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필립 휘블
PHILIPP H?BL
1975년 독일 하노버 출신. 훔볼트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뉴욕 대학, 옥스퍼드 대학 등에서 철학과 언어학을 공부했고 언어철학, 형이상학, 과학론을 연구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슈투트가르트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이론철학을 가르쳤고, 2017년부터는 철학 매거진에 ‘휘블의 깨달음’을 연재 중이다.
역자 : 강민경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독일계 회사를 다니며 글밥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어학연수 후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꿀벌 마야의 모험》, 《피터 틸》, 《케인스톰 아일랜드》, 《궁극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 《이해의 공부법》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철학
#하얀토끼를따라가라
책의 표지에서
시계 토끼를 쫓아 새로운 시간 여행의 시작이 열리는 앨리스의 이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한다.
끝도 없이 복잡한 모험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게 만드는 앨리스의 걸음을 따라가다보면
정말이지 숨이 가쁘다.
지금 우리의 삶이 전보다는 더 무기력해진 요즘
오랫만에 심장이 쿵쿵 뛰는 가쁜 호흡으로
책 속에 푸욱 빠져 읽게 된다.
낯선 철학의 세계 안에서 인생의 뜻밖의 진리와 깨달음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가치를 선물해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우리 뇌에 있는 향유의 중추는 끊임없이 아름다운 것이 입력되기를 추구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기본값이 있지만, 대개는 개인적인 경험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오랫동안 이어진 다툼의 해답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미적 감각은 때로는 보편적이고 때로는 개인적이다.
p292
보편적이라는 것이 아름답다라고 정의하는 이들이
서로 동의한다는 가정하에 연결지어져 생각하게 된다.
미에 있어서 감각과 감정이 우리를 분명 자극시킨다.
반복적이거나 대조적일 수 있고,
은유적이거나 이목을 끌 수 있겠지만
대개는 보편적으로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는 미학의 주요 현안이고 예술은 조금 다른 측면이라
서로 가까이 놓여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기도 하지만
더 예술의 영향력이나 범위가 훨씬 다양하다는 점에선 다른 것 같다.
문학적 관점에서 상징과 은유적 해석이 주는
느낌과 감각은 굉장히 특별하다.
단순히 미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기에
그 범위가 훨씬 넓다라 볼 수 있겠다.
그것이 문학일 수도 음악이나 그림일 수도 있다는 점에선
수많은 생각과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예술의 놀라움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에 얼마나 명확한 답을 낼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끝을 알고 있지만 영원히 젊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 어떤 주장도 죽음은 무의미하거나 바람직하다고 우리를 설득할 수 없다.
거대하고 차가운 우주에서는 아이러니와 유머와 어쩌면 내맡김까지도
우리의 존재를 그럭저럭 괜찮은 것으로 만드는지 모른다.
p422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제한적으로 확 다가오고 오싹하며 두렵다.
이런 두려움은 타고나는 것이며 진화적 근거를 기반에 두고 있다고 한다.
더이상 돌이킬 수도 없고 끝이라는 의미로
죽음이 삶의 어떤 기능적 역할을 하는지 고민해보게 된다.
영원한 젊음을 위해 인간은 그 삶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자연을 회손하고 무질서를 만들기도 한다.
그 대가는 정도의 선을 넘어서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인간이 유기체의 일부라 한다면
삶과 죽음은 자연계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기에
죽음 또한 삶과 다르지 않음을 인식해보면 어떨까.
영원한 삶이 과연 아름답기만 할까?
끝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생의 짧은 순간이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아닐까.
모처럼 철학이 삶에 필요한 이유와
삶의 가치를 다각도로 접근하며 배워볼 수 있어서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철학 입문서로 읽어보기도 좋고
얕지 않은 깊이와 너비를 삶의 연장선에서 배워가야 할 흥미로운 해답을
천천히 그 걸음을 따라가며 읽길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