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 7년간 100여 명의 치매 환자를 떠나보내며 생의 끝에서 배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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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 7년간 100여 명의 치매 환자를 떠나보내며 생의 끝에서 배운 것들

7년간 100여 명의 치매 환자를 떠나보내며 생의 끝에서 배운 것들

리뷰 총점 9.1 (53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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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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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g********r | 2020.06.11 리뷰제목
돌이켜보니 온통 아름다웠습니다.     이 한마디로 시작되는 이 책을, 당신이 꽃같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이 책을 어찌 펼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책을 펼친 순간부터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없으리란 것을 예감했다. 아니나다를까. 이 책은 읽는 내내 코가 시큰했고, 가슴이 아팠다. 치매. 내가 아직 겪어본 일은 아니지만 이미 주변인들에게 너
리뷰제목

 

돌이켜보니 온통 아름다웠습니다.

 

 

 

이 한마디로 시작되는 이 책을, 당신이 꽃같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이 책을 어찌 펼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책을 펼친 순간부터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없으리란 것을 예감했다. 아니나다를까. 이 책은 읽는 내내 코가 시큰했고, 가슴이 아팠다. 치매. 내가 아직 겪어본 일은 아니지만 이미 주변인들에게 너무나 많이 익숙해져 있는 이 병은 어쩌면 현대인들이 안고 갈 숙제인지도 모른다.

 

 

언제인가 치매에 대해 혹자는 힘들었던 뇌가 다시 어린이가 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아마 이 책의 저자는 딱 그런 마음으로 그들을 대했으리라 싶다. 여러 상황, 여러 이야기였지만 한결 같은 따뜻함으로 바라본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책이다 보니 더욱 그렇게 기록되었겠지만 적어도 저자의 단어나, 언어에서는 충분한 온기가 느껴졌다.

 

 

 

 

 

-      할머니는 아마 오래 전부터 그랬을 것이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에 정갈하게 머리를 묶은 뒤, 부뚜막 위에 우물에서 제일 먼저 길어온 물 한 그릇을 올려놓고, 정성을 다해 두 손을 비비며 기도했을 것이다. (p.27)

-      삶은 당신의 손을 쉬이 놓지 않습니다. (2부 제목)

-      대게 아픈 노인들은 삶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 죽음의 몇몇 징후가 보인 후에도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죽어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p.17)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죽고 없는 것은 어떤 기분이 들까?  그냥 헤어지는 게 아니라, 만나지 않고 사는 게 아니라 아예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면, 다시는 그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듣지 못하게 된다면 어떤 마음으로 살게 될 까. 아니 살 수는 있을까?  누군가와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울컥 눈물이 쏟아질 때가 있는데,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숨이나 쉴 수 있을까.

 

그런데 이 책은 그 죽음마저 매우 담담히 기록한다. 치매로 오래 아팠던 이들의 이야기라 그런지는 몰라도 죽음이 오히려 쉼의 느낌으로, 마침표의 느낌으로 느껴져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기도 했다. 또 아직은 젊은 우리지만, 그럼에도 우리에 대해, 나에 대해, 또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제목도 서정적이고, 그림도, 내용도 너무나 서정적이어서 책을 많이 보지 않는 이들도 매우 쉬이 읽어낼 수 있을 듯한 책이었고, 담담한 문장을 통해 본인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드는 책이었다.

 

복잡한 일정과 마음 상태로 시작해서, 정갈한 마음으로 덮을 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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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삶의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평점10점 | b****e | 2020.06.10 리뷰제목
처음부터 좋은 글이 있고, 시작은 시큰둥했는데, 어느 순간, 마음을 흔들며 집중하게 만드는 글이 있다.나는 책날개의 저자이력부터 꼼꼼히 읽고 책을 읽는데, 자살직전에 삶을 바꾸고, '저런 일'이라고 불리는 '요양보호사'의 이야기라 해서, 나도 이렇게 이 일을 하게 되었는데,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직업체험기 같은, 선입견으로 읽기시작했다.그러나, 내 선입견은 금방 무너졌다.치매
리뷰제목
처음부터 좋은 글이 있고, 시작은 시큰둥했는데, 어느 순간, 마음을 흔들며 집중하게 만드는 글이 있다.

