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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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1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리뷰 총점 9.0 (44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60.28MB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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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3
앨리스 먼로,트루먼 커포티,커트 보네거트,어슐러 k.르 긘,줄리언 반스,잭 케루악,프리모 레비,수전 손택,돈
작가란 무엇인가 3
작가란 무엇인가 2
올더스 헉슬리,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블라디미르 나보코프,조이스 캐럴 오츠,도리스 레싱,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작가란 무엇인가 2
작가란 무엇인가 1
파리 리뷰,움베르토 에코,오르한 파묵,무라카미 하루키,폴 오스터,이언 매큐언,필립 로스,밀란 쿤데라,레이먼
작가란 무엇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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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소설가가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평점10점 | y*****2 | 2014.08.12 리뷰제목
오르한 파묵의 <소설과 소설가; http://blog.yes24.com/document/6830644>처럼 작가 스스로 소설가로 성장해온 과정이나 작품을 쓸 때 어떤 생각을 담으려 했는지를 설명한 글을 읽을 기회도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작가들은 인터뷰를 피하는 경향이 있어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진솔한 이야기를 읽을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인터뷰는 문예
리뷰제목

오르한 파묵의 <소설과 소설가; http://blog.yes24.com/document/6830644>처럼 작가 스스로 소설가로 성장해온 과정이나 작품을 쓸 때 어떤 생각을 담으려 했는지를 설명한 글을 읽을 기회도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작가들은 인터뷰를 피하는 경향이 있어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진솔한 이야기를 읽을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인터뷰는 문예기자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소설의 세계를 잘 아는 소설가가 소설가를 인터뷰한다면 어떤 것을 물어볼까 궁금해집니다. 그런 점에서 노벨상이나 풀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과의 인터뷰 기사를 싣고 있는 문학계간지 <파리 리뷰>에 대한 이야기가 이제야 소개되는 것은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습니다.

 

1953년 창간된 문학계간지 <파리 리뷰>에 실린 수많은 작가들의 인터뷰 중에서 현대 소설을 대표할 수 있는 소설가 12명의 인터뷰 기사를 골라 묶은 <작가란 무엇인가>는 이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책에 뽑혀 실린 열 두명의 작가들은 움베르트 에코, 오르한 파묵, 무라키미 하루키, 폴 오스터, 이언 매큐언, 필립 로스, 밀란 쿤데라, 레이먼드 카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그리고 E.M. 포스터입니다. 이 들 가운데 어니스트 헤밍웨이, 오르한 파묵, 밀란 쿤데라 등 세 사람처럼 작품을 대부분 읽어 보았거나, 움베르트 에코(장미의 이름), 무라카미 하루키(1Q84), 윌리엄 포크너(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등은 적어도 한 작품은 읽어본 까닭에 읽은 책이 화제에 오른 부분에서는 인터뷰 내용이 가슴에 와닿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폴 오스터, 이언 매큐언, 필립 로스, 레이먼드 카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아직 그들이 작품을 전혀 읽어보지 못한 경우에는 조금 겉도는 느낌으로 읽었다는 고백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의 작품을 읽게된다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읽은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대목들을 몇 가지 꼽아보겠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들 말합니다. 이런 질문에 대하여 에코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즌마다 소설의 종말, 문학의 종말, 미국에서의 문해력의 종말에 대한 기사가 나오지요. 사람들이 책을 더 이상 안 읽는다!’라고 하지만 ‘인간 역사상 요즘처럼 이렇게 많은 책과 서점이 있고, 이렇게도 많은 젊은이들이 책방에 가서 책을 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라는 것입니다(56쪽). 폴 오스터 역시 소설이 결코 죽을 수 없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군요. “소설이야말로 두 낯선 사람이 절대적인 친밀함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와 작가가 소설을 함께 만드는 겁니다. 어떤 예술도 소설처럼 할 수 없슷ㅂ니다.k 그리고 어떤 예술도 소설만큼 인간 삶의 근본적인 내면을 그려낼 수 없습니다.(182쪽)”

 

