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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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리뷰 총점 9.4 (1,329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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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문장 필사 리뷰 이벤트] 숨결이 바람 될 때 평점10점 | c****7 | 2019.02.23 리뷰제목
읽으면서 여러 번 눈물을 훔쳤던 책입니다. 서른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창창한 미래를 눈앞에 두고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의사 폴 칼라티니의 이야기, <숨결이 바람 될 때>입니다. 죽음을 마주하고서도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끝까지 살아가려고 애썼던 그를 생각하면서 조금씩 필사해 보려 합니다.… 여느 때처럼 나는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고, 아침을 먹은 다음엔 할 일이 아무것
리뷰제목

  읽으면서 여러 번 눈물을 훔쳤던 책입니다서른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창창한 미래를 눈앞에 두고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의사 폴 칼라티니의 이야기, <숨결이 바람 될 때입니다죽음을 마주하고서도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끝까지 살아가려고 애썼던 그를 생각하면서 조금씩 필사해 보려 합니다.





… 여느 때처럼 나는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고, 아침을 먹은 다음엔 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에 대한 응답이 떠올랐다. 그건 내가 오래전 학부 시절 배웠던 사뮈엘 베케트의 구절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 나는 침대에서 나와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는 그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I can't go on. I'll go on)."

  그날 아침 나는 결심했다. 수술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왜냐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도서] 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저/이종인 역 | 흐름출판 | 2016년 08월


1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8 댓글 16
종이책 [숨결이 바람 될 때] 의미 있는 삶과 품위있는 죽음을 보여준 폴에게 경의를 보내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c*****p | 2016.11.30 리뷰제목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독자여! 생전에 서둘러영원으로 발길을 들여놓으라.---------------------------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카엘리카 소네트 83번)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뷰제목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독자여! 생전에 서둘러

영원으로 발길을 들여놓으라.

---------------------------

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

(카엘리카 소네트 83번)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죽는 순서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병으로 인해서 "당신의 삶이 얼마 안남았습니다."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어차피 언젠가 죽을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더라고 그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죽음...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결코 친하고 싶지 않은, 왠만하면 좀 멀리 떨어지고 싶은 삶의 이면.

특히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우리는 숙연해 지면서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처음엔 슬픔과 아픔을 느끼지만 차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하루하루에 더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게 우리들이다.

 

폴 칼라니티는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문학, 과학, 생물학, 철학 등에 관심을 갖다가

의대대학원에 진학하게 되고, 모교인 스탠포드에서 레지던트와 연구원으로 일하게 된다.

원래 똑똑하고 성실한 그였기에 신경외과학회에서 최우수 연구상도 수상한다.

다른 의사가 수술하다가 실수할 뻔 하는 것도 바로 달려들어서 제대로 마무리를 짓는 의사였고,

역시 의사인 아내와 사랑하며 평범하게 사는 남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폐암진단을 받고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어떻게 할까... 암처럼 불치의 진단을 받은 보통의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5단계로 나뉜다고 한다.

그럴리가 없다고, 아마 오진일 거라고 부정하는 첫번째 단계.

왜 하필 나여야 하냐고 화를 내고 억울해하는 분노하는 두번째 단계.

5년만 더 살았으면, 아이가 학교갈 때까지만 더 살았으면하며 타협하는 세번째 단계.

아무것도 하기싫어 지며 완전 무기력해지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우울해 하는 네번째 단계.

모든 것을 인정하고 차분해지며 오히려 치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수용하는 다섯번째 단계.

폴도 역시 이런 단계를 거치지만, 그는 우울 단계를 뛰어넘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뿐 아니라,

끝까지 의사로서의 업무에 충실하게 임한다.

또한 의사의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는 갓태어난 딸을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독서량도 엄청났고, 영문학을 전공했었던 그였기에 글은 정말 깔끌하고 솔직하며 아름답다.

암이 걸린 것을 알고 그의 아내는 임신을 원하고 인공수정을 통해서 딸을 낳는다.

