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미리보기 공유하기

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리뷰 총점 9.3 (48건)
분야
자연과학 > 과학일반
파일정보
EPUB(DRM) 23.71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8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숲은 고요하지 않다] 평점9점 | c********i | 2021.05.17 리뷰제목
나는 몰랐던, 그러나 자연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산에는 푸릇푸릇한 식물이 자라고, 가끔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고, 바다에는 여러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다닌다는 것이 내가 자연에 대해 생각하는 거의 전부였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자연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이 자연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끼리 소통하는 방법에
리뷰제목


 

 

 

나는 몰랐던, 그러나 자연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산에는 푸릇푸릇한 식물이 자라고, 가끔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고, 바다에는 여러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다닌다는 것이 내가 자연에 대해 생각하는 거의 전부였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자연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이 자연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끼리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 책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바로 ‘바이오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일 뿐, 그들도 우리처럼 정보를 교환한다. 우리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고요하지 않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 같다.

 

 

 

책 속 내용중 재미있었던 부분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주로 포유동물이 배설물을 통해 정보를 보낸다. 야생토끼 혹은 오소리 연구에 따르면, 그들의 똥과 오줌에는 나이, 성별, 짝짓기 준비 정도에 관한 개인정보를 폭로하는 냄새 물질이 들어 있다. 이런 개인적인 냄새 물질은 다양한 분비샘에서 만들어져 똥이나 오줌에 혼합되어 개인정보를 공개적으로 유출한다.” (p. 67~68)

 

동물들의 배설물은 그들의 개인정보 덩어리였고, 그들의 삶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매개체였다.

 

 

 

 

어떤 버섯은 이런 균사로 올가미 덫을 ‘놓는다’. 이 덫은 땅속에서 일종의 차이니즈 핑거 트랩처럼 작동한다. 균사는 땅속에 느슨하게 퍼져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선충이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올가미 실이 바짝 조여진다. 버섯의 세포벽이 버둥대는 희생자를 올가미처럼 더욱 옥죈다.” (p. 153)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기만 하는 버섯도 사냥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선충을 먹잇감으로 사냥하는 버섯 종은 최소 160개’(p.152)라고 한다.

 

 

 

 

그러니까 코요테담배는 말 그대로 애벌레의 위에 부담을 주어 소화를 막는 물질을 방출한다. 이것으로도 애벌레를 쫓아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다른 천적까지 공격해오면, 담배풀은 즉시 화학 신호를 보내 지원을 요청한다. 지원 요청 신호는 참노린재와 말벌의 수용체에 도달하고, 이들은 즉시 출동한다. 참노린재는 주저 없이 박각시나방 애벌레의 알을 먹어치운다. 그뿐만 아니라, 벼룩잎벌레 혹은 진얼룩뿔노린재 같은 성가신 포식자를 담배풀에서 쫓아낸다. 한편, 말벌은 박각시나방 애벌레 몸 안에 알을 낳는다. 그래서 새끼 말벌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풍성하게 차려진 식탁을 받는다.” (p. 159~160)

 

자연 속에서 이뤄지는 소통은 종을 넘어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자신을 공격하는 벌레를 쫓기 위해 천적을 불러들이도록 신호를 보내는 담배풀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게 들렸다. 식물은 물과 빛으로만 살아가는 정적인 생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것은 그저 내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였다.

 

 

 

 

과학자들은 식물의 의사소통 의도에 관해 더 알아내기 위해 큰쑥나무를 관찰했다. 이 식물 역시 포식자의 공격을 받자마자 화학 물질을 방출한다. 이웃 식물들은 이런 화학 정보에 반응하여 포식자를 방어할 수 있는 물질을 더 많이 생산한다. 그러나 이제부터 진짜 흥미로워진다. 이런 반응이 특히 가까운 친척 식물들 사이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낯선 식물이 포식자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이웃 식물이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큰쑥나무는 누가 제 식구인지 아는 게 확실하다. ” (p. 180)

 

근처의 이웃 식물들과 소통하는 것을 넘어서, 큰쑥나무의 경우에는 친척 식물들 사이에서 더 잘 소통을 한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식물의 세계이다.

