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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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

리뷰 총점 9.0 (15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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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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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두 여인의 사랑과 갈등으로 보는 19세기 영국 평점10점 | s*****b | 2006.11.19 리뷰제목
19세기 영국하면 산업화로 인해 더러워진 도시들만이 머릿속을 가득 체운 나에게 이 책은 너무나 신선했다. 물론 그동안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런 소설들을 읽어본 적이 없어 그때의 시대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나니 19세기 영국의 모습과 그 당시 사람들의 모습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소설이 단순히 19세기 영
리뷰제목
19세기 영국하면 산업화로 인해 더러워진 도시들만이 머릿속을 가득 체운 나에게 이 책은 너무나 신선했다. 물론 그동안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런 소설들을 읽어본 적이 없어 그때의 시대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나니 19세기 영국의 모습과 그 당시 사람들의 모습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소설이 단순히 19세기 영국의 모습만을 묘사 한 것은 아니다. 스릴러 소설로서의 재미 또한 엄청나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은 반전에, 반전에 또 반전을 주는 소설이다. 단순히 독자들에게 속았구나 하면서 한번정도의 반전을 주고 이야기의 결말을 내던 그런 소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감히 말할 수 있다. 또한 스토리 자체가 탄탄하고 배경묘사 또한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누구든 이 소설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 소설의 장르는 역사스릴러이다. 이러한 장르는 처음 보는 것이어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소설을 쓰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소설을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는 것이 아닌 그 당시의 모습을 묘사하고 그때의 사람들 모습을 보여 주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장르인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19세기 영국의 상황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그 당시 모습을 전혀 모르던 나에게 이 책은 그것을 사진처럼 아주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의 저자 세라워터스의 그동안의 저서들을 보면 대부분이 동성애 코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설 역시 동성애 코드를 갖고 있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요즘 문학 그리고 영화 등....... 많은 곳에서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솔직히 나는 그러한 것들에 거부감을 일으켰다. 그래서 인지 이 소설이 동성애 코드를 다루고 있다는 것에 조금을 머뭇거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읽었고 지금은 그러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소설에선 수와 모드가 만나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잘 보여주어 그 둘이 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수와 모드 사이의 관계(책의 장르가 스릴러 소설인 만큼 스포일러를 고려해 언급을 하지 않겠음)를 보며 ‘속았구나!’하는 반전을 느끼는 것이 아닌 그 둘이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이게 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 동안 동성애에 관해 갖고 있던 생각들이 이 책을 읽으며 꽤나 바뀌었다고 확신한다. 책을 다 읽은 후 한 시간정도 동성애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어느 정도 인정 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내 주위에 사람 중에 동성애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그냥 예전처럼 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차츰 사랑이란 서로 다른 성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 서로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이란 사람의 이성이나 감정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아니기에 같은 성을 사랑하는 것 또한 분명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이 책이 단순히 재미를 주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전이 주는 재미는 이 책에선 주 요소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작가가 말하려는 것은 두 사람의 사랑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꽤 양이 많다 700쪽이 넘는 분량의 책을 읽으며 꽤나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 소설이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하고 낯설었던 소설이기에 다른 소설을 읽는 것보다 약 1.5배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여태껏 읽어왔던 소설들보다 2배의 재미를 느꼈다고 확신한다. 처음 이 책을 손에 쥐었을 때 지루함을 느끼긴 했지만 230쪽부터 난 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책상과 침대를 오가며 끝까지 책을 다 읽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밤을 새우며 책을 읽어봤다. 누구든 이 책을 보면 잠을 설치리란걸 확신한다. 그만큼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다. 또한 그동안 읽었던 스릴러 소설 중에는 이 책만큼 나를 펄펄 뛰게 만든 반전을 주지 못했다. 이 책을 읽는 어느 누구라도 이 소설이 주는 강한 반전을 상상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친구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추천 하면서 나는 이 소설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고 반전 영화 갰거니 하고 넘겼던 게 몇 달 전이었다. 그런데 영화로 알게 된 ‘핑거스미스’를 영화가 아닌 책으로 만나 너무나 기쁘다. 물론 영화 또한 상당히 재미있을 것이란 걸 확신한다. 그러나 영화는 원작을 따라 올 수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영화를 먼저 본 후 이 소설을 읽었다면 지금처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지난 일주일간 ‘핑거스미스’를 읽으며 상당히 즐거웠다 말하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뭐라고 쓰여 있는 거야?" 내가 주름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모드가 말했다. " 내가 널 얼만나 원하는지에 대한 말로 가득해 ..... 봐."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0
종이책 주간우수작 자유를 꿈꾸던 빅토리아 시대 소녀들의 사랑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l*******c | 2016.03.12 리뷰제목
출간은 무려 10년 전에 됐는데(그러나 무려 19쇄!!) 내가 <핑거스미스>에 대해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마도 작년에서야 살짝 선정적으로 보였던 영국드라마 포스터를 보았고, 어디선가 동성애 코드를 주워들었던 것 같다. 거기다 곧 영화화된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호기심이 생겼다. 책 구입 전, 서점에서 펼쳐본 페이지에선 선정적인 단어가 떡하니 눈에 띄었으니 굉장히
리뷰제목

