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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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좋은 방

오직 나를 위해, 그림 속에서 잠시 쉼

리뷰 총점 9.5 (56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57.3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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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18.06.06 리뷰제목
내  감정을 오롯이 드러내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나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좁게는 내 집의 방 한 칸이 되기도 하지만, 넓게는 카페일수도, 차 안이 될 수도, 즐겨 찾는 공원이나 미술관도 될 수 있을터이다. 역사화나 종교화를 볼때면 그림 안에 있는 장치를 찾고 나도 모르게 분석하려고 하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의 그
리뷰제목

 내  감정을 오롯이 드러내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나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좁게는 내 집의 방 한 칸이 되기도 하지만, 넓게는 카페일수도, 차 안이 될 수도, 즐겨 찾는 공원이나 미술관도 될 수 있을터이다. 역사화나 종교화를 볼때면 그림 안에 있는 장치를 찾고 나도 모르게 분석하려고 하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의 그림들을 만날 때는 나의 감정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당시의 마음과 저자의 심리적인 부분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고 해야할까?

 

 때론 숨고, 때론 쉬고, 때론 울었던 방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통해 시간을 구체화하고 공간을 재해석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방에서 태어나 방에서 살다가 방에서 죽는 , 공통된 인간 삶의 공간을 통해 인생을 반추하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 -p 15

 

그녀는 어떤 그림들로 우리에게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세상과의 거리 두기가 필요할 때>라는 제목하에 소개된 '마르셀 리더'의 그림에서는 소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방 한 구석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고, 여인은 벽난로 불빛을,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쇼파에 기대 앉아 책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그 고요함은 오롯이 나의 내면으로 향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조금은 불안한 맘이 있었다고 해도 자유로워지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란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복잡하고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때가 있다. 책 한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 그럴 때는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청소를 한다. 책장과 인형들 사이에 있는 모든 먼지를 털어내고,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까지 하고 나면 집이 깨끗해진것 처럼 내 맘도 한결 정리가 되었다. 청소를 하는 아주 평범한 일상을 담은 그림이지만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갈함을 느낄 수 있었고, 부수적으로 하녀들의 고달팠던  생활상, 청소상태가 부와 도덕성을 상징하기도 했다는 얘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청소란 치우고 비우고 정리함으로써 환경을 바꾸는 일이고, 환경을 바꾼다는 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 즉 새로운 시간을 살아보는 것이다.-p188

 

 

 

 

이 글은 굳이 울적하지 않아도 청소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먹에 힘이 살짝 들어가게 한다.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 '다니엘 가버'의 인생을 통하여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뛰어난 화가이면서 좋은 남편, 아빠였던 그는 가족들의 평범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그림은 일상의 소중함을 듬뿍 담고 있었다. 특별하지 않은 순간일지라도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라면 가장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의 그림들과 저자의 글을 통해 행복이란 미룰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순간 순간 잡아채야하는 것임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힘들고 고달픈 하루하루에 있어 우리는 내일,다음에,나중에, 언젠가를 기약하며 행복을 뒤로 미룬다. 그러나 행복을 누릴 완벽한 때란 오지 않는다. 지금만이 삶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무대이고, 행복을 체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p 298

 

 표지 그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표지 그림 때문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가족들이 모두 나간 후 차 한 잔과 함께 신문을 읽고 있는 이 여인의 뒷모습에서 일상의 편안함, 소소한 여유와 행복이 느껴졌다. 화가는 어떤 마음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덴마크 화가 '리우리츠 아네르센 링'은 힘든 시간을 보낸 후 만난 아내와 단란한 가정을 이룬 낸후에 아내의 모습을 화폭에 많이 담았다고 한다. 아내에 대한 사랑과 일상의 소중함을 담은 이 그림을 보는 내내 나의 일상도 이처럼 평온하기를, 번잡하지 않고 차분히 나를 돌아보며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익숙한 화가도 물론 있었지만, 처음 만나는 화가들의 작품이 많았다. <오직 나를 위해, 그림 속에서 잠시 쉼>이라는 부제와 너무도 잘 맞아떨어지는 그림들과의 만남은 행복했다. 주제도 그렇지만 정말 나만의 보물을 만난 듯한 느낌이 드는 그림들에서 편안함을 얻을 수 있었다. 145점의 적지 않은 그림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 수도 결코 적지 않은데, 수록된 그림 외에 저자가 언급하는 그림들도 많아서 모두 찾아보고픈 맘이 들었다. 예전에 그녀의 <나를 위로하는 그림> 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책에서도 널리 알려진 그림보다는 생소한 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만나서 신선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녀 덕분에 숨겨진 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화가들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공간들, 사람들, 시간들을 담은 그림들과 저자의 진실되고 풍부한 감성을 담은 글들은 너무나도 조화로웠다. 마음이 울적할 때, 한없이 내가 작아져 보일때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더라도  위로가 되기에 충분한 책, 항상 가까이에 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 주세페 데니티스, 어느 겨울의 풍경 -1875년 >

