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무관심 :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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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무관심 :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한승혜 | 사우 | 2021년 5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7.1 (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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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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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이 시대 주목받는 칼럼니스트 한승혜 저자의 대한민국 관찰기. 노키즈존, 택배기사, 『82년생 김지영』, N번방 등 책에 담긴 개별적인 소재는 얼핏 서로 상관 없어 보이지만 하나의 주제로 이어진다. 바로 함께 살기 위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마음가짐이다. - 손민규 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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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이것도 책이냐 평점2점 | s*****1 | 2021.05.30 리뷰제목
중국집엘 갔어요. 학생 5명이 짜장면을 먹는데 그 중 한명만 안먹고 있어요. 이런 경우 보통들 어떻게 생각하나요? 1. 안먹는 애는 돈이 없어서 못먹고 있다. 고로 나머지 4명은 다 좀 나쁜 애들이다. 2. 안먹는 애는 벌써 혼자 먹었거나 속이 안좋거나 혹은 무슨 밥먹는 다른 약속이 있나보지. 뭐 둘중 어찌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두개가 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세상엔 내가 보는 것
리뷰제목

중국집엘 갔어요. 학생 5명이 짜장면을 먹는데 그 중 한명만 안먹고 있어요.

이런 경우 보통들 어떻게 생각하나요?

1. 안먹는 애는 돈이 없어서 못먹고 있다. 고로 나머지 4명은 다 좀 나쁜 애들이다.

2. 안먹는 애는 벌써 혼자 먹었거나 속이 안좋거나 혹은 무슨 밥먹는 다른 약속이 있나보지.

뭐 둘중 어찌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두개가 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세상엔 내가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사연이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작가는, 저런 경우 1번의 경우로 아예 확정을 짓고 중국집 사장에게 얘기해서 그 안먹는 애에게 짜장면 한 그릇을 사주는 장면을 인용합니다. 그러면서 그러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혼자 먹는 애들을 개인주의라고 말하는 덧글러들에게 기함을 합니다. 그런 건 개인주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며.

 

책 곳곳에 페미니즘으로 치우친 글들이 교묘하게 아니 아주 뻔뻔하게 쓰여져 있습니다. 제목만 읽으면 안 그런 것처럼 잘 숨겨서. 숨긴다는 말이 나쁜 뉘앙스라면 뭐 포장 정도로 해두죠. 

 

저는 이 책을 읽고는, 어린 시절 밖에 나갔다가 똥을 밟아와서 그걸 짜증을 내며 나무젓가락같은 걸로 긁어 내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팔아 버릴 거이긴 하지만 그 몇천원 차액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단 생각도 듭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이니 뭐 뭐라 하지 맙시다. 어떤 사람은 뭐 감동적으로 읽은 사람도 있겠죠. 그런 사람은 자기 그 느낌을 여기 쓰시면 됩니다.

 

책 제목에 심하게 속은 기분입니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2
종이책 메시지는 공감. 하지만 저자의 한계는 명확. 페미니즘 부분에서의 불균형적 서술 평점6점 | g********3 | 2021.07.28 리뷰제목
메시지는 공감. 하지만 저자의 한계는 명확 다정한 무관심은 일상 속의 사례들을 통하여 개인주의를 역설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에서 '개인주의'라는 용어가 이기주의와 유사한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용어로 오용되는 것을 지적하고, 이는 그만큼 한국 사회가 집단주의에 찌들었다는 방증이라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개인주의는 '평소에는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지 않고 존중하나
리뷰제목

메시지는 공감. 하지만 저자의 한계는 명확

다정한 무관심은 일상 속의 사례들을 통하여 개인주의를 역설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에서 '개인주의'라는 용어가 이기주의와 유사한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용어로 오용되는 것을 지적하고, 이는 그만큼 한국 사회가 집단주의에 찌들었다는 방증이라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개인주의는 '평소에는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지 않고 존중하나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하면 그 때는 기꺼이 손을 내미는 것', 다시 말해 '다정한 무관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겪은 일들을 통해 한국 사회에 도사리는 개인에 대한 무시들을 찾아내고 이를 시정해야 할 것을 어렵지 않은 글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선을 지키되 연대의 가능성을 놓지 말자는 저자의 메시지는 충분히 공감이 갔다. 과거에 많이 좋아졌음에도 한국 사회 자체가 워낙에 빠름을 추구하며 서로에 눈치를 많이 주는 문화다 보니 한국 특유의 집단주의에 대한 피로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었다.

