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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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불평등

재난은 왜 약자에게 더 가혹한가

리뷰 총점 7.5 (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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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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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재난은 약자에게 먼저 다가오고 더 가혹하다 평점8점 | c******4 | 2021.03.09 리뷰제목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전 인류가 동일하게 맞이한 재난이지만 그 피해의 정도는 국가별로 그리고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흑인이 백인보다 높은 감염율과 사망율을 보이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과학자인 저자는 사회과학자의 관점에서 재난속에 감춰진 불평등의 민낯을 고발한다.   흔히 자연재해로 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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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전 인류가 동일하게 맞이한 재난이지만 그 피해의 정도는 국가별로 그리고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흑인이 백인보다 높은 감염율과 사망율을 보이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과학자인 저자는 사회과학자의 관점에서 재난속에 감춰진 불평등의 민낯을 고발한다.

 

흔히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규모는 재난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주로 재난의 크기는 자연과학자가 측정한다. 강진에 비해 약진의 피해가 적고, 대홍수에 비해 미미한 홍수는 피해복구에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것은 상식적이다. 하지만 재난 피해의 크기는 재난의 크기와 무관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면서 재난피해는 사회 구조와 격차, 기존에 있던 부조리, 사회내에 존재하는 불평등의 정도에 따라 그 크기가 결정된다고 이야기한다. 재난은 약자에게 먼저 다가오고 더 가혹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의 자연재해를 분석한다. 지진 중에서는 2010년 아이티에서 일어난 지진은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힌다고 한다. 사망자수가 30만 명에 달했고, 손해액도 연간 GDP의 100퍼센트를 초과했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아이티는 이 재난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곳을 떠난 난민들 중에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많다고 한다. 한편 20세기 최악의 자연재해 가운데 하나는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다. 아이티 지진보다 더 큰 규모였지만, 사망자수는 아이티 지진의 1/10에도 못 미쳤고 몇 개월만에 복구되었다고 한다.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동일한 규모의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그 피해도 사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자연재해 측면에서 일본만큼 피해가 자주 일어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지진과 태풍이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금방 피해가 복구되고 지속적으로 상장을 하는 선진국이다. 그 원인을 생각해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논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난은 자연이 처음 타격을 가하는 무시무시한 몇 분 또는 몇 시간 동안에만 자연적이라는 것이다. 재난 이전과 이후의 상황은 순전히 사회적 상황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자연과학자와 사회과학자가 연대해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거세지는 자연의 위력 앞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더해 우리를 힘들게 한다. 이를 단지 자연재해의 문제로만 다루어서는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 내부에 존재하고 있고 점차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주장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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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평점7점 | d*******3 | 2022.07.28 리뷰제목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재난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코로나 19는 처음에 모두에게 동일하게 찾아온 재난이었다. 갑자기 감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일제히 멈췄고, 모두가 코로나를 두려워했다. 여기까진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약자들에게 훨씬 가혹했다.    모든 것이 일시정지하자,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빈곤층은 갑자기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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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재난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코로나 19는 처음에 모두에게 동일하게 찾아온 재난이었다. 갑자기 감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일제히 멈췄고, 모두가 코로나를 두려워했다. 여기까진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약자들에게 훨씬 가혹했다. 

 

모든 것이 일시정지하자,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빈곤층은 갑자기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다. 또한 이들은 집에서 머물러야 했기에 좁고, 답답하고, 푹푹찌는 단칸방에서 버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이들이 숨이라도 돌리려 밖으로 나가면 왜 나갔느냐고 손가락질 당할 수밖에 없었다. 
불평등한 사회 진출 현실로 남편에 비해 경제력과 경쟁력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커리어는 쉽게 단절됐다. 게다가 가정폭력은 증가했다. 가정폭력의 희생자는 대개 가정의 약자다. 여성, 아이들 말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진행되던 프로그램은 코로나 19 위험을 이유로 중단됐다. 학교가 일시정지하면서, 사교육을 받을 경제적 여력이 없는 가정의 아이들의 학력은 추락했다. 발달장애인들은 복지관에 다닐 수 없었고 오랜 기간 애써서 쌓아온 이들의 교육은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코로나 19로 병원의 역량이 한계치에 도달하자, 투석이나 항암이 필요해 늘 병원을 다녀야 하는 아픈 사람들은 의료 사각지대에서 죽어가기도 했다. 
지난 삼년 간 처절히 경험한 바, 코로나 19라는 재난은 불평등했다. 당장 떠오르는 일들만 해도 이렇게 많다.

