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해브 선장을 위한 변론
《모든 삶은 흐른다》
: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 이주영 옮김 | [FIKA] | (2023)
《모든 삶은 흐른다》를 읽다보니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모비 딕》을 언급한 글 한 편을 만났다. 바로 이전 글(‘깃발’)에서 저자는 이상주의자 돈키호테에 대해 이야기했다. 돈키호테가 결투하려던 풍차를 ‘병든 시스템, 타락한 사제, 관료를 의미’(214)한다고 말이다. 이 관점에서 볼 때, ‘풍차’에 맞서는 돈키호테를 단순히 무모한 이상주의자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그러면 《모비 딕》을 이야기하는 글(‘모비 딕’)에서도 에이해브 선장을 19세기 버전의 돈키호테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19세기의 돈키호테, 에이해브 선장은 《모비 딕》에서 자신의 한쪽 다리를 물어 뜯어간 모비 딕에 대한 편집광적인 복수심에 불타 파멸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증오의 감정은 불길하면서도 거대한 흰 고래를 지구 끝까지 추적하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이었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도식을 벗어나 생각해보면,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고래에 대한 에이해브 선장의 복수심을 단지 광기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어쩌면 모비 딕은 에이해브의 다리를 앗아가버려 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버린, 사회의 부조리나 악습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나아가 좀 더 구체적인 맥락에서, 흰 색으로 상징되는 ‘순수성’에 대한 집착으로 볼 수 있다면? 이를 거대한 서구 백인 중심의 공고한 세계 질서와 병들어버린 관습으로 볼 수는 없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가지를 뻗으며 여러 모습을 드러낸다. 소설 속 배경을 우리 사회와 병치시켜 보면, 에이해브 선장의 분노는 부패한 기득권이 구축해놓은 질서에 표출해내는 정당한 분노는 아닐까 싶은 것이다. 비록 에이해브 개인으로서는 실패하지만 말이다.
인류 역사와 문화의 맥락에서, ‘순수성’에 대한 욕망이 집착이 될 때 파멸에 이르기도 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허구적 개념인 ‘인종’의 ‘순수성’을 잣대로 내세워 이를 지키고자 했을 때, 인류가 겪어야 했던 비극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 장애인 및 성소수자 학살, 백인의 순수한 혈통을 지키기 위한 우생학의 유행과 그 결과 파괴된 개개인의 삶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또 이념적인 ‘순수성’에 대한 집착이 세계 곳곳에서 자행된 대량학살을 불러온 역사를 통해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에이해브 선장을 보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 그를 자신의 생각만을 따르고 복종하는 작은 집단을 유지(‘member Yuji’)하기 위해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지도자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상황은 모비 딕을 추적하여 복수하겠다는 그의 일관된 행동과 복수심이 초래한 결과에서 확인가능하다. 물론 모비 딕을 어떻게 보느냐는 독자에 달려 있다. 모비 딕을 ‘인간 사회/시스템의 거대한 부조리’라고 해보자. 고착된 부조리함 속에서 개인이 희생되었다면, 홀로 이 모순에 맞서는 일은 부질없어 보인다. 바위에 날달걀 던지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에이해브가 표출하는 복수심이 분노에서 온다고 보았다. “부당한 일을 당해 억울할 때, 누군가에게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확신할 때,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감사의 표현 혹은 답례를 제대로 받지 못할 때 분노가 생긴다.”(219)라고 말이다. 저자는 에이해브 선장이 바로 이 분노를 상징한다고 본 듯하다. 그럴듯하지 않은가
저자는 이제 모비 딕에 눈길을 준다. 그는 모비 딕을 ‘에이해브 선장이 당한 피해와 잔인한 운명’(220)이라고 해석했다. 에이해브는 이 운명에 맞서 싸우고자 했다는 것이다. 모비 딕에 부정적, 혹은 불길한 상징성을 부여했던 나의 해석과 다르지만, ‘가혹한 현실과 운명을 상징’한다고 본 저자의 해석도 천천히 음미해볼 수 있는 설득력 있는 해석이라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더 나아가자면, 모비 딕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모순, 혹은 악이라 여겨지는 부조리함과 맞서 싸울 때, 나 역시 일종의 ‘괴물’이 되어갈 수 있는 위험성도 생각해봄직하다. 어느 쪽이든 두 존재가 격렬히 대립하고 충돌할 때, 서로가 파멸적인 결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에이해브의 분노는 인간적인 한계라는 막다른 길을 만나기도 할 테다. 저자는 이 시점에서 한 발 물러나 자신의 분노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흰 고래는 놔주고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따뜻하지도 포근하지도 않다. 바다에는 숱하게 많은 악마와 고래가 지나간다. 분노가 악마와 고래를 물리치지는 못한다.”(223)
한 발 물러나 자신의 분노를 들여다볼 때, 우리가 무엇을 쫓고 있는지 자문해볼 수 있겠다. 우리가 쫓는 대상에 대한 저자의 해석도 흥미롭다.