나는 책날개의 저자이력부터 꼼꼼히 읽고 책을 읽는데, 자살직전에 삶을 바꾸고, '저런 일'이라고 불리는 '요양보호사'의 이야기라 해서, 나도 이렇게 이 일을 하게 되었는데, 당신도 할 수 있다는 직업체험기 같은, 선입견으로 읽기시작했다.
그러나, 내 선입견은 금방 무너졌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요양원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진심으로 대하지않으면, 담을 수없는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담긴 책,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치매는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소재로 등장하고, 뉴스에도 치매환자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넘친다. 이런 간접경험으로, 치매는 나에게 다소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이고, 절대 걸리면?!안되고, 내 주변 누구도 해당되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되곤 한다.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를 읽으며, 그 부정적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일을 보면서 나는 죽음 앞에서 겸손해지고, 삶 앞에서 다시 겸손해진다. 그들이 병들기 전의 삶을 바라보고 병든 후의 일을 생각한다.....

언젠가 치매가 나를 찾아올 수도 있다.
그때의 내 모습이 오로지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은 아니기를, 무엇이라도 나누고 베푸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p203"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책의 미덕은 저자가 함께했던, 그분들의 진솔하고 가슴저린 경험이 저자의 글로 한편의 이야기가 된다는 점이다. 그저 기억을 잃어가고, 과거의 한부분에 머무른 그분들의 이야기를 흘려듣지않고, 아름답다고만 할순 없지만,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졌으니, 그 이야기를 남겨진 우리가 지킬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딸, 아내, 어머니였던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가족을 지키기위해 죽도록 고생했는데, 결국은 요양원에서 끝나는 삶이라는게 너무 가슴 아프고 슬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맛있는 것 먹고, 멋진 구경도 다녀보고, 하고 싶은 것 죄다 하면서, 그렇게 한번 살아볼걸 그랬어. 앞만 보지말고, 옆에도 보고 뒤에도 보고, 그렇게 살걸 그랬어.-p286"

글을 써본적이 없다는 저자는, 그러나 읽을수록 참 글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의문은, 책 중간쯤 답이 나온다.

이 책은 재밌다. 그리고, 아프다.
한편 슬프고, 마음이 저려온다.
비슷한 처지의 독자라면, 읽는내내 울지도 모른다.
나를, 내 가족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나라면, 우리가족이라면..생각하다가
답을 찾기 힘들고, 질문이 두려워진다.

치매환자를 둘러싼, 요양원, 요양보호사, 그 가족, 우리나라의 현실등을 과하지않게 담아낸 좋은 책,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을 요즘 자주 접한다.
이 책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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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도서추천]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m | 2020.06.18 리뷰제목
[소감]꾸미지 않은 진심을 꾹꾹 눌러담아 쓴 문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한없이 따스해집니다.이 책을 통해 죽음을 앞둔 치매노인들의 일상을 마주하다보면, ‘당장 오늘은 뭘 먹지? 저 XX는 또 짜증나게 하네?’ 하는 일상의 고민들이 머무르지 못합니다. 이미 가슴을 가득 채운 감정들이 넘쳐 머리 속까지 채워버립니다.제 몸 전체가 커다란 심장으로 바뀌어 따
리뷰제목




[소감]

꾸미지 않은 진심을 꾹꾹 눌러담아 쓴 문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한없이 따스해집니다.

이 책을 통해 죽음을 앞둔 치매노인들의 일상을 마주하다보면, ‘당장 오늘은 뭘 먹지? 저 XX는 또 짜증나게 하네?’ 하는 일상의 고민들이 머무르지 못합니다.

이미 가슴을 가득 채운 감정들이 넘쳐 머리 속까지 채워버립니다.

제 몸 전체가 커다란 심장으로 바뀌어 따스한 양수 안에서 신의 손으로 조물조물 마사지를 받듯 아늑한 기분입니다.

치매 어르신들의 작은 일상 하나하나가 저자의 시선 안에서 따스함으로 배어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lJVTHmEI6U

[김미경 선생님도 이 책을 추천하는 영상을 남기셨네요]

작년 이맘때쯤 우연히 고재욱 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몰스텝 100일 글쓰기, 그리고 조금 적어도 좋아를 통해 선생님의 문장을 처음 읽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sk7070/221566429079

치매노인들을 돌보고 계시는 분이셨습니다.

