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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마음으로 공감하는 미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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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미술관을 갔다 직장에 막 들어갔을 때 입사동기 동생이 미술관을 가자고 한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였다.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전시회란 곳을 가보지도 못했지만 남자 둘이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미술관에 갔다. 열심히 그림을 보는 녀석에게 샤갈에 대해서 좀 아냐고 물었을때, 쿨하게 "그냥 보는 거지 머"라는 답이 나왔다. 그림에 대해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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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미술관을 갔다

 

직장에 막 들어갔을 때 입사동기 동생이 미술관을 가자고 한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였다. 그림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전시회란 곳을 가보지도 못했지만 남자 둘이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미술관에 갔다. 열심히 그림을 보는 녀석에게 샤갈에 대해서 좀 아냐고 물었을때, 쿨하게 "그냥 보는 거지 머"라는 답이 나왔다.

그림에 대해서 모른다고 주눅들 필요가 있을까. 보는 만큼 느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보다시피 한 때 비난 받았던 그림이 뒷 날 다시 재평가 받는 경우도 종종 있지 않았던가. 그림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분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왕 그림을 보는 것, 그래도 좀 사전 지식이라도 쌓고 이 그림이 어떤 의미가 있고 배경이 있는지 알면 좋겠다 싶다. 그런 그림 문외한 들을 위해서 쿨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나왔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만나기"라는 글을 시작으로 서양 미술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강점이다. 이 책이 그때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샤갈 퍼즐 하나를 사들고 근처 두부전골집에서 한 끼를 마친 전시회 관람이 그렇게 끝났다. 


마음으로 공감하는 미술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술을 함께 보고, 느끼고, 가지고 놀며,

공감하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른 누구의 미술이 아닌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을 위한, 당신에 의한 당신의 미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차갑게 머리로 아는 미술을 넘어

뜨겁게 가슴으로 공감하는 미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책 머리글에서 글쓴이의 말-

 

예전 멋 모르고 갔던 미술관을 떠올리며, 이제 다시 이 책을 통해서 "방구석 미술관"을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을 위한 미술이 되기를 바란다는 글쓴이의 말을 시작으로 에르바르트 뭉크에서부터 마르셀 뒤샹까지, 미술의 문외한일지라도 어디선가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이 글쓴이의 손을 걸쳐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흡혈귀, 에드바르트 뭉크, 1895, 이 책p19]

"죽음 앞에 절규한 에드바르트 뭉크, 사실은 평균 수명을 높인 장수의 아이콘"란 제목으로 에드바르트 뭉크를 시작으로 방구석 미술관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익살스러운 글이 이 책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서양 미술에 쉽게 다가갈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화가의 특징을 잘 잡아주기도 합니다. 

뭉크는 <절규>라는 작품이 유명한데, 붉게 보이는 배경과 귀를 감싸 쥔 해골 얼굴이 죽음앞에서 소리지르는 듯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는 예술은 믿지 않는다"는 뭉크의 말로 시작하는 글은 뭉크가 어릴 때부터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마주치며 성장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의 그런 삶에 따라 그림에도 죽음이 많이 녹아들어갔겠지요. 위의 <흡혈귀>는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에 젖은 뭉크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죽음과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이라, 참 어려운 삶을 살았네요. 그렇지만 또 장수했다는 것이 반전입니다.


[

[영화 프리다, 2002년 작, 의 한 장면입니다.]

불구가 된 몸으로 힘겹게 그림을 그리는 프리다 칼로의 고집스러운 모습이 잘 나타난 컷에는 <부서진 기둥, 1944>그림이 보입니다. 프리다는 교통사고로 크나큰 고통을 받는 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프리다 칼로와 바람둥이 예술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막장 드리마"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자기표현"을 그려난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보는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멕시코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예술이 되는데, 역설적이게도 이것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은 디에고였다고 말해줍니다. "알고 보니 원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란 제목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막장 드라마에 비유해서 그려낸 글쓴이의 글을 통해서 우리는 프리다 칼로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마리아를 경배하며(la Orana Maria),1891, 폴 고갱, 이 책 p164>

요즘 직장 생활이 힘든 직장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퇴사에 관한 책이 종종 나오는데요, 이 책에서는 "알고 보니 원조 퇴사학교 선배?, 자연의 삶을 동경했던 폴 고갱"이란 제목으로 폴 고갱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위 제목에서 고갱 삶의 큰 특징을 두 가지로 짚어주는데요, 퇴사라는 말에서는 원래부터 화가가 아니었다는 점과 자연의 삶을 동경했던 이라는 말에서는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떠하겠다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처럼 각 화가를 소개하는 제목이 익살스럽지만 그 제목에서 화가의 특징을 잘 잡아낸 것이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고갱은 페루에서 살았고 답답한 파리 도시 생활 속에서 증권맨으로 생업을 했다고 하지요. 그 와중에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고 피사로를 만나 화가의 삶을 이어갑니다. "지금 나는 용기도 재능도 부족하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말했던 고갱은 오직 그림을 통해서, 노력을 통해서 그림을 그려나가고 결국 원시와 야생이 살아있는 시골로 주제를 옮겨가게 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원시와 야생이 살아있는 자연 속에서 언뜻 도시 혹은 문명의 모습을 담아낸 듯 하네요.

 

 <까마귀가 있는 밀밭, 1890, 빈센트 반 고흐>

강렬한 노란색이 담긴 그림에는 고흐의 생전 열정이 담긴 듯 합니다. 하지만 반 고흐가 있던 시절은 압생트라는 녹색 술이 있었고 고흐는 이 술로 인해 알코올 중독이 되었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붕대로 귀를 감은 자화상>같이 귀를 자른 그림을 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열적인 그림을 그리던 중 도움을 주던 동생 테오가 죽자 결국 압생트의 저주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저렇게 강렬한 노랑이 담긴 그림을 남겼으니 그의 정열적인 예술적 영혼의 극대치를 담아낸 듯 하네요.

 

 <나와 마을, 1911, 마르크 샤갈, 이 책 p274>

오래 전 미술관에서 마주했던 샤갈의 작품이 이 책에서도 나옵니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제목처럼 입체적으로 해석해서 다양한 색을 입힌 그림이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로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목을 휘어 키스하는 모습의 <생일>이란 작품도 샤갈의 대표적인 그림입니다. 그림만 볼 때는 재미있고 다양하고 그런 느낌이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러시아의 유대인 마을에서 태어나 힘들게 자라났던 그의 어린 시절 삶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힘들게 살았던 마을이지만  멀리 떠나 있어서인지 <나와 마을>에 그의 어린 시절 마을에 대한 향수를 담아놓았나 봅니다. 


이 이외에도 19금 예술을 하고 반항아적 예술을 한 클림트나 그 뒤를 이은 에곤 실레, 로맨틱 풍경화를 그린 클로드 모네와 사과 그림으로 유명한 세잔 등등 이름만 들어도 어릴 적 학교 다닐 때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화가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고지식하게 지식백과 보듯 들여다보면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요?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서 익살스런 제목에 화가의 특징을 담아내고 그의 일생에서 특징만 짚어서 이야기해줍니다. 제목만 읽어도 벌써 느낌이 오지요. 화가의 이야기가 끝나면 [더 알아보기]를 통해서 화가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을 해주고 아래 QR코드를 통해서 팟캐스트를 연결해줍니다. 글쓴이의 목소리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화가의 삶과 그림을 마주할 수 있겠네요.

