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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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리뷰 총점 9.3 (1,193건)
분야
예술 대중문화 >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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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뜨거운 마음으로 공감하는 미술이 되기를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c****g | 2020.12.23 리뷰제목
예전에 미술관을 갔다 직장에 막 들어갔을 때 입사동기 동생이 미술관을 가자고 한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였다.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전시회란 곳을 가보지도 못했지만 남자 둘이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미술관에 갔다. 열심히 그림을 보는 녀석에게 샤갈에 대해서 좀 아냐고 물었을때, 쿨하게 "그냥 보는 거지 머"라는 답이 나왔다. 그림에 대해서 모
리뷰제목

예전에 미술관을 갔다

 

직장에 막 들어갔을 때 입사동기 동생이 미술관을 가자고 한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였다.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전시회란 곳을 가보지도 못했지만 남자 둘이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미술관에 갔다. 열심히 그림을 보는 녀석에게 샤갈에 대해서 좀 아냐고 물었을때, 쿨하게 "그냥 보는 거지 머"라는 답이 나왔다.

그림에 대해서 모른다고 주눅들 필요가 있을까. 보는 만큼 느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보다시피 한 때 비난 받았던 그림이 뒷 날 다시 재평가 받는 경우도 종종 있지 않았던가. 그림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분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왕 그림을 보는 것, 그래도 좀 사전 지식이라도 쌓고 이 그림이 어떤 의미가 있고 배경이 있는지 알면 좋겠다 싶다. 그런 그림 문외한 들을 위해서 쿨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나왔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만나기"라는 글을 시작으로 서양 미술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강점이다. 이 책이 그때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샤갈 퍼즐 하나를 사들고 근처 두부전골집에서 한 끼를 마친 전시회 관람이 그렇게 끝났다. 


마음으로 공감하는 미술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술을 함께 보고, 느끼고, 가지고 놀며,

공감하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른 누구의 미술이 아닌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을 위한, 당신에 의한 당신의 미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차갑게 머리로 아는 미술을 넘어

뜨겁게 가슴으로 공감하는 미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책 머리글에서 글쓴이의 말-

 

예전 멋 모르고 갔던 미술관을 떠올리며, 이제 다시 이 책을 통해서 "방구석 미술관"을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을 위한 미술이 되기를 바란다는 글쓴이의 말을 시작으로 에르바르트 뭉크에서부터 마르셀 뒤샹까지, 미술의 문외한일지라도 어디선가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이 글쓴이의 손을 걸쳐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흡혈귀, 에드바르트 뭉크, 1895, 이 책p19]

"죽음 앞에 절규한 에드바르트 뭉크, 사실은 평균 수명을 높인 장수의 아이콘"란 제목으로 에드바르트 뭉크를 시작으로 방구석 미술관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익살스러운 글이 이 책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서양 미술에 쉽게 다가갈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화가의 특징을 잘 잡아주기도 합니다. 

뭉크는 <절규>라는 작품이 유명한데, 붉게 보이는 배경과 귀를 감싸 쥔 해골 얼굴이 죽음앞에서 소리지르는 듯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는 예술은 믿지 않는다"는 뭉크의 말로 시작하는 글은 뭉크가 어릴 때부터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마주치며 성장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의 그런 삶에 따라 그림에도 죽음이 많이 녹아들어갔겠지요. 위의 <흡혈귀>는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에 젖은 뭉크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죽음과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이라, 참 어려운 삶을 살았네요. 그렇지만 또 장수했다는 것이 반전입니다.


[

[영화 프리다, 2002년 작, 의 한 장면입니다.]

