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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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도시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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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배제와 추방의 역사현장을 답사하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9.11.04 리뷰제목
처음 책의 제목을 접하고선 사회비평관련 글인 줄 알았다. 대서울이라는 말이 그랬고, [갈등 도시]라는 책 제목, 그리고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이란 부제가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얼룩진 서울과 수도권 도시들의 형성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려니 생각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대서울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간 수도권 도시들
리뷰제목

처음 책의 제목을 접하고선 사회비평관련 글인 줄 알았다. 대서울이라는 말이 그랬고, [갈등 도시]라는 책 제목, 그리고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이란 부제가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얼룩진 서울과 수도권 도시들의 형성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려니 생각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대서울이라는 범주 안에 들어간 수도권 도시들의 형성과정에 대한 글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론 답사여행기였다. 그러나 답사기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유물이나 문화유적 중심이 아니다. 서울은 물론 서울 인근 경기도의 도시들이 어떤 발전과정을 거쳐 왔는지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 중심으로 찾아 나선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저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재개발 혹은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는 달동네와 같은 빈민촌이나 불량주택지, 그리고 성매매 집결지처럼 사람들의 관심에서 배제된 지역이다. 그곳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자취가 바로 오늘의 대서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선 대서울이라는 개념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그가 말하는 대서울이란 조선시대의 한양, 식민지시대의 용산과 영등포, 서울과 인천사이의 부천과 부평, 그리고 1,2기 신도시 및 서울시로 출퇴근하는 주민의 수가 많은 서울시 바깥 경기도 도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기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도권 도시들 중에서도 독립적 도시 기능을 가진 수원과 같은 도시들은 제외된다. 그는 서울시 바깥지역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대서울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서울시 안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시를 자신의 주요한 활동권역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단지 그들이 잠자는 곳이 서울시 바깥이라고 해서 배제해 버리면 서울과 주변도시들의 참모습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행정구역인 서울만 봐서는 안 되고 서울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서울인근 경기도 지역을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서울 답사에서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대서울을 관통하는 길을 따라 걷는다.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는 하나의 덩어리이지만 각 행정구역이 임의적으로 경계를 나누다보니 분단되어버린 대서울의 맥락을 찾아 나선 셈이다. 20세기 초기부터 시작하여 21세기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서울의 도시들이 통합, 분할, 확장되어온 과정을 저자는 도시화석과 도시문헌학을 이용하여 살펴본다. 도시화석이란 건물의 머릿돌, 마을비석, 기념비, 추모비는 물론 가게의 간판 등을 말하며, 이것들은 세워진 당시의 시대상을 알려주는 표지판 역할을 한다. 그런 도시화석을 살펴보며 대서울의 도시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곳엔 누가 살고 있는지를 찾아 나선 것이다.

 

저자의 대서울 답사는 크게 세 개의 경로로 나뉜다. 하나는 서울의 남서쪽에서 경인축을 따라 북서쪽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이다. 서울시의 남쪽인 봉천동과 신림동에서 시작하여 상도동, 영등포, 부천, 광명, 파주, 고양을 거쳐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좌, 구파발, 독립문사거리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대서울의 한가운데를 관통한다. 해방촌에서 시작하여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이태원, 보광동, 한남동으로 이어진다. 중구와 종로구, 용산구로 말 그대로 서울의 한 가운데이다. 마지막 답사경로는 서울시의 동북쪽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약수동에서 시작하여 길음, 도봉, 의정부, 남양주를 거쳐 다시 남쪽으로 강남을 지나 성남, 분당, 판교, 용인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대서울을 답사하는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대서울안에 포함된 도시들과 서울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또 그들 사이 도시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현대 들어 각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도시답사 코스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도시홍보를 위해 만들어 놓은 답사코스를 조금만 벗어나면 도시의 구석구석에서 갈등과 추방으로 점철된 시민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답사를 통해 살펴보면 것도 바로 그것이다. 서울과 시흥, 안양의 경계지점, 서울과 고양의 경계지점, 서울과 의정부의 경계지점엔 어김없이 군사시설, 철도시설, 저유소와 쓰레기하치장, 특수학교, 각종 공장과 불량주택이 공존한다. 서울시는 서울의 넘치는 난민들을, 고아원을, 화장장을, 쓰레기를 인접한 경기도 도시들에 떠넘기고 이들 도시들은 시설의 이름 앞에 서울이라는 이름을 붙여 저항 혹은 수용한다. 이른바 혐오시설과 가난한 자들을 외곽으로 밀어내어 청결하고 균질해진 서울특별시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서울시의 확장과정은 바로 배제와 추방의 역사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굳이 서울 곳곳의 난민들을 지금의 성남 원도심인 광주대단지에 보낸 것을 예로 들지 않아도 된다. 청결하고 균질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은 지금도 서울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동네가 남아있는 지역에선 어김없이 재개발과 재건축이 이루어진다. 그렇게 서민들의 공간은 철거되고 고층아파트 단지로 변하고 있지만 그곳에선 극한대립과 물리적 충돌이 뒤따른다. 어차피 달동네라는 것은 어느 지역에선가 추방된 빈민들이 모여 형성한 동네이었는데 서울시의 확장에 따라 또 다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방과 배제는 비단 서울시의 문제가 아니라 대서울안의 도시들 대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영등포와 한센인 정착단지, 그리고 부군당에 대한 것이다. 먼저, 영등포는 경인축을 연결하는 중심지역으로써 공업지역과 상업지역, 주거지역이 혼재되어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최대의 공업지역이자 강남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현재 강남의 중심인 영동이라는 말도 영등포의 동쪽에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니 지금의 영등포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당시엔 강남하면 으레 영등포를 지칭했다고 한다.

