙김 명상을 하기 전에 한 5분 정도 한다. 하다 보니 더 이해하고 싶었다. 명상가들의 시각은 조금 알았고 또 다른 시각도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다. '자애명상'을 언급하고 있는 데 책 전체가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나의 방법론으로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자애명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어느 사회든지 그렇지만 인간을 사회화시키는 교육 자체가 자신을 얼마나 더 채찍질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너는 지금 뭔가 부족하니 더 열심히 뭔가를 하며 살아야 한다는 논리다. 소위 말하는 '자기계발'도 이런 논리의 연장선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생 부족한 나를 채우려고 노오력을 하다 죽는다.
이렇게 들어 보면 '뭐 당연한 것 아니야'라고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가까운 친구에와 만날 때 마다 그에게 너는 뭔가 부족해 항상 노력해. 왜 그렇게 밖에 못 하니, 끊임없이 말한다면 그 친구와 나의 관계는 어떻게 되겠는가. 아니 우리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왜? 당연히 그러지 말아야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우리는 내 주변사람들에게 당연히 그러지 말아야 하는 '만행'을 나 자신에게는 서슴없이 저지른다. 그것도 아주 불친절하게.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우리는 왜 그래야 하는가? 내 몸은 내 것이기 때문에? 내 생각은 내 것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논리인가?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를 너무 함부로 대하고 있다고. 남에게 친절하기 이전에 나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말이 쉽지! 그래서 이 책은 '자애명상'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미 보편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더 쉽게 설명했고, 몰랐던 내용도 있었다. 좋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별의별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대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는 엄격한 경우도 있었고, 타인의 편의를 봐주느라 정작 나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했던 불편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게,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했을까.
제목에 대한 공감부터 이 책의 독서가 시작된다.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고
인정받기 위해 끝없이 자기를 희생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몰아세우고……
자기비난과 자책의 악순환에 갇혀
늘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 (책 뒤표지 중에서)
자기관계 심리학이라니. 심리치유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난 것 같아 들뜨는 마음으로 이 책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요한. 정신과의사이자 작가다. 2014년 안식년 여행 이후, 임상의사의 생활을 정리하고 통합적 심리치유와 자기돌봄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자기돌봄이란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고 삶을 아름답게 가꿔가는 주체가 되는 것'을 뜻한다.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고픈 이들을 돕고자 '자기돌봄 클럽'을 만들어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왜 우리는 자신을 별로라고 느끼는 것을 넘어 싫어하고 미워하고 심지어 혐오할까? 왜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지만 자기에게는 불친절할까?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공감하지만 자기의 고통에는 연민이나 공감도 없이 비난부터 퍼부을까?
우리가 겪는 고통과 불행의 상당 부분은 스스로 저지르는 2차 가해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에 고통을 덧붙이는 데 익숙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기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고민에 따른 결과이다. (6쪽)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스스로 가혹하게 대하고 후회하는 당신에게'를 시작으로, 1장 '자기에게 말 걸기_ 나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는가?', 2장 '자기와의 관계 이해하기_왜 스스로를 괴롭히는가?', 3장 '자기와 친구 되기_힘들 때조차 나에게 친절할 수 있기를', 4장 '자기연민_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듯이 나를 돌보라', 5장 '자기 알아차림_먼저 내 몸과 마음을 챙기자', 6장 '자기대화_나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자', 7장 '자기에게 활력 선물하기_사랑하고 배우고 나누어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지금, 나에게 따뜻한 손 내밀기'로 마무리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꼴을 못 본다, 그녀가 칭찬을 못 받아들이는 이유, 바보야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지……. 이 책의 소제목만 보아도 심리적인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특히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의 정신병리가 아니라 사회의 정신병리에 기반한다며 설명을 이어나간다. 우리 사회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도록 끊임없이 요구하니, 너무 어린 나이에서부터 애를 쓰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늘 긴장하며 살다가 번아웃에 시달리며 고생하는데, '자기를 착취해가면서까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세상에 없다(22쪽)'라는 말을 기억해둬야겠다.
저자가 이론적으로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온 연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이유를 스스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데에서 찾을 수가 있었다.
종종 왜 정신과의사가 되었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한마디로 사는 게 힘들어서였다. 나 역시 나와의 오랜 불화를 겪었다. 오랜 시간 동안 나의 부족함에 집착했다. 아홉을 잘해도 하나 못한 것에 대해 안달복달했다. 특히 숫기가 없고, 운동을 잘 못하고, 고민이 많고, 남들 앞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너무 싫었다.
고등학생 때에는 대인불안이 심해져서 가게를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아무 일 없는 날에도 삶이 버겁게 느껴졌다. 대학생이 되자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정신과의사가 되고 나서야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실은 아버지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아버지는 늘 자식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잘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못하는 것을 가지고 혼내기만 했다. 당신의 좌절된 꿈을 자식들이 대신 이루어주길 바랐고, 자기가 살지 못한 삶을 자식들이 살아가도록 원했다.
사실 겉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완벽주의 성향은 내면의 자기멸시에 따른 반작용이었다. 문제는 아버지의 바람은 격려가 아닌 강요로, 지지가 아닌 비난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한 시선은 나도 모르게 내면화되었다. 못마땅한 자식은 못마땅한 자신이 될 수밖에 없었다. (52~53쪽)
이 책의 제목이 확 와닿은 것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에 이어 '나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놓지 말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더욱 확고해졌다.
우리는 자기 부족함 때문에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자아상 때문에 자기 부족함에 집착하는 것이다. '내면화된 못마땅한 시선'을 거두어내지 않는 한 내적평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자신을 끝없이 몰아붙인 결과가 자신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뜨렸다는 사실을 깊이 자각할 때 그때서야 비로소 삽질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이 질문을 맞닥뜨릴 것이다.
'나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는가?' (56쪽)
이 질문의 무게감이 엄청 무겁게 다가오면서 번뜩이는 실마리를 잡은 듯하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인식조차 하지 못했을 자기치유의 방향을 잡아본다.
사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인 제목과 연관된 이야기를 잔뜩 발췌해놓았지만, 이 책에서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이 정말 많이 보였다.
공감하고 마음에 새기고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특히 저자는 자신을 지켜준 한마디 말로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꼽았는데, 그 문장 전체가 저자의 가슴 깊은 곳에 닻을 내렸다는 것이다.
나도 내면의 자기돌봄 문구를 잘 모아서 적어두고 힘들 때 꺼내봐야겠다.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은 자기돌봄에 중점을 두되 자기 자신과의 관계 전반을 다루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자기관계 심리학'이라고 분류하고 싶다. (11쪽)
매일 나 자신을 만나고 살아왔으면서 가장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다그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이제는 자기돌봄을 통해 나 자신에게 힘을 좀 줘야겠다.
정말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차게 읽은 것은 공감할 부분도 많았고, 나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도움 되는 부분도 많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특히 글을 읽고 난 후에 초록색 글자나 박스로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제공해 주는데 그것까지 이어지니 더욱 풍성하게 독서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자기치유 자기돌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