그리고 폴은 사랑하는 딸 케이디를 위해서 이 책을 남긴 것이다.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가정으로 돌아가서 가족친지들 곁에서 죽음을 맞은 폴의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고, 내가 지향하는 모습이기도 해서 안타깝기도 했지만 이상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이 마무리되질 못하고 폴은 떠나게 되는데, 그것을 아내인 루시가 마무리한다.

루시 또한 끝까지 폴의 곁에서 용기를 주고, 딸 케이디와 함께 그 곁을 지키는 대단한 아내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울컥하고, 실력이 아깝고, 경력이 아깝고, 열정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그 어떤 것보다 아내와 딸을 사랑하지만 너무 짧게 있다가는 그의 생애와

서른 여섯이라는 젊은 나이가 정말 아까웠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231p.

 

 

폴의 마지막 글을 읽으며, 눈부시게 환하게 웃는 가족사진을 보며 결국 왈칵 눈물을 쏟았다.

불치병이나 죽음을 앞에 둔 부모라면 누구라도 어린 자식 앞에서 하고 싶은 얘기일 것이다.

만약에 내가 루시의 입장이었다면 남편이 불치병인데 일부러 아이를 가졌을까...

남편을 닮은 아이를 원해서, 혹은 남편에게 삶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겠지만, 잘 모르겠다. 결국 혼자서 키워야할 것을 생각하면 결정이 쉽진 않을 것이다.

이런 용감한 결정을 한 루시가 정말 존경스럽다.

 

I can't go on.  I'll go on.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거야.

  --- 사무엘 베케트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자> 중에서     180p.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인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 속에 나오는 이 문구는 암을 진단받고 난 후의

폴 칼라니티의 삶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다. 계속 나아갈 수 없지만 계속 나아가는 삶...

죽음 앞에서 당당하게 맞서서 삶을 포기하지 않는 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죽음을 선고 받고 나면 그 때부터 이미 죽은 사람처럼 되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폴은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결코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정말 죽기 전에는 죽은 것이 아니다... 이 모순 같은 말 속에 폴의 의지가 들어있다.

그리고 정말 죽음이 찾아왔을 때, 편안하게 맞이하는 모습... 우리들이 바라는 궁극의 모습이 아닐까.

폴의 마지막 모습이 아프게 그려지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14
종이책 [숨결이 바람될 때]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다 평점10점 | s*****a | 2016.08.30 리뷰제목
누구에게나 한 번, 죽음은 찾아온다, 언젠가는. 하지만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누구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직접 죽음을 경험해보지 못하기에 결국은 남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영화나 소설, 아는 사람의 죽음 등으로 간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이 책은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을 담고 있다. 이 책《숨결이 바람될
리뷰제목
누구에게나 한 번, 죽음은 찾아온다, 언젠가는. 하지만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누구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직접 죽음을 경험해보지 못하기에 결국은 남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영화나 소설, 아는 사람의 죽음 등으로 간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이 책은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을 담고 있다. 이 책《숨결이 바람될 때》는 <뉴욕타임스>, 아마존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전 세계 36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이기에 더욱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의사인 저자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독자여! 생전에 서둘러

영원으로 발길을 들여 놓으라.

- 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 <카엘리카 소네트 83번>

 

이 책의 저자는 폴 칼라니티. 1977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문학과 철학, 과학과 생물학에 깊은 관심을 보이던 그는 모든 학문의 교차점에 있는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과 의학의 역사 및 철학 과정을 이수한 뒤 예일 의과 대학원에 진학해 의사의 길을 걸었다. 졸업 후에는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병원으로 돌아와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고의 의사로 손꼽히며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받는 등 장밋빛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무렵, 그에게 암이 찾아왔다. 의사이자 환자의 입장에서 죽음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보인 그는 약 2년간의 투병 기간 동안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Hoe Long Have I Got Left?)', '떠나기 전에(Before I Go)'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각각 <뉴욕 타임스>와 <스탠퍼드 메디신>에 기고했고, 독자들의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3월, 아내 루시와 딸 엘리자베스 아카디아 등 사랑하는 많은 사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병원에 입원했던 어느 순간이 떠오른다. 갑작스런 이상에 응급실에 가서 잠을 설쳐가며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가 나온 상태도 아니었는데, 의사가 잔뜩 겁을 주었다. 무언가 추정된다는 이상한 병명을 얼음장같이 차갑게 이야기했다. 놀라서 되묻는 어머니에게 무표정으로 다그치며 질문조차 못하게 단호하게 말을 끊어버렸다. 물론 직업상 그렇게 해야만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으리라고 생각은 했다. 몸의 이상보다는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었던 기억이다. 눈물이 쏙 빠지게 암울했던 그 때를 떠올리면, 의사는 감정같은 건 서랍 속에 꽁꽁 숨겨두고 출근해야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에서 좀더 자유로워지며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환자에 대한 태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이고, 그들도 자신의 문제가 되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의사인 폴 칼라니티 자신이 죽음에 대한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자기 자신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와 환자를 볼 때는 달라진다. 건강했을 때에는 환자를 볼 때 가족의 입장까지 배려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스스로의 문제가 되었을 때에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죽음에 대한 태도까지도 말이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우리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살고, 숨쉬고, 대사 작용을 하는 유기체로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향해 속수무책으로 살아간다. 죽음은 당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141쪽)