-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에 스트레스 받고 계시는 분들을 위한 선물입니다.

 

 

< 파니 브레이트, 기념일 - 1902년 >

평범한 식탁에 특별함을 더하는 그녀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리뷰는 위즈덤하우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28
종이책 혼자 있기 좋은 방 평점9점 | e******i | 2018.06.07 리뷰제목
드디어 ‘혼자 있기 좋은 방’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동생과 같이 쓰는 방이 아닌 오롯이 나만 쓰는 방이 그런 방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방에서도 혼자 있기 힘들었다. 가족들이 들락거리기 일쑤였다. 게다가 혼자 있든 여럿이 있든 좋은 방이라고 할 수 없었다. 언젠가 사촌 올케 언니가 내 방을 보더니 이런 말을 했다. “아가씨 방은 여자 방 같지 않아요. 테이블이라도 놓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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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혼자 있기 좋은 방’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동생과 같이 쓰는 방이 아닌 오롯이 나만 쓰는 방이 그런 방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방에서도 혼자 있기 힘들었다. 가족들이 들락거리기 일쑤였다. 게다가 혼자 있든 여럿이 있든 좋은 방이라고 할 수 없었다. 언젠가 사촌 올케 언니가 내 방을 보더니 이런 말을 했다. “아가씨 방은 여자 방 같지 않아요. 테이블이라도 놓고, 좀 예쁘게 꾸며요.” 아마도 지금 내 방을 보면 테이블은 있는데, 여전히 여자 방 같지 않다고 말할 것 같다. 굳이 여자 방처럼 보일 필요가 있을까. 다만, 혼자 있기 좋은 방으로 만들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욕망이 더 커졌다. 그래서 안 하던 청소기를 돌렸다. 조금 깨끗해진 방에서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혼자 있기 좋아진 방에서『혼자 있기 좋은 방』을 읽으니 좋았다. 비록 다 늘어진 티셔츠를 입은 상태로 독서를 했지만, 마르셀 리더의「독서하는 여자」가 부럽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방은 상당히 포괄적이다. 이 책에는 침실, 욕실, 부엌, 거실, 서재, 식당, 화실, 다락방, 발코니, 자동차와 같은 사적인 범주의 공간부터 카페, 지하철, 성당, 교실, 세탁소, 시장, 온실, 백화점, 호텔방, 배, 미술관 등 공적인 영역의 공간까지 다양한 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담겨 있다.(p. 14)

 

이 책은 결국 삶에 관한 이야기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방’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삶의 기록이다.

삶이란 방을 구축하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바닥과 천장, 벽과 문으로 이루어진 공통된 네모 상자를 자신만의 고유한 장소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거듭 살피고 관리하며 가꾸어가는 것, 때로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자신의 힘으로 조금씩 헤쳐나가는 것,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각의 여백을 아름답게 채워나가는 것이 인생일 테다. 그러니 부디 바라건대 비록 세상의 멍에가 버겁더라도 웃고 떠들고 놀고 즐기는 일을 멈추지 말기를, 아무리 삶이 비루하더라도 먹고 쉬고 독서하고 산책하고 여행하며 살아가기를, 그곳이 어디든 ‘자기만의 방’에서 세상의 모든 기쁨을 오롯이 누리기를 바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삶을 더 사랑하는 것뿐이다.

