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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리뷰 총점 9.3 (607건)
분야
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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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좋은 말, 맞는 말이지만.. 평점6점 | a***s | 2022.07.31 리뷰제목
스톡홀름경제대학 졸업 후 잘나가던 직장 등 세속의 지위를 내팽개치고, 태국 아잔 차 스님의 숲속 사원과 영국 등 유럽에서 17년간 승려 생활을 하다가 환속한 뒤 루게릭 병에 걸려 2022년 1월 생을 마감한 어느 구도자의 영적 여정.    승려 생활에서 얻은 깨달음뿐 아니라 생활하며 힘들었던 점, 환속의 과정, 내면의 갈등을 솔직히 털어놓는 장면들에서 인간적 진솔함이 느껴졌다.
리뷰제목

스톡홀름경제대학 졸업 후 잘나가던 직장 등 세속의 지위를 내팽개치고, 태국 아잔 차 스님의 숲속 사원과 영국 등 유럽에서 17년간 승려 생활을 하다가 환속한 뒤 루게릭 병에 걸려 2022년 1월 생을 마감한 어느 구도자의 영적 여정. 

 

승려 생활에서 얻은 깨달음뿐 아니라 생활하며 힘들었던 점, 환속의 과정, 내면의 갈등을 솔직히 털어놓는 장면들에서 인간적 진솔함이 느껴졌다. 우울의 나락에 빠졌다가 회복하는 등 자기 고백적 글의 전체 흐름이나 일관된 메시지가 다소 두서없이 느껴졌으나, 진리와 가치 있는 삶을 향한 저자의 열정만은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런 게 없었더라면 애당초 출가하려고 마음먹지도 않았을 터. 

 

독자들은 저자의 이러한 비상한 인생 행로에 일단은 관심이 끌려 책을 집어들게 된다(스웨덴 방송국에서 그를 인터뷰한 이유도 그것일 테다).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숲속으로 출가했다고? 17년이나 승려로 생활했다면 우리에게 뭔가 특별한 깨달음을 선사하겠지? 저자가 독자에게 어떤 특별한 위로와 지혜의 메시지를 전할지, 독자들은 일단 주목한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그다지 특별한 메시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다 "좋은 말"인데, 그게 마음에 콕 와닿지는 않는다. 내 마음이 닫혀 있는 탓일까. 예컨대 다음과 같은 말들이다. 

 

"자기 자신을 다정하고 온화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 세상 전체가 반드시 좀 더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

 

"세상은 우리의 모습으로서 존재합니다. 그러니 그 안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우리가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삶 자체에 다가갈 유일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다정하게, 다정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 맞는 말, 좋은 말이지.. 부정할 수 없이 "옳은" 메시지다. 어떤 독자는 이 책의 글이  "독자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고 평한다. 그러나 나는 저자의 본의나 진심과는 별개로, 이런 글은 글 자체로서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물론, 삶이 글보다 중요한 건 맞다. 삶에 값하지 못하는 위선적이고 허무맹랑한 글들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많은 명상 서적이 이런 함정에 빠진다. 저자의 의도는 그게 아니겠지만 "맞는 말, 좋은 말 대잔치" 책에 나는 독자로서 좀 지쳤다. 그나마 책의 핵심 메시지라면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17년간 숲속에서 수행해 얻은 가장 중요한 가르침: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믿지는 않게 되었다는 것"(p.8)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면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근심이 사라지게 되는 마법의 주문: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p.130)

 

그래,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매우 특별한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책의 중심 메시지로 삼았다면, 각각의 메시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어땠을까. 더 이상의 전개 없이 흐름이 뚝 끊어진 채 다음의 '좋은 말'로 넘어가는 글의 전개가 다소 아쉬웠다. 

 

저자의 깨달음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의 깨달음을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체득했는지도 자신 없고 부끄럽다. 하지만 "전 세계를 울린 이 시대의 마지막 지혜" "스웨덴 30만부 판매" 등의 대단한 수식어에 비해, 그만큼 새롭고 특별한 울림이 담긴 책으로 보이진 않았다. 글쎄, 그런 메시지를 이런 책에서 구하는 것 역시 나의 욕심일까 . 그 욕심마저 알아차리고 내려놓아야 하는 걸까.. 