 

보는 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 그림이지만, 한편으로는 아는 만큼 보이는 것도 예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 아무것도 아는 것 없이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라는 제목으로 하던 전시회를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사전 지식 없이 그저 보고 느끼는 것도 나름 괜찮았던 듯 싶습니다. 그래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화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짝 엿보고 미술관에 가는 것이 좋겠네요. 재미있는 글쓴이의 해설과 함께 한다면 좀 더 화가들과 가까워지고 그림에 친숙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기본 지식을 쌓고 다시 보이는 대로 마음이 느끼는 대로 그림을 보면 이전과는 또다른 모습으로 그림과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이 다가오겠지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c****g 2020.12.23. 신고 공감 68 댓글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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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하고 책하고 달라요. 이북에 내용이 더 적습니다
"이북하고 책하고 달라요. 이북에 내용이 더 적습니다 " 내용보기
본 책하고 ebook에 실린 내용이 차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이북 내용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주문한 책을 보니 책 두께가 생각 보다 두꺼워서 목차를 보니 이북과 다르네요이럴꺼면 제가 이북을 왜 삽니까?제가 잘 못 산건가요? 아니면 원래 이렇게 이북은 만들어진건가요?아무런 말이 안 적혀 있어서 여기에다가 글 남깁니다어쩐지 이북 읽는데 이북에 피카소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이북하고 책하고 달라요. 이북에 내용이 더 적습니다 " 내용보기
본 책하고 ebook에 실린 내용이 차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이북 내용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주문한 책을 보니 책 두께가 생각 보다 두꺼워서 목차를 보니 이북과 다르네요
이럴꺼면 제가 이북을 왜 삽니까?
제가 잘 못 산건가요? 아니면 원래 이렇게 이북은 만들어진건가요?
아무런 말이 안 적혀 있어서 여기에다가 글 남깁니다
어쩐지 이북 읽는데 이북에 피카소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에는 있네요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해주세요
내용은 좋고 재밌는데 이것 때문에 기분이 나쁘네요




d*******2 2018.11.22. 신고 공감 2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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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조현재] 나에게 묻는 lIfe
"[방구석 미술관/조현재] 나에게 묻는 lIfe" 내용보기
1."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 몽크 (p.013)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한참, 재미있게 읽읽었지만, 뒷맛이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책은 더더욱 그러한 외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방구석 미술관』은 다시 읽
"[방구석 미술관/조현재] 나에게 묻는 lIfe" 내용보기

1.

"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 몽크 (p.013)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한참, 재미있게 읽읽었지만, 뒷맛이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책은 더더욱 그러한 외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방구석 미술관』은 다시 읽고 싶은, 몇 안 되는 책 중의 하나다. 나는 이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딱 며칠만에 한번을 완독했다. 그냥, 재미로!

 

시대적 분위기가 읽혀질 때도 있고,  화가의 개인적인 역동 상황이 느껴지기도 했다.

 

오직 원시와 야생만을 그리기로 한 고갱. 이제 가야 할 길이 명료해졌습니다. 지구에 원시와 야생이 살아 있는, 아직 문명의 때가 끼지 않은 곳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자신이 느낀 태초의 순수함을 그리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릴 적 5년의 항해 이후 기억 속에 먼지처럼 쌓여 있던 떠돌이 본능이 다시 깨어납니다. 그때는 목적 없는 방황이었다면, 이제는 그림을 그릴 목적으로 떠납니다. 원시와 야생을 간직한 곳으로!

- p.161

 

개인사, 시대적 분위기가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개인적인 신념, 철학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기도 하는 사람들. 『방구석 미술관』에는 14가지의 인생이 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읽고 싶다. 처음에는 그냥 흥미진진, 재미로만 읽었다면, 두번 째는 그러한 시대적 분위기와 개인사적 인생에서 배우는 지혜와 지식을 추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곳곳에서 보이는 명화들을 다시 한번 감상하기 위해서. 아..이렇게 말하니...자꾸 다시 보고 싶어지잖아..나, 지금 리뷰 쓰는 중이란다, 머리야, 자제 좀!

 

 

2.

 앙리 마티스, <모자를 쓴 여인> 1905

 

우리가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을 쓰지 않았습니다. 모델의 얼굴 피부색을 보세요. 우리가 아는 피부색이 아니군요. 마치 몇 대 맞은 것같이 파랗고, 노랗게 물들어 있습니다.

왜 이렇게 그렸을까요? 때때로 '자연에서 본 색'과 다른 색을 썼던 세잔, 고갱, 반 고흐의 작품에서 마티스는 힌티를 얻었습니다. <모자를 쓴 여인>은 그 힌트를 극단적으로 작품 전체에 적용한 것입니다. 자연에서 본 색이 아닌 자신이 느낀 색을 표현하겠다고 생각한 거죠. 당시 그림을 본 어느 비평가는 '야수'를 그려놓았다며 비웃었는데요(이것이 야수주의라는 명칭의 기원입니다). 그만큼 당시 마티스는 자신의 예술 인생을 건 배팅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용기 있는 시도는 성공적이었고요. 20세기 좇, 그는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도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됩니다.

- pp. 247~248

 

이렇게 그림에 대한 설명도 붙임으로서 나처럼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알려주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재미있다는 책읽는엄마곰님께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ㅎㅎ...한줄평 보시면...재미없으면 엄마곰 책임이라는 농담한 것에 대한 대답입니다. 농담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결정했다. 가끔은 시대를 통해 바뀌는 인생들 들여다볼 수 있어서, 확장적 책읽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샤갈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그의 예술 활동에 급제동이 걸리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 간 이념 갈등이 심해지면서 예술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마는데요. 이 과정에서 국가는 샤갈의 구상회화가 아닌, 말레비의 추상회화를 '국가대표 회화'로 채택합니다. 말레비치는 러시아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사조인 '절대주의'의 선구자입니다. 그는 샤갈처럼 무언가를 묘사하길 완전 거부하고, 흰 바탕 위에 검은 사각형만 그려 넣은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선보이죠. 사회주의를 채택하며 유럽 국가들과 이념적으로 경쟁구도를 만든 러시아는 미술도 유럽과 전혀 다르길 원했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유럽 국가의 영향을 받은 샤갈의 그림이 아닌 러시아에서 주체적으로 탄생한 절대주의를 밀어주었습니다. 그렇게 개인보다 국가가 우선시되는 분위기에서 샤갈의 그림은 정치적으로 쓸모없어졌고요. 국가대표 화가로 올라선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는 국가가 천시하는 화가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조국에서 더 이상 작품을 팔 길이 없어져 궁핍한 생활에 허덕이게 됩니다.

- P.280

 

3.

『방구석 미술관』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열네명의 화가들의 인생과 그림을 다룬다. 때로는, 그 화가들과 관련한 다른 화가가 추가로 소개되기도 한다. 각 장의 앞에는 그에 해당하는 화가인 듯한 사진이 실려 있고, 거기에 말풍선이 하나씩 달려 있따. 그 중 폴 세잔의 말풍선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다  "얼마나 힘세게요?" "맨땅에 헤딩은 껌이야!" 이게 대체 뭔소리여? 나도 모른다. 책을 일어보시길! 화가 혼자 얘기하고 혼자서 대답하는 식이다. 이 대화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각 장의 맨 끝에는 "더 알아보기"라고 해서, 화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지식인에 들어갈 만한 소개글이 나온다.

 

이외에도 뒤샹이 미술에 미친 영향은 무척 큽니다. 그는 원작의 유일성을 거부하며 <샘>을 다량 복제해 판매했는데요. 심지어 대표작 수십 점을 귀여운 미니어처로 만들어 가방에 넣어 <가방형 상자>를 만들었고, 이를 일반형/고급형 한정판으로 만들어 팔았습니다. 이런 행위는 1960년대 팝아트 탄생에 영감을....

- p.335

 

그리고, 이 각각의 끝장에 화가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에 대한 토크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찍혀 있다. 14개의 QR코드가 각각의 화가에 대한 이야기가 보통 한시간 전후인 것 같으니까, 최소 14시간 동안은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관심 있는 화가가 있다면, 토크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4.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책들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고, 별로 인기 없었던 책들이 역주행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방구석 미술관』은 어떠한 경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 『방구석 미술관』은 베스트셀러다. 잘 몰랐던 화가들의 생, 그리고 화가들의 그림, 그리고 눈이 즐거운 화가들의 명화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즐거운 한판이었다.

 

'안티 미술' 뒤샹은 자신의 삶을 통해 예술가는 죽을 때까지 평생 예술만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조차 깨부숩니다. 도서관 사서? 예술가? 체스키기사? 자신의 삶을 유일무이한 'Dunchamp Life'로 만들며 삶 자체로 행위예술을 하죠. 삶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남자. 미술을 떠나 삶에 무한한 영감을 주는 마르셀 뒤샹. 변기를 떡받으로 '미술이란 무엇인가?'를 물은 몰카 장인. 이번에는 체스를 떡밥으로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Life란 무엇인가?'