소설을 읽을 때 기억해야 할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쿤데라가 한 말입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최소한 시작 부분을 기억할 수는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소설이 그 형태를 잃게 되고 ’구조적 명료성‘이 흐려진다.(290쪽)’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첫 번째 단락이라는 마르케스의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이거거든’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글의 첫 부분이 늘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미주알고주알 풀어놓고 싶은 욕심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만리장성이 되고 부탁받은 원고량을 넘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조언을 새기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는 항상 빙산의 원칙에 근거하여 글을 쓰려고 애썼습니다. 빙산의 전체의 8분의 7이 물속에 잠겨 있지요.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안 쓰고 빼버린다 해도, 그것은 빙산의 보이지 않는 잠겨 있는 부분이 되어 빙산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작가가 알지 못하여 안 쓰는 것이라면 이야기에는 구멍이 생기기 마련입니다.(422쪽)”

 

옮긴이들의 설명을 인용하면, “인터뷰가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점은 작가 자신들이 글을 쓰는 목적이나 글을 통해 만들어내는 세계가 어떠한지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는 것입니다.(494쪽)” 그리고 글을 쓰는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작가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꼽았군요.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6
종이책 작가의 쓰기와 독자의 읽기, 그 상관관계... 평점10점 | l****1 | 2015.04.30 리뷰제목
굳이 프랑스의 영화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의 매니아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소설을 즐겨 읽다보면 나도 한 번 작가가 되어볼까 하는 유혹이 들게 마련이다. 한 번은 그 유혹이 정말 강하여 도전해보자 생각했고 도움이라도 좀 받을까 하여 마침 발간되었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한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가의 신념'이란 책을 펼쳤다. 그러다 뒤늦게 이 책을 보지 않았어야
리뷰제목

  굳이 프랑스의 영화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의 매니아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소설을 즐겨 읽다보면 나도 한 번 작가가 되어볼까 하는 유혹이 들게 마련이다. 한 번은 그 유혹이 정말 강하여 도전해보자 생각했고 도움이라도 좀 받을까 하여 마침 발간되었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한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가의 신념'이란 책을 펼쳤다. 그러다 뒤늦게 이 책을 보지 않았어야 했는데 하며 땅을 치고 후회했다. '당신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을 써라'에서 다름아닌 이 대목을 만났던 것이다.


 얼마 전 '허클베리 핀' 신판을 읽으면서 내가 이 소설의 구절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는 제임스 T 파렐의 '스터즈 로니건' 삼부작을 다시 읽으면서도 내가 그 구절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마 에밀리 디킨슨이 자기 시를 아는 것보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작가의 신념' p. 39)


 읽자마자 '헉!'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사람이야 기계야? 무시무시한 기억력이었다. '허클베리 핀'은 아주 두껍다. 거기다 온갖 미국 방언까지 있다. 스티건 로니건 삼부작은 또 어떠한가? 페이퍼백 판으로도 페이지 수가 무려 896 쪽에 이른다. 정말 상당한 분량인 것이다. 그런데 이걸 몽땅 암기하고 있단 말이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보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도 대부분 암기하고 있다는 고백이 있다. 그러니 절망했다. 과연 이 정도의 기억력이 있어야 제대로 된 작가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 그래서 나는 꿈을 접었다. 그 때부터 나는 좋은 작가는 괴물 같은 자들만 되는 것이라 여겼다. 천부적 재능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스탠 리의 코믹인 '엑스맨'에 나오는 돌연변이 초능력자와 다를 바 없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그래, 그것이 '작가란 무엇인가'란 물음에 대한 나의 생각이었다. 어떤 외경심이라고 해도 좋다. 신탁을 받는 무녀와도 같이 그들이 하는 말을 고이 새겨 들을 준비를 하고 있는. 그랬기 때문에 내게 경이롭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작가들의 인터뷰로 가득한 '작가란 무엇인가'를 읽는 것은 한 마디로 올림푸스 신전에 들어가는 것과 같았다. 또 어떤 어마무시한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놀랄 준비를 미리 하고서.