 

재난은 그 사회가 품고 있는 불평등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재난은 결코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지 않는다. 지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계층에 따라서, 재난은 완전히 다른 강도로 찾아온다. 부당한 현실이지만 그렇다. 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찾아오며, 이를 회복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이토록 성공적인 종으로서 한때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협동과 공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난이라는 위기가 찾아왔을 때, 시야가 좁아지고 당장 내 것만 눈에 보이는 것은 어쩌면 생명체로서 가장 본능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난이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가 무엇이었는지 외면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약자에게 공감하며 함께 나아가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성공적으로 생존해 온 검증된 방법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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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재난 불평등 평점7점 | h******3 | 2022.07.28 리뷰제목
책 제목 '재난 불평등'을 보고 처음엔 의아했다. 재난은 인간이 다스릴 수 없는 자연재해인데 불평등을 논한다는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동일한 재난을 겪은 국가 또는 도시들이 재건 과정에서 격차가 발생하는 것, 재난이 권력과 자본, 정치적인 이유로 다루어지는 모습 등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먼저 발생하는 재난에 대해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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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재난 불평등'을 보고 처음엔 의아했다. 재난은 인간이 다스릴 수 없는 자연재해인데 불평등을 논한다는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동일한 재난을 겪은 국가 또는 도시들이 재건 과정에서 격차가 발생하는 것, 재난이 권력과 자본, 정치적인 이유로 다루어지는 모습 등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먼저 발생하는 재난에 대해 과학적으로 '왜' 발생했는지는 연구할 수 있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기 답을 내리기 어려우며, 재난에 대처해야 하는 방법을 찾을 때 권력을 가진 이들이 이익을 위해 정치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사실은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오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의 주장 이후 실제로 빨대는 주요 원인이 아니나, 일부 세력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거짓된 이야기를 꾸며내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며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워 혼란스러워 했던 기억이 났다. 자본과 권력의 힘이 재난을 돈벌이 기회로 악용하려는 현상을 볼 때마다 혐오를 느낀다. 어디선가의 재난은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에 이런 상반된 모습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 하나 직면하여 안타까웠던 부분은 재난당 사망자 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난이라는 점이다. 빈민촌에서 살며 위험 가까이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과 안전한 지역에 터를 잡는 부유한 계급의 차이는 재난의 앞에서 너무나 사실적으로 드러난다. 개인의 경제적 차이에서 넓은 범위로 보면 국가의 경제력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 재난을 관리하거나 예측, 복구하는 기관들도 대체로 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지루하기는 했지만 재난 관련해서 한번쯤 읽기 좋았다. 

 

 