- p.334

 

『방구석 미술관』을 세번쯤 읽으면, 인생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될 것 같은 이 갑작스런 느낌은 또 뭘까. 지금의 나에게 물어본다. 나의 과거는 어떤 것이었으며, 나의 현재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으며, 나의 미래는 어떠한 것이 오기를 원하는가? 한마디로, Life란 무엇인가!!!

 

 

 

h******o 2019.01.12. 신고 공감 14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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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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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어렵다. 그 중에서도 미술은 더 어렵다. 표현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입체주의, 야수주의, 추상주의, 다다, 초현실주의 등 무슨 무슨 주의의 작품하면 구분도 안되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알고자 전문서적을 뒤져보면 볼수록 더 어렵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방구석 미술관>은 좀 다르다. 이 책 한 권으로 지금껏 모르던 미술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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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어렵다. 그 중에서도 미술은 더 어렵다. 표현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입체주의, 야수주의, 추상주의, 다다, 초현실주의 등 무슨 무슨 주의의 작품하면 구분도 안되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알고자 전문서적을 뒤져보면 볼수록 더 어렵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방구석 미술관>은 좀 다르다. 이 책 한 권으로 지금껏 모르던 미술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선 다른 책들과 다르게 힘을 빼고 "너도 알 수 있어"라고 말하듯 친질하게 맞이한다. 우리가 도통 알 수 없이 유명하다니 유명한 줄 아는 화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해 그 시작부터 면박주지 않고 잘난척하지 않고 다정하게 들려준다. 읽다보면 화가의 인간적인 면에 우리와 동질감도 느끼고, 작품에 대해서도 '아! 그래서 이런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화가에 대한 이해는 머리가 아닌 마음에, 가슴에 울림을 준다. <방구석 미술관>은 제목 그대로 격식 차리지 않고 방구석에 앉아 군고구마를 까먹으며 화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완벽하지 않은 인간미를 느끼며 그들의 작품을 마음으로 감상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의 처음을 장식한 뭉크에 대해 읽고 나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절규>라는 작품에서 비극적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도 되지만, 생을 알기도 전에 죽음을 먼저 접하고 평생을 죽음과 함께 했던 뭉크가 당시의 평균수명보다 30년이나 더 산 것을 알게 되면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끼며 <절규>가 희극적으로 보이게도 된다.

프리다 칼로

'루브르가 선택한 최초의 중남미 여성 화가'(50쪽)라 말하는 프리다에 대해 몸이 많이 아팠고 화가인 남편은 바람둥이었고 정도만 알고 있었다. 소아마비로 6세에 성장이 멈춘 오른발, 18세의 교통사고로 척추지지대를 착용해야 했으며 두 차례나 유산을 해야 했고 죽기 전까지 허리 수술을 7차례나 받고, 오른다리는 괴저로 잘라내야 하는 육체적 고통도 모자라 22살이나 나이가 많은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여성편력은 프리다 칼로의 동생과도 바람을 피워 정신적 고통까지 안겨 준다. 정말 저자의 말대로 고통의 여왕답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그린 그림은 자신의 고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는 그녀의 고통을 보기가 고통스러워 힘이 들었다. 1926년 <벨벳 드레스를 입은 자화상>이라는 작품이 나는 제일 좋다.

에드가 드가

무희의 화가라 불리는 드가. 당시의 발레리나는 무대에 서기 위해 지독한 경쟁을 하고 무대 밖에서는 스폰서에게 몸을 팔아야 했다고 한다. 드가는 평생을 독신으로 금욕적인 삶을 살며 부르주아 남성에게 상처받는 하류층 여성의 애환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그림을 그렸다. 드가의 그림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프리다 칼로처럼 고통이 담겨있다. 다른 점은 자신의 고통이 아니라 하층민 여성의 고통, 타인의 고통을 담았다는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는 마음이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게 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빈센트 반 고흐

저자가 '전 세계가 사랑한 영혼의 화가'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그렇다. 저자의 말대로 나도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사랑한다. 잘은 몰라도 유명한 몇 점은 고흐의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은 영혼의 화가라 불리는 빈센트 반 고흐가 녹색 요정이라는 압생트에 영혼을 빼앗겼다고 표현한다. 압생트의 주원료인 향쑥의 주성분인 산토닌의 부작용은 황시증으로 세상을 노랗게 보이게 한다. 알코올 중독을 걱정하는 의사에게 "노란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좀 속일 필요가 있었다"(87쪽)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자신의 귀를 자르는 지경이 된다. "반 고흐식 후기인상주의는 한마디로 이렇습니다. '색을 향한 100도씨의 열정.' 인상주의가 찰나의 빛이 보여주는 찰나의 색을 포착하려고 했다면, 반 고흐는 그 색이 어디까지 순수하게 정제될 수 있는지, 어디까지 뜨겁게 타오를 수 있는지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는 색을 통해 '자연의 생기'와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94쪽)

구스타프 클림트

우리가 익히 아는 그림 <키스>의 화가다. "뭉크로부터 시작된 표현주의는 기득권을 쥔 보수적인 화단에서 분리를 선언하며, '새 시대, 새 예술'을 꿈꾼 독일의 전위적 예술가들에게 전격수용됩니다. 그런 독일 표현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아 오스트리아에 맞는 표현주의를 담대하게 시작한 화가가 바로 클림트입니다."(119쪽) 저자는 클림트를 가리켜 희대의 반항아라고 말한다. 가난했던 클림트는 빈 미술공예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친동생 에른스트와 친구 프란츠 마치와 함께 예술가 컴퍼니를 창업해 성공가도를 달리지만 친동생 에른스트와 아버지가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하자 예술가 컴퍼니마저 폐업한다. 절망을 딛고 일어난 클림트는 빈 미술을 좌지우지한 빈 미술가협회에 대항에 분리주의 그룹을 만들어 자신의 철학과 개성을 담은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사회적 금기나 규율에 갇히지 않고 인간 내면의 진실을 예술로 표현한 클림트의 곡선, 황금빛 장식성은 당시 유럽 전역에 유행했던 아르누보 양식을 반영한 결과로 여성의 관능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에곤 실레

실레의 아버지 아돌프 실레는 성병인 매독을 앓았고 이는 어머니 마리까지 감염되어 아이가 사산되고 실레 세 살 때는 누나 엘비라가 선천성 매독으로 열살의 나이에 사망한다. 매독 증세가 심해진 아돌프 실레는 직장도 잃고 고통 속에 살다가 실레 15세 때 사망한다. 그런 아버지를 실레는 정말 사랑했다고 한다. 실레는 "죽음을 부르는 '성'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성'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괴로움. ... 실레는 인한 고통과 불안을 자신만의 예술을 꽃 피우는 영감의 원천으로 승화"(125쪽) 시켰다. 17세에 당시 45세였던 클림트를 만난 에곤 실레는 미술에 대한 철학과 기법에 영향을 받는다. 1909년 19살 빈 미술 아카데미를 자퇴한 실레는 신예술가 그룹을 결성한다. "실레는 자기 예술의 시작을 '자기자신'에서 찾는다. 내면에서 꿈틀대는 불안과 고통으로 몸부림치면서도 자기 확신과 열정을 유일한 무기로 예술혼을 불태운다."(130쪽) 벗어날 수 없는 성욕의 굴레, 주체할 수 없이 타오르는 자기애, 이 젊음의 열기를 숨김없이, 꾸밈없이 선으로 거침없이 표현했다. 이것이 19금 포르노그래피로 보이는 실레의 드로잉에 숨겨진 정신이다.(142~143쪽)

폴 고갱

진보주의 정치부 기자였던 고갱의 아버지 클로비스 고갱은 조국 프랑스의 첫 대통령이 나폴레옹의 조카 나폴레옹 3세가 당선되자 한 살의 고갱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아내의 고향 페루로 향한다. 신문사를 차리는 꿈을 가지고 페루로 향하던 클로비스 고갱은 배 안에서 심장병으로 사망하고 만다. 그렇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고갱은 페루에서 6년 동안 생활한다. 페루 소년 고갱은 친할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6살 프랑스로 돌아온다. 남미의 뜨거운 태양, 자연과 숨 쉬던 고개은 대도시 파리가 불편하기만 했다. 10대의 고갱은 선원이 되어 자유를 누리다가 5년 후 어머니의 사망으로 프랑스로 돌아온다. 그리고 증권회사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결혼도 하고 다섯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일에 능력을 보이던 증권맨 고갱은 회사를 다니며 그림을 그린다. 미술을 시작한지 7~8년 되는 때 인상주의전에 작품 전시를 하게 된다. 프랑스에 경기 불황이 닥치고 증권회사에서 해고를 당한 고갱은 33세 늦은 나이에 전업화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림은 팔리지 않고 5프랑을 벌기 위해 벽보 붙이는 일까지 하게 되지만 그림은 포기하지 않는다. 원시와 야생이라는 콘셉트를 찾은 고갱은 자기만의 색채로 자신이 느낀 바를 자유롭게 표현한다. 그림은 그려도 팔리지 않고 아내에게는 욕만 먹던 고갱은 예술 인생을 건 최후의 승부수로 원시와 야생이 살아있는 타히티로 향한다. 타히티에서도 10여 년 동안 그림을 그려 파리로 보내지만 이해도 받지 못하고 팔리지도 않는다. 죽기 3년 전부터 조금씩 팔리게 되지만 매독에 시달리며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된다. 고통에 시달리는 삶을 살다 1903년 죽음을 맞이한다.

