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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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수면과 꿈의 과학

리뷰 총점 9.3 (17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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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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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잠에 대한 최고의 인문과학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6 | 2019.03.17 리뷰제목
지금도 변한 것 같지는 않지만 학창시절 유행했던 말이 사당오락이었다. 4시간 자면 대학에 합격하고 5시간을 자면 대학에 불합격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내 고등학교 시절 별명이 "잠보"였다. 동화 속 주인공 신데렐라가 밤 12시 마법이 풀리기 전에 집에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나는 마법이 걸린 듯 밤 12시만 되면 어김없이 눈꺼풀은 두꺼워지고 잠이 찾아왔다. 그렇게 억지
리뷰제목

 

 

  지금도 변한 것 같지는 않지만 학창시절 유행했던 말이 사당오락이었다. 4시간 자면 대학에 합격하고 5시간을 자면 대학에 불합격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내 고등학교 시절 별명이 "잠보"였다. 동화 속 주인공 신데렐라가 밤 12시 마법이 풀리기 전에 집에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나는 마법이 걸린 듯 밤 12시만 되면 어김없이 눈꺼풀은 두꺼워지고 잠이 찾아왔다. 그렇게 억지로 잠을 참다보니 학교에서는 점심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꾸벅꾸벅 졸음이 왔고 졸음과 사투를 벌이는 나를 보고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이 "잠보"였다. 나는 잠보라는 별명을 듣기 싫어 졸음을 이기기 위해 그 당시 유행했던 졸음 쫓는 껌(검증도 되지 않은 껌)을 수없이 씹어봤고 얼음물에 세수, 팔굽혀 펴기, 시험 때는 각성제도 먹어보는 등 졸음 쫓는 민간요법은 다 동원하며 밤새 졸음과 사투를 벌였지만 결과는 언제나 패배였다. 운이 좋았는지 잠이 많던 그 "잠보"는 대학을 무사히(?) 입학해서 졸업 후 취직도 하고 결혼하여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잘 살고 있다.

 

 수면 과학자 매슈 워커 교수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수많은 연구와 여러 사례들을 통하여  "잠은 무엇일까"라는 원초적 질문에서부터,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우리는 어떻게왜 꿈을 꾸는 걸까", "수면제에서 변모한 사회까지", "자느냐 안 자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주제로 5부에 걸쳐 잠에 대해 풀어 낸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수면에 관한 대중 인문 과학서이다.

 

 저자는 책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수 많은 연구 결과 수면 적정시간은 7 ~ 8시간으로 적정 시간 잠을 자지 못하면, 면역계가 손상되어 암, 당뇨병, 심혈계 질환 등 각종 질병과 알츠하이머에 걸린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운전 시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의사들의 경우 레지던트 기간 동안 살인적인 근무로 인한 수면 부족으로 의료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우리 인간은 생물학적 하루 주기 리듬이 있고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하루 주기 리듬이 다르다. 아침형 인간을 아침 종다리형, 저녁형 인간을 밤 올빼미형라고 부르는데 저녁형 인간인밤 올빼미형은 아침형 인간과 달리 현대 표준 업무 시간에 맞지 않아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인해 건강 문제에 시달릴 위험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현대 사회 시스템에 적응 못하고 있다는 남들의 삐딱한 시선에 혹시 상처 받고 있는 이 시대 모든 밤 올빼미형사람들에게 이 책은 위안을 주는 듯하다)

 