 

다음은 책에서 발견한 오타: 

 

p.64 밑에서 셋째 줄: 오계(伍戒, 한자 오류) -> 오계(五戒)

p.65 밑에서 아홉째 줄: "아버지가 그어놓은 과도한 근본주의와 아닌 것의 경계선이나 다름없었습니다."(문장 의미 불분명)

p.144 위에서 셋째 줄: "어떤 노력도 통하지 않습니다" -> "통하지 않았습니다."

p.221 밑에서 열째 줄: "다른 사람들도 온전한 사랑을" -> "다른 사람들에게도 온전한 사랑을"

p.261 위에서 아홉째 줄: 대오(大惡) -> 대오(大悟)(한자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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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살아간다는 것에서부터 죽는다는 것까지, 인생을 돌아보는 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m*******k | 2023.01.07 리뷰제목
이 책을 구매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예스24의 홈페이지 메인에 있었는데..17년 동안 모든 것을 끊은 숲속 승려가 쓴 책이라는 부분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고자일 것 같다. 그리고 읽어나간 이 책은 몇 마디의 기억에 남은 말들과, 마지막 죽음에 대한 부분에서의 폭풍 눈물일 것이다. 죽음에 대하여 읽고 인생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하는 요즘이기에, 내
리뷰제목

이 책을 구매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예스24의 홈페이지 메인에 있었는데..17년 동안 모든 것을 끊은 숲속 승려가 쓴 책이라는 부분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고자일 것 같다. 그리고 읽어나간 이 책은 몇 마디의 기억에 남은 말들과, 마지막 죽음에 대한 부분에서의 폭풍 눈물일 것이다. 죽음에 대하여 읽고 인생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하는 요즘이기에, 내가 그 부분에 가장 집중한 것일까. 혹은 이 책은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하거나, 인생의 지혜는!!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흐르듯 이야기를 하고 있었서일까. 첫 부분은 조금 실망이었고(숲속 승려의 에피소드 같은 부분), 뒤에 작가가 승려를 그만두고(승려도 퇴사! 은퇴!를 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생각하지 못한 전개였다.) 나서 일어난 부분에 오히려 더 인간적인 공감을 하고, 아버지와 함께 죽음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할 때는 줄줄 눈물을 흘리면서 읽었다. 그와 함께 책의 60프로 정도까지는 깨끗하게 읽고 다시 중고서적으로 책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끝에 가면서 주옥같은 이야기들, 공감가는 말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과 함께 꼭 소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앞부분이 공감가지 않았다든지, 감동받지 않은 이유는 나와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여서 일듯 하다. 젊은 나이에 임원까지만 하면서 누가봐도 부러워하던 청년이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갑자기 숲속 승려가 될 생각을 하다니! 나같이 속물이고 세속적인 물질주의에 찌든대로 찌들고, 핸드폰없이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전개하고 있는 승려가 된 이야기, 승려가 된 후 이야기는 사실 몰입을 하면서 읽어나가기에는 어려웠다. 가독성은 좋지만 나와 너무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할까! 이런 삶은 나에게 있어 거의 마블 이야기에 나오는 영웅만큼 먼 이야기같이 느껴졌다. 아니, 오히려 마블의 영웅들이 더 가깝고 나에게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숲속의 승려가 되어 하루에 한 끼의 밥을 먹고(물론, 사원에 따라 밥의 횟수는 달랐지만) 돈을 사용하지 않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다니. 최대한 부처가 살던 때와 마찬가지의 생활을 하는 것인데, 내가 이런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하늘에 철갑을 입은 사람이 날아다니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하지만 충격적으로 작가는 그렇게 17년 승려 생활을 하고나서 마음 속에 분명한 목소리를 듣는다. "이제는 집에 가야 할 시간이다."라는 목소리이다. 즉, 승려의 옷을 벗어던지고 이제 다시 현실의 세상, 속세로 나와야한다는 본인의 목소리이다. 17년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현실의 뉴스도 모르고 살아왔던 그는 마음 속의 이 소리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현실로 나오게 된다.