좀처럼 눈물을 흘리지 않는 제가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울컥하는 마음을 다스리길 몇 번...

‘이 분 글은 책으로 읽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이시기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는걸까? 하고 인터넷 서점에 작가님의 이름을 검색까지 해보았습니다.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요양보호사 자격증 수험서를 공동집필하신 분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100일 글쓰기를 끝내고, 100일 그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은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하셨습니다.

어렸을 때 당신도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며 응원해주는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 후로는 글쓰기가 뜸해지면서 블로그보다는 인스타그램에서 그림을 위주로 활동하다보니 함께 글쓰기를 하면서 알게 된 분들의 글을 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고재욱 선생님의 말끔한 프로필 사진이 등록된 인스타그램 계정이 떴습니다.

‘어? 청풍 선생님.... 책 쓰셨나보다!’

예상대로 선생님의 책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독립출판도 아닌 메이저 출판사에서!

그동안 선생님은 브런치에서 꾸준히 ‘LOST CITY’라는 테마로 작가활동을 시작하셨고, 출간제의를 받으신 것 같습니다.

꾸미지 않은 진심을 꾹 눌러담아 쓴 문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치매어르신들을 향한 헌신과 사랑, 따스한 유머, 그리고 치매환자들과 요양보호사 처우에 대한 부탁까지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움만으로는 선생님 문장의 깊이를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과거에 죽고 싶었지만, 현재는 살아 있으면서 죽고 싶은 사람들을 보살피고 있다. [248p]

책 날개에 씌여진 알지 못했던 선생님의 인생,

40에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하고,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생각하다 영등포 노숙인 쉼터에서 머물다가, 그리고 요양보호사의 길을 걷습니다.

선생님 문장의 깊이는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고통과 상실의 경험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그로 인해 세상을 감싸안는 시선이 더 넓고, 따스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내일을 떠올리며 산다.

바쁜 오늘 때문에 당장은 급해 보이지 않는 일,

사랑이나 행복 같은 일들은 내일로 잠시 미뤄둔다.

하지만 내일이면 너무 늦을 수 있다.

모든 이별은 언제나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급한 일은

오늘 당장 사랑하는 일,

오늘의 행복을 참지 않는 일이다.

오늘이 세상의 첫날인 것처럼

온통 나와 당신을 사랑하고,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아낌없이 행복해야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오늘,

지금,

이순간의 마음뿐이기에.

[325p]

책을 다 읽고 나서, 이렇게 감상의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뜨뜻해지는 느낌이 차오릅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문장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기를.

치매어르신의 가르침대로 또 다시 선생님의 문장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주길 고대합니다.

(언젠가 선생님의 소설도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 치매 노인들은 말 없는 강요를 받는다. 소외될 것을, 조금 멀리 떨어져줄 것을, 더는 병원 치료를 받지 말아줄 것을, 외로워질 것을, 더욱 더 고독해질 것을, 그리고 조용히 죽어줄 것을....

상대의 의견은 묻지 않고 으레 그러려니 판단하는 독단적인 이해가 이들에게만은 유독 당연시된다. 기억을 잃엇다고 감정까지 잃은 것이 아닌데,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하고 싶은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데.

문득 바다가 보고 싶다. [75p]

우리나라는 병원에 있어야 할 환자가 요양원에 입소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보험 때문이다. 요양병원은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고, 요양원은 장기요양보험의 적용을 받는다. 그 때문에 같은 환자라도 요양병원을 이용하면 요양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 장기요양보험은 요양원 이용 비용의 80퍼센트를 국가에서 지원하기 때문이다. 요양원에 중환자실이 생긴 이유다. 현재 요양원에는 24시간 침대에 누워 콧줄로 영양액을 섭취하는 중증 환자가 늘고 있다. [134p]

띄엄띄엄 전쟁을 증언하는 어르신은 한 권의 책이었다. 한 사람이 살아온 길을 되짚어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은 경이롭다. 딱히 바쁠일 없는 치매 환자들의 이야기는 무척 느렸는데, 나는 그분들의 사연을 듣기 위해 기다림부터 배워야 했다. 일부러 꾸밀 필요가 없는 그분들은 자신이 본대로 들은대로 살아온 이야기를 전한다. 나는 어르신들을 보며 사람이 책이 되어 읽히는 경험을 수없이 했다. 이보다 생생하게 삶을 그려내는 책이 또 어디에 있을까.