저자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차별과 몰이해를 제시하며, 스스로의 말에는 좀 더 조심을 하고 남이 처한 상황에 대한 더 넓은 이해를 가질 것을, 무엇보다 상대를 여성이네 주부네 하는 어떤 카테고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로 봐야 함을 계속 강조한다. 저자가 60년대 후반생 여성으로서 한국에서 겪은 재취업의 문제, '여자라서 안 되' 같은 무례한 언행. 또는 무례한 택배 기사나 택시 기사를 보며 짜증을 내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들 역시 큰 비애가 있다는 일화 등은 기억에 남는다. 특히 상대가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담이에요' 하고 넘어가는 것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말은 필자도 항상 생각하던 내용이기에 공감이 갔다. 스스로가 어떤 의도로 말을 했던 상대가 그를 무례하다고 받아들였다면 우선 상대의 불평을 제대로 경청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저자가 페미니즘에 대해 말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솔직히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스스로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을 밝혔을 때의 사회적 낙인을 알면서도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소개한다고 서문에서부터 밝힌다. 많은 이들이 페미니즘을 그저 여성만을 위한 운동이라 말하지만, 페미니즘은 여성을 넘어 소수자의 권리를 찾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물론 근래 화제가 되는 속칭 꼴페미,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화여대 트렌스젠더 입학 거부 사태 같은 극단에는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 밝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페미니즘에 대한 비방은 '사회에서는 언제나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이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그런 이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논법과 무엇이 다른가?'하며 옳지 않다고 말한다.

최근 페미니즘에 우호적이라 밝히는 분들의 책을 몇 권 볼 때 느껴지는 위화감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페미니즘은 사회를 바꾸기 위한 사상이자 운동이다. 사회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사상은 그 자체의 논리도 중요하겠지만, 그게 사회에서 실제로 발현될 때 어떤 모습을 취하는지도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실패한 공산주의도 구호 자체는 아름다웠으나 현실에서는 가난과 잔혹한 독재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 지금 누군가가 '공산주의에서 일부 극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방향이 좋은 이념인만큼 비방하면 안 돼'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물론 이는 극단적인 비교이긴 하다. 다만 해당 사상 자체가 선의를 품고 시작했다는 것이, 그 사상이 현실에서 일으키는 부작용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지금 일베, 오유 등의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많은 이들로부터 비판받는 것은 어째서인가? 비율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별다른 활동 없이 그저 재미로 해당 커뮤니티에 접속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런 이들이 더 다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흐름을 이끄는 이들이 극단적이고 그들이 과대대표되는 것이 정제가 안 되니까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것이다.

페미니즘도 마찬가지다. 페미니즘의 시작이 어쨌건 그것이 한국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그리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비판받을 수 있다. 그에 대한 반론은 페미니즘이 한국 사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페미니즘은 좋은 운동이야'라는 수준의 원론적인 답변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런 답변은 스스로의 도덕적 우월성에 기반한 것이기에 비겁하게까지 느껴진다. '기업에서 숏컷이면 페미냐며 묻는 세태'라고 한탄하는데 애초에 그 원인 제공을 누가 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본문에서 페미니스트 특유의 성차별적인 서술이 몇 군데 나타난 것은 저자가 최소한 성별 문제에 한해서는 본인이 부르짖는 '다정한 무관심'을 그리 잘 실천하지는 못 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본인이 겪은 고용 문제나 성차별적 발언 같은 건 괜찮았다. 그런데 남성들 사이에서 여성을 품평하는 저급한 농담에 대해서 비판을 하더니, '자신은 딸의 성장은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한국 여자처럼 크면 된다. 하지만 아들이 어느 순간 바깥의 (저급한) 남성 문화에 물들까봐 걱정이 된다'라는 언급까지 나온다. 솔직히 이러한 생각을 품은 이가 아들과 딸을 정말 평등하게 대할지 개인적으로는 좀 의심스럽다. 아니 딸이 공주님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면 딸이 '고전 동화에 나오는 수동적 여성상'을 학습할까봐 솔직히 염려되었다 는 말을 보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딸에게 '저자 자신이 원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학습시킬지도 모르겠다. 알게 모르게.