에두아르 마네

"'미래로 가는 문'을 찾아 그림에 숨겨둔 남자.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던 미술을 붓으로 내리쳐 금을 냈고, 전혀 새로운 모더니즘 미술로 가는 문을 찾았습니다."(174쪽) 마네는 세잔, 모네, 르누아르, 드가 등 모든 인상주의 화가들이 높이 치켜세운 화가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시장, 아버지는 판사인 귀족 집안의 자제였다. 마네는 전통적 아카데미 화풍을 고수하는 살롱전 입상 화가 밑에서 고전적인 미술을 배웠고 대가의 작품을 모사하며 연구하고 스무 살에는 미술 여행을 했다. 게다가 심사위원이 역사화, 신화화, 종교화 등 교육적 주제를 담은 작품을 선호하는 살롱전 신봉자였다. 그런데 마네는 현대의 생활, 즉 동시대 사람들과 생활상을 그리라고 주장하는 샤를 보들레르를 존경하며 사상적 스승으로 여기게 된다. 그리고 판화가 펠릭스 브라크몽의 소개로 일본화인 우키요에를 접하게 된 마네는 충격을 받게 된다. 1863년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살롱전에 출품한다. 티치아노의 <전원 음악회>에서 영감을 받아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의 <파리스 심판>을 재해석한 이 작품은 그림 속 인물이 모두 1860년대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로 두 남자는 마네의 동새오가 매제가 될 사람이었고, 누드 여인은 빅토린 뫼랑이라는 모델이었다. 마네로부터 미술이 시대와 함께 호흡하게 된다. 1865년 마네는 매춘부의 매춘 현장을 포착한 <올랭피아>를 살롱전에 출품한다. 이 그림은 완전 평면으로 절대 진리인 원근법을 폐기 처분한다. '그림이 그려지는 곳은 평면이다.'라는 마네의 생각은 이후 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 추상주의 등 모든 모더니즘 회화의 기본 정신이 된다. 1882년 그린 <플리베르제르 바>에서는 복수 시점을 사용한다. 근대 미술의 토양을 다진 화가이다.

클로드 모네

18세기 장 자크 루소로 대표되는 게몽주으 사상이 탄생하고 '자유, 평등, 박애'라는 정신으로 압축되어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다. 19세기에는 '답은 오직 단 하나'라는 획일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 정신이 탄생하는 가운데 근대적 정신이 반영된 모더니즘 미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는다. 또한 카메라의 등장은 회화에 위기 의식을 갖게 했지만 새로운 미술 세계를 열게 한다. 1858년 작 <루엘 풍경>은 모네가 18세에 그린 그림으로 스승 부댕에게 하늘 묘사의 왕이라는 칭찬을 받는다. 22세 용킨트를 만난 모네는 '주관적 감성을 담을 풍경화'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드가, 르누아르, 세잔, 바지유, 팡탱 라트르 등이 속한 마네의 집에서 미술에 대한 토론을 나눈 바티뉼 그룹의 멤버가 된 모네는 마네가 알려준 평평하게 그리고 디테일을 버리고 원색으로 단순하게 표현하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또한 자신만의 차별점으로 빛을 캔버스에 담는다. 드디어 제1회 협동협회전에 <인상, 해돋이> 1872를 내놓는다. '오직 빛이 보여주는 세상을 솔직하게 포착해 그린다'는 인상주의를 시작한다.

폴 세잔

20세기 회화의 씨앗으로 소개되는 세잔은 모네의 바통을 이어받아 세잔식 인상주의를 만든다. 미술계가 인상주의 매너리즘에 빠지자 쇠라, 고갱, 반 고흐, 툴루즈 로트레크, 그리고 세잔으로부터 후기인상주의가 시작된다. 법을 공부하던 세잔은 22살 화가가 되기 위해 고향 엑상 프로방스에서 파리로 상경한다. 누군가의 도움없이 대가의 그림만을 교본으로 삼아 독학으로 그림 그리기를 10년을 한 세잔은 마네의 <올랭피아> 도전장을 내밀 듯 1865년 <모던 올랭피아>를 내놓는다. 카미유 피사로에게 그림을 배욱 된 세잔은 야외로 나가 자연과 빛을 주제로 삼아 그림을 그리게 된다. 1877년 38세에 파리를 떠나 1906년 사망하던 때까지 홀로 '세잔식 인상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자연을 탐구하며 그림을 그린다. "영원한 인상주의를 만들고 싶다"고 한 세잔은 사물이 지닌 본연의 색과 형태, 그 본질을 추출해 그리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인상주의에 조화와 균형을 담고자 했다.

파블로 피카소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대가들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시작했을 것 같지만 이 책 <방구석 미술관>을 읽어보면 그런 화가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뒤늦게 시작을 했다. 야수주의의 앙리 마티스도 22세에 화가가 되기 위해 파리로 상경한다. 파블로 피카소를 이야기하면서 앙리 마티스는 왜 나왔을까. 둘은 서로를 잘 알고 있었으며, 치열하게 의식했다고 한다. 파리로 온지 14년 째인 1905년 33세의 마티스는 자기 부인을 모델로 그린 <모자를 쓴 여인>을 공개한다. 어느 비평가각 '야수'을 그려놓았다고 비웃은 것이 야수주의 명칭의 기원이 된다. 이 작품으로 마티스는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도자'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어릴적부터 미술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은 피카소는 23세, 1904년 조국 스페인을 떠나 파리에 정착한다. 1906년 마티스와 피카소는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마티스는 열두 살 어린 피카소를 관대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1907년 앙리 마티스는 <푸른 누드>를, 피카소는 입체주의 시작을 알린 <아비뇽의 처녀들>을 내놓는다. 마티스는 세잔과 원시미술에 심취해있었고 그것을 곁에서 알고 있었던 피카소는 마티스의 연구과제를 빼앗아 '세잔과 원시'를 극단까지 끌고 간 것이다. 마티스의 <푸른 누드>는 두 개의 시점을 사용하지만 피카소는 무한대로 확장시켰다. 이것으로 '아방가르드 선도자'란 타이틀은 피카소의 것이 되고 만다. "세잔은 우리 모두에게 있어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라고 피카소는 말하며 말년에는 세잔이 사랑한 생트 빅투아르 산이 보이는 성에 살며 "세잔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하기까지 한다. 회화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전통적 고정관념을 버린 피카소는 회화를 실험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형태에 집중한다. 피카소가 형태에 집중할 때 마티스는 색에 집중한다. 마티스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자살충동까지 느꼈지만 고통을 견디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얻은 새로운 영감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자신의 화실을 주제로 <분홍화실>, <붉은화실>, <화가의 가족>, 그리고 <가지가 있는 실내>를 그린다. 형태를 단순화시킨 '구성물'로 화면을 '구성'한다. '분석적 입체주의'로 사물의 형태를 무한대로 쪼개나가던 피카소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 그 때 마티스의 <가지가 있는 실내>를 보고 돌파구를 찾는다. 피카소의 <기타>는 잘게 쪼개기를 버리고 크게 쪼개 구성하고 있다. 또한 신문지, 악보, 벽지, 종이 등을 오려 붙이는 파피에 콜레를 선보인다. 마티스는 피카소를 '노상강도'라 칭하며 멀리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둘은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다고 한다.