불구가 된 몸으로 힘겹게 그림을 그리는 프리다 칼로의 고집스러운 모습이 잘 나타난 컷에는 <부서진 기둥, 1944>그림이 보입니다. 프리다는 교통사고로 크나큰 고통을 받는 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프리다 칼로와 바람둥이 예술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막장 드리마"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자기표현"을 그려난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보는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멕시코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예술이 되는데, 역설적이게도 이것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은 디에고였다고 말해줍니다. "알고 보니 원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란 제목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막장 드라마에 비유해서 그려낸 글쓴이의 글을 통해서 우리는 프리다 칼로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마리아를 경배하며(la Orana Maria),1891, 폴 고갱, 이 책 p164>

요즘 직장 생활이 힘든 직장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퇴사에 관한 책이 종종 나오는데요, 이 책에서는 "알고 보니 원조 퇴사학교 선배?, 자연의 삶을 동경했던 폴 고갱"이란 제목으로 폴 고갱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위 제목에서 고갱 삶의 큰 특징을 두 가지로 짚어주는데요, 퇴사라는 말에서는 원래부터 화가가 아니었다는 점과 자연의 삶을 동경했던 이라는 말에서는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떠하겠다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처럼 각 화가를 소개하는 제목이 익살스럽지만 그 제목에서 화가의 특징을 잘 잡아낸 것이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고갱은 페루에서 살았고 답답한 파리 도시 생활 속에서 증권맨으로 생업을 했다고 하지요. 그 와중에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고 피사로를 만나 화가의 삶을 이어갑니다. "지금 나는 용기도 재능도 부족하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말했던 고갱은 오직 그림을 통해서, 노력을 통해서 그림을 그려나가고 결국 원시와 야생이 살아있는 시골로 주제를 옮겨가게 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원시와 야생이 살아있는 자연 속에서 언뜻 도시 혹은 문명의 모습을 담아낸 듯 하네요.

 

 <까마귀가 있는 밀밭, 1890, 빈센트 반 고흐>

강렬한 노란색이 담긴 그림에는 고흐의 생전 열정이 담긴 듯 합니다. 하지만 반 고흐가 있던 시절은 압생트라는 녹색 술이 있었고 고흐는 이 술로 인해 알코올 중독이 되었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붕대로 귀를 감은 자화상>같이 귀를 자른 그림을 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열적인 그림을 그리던 중 도움을 주던 동생 테오가 죽자 결국 압생트의 저주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저렇게 강렬한 노랑이 담긴 그림을 남겼으니 그의 정열적인 예술적 영혼의 극대치를 담아낸 듯 하네요.

 

 <나와 마을, 1911, 마르크 샤갈, 이 책 p274>

오래 전 미술관에서 마주했던 샤갈의 작품이 이 책에서도 나옵니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제목처럼 입체적으로 해석해서 다양한 색을 입힌 그림이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로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목을 휘어 키스하는 모습의 <생일>이란 작품도 샤갈의 대표적인 그림입니다. 그림만 볼 때는 재미있고 다양하고 그런 느낌이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러시아의 유대인 마을에서 태어나 힘들게 자라났던 그의 어린 시절 삶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힘들게 살았던 마을이지만  멀리 떠나 있어서인지 <나와 마을>에 그의 어린 시절 마을에 대한 향수를 담아놓았나 봅니다. 


이 이외에도 19금 예술을 하고 반항아적 예술을 한 클림트나 그 뒤를 이은 에곤 실레, 로맨틱 풍경화를 그린 클로드 모네와 사과 그림으로 유명한 세잔 등등 이름만 들어도 어릴 적 학교 다닐 때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화가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고지식하게 지식백과 보듯 들여다보면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요?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서 익살스런 제목에 화가의 특징을 담아내고 그의 일생에서 특징만 짚어서 이야기해줍니다. 제목만 읽어도 벌써 느낌이 오지요. 화가의 이야기가 끝나면 [더 알아보기]를 통해서 화가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을 해주고 아래 QR코드를 통해서 팟캐스트를 연결해줍니다. 글쓴이의 목소리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화가의 삶과 그림을 마주할 수 있겠네요.

 

보는 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 그림이지만, 한편으로는 아는 만큼 보이는 것도 예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 아무것도 아는 것 없이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제목으로 하던 전시회를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사전 지식 없이 그저 보고 느끼는 것도 나름 괜찮았던 듯 싶습니다. 그래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화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짝 엿보고 미술관에 가는 것이 좋겠네요. 재미있는 글쓴이의 해설과 함께 한다면 좀 더 화가들과 가까워지고 그림에 친숙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기본 지식을 쌓고 다시 보이는 대로 마음이 느끼는 대로 그림을 보면 이전과는 또다른 모습으로 그림과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이 다가오겠지요. 