자 이제, 생생한 삶의 현장이 되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갈 차례다.     (p. 387)

 

물론 그 방에서 기쁨을 누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애나 블런던의「재봉사(셔츠의 노래)」도 그랬다. 18세기 영국 여성들은 가족을 부양하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 섬유 공장의 노동자가 되어 매일 긴 시간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 했다. 블런던은 이러한 현실을 그림으로 폭로했다. 이후 여성의 노동여건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고, 영국 의회보고서의 안건으로 여성 노동의 근로조건이 상정되며 노동환경 개선에 시발점이 되었다.(p. 115) 세상은 변한다. 방도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저절로 변하지는 않는다.(p. 118)

 

 

화가는 방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해 공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모두가 각자의 방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를 바랐을 것이다.(p. 28)

 

누구에게나 그림과 관련된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감동했던 작품이건, 우연히 화집에서 발견한 무명 화가의 그림이건, 고전에서 만난 옛 그림의 재발견이건,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엽서 속 명화이건 상관없다. 꼭 경이로움을 체험하거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그림까지는 아니어도 나를 들여다보고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준 그림이 한 점쯤 있다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그림을 삶에 끌고 들어와 내 삶을 더욱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그림의 본질이자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삶 전체는 하나의 미술관이 될 수 있다.     (p. 72)


이 책에서 소개된 그림 역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다 아는 빈센트 반 고흐뿐만 아니라 작자 미상의 그림까지 만나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레서 우리(Lesser Ury)를 알게 된 게 큰 기쁨이다. 이 책을 쓴 화가이자 작가 우지현은 꾸준함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매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고 한다. 그 꾸준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다. 그녀의 방에서 지금도 꾸준하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것 같다. 혼자 있기 좋은 방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면 이 책을 참고하는 것은 어떨까.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그와 관련된 글을 읽는 것만으로 대답할 힘이 생길 것이다. 더불어 위로가 될 것이다.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2 댓글 14
종이책 멍든 마음에 빨간 약 ㅡ 혼자 있기 좋은 방 평점10점 | y*****7 | 2018.06.27 리뷰제목
Y 혼자 있기 좋은 방 ㅡ 우지현 , 위즈덤하우스ㅡ동그라미 하나를 하늘에 그려본다 / 마치 웃는 구름이 나를 달래듯 위로해도 / 아직 울지 못해서 나는 웃지 못하네 /얼음 같은 내 마음 언제나 꽃이 필까 / 점점 계절은 지고 늙은 시간만 늘어가고 / 아직 울지 못한 건 그대 때문이겠지 /아무 말조차 전하지 못해 나는 잊지 못하네 /아직은 울 수 없어 아직은 울 수 없네 / 아직은 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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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혼자 있기 좋은 방 ㅡ 우지현 , 위즈덤하우스


동그라미 하나를 하늘에 그려본다 / 마치 웃는 구름이 나를 달래듯 위로해도 / 아직 울지 못해서 나는 웃지 못하네 /

얼음 같은 내 마음 언제나 꽃이 필까 / 점점 계절은 지고 늙은 시간만 늘어가고 / 아직 울지 못한 건 그대 때문이겠지 /
아무 말조차 전하지 못해 나는 잊지 못하네 /

아직은 울 수 없어 아직은 울 수 없네 / 아직은 울 수 없어 아직 난 울 수 없어 / 울고 싶어 나의 맘에 꽃이 피면 /

한 뼘 보다 작은 곳 꽃잎은 피었는데 / 소름같은 기억엔 아직 그대가 살고있어 / 그래 잊혀 지겠지 내 소식 닿을 때면 /
먼저 그대가 울고 난 뒤에 나도 따라 울겠지 /