 

서울근교 곳곳에는 가구단지가 위치해 있다. 가구단지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한센인 정착촌이었다.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외곽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았던 한센인 정착촌이 도시가 확장되면서 가구단지를 거쳐 이제는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용인의 어정과 동천가구단지, 고양과 일산, 의왕의 가구단지 등을 들 수가 있다. 지금은 가구단지들 모두가 사라지고 신도시가 들어선 지역들이다. 추방과 배제의 관점을 떠나 한센인 정착촌이 많고 많은 업종 중에서도 왜 가구단지로 변하였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이 책과는 별개로 한번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살펴보는 도시화석 중에 부군당이 있다. 부군당은 조선 초기 각 관청에서 아전, 하인, 노비 등이 모시던 신으로 조선후기 관청 밖으로 퍼지면서 신흥중간계급의 신앙대상으로 모셔지게 되었다고 한다. 영등포나 이태원, 보광동, 한남동 등지에 밀집해 있었던 부군당이나 도당은 지금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 있지만 20세기 전기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서민신앙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관심이 간다. 부군당에 대해 자세하게 쓰여 있는 책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살던 곳에 대해서 너무나도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살았던 곳이 봉천동이었다. 당시 봉천동은 대표적인 달동네였다. 남부순환도로 하나만 휑하니 뚫려 있었고, 그 길을 벗어나면 여름엔 장화를 신지 않고선 다닐 수가 없었다. 지금은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변하고 동 이름마저도 바뀌어 예전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서 옮겨 간곳은 안양이었고 결혼 후 살게 된 곳은 용인이었다. 두 곳 모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크게 변한 곳이다. 다니던 회사가 서울 한 가운데 있었기에 수십년을 그렇게 서울로 출퇴근을 했다. 저자의 말처럼 대서울의 시민으로 살아온 셈이다. 그럼에도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정체성 같은 것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모습들을 보면서도 무엇이 사라지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선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보여 지는 것들만 본다는 것은 누군가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만 본다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들은 어쩌면 보여 지는 것들 이면에 있는 것을 감추고 지우려는 것이 아닐까?

 

지금은 대서울을 떠나 한적한 곳에 살고 있다. 대서울처럼 추방과 배제가 노골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이곳 역시 구도심과 신도심 간의 갈등은 있다. 그 와중에 사라지는 것들은 무엇인지, 보존되는 것은 시민의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왕족이나 사대부들만의 것들은 아닌지 살펴보고 싶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작은 마을이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본다는 것은 어쩌면 시민으로 살아온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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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열린책들 〈갈등 도시〉도시들 구석구석 탐사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5 | 2019.11.07 리뷰제목
새로운 관점으로 수도권을 바라보기     도시는 서로 다른 사람과 건물이 뒤섞여 있어야 활기를 띠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239쪽)             김시덕의 〈갈등 도시〉를 신청했을 때 인문학자가 도시를 거닐며 쓴 사색을 담은 책일거라고 생각하고 했다. 당첨되어 읽기 시작하는데 예상과는 사뭇 다른 결이어서 놀랐다.   메갈로폴리스인 서울 (저자는 대서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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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관점으로 수도권을 바라보기

 

 

도시는 서로 다른 사람과 건물이 뒤섞여 있어야 활기를 띠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239)

 

 

 

 

    

김시덕의 갈등 도시를 신청했을 때 인문학자가 도시를 거닐며 쓴 사색을 담은 책일거라고 생각하고 했다.

