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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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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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바가다 보내는 삶의 메시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o | 2023.06.22 리뷰제목
독서모임에서 책을 나눴습니다. 제비뽑기로 누가 준비한 책인지 알 수 없게, 하지만 마음을 담아 아름답게 포장을 해서 나눴죠. 저는 우리 모임의 청일점 선생님의 책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뽑는 행운을 잡았어요. 집에 와서 펼쳐 보고는 너무 감탄했습니다. 저에게 딱 맞는 책 같았거든요. 바다를 지척에 두고 살아도 바다를 오래 본 적 없는 산골 사람인 저에게 이제는 바다가 말을 걸
리뷰제목

독서모임에서 책을 나눴습니다. 제비뽑기로 누가 준비한 책인지 알 수 없게, 하지만 마음을 담아 아름답게 포장을 해서 나눴죠. 저는 우리 모임의 청일점 선생님의 책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뽑는 행운을 잡았어요. 집에 와서 펼쳐 보고는 너무 감탄했습니다. 저에게 딱 맞는 책 같았거든요. 바다를 지척에 두고 살아도 바다를 오래 본 적 없는 산골 사람인 저에게 이제는 바다가 말을 걸어오는 것 같습니다. 관심 좀 가져 달라고. 바다의 간절한 부름을 듣듯 책을 펼칩니다.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박색하면서도 대중적인 철학 도서를 다수 집필했습니다.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며 파스칼, 데카르트 등 인물 철학에 관한 도서를 집필해 왔던 저자가 이제는 자연이 주는 철학적인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철학을 아는 삶이 우리를 얼마나 이롭게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프랑스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어요.

바다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바다가 가장 삶을 닮았다고 말합니다. 바다가 존재 자체로 완벽한 것처럼 삶도 그렇다고 해요. 책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적인 사고가 실려있습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바다를 인생에 비유하면서 시작된 책은 바다와 대양의 차이, 밀물과 썰물, 무인도 등을 비유로 인생을 설명하고 있어요. 2부는 바다와는 거리를 두고 있으나 바다에 속에 있는 것들을 통해 사유합니다. 섬, 항해, 헤엄, 바닷소금, 등대, 바닷가, 크라켄 등이 나와요. 3부에서는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방파제와 바다의 푸른빛, 닻, 선원 등을 통한 삶의 통찰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은 조종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법에 대해 세이렌을 예를 들어 이야기해요. 결국 자신의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라고.

가까이 있어 무심했던 바다를 보는 시선과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잔잔한 바다가 오늘은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바다가 건네는 말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 볼까요?

 

바다는 파도가 오지 않도록 억지로 막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냥 다가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파도의 주인이 아니면 어떤가. 파도를 지배하는 주인은 아니어도 당당히 항해할 수 있다. (p51)

바다와 대양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바다는 밀물인지, 썰물인지 구분하지 않고 그저 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그렇습니다. 바다가 밀물과 썰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모두 품고 있죠. 맑고 넓은 동해 바다를 품고 있으면서 제 속은 왜 한 뼘도 넓어지지 않을까요? 나 자신의 주인공이 아니라 다른 상황과 여건에 주인공이 되려고 얼마나 아등 바등했던지요. 다른 사람의 삶에 내가 주인공이 되고자 했고, 상황을 주도하고 싶어 했습니다. 억지로 막거나 무리해서 했던 일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지. 억지로 막지 않고 무리하지 않은 바다를 닮아 보려 합니다. 삶을 지배하는 주인은 아니더라도 파도에 몸을 맡기고 즐겁게 흔들리면서 항해를 해 보려고요.