출간은 무려 10년 전에 됐는데(그러나 무려 19쇄!!) 내가 <핑거스미스>에 대해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마도 작년에서야 살짝 선정적으로 보였던 영국드라마 포스터를 보았고, 어디선가 동성애 코드를 주워들었던 것 같다. 거기다 곧 영화화된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호기심이 생겼다. 책 구입 전, 서점에서 펼쳐본 페이지에선 선정적인 단어가 떡하니 눈에 띄었으니 굉장히 야한 동성애가 다뤄지는 소설인가 싶어 멈칫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웃님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아 결국 구입해 읽었다. '<핑거스미스> = 선정적'으로 지레짐작하여 어쩐지 기대하는 한편 두려워했던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 읽어가며 깨달았다. 매체의 자극적인 홍보 문구나 대중에 의해 본질이 외면당한 선정적인 한 줄짜리 축약으로는 어떤 한 작품을 정당히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문구따위에 혹하더라도 직접 읽고 끝을 봐야 평가를 해도 할 수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는 부모형제가 없었으나 그녀를 딸처럼 아껴주는 집에서 자랐다. 소매치기와 사기범들이 노소에 관계없이 드나드는 집이었지만 수를 돌보는 아주머니는 수전에게는 절대로 나쁜 짓을 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수는 가난해도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열일곱 살의 어느 겨울날, 젠틀먼이 한몫 잡자는 제의를 해오기 전까지는. 젠틀먼은 책에 파묻혀 사는 노인과 조카딸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이 조카딸과 결혼할 수 있도록 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 조카딸인 모드는 결혼을 하게 되면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젠틀먼이 그녀를 꾀어내 결혼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수는 거기서 모드의 하녀가 되어 그를 돕는 임무를 맡는다. 수는 지금껏 자신을 돌봐준 석스비 부인을 위해 한몫 잡아주고 싶은 마음에 제안을 수락하고 시골로 떠난다. 모드는 아름다우면서도 천사 같은 성품으로서 수는 젠틀먼의 계획을 도우면서도 모드를 속이는 게 영 탐탁지 않다. 수와 모드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지고 열정적인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을 때부터는 더욱 그렇게 되었다. 그러나 계획은 그대로 진행되고, 모드와 젠틀먼은 결혼을 하게 된다. 수가 언짢은 마음을 꾹꾹 눌러담으며 계획이 끝났다고 안심했을 때에도 젠틀먼의 계획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모드의 운명을 알고 있었지만(아주 잘 알았고, 그렇게 되도록 돕고 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나는 모드의 운명을 다소는 이야기나 연극 속 등장인물의 운명처럼 느꼈던 것 같다. 모드의 세계는 너무나 기묘하고 조용해서, 정상적인 세상이 엄청나게 거친 곳으로 느껴지게 했다. 다시 말해, 속임수가 있는 평범한 세상, 내가 돼지머리 고기와 플립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 사이 석스비 부인과 존 브룸이 젠틀먼이 훔친 돈으로 내가 무엇을 할지 생각하며 키득거리는 그러한 세상을 그 어느 때보다도 거칠어 보이게 했다. 하지만 모드의 고립된 세계에선 평범한 세계가 너무나 동떨어진 곳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보니, 그러한 거침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p. 126)