“《모비 딕》은 손에 넣기 힘든 무엇인가를 쫓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열렬하고 간절히 원한다. 그 모든 것은 흰 고래로 상징될 수 있다. 흰 고래는 복수의 대상뿐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된 알 수 없는 오래된 욕망이 될 수도 있다.”(224)
에이해브 선장은 분명 강렬한 욕망을 지닌 존재였다. 그만큼 그에게는 커다란 결핍이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아무런 욕망이 없다면, 선장이 말한 대로 “모든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땅은 거대한 제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225)
에이해브 선장은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모비딕을 파괴하고자 했다. 지구 위의 바다에서 완전히 제거하려던 것이다. 달리 말해 모비 딕은 그 자체로 에이해브에게 살아가는 ‘의미’였던 셈이다. 다만 저자는 우리의 눈으로 에이해브가 품은 ‘삶의 의미’를 섣불리 평가하거나 재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주는 듯하다. 선장의 가슴 깊은 곳에 이 ‘욕망’이 없었더라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에이해브 선장의 분노와 증오를 정당한 ‘열정’이라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대신 ‘분노’라는, 이 수수께끼의 정체를 밝히려는 열망으로 터질듯 한 감정의 원인을 쫓아 에이해브는 자신을 던져 넣었다. 광기어린 추적이 무모해보이긴 하지만, 개인으로서의 에이해브 선장은 자신의 운명에 정면으로 맞섰다고 볼 수 있다. 분노와 증오의 원인을 쫓아 이 수수께끼를 밝히는 것은 결국 에이해브 자신의 몫이었다. 물론 한 배에 탄 선원들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 무모한 행위는 비판받을 여지가 많긴 하지만. 어쩌면 《모비 딕》을 떠받치는 이런 비극적인 구도는 허먼 멜빌이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부분이 아닌가 싶다. 비극은 문명의 오랜 전통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를 떠나 인간의 실존적인 의미를 보여주는 세련된 장치로 볼 수도 있겠다. 많은 비극 작품에서 삶의 의미를 밝히는 일이 결국 우리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곤 한다.
결국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광막하고 망망한 인생의 바다에서 각자 자신의 성배를 추구해보라고 제안하는 듯하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수수께끼를 밝히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뒤쫓는 흰 고래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모비 딕은 성배와 같다. 어마어마하고 귀한 성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이름은 붙이기 힘들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욕망하는 것이다.”(225)
처음 《모비 딕》을 읽었을 때를 기억해본다. 내게 모비 딕은 불길함, 사악함의 총체였다. 그리고 흰 고래를 쫓는 에이해브 선장은 이기적이고 편집광적인 미치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존재가 애초에 사악함이라는 특성 혹은 지위를 타고나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에이해브 선장 역시 처음부터 미치광이 같은 존재는 아니었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본 이유는,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되어가는’ 존재인 까닭이다. 모비 딕 역시 인간적 기준에 불과한 ‘선’과 ‘악’을 초월한 그 무엇인지 모른다. 물론 저자는 모비 딕을 우리 안의 욕망으로 읽었다. 내가 처음에 에이해브 선장을 의심과 비난의 눈으로 보았다면, 이제 다시 그와 만나 들여다보니 또 다른 내면을 가진 인간으로 볼 수도 있겠다 싶다.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를 읽으며 망망대해 같은 감상의 바다를 잠시 표류하다 돌아온 느낌이다. 문학작품을 읽으며 느끼는 점은, 인간이란 존재가 무척이나 복잡하고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내 안의 결핍을 확인하고, 나의 욕망을 발견하는 일, 그리고 이 욕망을 충족하거나 이 욕망이 불러일으킨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야말로 보편적인 인간의 관심사가 아닌가. 이렇게 보면 에이해브 선장은 우리 안의 길들여진 선함을 표상하는 항해사 스타벅과 대척점에 있다. 그러니 에이해브 선장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지닌 한 단면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저자의 생각을 읽고 나니, 우리는 이렇게 자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혹은 나는 무엇을 쫓고 있는가
[책 속으로]