 

아름다움을 쫓아다니지만 말고 아름다움을 통해 예상치 못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감각을 갈고닦아야 한다. (p61)

무인도를 통해 진정한 고독을 말합니다. 그리고 참 멋진 말을 해요. 우아한 여유로움을 만들라고. 우아한 여유로움은 어떤 것일까요? 아름다움을 쫓아다니지 않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섬세한 감각을 길러야 한다고 합니다.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초록 이파리들에게 한참 시선을 둡니다. 바람은 살랑거리고, 초록은 꽃보다 아름답게 산과 들을 채우고 있어요. 참 좋다는 말로는 다 감당이 안 되는 5월의 싱그러움을 봅니다. 다르게 이 아름다움들을 표현하는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생각해요. 아름다움을 더 아름답게 감동으로 느낄 수 있도록 오늘은 창밖을 보며 살랑거리는 바람에 몸을 맡깁니다.

 

우리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자. 우리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강렬한 설렘을 주는 것에, 진실한 것에 주목하자.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자. 저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려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 (p113)

<하루의 취향>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취향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죠. 그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부러웠습니다. 자신의 취향을 살필 정도로 삶의 여유가 있어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여유가 있어서 자신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여유가 없을수록 더욱 자신에게 집중하고 살펴야 해요.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을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합니다. 소중하게 여기며, 관심을 가져야 하죠. 강렬한 설렘을 주는 것이 무엇이었던지 생각해 봅니다. 지난 일주일간 강렬하다는 감정을 느끼기는 했는지, 시간을 역순으로 돌려 봐요. 서평단 책이 배송되기를 기다른 시간?, 책을 받고 뜯어서 실물을 확인할 때의 기쁨. 그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온통 무채색이 아니라 책으로 인해 봄을 닮은 초록이 입혀지는 시간이 감사합니다. 그 시간으로 인해 지루한 집안일을 견디고, 잔소리 넘치는 남편도 참아내죠. 다른 사람에게 나를 증명하려고 하지 않으며 억지로 막거나 무리하지 않으면서 나를 존중하기로 합니다. 바다처럼 진실한 나를 기대하면서.

 

철학 책을 읽으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철학과를 다니는 딸을 둔 저는 철학이 조금 더 효율성이 있기를 바라요. 취업이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시기에 기능성은 하나도 없는 철학을 하다니요. 하지만 바다 건너 먼 나라 철학자는 말합니다. 철학은 늘 같은 것을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빡빡한 일상에 쉼표 하나를 찍 듯이 쉼을 주고, 억지로 막거나 무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삶도 바다처럼 흔들리는 것이라고, 흔들리면서도 나아가는 것이라고 알려줘요. 푸른빛이 당연한 바다도 빛깔이 다른 날이 있듯이, 파도가 높은 날도, 잔잔한 날도 있듯이 우리 삶도 그러합니다. 밑줄을 열심히 치며 읽었고, 추천사에 나오는 말처럼 책을 덮자마자 또다시 읽어야겠다고 다짐해요. 책을 선물한 사람과 함께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죠. 효율을 따지는 시대에 철학을 전공하며 코로나 학번으로 힘들어하는 딸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바다를 가까이 두고 살고 있는 환경이 얼마나 감사한지도 새롭게 느낍니다. 그동안은 그냥 바다구나 싶었는데, 이제는 바다를 보며 삶을 조금은 들여다볼 것 같아요. 자연을 통해 삶을 쉽게 풀어준 저자에게도 감사하고, 책을 알아보고 선물한 사람에게도 감사합니다. 작은 일들에 자주 감사하며 기뻐하는 나를 존중하며 바다처럼 살아볼 겁니다. 억지로 막지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4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1 댓글 0
종이책 구매 모든 삶은 흐른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4 | 2023.08.03 리뷰제목
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업무와 인간관계에 지쳐 심각한 우울증 단계까지 갔었고, 결국 퇴사까지 고민하다 회사의 배려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성격이 아니었던 나는 당시 이 책을 몇 번이고 읽으며 때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때로는 용기있게 맞설 수 있는 법을 배웠다.  다행히 지금의 나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말 그대로 인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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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업무와 인간관계에 지쳐 심각한 우울증 단계까지 갔었고, 결국 퇴사까지 고민하다 회사의 배려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성격이 아니었던 나는 당시 이 책을 몇 번이고 읽으며 때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때로는 용기있게 맞설 수 있는 법을 배웠다. 