 

 

수는 젠틀먼의 음모에 가담해 자신이 하는 짓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천사 같은 모드를 보면서 더더욱 자신의 선택에 대해 회의를 품는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자식도 아닌데 자식처럼 키워준 석스비 부인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지울 수 없어 양심의 메아리에 귀를 닫는다. 천방지축 말괄량이 같던 어린 모드는 세상과 동떨어진 삼촌의 괴상한 집으로 와서 삼촌이 강요하는 방식에 맞춰 재단된 외로운 소녀로 자란다. 마음 여린 소녀로서는 소름이 끼쳐 거부하고픈 일을 쳇바퀴에 갇힌 생쥐처럼 계속해서 반복해야만 하는 일상이다. 그런 그녀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고 그는 그녀가 꿈꾸던 자유를 줄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그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드 역시 양심과 사랑을 저버려야만 한다. 두 소녀의 이러한 선택은 19세기라는 여러 모로 억눌린 시대였기에 있을 수밖에 없었으리라고 생각된다.


현대 사회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명하긴 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는 열려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던 19세기의 가난한 이들은 그런 기회조차 낚기가 힘들었다. 인권은 무시되고 사람들은 남아도는 나사처럼 여겨졌다. 그런 세상에서 가장 밑바닥 계층에 속한 인물의 호의로 성장했던 소녀 수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무언가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나쁜 짓에 끼어들어 한몫을 챙길 계산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편 모드는 삼촌의 부유한 저택에서 살고 있었고 본인도 결혼한 이후에는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게 되어 있었지만, 삼촌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자유도 맛볼 기회가 없었다. 누군가를 만나 결혼을 할 기회도 없고 삼촌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묶여 있어야 할 기나긴 시간을 견디기도 힘들었다. 결국 모드 역시 수가 나쁜 선택을 하게 된 것처럼 나쁜 선택에 손을 뻗게 된다. 따지고 보면 수와 모드 둘 다 자유롭지 못한 19세기라는 시대적 상황에 갇힌 인물들인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얼마나 오래 누워 있었는지 모르겠다. 수가 내 옆에서 내 머리털에 얼굴을 대고 드러누워 있다. 수가 천천히 손가락을 뺀다. 나의 허벅지는 수가 기대어 움직인 곳에서부터 젖어 있다. 매트리스의 깃털들이 우리 아래에서 꺼져 있고 침대는 후덥지근하고 아직까지 열기와 흥분이 서려 있다. 수는 담요를 걷어 내린다. 아직 밤이 깊어 방은 어둡다. 우리는 아직도 숨이 차고 심장이 크게 고동친다. 짙어 가는 침묵 속에 고동 소리가 더 빠르게, 더 크게 느껴진다. 이 침대, 이 방, 그리고 이 집! 모든 곳이 우리의 목소리와 속삭임과 비명의 울림으로 가득한 것처럼 느껴진다. (p. 371)



두 소녀는 서로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둘 모두 자기들의 음모에 얽혀 있어 마음을 쉽사리 꺼내놓을 수 없다. 거기다 동성과의 사랑이라는 시대적 금기를 넘을 수도 없다. 결국 그들이 느낀 열정은 거기서 절정을 찍고 난 이후 하룻밤의 꿈으로 끝나게 되는데 이후 이들 각자의 음모는 서둘러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사랑조차도 19세기가 쳐놓은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어떤 세기를 사는 사람들이건 간에 그 시대의 그물에서는 벗어날 수 없겠지만) 비록 나쁜 생각을 하고 음모의 그물코를 조율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러한 그물이 조직되도록 만드는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와 공간이 아닐까 싶다.