당첨되어 읽기 시작하는데 예상과는 사뭇 다른 결이어서 놀랐다.

 

메갈로폴리스인 서울 (저자는 대서울이라고 명명) 옆으로 위치해 있는

이른바 수도권을 저자는 탐사한다.

저자의 전작 서울 선언은 꽤 화제를 일으킨 모양이다.

서울을 대서울 이라고 명명한 부분이었는데 항의를 꽤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시덕의 이야기는 서울을 떠받드는 그런 부류가 전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와 서울 사이에 있는 도시들에 대해 전혀 몰랐던 많은 것들을 알았다.

 

얼마전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유현준 건축가 편을 인상깊게 시청했다.

건물, 건축, 아파트 등이 오로지 돈의 가치로만 환산되는 우리나라 현실을 강사는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었다.

 

문헌학자인 김시덕이 바라본 수도권 도시 답사를 읽으며

그런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아파트야 그렇다 쳐도, 모든 건물이 역세권이냐 아니냐로 규정되고,

건축과 도시 디자인도 땅값, 건물값으로 좌지우지 되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그게 무슨 잘못이냐 할 수도 있지만

가격에 매몰되어 재개발이 되고, 재개발 되면서 기존의 건물과 도시 모습이 깡그리 잊혀지는 일이 많았다.

 

김시덕은

되게 평범한 슈퍼마켓부터 시작해서, 오래된 동네 가게들,

이제 곧 재개발 예정인 집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았다.

 

 

 

 

작가가 재개발 예정의 장소를 찍은 사진들을 보다 보니 그 나름의 가치가 느껴졌다.

건물을 부수고, 땅을 밀어버리고, 해체할 때 하더라도

사진 한 장이라도 오롯하게 남길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이렇게 학자의 눈으로, 도시의 스토리 로서 바라보니 새롭게 다가왔다.

 

언젠가 주성철 (씨네21 편집장)이 홍콩에 대해서 쓴 책을 읽다가 감탄한 적이 있다.

홍콩에는 작은 레스토랑, 카페들이 (프랜차이즈 아닌) 많이 있고

3~4년 만에 가봐도 그 자리에 있어서 반가울 때가 많다고.

 

우리나라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카페를 몇 년후에 찾아가도 과연 있을까 갸우뚱 해졌다.

무조건 새 것이 좋고, 브랜드 프랜차이즈가 좋다는 무심함 속에

수도권의 각 도시들은 색깔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저 편리하고, 아파트 값만 높아지면 상관없다는 식의 획일주의가 지배하고 있다는 걸 책으로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는 서울 : 관악 동작 영등포 용산 마포 종로 강북 노원 강남 송파 양천 구로

를 비롯하여

파주시, 고양시, 남양주시, 인천시, 부천시, 광명시, 시흥시, 안양시 까지를 탐사하였다.

 

대한제국 시절, 일제강점기, 해방을 거쳐 1950년대 이후 본격 발전, 분화되는 서울과 도시들의 이야기를 빼곡이 담았다.

저자는 문헌학자이면서 전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활용하여 도시들의 곳곳을 카메라로 담았다.

 

 

모든 이야기들이 새로워서 너무도 재밌었고

인천에 흥미롭고 관심을 끄는 게 많아서 가보고 싶어졌다.

인천에는 대한제국 시절 건축물들이 있고 일제식 건물이 남아 있었다.

 

간혹 한국영화 (‘무뢰한의 낡은 주택지 등)에서

저런 장소가 우리나라에 아직도 있구나 했는데

서울, 인천과 수도권 도시들 구석구석에 바로 그 장소들이 있어서 너무도 신기했다.

 

단지

재개발 예정, 낡은 외관 이라는 이유만으로

먼지가 쌓이고 외면을 받고 있는 도시들에 애정이 갔다.

오롯이, 저자의 해설 덕분이었다.

