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의 미술관 :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열네 번의 예술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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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미술관 :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열네 번의 예술수업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열네 번의 예술수업

리뷰 총점 9.3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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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예술일반/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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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현대미술은 느껴야 한다는데요... 평점10점 | y*****2 | 2019.02.15 리뷰제목
솔직하게 말씀드려 저는 정서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은 탓인지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예술분야를 이해하는 능력이 많이 모자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부라도 하면 나아지려나 싶어서 나름대로는 기회가 될 때마다 공부를 하고는 있습니다만, 별로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느낌의 미술관>도 부족한 점을 채워보려 골라든 책입니다만, 책읽기를 마치고는 잘못했다 싶기
리뷰제목

솔직하게 말씀드려 저는 정서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은 탓인지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예술분야를 이해하는 능력이 많이 모자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부라도 하면 나아지려나 싶어서 나름대로는 기회가 될 때마다 공부를 하고는 있습니다만, 별로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느낌의 미술관>도 부족한 점을 채워보려 골라든 책입니다만, 책읽기를 마치고는 잘못했다 싶기도 합니다.

저자는 ‘작품을 대하고 당신의 느낌이랄 수 있는 세 생기고 당신만의 정연한 느낌과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면, 그게 답입니다.(17쪽)’라고 적었습니다. 즉, 미술작품을 보고나서 나름대로의 느낌이 생긴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말씀입니다. 저자는 ‘비전문 독자와 현대 미술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으려는 목적에서 쓰였다.(9쪽)’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징검다리를 놓는 수준이 아니라 핵폭탄을 맞아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다리를 건설하려는 수준으로 미술작품을 느끼고, 그 느낌을 다른 이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키우고자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예술학을 공부하고 철학을 미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저자가 공부한 예술론을 철학적 관점으로 승화시켜 미술작품을 차원 높게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열네 번의 예술수업’이라는 부제를 보면 이 책의 성격을 파악했어야 했습니다.

그 열네 번의 강의 가운데 초반은 아무래도 긴장을 풀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지, ‘느낌’을 강조합니다. 쉽죠. 느낌이란 보는 사람마다의 다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느낌이라는 것의 조작적 정의가 점점 수위를 높여가면서 기호, 실재, 재현 등, 철학적 사유로 연결해 나갑니다. 그래서 책읽기가 중반에 접어들면 느낌이 점점 오리무중이 되면서 호흡이 가팔라지는 느낌입니다. 책읽기도 강약이 교차되면 수월하기 마련인데, 화두가 다시 느낌으로 돌아가는 듯하다가 이내 자의식, 표상 등 긴장의 강도가 다시 세기는 느낌입니다.

열네 번의 강의를 이어가면서 그녀와 그남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구조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녀가 현대미술에 대하여 초짜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어느 사이에 그남과 나누는 대화의 수준이 거의 전문가에 다름이 아닌 듯 합니다. 즉 그녀와 그남은 저자 자신이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그녀와 그남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을 취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몇 가지 책을 읽으면서 얻어 들인 앎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미학은 개개의 존재가 가지고 있거나 경험하는 느낌에 관한 학문(60쪽)’이라는 작가의 정의가 있습니다. 미학에 대한 다른 이의 견해도 인용합니다. 미국의 미학자 아서 단토의 경우 ‘내가 미학(Aesthetics)이라고 할 때, 그건 다음을 의미한다. 미학은 사물이 스스로 나타나는 방식에 관한 것이며, 동시에 사물이 다른 방식이 아니라 왜 그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그 이유에 관한 것이다.(61쪽)’라고 했다는데, 생각을 더 해봐야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과 같은 저자의 주장 역시 동의가 쉽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과학이나 수학, 철학 등 전문적인 방식의 기술이 아닌 이상 미술작품에 대한 기술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그림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분별이 필요할 뿐이죠.(310쪽)” 과학이나 수학은 일정한 공식을 이해하면 쉽게 풀어 설명이 가능합니다만, 미술은 역시 나름의 느낌을 누군가에게 설명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앞서 말한 ‘기억은 가장 위대한 마법 중의 하나’라는 대사 기억하지죠.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기억 작용 자체는 설명할 수 없을 겁니다.(331-332쪽)” 기억의 과학은 그 근본 원리에 접근해가고 있습니다. 즉 마법이 아니라 과학으로 설명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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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느낌의 미술관 평점10점 | h******k | 2018.11.15 리뷰제목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서 종종 미술작품을 만나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작가는 이것을 '대면'이라고 하네요. 작품을 통해  나의 정체성을 깨닫는 순간이랄까요. 이 신비한 경험이 일어나는 경로(재현, 추상, 관점 등)에 대한 설명은 미술과 철학의 세심하고 아름다운 변주로 느껴져요. 바라보는 일이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니 더 열심히 바라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기기도 합니다.
리뷰제목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서 종종 미술작품을 만나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작가는 이것을 '대면'이라고 하네요. 작품을 통해  나의 정체성을 깨닫는 순간이랄까요. 이 신비한 경험이 일어나는 경로(재현, 추상, 관점 등)에 대한 설명은 미술과 철학의 세심하고 아름다운 변주로 느껴져요. 바라보는 일이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니 더 열심히 바라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림을 보고 느낀다는 건 그것과 함께 당신 자신과 당신의 세계 전체가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작가의 주장처럼 미학의 힘이 이런걸까요. 아름답고 힘있는 책을 발견하게되니 독서가 참 재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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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느낌의 미술관 | 조경진 평점10점 | h*********o | 2018.12.07 리뷰제목
지금으로부터 딱 일년 전인 2017년 12월에 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유럽여행을 떠났다. 유럽여행이라기보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2주 가까이 지냈고, 당일치기로 벨기에의 브뤼셀에 다녀온 정도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성당이나 고성 투어였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파리에서 루브르와 오르세를 방문한 것이 고작이었다. 해외여행은 경비가 많이 들다보니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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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딱 일년 전인 2017년 12월에 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유럽여행을 떠났다. 유럽여행이라기보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2주 가까이 지냈고, 당일치기로 벨기에의 브뤼셀에 다녀온 정도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성당이나 고성 투어였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파리에서 루브르와 오르세를 방문한 것이 고작이었다. 해외여행은 경비가 많이 들다보니 오디오 가이드로 1인 투어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사전 지식과 준비가 적은 상태에서 일생에 딱 한 번 올까말까한 곳을 이왕이면 깊이있게 둘러보고자 미술 작품을 위한 가이드 투어를 신청했다. 르네상스 미술과 19세기 미술 모두 나에게 엄청난 경험을 가져다 주었다.


