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 삵이라는 별명을 가진 정익호가 찾아들었습니다. 그는 어투가 경기인지 영남인지 서북사투리인지 불분명하였으며 몸이나 얼굴 생김 어디로 보나 남의 미움을 사기에 족한 모습이였습니다. 그는 투전이 일쑤고 싸움을 잘하고 트집 잘 잡고 칼부림 잘하고 색시에게 덤벼들기 잘하였습니다. 삵은 이 동네의 커다란 암종입니다. 아무리 일손이 부족한 때라도 삵 때문에 젋고 튼튼한 몇 사람은 동네의 부녀를 지키기 위해 동네 안에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동네 노인이며 젊은이들은 몇 번을 모여서 그를 내쫓기로 결의하였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