이성을 저급한 언어로 품평하는 것이나 또래집단의 부정적 문화는 남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님에도 은연 중에 모든 부정적인 요소를 남성에게 몰아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또한 데이트 폭력으로 신체적 위험을 느끼는 여성이 다수고 남성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기에 기계적 중립을 지키면 여성이 실제적으로 느끼는 위험이 축소된다고 하는데, 이는 동시에 그게 소수일지언정 일부 남성이 젠더 문제에서 느끼는 고통은 '별 것 아니다'로 치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 역시 '다정한 무관심'은 아닐 것이다.

정리하면, 저자가 서문에 걸어놓은 메시지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젠더 문제 관련한 일부 언급에서 본인 역시 '다정한 무관심'을 제대로 실천하지는 못한다는 걸 증명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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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개인주의자들의 연대 평점10점 | h*****5 | 2021.05.30 리뷰제목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한 사람에게 존재할 수 있는 입체적인 정체성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단순히 이기주의로서의 개인주의가 아닌 이웃에 대한 따뜻한 마음, 그리고 적절한 존중과 배려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다른 댓글 남기신 분은 책을 제대로 안 읽으신 듯 하군요. 내용도 안 맞고 포인트도 틀렸네요. 제일 처음 1페이지만 읽으셨나 봅니다
리뷰제목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한 사람에게 존재할 수 있는 입체적인 정체성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단순히 이기주의로서의 개인주의가 아닌 이웃에 대한 따뜻한 마음, 그리고 적절한 존중과 배려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다른 댓글 남기신 분은 책을 제대로 안 읽으신 듯 하군요. 내용도 안 맞고 포인트도 틀렸네요. 제일 처음 1페이지만 읽으셨나 봅니다. ㅋ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구매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b | 2021.07.05 리뷰제목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의 작가 한승혜가 새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한승혜 작가가 엄청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고, 뭔가 전문작가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던 것이 첫 책이 책 리뷰에 관한 것이어서 다른 분야의 책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냥 단순하게 책리뷰라고 생각하고 첫번째 책을 집어들었지만 한승혜 작가의 글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리뷰 비슷한
리뷰제목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의 작가 한승혜가 새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한승혜 작가가 엄청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고,

뭔가 전문작가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던 것이 첫 책이 책 리뷰에 관한 것이어서

다른 분야의 책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냥 단순하게 책리뷰라고 생각하고 첫번째 책을 집어들었지만

한승혜 작가의 글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리뷰 비슷한걸 나도 이렇게 블로그에 끄적거리고 있지만

초등학생 일기장도 아니고 내맘에 들었다 안들었다 좋다 안좋다

이런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나와는 결이 다른 글들이었다.

어쨌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두번째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 책은 개인주의를 표방한 책으로,

다양한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개인의 입장을 정리한 글들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여성으로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읽으면서 감정적으로 적나라하게 서술한 부분에서는

많이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엄청 공정한척 배려하는척 하면서도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특히 여성으로서 "페미니즘"이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 살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고 돌파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회피해왔던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으니까.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리하여 자신이 누군지 알고자 끊임없이 애쓴다. 반면 타인에 대해서는 쉽게 규정짓는다. 성별, 학벌, 출신지, 결혼 여부 등으로 뭉뚱그려서 파악한다. 자신은 너무나 복잡한 반면, 타인은 너무나 단순한 대상으로 취급하곤 한다. 각각의 정보마다 특정한 값을 설정해둔 다음, 해당 값에 인물을 가져다 맞춘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사람은 바쁘고, 시간은 부족하니 말이다. 정보마다 특정 값을 설정하여 해당 값을 모두 더하는 것은 사람을 파악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일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그 정보 값이 편견과 선입견에 근거하여 틀린 경우가 매우 많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그러한 방법이 과연 옳은가 하면, 그렇게 도출해낸 결과값이 누군가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묻는다면, 그 또한 아니라는 것이다.

