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싯으려 시내로 내려갔다가 물가에 앉은 처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솔거는 피가 끓었고 처녀의 온갖 공상과 정열과 환희가 한꺼번에 모인 절묘한 미소.
솔거는 드디어 발견한 것입니다. 그녀는 소경이었습니다.
솔거는 소녀를 데리고 와서 용궁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일방으로는 손에 붓을 잡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놀라서 짓는 아름다운 표정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밤에 화공은 처녀의 체취와 황홀한 눈매에 취해 몸을 떨었고
밝는 날에 두 사람은 이제 남이 아니었습니다.
솔거는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리려고 했으나 어제의 그 눈이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는 김동인(金東仁)의 [광화사(狂畵師)] 입니다.
학창 시절에 선생님이 억지로 읽게 시키고 반강제 아니 강제로 독후감 쓰게 한 바로 그 소설입니다.
액자식 구성이 되어 있는데, 솔거 이야기를 작품 내 화자가 풀어냅니다.
솔거는 고려 시대 엄청난 명성의 화가인데 안타깝게도 아주 못생겼습니다.
그러다가 눈먼 아름다운 아가씨를 데려다가 그림을 그리고
그날밤 부부의 연을 맺습니다.
마지막에 그림을 완성하지만 원망이 있어서 솔거는 아가씨를 죽이고 자신도 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