19세기라는 지나간 시간의 답답한 사회상은 어쨌거나, 저자는 마치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처럼 당시의 분위기를 선명하게 재현해내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이 펼쳐져서 이질감 없이 <핑거스미스>의 세계 속에 녹아들 수 있었다. <핑거스미스>라는 제목은 빅토리아 시대의 `도둑'이라는 뜻의 은어였다고 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수와 모드, 젠틀먼과 석스비 부인, 호트리 씨와 간호사들, 모두가 진실을 감추고 상대방을 속이려들었다는 점에서 본다면 모두가 핑거스미스일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토록 독자들을 감쪽 같이 속인 저자 세라 워터스도 또 한 명의 핑거스미스가 아닐까? (하핫~)


1부에서는 수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2부에서는 젠틀먼과 수의 목표로 지목되었던 모드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1부 마지막에 수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의문은 모드의 관점이 시작되면서 풀리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반전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거듭한다. 다시 수의 관점으로 돌아오는 3부에서야 모든 이야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따라가고 완결지어진다. 1부 마지막에 놀라고, 2부에서 여러 번 놀라고, 3부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놀라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솔직히 이제는 단 한 번뿐인 반전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지루하다. 한 번 정도의 반전쯤이야 대부분의 독자들이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저자의 재치 넘치는 반전들은, 적어도 나는 예상하지 못했고, 그래서 700여 페이지라는 얇지 않은 내용에도 꽤 빠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레즈비언 코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고, 두꺼운 두께가 순식간에 넘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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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꽉찬 내용과 넘치는 분량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m******3 | 2006.12.04 리뷰제목
일단 이책은 받아들자마자부터 놀라게 되어있다. 빽빽한 행간과 두께에 잠시 질려버려 이 책장을 언제 넘길까 날짜를 잡아야 했으니까...-_-; (같이 구매한 다른 책들과 나란히 두어 안을 비교하니... 왠간한 책 3권 나올 분량이 한권에 꽉찬 근래 보기 드문 책이다. ^^;) 워낙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평에 반신반의하며 주말을 아예 비우고 자리잡아 책장을 펼쳤다. ...그 날 날
리뷰제목
일단 이책은 받아들자마자부터 놀라게 되어있다. 빽빽한 행간과 두께에 잠시 질려버려 이 책장을 언제 넘길까 날짜를 잡아야 했으니까...-_-; (같이 구매한 다른 책들과 나란히 두어 안을 비교하니... 왠간한 책 3권 나올 분량이 한권에 꽉찬 근래 보기 드문 책이다. ^^;) 워낙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평에 반신반의하며 주말을 아예 비우고 자리잡아 책장을 펼쳤다. ...그 날 날 샐뻔 했다. =_=; 어떻게 될건데~!! 하며 뒷장으로 가려는 손을 애써 누르고 문장을 따라 눈을 굴린다. 중간 잠시 끊고 딴짓하려해도 이거 놓기가 너무 아쉽다. 물론 묘사가 너무 세세하다던가 길어지며 지리해지는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 이 작가는 독자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다. 어느 때 어떻게 놀라게 하고 어떻게 밀고 당겨야할지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많은 분들이 내용에 대한 리뷰를 올려주셨기에 솔직히 더이상의 말은 스포일러만 될 것 같다. 단지 이 한마디만 한다. "-_-)b 추천..." 특히 장시간 비행기 탈 일이 있는 사람이나 2박 3일 짱박혀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더욱 추천한다. 뭔가 늘 바쁘고 언제 어디로 나갈지 모르는 사람은 비추다. 책장을 덮고 나가려면 뒷골이 자꾸 땡겨올테니까...

[인상깊은구절]
너는 진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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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악당들의 긴박한 이야기 평점10점 | g******i | 2007.02.02 리뷰제목
처음에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정말 부담감이 컸다. 빽빽한 글씨체에 700여 쪽이 넘는 분량에 조금 질렸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 스타일과 분량의 오스터 아찌에게 조금 질려가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무슨 착각이었을까. 한번 잡자마자 거의 이틀을 밤을 새가면서 꼬박 읽었다. 얼마나 긴장감이 넘치고 이야기가 긴박하게 돌아가던지 이보다 더 매력적
리뷰제목