6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8 댓글 81
eBook 구매 이북하고 책하고 달라요. 이북에 내용이 더 적습니다 평점4점 | d*******2 | 2018.11.22 리뷰제목
본 책하고 ebook에 실린 내용이 차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이북 내용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주문한 책을 보니 책 두께가 생각 보다 두꺼워서 목차를 보니 이북과 다르네요이럴꺼면 제가 이북을 왜 삽니까?제가 잘 못 산건가요? 아니면 원래 이렇게 이북은 만들어진건가요?아무런 말이 안 적혀 있어서 여기에다가 글 남깁니다어쩐지 이북 읽는데 이북에 피카소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리뷰제목
본 책하고 ebook에 실린 내용이 차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이북 내용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주문한 책을 보니 책 두께가 생각 보다 두꺼워서 목차를 보니 이북과 다르네요
이럴꺼면 제가 이북을 왜 삽니까?
제가 잘 못 산건가요? 아니면 원래 이렇게 이북은 만들어진건가요?
아무런 말이 안 적혀 있어서 여기에다가 글 남깁니다
어쩐지 이북 읽는데 이북에 피카소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에는 있네요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해주세요
내용은 좋고 재밌는데 이것 때문에 기분이 나쁘네요




2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3 댓글 1
종이책 가볍게 읽는 유쾌한 교양 미술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c******4 | 2021.02.23 리뷰제목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인 것 같다. 여행이나 대중 모임이 제약을 받는 시대에 비대면 방식의 미술관 둘러보기는 단연 인기다. 집에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명화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방구석 미술관' 국내편도 새로 나온 상황이다. 2018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 <방구석 미술관>은 94쇄, 1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고 한다. 엄청난 인기를 실감한다.   <방구석 미술관>
리뷰제목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인 것 같다. 여행이나 대중 모임이 제약을 받는 시대에 비대면 방식의 미술관 둘러보기는 단연 인기다. 집에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명화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방구석 미술관' 국내편도 새로 나온 상황이다. 2018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 <방구석 미술관>은 94쇄, 1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고 한다. 엄청난 인기를 실감한다.

 

<방구석 미술관>이 처음 나올 때 코로나 문제는 없었지만, 방구석에서도 편안하게 미술계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지금 상황에서 보면 큰 강점이다. 여기에 미술이 가진 ‘권위’, ‘체면’, ‘무게’를 빼고 여기에 ‘위트’, ‘유머’, ‘인간미'는 더함으로써 독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교양서로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예술작품의 설명과 함께 화가에 얽힌 비사를 더해 제대로 된 작품감상이 되도록 돕고 있다.

 

이 책에는 14명의 화가가 등장한다. 오르세 미술관의 대표 화가인 ‘고갱’, ‘폴 세잔’, ‘반 고흐’에서부터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의 키스의 주인공인 '클림튼'을 거쳐 현대미술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다양한 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 그것도 예술가라는 거창한 치장을 모두 내려 놓고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형과 누나의 친밀한 인간적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저자의 가볍고 편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말이다. 

 

발레리나의 화가인 에드가 드가를 보자. 그는 있는 그대로의 발레리나를 그렸다고 한다. <무대 위 발레 리허설>이란 작품에는 리허설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두 남자가 무대 뒤편에 앉아 있는데 이들이 바로 스폰서였다고 한다. 당시 발레리나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여성이 성공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대안의 하나였고, 발레를 통해 성공하려는 소녀들의 경쟁은 치열했고 이런 상황에서 권력을 가진 스폰서를 만나 주인공을 꽤차는 대신 성의 노예로 전락한 당시의 사회상을 그렸다고 한다. 