 

 

아울러

도시 개발 정책을 입안하는 것에 대해서 시민의 관심이 높아져야 겠다는 각성도 들었다.

책에서 나온 도시들의 변두리들에서는

여전히 주민들 간에 반목이 진행중이어서 안타까웠다.

 

도시가 재개발 되기 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기를 바라게 된다.

각자 자기의 입장을 극렬하게 나타내는 현수막, 벽보들을 작가가 찍었는데

그것들을 보는 것만으로 참 답답함이 밀려 왔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보존이면 어떤 방식이냐.

이는 어느 한쪽의 입장이 반영되어서는 절대 안 될 문제였다.

 

더군다나 도시의 유서깊은 역사, 전통이 담긴 장소, 건물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저 멀 리가 아니라

내가 사는 도시 둘레의 도시들에도 이렇게 매력적이고, 이야기를 품은 장소들이

있음을 알아서 감탄했다.

저자의 발품과 깊이 파헤치는 노고 덕분이다.

 

 

북쪽 도시 파주에는 곳곳에 미군 클럽과 한국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수도권의 많은 도시들, 또 서울의 곳곳들이 그저 말끔하게 개발되기 보다는

그 역사를, 아픈 우리의 경험을 기록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대문구의 한옥 촌에는 옥바라지 골목 이라는 이름의 골목이 있어서 숙연해 진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보고 꼭 가보고 싶었던 딜쿠샤가 있는 행촌동도 조만간 가보고 싶어 졌다.

 

 

 

책 중에서

 

서울특별시를 청결하고 균질한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은평구에서 서대문구로 이어지는 옛 의주로 양옆에서는 오늘도 옥바라지 골목 같은 공간이 철거되어 고층 아파트 단지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혐오 시설과 가난한 자들의 주거를 모두 밀어낸 뒤 만들어진 고층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면서 개량 한옥으로 상징되는, 만들어진 조선 시대의 전통을 향유하는 중산층의 세계관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청결하고 균질한 환경이 사람에게 도리어 해를 끼치는 것처럼, 군사 시설과 화장터와 무덤과 서민의 공간을 모두 고층 아파트단지로 바꾸어 버리는 것이

결국은 서울이라는 공간과 서울 시민에게 나쁜 결과를 낳으리라고 저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도시는 서로 다른 사람과 건물이 뒤섞여 있어야 활기를 띠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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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갈등 도시_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d*****2 | 2019.11.20 리뷰제목
『갈등 도시』 오늘날 한국이 많은 갈등이 있지. 도대체 무슨 갈등일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부제는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이다. 저자가 직접 걸으며 발로 느낀 서울과 경기도는 서울 자체로도 갈등이 있었고, 경기도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오늘의 대한민국 수도권은 부동산 광풍이다. 나도 경기도 수도권에 살고 있지만 나같은 평민이 제대로 집 한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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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도시』 오늘날 한국이 많은 갈등이 있지. 도대체 무슨 갈등일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부제는 "시민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쟁들"이다. 저자가 직접 걸으며 발로 느낀 서울과 경기도는 서울 자체로도 갈등이 있었고, 경기도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오늘의 대한민국 수도권은 부동산 광풍이다. 나도 경기도 수도권에 살고 있지만 나같은 평민이 제대로 집 한채 가지기도 힘들고, 제대로 집 한채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도 바보스럽다.

재개밸, 재건축을 둘러싼 이해 충돌과 아빠,엄마의 집이 어디냐에 따라 아이들끼리도 계급을 나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말 되지도 않는 잣대로 여러 계층을 나눠놓으며 갈등이 도시에 켜켜이 쌓여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따로 있다.

저자는 현대 서울의 역사를 배제와 추방의 역사로 이해히고 있다.

"서울이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되고 서울 시민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간주되는 수많은 시설과 사람들을 경기도로 밀어낸 역사"이다. 나도 경기도에 살고 있지만 경기도에 대부분의 꼭 필요하지만 흔히 혐오시설이라고 하는 것들이 존재하고 있다.

 "서울 곳곳의 빈민촌에 살던 10여만 명을 지금의 성남 원도심인 광주 대단지에 보낸 것이 그러했고, 서울시에서 사용할 화장장을 고양시 덕양구에 세운 것"이 그러했다.

서울에서 나온 쓰레기는 인천에 가서 처리했다. 곧 처리할 Capa가 차면 새로운 곳을 알아봐야 하지만 서울내에는 그런 땅이 남아있을리가 없다.