처음에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정말 부담감이 컸다. 빽빽한 글씨체에 700여 쪽이 넘는 분량에 조금 질렸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 스타일과 분량의 오스터 아찌에게 조금 질려가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무슨 착각이었을까. 한번 잡자마자 거의 이틀을 밤을 새가면서 꼬박 읽었다. 얼마나 긴장감이 넘치고 이야기가 긴박하게 돌아가던지 이보다 더 매력적인 추리물도 없으리라 여겨질 정도였다. 1부와 2부가 화자만 다른 채 거의 같은 얘기를 할 때는 조금 그 긴장감이 떨어지긴 했다. 같은 이야기를 입장만 다르게 다른 화자가 얘기하는 것은 물론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인물들의 심리를 알 수 있기에 흥미롭기도 하지만 그러기엔 스토리가 너무 길었다. 마르셀 에메의  <초록망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식이어서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의 재미가 반감되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도 이 책은 단지 1부와 2부만 그럴 뿐이었다. 그래서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1부의 화자, 수는 열일곱 살로 랜트 스트리트에 사는 모든 도둑들 가운데에서 자랐다.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되었고 젠틀먼이라는 인물에게 조종당해 부유한 상속녀인 모드의 하녀로 들어간다. 젠틀먼이 구혼하는 일을 돕고 나면 한몫을 잡게 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2부의 화자는 부유하지만 늙은 학자 삼촌에게 잡혀있는 모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수처럼 고아였고 어릴 적에 정신병원에서 자랐지만 이젠 삼촌의 일을 돕는다. 젠틀먼을 통해 자유를 얻으려는 숙녀이다.

   

핑거스미스에는 기가 막힌 반전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읽어가는 내내 결말을 슬쩍 들춰보고도 싶었으나 먼저 읽은 친구의 간곡한 부탁으로 참고 끝까지 읽었다. 때로는 어이없어하고 때로는 분노하며 읽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생각한 것이 다가 아니었다. 기가 막힌 플롯이다. 책이라고 무조건 선이 아니고 학자라고 다 학자가 아니며 육체의 순수함은 머릿속 순수함과는 다른 것이었다. “독의 관리자”로서 “독의 목록”을 만드는데도 그 독에 면역이 될까. 과연... 열세 살 아이도? “악용당한 신뢰”에 대한 복수에는 당연하다는 느낌과 함께 더 심한 경우를 당해도 싸다는 잔인함까지 느껴진다.

 

이 책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악당들이 나온다. 어느 하나 악당 아닌 인물이 없다. 악당들의 도덕률은 물론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하지만 그 도덕률도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어떤 룰이 있는 게 아닐까. 어른, 후견인이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일까. 무슨 권리로 조종하는가. 자신의 욕심과 탐욕을 지키기 위해서 타인을 희생시키고 피는 물보다 진했던가. 자신의 운명을 본인이 개척할 수 없었던 시대에 딸을 위하는 엄마의 마음은... 사랑이겠지만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으며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또한 자신이 보호해야 할 어린 양을 구속되어있는 상태를 이용해 마음대로 부리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는 권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인간의 꼬인 성격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인간의 잔인함에 치를 떨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상처 입은 영혼들끼리 서로 보듬고 사랑하는 것이다. 악당들 가운데서도 어쩔 수 없이 악당이 되거나 이용당하는 순수한 악당이 있다. 지독한 한 악당은 말한다. “그럼 당신 자신을 증오하십시오. 당신과 나, 우리는 닮은꼴이니까요. 당신 생각보다도 훨씬 더 닮았습니다. 당신은 우리 심장 근육이 고일대로 꼬여 있어 이 세상이 우리를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세상은 우릴 비웃습니다. 그 점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십시오! 사랑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천을 짜면 더러운 물이 나오듯 경멸에서는 부를 짜낼 수 있지요. 이게 진실이란 걸 당신은 압니다. 저와 비슷한 사람이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죠. 절 증오하고 당신 자신을 증오하십시오.”

 

하지만 마음 속 깊이 잠재되어있는 순수함 때문에 끝까지 악당일 수 없는 악당도 있고 악당들 간에도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다. 그 고결한 감정의 순도는 어쩌면 더 고결하고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진흙 속에서 진주가 발견되듯이...“나는 점점 수에게, 수의 활기에, 수의 따뜻함에, 수의 특별함에 익숙해진다.”

