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 많은 불안한 생각과 정신적인 아픔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2년 이상이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인해 고통은 깊어만 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이며, 직장인의 스트레스와 중년 여성의 우울증 등에 주목하고 있는 저자는 진료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하는 행위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정신과 의사로서 나라는 사람이 은밀하게 성장해가는 일이기도하며, 글을 쓰고 책으로 엮는 일의 목적은 환자들과 함께 하는 동안 벼락처럼 찾아왔던 지혜를 그분들께 되돌려 두리기 위함아라는 말과 함께 <겸손한 공감> (더 퀘스트 펴냄)이라는 책을 내 놓았습니다.
정신과 의사의 일이라는 것이 우울과 불안만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정신건강을 돌보는 일이라는 것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함께 찾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말에서 저자의 깊은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신과 치료에 필요한 시간>에서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이 우너하는 답을 쉽게 주지 못한다고 독백합니다. 듣기 좋은 말로 희망을 선명하게 그려줄 수 없다는 것, 직설적인 언어로 환자를 아프게 해서도 안 되지만 섣부른 낙관의 언어가 치료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신과 치료에는 기다림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 정확히 진단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관찰해야 한다. 치료 효과를 얻으려 해도 기다림은 필수다. 시간을 몰아대지 않고 되풀이 되는 좌절과 단념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변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노라 마음먹는 것, 치유적인 기다림이란 이런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함께 기다려주는 이가 옆에 있다고 느낄 수 있을 때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마음먹게 된다. 정신과 의사의 일이란 고통에 빠진 누군가와 함께 앞으로 일어날 사태를, 비록 그것이 어떨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더 아니질 거란 간절한 바람을 가슴에 품은 채 그저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 본문 중에서 -
심리치료의 목표는 울울과 불안이 없어지는 것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더 행복해지는 것을 넘어 '상상력과 용기가 커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자신에 대한 이해, 타인과의 공감, 갈등 해소, 고난을 극복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것... 이 모든 것에는 상상력과 용기라는 두 가지 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음이 성장한다는 건 상상력과 용기가 커진다는 뜻으로 약을 먹지 않더라도 용기를 키울 수 있는 그 무엇이라도 행하면 그것이 바로 치유라고 말합니다.
행복한 부부 관계를 위한 '부부를 지켜주는 말'에서 비난과 멸시는 파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부부는 자기 자신과 배우자의 불완전함을 견녀낼 줄 알고, 배우자를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키겠다며 돌직구를 날리는 게 아니라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아쉬운 대로 배우자의 있는 그대로를 품고 갈 수 있어야 결혼 생활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겸손한 공감'에서 공감능력에 대해서 강조합니다. 중요한 공감능력을 우리 사회가 너무 지쳐 있기 때문에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리ㅗ 또한가지는 권위라고 합니다. 하물며 저자 자신도 정신과의사로서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동정과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얄팍한 동정을 베풀어놓고 공감한 것처럼 떠벌리는 이들이 넘쳐난다. 타자가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게 공감의 진정한 목표다. 하지만 동정하는 자는 이것을 바라지 않는다. 비탄에 빠진 타자를 공감하는 척하며 자신의 힘을 키우려 한다. 권위에 취해 공감능력은 잃어버린 채 약자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외치는 자에게 속지 않아야 한다.> - 본문 중에서 -
오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솔한 응원을 보내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동안 현장에서 겪는 경험을 함께 전해주고 있어 읽는 것 만으로도 위로를 받기도 하고 힘든 하루를 이겨낼 용기도 얻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 내 안에 불안하고 힘든 그 무언가 자리잡고 있다면 용기를 갖고 외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를, 그리고 아픈 내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치유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위로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