[1] “바다는 자유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존재다. 우리는 어디에 갇히거나 무엇에 방해받지 않을 때 ‘자유롭다’고 한다. 이처럼 바다는 우리에게 삶에서 억지로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준다. 늘 준비해서 대답을 할 필요가 없고, 아무 계산 없이 도와야 할 의무도 없고, 남의 말을 조용히 경청할 의무도 없다. 바다와 선원들은 따뜻하고 건강한 ‘이기주의’가 있어야 독립심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200)
[2] “그리스어에서 ‘자유’는 ‘개성’을 뜻한다. 개성은 분류되는 것에 저항한다. (...)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남들과 다른 존재로 살아간다. 그러니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말고, 가택 연금에 묶여 있는 삶은 거부하자.”(201)
[3] “영불해협 출신의 스페인 귀족 돈키호테는 풍차들과 결투하려고 한다. (...) 이상주의자인 돈키호테는 언제나 타협과 인정을 거부하고 비장할 정도의 고집을 보여준다. 결국 풍차들과의 결투에서 진만 빼다가 패한다. 여기에서 풍차는 병든 시스템, 타락한 사제, 관료를 의미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풍차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다. 인간은 혼자서 정의롭고 순수한 세상을 새롭게 만들 수 없다.”(214)
[4] “복수심은 어디에서 올까? 분노다. 부당한 일을 당해 억울할 때, 누군가에게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확신할 때,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감사의 표현 혹은 답례를 제대로 받지 못할 때 분노가 생긴다.”(219)
[5] “분노하는 사람들은 혼란을 원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질서다. 원래의 질서로 되돌려놓겠다는 마음에서 분노는 시작된다. 에이해브 선장은 이 같은 분노를 상징한다. 그리고 모비 딕은 그가 당한 피해와 잔인한 운명이다. 선장은 이 운명에 맞서 싸우고 싶어 한다.”(220)
[6] “분노에 휘감겼을 때는 결정을 하지 말고 분노부터 어떻게 든 달래는 것이 좋다. (...) 흰 고래는 놔주고 상처를 치료해야 하다.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따뜻하지도 포근하지도 않다. 바다에는 숱하게 많은 악마와 고래가 지나간다. 분노가 악마와 고래를 물리치지는 못한다.”(223)
[7] “《모비 딕》은 손에 넣기 힘든 무엇인가를 쫓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열렬하고 간절히 원한다. 그 모든 것은 흰 고래로 상징될 수 있다. 흰 고래는 복수의 대상뿐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된 알 수 없는 오래된 욕망이 될 수도 있다.”(224)
[8] “잘못된 것을 알아도 그대로 두고 진실보다 거짓을 선택하면 악순환만 일어난다. 그러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 어두워진다. 여기에서 두려움, 대화 단절, 공격성, 원한이 자란다. 유혹하는 사람, 거짓 슬로건을 내세우는 사람, 거짓말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의존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여기에 걸려들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고, 혼란 속에서 살게 된다.”(231)
[9] “거짓은 전염성이 강하다. 진실보다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거짓은 반복적으로 퍼져가며 의식과 말 속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 양 말하고, 시류에 맞는 것을 쉽게 믿는다. 그 과정에서 정신과 의지는 오염되고 썩는다.
그렇다면 거짓은 어떻게 알아볼까? 확신할수록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의심하지 않고 완고하며, 의문을 품지 않고 다 아는 체하고, 언제나 이해하는 척한다.”(233)
인생에 고난은 언제나 찾아온다. 그때 나의 생을 살리는 건 신중함의 기술이다.
신중함은 두려워하는 마음도,소심한 마음도 아니다.
신중함은 자체가 하나의 무기가 된다. 예측 불가능한 것 투성이어도 예측하는 능력, 확신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으나 그 상황에서도 미리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신중함읻. 무엇을 하더라도 상황,권력 구조, 주요 관련자들을 잘 파악해야 한다.
행동이란 앞을 잘 바라보는 항해와 같고, 신중함의 중용성은 말하고 또 말해도 아깝지 않다.
고난은 삶의 일부이며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신중한 대처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바다를 좋아하다보니 처음에 읽을땐 힐링도 되고 좋았다. 근데 읽을수록 재미가없었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 그래서 절반정도 읽다가 뒷부분은 후루룩 읽고 끝냈다. 그냥 가볍게 읽을수있는 책을 찾고있는거라면 추천한다. 근데 그게 아니라면 별로 추천하지않는다. 살짝 에세이+자기개발서 느낌이라 이도저도 아닌 느낌을 받을 수도있다. 내게 당장 필요한 책을 찾고있는다면 비추, 자기전에 간단하게 읽을 책을 찾고있는다면 추천한다!