by 이승열 노래 / ' 꽃이피면 ' 시그널 ost 중에서



같은 그림은 아니지만 어떤면에서 위로를 위한 책으로 명화들을 소개하는 책을 최근에 두권이나 만났다 . 전자는 엄마가 된 여성들의 시간을 위로했고 , 후자는 오로지 자신 , 혼자만을 위한 문장을 담았더랬다 . 나는 엄마임에도 이상하게 후자쪽에 더 마음이 갔다 . 전작이 모두 지나갈 것이고 그러니 힘내 하는 분위기의 책이었다면 후자는 지금 아니면 언제 혼자인 자신을 오롯이 보겠냐며 이 순간을 잊지 않아도 좋다는 공감의 언어여서 더 그런 듯했다 .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지금 혼자가 아니다 . 최악의 경제적 문제에 닥쳐 지난 토요일 서울에 위치한 친정에 아주 간단한 짐들만싸들고 올라와 있다 . 울적하여 집에 있었을 때는 , 사는 게 , 꿈을 꾼다는 게 뭐 이렇게 어렵나 ... 하며 막막함에 책장을 넘기기보단 주로 ebook 듣기에 기대어 시간을 보냈는데 정작 혼자가 아니고 당장 먹고 사는 일 자체에 걱정이 사라지니 마치 습관처럼 , 관성처럼 다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고 쓰고 싶어졌다 . 그리고 이 순간의 책들과 짬을 내어 허겁지겁 읽어대는 독서가 지극히 다디 달다 .

먹고사니즘 때문이 아닌 그냥의 여행중였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랬더라면 , 이 < 혼자 있기 좋은 방 > 의 문장들에 이렇듯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 식당의 일을 돕고 있는 중이기에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하지만 새벽의 독서는 , 또 내가 원래 지내던 곳에서 베란다 창을 통해 엿보던 여명과는 다른 감상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했다 .

이곳 서울의 하늘은 희부윰하다 . 그래서였을까 ? 책의 시작에서부터 파란 문이 있고 작은 쪽문이 비스듬이 열린 정원의 초록과 무수한 타일과 흘러내리는 듯한 짙은 파랑의 빛은 이곳 하늘로인해 답답한 내 심연을 퍼렇게 문질러 주며 멍같이 스며든다 . ( 5P , 야코프 알버츠 , [할리히 호게의 푸른 현관 ] 1905년 ) 야코프의 그림 속 파랑만이 아니다 . 방은 전혀 달라도 ( 11 P , 아돌프 멘첼 , [ 리터가에 있는 예술가의 침실 ] 1847년 ) 작품 속의 독서하는 예술가의 뒤로 흐르는 푸른빛의 커텐마저도 그렇다 . 우지현 작가는 그림하나만 어루만지고 있지 않았고 , 나와 같이 뭔가에 부딪힌 줄도 모르겠는 멍들을 예술가들의 생애를 통해 살살 쓰다듬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

부제로 쓰인 " 조용히 숨고 싶은 방 " 도 , " 완벽한 휴식의 방 " 도 , " 혼자 울기 좋은 방 " 도 , 또 "오래 머물고 싶은 방 " 까지도 어쩌면 그렇게도 울고 싶은 사람을 마음 껏 울 수 있도록 때려 주는 듯한지 ...다음 날 다시 일을 하려면 자두어야 하는데도 그 습기찬 속삭임 같은 말들의 주문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 날을 새도록 만들고 ... 생소한 작가들의 그림도 하나하나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그림 하나에 수많은 작가들의 삶의 일부를 생의 비밀처럼 알려주면서도 전혀 , 이 책은 그림 좀 안다는 전문가로서의 시선과 으스댐 없는 감성이 뭉클해 순간순간 나를 울컥하게 만들고 공감하게 만들었다 .

그리고 , 왜 이 책이 나에게 보내져 왔는지도 절절하게 알게 되었다 . 책을 보내준 m은 지금의 내 심정을 너무도 잘 알았던 게 아닌가 하고 ! m은 아마 조용히 숨고 싶은 방 속 그림의 여인들처럼 내가 외로움 속으로 숨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던 게 틀림없다 . 그래서 그녀는 , 나를 스스로를 위해 그림 속 여인들처럼 꽃을 사고 , 적당히 몸을 움직여 보며 , 고요한 정물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의 삶으로 조용히 돌아오라 메시지를 전한 것은 아니었을까 .

아 , 그래 . 그림의 위로란 이런 거지 하고 깊이 감동하며 읽을 혼자있는 방 . 이 책은 나 혼자만의 방에 갇힌 무수한 사람들에게 이처럼 위안을 주겠구나 담담하게 말하 수 있게 된다 . 지금 지독히 힘들고 방황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나도 이 책을 선물하리라 . 꼭 이 위안을 공유해 보리라 마음 먹게 된다 . 더불어 m , 그녀에게 지극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



이 그림의 원색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속상해...


여행 중이라면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독서의 자세!


여기저기 푸른빛이 흘러내린다 . 이 파랑을 어떡하면 좋아 !!