 

이 책은 빨리 읽히지 않는다. 읽다보면 마음이 뭉클해지고 속도가 더뎌진다.

습관적으로 속독을 하는 나는 이 책만은 도저히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인용된 문학작품의 예문들이 빛나서도 아니고 의사 수련 과정의 에피소드가 내가 경험했던 젊은 날의 수련과 같아서만도 아니었다.

-마종기(시인, 의사)

추천사에서도 이런 글이 있듯이, 습관적으로 속독을 하는 나 또한 이 책만은 유난히도 느리게 넘겨보았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보아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는데, 루시 칼라니티의 에필로그를 보다보니 어렴풋이 가닥이 잡혔다. 이 책엔 중요한 것을 언급하기 위해 시간과 싸우며 글을 쓰는 사람의 절박함이 담겨있다. 폴은 의사이자 환자로서 죽음과 대면했고 또 그것을 검토하고, 씨름하고, 수용했다. (254쪽) 그 절박함이 독자인 내게도 충분히 전해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편안한 죽음만이 최고의 죽음은 아니다. 삶 자체도 역경과 고난이 함께 하는 것이다. 삶의 자세와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는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며, 언제 죽음이 나를 덮쳐오더라도 능력껏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놓고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생각해본다. 폴 칼라니티는 아프면서도 환자를 보았다. 차분하게, 자신이 해야할 일 혹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삶을 소진했다.

 

죽는다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지만, 그로 인해 풍부한 경험과 사색을 하고 글을 써나갔다. 죽는 전 날까지도 말이다. 이 책은 의사의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이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생각의 폭이 달라진다. 제목부터 소재와 내용 모두 나를 휘어잡는 책이다. 한동안 여운을 남길 것이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3
종이책 주간우수작 숨결이 바람 될 때 (100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t*****j | 2024.12.20 리뷰제목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기록 『숨결이 바람 될 때』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의 서른여섯의 폴 칼라니티. 길게만 느껴졌던 수련 생활이 끝나가고 이제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어느 날에. 폐암 4기 판정을 받게 된 그는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환자를 치료하는 사명감 있는 의사가 될 줄 알았는데... 『숨결이 바람 될 때』는 그런 그가 써 내려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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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기록 『숨결이 바람 될 때』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의 서른여섯의 폴 칼라니티. 길게만 느껴졌던 수련 생활이 끝나가고 이제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어느 날에. 폐암 4기 판정을 받게 된 그는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환자를 치료하는 사명감 있는 의사가 될 줄 알았는데... 『숨결이 바람 될 때』는 그런 그가 써 내려간 2년간의 기록이다..   