다행히 지금의 나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말 그대로 인생에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다. 

3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5 댓글 0
종이책 구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d*****d | 2023.06.06 리뷰제목
제목에서처럼 흐르듯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바다 삽화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보는 중간중간 마음을 편하게 해주더라구요~조금씩 공감하기도 하고 새겨 들어야겠다 싶은 문장들도 많아서 되읽기도 하고 메모도 하면서 봤어요~맘을 위로하고 도닥여주는 문장들이 작은 위안을 주어서 잘 봤습니다. 지치거나 쉬고 싶을 때 힘을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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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처럼 흐르듯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바다 삽화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보는 중간중간 마음을 편하게 해주더라구요~조금씩 공감하기도 하고 새겨 들어야겠다 싶은 문장들도 많아서 되읽기도 하고 메모도 하면서 봤어요~맘을 위로하고 도닥여주는 문장들이 작은 위안을 주어서 잘 봤습니다. 지치거나 쉬고 싶을 때 힘을 내고 싶은 친구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평범한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건 본인이 할일이라는 이야기, 그럴 마음만 있다면 별 것 아닌 작은 것도 근사한 선물처럼 만들 수 있다는 표현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여유를 느끼며 좋은 책을 읽은 것도 나에게 작지만 근사한 선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3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0 댓글 0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에이해브 선장을 위한 변론 - 《모든 삶은 흐른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n****o | 2023.09.19 리뷰제목
에이해브 선장을 위한 변론    《모든 삶은 흐른다》 :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 이주영 옮김 | [FIKA] | (2023)     《모든 삶은 흐른다》를 읽다보니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모비 딕》을 언급한 글 한 편을 만났다. 바로 이전 글(‘깃발’)에서 저자는 이상주의자 돈키호테에 대해 이야기했다. 돈키호테가 결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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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해브 선장을 위한 변론 

 

모든 삶은 흐른다

: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 이주영 옮김 | [FIKA] | (2023)

 

 

모든 삶은 흐른다를 읽다보니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모비 딕을 언급한 글 한 편을 만났다. 바로 이전 글(‘깃발’)에서 저자는 이상주의자 돈키호테에 대해 이야기했다. 돈키호테가 결투하려던 풍차를 병든 시스템, 타락한 사제, 관료를 의미’(214)한다고 말이다. 이 관점에서 볼 때, ‘풍차에 맞서는 돈키호테를 단순히 무모한 이상주의자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그러면 모비 딕을 이야기하는 글(‘모비 딕’)에서도 에이해브 선장을 19세기 버전의 돈키호테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19세기의 돈키호테, 에이해브 선장은 모비 딕에서 자신의 한쪽 다리를 물어 뜯어간 모비 딕에 대한 편집광적인 복수심에 불타 파멸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증오의 감정은 불길하면서도 거대한 흰 고래를 지구 끝까지 추적하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이었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도식을 벗어나 생각해보면,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고래에 대한 에이해브 선장의 복수심을 단지 광기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어쩌면 모비 딕은 에이해브의 다리를 앗아가버려 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버린, 사회의 부조리나 악습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나아가 좀 더 구체적인 맥락에서, 흰 색으로 상징되는 순수성에 대한 집착으로 볼 수 있다면? 이를 거대한 서구 백인 중심의 공고한 세계 질서와 병들어버린 관습으로 볼 수는 없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가지를 뻗으며 여러 모습을 드러낸다. 소설 속 배경을 우리 사회와 병치시켜 보면, 에이해브 선장의 분노는 부패한 기득권이 구축해놓은 질서에 표출해내는 정당한 분노는 아닐까 싶은 것이다. 비록 에이해브 개인으로서는 실패하지만 말이다.