 

사랑의 감정은 모든 감정에 앞서는지도 모른다. “결국은 사랑 때문에, 경멸도, 악의도 아닌, 단지 사랑 때문에 내가 결국은 수를 상처 입히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모든 것이 사랑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고 그 사랑 때문에 구원받는 것이 아닐까. 이제 <나이트 워치>가 기대된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3
eBook 핑거스미스 평점7점 | f********r | 2017.06.23 리뷰제목
우리나라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한참 인기가 많았다. 리뷰들이 많이 보여서 궁금하기는 했던 작품이긴 한데, 너무 유명하면 또 괜히 꺼려지는 요상한 심리와, 잠깐 봤던 줄거리에 특이한 변태적 인물과 묘사가 걸리길래 관심 밖에 두었다. 결국 Yes24 무료 대여 이벤트로 다운받아서 어찌어찌 읽기 시작했고, 다 읽기도 전에 대여기간이 끝나버리고 마는 참사가...
리뷰제목
우리나라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한참 인기가 많았다. 리뷰들이 많이 보여서 궁금하기는 했던 작품이긴 한데, 너무 유명하면 또 괜히 꺼려지는 요상한 심리와, 잠깐 봤던 줄거리에 특이한 변태적 인물과 묘사가 걸리길래 관심 밖에 두었다. 결국 Yes24 무료 대여 이벤트로 다운받아서 어찌어찌 읽기 시작했고, 다 읽기도 전에 대여기간이 끝나버리고 마는 참사가... 중심을 흐르는 이야기는 역시 마음에 안들었지만 어떻게 된건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작가 덕에 결국 결말을 보기 위해 구입해버렸다.

작가가 영국 빅토리아시대의 게이,레즈비언 역사 소설로 유명하다는데, 아이고. 소설을 재미로는 봅니다만, 미안합니다. 저는 제 종교관도 있고, 또 머리로 이해가 안가서 이쪽을 서포트 하지는 않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실거라면, 제 입장도 다양성의 관점에서 존중해 주시길, 서포트하라고 강요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건 그렇고, 분량이 굉장히 긴 소설이었는데,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두 소녀의 운명이 어찌 이렇게 꼬이고 꼬였는지. 안타깝다가도, 강인한 생명력이랄까, 운명을 거스르려는 노력이랄까, 혹은 결국 받아들이고 마는 성숙한 모습이랄까. 이런 모습들에 끌려 빠져들며 봤다.

시골에 살던 모드와 도둑의 소굴에 살던 수. 그 많은 변태 소설을 읽었으면서도 런던에 도착해서 모드는 어찌 그리 순진하던지. 도둑의 소굴에 살며 별의별 사기와 범죄를 목격했으면서 수는 또 왜 그리 순진한건지. 답답하지기도 했지만, 덕분에 읽으면서 불안과 초조를 경험했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갈 정도로, 작은 자비도 기대할 수 없는 런던의 뒷골목 모습. 신사의 탈을 쓰고 온화한 미소로 온갖 배려를 보여주는 듯했던 모습의 뒷면에 보여진 이기적인 모습들. '소설이니까' 이렇게 클라이막스로 치달았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사실적이라서 씁쓸했다. 오히려 두둑의 우리머리 격이었던 석스비 부인의 마지막 담담한 모습이 더 멋있을 정도였다.

그 험한 시간들을 지나 사건은 의외의 방향으로 해결이 되었다. 세 사람이 죽고, 벌받을 만한 사람은 벌을 받고, 오랜 친구는 우정을 확인하고, 두 소녀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고, 돈은 제 주인을 찾는다.

3개의 챕터 동안 수와 모드가 번갈아 가며 자신의 입장을 서술한다. 같은 모습이 서로의 눈에서 얼마나 다르게 보일 수 있는지 이렇게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한 순간의 망설임. 그 자리에서 딱 한발자국, 아니 반 발자국만 더 나아갔을때 모든것이 얼마나 다르게 변할 수 있었는지도 생각하면 뭔가 희망적이기도 했다. 창백한 얼굴과 손, 빨게진 얼굴, 떨리는 손 등의 묘사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 스토리에 특히나 필요한 심리 묘사에 이보다 더 탈월한 방법은 없었지 않았나 한다.

큰 생각 안하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 <게스트>도 예전에 구입해 두었는데, 재미로 보자 재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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