 

우리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하여 큰 결정을 할 때 잠깐 생각에 잠겨보기도 하고, 생활 속에서의 신호들을 읽으려고 하였다. 그것은 퇴사라든지, 이사라든지, 혹은 결혼이라든지 하는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 때의 내면의 목소리는 갑자기 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자신에게 "어떻게 하고 싶어?"하고 물어보면서 듣는 것이었다. 이 목소리는 사실은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라, 나의 욕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었을 수도 있다. 조건과 두려움이 없다면 내가 어떻게 하고 싶어하고 묻는 것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것또한 내면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행동에 대한 계기와 계획이 없었는데 갑자기 마음 속에 들리는 생각으로 승려의 일을 그만하기로 한 작가. 이 때부터의 시간은 급박하게 흘러간다. 17년 숲속의 시간이 천천히 큰 드라마없이 마음속 고민없이, 수행과 고행 고행과 수행으로 흘러갔다면, 숲속을 나온 시간은 우리가 매일 보는 바쁜 현대인들처럼 빠르게 흐른다. 그리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나온 작가는 17년 전 끊긴 훌륭한 경력, 연락이 끊긴-혹은 연락이 와도 본인이 쉽게 마음을 다시 열지 못하는 친구들, 부모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경제상활으로 괴로워한다. 세상에서 그는 그의 이력서로 평가받고 17년 수행을 한 사람이라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게 된다. 그러면서 그가 겪고 배운 일을 알려주고 명상에 대하여 강의를 하게 된다. 그렇게 "내가 틀릴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의 바탕, 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시간과 활동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죽음이라는 친구 역시 새롭게 마주보게 된다.

 

그 후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필사하고 싶은 부분이 정말 많았다. 내가 결국 집중하는 부분은 속세의 부분인것인지, 17년의 경험 후에 현실로 나와서 그가 알게 되고 생각하게 된 것이 더 현실적인 도움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숲속에 있는 순간 무소유의 삶으로 살면서 얻게 된 지혜보다는, 현실속에 나와 생각하고 알게 된 것들은 가슴에 하나하나 와 닿았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지혜로와졌다는 생각은 없다. 공감하고 얻은 이야기는 있지만,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느낌은 없었다. 다만,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언제나 사람들이게 친절하라는 그의 말, 업보에 대한 그의 말, 죽을 때는 아무것도 들고 가지 않기에 살아 있을 때 가져야 할 마음과 정신에 대해서는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이 부분은 새해마다, 아니 한 해에 두 세번 다시 들여다 보면서 나의 삶에 대한 자세를 다지고 싶었다.

 

연명치료를 세게(!!)하는 우리 나라의 현실과 다르게 안락사도 가능한 나라. 죽음에 대한 준비. 아버지의 병상이 아닌, 죽음상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켜 놓고 작별 인사를 하고, 농담을 하는 그들. 죽은 후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와 사후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종교적인 아들. 그래서 죽은 후,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가 "거봐요!"하고 이야기했다는 것을 기억해내라는 대화. 정말,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없는 죽음에 대한 준비였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책도, 존엄사에 대한 책도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죽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을 멋지게 포장할 수도 있고, 혹은 마지막은 정말 비참했다고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죽음과 삶은 맞닿아 있는 존재이고 우리는 죽음의 순간과 시간을 고를 수 없기에, 늘 오늘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죽음은 탄생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죽음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그렇게 삶과 죽음은 맞닿여 있기에, 이 책에서 안락사를 선택하고 삶에 대한 마무리를 하는 모습은 결국 이 책을 완성체로 만드는 느낌이었다. 죽음마저 우리 삶의 모습이기에 청년기에서 시작된 그의 이야기는 끝에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죽음을 노래하면서 끝이 난다.

 