파리의 3대 미술관이라고 하면 르네상스 작품은 루브르에서, 19세기 작품은 오르세에서, 현대미술작품은 퐁피투 센터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관람객과 투어서비스도 루브르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오르세, 마지막은 퐁피투 센터다. 5일 정도 파리에 머물면서 루브르와 오르세는 각 일정에 맞춰 투어를 했지만 퐁피투 센터는 우리에게 맞는 현지 투어를 찾을 수 없었다. 수요가 많이 없는건지 공급이 없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정상 방문하지 못한 퐁피투 센터는 아쉬움만 뒤로한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현대 미술에 대해 공부할 기회는 잘 없었지만 <느낌의 미술관>을 계기로 현대 미술에 살짝 발을 담글 수 있었는데, 뭐랄까... 현대 미술의 관광 시장에 가이드가 없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당신이 진정으로 미학적, 예술적이게 되면, 그렇게 해서 미학적, 예술적 인간이 되면 모든 사물을 특이하다고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특이성을 느낀다는 건 결국 내가 특이하게 된다는 것, 느낌의 새로움을 향유하고 궁금적인 자유를 얻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62


느낌학에서 앎은 일차적으로 느끼고 있는 특정한 느낌에 의식적으로 주의를 줄 수 있다는 것, 그 느낌의 특이성 자체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 느낌과 다른 느낌의 차이를 분별할 수 있다는 것, 지금 거기에 왜 다른 느낌이 있지 않고 바로 그 느낌이 있어야 하는지 느끼는 것입니다. 이것이 느낌을 미학적으로 아는 것입니다. p.84

책에서 말하는 '특이성'과 '느낌'에 대한 추상적이고, 이념적인 관념들에 지금 내가 책을 읽고 있긴 한데 뭘 읽고 있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흰 것은 종이고 검은 것은 글씨라며. 루브르와 오르세에서 감상했던 작품들이 미, 색감, 형태, 색체기법, 이야기를 눈에 띄게 볼 수 있었다면, 현대 미술은 한마디로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다. 존재, 인식, 기호, 현상, 의미화와 같은 철학적 사고가 요구되기도 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고도 개운하지 않은 미묘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나타내는 의도와 방식에 접근하는 자체가 낯설어서 책을 읽으면서 반은 생각에 잠겨서 멍 때렸던 것 같다. 현대미술을 이해하는데 이토록 높은 지적 사고가 요구되다보니 사람들이 어려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구성은 그남과 그녀의 대화체로 구성된다. 현대미술에 대한 그남의 어려운 설명에 맞춰 이해할 듯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그녀의 지문들은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특이성'과 '느낌'에 관한 내용을 읽을 때 이 책은 내가 도달하지 못할 수준 이상의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미술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표현법을 사고하고 접근하는 방법 자체가 너무 낯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넘길수록 현대미술이 어렵다기 보다는 그 동안 내가 어떤 사물의 존재에 대해 이런 사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책에는 당장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도 다시 곱씹어 볼만한 글들이 상당히 많다.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사물과 존재, 표현에 대한 사고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책이 아닌가 한다. 좀 더 다양한 작품 소개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들은 예술의 인상에 대해 상당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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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평점10점 | p*******1 | 2018.12.08 리뷰제목
현대미술이라는 주제가 나오면, 열에 아홉 정도는 이런 말이 나온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저게 뭐가 그리 예술적이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된다.' 현대미술의 대표작 내지 인기작이라고 칭송받는 작품들의 상당수는 기술적으로 별로 어려워보이지도 않는 경우가 많고, 아예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리고 이럴 때 현대미술의 심오함을 잘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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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라는 주제가 나오면, 열에 아홉 정도는 이런 말이 나온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저게 뭐가 그리 예술적이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된다.'

