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와 마노즈 프라단은 인구 감소와 세계화의 둔화로 인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경고한다. 코로나19는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자 각국 정부는 유례없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는 코로나 대응책으로 14조 달러에 가까운 정부 재정을 시장에 풀었다. 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은 98%에 가깝게 치솟았다.
우리나라 역시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돌파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계빚이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로 꼽히기도 했다.
저자들은 인구변동과 세계화라는 두 변수가 금융과 실물경제의 장기 추세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두 변수가 디플레이션에 영향을 주었다면, 앞으로 30년 정도는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부상과 노동 공급의 대규모 증가라는 충격이 세계에 끼친 영향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 동안의 일반적인 거시경제 분석에서는 왜 여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을까? 기본적인 이유는 금융시장·거시경제·정책 토론의 대부분이 향후 2년이나 길어도 3년의 전망을 놓고 논의한다는 데 있다. 인구변동과 세계화의 영향 같은 근본적인 추세는 너무 느리고 꾸준히 움직이기 때문에 단기 예측과 경기젼동 예측의 주요 측면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 25쪽
1970년대부터 2000년까지 전후 세대가 노동력의 주력으로 부상했고, 인구변동 추세에 따라 부양인구비가 개선되었다. 가령 중국의 부상과 동유럽의 복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책은 모두 14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서론이며, 2장에서 중국 인구 변동의 특성을 보여준다. 즉 중국에서 새로 유입되는 노동자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데다 서부 농촌 지역 동부 도시로의 이주도 끝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부양인구비 악화의 결과는 고령화가 건강에 미치는 여향을 고려할 때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다.
3장에서 인구 대역전이 어떻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4장에서 고령화의 경제적 영향을 설명하면서, 고령화가 인구변동의 대역전에 가하는 충격의 심각함을 보여준다. 특히 치매 치료의 의학적 진전과 치매 환자의 진단과 치료, 간병에 드는 비용을 추산한다.
이어 인구 대역전이 인플레이션(5장)과 금리(6장), 그리고 불평등(7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8장부터 11장까지 자신들이 내세운 결론과 전망에 대한 학계의 반론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11장, 그리고 12장에서 부채 함정에서 탈출하는 여러 방법으로 성장과 예기치 못한 인플레이션, 채무불이행, 부채 탕감, 부채 조정, 부채의 자본으로의 전환 등을 살펴본다.
13장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최근보다 앞으로 한층 더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끝으로 14장에서 저자들의 주장을 요약하며 현재의 주류적 분석과 다른 점들을 서술하고 강조한다.
두 저자는 고령화·치매·불평등·포퓰리즘·부채·세금 등의 거시경제적 요인을 다루면서 다양한 자료와 그래프를 활용해 실증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저자들이 던지는 경고는 사뭇 엄중하다. 이에 의하면 인구(구조)의 대역전과 둔화하는 세계화 때문에 재정정책, 통화정책이 소용없게 된다. 지난 30년간 세계 경제가 순항할 수 있었던 이유는 통화정책 덕이 아니라 그저 노동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와 여성 등이 노동 시장에 대거 참여했고, 중국과 동유럽이 세계 경제 흐름에 합류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제 주요 선진국 등 인구가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으로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노동인구의 이동도 제한받고 있다.
인구 대역전 시대에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고령이 된 피부양자는 생산하지 않고 소비한다. 대다수 노년층은 정부 지원과 연금에 의존한다. 모두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들이다. 생산하는 인구보다 소비하는 인구가 많아지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이다.
“세계화의 퇴조가 현재 어느 정도인가 하는 질문은 가능하지만, 대역전이라는 기본 윤곽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우리 주장처럼 우호적인 인구변동과 급격한 세계화가 지난 30년간 빠른 성장과 낮은 명목변수(인플레이션과 금리)를 전체는 아니더라도 많이 설명할 수 있다면, 향후 30년의 성장과 인플레이션·명목금리는 각각 전보다 더 낫고 높으리라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 325쪽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간만에 흥미롭게 읽은 책. 뭔가 현실로 확 와닿았다.
보통은 이런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은 그냥 그렇구나,,하고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딱히 없었는데 이 책은 되게 현실감 있게 담아낸 것 같다. 외서여서 과연 우리나라에도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좀 걱정되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그리고 평소 잘 안 읽던 분야이다보니까 많이 어려우려나,,하고 어려우면 읽다말지,,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1장에서 이 책은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어떤 내용에 대해서 보다 깊이 이야기할 것인지 설명해주고 있다. 덕분에 나처럼 이런 세계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차근차근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훨씬 더 표지 디자인도 잘 뽑았다고 생각하며(확 눈에 들어와서 되게 마음에 들었다), 내지도 내가 좋아하는 그런 재질이어서, 읽을 때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나처럼 현실에 무감각한 사람들. 이 책을 읽고 나면 무언가 현실로 다가올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