 


 

이 밖에도 많은 사연들이 그림과 함게 설명되어 있다. 죽음 앞에서 절규한 에드바르트 뭉크, 병약했지만 예상외로 장수한 화가라고 한다. 미술계의 여성 혁명가로 알려진 프리다 칼도는 알고 보면 오늘날 안방극장의 단골 메뉴인 막장 드라마같은 삶을 살았다. 로맨틱한 그림 <키스>를 그린 클림튼은 희대의 반항아였으며, 사과 하나로 파리를 접수한 폴 세잔은 자연의 본질을 담은 '묵직함'과 조화와 균형을 담은 '견고함'의 작품세계를 펼쳤다고 한다. 그리고 야수주의 리더인 마티스와 입체주의의 선구자인 피카소는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승부사 관계였음을 저자는 친절하게 알려 준다. 미술의 세계와 그림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그림의 세계가 우리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며 그림과 친해진 느낌을 팍팍 들게 만드는 책이다.

2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0 댓글 0
종이책 구매 [방구석 미술관/조현재] 나에게 묻는 lIfe 평점10점 | h******o | 2019.01.12 리뷰제목
1."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 몽크 (p.013)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한참, 재미있게 읽읽었지만, 뒷맛이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책은 더더욱 그러한 외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방구석 미술관』은 다시 읽
리뷰제목

1.

"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 몽크 (p.013)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한참, 재미있게 읽읽었지만, 뒷맛이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책은 더더욱 그러한 외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방구석 미술관』은 다시 읽고 싶은, 몇 안 되는 책 중의 하나다. 나는 이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딱 며칠만에 한번을 완독했다. 그냥, 재미로!

 

시대적 분위기가 읽혀질 때도 있고,  화가의 개인적인 역동 상황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직 원시와 야생만을 그리기로 한 고갱. 이제 가야 할 길이 명료해졌습니다. 지구에 원시와 야생이 살아 있는, 아직 문명의 때가 끼지 않은 곳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자신이 느낀 태초의 순수함을 그리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릴 적 5년의 항해 이후 기억 속에 먼지처럼 쌓여 있던 떠돌이 본능이 다시 깨어납니다. 그때는 목적 없는 방황이었다면, 이제는 그림을 그릴 목적으로 떠납니다. 원시와 야생을 간직한 곳으로!

- p.161

 

개인사, 시대적 분위기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개인적인 신념, 철학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기도 하는 사람들. 『방구석 미술관』에는 14가지의 인생이 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읽고 싶다. 처음에는 그냥 흥미진진, 재미로만 읽었다면, 두번 째는 그러한 시대적 분위기와 개인사적 인생에서 배우는 지혜와 지식을 추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곳곳에서 보이는 명화들을 다시 한번 감상하기 위해서. 아..이렇게 말하니...자꾸 다시 보고 싶어지잖아..나, 지금 리뷰 쓰는 중이란다, 머리야, 자제 좀!

 

 

2.

 앙리 마티스, <모자를 쓴 여인> 1905

 

우리가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을 쓰지 않았습니다. 모델의 얼굴 피부색을 보세요. 우리가 아는 피부색이 아니군요. 마치 몇 대 맞은 것같이 파랗고, 노랗게 물들어 있습니다.

왜 이렇게 그렸을까요? 때때로 '자연에서 본 색'과 다른 색을 썼던 세잔, 고갱, 반 고흐의 작품에서 마티스는 힌티를 얻었습니다. <모자를 쓴 여인>은 그 힌트를 극단적으로 작품 전체에 적용한 것입니다. 자연에서 본 색이 아닌 자신이 느낀 색을 표현하겠다고 생각한 거죠. 당시 그림을 본 어느 비평가는 '야수'를 그려놓았다며 비웃었는데요(이것이 야수주의라는 명칭의 기원입니다). 그만큼 당시 마티스는 자신의 예술 인생을 건 배팅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용기 있는 시도는 성공적이었고요. 20세기 좇, 그는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도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됩니다.