  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물질이 3가지가 있는데, 그 중 잠에서 중요한 전령이 되는 멜라토닌은 몸 전체로 어둠의 신호를 체계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잠 잘 시간 조절에 기여하는데 일단 잠이 들면 멜라토닌 농도는 자정쯤 높아지다가 아침 시간이 찾아오면 서서히 낮아진다고 한다(내가 고등학교 시절 자정만 되면 잠이 쏟아졌던 이유가 멜라토닌 때문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또한 잠과 관련되어 관심 가는 물질이 아데노신이라는 화학물질인데 깨어있는 내내 뇌 속에 계속 쌓이게 되고, 뇌에 아데노신이 쌓이면 자고 싶은 욕구가 커져서 수면 압박이 생긴다. 그러면 차츰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잠이 오기 시작하는데, 아데노신의 최대의 적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카페인이라는 물질이다. 카페인은 50%가 제거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다섯 시간으로 오후 730분에 저녁 식사 후 마신 커피 한잔이 오전 130분에도 절반가량 남아 있어 계속 잠을 설치게 된다는 것이다.(만약 밤에 계속 잠을 설친다면 저녁에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 등 카페인을 먹고 있는 지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잠이 중요한 이유는 뇌의 수많은 기능들이 잠을 통해서 회복되고 잠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한 종류의 잠이 해낼 수는 없고, 잠의 각 단계인 얕은 렘수면, 깊은 비렘수면, 렘수면에서 뇌의 각기 다른 영역에 혜택을 준다고 한다. 특히 잠이 뇌에 제공하는 많은 혜택 가운데, 기억에 주는 혜택이 특히 중요하다. 학습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뇌가 새 기억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키고, 학습이 이루어진 뒤에는 그 기억을 굳히고 잊어버리지 않게 막는다.(시험이 있다면 밤새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잠을 자 보자. 편안히 자는 동안 뇌는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고 있을 테니깐)

    

  나도 포함이 되는 이야기지만 보통 우리는 주중에 야근이나 회식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주말에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잔다. 그러면 주중에 쌓인 피로가 다 풀린 것 같지만 이 책에서 내내 이야기하고 있듯이, 잠은 신용카드 회사나 은행과 다르기에 뇌는 빼앗긴 잠을 결코 모두 되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벌금을 내지 않고서는 빚을 쌓을 수가 없으며, 나중에 수면 빚을 다 갚을 수도 없다."

                                                                                                            -p.422

 

 

 

 

 매슈 워커 교수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그 밖에 태어나기 전부터 유년기, 청소년기, 중년과 노년기 등 평생에 걸친 잠의 변화를 과학적 이론을 토대로 흥미롭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아이패드. 공장사이렌, 밤술(알콜) 등 잠을 방해하는 요소들과 잠을 잘 수 있는 비결, 사회에서의 수면 문제를 다루는 등 잠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책 한 권에 담은 대중 인문과학서이다. 예부터 내려오는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달으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인생을 보내기 위해 수면 적정시간인 하루 7 ~ 8시간을  지키며(쉽지 않겠지만) 잘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부록으로 남긴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을 끝으로 리뷰를 마무리한다.

 

 

 

  ◇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3.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4.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자.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서 전자 기기를 치워라.

  11. 적절히 햇빛을 쬐어라.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

 

                                                                                     - p. 489 ~ 492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5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6 댓글 93
종이책 구매 잠의 과학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 2019.08.18 리뷰제목
나는 오늘 아침에도 여섯 시간 동안 잠을 자고 깼다. 물론 대부분의 날에 나는 낮잠을 잔다. 그렇게 오전의 활력을 찾고, 낮 동안의 피곤함을 조금 씻는다. 내가 잠을 잘 자는지, 못 자는지 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대체로 잠을 자고자 원하면 바로 잠이 들고, 알람이 없이도 일어나고자 하는 시간에 잘 일어나니 잘 자는 것 같지만, 중간에 잠깐이라도 자거나 조는 시간이
리뷰제목

나는 오늘 아침에도 여섯 시간 동안 잠을 자고 깼다. 물론 대부분의 날에 나는 낮잠을 잔다. 그렇게 오전의 활력을 찾고, 낮 동안의 피곤함을 조금 씻는다. 내가 잠을 잘 자는지, 못 자는지 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대체로 잠을 자고자 원하면 바로 잠이 들고, 알람이 없이도 일어나고자 하는 시간에 잘 일어나니 잘 자는 것 같지만, 중간에 잠깐이라도 자거나 조는 시간이 없으면 하루가 힘드니 꼭 그렇다고 자신도 못하겠다. 꿈은 잘 꾸지 않는다. 아니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게 잠을 잘 자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역시 판단하지 못한다.

