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첨지는 정거장에서 돌아오는 길이 였는데 커다란 짐을 가진 손님을 한 사람 태워다 주었습니다. 이것은 기적 같은 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기쁨이 계속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마치 불행이 곧 덜미를 내리짚을 것만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길가 선술집에서 나오는 그의 친구인 치삼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치삼이를 그대로 끌고 들어가 곱빼기로 넉 잔을 마셨습니다. 이내 눈이 개개풀려 버렸습니다. 머리를 억누르는 불안을 풀어 버리기 위해 벼락같이 고함을 지르다가 금방 껄껄거리며 웃었습니다. 그러다가 또다시 목놓아 울기도 하며 법석을 떨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