책을 읽고나서 다시 표지를 보았다.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수업. 그렇구나. 마지막 인생수업이었구나. 표지를 보고, 다시 한 번 펑펑 울다가 책을 책꽂이에 두었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다시 예스24에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제와 오늘 책을 반넘게 읽으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책의 광고에서처럼 이 책을 17번인가? 그렇게 읽어갈 것 같지는 않지만 분명히 두세번은 더 읽을 것 같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욱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틀릴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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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자주 떠올리면 좋을 주문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l*****j | 2022.05.22 리뷰제목
내 생각 바라보기. 요즘 익숙해지려 하는 습관이다. 내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그건 사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자꾸 새긴다. 자기 세계에 갇혀있다는 답답함에 나를 깨우려 애쓰는 동시에 현실과의 접점을 늘리려고 애쓴다.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바꾸고, 생각을 뒤흔드는 생각을 만나려 노력한다. 가만히 있으면 정체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저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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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바라보기. 요즘 익숙해지려 하는 습관이다. 내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그건 사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자꾸 새긴다. 자기 세계에 갇혀있다는 답답함에 나를 깨우려 애쓰는 동시에 현실과의 접점을 늘리려고 애쓴다.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바꾸고, 생각을 뒤흔드는 생각을 만나려 노력한다. 가만히 있으면 정체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저절로 일어나는 생각에 대한 집착을 버리려고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은 그냥 떠오르는 대로 두고 본다. 물리치려 하면 할수록 더 집착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를 꽁꽁 묶어두고 있는 고집센 생각들이 있다. 아주 오래동안 나 스스로 내 안에 적립해온 것들이다. 세월의 힘으로 단단하게 굳어있는 것을 한번에 풀어낼 방법은 없다. 대단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를 시도를 한다. 저절로 떨어져 나갈 때까지 망치로 두드리듯이 내 생각에 자주 충격을 가하고 있다. 내 몸을 바꾸고, 내 생각을 바꾸는 활동들로 순간순간을 채우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 그러면 안 되겠다는 간절함, 바꾸지 않으면 사는 게 너무 힘들어질 거라는 두려움 같은 것 때문이다.

 

삶을 깊이 통찰하게 해주는 책들을 들여다보면서 제 궤도로 나를 옮겨놓으려고 애쓴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모른 채 너무 오랫동안 생각 없이 살아왔다는 생각 때문에, 시간이 없다라고 속으로 외치며 아는 것을 삶에 녹여 내려고 노력한다. 정말 중요한 일을 지금 실행하겠다는 생각을 늘 앞세운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주 정신을 잃은 것처럼 잠든 것처럼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는 것을. 그래서 나를 깨우는 스위치를 곁에 둔다. 깨어있으라고 말해주는 책을 펼쳐보는 것이다. 이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와 같은.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는 말라." 살면서 이보다 더 도움이 됐던 말은 별로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타고난 초능력을 간과한 채로 살아갑니다. 자기 생각에 의심을 품으며 조금은 거리를 두거나 우스갯거리 삼아 가볍게 접근한다면 자기답게 살아가기가 무한히 쉬워지는데 말이지요. (59-60쪽)

 

나는 나를 몰라도 정말 모른다. 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가 아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란 사실도. 내가 나를 모르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내면을 살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이것이 정답이구나 하고 확신할 수 있는게 차츰 없어진다. 확실한 건 없고, 그냥 불확실함만이 남는 오묘한 상황. 믿고 의지할 데가 '불확실함'뿐이라니. 내가 알 수 있는 것, 통제할 수 있는게 없다면 나는 그냥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데 힘쓰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건성으로 알고 있던 그 사실에 말이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참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립니다. (131쪽)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진정으로 알고 있는 것인지 여부는 얼마나 깨어서 살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단순하고 명쾌한 진실이지만 잊고 사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1초 만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면 뭣이 중한지 모르고 사는 것이다. 내가 딱 그렇다. 그래서 자꾸 지금 무엇이 중요하지? 라고 묻기 위해 책을 펼치는 것이다. 그런 행위가 없으면 질문조차도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보다는 '나는 틀렸다' 라는 제목이었으면 가슴에 더 콕 박혔을 것 같다.

 

내려놓기는 어쩌면 제가 배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일 겁니다. 내려놓기의 지혜는 참으로 심오합니다. 내려놓을 수 있을 때 얻는 것은 끝이 없지요.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게 하고 외로움과 두려움을 부르는 생각들은 내려놓는 순간 힘을 잃습니다. 설사 그 생각이 '옳다' 하더라도요. 물론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생각이 결국엔 우리에게 가장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들여다보길 바랍니다. (124쪽)

 