이게 내 잠에 대한 아주 간략한 보고서다.

 

세계적인 수면 과학자 매슈 워커이라면 이러한 나의 수면 습관에 대해 별로 좋은 점수를 줄 것 같지 않다. 일단 수면 시간 8시간을 지키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시간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은 큰 감점 요인이다. 중간에 한두 번 깨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도 양질의 수면을 취하고 있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어쩌면 잠에 대한 의식, 습관 자체가 그와 다른 수면 과학자들의 권고와는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매슈 워커는 수면 부족이야말로 근대화 이후 서구 사회, 나아가 전 세계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수면 부족으로 인해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학습 및 업무 효율의 감소, 정신병적 증상의 증가가 일어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잠이야말로 건강을 유지하고, 기억을 증진시키고, 바른 정신을 갖도록 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많은 연구 그룹이 밝혀 왔다는 것이다.

 

우선 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부터 알아야 한다. 거의 모든 생물이 생물학적 리듬의 주기를 가지고 있다고 믿어지는데, 사람은 24시간 15분으로 알려진 하루의 주기를 시교차상핵이라고 하는 시신경이 교차하는 지점 바로 위에 있는 부위에서 인식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하루의 주기를 인지하는데 시각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 시교차상핵이 밤과 낮을 인지하는 데 사용되는 물질이 바로 그 유명한 멜라토닌이다. 시교차상핵의 자극에 의해 솔방울샘에서 혈액으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면 이제 잘 시간이라는 것을 알리는 게 된다(하지만 흔히 알려진 것처럼 멜라토닌이 잠드는 것 자체에는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은 우리가 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잠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잠의 정의(어떤 상황을 잠이라고 하는지), 잠의 종류(렘수면과 비렘수면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것의 차이와 그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떤 것인지), 꿈의 기능(물론 매슈 워커는 가장 그럴듯하게 여겨지는 것을 지적하긴 했지만, 여전히 잘 알 수 없는) 등등.

 

매슈 워커가 쓰는 바에 따르면 그토록 중요한 것이 잠이고, 수면 부족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이게 우리는 낯설다. 그 이유는 그 동안의 사회가 잠에 대해 그릇된 관념을 유포시키고 주입시켜 왔기 때문이다. 잠을 많이 자는 것을 게으름의 지표로 삼거나, 학교에서는 일찍 등교하여 수업을 시작하도록 하고, 병원에서는 수련의들의 잠을 죄악시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잠을 적게 자야만 무언가를 이루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슈 워커는 오히려 그 반대라는 증거를 수도 없이 내놓고 있다. 오히려 8시간의 수면 시간을 지키고, 제대로 된 수면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창의적이고, 업무 효율도 높고, 학업 성적도 좋다는 것이다. 이해가 될 듯도 하면서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도중에도 나는 8시간 동안 자지 못하고 일어나 이 책을 읽었다!

 

많이 자는 걸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게 참 쉽지 않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2
종이책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잠,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평점10점 | k****e | 2019.03.19 리뷰제목
『 고통의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어 주는 잠,    매일의 삶을 마감 짓는 잠, 힘든 노동 뒤의 샤워,    상처받은 마음의 향유, 위대한 자연의 두 번째 과정,    인생의 향연의 자양분을. 』             - 맥베스(열린책들, 2010) p160 셰익스피어도 잘 아는 잠의 중요성과 소중함이라니 그런 잠을 왜 여태 등한시 해왔던 걸까? 어릴 때, 나는 잠이 참 많은 아이였다. 저녁 밥만 먹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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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의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어 주는 잠,
    매일의 삶을 마감 짓는 잠, 힘든 노동 뒤의 샤워,
    상처받은 마음의 향유, 위대한 자연의 두 번째 과정,
    인생의 향연의 자양분을. 』    

 

       - 맥베스(열린책들, 2010) p160

 


셰익스피어도 잘 아는 잠의 중요성과 소중함이라니 그런 잠을 왜 여태 등한시 해왔던 걸까?