 

현대미술의 대표작 내지 인기작이라고 칭송받는 작품들의 상당수는 기술적으로 별로 어려워보이지도 않는 경우가 많고, 아예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리고 이럴 때 현대미술의 심오함을 잘 몰라서 이해하지 못한다 운운하는 말이 나올 때가 많다. 심지어 현대미술에 대해 모르겠다는 사람을 예술적 소양이 없는 것쯤으로 취급하거나, 훈계하는 어조로 말할 떄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듣는다고 해서, 그 난해하고 이해하기 힘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러면 공부하겠다는 반응은 별로 없을 듯하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작품과 재미있는 놀잇거리가 있다. 재미있는 것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인데, 뭐하러 이해되지도 않는데다 깔보듯이 공부하면 알 거라는 말이나 들려주는 걸 일부러 애써 공부하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과 품을 들여야 한단 말인가? 뭘 잘 모른다고 무시하는 말을 들으면, 무시받지 않기 위해서 오히려 공부하는 사람도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아예 통째로 무시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무시하는 듯한 훈계조로 일관하면, 절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느낌의 미술관>은 현대 미술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수업 강의를 하듯이 들려주고 풀어주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훈계조와는 거리가 멀다. 현대미술에 대해 무슨 의미인지, 어떤 목적으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면, 이 책이 들려주는 대답은 모르면 공부하라고 면박 주는 것이 아니다. 이러저러한 답이 있으니 스스로 감상해보라고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현대미술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테마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한 후, 독자들더러 스스로 감상하고 생각해보라고 손을 잡아끌고 있을 따름이다.

 

 

현대미술은  수학 공식의 답을 찾는 분야가 아니다. 답이 하나만 있는 곳이 아니다. 갖가지 발상을 바탕으로 갖가지 방향으로 뻗어나간 현대미술작품을 보면, 각자 자신만의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다. 그 중에는 작가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의도한 적 없는 답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건 감상자가 틀린 걸까?

 

고전미술의 세계에서는, 특히 도상해석학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그럴지도 모른다. 용맹한 잔 다르크를 그렸는데 어느 규방 아가씨를 그린 그림이라고 짐작한다면, 단단히 틀린 것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의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감상자가 다양한 생각을 하는 것도 현대미술의 특징이며, 나아가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던 해석을 이끌어내는 것은 오답이 아니라 작품의 중층적인 다양성으로 이해되는 세계인 것이다. 애초에 현대미술의 출발 자체가, 정해진 규정과 정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내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작품을 대하고 당신의 느낌이랄 수 있는 게 생기고 당신만의 정연한 느낌과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면, 그게 답입니다. (중략) 자신만의 느낌을 갖는 일을 포기한다는 건 곧 자신의 존재를 포기하는 겁니다.' -<느낌의 미술관> 17페이지-

 

'아는 나로만 나를 국한하면 그건 사실 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느끼는 "나"일 때에만 내가 있고, 아는 나도 있게 되죠.' -느낌의 미술관 <77페이지>-

 

 

이 책은 시종일관 현대미술에서 작가의 의도나 평론가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를 스스로 알아보고 맞춰보라고 닦달하는 대신, 현대미술작품을 보고 본인만의 해석을 이끌어내고 감상하는 길을 터준다. 그리고 그 단계에 가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과 연습해야 할 것 등에 대해서 조곤조곤 대화하듯이 세세하게 알려준다. 이 와중에 삼각함수 개념 등 미술 이외의 영역의 테마도 다수 인용되는데, 자칫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기 쉬운 구성이지만, 이 책은 그것을 다채로운 풍부함으로 빚어내는 데 성공한다. 미술 외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며, 미술 영역 안에서 머물렀을 때에는 접할 수 없는 이야기와 감상을 보여주는 책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열네 번의 미술 수업을 끝내고 나면, 어느새 현대미술품을 보고 그 미술품을 계기로 다양한 감상과 생각을 펼쳐낼 수 있게 된다.