삶은 불확실함으로 가득하지만, 확실한 건 단 하나다. 우리는 죽는다는 사실. 이것을 떠올릴 때마다 내게 온 모든 진실을 그대로 안고 현실을 살아냈으면 좋겠다. 좋은 것만, 중요한 것만 남기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늘 나를 붙들고 있으면 좋으련만. 자주 정신을 잃고 잠들어 버리는 나를 흔들기 위해 이 책을 다 읽고도 다시 펼치며 중요한 말들은 반복해 새긴다. 그리고 내 안에서 시끌벅적이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 애쓰는 나를 발견해 다행이라 여긴다. 내 생각에 조금 덜 휘둘리며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죽음 뒤에 사라질 그 모든 것을 내려놓거나 적어도 살짝만 쥐고 살아가세요. 영원히 남을 것은 우리의 업이지요.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떠나기에도 좋은 업보만을 남기길 바랍니다.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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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지금 우리는 평점9점 | 이달의 사락 s*****l | 2022.07.11 리뷰제목
새벽녘 산에 올랐을 때 비가 내렸습니다. 아파트를 막 벗어날 때의 하늘은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듯 위태위태해 보였지만 '설마' 했던 안일함이 그와 같은 낭패를 자초한 셈이었습니다. 산길을 걸을 때는 등산로 주변의 키 큰 나무들이 적당히 비를 막아주는 바람에 비로 인한 불편은 크게 느끼지 못하였지만 산을 벗어나는 순간 빗줄기의 공세를 고스란히 맞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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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산에 올랐을 때 비가 내렸습니다. 아파트를 막 벗어날 때의 하늘은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듯 위태위태해 보였지만 '설마' 했던 안일함이 그와 같은 낭패를 자초한 셈이었습니다. 산길을 걸을 때는 등산로 주변의 키 큰 나무들이 적당히 비를 막아주는 바람에 비로 인한 불편은 크게 느끼지 못하였지만 산을 벗어나는 순간 빗줄기의 공세를 고스란히 맞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한 고초를 마치 무용담처럼 이야기하곤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다 마주치는 당혹스러운 순간에도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매우 적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산에서 비를 만났을 때 비가 그칠 때까지 하릴없이 기다리거나 옷이 모두 젖을지라도 굴하지 않고 오롯이 비를 맞으며 집을 향해 걸어가는 방법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비가 그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린다는 것은 고려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아닙니다. 차라리 도로를 걷는 생면부지의 행인에게 돌진하여 제 사정을 설명하고 우산을 같이 쓸 수 있도록 선처를 구하는 게 더 적당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승려의 삶은 저도 모르게 여러모로 죽음을 대비하도록 해주었습니다. 부처님은 우리 모두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숲속 승려로 수행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늘 죽음을 접한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삶은 영구적이지 않으며 언젠가 끝난다는 현실을 날마다 마주했습니다. 대오大悟의 순간 없이도 육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은 그곳에서의 삶이 흐를수록 제 안에 점점 깊이 새겨졌습니다."  (p.261)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읽는 동안 내가 산에서 만났던 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삶에서 생각지도 못한 곤경에 처했을 때에도 제 스스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거나 별별 수단을 동원하여 사태를 더 악화시키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게 어쩌면 큰 상처 없이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인 동시에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던 것처럼 '직장'이라는 굴레만 아니라면 비가 걷힐 때까지 큰 나무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나뭇잎에 듣는 낙수 소리를 들으며 온종일 기다려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삶에서 마주쳤던 곤경의 순간마다 제 나름의 방식으로 분투하고 저항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무심히 바라보았던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을 질책하고 무기력했노라 나무라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그리고 동원할 수 있는 아무런 수단도 없이 그렇게 무작정 견뎌야 했던 자신의 마음 역시 타들어가는 양초의 길이처럼 조바심에 가슴을 태우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그렇다면 우리는 지난 시절의 자신을 나무라거나 자책할 것이 아니라 '잘 견뎠어' 칭찬하며 스스로를 다독여야 마땅할 것입니다. 삶에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수단들은 매우 적거나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직감을 현실이라고 믿습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다 간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이 옳은지 그른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믿지요. 우리는 걸핏하면 삶이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우리가 계획한 방식대로 마땅히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막연한 관념과 의지대로 삶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극히 무지하다는 것을 이해할 때, 지혜가 싹틉니다."  (p.134)

 