‘부자가 이기고, 가난한 사람이 진다.’ 불평등이 극심한 세상에서는 자연재해의 결과 또한 불공평할 것임을 확실히 짐작할 수 있다. 재난은 어떤 면에서는 부유하든 가난하든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지만, 결코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하지는 못한다. 재난은 모두가 서로를 끌어 주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고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각 집단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다르고, 각 집단이 대응할 방법도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에, 재난은 각자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게 되는 계기가 된다. 각 집단이 재난을 활용하는 방법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부자는 이용하고, 가난한 사람은 못한다. 슘페터의 광풍은 부자의 요트에 바람을 불어넣지만 가난한 자의 부실한 탈 것은 가라앉게 만든다. 부자는 더 멀리 피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빈곤의 덫에 갇혀 있거나 덫 안쪽으로 더욱 미끄러져 들어간다. p.278~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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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파인만 경계를 넘나들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1.04.06 리뷰제목
파인만 경계를 넘나들기라, 자연재해는 슘페터의 이론에 따라 창조적 파괴, 산업적돌연변이, 즉 자연재난이 한 번 일어나면, 이의 복구에 관련된 활동으로 경기가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재난과 경제성장은 일정한 관련성을 갖는다는 논문도 존재한다. 지은이는 자연재난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의 생활관계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말한다. 자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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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경계를 넘나들기라, 자연재해는 슘페터의 이론에 따라 창조적 파괴, 산업적돌연변이, 즉 자연재난이 한 번 일어나면, 이의 복구에 관련된 활동으로 경기가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재난과 경제성장은 일정한 관련성을 갖는다는 논문도 존재한다.

지은이는 자연재난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의 생활관계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말한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경계를 넘나들지 않으면, 사회악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뿐더러, 눈 앞에 펼쳐진 현상의 원일과 결과, 그리고 이들이 미칠 사회적영향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층에게 미치는 쓰나미가 절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재난 속에서 가장 어려운 이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이들이다. 왜 재난의 결과를 고통으로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걸까, 뭐가 잘못된 걸까? 이를 들여보고 톺아보는 지은이는 이 책의 기술부록1에 자연재해가 주는 충격과 그 결과에 대한 간략한 사회경제학을 참조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의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 지식불평등과 재난, 지식노동자와 육체노동자는 재난취약성이 전혀 다르다. 아이티, 미안먀, 뉴올리언스 등의 사례를 들어 재난을 설명하고 있다. 재난을 기회삼는 이들도 있다.

재난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기제이다. 위의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자연재난연구자에서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파인만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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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재난 불평등 왜 재난은 가난한 자들에게 더 가혹한가 평점9점 | i****m | 2022.10.19 리뷰제목
<재난 불평등>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인 존 머터가 쓴 책이다. 그는 2005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라 불리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그 이후 재난에 대처하는 불공정한 사회의 이면을 목도하고 사회과학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하고 연구를 계속한 끝에 이 책을 펴냈다.   <재난 불평등>은 <자연재해, 선악의 중개자>, <지식 불평등과 재난>, <학살당한 아이티와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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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불평등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인 존 머터가 쓴 책이다. 그는 2005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라 불리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그 이후 재난에 대처하는 불공정한 사회의 이면을 목도하고 사회과학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하고 연구를 계속한 끝에 이 책을 펴냈다.

 

재난 불평등자연재해, 선악의 중개자>, <지식 불평등과 재난>, <학살당한 아이티와 혼란에 빠진 칠레>, <물의 장벽, 죽음의 대양>, <미얀마, 무관심이라는 악행>, <충격에 뒤덮인 뉴올리언스>, <재난을 기회 삼는 이들>, <재난, 끝이 아닌 시작으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에 의하면 폭풍과 달리 지진은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폭풍이 예측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매뉴얼에 따라 주민을 대피시킨다든가 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아이티 지진이나 필리핀, 스리랑카, 칠레, 미국 뉴올리언스 등에 발생한 다양한 재난을 목도하고 그것이 남기고 간 피해와 그 이후의 모습은 저마다 달랐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재난 불평등에 담긴 내용들은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충격적인 진실이다. 아이티, 미얀마 정부처럼 국민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국가에서의 부패와 재난 이후의 사건들은 그렇다 쳐도 미국의 한가운데에서 일어난 뉴올리언스의 비극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재난 불평등은 재난이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애초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진 자들은 그것의 피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재난의 한가운데에 선 자들은 가진 게 없는 자들이다. 저지대에 사는 가난한 주민들, 그들이라고 그런 곳에 살고 싶겠는가. 아이티 지진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들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의 국민이었을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최악의 비극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평상시에 가장 배려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재난 시에도 가장 큰 고통을 당할 가능성이 많다.”(142)