마르크 샤갈

이름 때문에 프랑스인으로 착각하기 쉬운 샤갈의 본내 이름은 모이세 하츠켈레프로 러시아 유대인 격리지구 게토의 작은 마을 비테프스크에서 태어났다. 게토의 유대인은 거주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었고 유대인 학교에서 수준 낮은 교육을 받아야 했고 취업과 직업 제한, 토지 소유 금지로 소규모 행상, 상업, 수공업에 국한된 일밖에는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거기에 파괴, 학살이란 뜻의 포그롬까지 자행되었다고 한다. 포그롬의 발단은 1881년 술 취한 러시아인이 유대인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쫓겨나가 러시아인들이 집단으로 유대인 거주지 게토로 쳐들어가 파괴, 학살, 강간을 저질렀다. 포그롬은 20세기 초까지 벌어졌고 유대인 대부분은 감수해야 했다.

샤갈은 19세에 화가가 되겠다며 당시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갔다. 허가증도 가지지 않은 채 궁핍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샤갈은 유대인 변호사 골드베르크를 만나게 되고 골드베르크는 샤갈을 하인으로 등록해 체류허가를 받도록 한다. 샤갈은 왕실협회 미술학교에 입학하지만 고전적 수업 방식에 회의를 갖고 자퇴를 한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즈반체바 학교에 입학한다. 1년정도 즈반체바를 다닌 샤갈은 1910년 8월 23세에 파리로 간다. 이 때 '큰 걸음'이라는 뜻의 '마르크 샤갈'로 개명을 한다.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야수주의의 화가 모네, 반 고흐, 마티스 등의 그림을 직접 보게 된다. 특히 피카소가 주도한 입체주의는 샤갈의 양식을 완전히 바꾸는 게기가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에 빠져든 샤갈은 캔버스에 빛을 창조한다. 렘브란트는 어둠과 밝음의 대비로 빛을 만들었다면 샤갈은 다채로운 색채로 빛을 만들어낸다. 1911년 <나와 마을>이라는 자신을 대표할 걸적을 내놓는다. 1914년 여름, 27세에 누나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비테프스크로 향한 샤갈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8년동안 머므르게 된다. 이 때 연인 벨라와의 사랑을 담은 걸작들을 그린다. 그리고 고향 마을에 유대인을 그린 '비테프스크 연작'을 내놓는다. 러시아 정부가 유대인어인 이디시어 출판을 금지시키자 차별에 정면으로 대적하는 '유대인 화가' 샤갈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917년 11월 레닌을 중심으로 볼셰비키 당이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개역을 단행한다. 개혁안에는 유대인 차별 폐지가 포함되어 있다. 샤갈은 비테프스크 예술 인민위원으로 러시아 혁명 1주년 기념거리 장식을 감독하고 정부에서 작품을 대량 구입하기도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념 갈등이 심해지고 예술이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국가는 러시아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절대주의 선구자 말레비치를 밀어주게 된다. 조국에서 작품을 팔 길이 없어진 샤갈은 궁핍한 생활에 허덕이게 된다. "다른 것과 차이를 존중할 수 있다면, 혁명은 위대해질 수 있다"는 말을 남기고 조국을 떠나 파리로 간다. 1923년 36세의 샤갈을 파리는 환영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 시기를 가장 행복했다고 샤갈은 말한다. 1940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피신한 샤갈은 고향 비스테프스크가 독일군에게 파괴되었다는 비보를 듣게 된다. 샤갈은 자신의 뿌리를 그리는 것, 자신의 고통을 그리는 것, 불합리를 밝히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1930년 43세 <구약성경> 삽화작업을 시작한다. 69세 마르크 샤갈을 105점의 동판화가 담긴 <구약성경>을 출판한다. 그리고 인생 최후의 걸작, 12점의 <성서 이야기> 시리즈를 10년 동안 매달려 79세에 완성한다. 1973년 7월 7일, 프랑스 니스. 86세 샤갈의 이름을 건 미술관을 개관한다. 그곳을 주인공은 12점의 <성서 이야기>이다.

바실리 칸딘스키

추상미술의 창조자 칸딘스키를 저자는 최강 연애 찌질이라고 말한다. 1866년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음악과 미술을 사랑했지만 26세 모스크바 대학을 졸업하며 법률 고시를 가볍게 패스한 칸딘스키는 사촌 안냐 치미아킨과 결혼하다. 1896년 30세, 모스크바에서 최초로 열린 프랑스 인상주의 전시에서 모네의 <건초더미> 연자을 본 칸딘스키는 충격을 받는다. 1896년 도르파르트 대학 법학과 교수직으 거절하고 뮌헨으로 간다. 안톤 아츠베, 폰 슈투크 등 스승의 화실에서 그림을 배운 칸딘스키는 1901년 35세 팔랑크스 전시협회를 만들어 전시회를 연다. 아무에게도 관심 받지 못했지만 그 해 겨울 팔랑크스 미술학교를 만든다. 1902년 초 가브리엘레 뮌터가 입학을 하고 칸딘스키와 만나게 된다. 칸딘스키는 안냐와 별거를 하고 뮌터와 열애를 시작한다. 1909년 뮌헨 남부 무르나우에 칸딘스키와 뮌터는 정착을 한다. 칸딘스키의 추상회회가 이곳에서 시작된다. 1911면 12월 뮌터, 프란츠 마르크, 아우구스트 마케, 알프레드 쿠빈과 함께 '청기사'를 만들고 자신들의 철학을 담은 <청기사> 연감을 출간한다. 1911년 칸딘스키는 아내 안냐와 이혼을 하지만 뮌터와 결혼을 하지는 않는다. 마음이 식은 것이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러시아로 떠난다. 1년이 지나서야 나타난 칸딘스키는 1916년 3월 뮌터에게 작별 인사도 없이 러시아로 돌아가 연락을 끊는다. 뮌터는 40통의 편지를 보낸다. 1년 후 51세의 칸딘스키는 27세나 어린 모스크바 장군의 딸 니나 안드레브스키와 결혼을 한다. 1922년 칸딘스키는 뮌터에게 갑작스런 연락을 취한다. 무르나우 집에 있는 자신의 물건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대리인을 통해 한 것이다. 뮌터와 칸딘스키의 다툼을 4년이나 계속되지만 뮌터가 칸딘스키의 물건을 보내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67세의 칸딘스키는 뮌터와 함께 했던 때가 생애 최고의 시기였다고 고백한다. 50세의 뮌터는 남은 생을 함께 할 요하네스 아이히너를 만나 1931년 무르나우 집으로 돌아간다. 제2차 세게대전 중 나치는 청기사파의 작품을 퇴폐미술로 간주해 불살하버린다. 뮌터는 지하실에 작품을 숨기고 책장으로 입구를 막아버린다. 1957년 80세, 거장이 된 뮌터는 칸딘스키의 작품이 포함된 100여 점의 청기사파 작품을 기증한다.