 


어릴 때, 나는 잠이 참 많은 아이였다. 저녁 밥만 먹고 나면 꾸벅꾸벅 졸았고 어느틈엔가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완전히 잠들어버려 아침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깬 적이 없었다. 그건 수능을 준비하던 고등학교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야간 자율 학습이 시작되고 교육방송을 틀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앞자리에 앉은 친구는 방송이 시작되고 뒤돌아볼 때면 내 얼굴을 볼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인즉슨 방송을 쳐다보아야할 얼굴이 자꾸만 책상을 향해 갔기 때문이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잠에 취해있었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때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헌데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응용력이나 기타 등등의 능력은 정말 부족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으나 나름 '기억력'만큼은 좋았던 게 바로 '잠' 덕분이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치만 정말 그런 걸까? 암튼 그런 잠에 대한 모든 걸 알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만났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

 

하루 중 단 몇 시간이라도 꼬옥 차지하고 있는 '잠', 다른 모든 일을 제쳐두고라도 반드시 해야하는 게 있다면 잠을 자는 것일 테다. 그것도 잘~ 자야한다. 행여 조금만 잔다거나 중간중간 깬다거나 하면 다음날 일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바로 잠이다.

 

그런 잠이지만 그 시간조차도 아까워 네, 다섯 시간만 잤던 적도 있었다. 분명 다음날 너무 힘들기는 한데 단, 몇 시간이라도, 사소한 거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는 생각에 피곤한 줄 모를 정도로 열심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다음날,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자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려보기도 하고 주말에 늦잠을 실컷 잔 적도 있는데 그닥 개운한 느낌을 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뇌는 빼앗긴 잠을 결코 모두 되찾을 수가 없다.  p422

 

은근 소름끼치고 무서운 말이 아닌가? 저자는 매일 꼬박 8시간은 기본으로 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시간은 아무리 나중에 조금 더 잔다고 해도 보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만성 수면 부족 상태에 놓이게 되고 계속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기에 이미 놓쳐버린 잠은 어찌할 수 없다해도 지금부터라도 일정한 시간에 꼬박꼬박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건데 그게 말처럼 그리 쉬울까 싶다.

 

그랬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이며 UC버클리 교수인 저자가 임상 실험을 통한 다양한 연구 결과와 여러 과학자들이 내놓은 수면과 관련된 연구들을 만나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밤샘이 해보고 싶었고 '자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잔소리처럼 여겨져 싫었었는데 '네! 앞으로는 잘 자겠습니다!'라고 해야할 것만 같다. 그만큼 잠, 즉 수면은 매우 대단히 엄청 많이 중요하다. 그 중요성에 대해 언급된 몇몇 부분을 인용해보면...

 

수면은 무한히 더 복잡하며, 대단히 더 흥미롭고, 우려가 될 만치 건강과 더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p17

 

잠은 건강을 돕는 무수한 혜택을 제공하며, 24시간마다 되풀이 되면서 당신을 회복시키는 처방전이다. p17

 

수면 부족은 비만을 위한 완벽한 요리법이다.
열량 섭취는 더 늘고, 열량 소비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p254


이밖에도 24시간 체내시계인 시교차상핵이라는 것의 존재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멜라토닌을 비롯한 여러 호르몬, 비행 시차가 잠에 주는 영향, 임산부의 수면 부족이 불러오는 문제, 잠과 카페인(커피), 알코올의 연관성, 암과 심장마비, 치매에 걸릴 위험성,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는 꿈을 꾸는 잠 등 몹시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는데 가장 와닿은 것은 고속도로를 지날 때면 반드시 보게 되는 '졸음운전'과 관련된 것이었다.