한 사람의 노인이 죽으면 하나의 박물관이 문을 닫는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내게 수십 개의 박물관이 문을 열고 초대장을 보낸다. 나는 주저없이 박물관으로 걸어간다. 나는 그곳에서 구석구석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고 기록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를 듣는 일, 수많은 박물관의 서기가 되는 일, 나는 이 일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137p]


“처음엔 가슴에 구멍이 뚫리고 대못이 백힌 거 같았제. 아주 말도 못 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겟더라고. 가슴에 못 하나가 백히긴 했는데, 그 못이 내를 아프게 하는 기 아니고 내를 살게 하는 사랑 못이란 걸.”

나는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네? 가슴에 박힌 못이 어떻게 할머니를 살게 한다는 거에요?”

“그 양반이 내한테 준 사랑이 두고두고 떠올랐다 아기가. 그 양반은 황망하게 갔어도, 그 사람하고 지내던 시절의 추억이 떡하니 가슴에 못으로 백혀서는 내를 살 수 있게 해주더라고. 그때 알았제. 떠났다고 다 끝이 아니란 걸 말이여.” [190p]


짧은 상담과 시설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내 배우자, 부모님이 생활할 요양원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식사 시간에는 한 번쯤 참관할 것을 권하고 시다. 깨끗하고 최신의 시설을 갖추고 있음에도 바쁜 시간에 쫓겨 식사 시간이 무척 짧은 곳이 많다. 물론 서류상의 시간은 넉넉하겠지만.

‘잠깐 본다고 뭘 알겠어?’하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짧은 식사 시간에 익숙해진 어르신들은 5분도 안 되어 식사를 끝마치게 된다. 어르신들의 습관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먹고 싶어도 주위에서 식판을 수거하기 시작하면 불안한 마음에 수저를 놓는 어르신들을 나는 많이 보았다. [197p]

어르신은 흰 천에 덮여 들것에 실렸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피곤하다고, 바쁘다고, 귀찮다고, 어르신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은 두 발이 보였다. 나는 발등을 한참 노려봤다. 어르신을 실은 운구차는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227p]

그는 어땠을까. 5세 정도의 지능을 지닌 그가 다섯 살 때 느꼈을 엄마와의 이별은 내가 다섯 살 때 느꼈던 이별과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그가 60년간 부르는, 그가 기억하는 다정한 엄마의 얼굴과 내가 40년간 잊고자 했던, 나를 떠나가던 무서웠던 엄마의 얼굴이 같은 것임을 나는 안다.

그의 목소리가 유독 애절하게 들리는 것은, 내가 그의 엄마의 얼굴을 예전에 보았기 때문이다. 떠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던 그의 눈동자를 내가 알기 때문이다. [233p]

나는 치매 노인들이 진짜 눈물로 우는 때를 안다. 아들이 찾아올 때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로 면회를 자주 오는 쪽은 딸이다. 음식과 과일을 들고 찾아오는 이들도 딸이다. 그런데 할머니들은 딸을 보고는 울지 않고 아들을 보면 운다. 치매의 진행 정도와는 상관없이 거의 모든 할머니들이 그렇다. 할머닏르은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받고 대접받지 못하던 시대를 살아왔으면서도 희한하게 아들을 보면 운다.

나의 엄마도 그렇다. 누나는 우등생이었고, 현재도 모범적으로 잘 살고 있다. 엄마에게 정성을 다하는 효녀다. 그런데도 엄마는 누나를 보면 웃고, 나를 보면 운다. 나의 엄마도 아들을 보면 운다. [243p]

나는 과거에 죽고 싶었지만, 현재는 살아 있으면서 죽고 싶은 사람들을 보살피고 있다. [248p]