 

인류 역사와 문화의 맥락에서, ‘순수성에 대한 욕망이 집착이 될 때 파멸에 이르기도 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허구적 개념인 인종순수성을 잣대로 내세워 이를 지키고자 했을 때, 인류가 겪어야 했던 비극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 장애인 및 성소수자 학살, 백인의 순수한 혈통을 지키기 위한 우생학의 유행과 그 결과 파괴된 개개인의 삶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또 이념적인 순수성에 대한 집착이 세계 곳곳에서 자행된 대량학살을 불러온 역사를 통해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에이해브 선장을 보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 그를 자신의 생각만을 따르고 복종하는 작은 집단을 유지(‘member Yuji’)하기 위해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지도자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상황은 모비 딕을 추적하여 복수하겠다는 그의 일관된 행동과 복수심이 초래한 결과에서 확인가능하다. 물론 모비 딕을 어떻게 보느냐는 독자에 달려 있다. 모비 딕을 인간 사회/시스템의 거대한 부조리라고 해보자. 고착된 부조리함 속에서 개인이 희생되었다면, 홀로 이 모순에 맞서는 일은 부질없어 보인다. 바위에 날달걀 던지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에이해브가 표출하는 복수심이 분노에서 온다고 보았다. “부당한 일을 당해 억울할 때, 누군가에게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확신할 때,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감사의 표현 혹은 답례를 제대로 받지 못할 때 분노가 생긴다.”(219)라고 말이다. 저자는 에이해브 선장이 바로 이 분노를 상징한다고 본 듯하다. 그럴듯하지 않은가 

 

저자는 이제 모비 딕에 눈길을 준다. 그는 모비 딕을 에이해브 선장이 당한 피해와 잔인한 운명’(220)이라고 해석했다. 에이해브는 이 운명에 맞서 싸우고자 했다는 것이다. 모비 딕에 부정적, 혹은 불길한 상징성을 부여했던 나의 해석과 다르지만, ‘가혹한 현실과 운명을 상징한다고 본 저자의 해석도 천천히 음미해볼 수 있는 설득력 있는 해석이라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더 나아가자면, 모비 딕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모순, 혹은 악이라 여겨지는 부조리함과 맞서 싸울 때, 나 역시 일종의 괴물이 되어갈 수 있는 위험성도 생각해봄직하다. 어느 쪽이든 두 존재가 격렬히 대립하고 충돌할 때, 서로가 파멸적인 결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에이해브의 분노는 인간적인 한계라는 막다른 길을 만나기도 할 테다. 저자는 이 시점에서 한 발 물러나 자신의 분노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흰 고래는 놔주고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따뜻하지도 포근하지도 않다. 바다에는 숱하게 많은 악마와 고래가 지나간다. 분노가 악마와 고래를 물리치지는 못한다.”(223)

 

한 발 물러나 자신의 분노를 들여다볼 때, 우리가 무엇을 쫓고 있는지 자문해볼 수 있겠다. 우리가 쫓는 대상에 대한 저자의 해석도 흥미롭다.

 

모비 딕은 손에 넣기 힘든 무엇인가를 쫓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열렬하고 간절히 원한다. 그 모든 것은 흰 고래로 상징될 수 있다. 흰 고래는 복수의 대상뿐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된 알 수 없는 오래된 욕망이 될 수도 있다.”(224)

 

에이해브 선장은 분명 강렬한 욕망을 지닌 존재였다. 그만큼 그에게는 커다란 결핍이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아무런 욕망이 없다면, 선장이 말한 대로 모든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땅은 거대한 제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225)

 