바다는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바다를 보면 생각에 잠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싶을 때 떠나는 곳에는 어김없이 바다가 있다.
바다가 우리에게 삶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가르쳐 줄 수 있다면 우린 어떤 삶을 배울 수 있을까? 삶과 바다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기도 안 어울릴 것 같기도 한 오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책은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있었다. 많은 유명인들의 추천 책이기도 하다. 다 읽고 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 로랑스 드빌레르는 대중적인 철학 도서를 다수 집필하며,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왔다. 저자는 철학을 아는 삶이 우리를 얼마나 이롭게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프랑스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바다가 위로가 된다면 그 첫 번째 이유는
바다의 극강의 아름다움 덕분이다.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우리는 눈을 떼지 못한 채 무미건조하면서도
답답한 근심과 동요에서 벗어나
더욱 고매한 삶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바다에 있다 중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일까? 우리는 때때로 관성과 매너리즘의 연속인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훨훨 날고 싶다. 바다는 일상에 치여 잠시 잊고 살았던 더 넓은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p30-
바다 위에 있으면 우리는 한없이 작아진다. 압도적으로 아름답고 강한 바다에게 우리는 그저 끌려갈 뿐이다. 그런 바다와 함께 하면 힘들 때도 있지만 배우는 게 더 많다. 바다에 있으면 인간이라도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없고, 모든 것을 계획대로 할 수 없다는 교훈을 배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과 마주할 때가 많고,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p32-
화산 대륙으로 둘러싸인 넓고 넓은 바닷가에 홀로 떨어진 섬이 되어 신성한 자신만의 풀을 품고 살자. 타협하지도 모방하지도 말자. 다수에 속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지도 말자. 혹은 롤 모델로 삼은 사람들과 비슷해지려고 지나치게 서두르지 말자.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교류하고 나누되 무리하게 남에게 맞추지도,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지도, 무리에 휩쓸리지도 말자.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자기 자신'이라는 유일한 섬이 되자.
-p106-
어려움이 닥쳐도 그건 그냥 삶의 한순간일 뿐이다. 결국엔 모두 스쳐 지나갈 순간. 어떤 것에 실패해도 그것이 실패한 것이지, 나의 존재가 실패는 아니다. 나는 그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존재다. 그러니 그게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지 말자. 겨울나기는 여전히 거친 항해와 같지만, 실패해도 우리는 나답게 살 수 있다.
-p210-
아침마다 소제목 하나씩 읽었다. 정확히 24일 만에 완독했다. 그리고 두 번을 반복했다. 하루 만에 다 읽을 수도 있지만 역시 철학 책은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게 감질나고 좋다.
'바다는 인생이다. 그것도 무한으로 이어지는 인생.' 얼핏 들으면 무서운 이 책의 첫 문장을 어느 순간 받아들이게 됐다. 모든 삶은 흐르는 것이기에.
어려울 것 같은 철학 책은 어찌 보면 가장 쉬운 책을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삶과 바다라는 주제로 철학적인 질문과 생각으로 가득하기에 그 깨달음을 같이 느끼고 내 안에 흡수시켜 버리면 되니깐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배우는 자세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자신의 중심을 지키고
담담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세이렌 중-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우리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철학을 한다는 건 삶의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1237. " 모든 삶은 흐른다 " 입니다.
바다는 인생이다.
그것도 무엇으로 이어지는 인생.
누구에게나 삶은 유한하게 단 한 번이지만,
영원히 마르지 않고 사라지지 않을
바다를 보고 있으면 우리의 삶도 바다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 아닐까 착각하게 된다.
더불어 바다는 인생의 방향을 상징한다.
해군 제독이든 평범한 선원이든
바다 앞에서는 똑같은 인간이며,
바다는 누구에게나 인생의 의미를 들려준다.
쉬지 않고 늘 움직이는 바다를 통해
우리는 매일의 인생 여행을 떠올려본다.
바다는 같은 모습인 적이 없다.
그런 바다를 통해 우리의 굴곡 있는 인생이
무조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라는 걸 다시금 떠올린다.
바다에게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일상이고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파도처럼 인생에도 게으름과 새로운 탄생,
상실과 풍요, 회의와 확신이 나름의 속도로 온다.