 생각해 보면 정말 이대로 작가와 독자의 관계란 일방향이었다. 작가는 쓰고, 독자는 읽는다. 그건 창출과 향유의 관계요, 송신과 수신의 관계였으며 생산과 소비의 관계였다. 지금도 여전히 작품의 해석에 대한 권위는 우선적으로 작가에게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다. 독자란 작가가 새겨 놓은 의미를 캐내기만 할 뿐, 작가 이상으로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창출하지는 못하는 존재였다. 한 마디로 독자는 소외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제야 비로소 만나게 된 '작가란 무엇인가'의 인터뷰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소설의 전체적인 부분을 일단 그려놓고 시작한다는 오르한 파묵을 제외하고는 모든 작가들이 정작 작품을 쓸 때조차 이 다음에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확실히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움베르토 에코는 같은 페이지를 수십 번 썼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초고는 엉망진창이라 고치고 또 고쳐야 했다고 고백했으며 폴 오스터는 자신의 작품 '거대한 폐허'에 등장하는 인물의 말을 빌려 '책은 무지에서 태어난다'고 말했다. 이언 메큐언은 문장이나 문단이 끊임없이 수정되는 방식을 좋아해서 타자기 보다 컴퓨터를 선호했고 필립 로스는 새 책을 준비할 때는 그 책에서 이야기할 문제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하면서 한 문장에서 다른 문장으로 넘어갈 때 어둠 속에서 헤매여야 글쓰기를 계속 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밀란 쿤데라는 소설가는 작품 안에서 자신이 철학을 명확히 표현할 권리를 버려야 한다고 단언했고 레이먼드 카버는 매일매일 연속해서 열 시간, 열 두 시간, 열 다섯 시간을 앉아 글을 쓰지만 그 중 많은 시간을 수정하고 다시 쓰는 데 할애한다고 얘기했다. 가브리엘 마르케스는 글쓰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고 낭만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물 흐르듯 쉽게 쓰이는 정신 상태라는 건 없으니 자신은 그저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고백했으며 작가를 우물에 비유한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그것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특히 작가 자신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윌리엄 포크너는 작가는 자신이 꿈꾸는 완벽함에 필적할 수 없으며 자신은 불가능한 일에 얼마나 멋지게 실패하는가를 기초로 동시대 작가들을 평가한다고 하면서 '소리와 분노'를 쓸 당시 몇 번이나 이리저리 고쳐도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미진함이 남아서 애를 먹었는데 출판되고 15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완결할 수 있어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소설가는 소설을 시작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어떤 사건이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지에 대해 항상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 EM 포스터 조차 때때로 등장인물이 자신의 계획으로부터 도망을 친 경험을 한다고 털어 놓았다.


 확실한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은 아리아드네의 실조차 없는 미노타우루스의 미궁과도 같이 그 때 그 때 떠오른 영감이라는 희미한 횃불에 의존한 채, 손으로 벽을 더듬으며 출구를 찾아 나아가듯 수없이 반복된 시행착오가 빚어낸 결과였다. 여기서 주목하게 된 것은 그들이 출구를 찾았던 순간은 늘 자기 작품의 독자가 되었을 때라는 사실이었다. 그들의 작품은 작가라는 신분이 순전히 생산한 것이라기 보다는 작가와 독자라는 이중 역할을 오가며 상호 협력한 결실에 더 가까웠다. 작가 혼자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었다. 유정에서 뭔가 제대로 된 것을 길어내려면 어디까지나 독자의 협력이 필요했다. 결국 작가와 독자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의 관계였고 동반자였다. 의미는 홀로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 나가는 창조의 여정 자체였다. 열 네살 때 같이 소풍을 간 친구가 갑자기 발생한 낙뢰에 맞아 죽은 것을 목격한 뒤로 세상 만사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깨달은 폴 오스터가 과연 자신이 생각하는 세상이 맞는지 알기 위해 '전미 청취자 사연 프로젝트'를 통해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던 것처럼 말이다. 밀란 쿤데라는 이렇게도 말한다. '소설은 놀이와 가설의 영역이다. 소설 안에서의 성찰은 본질적으로 가설에 불과하다. (p. 296) 설령 소설가들이 자신들이 사상을 표한한다고 한들 철학적인 주장이라기 보다는 역설이나 즉흥성을 가지고 하는 지적 유희의 습작에 불과하다(p. 297)'고 말이다. 결국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고 해도 그것은 완결된 게 아닌 것이다. 밀란 쿤데라의 말을 따른다면 이제 독자의 참여를 기다리는, 비유하자면 보드 게임 판이 놓인 것과 같다. 작가는 문장의 조합이라는 물리적 형태로 놀기 위한 기본적 규칙을 정해 놓았을 뿐이고 그 진정한 의미는 참여한 독자들의 플레이로 비로소 생성되는 것이다.