- pp. 247~248

 

이렇게 그림에 대한 설명도 붙임으로서 나처럼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알려주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재미있다는 책읽는엄마곰님께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ㅎㅎ...한줄평 보시면...재미없으면 엄마곰 책임이라는 농담한 것에 대한 대답입니다. 농담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결정했다. 가끔은 시대를 통해 바뀌는 인생들 들여다볼 수 있어서, 확장적 책읽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샤갈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그의 예술 활동에 급제동이 걸리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 간 이념 갈등이 심해지면서 예술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마는데요. 이 과정에서 국가는 샤갈의 구상회화가 아닌, 말레비의 추상회화를 '국가대표 회화'로 채택합니다. 말레비치는 러시아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사조인 '절대주의'의 선구자입니다. 그는 샤갈처럼 무언가를 묘사하길 완전 거부하고, 흰 바탕 위에 검은 사각형만 그려 넣은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선보이죠. 사회주의를 채택하며 유럽 국가들과 이념적으로 경쟁구도를 만든 러시아는 미술도 유럽과 전혀 다르길 원했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유럽 국가의 영향을 받은 샤갈의 그림이 아닌 러시아에서 주체적으로 탄생한 절대주의를 밀어주었습니다. 그렇게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시되는 분위기에서 샤갈의 그림은 정치적으로 쓸모없어졌고요. 국가대표 화가로 올라선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는 국가가 천시하는 화가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조국에서 더 이상 작품을 팔 길이 없어져 궁핍한 생활에 허덕이게 됩니다.

- P.280

 

3.

『방구석 미술관』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열네명의 화가들의 인생과 그림을 다룬다. 때로는, 그 화가들과 관련한 다른 화가가 추가로 소개되기도 한다. 각 장의 앞에는 그에 해당하는 화가인 듯한 사진이 실려 있고, 거기에 말풍선이 하나씩 달려 있따. 그 중 폴 세잔의 말풍선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얼마나 힘세게요?" "맨땅에 헤딩은 껌이야!" 이게 대체 뭔소리여? 나도 모른다. 책을 일어보시길! 화가 혼자 얘기하고 혼자서 대답하는 식이다. 이 대화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각 장의 맨 끝에는 "더 알아보기"라고 해서, 화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지식인에 들어갈 만한 소개글이 나온다.

 

이외에도 뒤샹이 미술에 미친 영향은 무척 큽니다. 그는 원작의 유일성을 거부하며 <샘>을 다량 복제해 판매했는데요. 심지어 대표작 수십 점을 귀여운 미니어처로 만들어 가방에 넣어 <가방형 상자>를 만들었고, 이를 일반형/고급형 한정판으로 만들어 팔았습니다. 이런 행위는 1960년대 팝아트 탄생에 영감을....

- p.335

 

그리고, 이 각각의 끝장에 화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에 대한 토크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찍혀 있다. 14개의 QR코드가 각각의 화가에 대한 이야기가 보통 한시간 전후인 것 같으니까, 최소 14시간 동안은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관심 있는 화가가 있다면, 토크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4.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책들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고, 별로 인기 없었던 책들이 역주행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방구석 미술관』은 어떠한 경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 『방구석 미술관』은 베스트셀러다. 잘 몰랐던 화가들의 생, 그리고 화가들의 그림, 그리고 눈이 즐거운 화가들의 명화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즐거운 한판이었다.

 

'안티 미술' 뒤샹은 자신의 삶을 통해 예술가는 죽을 때까지 평생 예술만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조차 깨부숩니다. 도서관 사서? 예술가? 체스키기사? 자신의 삶을 유일무이한 'Dunchamp Life'로 만들며 삶 자체로 행위예술을 하죠. 삶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남자. 미술을 떠나 삶에 무한한 영감을 주는 마르셀 뒤샹. 변기를 떡받으로 '미술이란 무엇인가?'를 물은 몰카 장인. 이번에는 체스를 떡밥으로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Life란 무엇인가?'

