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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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리뷰 총점 9.4 (1,246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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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문장 필사 리뷰 이벤트] 숨결이 바람 될 때 평점10점 | c****7 | 2019.02.23 리뷰제목
읽으면서 여러 번 눈물을 훔쳤던 책입니다. 서른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창창한 미래를 눈앞에 두고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의사 폴 칼라티니의 이야기, <숨결이 바람 될 때>입니다. 죽음을 마주하고서도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끝까지 살아가려고 애썼던 그를 생각하면서 조금씩 필사해 보려 합니다.… 여느 때처럼 나는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고, 아침을 먹은 다음엔 할 일이 아무것
리뷰제목

  읽으면서 여러 번 눈물을 훔쳤던 책입니다서른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창창한 미래를 눈앞에 두고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의사 폴 칼라티니의 이야기, <숨결이 바람 될 때입니다죽음을 마주하고서도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끝까지 살아가려고 애썼던 그를 생각하면서 조금씩 필사해 보려 합니다.





… 여느 때처럼 나는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고, 아침을 먹은 다음엔 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에 대한 응답이 떠올랐다. 그건 내가 오래전 학부 시절 배웠던 사뮈엘 베케트의 구절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 나는 침대에서 나와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는 그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I can't go on. I'll go on)."

  그날 아침 나는 결심했다. 수술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왜냐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도서] 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저/이종인 역 | 흐름출판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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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숨결이 바람 될 때] 의미 있는 삶과 품위있는 죽음을 보여준 폴에게 경의를 보내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c*****p | 2016.11.30 리뷰제목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독자여! 생전에 서둘러영원으로 발길을 들여놓으라.---------------------------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카엘리카 소네트 83번)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리뷰제목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독자여! 생전에 서둘러

영원으로 발길을 들여놓으라.

---------------------------

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

(카엘리카 소네트 83번)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죽는 순서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병으로 인해서 "당신의 삶이 얼마 안남았습니다."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어차피 언젠가 죽을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더라고 그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죽음...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결코 친하고 싶지 않은, 왠만하면 좀 멀리 떨어지고 싶은 삶의 이면.

특히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우리는 숙연해 지면서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처음엔 슬픔과 아픔을 느끼지만 차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하루하루에 더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게 우리들이다.

 

폴 칼라니티는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문학, 과학, 생물학, 철학 등에 관심을 갖다가

의대대학원에 진학하게 되고, 모교인 스탠포드에서 레지던트와 연구원으로 일하게 된다.

원래 똑똑하고 성실한 그였기에 신경외과학회에서 최우수 연구상도 수상한다.

다른 의사가 수술하다가 실수할 뻔 하는 것도 바로 달려들어서 제대로 마무리를 짓는 의사였고,

역시 의사인 아내와 사랑하며 평범하게 사는 남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폐암진단을 받고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어떻게 할까... 암처럼 불치의 진단을 받은 보통의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5단계로 나뉜다고 한다.

그럴리가 없다고, 아마 오진일 거라고 부정하는 첫번째 단계.

왜 하필 나여야 하냐고 화를 내고 억울해하는 분노하는 두번째 단계.

5년만 더 살았으면, 아이가 학교갈 때까지만 더 살았으면하며 타협하는 세번째 단계.

아무것도 하기싫어 지며 완전 무기력해지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우울해 하는 네번째 단계.

모든 것을 인정하고 차분해지며 오히려 치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수용하는 다섯번째 단계.

폴도 역시 이런 단계를 거치지만, 그는 우울 단계를 뛰어넘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뿐 아니라,

끝까지 의사로서의 업무에 충실하게 임한다.

또한 의사의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는 갓태어난 딸을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독서량도 엄청났고, 영문학을 전공했었던 그였기에 글은 정말 깔끌하고 솔직하며 아름답다.

암이 걸린 것을 알고 그의 아내는 임신을 원하고 인공수정을 통해서 딸을 낳는다.