우리는 언제나 내일을 떠올리며 산다. 바쁜 오늘 때문에 당장은 급해 보이지 않는 일, 사랑이나 행복 같은 일들은 내일로 잠시 미뤄둔다. 하지만 내일이면 너무 늦을 수 있다. 모든 이별은 언제나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급한 일은 오늘 당장 사랑하는 일, 오늘의 행복을 참지 않는 일이다. 오늘이 세상의 첫날인 것처럼 온통 나와 당신을 사랑하고,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아낌없이 행복해야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오늘, 지금, 이순간의 마음뿐이기에. [3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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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2 | 2020.07.26 리뷰제목
5959 페이백으로 대여해서 본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입니다. 이 책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바라본 치매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단순히 치매 노인 하면 그저 어린아이로 돌아가 주변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아주 가까운 병이기 때문에 그런 치매환자들을 생각하면 서글픈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것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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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9 페이백으로 대여해서 본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입니다. 이 책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바라본 치매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단순히 치매 노인 하면 그저 어린아이로 돌아가 주변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아주 가까운 병이기 때문에 그런 치매환자들을 생각하면 서글픈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것같아요. 사람 냄새가 나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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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평점10점 | c*********1 | 2020.06.10 리뷰제목
주변에 치매라는 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얼마 전 TV에서 마주한 어느 부부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운동도 하고 구구단도 외우고 손근육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이었다. 기억이라는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치매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슬픔을 간직한 병이다. 이러한 치매 노인들의 삶을 놓치지 않고 기록해 우리에게 알려준 이는 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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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치매라는 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얼마 전 TV에서 마주한 어느 부부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운동도 하고 구구단도 외우고 손근육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이었다. 기억이라는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치매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슬픔을 간직한 병이다. 이러한 치매 노인들의 삶을 놓치지 않고 기록해 우리에게 알려준 이는 현직 요양보호사 고재욱 작가다.

그는 사업의 실패를 경험하며 인생을 포기했던 적이 있었다. 노숙인 쉼터에서 지내며 봉사활동을 했던 인연은 그의 현재 직업으로까지 이어졌고 쓸쓸한 치매 노인의 마지막을 함께 손잡아주는 소명을 안겨 주었다. 요양원에서 일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녹록치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옆에서 해결해줘야 하는 치매 환자들이기 때문이며 의사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환자도 있어 안타까운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느 곳보다 이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도 쉽진 않을 것이다.

7년 동안 100여 명의 치매 환자의 마지막 삶의 모습을 지켜본 저자는 다양한 삶을 살아온 그들의 죽음 앞에 현재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마음가짐을 정돈하게 해준다. 브런치에 기록한 이들의 한 명 한 명의 사연 덕분에 선명하고 생생하게 어르신들의 삶에 개입할 수 있었다. 때론 안타깝고 속상하고 애타는 죽음이기도 했고, 허무하고 슬프고 덧없기도 했다.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108배를 드리던 할머니, 백발백중은 사람을 안 맞추는 것임을 알게 해준 진정한 사격수 할아버지, 100세가 넘은 할머니의 연세를 함부로 말하는 것이 실례임을 알려주는 이야기, 다시는 손을 들고 용변 본 것을 표하지 않았던 할아버지의 사연, 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는 할아버지, 딸조차 누군지 모르는 할머니 등 그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남지 않는 이야기가 없다.

우리나라의 70만 명이나 되는 치매 환자는 계속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누구도 치매라는 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현대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더욱 만연해지는 질병이 되었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치매는 불청객처럼 찾아올 수 있으며 아직까지 치료약이 없어 완치가 되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질병이기도 해서 대부분 요양원 신세를 지기도 한다. 그들의 곁은 가족이 아닌 요양보호사들이 있다. 손과 발이 되어주고 때론 가족이 되어 주기도 하며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는 요양보호사들이다.

요양원에서의 일상과 요양보호사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책에서는 치매 환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함께 소개되고 있다.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이들의 이야기이기에 마냥 슬프고 가슴 아플 줄만 알았다. 50가지 이야기가 모두 드라마처럼 소설처럼 다가왔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삶을 통해 누구나 맞이하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무엇이 소중한 지, 인간이라면 간과하지 말하야 할 것들에 대해 깨닫는 무언가가 있었다. 삶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건 돈도 아니요, 명예도 아니며 지위도 아니었다. 사랑의 감정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희망을 꿈꾸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아주 진하게 스스로 자문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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