자신의 삶을 하찮게 여기거나 가볍게 대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2022년 1월에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저자 역시 자신의 삶을 가볍게 살지 않았습니다. 스물여섯 살에 다국적 기업의 임원이 되었던 저자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태국 밀림의 숲속 사원에 귀의해 '나티코' 즉 '지혜가 자라는 자'라는 법명을 받고 17년간 수행했다고 합니다. 마흔여섯의 나이에 환속하여 고국인 스웨덴으로 돌아간 저자는 사람들에게 일상 속에서 마음의 고요를 지키며 살아가는 법을 전하며 살았으나 2018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고, 2022년 1월,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저는 며칠 전에 그랬듯 여전히 제가 죽는 순간 가장 먼저 안도감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가여운 몸은 드디어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다정한 몸이여, 싸워주어 고맙소. 싸움은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다음에는 분명히 경이를 느끼게 되겠지요. 지난 30년간 저는 이 순간과 그다음에 따를 일들을 준비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그런데도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죽음 뒤에 사라질 그 모든 것을 내려놓거나 적어도 살짝만 쥐고 살아가세요. 영원히 남을 것은 우리의 업이지요. 세상을 살아가기에도, 떠나기에도 좋은 업보만을 남기길 바랍니다."  (p.306~p.307 '에필로그' 중에서)

 

남보다 오래 살았거나 지금껏 수도자로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삶은 지극히 무겁거나 깃털처럼 한없이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다만 타인의 삶을 너무 의식하는 탓에 자신의 삶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을 보듬고 살펴야 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시선은 늘 밖으로만 향하는 까닭에 자신의 삶이 변해가는 모습을 모른 채 늙어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느 날 자신의 외모에 비해 무척이나 어린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우리는 영혼의 성숙을 다음 생으로 미룬 채 게으른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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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I may be wrong? 그럴수도 있지 뭐.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 2023.01.15 리뷰제목
책을 읽으며 나도 참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요즘은 '웬만한 일에 놀라지 않는다'라고 느낄 때가 많다. 아니 오히려 '어, 그럴 수도 있지'라는 표현이 더 가깝다. 예전에는 정말 열심히 숙고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현실로 갖고 오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았다. 몰입의 느낌도 있고, 성취의 즐거움도 있고, 장벽을 마주하고 안달복달도 하고, 걱정의 무게에 정신이
리뷰제목

 책을 읽으며 나도 참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요즘은 '웬만한 일에 놀라지 않는다'라고 느낄 때가 많다. 아니 오히려 '어, 그럴 수도 있지'라는 표현이 더 가깝다. 예전에는 정말 열심히 숙고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현실로 갖고 오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았다. 몰입의 느낌도 있고, 성취의 즐거움도 있고, 장벽을 마주하고 안달복달도 하고, 걱정의 무게에 정신이 혼미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럴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던 소리가 '작작 좀 해라'라는 소리였던 것 같다. 함께 하지만 '나는 그 정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나는 그것처럼 할 수 생각이 없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내 어깨 위의 물건처럼 생각할리가 없으니 당연한 말이다.

 

 그러다 내게도 '나도 그 정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들이 심심치 않게 다가왔었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 IPO를 하기 직전에 일 년간 고생해서 매출의 10% 수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모두가 잘 된 일이라고 좋아했는데, 대회의실에 임원들이 동네 교인들을 모아두고 '하나님 아버지 매일 백만 불 오더를 내려 주시옵고, 코스닥 상장 등록이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며 일은 안 하고 부흥회를 하는 것을 보고 기가 찼다. 배달을 하늘나라에 하는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대금 결제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답답한 마음은 알겠지만 무엇에 빌어서 다 된다면 세상을 그렇게 힘들게 살 일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가 망하겠다는 미친 생각이 들어 사직서가 아니라 해고 통지서를 날렸다. 그때 그만둔 사건이 내 인생 불판을 바짝 달구는 계기라는 생각이 지금 많이 든다. 그 회사 정말 상장하고 내 예측보다 딱 6개월 먼저 망했다. 그런가 하면 유가증권 회사에 가서 기업매출의 30%까지 성과를 냈더니, 내 성과는 팀장이 갖고 가고, 다음 해에는 전사 매출 10% 정도 하는 고객이 결팀장이 벌인 사건으로 거래를 끊겠다고 찾아왔다. 2개월간 마음고생을 했는데, 사고뭉치 팀장이 '야, 할 수 없는 것은 냅둬'라고 했는데 그 말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됐다. 결국 내 애꿎은 실적의 절반을 떼어 다른 사람에게 줘야 하는 일만 벌어졌다. 또 다른 기업에서 백만 불짜리 회사를 2년 동안 열심히 해서 5백만 불에 순이익 38%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더니 하루아침에 사장이 내일부터 회사를 접으시겠단다. 그리고 정말 폐업했다. 그 후로 다시 와서 도와달라고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찾아와서 애걸복걸하는 회사에 납치당해 몇 년간 고생해서 넘어가는 배를 일으켜 세웠더니, 한 회사는 대표이사가 대형사고를 치고, 다른 회사는 은퇴한다고 매각을 했다. 가끔 내가 걸어온 길이 소설보다 스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내가 틀렸을 때도 많을 것이다. 반면에 얼토당토 안은 타인의 의사결정으로 혼심을 들여 만든 무엇이 산산이 부서질 때의 기분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다. 세상에 법이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을 갖게 된 이유다. 그래도 지금 보면 큰 탈없이 잘 살아가고 있고, 이로 인해 사건 사고에 무덤덤해진 점이 좋아진 점이라고 해야 할까? 공자님이 자신은 어려서 막일을 많이 해봤다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재주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은퇴한 대표님이 "이젠 산전수전 다 겪어서 웬만한 일은 아무런 문제없지?"라고 물어보셔서 크게 웃으며 '그렇죠!'라고 대답했다. 아직도 유구무언과 동의가 공존하며, 좌우로 광속으로 셔틀 한다. 책을 읽으며 제목에 '물음표'를 붙였었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에겐 완벽은 거짓말 수학의 극한처럼 보인다. 절대 잡을 수 없지만 근접할 수만 있다. 본다고 잡은 것은 아닌데. 그런데 이런 불완전성이 인간의 위대함이 나타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궤변인가?