마르셀 뒤샹

<방구석 미술관>의 마지막 주자는 현대미술을 낳은 혁명적 창조자 뒤샹이다. 친할아버지 에밀 니콜은 사업가로 성공한 후 예술가로 전향을 한다. 뒤샹의 큰형 가스통은 법대를 갔다가 예술가의 길을, 둘째 형 레이몽은 의대를 갔다가 예술가의 길을 걷는다. 뒤샹은 자연스럽게 예술가의 길을 가게 된다. 1904년 17세 뒤샹은 풍자만화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첫째 형 가스통이 있는 파리로 간다. 그리고 20세부터 3년 동안 풍자만화가로 활동을 한다. 1910년 화단을 휩쓴 입체주의 그림을 뒤샹도 그리기 시작한다. 1912년, 샬롱 데 쟁데팡당에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 II>를 출품한다. 살롱 데 쟁데팡당은 1884년 보수적, 아카데믹한 살롱전에 대항한 젊은 예술가들이 독자적으로 연 전시를 시작으로 한 새롭고 진보적인 예술을 추구하며 심사도 없고 상도 없는 제도를 자랑하는 전시였다. 그런 살롱 데 쟁데팡당에서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 II>를 거부한다. 이 작품은 입체주의에 움직임이라는 요소를 넣은 것으로 수차례 실험끝에 완성한 역작이었다. 이유는 기존의 입체주의자들이 불쾌감을 느낀 것인데 제목에서 내려오는을 빼면 전시를 허락하겠다며 뒤샹을 압박하지만 뒤샹은 제목을 바꾸지 않고 작품을 가져와버린다. 이 사건으로 뒤샹은 기존 미술의 모든 것을 거부하는 '안티 미술'을 시작한다. 뒤샹은 1년만에 자신만의 미술 콘셉트를 정립한다. '생각하는 미술', 즉 개념미술의 탄생이다. 1913년 <자전거 바퀴>는 뒤샹이 심심풀이삼아 만든 작품이다. 관객은 이 물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무의미의 미술'이라는 식으로. 1915년 뒤샹은 레디메이드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미 만들어진 것(Ready-made)으로써 예술가가 만들지 않고 '선택해' 예술이 된 미술품을 의미한다. 1915년 뒤샹은 제1차 세계대전을 피해 뉴욕으로 간다. 살롱 데 쟁데팡당에서 거부당했던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II>가 1년 후 1913년 뉴욕 국제현대미술전 <아모리 쇼>에서 주목을 받은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후 2년 동안 뒤샹의 레디메이드 개념을 담은 작품활동은 그리 주목을 끌지 못한다. 1917년 1월 독립미술가협회의 디렉터로 임명된 뒤샹은 전시 개막 전 <눈 먼 사람>이라는 잡지를 창간한다. 그리고 소변기를 사와 리처드 머트라는 가명으로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전시에 출품한다. 6달러만 내면 어떤 예술가든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는 독립미술가협회전에서 <샘>은 협회 회장에 의해 전시를 거절당한다. 뒤샹은 항의의 뜻으로 사퇴를 하고 <샘>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눈 먼 사람> 2호에 뒤샹은 익명의 사설을 남긴다. '미술계는 여전히 보수적'이라는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그 후 <샘>으로 대표되는 레디메이드 개념이 뉴욕 미술계에 뿌리내리게 된다. 뒤샹은 1923년 미술계의 비난을 받으며 체스에 올인한다. 1933년 체스의 거장이라는 칭호를 듣고서 1934년 다시 미술계로 복귀한다. 그리고 누가 뭐라든 아랑곳하지 않고 놀 듯이 자기만의 예술을 만들어 갔다.

<방구석 미술관>에 나오는 이 14명의 거장들은 대부분이 모두 고통받는 인생 속에서 작품을 빚어내었다. 그들의 고통에 괴로운 마음이 들 정도 였다. 저자의 유머로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지만 화가들이 겪는 고통은 재밌게만 읽게 되지는 않았고 힘 빼고 쓰여진 책이지만 가볍지 않은 책이었다. 다가갈 수 없을 것만 같은 예술가의 삶을 인간적으로 느끼게 된 책읽기였다.


YES마니아 : 로얄 o********o 2020.03.08. 신고 공감 1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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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덕후와 함께 하는 미술 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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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한 책은 처음이다. 워낙 미술에 관해 문외한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호기심을 끌 만한 책을 만나지 못했음도 한 몫 한다. 일단 책을 펼쳐 목차를 보니 내가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유명한 화가들이 나온다. 그리고 미술분야에 가볍게 입문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화가의 출생부터 전성기, 그리고 마지막까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미술 덕후와 함께 하는 미술 교양서" 내용보기

미술에 대한 책은 처음이다. 워낙 미술에 관해 문외한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호기심을 끌 만한 책을 만나지 못했음도 한 몫 한다. 일단 책을 펼쳐 목차를 보니 내가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유명한 화가들이 나온다. 그리고 미술분야에 가볍게 입문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화가의 출생부터 전성기, 그리고 마지막까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그림과 글이 나온다.

 

우리는 처음 미술을 접할 때, 보통 공부를 하기 십상이라고 하면서 서양미술사라는 역사로 접근하거나, 미학이라는 학문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의 프로필을 안다고 친해지는 것이 아니듯, 미술 역시 지식으로 많이 안다고 해서 친해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미술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와 소통하고, 작품과 대화하며 공감해나가는 경험이 하나 둘 쌓이다보면 어느새 미술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한 인간으로서의 예술가를 생생한 시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을 통해 예술가의 작품 탄생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방구석에서 흥미롭게 만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술사적 의의가 아닌 예술가의 삶에서 왜 그런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가슴으로 공감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하지만 재미있기만 한 미술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책은

한 화가에 대해 이만하면 됐다 싶을 만큼 집요하게 파고들며, 미술 교양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알차게 전한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모더니즘 화가들로 이들만 제대로 알아도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꿸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각각의 본문 마지막에는 화가의 기본 정보와 함께 작품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핵심 미술 이론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었다. 그저 [방구석]으로 찾아온 미술계 거장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맞이하면 된다. 방구석 미술관으로 초대된 미술 거장들과의 수다가 독자들을 유쾌한 미술 세계로 안내한다. 미술계 거장들의 사생활과 명화에 담긴 숨은 뒷얘기까지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는 교양 미술서이다.

 

특히 목차에는 미술가들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고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표현으로 독자들을 본문으로 초대한다. 물론 미술사적 연대기순으로 화가들을 만나게 되지만, 목차를 보고 관심있는 화가를 먼저 찾아 읽어보는 것도 괜찮다. [20세기가 낳은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 알고 보면 선배의 미술을 훔친 도둑놈?] 이라는 목차가 보여주듯 이 책은 누구나 쉽게 미술을 접하고 화가들의 생애와 특징, 그리고 화풍까지도 제대로 알게 해 주는 장점이 많다.

 

저자 조원재는 2016년부터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모토 아래, 팟캐스트 방구석 미술관을 기획·진행하고 있다. 방구석 미술관은 미술을 1도 모르는 문외한부터 이제 막 미술을 시작한 미술 햇병아리’, 미술 좀 안다는 사람까지 모두를 아우르며, 최고 인기 미술 팟캐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쏟아지는 미술 팟캐스트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1위를 지켜내고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저자는 미술전문가 아닌 애호가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자유롭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쉽고 친근한 언어로 미술 이야기를 생동감 넘치게 풀어낸다고 볼 수 있다. 방구석 미술관은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한 필치와 전매특허 스토리텔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책 한권으로 미술에 대한 교양을 모두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독서라는 것이 하다보면 장르와 분야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책을 벗삼아 미술 쪽의 관심을 갖게 되면 또 다른 지평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알고 있는 그림은 몇 장 안되지만, 재미있는 해설과 더불어 그림을 보게 되니 이해가 잘 된다. 덕후라고 하는 애호가의 책이니만큼 우리의 눈높이에서 미술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흥미를 더하게 된다는 생각을 해 본다.

 

 




YES마니아 : 로얄 b***n 2019.05.23. 신고 공감 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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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결정체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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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것은 좋아하지만 다른 그림을 보는걸 좋아하진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 미술관에 가서 많은 작품을 보면서 큰 감흥없이 그저 무엇을 그린건가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가, 나보다 잘그렸나 못그렸나, 어떤 재료로 그린것인가,  작품의 겉면만 보고 판단하는 그정도에서 끝이났기에 나에게 미술관나들이는 그닥 재미있는 분야는 아니었다. 하지만 미술분야를 꿈꾸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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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것은 좋아하지만 다른 그림을 보는걸 좋아하진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 미술관에 가서 많은 작품을 보면서 큰 감흥없이 그저 무엇을 그린건가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가, 나보다 잘그렸나 못그렸나, 어떤 재료로 그린것인가,  작품의 겉면만 보고 판단하는 그정도에서 끝이났기에 나에게 미술관나들이는 그닥 재미있는 분야는 아니었다. 하지만 미술분야를 꿈꾸는 아이로 인해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주 다녀야하는 상황에 처하다보니 반 강제적으로 많은 작품들을 접해야 했다. 그러던 참에 많은 블친님들이 이 책을 읽으신후 작성하신 리뷰를 하나 하나 보다가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라는걸 알게 되었고 이책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명작들에 대한 교양지식을 좀 쌓아두면 좋을것 같아서 구매하게 되었다.