그러니까 , 내 안으로만 눈을 돌리지 말고 , 저 이쁜 것들도 좀 봐 , 하는 듯 ...


내 마음이 딱 이렇게 흐리고 멀고 , 내 앞만 보느라 세상 풍경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5
종이책 ‘방’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삶의 기록 평점10점 | y*****2 | 2018.09.21 리뷰제목
혼술, 혼밥, 등 혼자 무엇을 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누군가는 묘한 시선을 보냈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혼자 있기 좋은 방>은 혼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화가가 작품활동을 하던 공간을 이르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야외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조차도 사적인 은신처로 삼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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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 혼밥, 등 혼자 무엇을 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누군가는 묘한 시선을 보냈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혼자 있기 좋은 방>은 혼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화가가 작품활동을 하던 공간을 이르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야외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조차도 사적인 은신처로 삼았던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어찌되었건 저자는 “화가에게 방은 다양한 의미이다. 그들에게 방은 유일한 도피처였고, 내밀한 은신처였으며, 이상적인 휴식처였다.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창조의 무대였고, 영광으로 지은 거대한 방주였으며, 인생 전부를 담은 삶의 흔적 그 자체였다.(13쪽)”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방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일상의 삶이 어떠한 형식이 되었건 방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착안한 듯 저자는 침실, 욕실, 부엌, 거실, 서재, 식당, 화실, 다락방, 발코니, 자동차와 같은 사적인 범주의 공간으로부터 카페, 지하철, 성당, 교실, 세탁소, 시장, 온실, 백화점, 호텔방, 배, 미술관 등 공공의 영역까지, 방이라할만한 다양한 곳들을 잘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에 어울릴만한 그림들을 소개합니다. 화가이면서도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장점을 잘 살린 책입니다.

저자는 찾아낸 다양한 공간을 1부 조용히 숨고 싶은 방, 2부 완벽한 휴식의 방, 3부, 혼자 울기 좋은 방, 4부 오래 머물고 싶은 방 등으로 구분하여 일상에서 얻은 생각으로 출발하여 그런 생각에 잘 어울리는 그림을 소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결말을 맺는 형식으로 책을 꾸몄습니다. 하나의 생각에는 비슷한 주제로 그려진 다양한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수한 그림들 가운데 알만한 그림으로는 에드워드 호퍼의 「호텔방」, 알브레히드 뒤러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리의 「그랑 오달리스크」,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의 「꿈」과 「조용한 시간」, 등 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그림들이 소개되고 있어 적어도 그림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작가의 글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톡, 톡, 톡 빗방울이 창문을 때린다. 창문 틈새로 바람이 들어와 커튼이 이따금 크게 흔들리고, 물비린내가 섞인 차고 습한 공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슬쩍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온통 회색빛 세상이다.(32쪽)” 이런 구절을 읽다보니 ‘아하! 작가가 화가였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리하고, 주위의 변화에 민감한 직업을 가졌는데, 거기에 더하여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재주도 가졌구나. 부럽다!’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도시의 구경꾼이라는 뜻으로 도시를 활보하며 대로를 산책하던 19세기 후반의 남성 부르주아를 의미한다는 플라뇌르(Flaneur)라는 말이나, ‘가랑비가 졸금대고 있었다’, ‘안개비가 포슬포슬 내리는’ 등의 표현은 생소하다. 이로서 작가의 대단한 책읽기 내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작가가 다양한 소재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저도 요즈음 쓰고 있는 글에 안성맞춤한 그림을 발견하는 덤을 얻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그림을 삶의 궁극적인 발현으로 삶을 배제한 그림은 존재할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그림을 본다는 것은 생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도’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이 책은 방과 그림을 매개로 한 삶을 관조한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쉽게 말하면, ‘방’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삶의 기록이라는 것이 이 책의 기획의도였다고 합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0
종이책 그림 속에서 조용한 휴식 평점10점 | k*******4 | 2018.06.08 리뷰제목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졌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보다 혼자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훨씬 행복하다. 그러다 보면 쭈글쭈글하던 자존감도,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갉아먹던 내 조급함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에겐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 마음껏 기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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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졌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보다 혼자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훨씬 행복하다. 그러다 보면 쭈글쭈글하던 자존감도,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갉아먹던 내 조급함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에겐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 마음껏 기뻐하고 슬퍼하며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혼자만의 사적인 공간. 그리하여 나는, 지금, 혼자 있다. 