 

내 인생의 한 장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책 전체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사람들이 삶의 과도기를 잘 넘기도록 도와주는 목자의 자격을 반납하고,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양이 되었다. 내 병은 삶을 변화시킨 게 아니라 산산조각 내버렸다. 형형한 빛이 정말로 중요한 것을 비춰주는 에피퍼니의 순간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내 앞길에 폭탄을 떨어뜨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할 터였다.  (p.148) 

 

의사였지만 환자가 되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사느니 계속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다. 폴은 수술실로 복귀하여 레지던트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그런 마음이 가능하지 싶어서.. 놀랍기도 하고.. 나라면 또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는 결심했다. 수술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왜냐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 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p.180)

 

그리고 아내가 인공수정으로 임신 성공하게 된다. 조금은 괜찮은 날들을 보낼 수 있을까 했지만.. 레지던트 수료를 앞두고 암이 더 악화되어 의사로서의 삶은 그만... 놓게 된다.  아아아악... 눈물 눈물... 훌륭한 수술을 마치고 간호사와 나눈 대화에 나 오열... ㅠㅠㅠㅠ  


 

환자를 덮은 천을 벗겨냈을 때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일한 수술실 간호사가 내게 말을 걸었다. "이번 주말에 당직이신가요, 선생님?"

"아니요." (아마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오늘 잡혀 있는 수술은 더 없으세요?"

"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어머, 정말 해피엔딩이군요! 일이 정말 끝난 거네요. 전 해피엔딩을 좋아해요, 선생님은요?"

"그럼요. 저도 해피엔딩을 좋아하죠."  (p.211) 

 

 

점점 더 아픔이 심해지는 가운데 아내는 아이를 출산하게 되고.. 좀 더 많은 날들을 함께하면 좋았을 텐데...  딸이 8개월이 되던 해 폴은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가족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폴이 미처 완성하지 못해 아내 루시가 마지막을 집필하였다.. (흐어.. 그것도 슬퍼...)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을수록 마음이 먹먹해졌다. 결국 의사도 희망이 필요한 존재였다. (p.228)  이 문장이 왜 이렇게 슬펐나 모르겠다. (ㅠㅠ 잠시만 울고 올게요. ) 완전하게 나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로서의 모습에 나는 그저 눈물만... 너무 젊은 나이에.. 조금 더 살 수 있는 날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게 아쉽기만 하다. 모든 게 절망스럽기만 하다. 아마 나는 지금처럼 그런 감정들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의연해야지 하면서도 아마 그러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폴은 그러지 않았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말.. 정말 그 말이 맞다..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울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죽음에 대해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살아있는 날들이 얼마나 될지 누구도 모르는 이 삶을.. 덜 후회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년이 끝나가고 있는 지금에 읽어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연말 혹은 새해에 의미 있는 선물을 고른다면. 100쇄 기념 에디션이라 또 너무나 예쁘기까지 한 『숨결이 바람 될 때』 을 추천해 본다!   정말 추천. 완전 추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읽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다. (아.. 슬픈데.. 좋았잖아.. ㅠㅠ)   

 

 

#숨결이바람될때 #폴칼라니티 #흐름출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10
종이책 주간우수작 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 평점10점 | s******m | 2017.03.31 리뷰제목
서른여섯 살의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 폴의 갑작스런 암 진단과 죽음. 그의 극적인 인생이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에 대해 설명한 방식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이뤄 놓은 성과 보다는 그가 학창시절 내내 어떤 고민을 했으며, 그 결과로 얻게 된 삶의 가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이 삶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는지 미루어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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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살의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 폴의 갑작스런 암 진단과 죽음.


그의 극적인 인생이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에 대해 설명한 방식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이뤄 놓은 성과 보다는 그가 학창시절 내내 어떤 고민을 했으며, 그 결과로 얻게 된 삶의 가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이 삶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는지 미루어 짐작케 한 점이 색다르게 다가오는 동시에 그에 대한 이해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사는 것, 자신의 삶에 대해 치열히 반성하고 고민하는 것이 자신의 삶 뿐 만 아니라 환자의 인생에서 치명적 일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 의사로서 반드시 기본이 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대학시절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고, 반성하지 않은 삶만큼이나 제대로 살지 않는 삶 역시 그 만큼의 무게를 갖게된다고 느꼈다.  드래서 그는 아낌 없이 열정적으로 살았을 것이다. 