 

그렇다면 미국의 한가운데에서 일어난 비극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 나라의 부와 관계없이 그들이 무능한 지도자를 가진 탓이었다고 해야 할까? 저자 역시 아이티에서의 상황과 뉴올리언스의 상황을 비교하는 게 애초에 무리라는 걸 인정하지만, 두 재난에는 닮은 구석이 너무 많다. 가난해서 저지대에 살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소수지만 대부분의 부를 거머쥔 백인들을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고 해서 동등한 국민으로 보기엔 어려울 것이다.

 

가난 때문에 인종 때문에, 그들은 국가의 관심 밖에 있어야만 하는가. 저자가 개정판 서문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2020년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남긴 상처는 나라마다 달랐고, 개개인에게 남긴 데미지도 달랐다. 화이트 컬러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전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충분히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지만, 몸으로 노동하는 이들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터로 나가야 했다.

 

가난한 가정의 가장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것과 중산층 가정의 가장이 목숨을 잃은 것 또한 그것이 남긴 상처와 회복의 과정은 같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재난이나 전염병조차 이토록 잔인하게 인간을 가려서 다른 무게의 고통을 주는 것일까. 지난여름 서울에 내렸던 비가 할퀴고 간 자리도 그랬다. 그들 중 누군가는 한번 빼앗긴 삶의 터전을 어쩌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뉴올리언스의 누군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한 나라의 부가 자연재해로 인한 최악의 피해를 막아주는 잠재적인 방패가 될 수 있듯이, 개인의 부 또한 방패가 된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재난이라도 다른 이에게는 그저 약간의 불편 이상이 아닐 수도 있다.”(141)

 

단단한 삶의 기반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웬만한 타격을 입더라도 회복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경제적 능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치자. 하지만 빈곤을 온전히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걸 감안하면 정부가 어느 정도 보완의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기 위해 우리는 기꺼이 자신이 속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해야 할 세금 납부 같은 의무들을 기꺼이 수행하고 있는 것일 테다.

 

미얀마는 재난 이후 오히려 재건을 명목으로 국민들의 토지를 착취했다고 한다. 마땅히 정부로서 해야 할 국민을 보호해야한다는 의무는 하려고 든 적도 없으면서 오히려 국민을 갈취한 것이다. <재난 불평등을 읽고 재난은 그 나라의 정부의 부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티에서 건물들이 맥없이 무너진 것도 제대로 된 건축 규정에 따라 지어지지 않았던 탓이었다. 죽지 않아도 될 소중한 생명들이 스러져 간 것이다.

 

아이티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가난, 가난한 사람에 대한 무관심, 강력한 정부의 부재 때문에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사람들이 깔려서 죽어나갔다. () 건물은 허술하게 지어졌기에 무너진다. 정말 그렇다.”(135)

 

대한민국의 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엄청난 행운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아이티에서 태어났다면 성인이 되기도 전에 영양실조로 굶어죽었거나, 운 좋게 살았더라도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을 것이며, 고등교육을 받는 일은 절대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한 사람의 처지를 개개인이 타고난 운에만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개개인 간의 차이를 줄이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 하지만 과연 그 차이가 언제쯤이나 조금이라도 좁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히려 갈수록 더 벌어져만 가는 건 아닌가 싶다. <재난 불평등은 내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우리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부와 가난의 사회적·지리적 질서가 계급 사이의 물리적·경제적 차이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재난은 항상 저소득층에게는 피해를, 상류층에게는 단순한 불편만을 끼침으로써 그 차이를 더욱더 벌린다는 사실이다.”(267)

 

 

 

#재난불평등 #동녘 #아이티지진 #허리케인 #쓰나미 #자연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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