 읽는다는 것은 쓰는 것에 비해 종종 열등한 행위로 오해되곤 한다. 새롭게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눈으로 확인가능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남기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작가란 무엇인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읽는 것도 작가의 글쓰기만큼이나 능동적인 행위였다. 가필이란 형태이든, 수정이란 형태이든, 그것 나름의 의미 경로를 만들어 나가면서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독자 자신의 작품을 말이다. 세상의 누구나 저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듯이 읽는다는 행위도 자신만의 책을 쓰는 일이었다. 포크너의 말마따나 이야기로 자신의 불멸을 보장받는 것은 굳이 작가만의 권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건 우리 같은 평범한 독자에게도 허락된 권리였다.


 실은 요즘 읽는다는 것에 많은 회의가 들었다. 나날이 실망스럽기만한 세상의 풍경을 목도하면서 책을 읽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었던 것이다. 오히려 책으로 알게된 것 때문에 더 괴롭기만 했을 뿐. 어쩌면 나 역시도 읽는 행위 자체를 너무 실리적으로만 바라본 것은 아닌지 싶다. 읽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능동적 창조이며 작가가 글쓰기를 통해 성장하듯이 나 자신을 부단히 성장시키는 행위인데도 말이다. 그것을 책을 통해 비로소 깨닫는다. 다시금 열심히 읽어 볼 생각을 한다. 문득 하루키도, 오스터도, 마르케스도, 로스도, 카버도 매일 꾸준히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읽기도 마찬가지이리라. 시작을 조이스 캐롤 오츠로 했으니 끝도 그녀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나에게 '빅엿'을 선사했던 바로 그 책, '작가의 신념'에서 그녀는 이런 말도 했다.


 "이상적으로 볼 때 글쓰기는 열정적이지만 뒤죽박죽이기 십상인 개인적인 통찰과 형식으로 만들어지고 범주화와 가치 평가에 재빠른 공동 세계와의 균형이기 때문에 이 글쓰기라는 예술은 기술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기술이 없다면 예술은 개인적인 것일 뿐이다. 예술이 없다면 기술은 돈벌이만을 위한 것일 뿐이다.(...) 젊거나 갓 시작하는 작가들은 끊임없이 고전과 현대 작품 양쪽을 광범위하게 읽어야 한다. 이 기술의 역사 속에 푹 빠져보지 않은 작가는 '창조적 노력의 95%가 열정뿐인 개인'인 아마추어로 영영 남게 되기 때문이다."


 광범위하게 읽어야 한다는 말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야 문득 깨닫는다. 그녀가 나를 좌절케 했던 그 괴물 같은 기억력에 대해 말한 것은 무엇보다도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역시 그녀 자신이 훌륭한 독서가였기 때문에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토록 읽기는 중요하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 포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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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과 존경을 담아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5.04.02 리뷰제목
전 편지를 쓰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습니다. 아니  편지지 가득 넘쳐나는 감정의 편린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고 해야 더 진솔한 표현이겠지요. 그러나, 문득 편지가 쓰고 싶어졌습니다. 바로 이 책 《작가란 무엇인가 》라는 책 때문입니다. 읽는 동안 벅차오르는 감동을 누르기가 힘들었습니다.  행간 가득히 넘쳐나는 작가들의 인터뷰
리뷰제목

전 편지를 쓰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는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습니다. 아니  편지지 가득 넘쳐나는 감정의 편린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고 해야 더 진솔한 표현이겠지요. 그러나, 문득 편지가 쓰고 싶어졌습니다. 바로 이 책 《작가란 무엇인가 》라는 책 때문입니다. 읽는 동안 벅차오르는 감동을 누르기가 힘들었습니다.  행간 가득히 넘쳐나는 작가들의 인터뷰는 인고의 고통으로 태어나는 진주처럼 고귀함으로 반짝거립니다. 작가들의 삶과 생각, 세상을 관통하며 읽어내는 진리의 파편들이 날아와 가슴에 돋을 새김으로 새겨집니다. 작가들의 언어는 제 심장에 타투를 새기는 것처럼 강렬했습니다. 이어 온몸에 퍼지는 문장의 온도는 작가의 마음이 전이되듯 뜨거웠습니다