그리고 폴은 사랑하는 딸 케이디를 위해서 이 책을 남긴 것이다.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가정으로 돌아가서 가족친지들 곁에서 죽음을 맞은 폴의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고, 내가 지향하는 모습이기도 해서 안타깝기도 했지만 이상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이 마무리되질 못하고 폴은 떠나게 되는데, 그것을 아내인 루시가 마무리한다.

루시 또한 끝까지 폴의 곁에서 용기를 주고, 딸 케이디와 함께 그 곁을 지키는 대단한 아내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울컥하고, 실력이 아깝고, 경력이 아깝고, 열정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그 어떤 것보다 아내와 딸을 사랑하지만 너무 짧게 있다가는 그의 생애와

서른 여섯이라는 젊은 나이가 정말 아까웠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231p.

 

 

폴의 마지막 글을 읽으며, 눈부시게 환하게 웃는 가족사진을 보며 결국 왈칵 눈물을 쏟았다.

불치병이나 죽음을 앞에 둔 부모라면 누구라도 어린 자식 앞에서 하고 싶은 얘기일 것이다.

만약에 내가 루시의 입장이었다면 남편이 불치병인데 일부러 아이를 가졌을까...

남편을 닮은 아이를 원해서, 혹은 남편에게 삶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겠지만, 잘 모르겠다. 결국 혼자서 키워야할 것을 생각하면 결정이 쉽진 않을 것이다.

이런 용감한 결정을 한 루시가 정말 존경스럽다.

 

I can't go on.  I'll go on.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거야.

  --- 사무엘 베케트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자> 중에서     180p.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인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 속에 나오는 이 문구는 암을 진단받고 난 후의

폴 칼라니티의 삶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다. 계속 나아갈 수 없지만 계속 나아가는 삶...

죽음 앞에서 당당하게 맞서서 삶을 포기하지 않는 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죽음을 선고 받고 나면 그 때부터 이미 죽은 사람처럼 되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폴은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결코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정말 죽기 전에는 죽은 것이 아니다... 이 모순 같은 말 속에 폴의 의지가 들어있다.

그리고 정말 죽음이 찾아왔을 때, 편안하게 맞이하는 모습... 우리들이 바라는 궁극의 모습이 아닐까.

폴의 마지막 모습이 아프게 그려지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14
종이책 [숨결이 바람될 때]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s*****a | 2016.08.30 리뷰제목
누구에게나 한 번, 죽음은 찾아온다, 언젠가는. 하지만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누구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직접 죽음을 경험해보지 못하기에 결국은 남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영화나 소설, 아는 사람의 죽음 등으로 간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이 책은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을 담고 있다. 이 책《숨결이 바람될
리뷰제목
누구에게나 한 번, 죽음은 찾아온다, 언젠가는. 하지만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누구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직접 죽음을 경험해보지 못하기에 결국은 남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영화나 소설, 아는 사람의 죽음 등으로 간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주어진다. 이 책은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을 담고 있다. 이 책《숨결이 바람될 때》는 <뉴욕타임스>, 아마존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전 세계 36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이기에 더욱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의사인 저자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독자여! 생전에 서둘러

영원으로 발길을 들여 놓으라.

- 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 <카엘리카 소네트 83번>

 