에이해브 선장은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모비딕을 파괴하고자 했다. 지구 위의 바다에서 완전히 제거하려던 것이다. 달리 말해 모비 딕은 그 자체로 에이해브에게 살아가는 의미였던 셈이다. 다만 저자는 우리의 눈으로 에이해브가 품은 삶의 의미를 섣불리 평가하거나 재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주는 듯하다. 선장의 가슴 깊은 곳에 이 욕망이 없었더라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에이해브 선장의 분노와 증오를 정당한 열정이라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대신 분노라는, 이 수수께끼의 정체를 밝히려는 열망으로 터질듯 한 감정의 원인을 쫓아 에이해브는 자신을 던져 넣었다. 광기어린 추적이 무모해보이긴 하지만, 개인으로서의 에이해브 선장은 자신의 운명에 정면으로 맞섰다고 볼 수 있다. 분노와 증오의 원인을 쫓아 이 수수께끼를 밝히는 것은 결국 에이해브 자신의 몫이었다. 물론 한 배에 탄 선원들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 무모한 행위는 비판받을 여지가 많긴 하지만. 어쩌면 모비 딕을 떠받치는 이런 비극적인 구도는 허먼 멜빌이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부분이 아닌가 싶다. 비극은 문명의 오랜 전통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를 떠나 인간의 실존적인 의미를 보여주는 세련된 장치로 볼 수도 있겠다. 많은 비극 작품에서 삶의 의미를 밝히는 일이 결국 우리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곤 한다.

 

결국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광막하고 망망한 인생의 바다에서 각자 자신의 성배를 추구해보라고 제안하는 듯하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수수께끼를 밝히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뒤쫓는 흰 고래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모비 딕은 성배와 같다. 어마어마하고 귀한 성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이름은 붙이기 힘들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욕망하는 것이다.”(225)

 

처음 모비 딕을 읽었을 때를 기억해본다. 내게 모비 딕은 불길함, 사악함의 총체였다. 그리고 흰 고래를 쫓는 에이해브 선장은 이기적이고 편집광적인 미치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존재가 애초에 사악함이라는 특성 혹은 지위를 타고나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에이해브 선장 역시 처음부터 미치광이 같은 존재는 아니었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본 이유는,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되어가는존재인 까닭이다. 모비 딕 역시 인간적 기준에 불과한 을 초월한 그 무엇인지 모른다. 물론 저자는 모비 딕을 우리 안의 욕망으로 읽었다. 내가 처음에 에이해브 선장을 의심과 비난의 눈으로 보았다면, 이제 다시 그와 만나 들여다보니 또 다른 내면을 가진 인간으로 볼 수도 있겠다 싶다.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를 읽으며 망망대해 같은 감상의 바다를 잠시 표류하다 돌아온 느낌이다. 문학작품을 읽으며 느끼는 점은, 인간이란 존재가 무척이나 복잡하고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내 안의 결핍을 확인하고, 나의 욕망을 발견하는 일, 그리고 이 욕망을 충족하거나 이 욕망이 불러일으킨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야말로 보편적인 인간의 관심사가 아닌가. 이렇게 보면 에이해브 선장은 우리 안의 길들여진 선함을 표상하는 항해사 스타벅과 대척점에 있다. 그러니 에이해브 선장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지닌 한 단면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저자의 생각을 읽고 나니, 우리는 이렇게 자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혹은 나는 무엇을 쫓고 있는가 

 

 

 

 

[책 속으로]

[1] “바다는 자유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존재다. 우리는 어디에 갇히거나 무엇에 방해받지 않을 때 자유롭다고 한다. 이처럼 바다는 우리에게 삶에서 억지로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준다. 늘 준비해서 대답을 할 필요가 없고, 아무 계산 없이 도와야 할 의무도 없고, 남의 말을 조용히 경청할 의무도 없다. 바다와 선원들은 따뜻하고 건강한 이기주의가 있어야 독립심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200)

 

[2] “그리스어에서 자유개성을 뜻한다. 개성은 분류되는 것에 저항한다. (...)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남들과 다른 존재로 살아간다. 그러니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말고, 가택 연금에 묶여 있는 삶은 거부하자.”(201)

 