대학 시절 내내, 인간의 의미를 찾으려는 금욕적이고 학구적인 내 연구는 그 의미를 만들어내는 인간관계를 쌓고 강화해 나가려는 충동과 갈등을 일으키곤 했다.  반성하지 않는 삶이 살 가치가 없다면, 제대로 살지 않은 삶은 뒤돌아볼 가치가 있을까?  (p. 53)


의사로써, 특히 신경외과 의사로써, 그는 환자들의 인생에 엄청난 사건이 되는 의사결정을 해야할 경우를 지속적으로 마주했다.  이런 경험은 그에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치열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민할 이유를 제공했다.  때로 그는 뇌가 망가져 버린 사람 앞에서 어떤 수술이 그와 그의 주변사람에게 최선일지 고민했고, 때로는 수술로 망가지게 될지도 모를 뇌 앞에서 그와 그의 주변사람들에게 무엇이 최선일지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

 

그러나 때때로 뇌는 망가져버린다 (p. 61)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그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죽음이란 직접 대면해야만 알 수 있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p. 76)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많은 것들이 뇌에 의지하는데 그렇다면 뇌가 망가져 버린 사람의 삶은 더 이상 가치가 없는 것인가

 

 “…어느 쪽이 더 안 좋은가요?”
“그건 의사의 판단에 달렸죠.”
이 얼마나 중대한 판단인가…. 어떻게 하면 의사다운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지식만으로 충분할까… (p. 90-91)
뇌수술은 대개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며, 그래서 인생의 중대한 사건들이 그렇듯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p. 95)


 

그는 자신의 결정이 환자를, 때로는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 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고는 이 일을 월급 받는 직장인의 자세로 해서는 자기 자신이 가장 큰 해를 입을 것임을 직간접적으로 깨닫게된다. 그래서 그는 직장인이길 거부하고 그 이상의 것을 수행하는 수행자로서의 의사로 살고자 했다.  다만 이 결심이 자신이 죽음 앞에 세워지고 질문받게 될 것은 미리 알지 못했을 뿐이 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암 선고를 받았다.


실제로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연봉, 근무 환경, 근무 시간을 고려하여 직업을 선택한다.  그러나 원하는 생활방식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는 건 직업이지, 소명이 아니다.  (p. 93)
내 인생의 한장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책 전체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사람들의 삶의 과도기를 잘 넘기도록 도와주는 목자의 자격을 반납하고,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양이 되었다.  낸 병은 삶을 변화시킨 게 아니라 산산조각 내버렸다.   (p. 148)


폴은 이 책을 통해 의사는 아니더라도 아팠던 가족이 있고, 아픈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을 염려하며 살아나는 우리에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를 일에 대해 깊이 사색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사건 앞에 어떤 결정이 나에게, 나의 가족에게, 나를 사랑하는 이에게 더 가치있는 것이 되는가 하는 것은 비단 의사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와 같은 순간이 불현듯 다가왔을 때, 내 삶이 목적이 되지 않고 수단이 되는 것에 불과한 선택으로 가득 차있을 수도 있음을, 그 반대의 길을 가는 것도 나의 선택으로만 가능한 것음을 죽음을 앞둔 이의 담담한 고백으로 제시한다.  외부적인 요건, 시선에 의한 결정이 내 삶을 공허하게 하고 나를 번민하게 하도록 방관하는 것 역시 나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람은 아무리 연구하고 고민해도 실제로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지를 미리 알기란 참 어렵다는 것은 사실 일상의 경험을 통해 누구나 느끼는 것일 것이다.  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렇지 않더라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며 사는가

폴은 삶과 죽음을 성찰하면서 의사의 길을 걸었고 자기 앞에서 생사를 오가는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죽음을 가까이서 봐왔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죽음 앞에 섰을 때 삶이 산산조각 난 느낌이 들 줄 몰랐을 것이다.


나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 그 앞에서 의연하지 못한 사람들을 안타까워하고 안쓰러워했다.  그런데 폴의 글 을 통해, 나도 삶이 산산조각났다면, 어찌 그 앞에서 의연할 수 있겠는가 싶고 어쩌면 나 역시 산산조각 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삶이 산산조각 나기 전에, 그 내가 어찌해볼 바가 1도 없는 죽음이 내 앞에 오기 전에 지금 내 앞에 와있는, 뭐라도 할 수 있는 이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보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됬다.



삶이 어떤 의미라도 고단한 누구라도 이 책에서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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