살다 보면 받기도 하고 거부도 당하며,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삶이란 항상 불안하고, 고난과 역경을 피하지 못하면 괴롭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극복하면 될까?
방법은 간단하다.
파도와 같은 삶을 바란다면,
파도처럼 살아가면 그뿐이다.
파도는 물러나고 밀려오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산다는 건 그냥 그런 거니까.
그러니 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우리는 살면서 성공을 기뻐하기도 하고,
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가보기도 한다.
만약 지금 삶에서 커다란 빙하가 가로막고 있다면
당신은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이다.
이럴 땐 계속 나답게 살아가면 된다.
아무리 인생이 괴롭고 답답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남아 있다.
모든 것을 잃거나 거의 모든 것을 잃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다.
이럴 땐 계속 나답게 살아가면 된다.
아무리 인생이 괴롭고 답답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남아 있다.
모든 것을 잃거나 거의 모든 것을 잃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다.
실패와 성공,
우리의 인생은 이처럼 수학적으로,
회계적으로 단순하게 볼 수 없다.
우리는 숫자와 시장의 법칙에서
벗어난 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어려움이 닥쳐도 그건 그냥 삶의 한순간일 뿐이다.
결국엔 모두 스쳐 지나갈 순간.
어떤 것에 실패해도 그것이 실패한 것이지,
나의 존재가 실패는 아니다.
나는 그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존재다.
그러니 그게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지 말자.
파도처럼 넘실거리고 소용돌이치며
밀물과 썰물처럼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곧 잔잔하게 빛을 담아 환하게 빛나는 것.
우리의 모든 삶은 흐른다.
바다처럼.
예전부터 이 책 제목을 보면서 반드시 한 번 꼭 사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치고, 당황하고, 좌절할 때마다 알지도 못하는 책의 제목을 보면서 무언가 위로받는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구입하여 읽어본 책의 내용은, 생각하고는 완전히 같지 않았지만 몇 가지 문구나 전반적인 철학이 어느정도 내가 원하던 이야기를 반영해 주는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모든 것이 내가 그저 잘못해서, 그리고 내가 완전한 절망 속에서 살아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아서였다. 그 하나로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는 다 했다고 생각되었다.
내가 철학이나 인문학적으로 깊지는 않지만, 답이 없는 질문이나 이슈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 삶의 모토 중 하나가 'let things flow(흘러가는대로)' 이기 때문에 책 제목만 보고 끌려서 구매하게 됐고, 평도 좋아서 기대를 많이 하고 읽기 시작했다.
나는 보통 매일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는데, 그렇게 읽으면 하루에 약 1시간 30분~2시간 정도를 읽게 된다.
이렇게 읽었을 때 이 책은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다 읽는 데 며칠 걸리지 않았다.
내용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고, 삶의 지침이 될만한 글귀가 많은 점은 좋았다.
다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바다와 관련된 요인과 글쓴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약간은 억지스럽게 엮거나 비유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은 불편했다.
번역의 미숙함인지 원작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랬다.
철학/인문학적인 깊이가 조금만 더 있고, 비유보다는 자연스러운 문장들로 구성되었다면 더욱 좋은 책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흘러가는 바다처럼 살아가고, 관련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을 쉽게 짚어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한 번쯤은 읽어보길 추천한다.
[eBook] 모든 삶은 흐른다 |
유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eBook] 모든 삶은 흐른다 |
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도록인 듯 합니다. 궁금해서 구매해보았는데 무난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
[eBook] 모든 삶은 흐른다 |
를 구매하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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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모든 삶은 흐른다 |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는 사람에게 '산이 좋냐? 바다가 좋냐?'는 걸 물어보던 때가 있었다.
어렴풋이나마 그 사람의 성향을 알아보고 싶은 social question이었던 것 같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을 통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바다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는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 둘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것 같다.
산을 올라가다보면 언젠가는 내리막이 있고, 바다도 밀물이 있으면 썰물이 있다
바다에서는 난파당하나, 산에서는 조난당할수도 있고,
크라켄도 무섭지만, 산에는 그 옛날 전설의 고향이 있다
바다에서 떠내려가지 않도록 닻을 내리고, 산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아이젠과 스틱이 있다.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좀 더 깊이,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지혜가 생기는 것 같다.
저자는 바다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었고, 그것을 읽기 쉽게 책으로 썼다.
여러가지 바다에서 볼 수 있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로
인생을 비유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