- p.334

 

『방구석 미술관』을 세번쯤 읽으면, 인생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될 것 같은 이 갑작스런 느낌은 또 뭘까. 지금의 나에게 물어본다. 나의 과거는 어떤 것이었으며, 나의 현재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으며, 나의 미래는 어떠한 것이 오기를 원하는가? 한마디로, Life란 무엇인가!!!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16
종이책 나만의 오르세 미술관 만들기 평점8점 | y*****2 | 2020.09.21 리뷰제목
회사 독서동아리에서 9월에 읽은 책입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방구석 미술관>은 미학 관련 책들 가운데 다소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신 작가께서 미학에 끌려 독학을 하고, 독일에 터를 잡고 유럽에 흩어져 있는 미술관 순례를 다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2016년부터는 ‘미술은 누구나 쉽게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
리뷰제목

회사 독서동아리에서 9월에 읽은 책입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방구석 미술관은 미학 관련 책들 가운데 다소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신 작가께서 미학에 끌려 독학을 하고, 독일에 터를 잡고 유럽에 흩어져 있는 미술관 순례를 다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2016년부터는 미술은 누구나 쉽게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방침 아래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누리망을 기반으로 한 소통을 늘려 가셨다는 것 같습니다. <방구석 미술관은 하고 계신 작업을 고전적인 방식으로 정리한 결과물로 보입니다.

우리말로는 어떻게 옮겨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팟캐스트(podcast)는 누리망을 통한 방송의 한 형태입니다. 혼자서 혹은 대담자와 함께 정해진 주제에 대하여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저도 한 차례 출연해보았습니다만, 필요한 정보를 흘려듣는 느낌이라서 관심이 생기지 않는 듯합니다. 오랫동안 문자로 정리된 정보를 읽고 분석하고 정리하는데 익숙해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읽고 생각하기보다는 듣고-보면서 생각하는, 다양한 감각을 동원하여 이해하는 방식을 즐기는 듯합니다.

정규방송은 방송심의위원회라는 감시기구가 있어 방송 후에라도 적절치 않은 점이 있으면 규제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해진 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합니다만, 누리망 방송의 경우는 청취자들의 요구에 따라가는 경향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내용은 물론 방송에서 사용하는 언어까지도 자극적인 쪽으로 구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방구석 미술관을 운영하는 취지가 미술에 대한 오해와 허례허식을 벗겨 미술, 사실은 별거 아니구나를 깨닫고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취자와 진심으로 소통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미술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미술, 역시 별거구나라는 느낌이 남는 것 같습니다. 유명 화가들에 관하여 장삼이사(張三李四)가 모르던 사실을 발굴하여 자랑(?)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학을 전공하신 분들의 언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설명하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프리다 칼로를 막장극의 주인공으로 몰아가는 경우입니다. ‘막장극의 정의를 사랑, ,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뒤섞인 욕망의 비빔밥이 선사하는 초현실적인 환상(33)”이라고 합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구어체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누리망 방송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책으로 묶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나오는 책들을 보면 구어체로 된 경우가 많은 것은 젊은 독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방구석 미술관에서는 에드바르트 뭉크, 프리다 칼로, 에드가 드가, 빈센트 반 고흐,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폴 고갱,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바실리 칸딘스키, 마르셀 뒤샹 등 14명의 화가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작품에 관한 이야기도 미학적 관점이라기보다는 화가가 그 작품을 그리게 된 배경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뭉크처럼 한 화가의 작품만을 다룬 경우도 있습니다만, 화가에게 영향을 미친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인용하는 경우가 더 많고, 프리다 칼로의 경우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과 이야기의 비중이 프리다 칼로와 엇비슷할 정도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화가에 대하여 정리하는 더 알아보기에서 같이 다루기도 합니다.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저 역시 쉽게 와 닿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림은 작품을 그린 화가의 의도와 그러한 의도를 화폭에 담기 위하여 어떤 방식을 적용했는가 하는 그런 이야기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뭉크, 피카소, 칸딘스키, 뒤상 등 네 화가는 아직 작품을 직접 감상할 기회나 화가에 대하여 나름대로 정리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방구석 미술관에서 인용한 적지 않은 작품들을 직접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앎이 많지 않아 제대로 감동할 수 없더라는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더라는 것도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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