《혼자 있기 좋은 방》은 조용히 숨고 싶은 방 / 완벽한 휴식의 방 / 혼자 울기 좋은 방 / 오래 머물고 싶은 방으로 테마를 나눠 다양한 방의 모습을 나타낸 명화와 함께 조곤조곤 진심 어린 저자의 글이 곁들어진 그림 에세이다.  화가이자 작가라는 이 책의 저자 우지현은 꾸준함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매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꾸준함의 힘인 것인가, 그녀의 글은 마음을 두드리고 공감을 일으키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책 속에 줄긋고 싶은 문장이 많아서 포스트잇 스티커를 붙이며 읽다가 결국엔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그냥 읽었다. 좋은 글과 좋은 그림이 차곡차곡 예쁘게 어우러진 이런 책은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좋은 법이니까.  



「혼자란 모든 것의 기본이다. 일도 사랑도 관계도 삶도 바탕에는 내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상대를 배려하는 과정에서 외면된 나의 진짜 마음과 마주할 수 있고, 집단체제 속에서 생략된 나의 실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혼자 영화관에서 영화 보고, 혼자 드라이브하고, 혼자 마트에서 장을 보고, 혼자 식당에서 식사하고, 혼자 서점에서 책을 읽고, 혼자 공원을 산책하고, 혼자 여행을 떠나고, 혼자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일은 얼핏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아는 것, 삶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 < 혼자 있기 좋은 방 p. 105>


그림 속 혼자 있는 여인을 보니 왠지 쓸쓸해 보이긴 하지만 비극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따뜻한 불빛이 가득 비추는 방안의 벽난로 앞에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혼자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그녀는 분명 아침이 오면 기운을 되찾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있는 평온한 밤 시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분위기의 그림이라서 오랫동안 쳐다봤던 그림이다.  


다니엘 가버, 「과수원 창문」

그중 다니엘 가버의 그림도 기억에 남았다. 그는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을 가장 행복으로 여기는 화가였기에 활동하는 지역도 미국 내로만 한정하고, 외딴 시골의 아름다운 자연이 풍성한 곳에서 살며 가족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의 그림은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 대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가족들의 일상의 단면을 그대로 포착하여 나타냄으로써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여준다. 그래서 그림만 봐도 그 속에 행복감이 묻어난다. 따뜻한 햇살을 가득 받으며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책을 읽고 있는 딸을 바라보는 아빠의 시선, 너무나 밝고 따듯하지 않은가. 하지만 다니엘 가버의 죽음은 스튜디오에서의 사다리 추락사고로 너무나 급작스럽고 황망하게 찾아왔다고 한다.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순간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다 갔기에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은 바로 지금, 오직 여기에만 있다. 아끼고 미루다 보면 행복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다.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오늘의 행복을 즐기겠다는 자세로 행복을 느껴야 한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지금 최대한 맛있게 먹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꼭 시간을 내서 읽고,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바로 찾아서 보고, 그리운 사람이 있으면 당장 달려가서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지금 떠날 수 있어야 한다. 다 하지는 못해도 생각만 하다가 끝나지 않는 삶,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하나씩 실천해 보는 힘, 이런 것들이야말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궁극적으로 삶을 견디게 한다. 」 
<p.297> 

명화 그림은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찰나를 붙잡아 맨 현실이 사진이라면, 그림은 철저히 화가의 의도와 상상 속에서 모든 등장인물과 구도와 표정, 색감, 물건의 배치 등이 정해진다. 그래서 화가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자세히 오랫동안 살펴볼 수밖에 없다. 세세한 물건들과 인물의 눈빛까지 하나하나가 철저히 계산된 화가만의 의사표현인 것이다. 그걸 발견하기 위해 오래오래 그림을 쳐다보는 과정에서 어쩌면 화가의 의도와 감정이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 사실 그림에 대해선 문외한이라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책을 통해 그림을 보는 법을 조금은 배운 것 같달까. 문득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고 싶어졌다. 

예술이 꼭 어려운 것은 아니다. 
모든 예술은 인간의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이 책은 정말 추천, 완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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