 

 페르시안 문학과 서구문명과의 충돌에서 빚어지는 문화적 갈등을 문학에서 보여주고 있는 오르한 파묵이 국내에서 위험한 정치인물로 낙인 찍힐 수밖에 없었던 터키의 정세를 들으면서 문학이 파생하는 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을 하며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키치의 세상을 마주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헤밍웨이가 작가로서 가지고 있던 긍지나 일상이 빛나 보이고 필립 로스가 문학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삶의 틈새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문학의 틈새를 작가들의 눈과 입을 통해 메꾸어 주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사랑의 행위라고 하는 움베르토 에코,  포크너의 책을 읽고 삶이 달라졌다는 오르한 파묵, 일본의 삶을 그리고 싶다는 무라카미 하루키,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곧 글쓰기라는 폴 오스터, 인간 본성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바로 악이었다는 심리 스릴러의 대가 이언 매큐언, 도덕적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필립 로스 등, 그들의 이야기는 가슴에 스며들어와 또 한번의 파란을 일으킵니다. 소설처럼 진지하고 시처럼 아름답고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합니다.

 

작가의 삶을 같이 느끼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제게는 무척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지구 한 바퀴를 돌아도 절대 만나지 못할 이들을 이 한권으로 만났다는 것만으로 즐거웠습니다. 호수의 수면 같이 깊고 아름다운 작가의 내면에 침잠되어 있는 고독과 외로움을 보며 작가는 자신을 태워 삶을 잉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장에 타투를 새기듯 작가의 삶을 읽겠습니다. 닿지 않을지라도 쓰겠습니다. 사랑과 존경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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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작가란 무엇인가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l*******c | 2014.11.05 리뷰제목
사람은 누구나 남의 일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궁금해 한다. 특히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관련된 일이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런 책도 나오는 게 아닐까?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겠지만, 왠지 책에 관련해서는 작가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궁금증이 더 이는 것 같다. 일반적인 타인의 평범한 인생도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나 역시 작가, 그중에서도 소설가에 관심이 많기 때문
리뷰제목

사람은 누구나 남의 일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궁금해 한다. 특히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관련된 일이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런 책도 나오는 게 아닐까?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겠지만, 왠지 책에 관련해서는 작가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궁금증이 더 이는 것 같다.

일반적인 타인의 평범한 인생도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나 역시 작가, 그중에서도 소설가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책 광고를 보자마자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사실 읽은 지는 참 오래 되었는데, 게으른 나머지 최근에 서평을 쓰질 않아서 이제야 서평을 끼적인다......그래도 아직 연도는 바뀌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_-?


책에 관한 다른 모든 책들이 다들 그렇지만, 이 책에도 작가로서 작가들의 자세와 그들이 작가가 되기까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다.

다른 책들이 자서전의 형태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면 이 책은 인터뷰 형식이라서 그들이 스스로 털어놓지 않을 듯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으로 여겨진다.

인터뷰어가 인터뷰를 위해 작가들과 만난 작가들의 작업 공간에 대한 이야기, 인터뷰 당시 작가들의 외양이나 살짝 엿보이는 심리 상태 등 관찰자가 있어 재미있다.

또한 인터뷰어에 따라 질문의 수준, 방식 등이 달라서 작가들에게 보다 간결하고 쉬운 답변을 들을 수 있는가 하면 다소 난해한 답변도 들을 수 있어 흥미롭다.


이 책에 등장한 작가들의 대부분은 작품을 읽어봤거나 이름을 들어봤는데, 그렇지 않은 작가도 있어서 그들의 작품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인터뷰를 할 정도면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 작품이 알려져 인정 받고 있다고 생각되어 믿음이 간달까?