 

혐오 시설은 외곽으로 밀어내면서 "청결"해진 서울, 가난한 자들 또한 외곽으로 점점 밀어내면서 계급적으로 일부 "균질"해진 서울특별시가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 지대에 빈민촌과 화장터, 사이비 종교 시설, 군부대가 몰려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저자 김시덕 교수는 일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국문학자료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 문헌 전문가다. 현재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조교수로 있다. 김시덕 교수의 전작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만나다>가 새로운 시각으로 동아시아 역사와 지리를 알려준 책이기에 이 책은 또 어떤 책일까 했는데, 정말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시선에 감탄했다.

이 책은 저자의 전공분야도 아니다. 하지만 갈등 도시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강자가 아닌 약자의 시선에서 수도 서울을, 또 그 주변의 경기도를 바라보고 있어서 많은 공감이 갔다.

 

사람들이 대서울을 걸으면서 발견하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제 경우에는 수많은 특수시설들이 행정구역들 사이의 경계에 모이는 현상에 가장 큰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을 어렵게 말하면 <경계성>의 정도라고 할 수 있겠고, 편하게 말하자면 그곳이 얼마나 경계에 놓여 있는 지역인가를 보여주는 <땅끝>의 정도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p.8

 

이 책은 저자의 전작 <서울 선언>의 후속작인데 미슐랭 가이드처럼 해마다 갱신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월간으로 갱신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근처인 용인도 나온다. 일제 시대때 용인은 일본 제국의 한반도 수도가 될 뻔 했다는 말도 나온다.

 

용인시 기흥구 어정의 한센인 정착촌 [동진원]이 가구 단지를 거쳐 신도시가 되자, [동진원]이라는 이름은 떨어져 나가고, 공원 가운데에는 조선 국왕 세종을 기리는 비석이 섰습니다. 21세기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사 미화, 역사 만들기가 이렇게 분명하게 이루어진 현장을 보니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근현대의 가난한 자, 약자들은 지워지고, 봉건 시대의 지배층은 끊임없이 소환됩니다. ---p.463~464

 

우리집 근처고, 나도 가구단지를 간 적이 있어서 잘 안다. 그 어정동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동안 서울 역사하면 4대문 중심의 지배층에 집중했다면 서울의 대부분은 우리 이웃이라고.

 

위대한 조선 왕조를 찬양하는 건축이나, 일제 강점기의 아픈 유산을 돌아보는 답사도 물론 좋지만, 그것이 서울의 전부일 리는 절대 없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구조물만이 서울의 역사를 말해 주는 것도 아니다.

재개발 동네의 벽보, 이재민과 실향민의 마을 비석, 부군당과 미군 위안부 수용 시설에도 시민의 역사와 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의 진짜 모습, 일반 시민이 사는 곳을 산책하는 이 책은 다른 역사책에 비해 [불온]하고 시시콜콜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답사기야말로 포장된 서울이 아니라 진짜 서울의 역사를 만나는 시간이다.

 

나도 살았던 곳인데 서울의 봉천, 신림동이 여러 동명으로 바뀌었다. 신사동, 대학동, 삼성동 등 이미 알려진 다른 동과 겹치거나(그 이미지를 약간 빌린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서울대학교가 있는 동네라는 이미지의 대학동까지로 바뀐다.

 

이러한 대규모 개명 과정에 대해 한 신문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신림동은 <신림동 고시촌>의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동명으로서도 남았지만, 봉천동이란 이름은 어디에서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동으로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봉천동>이라는 이름이 이렇게까지 어두운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는 데에서, 지난 수십 년간 이곳에서 살아온 분들의 노고를 느낍니다.

 

내가 사는 수원에도 이런 곳이 있다. 조금 다르지만 내가 회사에 왔을 때만 해도 원전저수지로, 불과 10년전까지 그곳에서 보신탕을 해먹던 그런 일종의 덜 개발된 우범지역이었다. 그러다가 판교와 유사한 광교(물론 수원에는 광교산이 있다) 광교 호수로 변경한 뒤 이 호수를 정비하고, 경기도 관공서를 옮겨갔다. 그리고 아파트를 많이 지었다. 녹지도 어느정도 보존했다(전국에서 가장 녹지비율이 높다고도 한다)

결국 지금은 집값이 십수억을 호가하고 있고, 분양가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서 로또 아파트가 됐다.