 

 저자가 호흡과 생각을 하며 자신의 어깨 위에 달린 물건이 의외로 통제도 안되고 요란하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어려서 단전호흡이 유행할 때 해본 적이 있다. 이 호흡보다 나는 열심히 살아가면 마주하는 자주 보기 힘든 일들을 돈키호테처럼 정면으로 마주하며 과하게 RPM을 돌리는 과정에서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과정은 다른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이 유사해 보이지만 좌우가 같은 듯 다른 데칼코마니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욕망과 필요가 생기면 끊임없이 관련된 생각이 떠오른다. 당연히 이 생각이 전부 맞을 턱이 없다. 부족한 사람만이 좋은 생각, 완벽한 생각이라고 들 떠 요란할 뿐이다. 그 완벽하게 좋은 생각이 불판으로 달리는 급행열차 티켓이 되어 된통 시달리면 스스로 얼마나 멍청한가를 깨다 순간이 온다. 피해도 막심하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지 않고 내려놓을 수 있다면 사람은 조금 더 현명해지고 지혜로워진다. 사실 내가 이 방법을 다 깨달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과거보단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내 생각대로 될 가능한 방법과 논리에 집중해서 진상소리를 들었다면 지금은 내 생각을 자꾸 쓰고 정리하고 다듬는다. 그 가장 큰 첫걸음은 쓰는 일이다. 메모하고 머리에 떠오른 생각이 맞는지 그래도 정리가 안되면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러다 나중에 좋은 생각이 또 떠오르곤 한다. 

 

 이런 일이 반복하며 알게 된 것이 있다. 저자는 생각이 진실이 아니라는 말로 표현했다. 내 표현은 조금 다르다. 걱정은 해결책이 아니다는 말이다. 모든 호기심은 사고를 확장한다. 책에서는 관심이라고 했다. 관심이 없다면 죽는 사람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을 내 표현대로 다르게 말하면 확률에 가깝다. 그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 되고 진실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삶에 도움이 되고, 올바른 일, 그리고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책의 표현과 다른 듯 유사한 본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써보고 정리하며 생각을 의심(doubt)하기보다 확인(verification)하고 그것이 올바른 것인지 판단(judge)하고 마지막으로 그것이 삶에 미치는 좋은 확률을 생각해 보는 것이 주어진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더 평온한 삶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욕망은 WANTS의 세상이고 이런 세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속세일 것 같다. 바리를 채워주는 작은 음식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세상은 욕망이 아닌 필요, NEED의 세상이다. 뜬금없이 이 궁극의 사고방식은 인간의 머리로보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욕망에, 세속을 멀리하는 사람은 필요에 안주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욕망에 집착하지만 모든 것을 욕망의 관점으로 바라보진 않는다. 비율이 다를 뿐이다. 내가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둔 사고는 유연하다. 나는 작은 욕심을 더해 '가끔 내가 맞을 때도 있다고'라고 중얼거릴 뿐이다. 저자의 아버지가 무릎을 탁 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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