이 책의 저자는 폴 칼라니티. 1977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문학과 철학, 과학과 생물학에 깊은 관심을 보이던 그는 모든 학문의 교차점에 있는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과 의학의 역사 및 철학 과정을 이수한 뒤 예일 의과 대학원에 진학해 의사의 길을 걸었다. 졸업 후에는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병원으로 돌아와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고의 의사로 손꼽히며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받는 등 장밋빛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무렵, 그에게 암이 찾아왔다. 의사이자 환자의 입장에서 죽음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보인 그는 약 2년간의 투병 기간 동안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Hoe Long Have I Got Left?)', '떠나기 전에(Before I Go)'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각각 <뉴욕 타임스>와 <스탠퍼드 메디신>에 기고했고, 독자들의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3월, 아내 루시와 딸 엘리자베스 아카디아 등 사랑하는 많은 사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병원에 입원했던 어느 순간이 떠오른다. 갑작스런 이상에 응급실에 가서 잠을 설쳐가며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가 나온 상태도 아니었는데, 의사가 잔뜩 겁을 주었다. 무언가 추정된다는 이상한 병명을 얼음장같이 차갑게 이야기했다. 놀라서 되묻는 어머니에게 무표정으로 다그치며 질문조차 못하게 단호하게 말을 끊어버렸다. 물론 직업상 그렇게 해야만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으리라고 생각은 했다. 몸의 이상보다는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었던 기억이다. 눈물이 쏙 빠지게 암울했던 그 때를 떠올리면, 의사는 감정같은 건 서랍 속에 꽁꽁 숨겨두고 출근해야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에서 좀더 자유로워지며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환자에 대한 태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이고, 그들도 자신의 문제가 되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의사인 폴 칼라니티 자신이 죽음에 대한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자기 자신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와 환자를 볼 때는 달라진다. 건강했을 때에는 환자를 볼 때 가족의 입장까지 배려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스스로의 문제가 되었을 때에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죽음에 대한 태도까지도 말이다.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우리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살고, 숨쉬고, 대사 작용을 하는 유기체로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향해 속수무책으로 살아간다. 죽음은 당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141쪽)

 

이 책은 빨리 읽히지 않는다. 읽다보면 마음이 뭉클해지고 속도가 더뎌진다.

습관적으로 속독을 하는 나는 이 책만은 도저히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인용된 문학작품의 예문들이 빛나서도 아니고 의사 수련 과정의 에피소드가 내가 경험했던 젊은 날의 수련과 같아서만도 아니었다.

-마종기(시인, 의사)

추천사에서도 이런 글이 있듯이, 습관적으로 속독을 하는 나 또한 이 책만은 유난히도 느리게 넘겨보았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보아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는데, 루시 칼라니티의 에필로그를 보다보니 어렴풋이 가닥이 잡혔다. 이 책엔 중요한 것을 언급하기 위해 시간과 싸우며 글을 쓰는 사람의 절박함이 담겨있다. 폴은 의사이자 환자로서 죽음과 대면했고 또 그것을 검토하고, 씨름하고, 수용했다. (254쪽) 그 절박함이 독자인 내게도 충분히 전해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편안한 죽음만이 최고의 죽음은 아니다. 삶 자체도 역경과 고난이 함께 하는 것이다. 삶의 자세와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는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며, 언제 죽음이 나를 덮쳐오더라도 능력껏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놓고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생각해본다. 폴 칼라니티는 아프면서도 환자를 보았다. 차분하게, 자신이 해야할 일 혹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삶을 소진했다.

 

죽는다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지만, 그로 인해 풍부한 경험과 사색을 하고 글을 써나갔다. 죽는 전 날까지도 말이다. 이 책은 의사의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이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생각의 폭이 달라진다. 제목부터 소재와 내용 모두 나를 휘어잡는 책이다. 한동안 여운을 남길 것이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3
종이책 주간우수작 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 평점10점 | s******m | 2017.03.31 리뷰제목
서른여섯 살의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 폴의 갑작스런 암 진단과 죽음. 그의 극적인 인생이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에 대해 설명한 방식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이뤄 놓은 성과 보다는 그가 학창시절 내내 어떤 고민을 했으며, 그 결과로 얻게 된 삶의 가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이 삶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는지 미루어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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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살의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 폴의 갑작스런 암 진단과 죽음.