 

저자는 을지로 개발 등 서울 구 도심 개발로 없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등 도시 서울의 역사가 결코 왕정, 또는 일제 식민시절이 아닌 우리 시민들이 현대까지 살아온 것이 바로 역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미쳐 보지 못하고, 애정을 가지기 전에도, 지금도 서울은 변하고 있고, 우리의 참모습의 역사는 사라지고 있다. 저자가 계속 작업을 진행해 이런 역사를 남길 수 있는 답사 프로젝트가 계속 되길 응원한다.

 

많은 사진과 시각자료로 도시를 말하고 있다.

 

나는 다음편이 나온다면 아마도 출간 즉시 사서 읽어볼 것 같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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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내가 사는 서울이란 곳이..... 평점10점 | m******1 | 2019.10.26 리뷰제목
내가 사는 서울이란 곳에 대한 책이다.내가 태어나 지그껏 사는 곳이란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까지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직장도 있는, 살아 태어나 한 번도 다른 도시에서 살아보지 못한 서울 사람이 갖고 있는 내 고향이란 간절함이 좀 덜한 서울의 삶과 도시 이야기....초등학교 동기동창이 1천명이 넘고, 중학교 고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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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서울이란 곳에 대한 책이다.

내가 태어나 지그껏 사는 곳이란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까지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직장도 있는, 살아 태어나 한 번도 다른 도시에서 살아보지 못한 서울 사람이 갖고 있는 내 고향이란 간절함이 좀 덜한 서울의 삶과 도시 이야기....

초등학교 동기동창이 1천명이 넘고, 중학교 고등학교 동기도 600여명 씩이나 되어 기억 안나고, 못하는 동기가 태반인....

내가 태어나 살던 동네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내 모든게 있는 서울이란  큰 도시에 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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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갈등 도시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9***d | 2019.11.17 리뷰제목
뉴펀들랜드 지역의 대구어장인 그랜드 뱅크스 어장은 500년 역사를 지닌 어장이었고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이전에도 바스크 지역 어부들이 대구를 잡아 들였습니다.영국의 탐험가 월터 롤리는 이곳 대구는 바구니로 퍼담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습니다.캐나다 정부는 뉴펀들랜드 지역의 대구어장인 그랜드 뱅크스 어장에서 대구 어획을 금지시켰습니다.이유는 지나친 남획으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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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펀들랜드 지역의 대구어장인 그랜드 뱅크스 어장은 500년 역사를 지닌 어장이었고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이전에도 바스크 지역 어부들이 대구를 잡아 들였습니다.
영국의 탐험가 월터 롤리는 이곳 대구는 바구니로 퍼담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뉴펀들랜드 지역의 대구어장인 그랜드 뱅크스 어장에서 대구 어획을 금지시켰습니다.
이유는 지나친 남획으로 대구가 멸종될 지경이 될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몇년 금지시키면 다시 잡아 들일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거대한 대구떼가 있습니다.
그곳 어부들 조차도 그러한 대구떼를 본적이 없다고 빨리 어획금지를 풀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과학자들은 단호했습니다.
대구는 숫자가 줄어들면 저렇게 모여든다고... 지금 뉴펀들랜드 어장의 대구떼는 저거 하나 뿐이라고 했습니다.
저런 떼가 여러개가 있어야 하는데 오직 하나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저 거대한 무리는 마지막 단발마의 비명일지도 모른 것입니다.

다큐에서 이 부분을 보고 난 뒤에 느낌은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 뉴펀들랜드의 대구떼 신세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고 지방이 황폐화되고 있지만 서울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사대문을 넘어서 강남을 삼키더니 북으로는 의정부, 서로는 인천, 동으로 남양주, 남으로는 수원까지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그정도도 끝나지 않고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종로에서는 천안행 지하철을 탈수 있습니다.

예전 천안에서 일할때 곧 지하철이 천안까지 연장된다고 했더니 헛소리한다고 온갖 욕을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후 몇년만에 서울지하철은 수원에서 천안, 온양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이러한 서울의 확대는 주변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빠른 성장이 아무 일없이 넘어갈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요.

이 책의 저자는 그런 갈등과 봉합, 파멸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 단면을 볼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볼수 있습니다.
강압적인 재개발은 좀 다시 설계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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