[3] “영불해협 출신의 스페인 귀족 돈키호테는 풍차들과 결투하려고 한다. (...) 이상주의자인 돈키호테는 언제나 타협과 인정을 거부하고 비장할 정도의 고집을 보여준다. 결국 풍차들과의 결투에서 진만 빼다가 패한다. 여기에서 풍차는 병든 시스템, 타락한 사제, 관료를 의미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풍차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다. 인간은 혼자서 정의롭고 순수한 세상을 새롭게 만들 수 없다.”(214)

 

[4] “복수심은 어디에서 올까? 분노다. 부당한 일을 당해 억울할 때, 누군가에게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확신할 때,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감사의 표현 혹은 답례를 제대로 받지 못할 때 분노가 생긴다.”(219)

 

[5] “분노하는 사람들은 혼란을 원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질서다. 원래의 질서로 되돌려놓겠다는 마음에서 분노는 시작된다. 에이해브 선장은 이 같은 분노를 상징한다. 그리고 모비 딕은 그가 당한 피해와 잔인한 운명이다. 선장은 이 운명에 맞서 싸우고 싶어 한다.”(220)

 

[6] “분노에 휘감겼을 때는 결정을 하지 말고 분노부터 어떻게 든 달래는 것이 좋다. (...) 흰 고래는 놔주고 상처를 치료해야 하다.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따뜻하지도 포근하지도 않다. 바다에는 숱하게 많은 악마와 고래가 지나간다. 분노가 악마와 고래를 물리치지는 못한다.”(223)

 

[7] “모비 딕은 손에 넣기 힘든 무엇인가를 쫓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열렬하고 간절히 원한다. 그 모든 것은 흰 고래로 상징될 수 있다. 흰 고래는 복수의 대상뿐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된 알 수 없는 오래된 욕망이 될 수도 있다.”(224)

 

[8] “잘못된 것을 알아도 그대로 두고 진실보다 거짓을 선택하면 악순환만 일어난다. 그러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 어두워진다. 여기에서 두려움, 대화 단절, 공격성, 원한이 자란다. 유혹하는 사람, 거짓 슬로건을 내세우는 사람, 거짓말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의존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여기에 걸려들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고, 혼란 속에서 살게 된다.”(231)

 

[9] “거짓은 전염성이 강하다. 진실보다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거짓은 반복적으로 퍼져가며 의식과 말 속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 양 말하고, 시류에 맞는 것을 쉽게 믿는다. 그 과정에서 정신과 의지는 오염되고 썩는다.

그렇다면 거짓은 어떻게 알아볼까? 확신할수록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의심하지 않고 완고하며, 의문을 품지 않고 다 아는 체하고, 언제나 이해하는 척한다.”(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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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모든 삶은 흐른다. 바다처럼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w*****2 | 2023.05.15 리뷰제목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어서 꼭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펼쳤을때, 마음에 와닿는 글을 발견했다.  삶이란 바다처럼 다양한 색을 띤다. 어느날은 눈부신 푸른색이었다가 또 다른 날은 짙은 회색이다. 바다의 빛이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것처럼 산다는 것도 그러하다.   살다보면 좋은날도 있지만 우울한 날도 있기 마련. 내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내가 그것을 극복해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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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로 선정되어서 꼭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펼쳤을때, 마음에 와닿는 글을 발견했다. 

삶이란 바다처럼 다양한 색을 띤다.

어느날은 눈부신 푸른색이었다가

또 다른 날은 짙은 회색이다.

바다의 빛이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것처럼

산다는 것도 그러하다.

 

살다보면 좋은날도 있지만 우울한 날도 있기 마련.

내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내가 그것을 극복해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보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자책하지말고 그 일을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면 더 나은 내가 되지않을까.

인생이 답답하다고 느껴질때가 있을 수 있다.

이럴때 나답게 사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된다.

나답게 사는 것만이 그 답답함 속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니까. 나 스스로 절망적이고 힘들고 지쳤을때 이 책의 이야기들이 나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고 내 마음을 다독이고 쓰다듬어 주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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