 

[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가 잠이 들면, 1톤짜리 미사일이 아무도 조종하지 않은 상태로 시속 100킬로미터로 날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p206

 

졸음운전의 엄청난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는데 아무리 긴급한 사안이 있더라도 아래 저자의 말처럼 '목숨', 즉 생명보다 소중한 건 없다.

 

[ 궁극적으로 보면, 어떤 일이든 간에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니다. ]p209
 
그러니 졸리면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 하고 깨더라도 바로 운전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완전히 깰 동안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교훈적인 내용도 담겨있지만 진지한 이야기속에 간간히 웃음 나는 이야기도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불면증에 대해서도 원인이라든가 어떤 형태들이 있는지 등 꽤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불면증과 관련해서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나는 자리이동을 하고 나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였는데 같이 일하던 동료에게서 온 문자로 인해 심한 충격을 받았었다. 신입직원과의 관계에 대한 조언의 문자였다. 오랫동안의 교류로 나에 대해 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를 배려없고 안하무인의 사람인 것처럼 느껴질 만한, 내가 오해할 만한 장문의 글을 보내왔던 것이다. 어느 정도의 감정이 해소되고 배제된 지금은 그 사람 입장에선 최대한 배려를 듬뿍 담아서 좋게 표현한 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때의 나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마냥 무척 슬펐었다. 돌이켜보면 내 감정을 솔직하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내게도 문제가 있었지만.
 
암튼 묵혀뒀던 감정을 끄집어내다보니 이야기가 횡설수설 길어졌는데 그때 난, 처음으로 불면증이랄까 그 비슷한 걸 경험했다. 잠이 드는 건 문제가 없었다. 열 시든 열 한시든 잠이 들었었는데 새벽 세 시, 네 시경만 되면 잠이 깼고 아무리 다시 잠들려고 해도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양도 세어보고 할 수 있을 만한 건 다 했는데 무슨 수를 써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머리에 베개만 대면 곧 잠에 빠져들고 자기 바로 전에 믹스커피를 마셔도 잘만 자던 내가 잠들지 못하다닛!! 그런 날들이 지금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3~4주 정도는 갔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을 놓아버렸던 건지 시간이 약이었던 건지 차츰 깨지 않게 되었었는데 잠이 오지 않는 그 시간동안은 정말이지 넘 지루하고 계속 그럴까봐 무섭기까지했다.

 

그때의 내 상태를 이 책에서 살펴보면 '심리적 스트레스(p347)'가 원인이었던 것 같다.

 

[ 불면증 환자는 달라진 걱정하고 반추하는 뇌 활성 양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중략)... 감정 프로그램들이 되풀이하여 작동하고, 거기에 과거나 미래에 대한 기억과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름으로써, 뇌가 작동을 멈추고 수면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다. ]p349

 

불면증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보면 꿈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기도 한다는데 불면증에 걸리면 꿈도 꿀 수 없게 되고 설령 꾼다 해도 온통 부정적인 것들로만 채워지기 십상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알게된 것은 불면증을 약물, 즉 수면제에 의지하기만 해서도 안된다는 사실이다.

 

불면증은 무척 슬프고 몹시 무섭다.

 

그때의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을 테지만 내겐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 잠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지를 절실히 깨달았으니까.

 


***

 


이 책 부록으로 담긴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은 어디선가 한 번쯤 꼬옥 들어봤을 법한 내용이 담겨 있어 따로 언급하진 않겠지만 저자가 반드시 강조하는 비결이 딱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라(p489) 

 

지금까진 내키는 대로 잤었는데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잠'에 대해 다시금 얼마나 소중한 지 알게 되었으니 지금부터라도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야겠다. 늘 궁금했고 왜 그런지 알고 싶었던 내용이 여기 이 책에 다 담겨 있었다. 그리고 꿈을 꾸는 게 깊은 잠을 못 자게 하는 것 같아 꿈을 꾸는 건 좋지 않다는 생각도 좀 했었는데 오해가 말끔히 풀렸다. 꿈은 꼭 꿔야한다. 내일을 위해서라도. 