 

라떼세대가 되어 젊은 세대에게 늘 "창의성"이 어디에서 오는지 궁금해하면서도

사실은 감정적 소모와 노력이 싫어서 이런 정보값을 입력해두고 잘난척 하며 살았다.

전직 대통령이 자주 말했던 "내가 해봐서 아는데"를 시전하며

척하면 척이라고 사람을 내 마음대로 재단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나는 엄청 섬세하고 복잡한 대상으로 대접해주길 바라면서

타인은 내가 마음대로 정한 잣대로 판단해버리진 않았는지.

그녀가 이 책을 펴낸 이유가 명확했고,

나도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선명해지는 순간이었다.

 

그간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그토록 고통을 겪어도 참았는데, 그렇게 참고 또 참으며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겨우 내 자리를 찾았는데, 드디어 인정받게 되었는데, 그게 모두 헛수고가 된다고? 남들은 이렇게 안 해도 된다고? 그럼 지금까지 내가 해온 건 다 뭐야? 하는 반발심에 더하여, 나 정도면 잘 버티고 있는 거지, 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평범한 많은 여성에 비해 탁월한 능력이 있는 거지, 하는 자기 위안을 페미니즘이 깨부수는 것처럼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비루한 현실에서 발버둥치며 버티어온 자신의 노력과, 그로 인해 남자들의 세계에서 아주 미약하게나마 인정받았던 성과가 무너져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여성 근로자가 많은 직장, 아니 압도적으로 많은 직장이면서 그 여성들의 기여도가 적지 않은 곳이다보니

다른 곳에서 힘들다는 "육아휴직"의 건수가 꽤 많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복직의 과정을 처리하는 부서로서

가끔은 "좀 심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동료들과 뒷담화를 하곤 했다.

해당 부서에서는 몇 개월 일을 같이 안해서 존재를 잊어가는 반면,

우리는 계속되는 행정처리 때문에 그 직원의 이름이 아주 친숙했던 아이러니한 경우였다.

두번의 출산, 육아휴직 후 퇴사를 했는데 같은 직군에서도 굉장히 뒷말이 많았다.

"나는 육아휴직이 뭔지도 모르고 애를 키웠다."

"나는 출산휴가가 두달이었다."

"임산부 단축근무라는게 뭐냐. 세상 좋아졌다."

자신이 누려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약간의 분개(?)와 더불어

대체인력 수급에 전전긍긍했던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사실 아무도 그 직원이 퇴사했어야만 하는 사정은 궁금해하지 않았다.

입밖에 내서 말하진 않았지만 그 직원에 대한 다양한 부정적 반응을 공유했었던 것이

남자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었을까? 부끄러운 일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한국은 여러모로 큰 변화를 겪는 중이다. 정비해야 하는 제도와 돌아봐야 하는 약자들이 많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마음속의 '불안'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문제가 반드시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 앞에서 적었다시피 사이비 종교는 무엇으로든 대체될 수 있으며, 그러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단순히 해당 단체를 강제 해산시킨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은 다른 무엇보다 결핍과 불안함을 견뎌내는 개개인의 내면의 힘, 무언가에 기대고 싶은 마음을 견디는 균형감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무엇인지,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우리에게 던진 숙제는 정말 많다.

늘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상되는 미래라는게 있었다.

영화,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펜데믹 상황이 현실화되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다는 게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한 작가님의 말대로 정비해야하는 제도, 돌봐야하는 약자들도 많지만

개개인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불안과 결핍을 극복해내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불안을 느꼈고,

그래서 비대면의 방법이라도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었는지도 모르겠다.

 

펜데믹 시대, 한승희 작가가 생각해본 전방위적 담론,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다정한 무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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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지금 시대에 필요한 책 평점10점 | t*******n | 2021.05.30 리뷰제목
평소 선인과 악인이 뚜렷하게 나뉘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도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조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고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감합니다.너무 피로가 쌓여가는 세상에 흑백논리가 편하겠지만, 그저 편하기만 한 것이 좋은것은 아니기에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리뷰제목
평소 선인과 악인이 뚜렷하게 나뉘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도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조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고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감합니다.
너무 피로가 쌓여가는 세상에 흑백논리가 편하겠지만, 그저 편하기만 한 것이 좋은것은 아니기에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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