 

<느낌의 미술관>은 한국인 저자가 쓴 책이다. 그래서 외국 책을 번역했을 때에는 기대할 수 없을, 여러 특징과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한국 사회의 한국 정서 및 한국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비유와 예시와 설명이 많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을 사전지식 없이 그냥 보면 기둥의 높이에 따라 지름이 다르다는 것을 자각할 수 없으며, 그것을 미술의 표상 개념과 직결시키는 대목은 한국 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곧바로 이해할 수 있을 대목이자, 외국 번역서에서는 기대할 수 없을 친숙함이다.

 

그리고 현대 한국 작가의 작품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현대미술책은 서양 현대미술에서 각광받고 인정받은 작품들을 위주로 다룰 때가 거의 대부분인데, 이 책은 다양한 한국 현대 미술가의 작품들도 수업 주제에 맞춰서 여럿 소개한다. 마치 책 속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방금 제가 들려드린 수업 내용을 기억하지요? 그럼 이 작품을 봅시다. 어떤 생각이 드나요? 무슨 감상을 받았나요? 스스로 독창적인 생각을 이끌어냈다면, 그것이 바로 정답입니다.'

 

<느낌의 미술관>은 현대 미술품을 보고, 자신만의 해석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감상하며 만끽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동시에 한국인이 한국인 독자를 위해 쓴 책이 얼마나 소중하고 와닿을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현대 미술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그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내며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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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술은 느낌이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g***m | 2018.12.07 리뷰제목
처음 보는 사진이나 그림을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그림이 주는 찌릿한 무언가가 느껴진다.그래서... 오래도록 그 그림이나 사진 앞에 서서 오롯이 그 에너지를 받을 때가 있다. 사진전에 갔다가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한국전쟁 후에 부산의 남포동 어느 언덕빼기 다 쓰러져가는 천막 앞에서 텅 빈 물동이를 바라보며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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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사진이나 그림을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그림이 주는 찌릿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래서... 오래도록 그 그림이나 사진 앞에 서서 오롯이 그 에너지를 받을 때가 있다.

 

사진전에 갔다가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국전쟁 후에 부산의 남포동 어느 언덕빼기 다 쓰러져가는 천막 앞에서 텅 빈 물동이를 바라보며

심란하게 앉아있는 여인의 모습이었는데 그 흑백사진 속 여인을 보는 순간

그녀의 막막한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심지어 작품의 제목도 무제였는데, “무제라는 제목이 주는 공허함이 그렇게 서럽고

가슴 아프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그 사진 앞에서 혼자 꺼이꺼이 울었다.

혼자 갔으니 망정이지 동행이 있었더라면 참으로 난감했을 것이다.

 

전쟁세대도 아니고, 그 여인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했을

보편적인 감정이었을 것임에도 내겐 좀 다른 느낌이었다.

아마도 앞날이 막막했던 내 심정을 표현한 듯하여 더 눈물이 났던 모양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쥬 미술관이 소장한 램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라는 그림 앞에서

많은 이들이 눈물을 훔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방탕한 생활을 하다 돌아와 아버지 앞에 선

아들이 자신의 죄를 속죄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는 그 그림 역시도 그림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이해가 없더라도 누군가의 가슴을 후비는 감동을 주었으리라.

 

느낌의 미술관은 그렇게 미술을 감상하는 느낌에 대해 집중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림이 주는 에너지를 오롯이 자신의 감정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느낌이야말로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라는 말이다.

제대로 감상하는건가? 제대로 이해하는건가?” 하는 의문과 의심에 사로잡혀 어렵다고 회피한다면

결코 미술과 가까워질 수 없다.

 

사실 현대미술은 참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뚫고 하나하나 천천히 이해해 나간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더구나 이 책에서는 현대미술의 감상을 위한 포인트를 하나하나 짚어주고 있다.

미술사에서 짚어주는 관점과 또 다른 관점에서 짚어주므로

역시 미술에 대한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미술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처절한 시대상과 의식, 시대철학 등 많은 것을 담고 있어

짧은 기간에 그 모든 것을 단박에 이해하기란 무리가 있다.

작가의 생애를 온전히 다 바쳐 그려낸 작품들을 어떻게 금방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이 이끄는대로 그녀그남이 알려주는 예술수업을 듣다보면

어느덧 현대미술은 성큼 우리에게 다가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으로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전시관과 미술관을 열심히 찾아다녀야 한다. 그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을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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