그의 극적인 인생이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에 대해 설명한 방식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이뤄 놓은 성과 보다는 그가 학창시절 내내 어떤 고민을 했으며, 그 결과로 얻게 된 삶의 가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이 삶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는지 미루어 짐작케 한 점이 색다르게 다가오는 동시에 그에 대한 이해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사는 것, 자신의 삶에 대해 치열히 반성하고 고민하는 것이 자신의 삶 뿐 만 아니라 환자의 인생에서 치명적 일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 의사로서 반드시 기본이 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대학시절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고, 반성하지 않은 삶만큼이나 제대로 살지 않는 삶 역시 그 만큼의 무게를 갖게된다고 느꼈다.  드래서 그는 아낌 없이 열정적으로 살았을 것이다. 

대학 시절 내내, 인간의 의미를 찾으려는 금욕적이고 학구적인 내 연구는 그 의미를 만들어내는 인간관계를 쌓고 강화해 나가려는 충동과 갈등을 일으키곤 했다.  반성하지 않는 삶이 살 가치가 없다면, 제대로 살지 않은 삶은 뒤돌아볼 가치가 있을까?  (p. 53)


의사로써, 특히 신경외과 의사로써, 그는 환자들의 인생에 엄청난 사건이 되는 의사결정을 해야할 경우를 지속적으로 마주했다.  이런 경험은 그에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치열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민할 이유를 제공했다.  때로 그는 뇌가 망가져 버린 사람 앞에서 어떤 수술이 그와 그의 주변사람에게 최선일지 고민했고, 때로는 수술로 망가지게 될지도 모를 뇌 앞에서 그와 그의 주변사람들에게 무엇이 최선일지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

 

그러나 때때로 뇌는 망가져버린다 (p. 61)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그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죽음이란 직접 대면해야만 알 수 있는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p. 76)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많은 것들이 뇌에 의지하는데 그렇다면 뇌가 망가져 버린 사람의 삶은 더 이상 가치가 없는 것인가

 

 “…어느 쪽이 더 안 좋은가요?”
“그건 의사의 판단에 달렸죠.”
이 얼마나 중대한 판단인가…. 어떻게 하면 의사다운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지식만으로 충분할까… (p. 90-91)
뇌수술은 대개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며, 그래서 인생의 중대한 사건들이 그렇듯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p. 95)


 

그는 자신의 결정이 환자를, 때로는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 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고는 이 일을 월급 받는 직장인의 자세로 해서는 자기 자신이 가장 큰 해를 입을 것임을 직간접적으로 깨닫게된다. 그래서 그는 직장인이길 거부하고 그 이상의 것을 수행하는 수행자로서의 의사로 살고자 했다.  다만 이 결심이 자신이 죽음 앞에 세워지고 질문받게 될 것은 미리 알지 못했을 뿐이 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암 선고를 받았다.


실제로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연봉, 근무 환경, 근무 시간을 고려하여 직업을 선택한다.  그러나 원하는 생활방식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는 건 직업이지, 소명이 아니다.  (p. 93)
내 인생의 한장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책 전체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사람들의 삶의 과도기를 잘 넘기도록 도와주는 목자의 자격을 반납하고,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양이 되었다.  낸 병은 삶을 변화시킨 게 아니라 산산조각 내버렸다.   (p. 148)


폴은 이 책을 통해 의사는 아니더라도 아팠던 가족이 있고, 아픈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을 염려하며 살아나는 우리에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를 일에 대해 깊이 사색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사건 앞에 어떤 결정이 나에게, 나의 가족에게, 나를 사랑하는 이에게 더 가치있는 것이 되는가 하는 것은 비단 의사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와 같은 순간이 불현듯 다가왔을 때, 내 삶이 목적이 되지 않고 수단이 되는 것에 불과한 선택으로 가득 차있을 수도 있음을, 그 반대의 길을 가는 것도 나의 선택으로만 가능한 것음을 죽음을 앞둔 이의 담담한 고백으로 제시한다.  외부적인 요건, 시선에 의한 결정이 내 삶을 공허하게 하고 나를 번민하게 하도록 방관하는 것 역시 나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람은 아무리 연구하고 고민해도 실제로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지를 미리 알기란 참 어렵다는 것은 사실 일상의 경험을 통해 누구나 느끼는 것일 것이다.  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렇지 않더라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며 사는가

폴은 삶과 죽음을 성찰하면서 의사의 길을 걸었고 자기 앞에서 생사를 오가는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죽음을 가까이서 봐왔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죽음 앞에 섰을 때 삶이 산산조각 난 느낌이 들 줄 몰랐을 것이다.