 

그림그리는걸 좋아하고 미술분야를 꿈꾸는 아이가 이번에 중학교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미술수업을 듣던 날 집에와서 한다는 첫말이 " 미술이 미술이 아니야. 재미없어" 그소리를 듣자 난 단번에 그이유를 알아챌수 있었다. 직접 그리고 만들고 상상하고 꾸미고 즐기던 초등학교의 미술수업을 생각했던 아이는 갑자기 아무런 활동 없이 미술의 역사, 표현주의, 인상주의, 시대별로 활동한 화가들 그 화가들의 대표작품 등등 문제풀이를 위한 주입식 교육의 미술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나또한 그런 교육으로 인해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시험을 위해 달달달 외우기만 해야했던 그래서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머리밖으로 후루루 날라가 버리던 미술지식들을 붙잡을 방도가 없었다. 주입식 교육이 나쁘다는걸 알면서 왜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져오고 있는걸까....

 

어느날 아이에게 이 책을 권했다. " 이 책 안에 네가 좋아하는 그림들이 많이 있어. 그리고 그 그림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알려준다는데... 한번 훑어봐봐" 분명 이 책읽어봐 하면 읽지 않을거라는걸 알기에... 그림만 봐도 된다고 미끼를 던져주었더니 덥석물어버린 딸아이... 슬슬 훑어보는것 같더니 재미있었는지 갑자기 책속에 빠져들어 심취해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중간 중간 이 그림이 이렇게 된거였데.. 이 화가가 이래서 이런 그림이 나온거래.. 등등 신이나서 나에게 달려와 조잘조잘댔다. 그땐 나도 이 책을 아직 읽기 전이었기에 나 자신도 신기하고 놀라워서 "정말?? 진짜?? " 맞장구치며  재미있게 아이의 말에 빠져들을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빨리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다.

 

저자는 미술을 보는 관점을 보다 다양하게 열어주고자 미술사적 의의가 아닌 예술가의 삶에서 '왜 그런 작품이 나올수밖에 없었는지 ' 가슴으로 공감하는 경험을 선물해 주고싶어 <방구석 미술관>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예술가의 숨소리를 듣기를, 자유와 상상의 날개를 펴고 미술과 소통하기를 소망하며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이 책엔 이름만 들어도 대표작품이 머릿속에 딱딱 떠오를만큼 유명한 화가들이 소개되어있다.

 


매 단원마다 화가에 대한 소개글과 사진이 수록되어 있고 그 화가의 대표작품들은 물론 그 작품들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화가의 성장배경이라던가 심리상태, 재정상태, 시대적인 배경등 세세하지만 이해하고 쉽고 흥미롭게 대화형식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작품활동에 있어서 그 화가가 지니고 있는 예술적인 재능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배경, 그림을 향한 절대적인 노력과 사랑 또한 얼마나 크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절실히 깨달을수가 있었다. 여태껏 수많은 화가들은 정말 타고난 재능 하나만으로 누린 드넓은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죽음후에도 그들이 남긴 작품들은 세계적으로 끝없는 칭송을 받고 있는것이라 했던 생각이 나의 오만과 편견이 아니었나 싶었다.

 

아는만큼 보이는다는 말이 지금 이 상황에 적합한듯 하다. 단순하게만 여자를 그렸느냐 건초더미를 그렸느냐 자화상을 그렸느냐 무엇을 그렸느냐 무슨 색으로 그렸느냐 등등..... 단순한 시각적인 개념으로만 바라봐지던 수많은 명작들이 이렇게 해서 그려졌구나, 이런 마음으로 그린거였구나, 어떤 이유로 이런 대상을 그린거였구나, 무엇을 바라고 그린거였구나 등등 과 같이 작품뿐만이 아닌 화가의 내면적, 심리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며 바라볼수 있는 전에는 없던 마음으로 바라볼수 있는 눈을 갖게 해주었다고 말할수 있다.

 

이 책을 읽기전 나는 아래 그림들을 보고 누가 그렸는가 궁금하기만 했겠지만 이 책을 읽은후 나는 그것 이상으로 이 그림들을 보자마자 누가 언제 어떤 심리로 왜 이런 작품이 그렸는지까지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 비록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들에 한하지만 이 그림을 눈뿐만 아니라 내 마음의 눈으로 바라볼수 있게 되었다는 놀라움과 뿌듯함과 희열 또한 미술교양지식을 이만큼이나 쌓았구나 하는 행복을 만끽할수 있었다.

 (이 그림들 보면서 생각나는것들이 있나요?? 없다면 이 책 강추!!!)
 

 

t*****d 2019.03.21. 신고 공감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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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즐기는 미술관 나들이 [방구석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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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방구석 1열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책 제목에 들어간 "방구석"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어릴때부터 화가인 고모와 고모부를 보고 자라서 미술작품은 원없이 보고 살았습니다. 그 덕인지 미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학창시절 의무적으로 본 작품전, 초대권으로 몇 차례 방문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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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방구석 1열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저 책 제목에 들어간 "방구석"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어릴때부터 화가인 고모와 고모부를 보고 자라서 미술작품은 원없이 보고 살았습니다.

그 덕인지 미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학창시절 의무적으로 본 작품전, 초대권으로 몇 차례 방문한 작품전, 지인의 기호에 따라

외출을 목적으로 방문했던 작품전 등이 대부분일 뿐, 작품을 깊이 관찰한다거나

작가에 대해 정보를 알아본다거나 내 의지대로 여유를 갖고 미술작품을 감상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 그림으로 1000피스 직소퍼즐을 하면서

그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지고 고흐에 대해 알아보게 되고 아이에게 고흐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술작품을 대할 때, 얼마나 많은 작품을 만났느냐 보다는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얼마나 작가를 알고 작품을 만났는지에 따라서

그 작품이 나의 머리속 혹은 마음속에 깊게 혹은 스치듯 자리잡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싶고 작가를 알고 싶은 마음은 가득해도

사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미술관에 여유롭게 방문한다는 것도 쉽지 않고

남들이 알만한 명화를 전시회에세 만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닌데요.

 

<방구석 미술관>  책은 마치 그런 저의 마음을 읽듯

명화들을 작가와 함께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책에서는 뭉크, 칼로, 드가, 고흐, 클림트, 실레, 폴 고갱, 마네, 모네, 세잔,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 뒤샹까지 총 14명의 화가들을 만나 그들의 작품을 이야기와 함께 만납니다.

제목만 보아도 과연 무슨 이야기가 담겼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킬만한 것들이 가득입니다.

특히나 "선배의 미술을 훔친 도둑?"이라는 말에 훔칫 놀라서 펼쳐보게 된 피카소의

재미있는 라이벌 화가들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권투같은 경기를 보듯 홍코너, 청코너, 라운드 등의 용어로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 

그 시절 화가들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 진진합니다.  

 

 

 

 

 

 

 

작가의 일생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나열했다면 조금 읽다가 지루해져서 멈춰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더 재미있는 구성으로 미술을 잘 알지 못해도 흥미를 갖도록 해줍니다.

그림을 감상하며 작가 이야기를 듣고, 그림이야기를 듣고 또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그 작가와 그림이 더 친숙하게 다가오고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여운이 남습니다.

 

미술작품을 그냥 눈으로만 볼 때와 이렇게 스토리로 볼 때는 확실히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두 가지 모두 갖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혀 모르고 나만의 상상대로 작품을 해석하다가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을때에는

그림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냥 그림이 좋을 뿐  그림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뭣도 없던 제가

<방구석 미술관> 책을 만난 것은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제가 자주 접하던 그 명화들, 그 미술작품을 볼 때 떠오르는 것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좀 알 것 같게 만들어준 책 덕분에 뭔가 마음이 꽉 찬 기분이네요.

 

m********y 2019.02.25.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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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미술관 - 너무 재미있는 미술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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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편지를 쓰다말고 작별을 고합니다. 압생트의 저주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요정의 탈을 쓰고 날아와 혀끝에 앉은 녹색 악마압생트는 고흐의 영혼을 갉아먹었습니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우리는반고흐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노랑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난 미술책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거의 대부분의 문화예술을 즐긴다.  한국이라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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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편지를 쓰다말고 작별을 고합니다.