그리고 대부분의 작가가 이미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들이라 더욱 좋았다. 아직 다음 권은 출간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음 권에는 이름을 아는 작가가 이번 권보다 적은 편이다. 이름을 아는 작가는 반갑고 모르는 작가는 궁금하다. 다음 권이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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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작가란 무엇인가1 - 작가가 될 수 있을까? 평점8점 | s********8 | 2016.09.19 리뷰제목
작가란 무엇인가 세트를 구매할 생각은 애초에 별로 없었다. 소설을 쓰겠다는 마음이 없던 건 아니지만, 작가들의 인터뷰에서 글쓰기 비법을 배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글쓰기를 어떻게 잘 쓸 수 있다는 말을 하지는 못할 테니까. 설사 잘 쓸 수 있는 비법을 독자에게 고백한다 할지라도 그들의 비법을 읽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을 게 분
리뷰제목

작가란 무엇인가 세트를 구매할 생각은 애초에 별로 없었다. 소설을 쓰겠다는 마음이 없던 건 아니지만, 작가들의 인터뷰에서 글쓰기 비법을 배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글쓰기를 어떻게 잘 쓸 수 있다는 말을 하지는 못할 테니까. 설사 잘 쓸 수 있는 비법을 독자에게 고백한다 할지라도 그들의 비법을 읽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을 게 분명하니까.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어느 날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이 다시 방망이질 하기 시작했다. 궁금했다.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게 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한 작품을 완성하는지. 가능하다면 글쓰기 팁도 배울 요량으로 과감하게 세트를 구매했다. 


1권에서는 얼마 전 작고한 움베르트 에코를 시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폴 오스터, 밀란 쿤테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소설가들의 소설가’인터뷰가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소감을 말하자면, 언급한 작가들의 책을 모두 읽어본 건 아니지만 이들의 인터뷰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어떤 도움이 됐는지 한 번 주절거려 보려한다. 


모든 작가가 그렇게 언급한 건 아니지만, 규칙적 생활을 유지하면서 글을 쓴다는 작가가 많았다, 일상을 규칙적으로 운영한다는 건 건강 또한 신경쓴다는 말과 같다. 움베르트 에코의 경우 정해진 규칙 없이 아침에 시작해 새벽까지 글을 쓰기도 하다가, 어떨 때는 전혀 쓸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말했지만, 자신의 시골집에서는 일정한 시간대에 글을 쓴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학 강의를 하는 중에는 자신의 일정을 스스로 조절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특별히 정해진 시간없이 글을 쓴다는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인터뷰하면서 남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소설을 쓸 때는 네 시에 일어나서 대여섯 시간 일합니다. 오후에는 10킬로미터를 달리거나 1.5킬로미터 수영을 합니다.....아홉시에 잠자리에 들지요. 이런 식의 일과를 변함없이 매일매일 지킵니다. 반복 자체가 중요해지지요.”


일반적으로 문화예술 영역에 속한 사람들이 자유분방하고 자유분방함이 곧 창의력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작가들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규칙과 질서과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작가들이 직접 언급한 말을 보고 더 확신할 수 있었다. 결국, 어떤 일을 하든 정해진 질서 안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게 중요한 일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나도 한 번쯤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이 가슴에서 피어올랐다. 아무래도 규칙적인 걸 좋아하는 성향이니까. 


작가들에게 팁을 얻고자 책을 집어든 나로서는 이들의 작품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작가들의 소설을 언급하며 인터뷰를 이어갈 때는 크게 집중하며 읽지 않고 가볍게 보고 넘겼을 뿐이다. 그러나 작가를 좋아하고 작품이 어떻게 탄생했을지, 인물의 관계나 특성을 왜 그렇게 정했는지 궁금했던 독자가 있다면 내가 느낀 책의 장점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게 분명하다. 


무엇보다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서 그렇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깊은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던 건 아니지만,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자신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 생각보다 더 매력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세상을 더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소년같은 모습이 보이다가도 모든 걸 통달한 까칠한 할배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모두가 그렇다고 볼 수 없지만 어느정도 일치하는 작가들의 성향이다. 세상과 소통한다는 게 어떤 의미일지 다시 떠올려봤다. 1차적인 사고에 다가가는 것, 더 본질적인 문제를 글로 써내는 것, 이런 게 작가의 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거다. 소설가는 거짓을 통해 진실을 드러낸다는 폴 오스터의 말이 그동안 미뤄왔던 일을 하게끔 만드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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