나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 그 앞에서 의연하지 못한 사람들을 안타까워하고 안쓰러워했다.  그런데 폴의 글 을 통해, 나도 삶이 산산조각났다면, 어찌 그 앞에서 의연할 수 있겠는가 싶고 어쩌면 나 역시 산산조각 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삶이 산산조각 나기 전에, 그 내가 어찌해볼 바가 1도 없는 죽음이 내 앞에 오기 전에 지금 내 앞에 와있는, 뭐라도 할 수 있는 이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보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됬다.



삶이 어떤 의미라도 고단한 누구라도 이 책에서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


(2017)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0
종이책 나는 계속 갈 수 없어. 하지만 계속 나아갈 거야!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c******4 | 2017.02.02 리뷰제목
우리 범인(凡人)은 한 순간의 이해타산에 얽매여 아옹다옹 살아간다. 3차원의 삶이다. 반면 현재의 삶의 의미를 영겁의 차원에서 또는 죽은 후의 미래의 순간까지 관조하면서 4차원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분명 성인의 삶이다. 이집트 파라오의 위대한 점은 바로 왕이 되는 순간 자신의 무덤인 피라미드를 짓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죽음을 염두해 둔 4차원적 삶을 산다는 의미가 된다. 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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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범인(凡人)은 한 순간의 이해타산에 얽매여 아옹다옹 살아간다. 3차원의 삶이다. 반면 현재의 삶의 의미를 영겁의 차원에서 또는 죽은 후의 미래의 순간까지 관조하면서 4차원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분명 성인의 삶이다. 이집트 파라오의 위대한 점은 바로 왕이 되는 순간 자신의 무덤인 피라미드를 짓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죽음을 염두해 둔 4차원적 삶을 산다는 의미가 된다. 조그만한 성공으로 기뻐하는 것도 영겁의 시간에서 보면 다 부질없는 짓이고, 사후의 세계를 생각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종교적 삶도 한 차원 높은 삶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이처럼 죽음이라는 문제를 우리 앞에 가져오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사소한 문제로 변환되어 버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죽음앞에 몬테규가와 카프릿가의 오랜 원한은 의미가 무너지는 법이다.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를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 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36살의 젊은 의사가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은 '무엇이 인간의 삶을 의미있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웅변적 답변이기도 하다.

 

이 책은 환자를 위해 죽음에 맞서 싸우던 의사가 불치의 암에 걸려 정작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는 모순적 상황을 그리고 있다. 어찌보면 우리 인간이란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병든 상태로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살아갈 것을 명령받은 모순적인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본인이 의사로서 환자들의 죽음을 볼 때와, 자신의 죽음이라는 문제에 맞닥들였을 때 서로 다른 감정과 행동으로 반응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겸손하게 받아드릴 준비를 하는 저자의 자세이다. 저자는 서른여섯의 나이에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하지만 죽음을 마주한 사람에게 무엇이 인생을 살만한 가치게 있게 만드는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나는 계속 나아갈 거야(I can’t go on. I’ll go on)".

비록 죽어가고 있지만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살아 있기 때문에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담담하게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열심히 치료를 받고 건강이 좋아지자 레지던트로 복귀해 신경외과의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다시 건강이 악화되자 의사의 직책을 내려놓고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문장 하나하나가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시적이고 아름답다. 아마 저자가 의사가 되기 전에 학부에서 전공했던 영문학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죽음이란 사람의 신진대사가 멈추는 과학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죽음을 대하고 준비하는 것인지는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가슴 먹먹한 스토리를 담은 베스트셀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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