압생트의 저주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요정의 탈을 쓰고 날아와

혀끝에 앉은 녹색 악마압생트는 고흐의 영혼을 갉아먹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우리는
반고흐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노랑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난 미술책을 좋아한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거의 대부분의 문화예술을 즐긴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 거기서도 소도시에 살기에

다양한 예술을 자주 접할 수 없는 대신에

내가 즐길수 있는 한, 많은 것을 접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지역에 공연이 오거나, 예술제 등을 하면 반드시 참가하고

아기가 있는 내가 갈 수있는 거리에서 뭔가 할때마다 그것에 참여하려 노력한다.

그 중, 가장 쉬운 노력이 책이기에 많은 책을 읽는다.

미술책도 그렇게, 가장 쉬운 노력이니까 많이 읽고 좋아한다.

 

미술책이 좋은 이유는 평생에 한번 볼까말까한 그림들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 마음대로 볼 수 있어서이다.

 

나는 15권정도의 미술책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는 참 재미있는 책도 잇고 재미없는 책도 있다.

하지만 한가지는 단언할 수 있다.

내가 가진 미술책 중에 가장 재미있느 게 이 책이라는 것.

 

 

 

그렇다고 이 책이 그냥 재미만 있나.

그것은 또 아니다.

다양한 그림과 다양한 지식도 분명하게 담겨있다.

 

 

 

 

 

유명화가들의 작품,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들을 고루 실었는데

그 책이 무슨 뒷담화라도 나누듯 재미있다.

 

 

 

이 책의 홍보문에서도

권위, 체면, 무게 대신에 위트, 유머, 인간미를 더했다는 말을 읽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말을 읽을 때에도 그저 "홍보"라고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나서야 어깨뽕을 뺐다는 말이 매우 정확했음을 알았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 책은 미술책이라기보다는 화가들의 뒷담화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그래서 그림을 한번 더 보게 된다.

 


솔직히 수준높은 미술서적에서
한 작품을 실어놓고 "구스타프 클림트, 목가, 1884년" 이라고

아무리 적어주어도 그것을 덮고난 다음에

마음에 남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심지어 누가 먼저 태어나고 누가 먼저 작품을 시작했는지조차 헷갈린다.
(그것은 당연하다. 매일보는 부장님이 형인지 차장님이 형인지도 모를판에.)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면 우리는 누가 "형"인지 누가 누구의 애인인지,
이 그림이 누구의 불륜으로 만들어진건지, 누가 누구의 뒷통수를 친건지 알게 된다.
그래서 그 그림까지 덩달아 다시 보고, 다시 알게 된다.

 

 

이 책을 쓴 사람이 미술전공자가 아님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한국작가라는 것은 더더욱.
아마 이 책이 여기저기 차트에서 1위를 하고 난 뒤 읽은게 아니었다면
나는 이 책을 외국의 저명한 미술학자가 쓴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건방지지만 감히 조원재 작가에게 부탁하고 싶다.
"방구석 한국미술관"도 만들어달라고.
우리나라의 좋은 그림들과 이야기들도
이렇게 재미있게 엮어준다면, 우리나라 미술도 한층 재미있어질 것 같다.
혹시 역사에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또 건방지게 설민석 강사에게 부탁해야겠다.
조원재 작가 좀 도와주시라고!

 

 

진짜 10점 만점에 10점의 재미와 지혜를 준 책이었다.

책사본 돈 하나도 안 아까운 책. 

이달의 사락 g********r 2018.09.16.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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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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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제목이 너무 맘에 쏙 드는 거예요. 평소 미술관 관람을 하고 싶지만 여유가 없거나  몸이 불편해서 못 가는 경우가 있어서 아주 속상할 때가 많았습니다. 헌데 방구석 미술관을 읽게 됨으로 말미암아 미술관 지식이 가랑비에 비에 젖 듯이 나도 모르게 상식이 쌓이는 것 같아 너무 고마운 필독서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유명한 명화를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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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제목이 너무 맘에 쏙 드는 거예요. 평소 미술관 관람을 하고 싶지만 여유가 없거나  몸이 불편해서 못 가는 경우가 있어서 아주 속상할 때가 많았습니다. 헌데 방구석 미술관을 읽게 됨으로 말미암아 미술관 지식이 가랑비에 비에 젖 듯이 나도 모르게 상식이 쌓이는 것 같아 너무 고마운 필독서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유명한 명화를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기회가 되어 행복합니다.

YES마니아 : 골드 y*****0 2019.02.13.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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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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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본 적이 있다. ‘아는 만큼 재밌다’는 한줄평을 뒤늦게 보고 무방비로 영화를 봤던 게 얼마나 후회되던지..미술 또한 그렇다.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인다. 보고 나서 나중에 그 의미를 알게 되면 너무나 아쉬워진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미술을 알아야할지 막막하다. 무작정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면 뭐가 보일까? 아니면 서양미술사를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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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본 적이 있다. ‘아는 만큼 재밌다는 한줄평을 뒤늦게 보고 무방비로 영화를 봤던 게 얼마나 후회되던지..미술 또한 그렇다.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인다. 보고 나서 나중에 그 의미를 알게 되면 너무나 아쉬워진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미술을 알아야할지 막막하다. 무작정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면 뭐가 보일까? 아니면 서양미술사를 배워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미술은 점점 어려워지고 부담스럽고 난해한 예술이 되어 간다. 미술을 알고는 싶은데 선뜻 다가가기가 부담스러웠던 나에게 이 책은 정말 쉽게 미술에 대해, 예술에 대해 알려준다. 이제는 미술 작품을 제대로 감상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까지 생기도록.

 

명화란 무엇일까? 전에는 테크닉이 뛰어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테크닉은 그저 그림을 그리는 수단일 뿐이다. 그림은 곧 화가의 삶이다. 그림은 테크닉이 아니라 개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이 책에 소개된 14명의 미술가들은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개성이란 나만이 가진 스타일, 독특함이다. 그 개성이 예술적 사조를 만든다. 인상주의, 표현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 등 모든 사조는 누군가의 개성으로부터 시작한다. 기존의 형식을 깨고 싶은 진보적 사고관이 시간이 지나면서 보수화되면 또다시 새로운 진보적 사고관이 등장한다. 그렇게 미술은 진화해 왔다

 

우리가 현대미술에서 흔하게 보는 추상미술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고 등장과 동시에 쓰레기통에 처박혔을 것이다. 원근법을 절대시하고 정교하고 세밀하게 천상의 아름다움을 그리던 고전주의는 그 이후 원근법이 아닌 평면으로, 정교함 보다는 단순하게, 신화나 역사적 인물이 아닌 동시대의 일상생활로, 하나의 시점이 아닌 여러 시점의 등장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개방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보수적이었던 기존 미술 풍토를 조롱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보는 미술에서 생각하는 미술을 만든 현대미술의 창시자 마르셀 뒤샹에 이르기까지 꽤 복잡해 보이는 서양미술사가 사실은 기존의 틀을 깨는 행위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명화를 남긴 화가들은 분명 미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재능은 그림을 그리는 테크닉을 익히는 데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테크닉이 뛰어난 그림을 명화라고 부르지 않는다. 테크닉보다 더 뛰어난 그 무언가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흔히 개성’ ‘독특함이라고 한다. 개성은 자신만이 가지는 스타일이고 시그니처다. 이런 개성은 어느날 톡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새로운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만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시켜 준다

 

그림을 더 잘 보기위해서 읽기 시작했지만 책장을 덮은 후 떠오르는 말은 예술가의 열정이었다. 오로지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때론 처절하게 때론 무모하게 때론 진지하게 각자의 방식대로 발산한 열정이 있었기에 명화라는 값진 타이틀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그들의 열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한없이 부끄러웠다. 나에게 열정이란 단어는 대체 언제부터 사라졌던 걸까. 마르셀 뒤샹처럼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거창함까지는 못 가더라도 뒤늦게 미술을 시작한 폴 고갱의 삶처럼, 한번 사는 인생 나에게만 보이는 그 빛을 따라 내가 원하는 그 무엇으로 채울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한 열정이 어디 있을까. 그보다 더한 개성이 어디 있을까. 그보다 더 값진 인생이 어디 있을까.

 

c*****m 2018.11.09.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