 

아주 극히 일부분의 내용은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봐야할 필요성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아주 좋은 내용의 책이어서 잠을 잘 자든 못 자든 모든 사람들이 꼭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고 특히 지금 쉬이 잠들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꼬옥 꼭! 권해주고 싶다.

 


잠이 보약이랍니다~ 모두들 꿀잠 주무시고 행복한 꿈꾸셔요~♡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4
eBook 구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평점8점 | d******2 | 2019.03.21 리뷰제목
잠이라는 분야 연구에 무려 20년을 바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특히, 서문에 저자의 서문은 과학자로서의 자세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의학은 답을 찾는 쪽에 더 관심을 가진 듯 했는데, 나는 언제나 질문 쪽에 더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내게 답이란 그저 다음 질문으로 나아가는 길에 불과했다"잠을 자는 이유를 2년안에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시작했지만20년이
리뷰제목

잠이라는 분야 연구에 무려 20년을 바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서문에 저자의 서문은 과학자로서의 자세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의학은 답을 찾는 쪽에 더 관심을 가진 듯 했는데, 나는 언제나 질문 쪽에 더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내게 답이란 그저 다음 질문으로 나아가는 길에 불과했다"

잠을 자는 이유를 2년안에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20년이 넘게 걸렸다는

잠에 대한 모든 연구 결과를 4개장으로 나눠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가지 비결이 부록으로 잘 정리하여 좋았습니다  

 

1. 수면시간표를 지켜라

2. 너무늦은 운동은 자제하라 매일30분

3.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4. 잠자기 전에 알콜을 피해라

5. 밤에는 과식을 금하라

6. 불면을 유도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3시 이후 낮잠을 피하라

8. 잠들기전 긴장을 풀어라 독서 음악감상 등

9. 잠자기전에 뜨거운물에 목욕을 하라

10. 침실을 어둡고 차갑게 하고, 전자기기를 치워라

11. 적절히 햇빛을 쬐라 30분

12. 불면이 온다면 잠자리 눕지말고 일어나서 긴장을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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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매슈워커] 평점6점 | c******m | 2019.11.03 리뷰제목
잠을 좀 제대로 자 보고 싶어서 읽은 책이다. 책은 두껍고, 비쌌지만...뭐 굳이 이렇게 길게 쓸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하다.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런 방면의 글쓰기 혹은 출판은 군더더기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제,경영 도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어떤 키워드를 잡아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좀 읽히고 난 다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
리뷰제목

잠을 좀 제대로 자 보고 싶어서 읽은 책이다. 


책은 두껍고, 비쌌지만...뭐 굳이 이렇게 길게 쓸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하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런 방면의 글쓰기 혹은 출판은 군더더기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제,경영 도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어떤 키워드를 잡아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좀 읽히고 난 다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는 것이 이쪽 출판업계가 하는 일인가보다.  

(내가 이래서  두고 두고 볼 수 있는  문학책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잠에 관련한 이론과 실험과 연구들을 아주 지루하게 보여준다. 

읽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결과만 알고 싶었는데, 사실 결과도 다 뻔하다. 

일찍 자고, 적당한 시간을 자랜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후의 그나마 얻어낸 것이 있다면, 


1. 잠은 중요하다.

2. 잠자기 최소 2시간 전에 운동과 식사와 군것질을 마친다.

3. 오후3시(이건 내 경우)정도까지만 커피를 마셔본다.

4. 출퇴근 버스안에서는 악착같이 깨어 있는다. 

5. 침실을 항상 약간 서늘하게 유지한다. 


뭐 이 정도. 


불면증은 아닌데, 출퇴근시간 버스에서 잠을 자다보니, 잠자는 패턴이 엉망이 된 것 같다. 

여전히 밤잠이 모자른다면, 대출을 더 받아서 차라리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가리라. 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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