 

 

 

 

맛있는 꽃송이가 바로 근처에 있어서 멀어야 100미터 떨어진 곳이라면, 정찰벌이 춤으로 설명한다. 이때 정찰벌은 오른쪽으로 한 번 왼쪽으로 한 번 원을 그린다. 힘차고 생동감 있게 원을 그리며 돌수록 꿀이 많다.” (p. 246)

 

벌들이 꽃의 꿀을 모으는 일에도 소통이 필요했다. 정찰벌이 돌아다니다 꿀을 발견하면 냄새 샘플을 가지고 벌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몸짓을 통해 동료 벌들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의사소통은 인간의 발명품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생명이 시작된 이래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연결해주었다.” (p. 289)

 

 

 

 

신비로운 자연의 세계를 탐험하고 돌아온 것 같다. 동식물들에 대해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놀라움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재미있는 비유를 더해 설명해 주는 덕분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다!) 이 책을 읽은 뒤로는 자연 속의 생물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새들의 지저귐, 풀벌레 소리, 숲에서 사는 빼곡한 나무들, 그 아래 어딘가 살고 있는 버섯들, 춤추듯 비행하는 벌, 심지어 동물들의 응가도 말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세상이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여실히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재미있게 쓰인 생물학 책을 찾고 있다면, 생물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궁금하다면 <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읽어 보길 바란다.

 

좋은 책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2
종이책 <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읽고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k******4 | 2024.08.09 리뷰제목
숲은 고요하지 않다마들렌 치게/배명자흐름출판/2021.4.23.sanbaram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강아지들이 한쪽 뒷다리를 들고 나무나 특정 물체를 향해 소변을 갈기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이들은 이런 행위를 통해 자기의 존재와 영역을 알리는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나름대로 이웃과 소통하며
리뷰제목

숲은 고요하지 않다

마들렌 치게/배명자

흐름출판/2021.4.23.

sanbaram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강아지들이 한쪽 뒷다리를 들고 나무나 특정 물체를 향해 소변을 갈기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이들은 이런 행위를 통해 자기의 존재와 영역을 알리는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나름대로 이웃과 소통하며 자기들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식물은 식물대로 이웃 식물이나 동물에게 자기의 의사표시를 하고, 동물은 동물 나름대로 이웃과 의사소통을 통하여 삶을 이어간다. 그렇기에 <숲은 고요하지 않다>에서는 식물이나 동물들, 특히 동물들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시끄럽게 느낄 수 있는 소리를 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숲은 잠시도 고요한 때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저자 마들렌 치게는 독일과 호주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으며, 도시 및 시골에 서식하는 야생토끼의 커뮤니케이션 행태에 관한 연구로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행동생물학자로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어떻게’ 정보가 교환되는가? 에서는 ‘어떻게’ 생명체가 정보를 보내고 받는지 살펴본다. 2부 ‘누가’ ‘누구와’ ‘왜’ 정보를 교환하는가? 에서는 땅, 물, 공중에 사는 발신자와 수신자를 만난다. 제3부 모든 게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 에서는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야생토끼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생활환경에 따라 자연의 정보망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본다. 저자는 “생명은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한다. 모든 것은 흐르고 연결되어 있으며, 생명은 자기 자신을 탐구하고자 한다.(p.15)”고 말한다. 새들과 물고기, 달팽이들이 짝짓기를 할 때 그들의 상상력은 본격적으로 발휘되며 거짓과 허풍을 마다 않고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놀랍게도 야생토끼는 아주 특별한 소통방식을 가졌다. 그들은 같은 화장실을 쓰며 똥과 오줌으로 소통한다.(p.21)” 이런 화장실을 ‘공중변소’라고 부르는데, 사실 이런 ‘공중변소’는 집단생활을 하는 여러 포유동물의 의사소통 수단이다. 이 공중변소를 통해 같은 무리 내의 생체리듬이나 건강상태까지 파악한다는 것이다. 야생토끼는 대도시인 프랑크후르트 한복판에서 아주 편안해 보였고, 그 모습이 저자의 흥미를 더욱 끌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백수련은 색소가 없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수분을 머금은 꽃잎에 빛이 반사하는 공기주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꽃잎에 떨어지는 빛은 공기 및 수분층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계속 굴절 된다. 이런 굴절로 결국 빛이 모두 반사된다. 그래서 꽃은 하얗게 빛난다.(p.50)” 이처럼 꽃의 표면에는 빛을 반사하는 공기주머니가 있다. 또한, 식물은 잎과 꽃에 있는 화학 색소로 전자기 에너지를 폭넓게 붙잡는다. 잎에 들어있는 색소는 가시광선의 빨강과 파랑 영역을 흡수하고 초록 영역을 반사한다. 그래서 잎은 초록색이다. 식물은 잎의 광각세포의 도움으로, 정보에 즉시 반응할 수 있다. 광수용체들은 쏟아지는 빛의 전자 에너지를 토대로, 해가 떠있는 시간이나 현재 시각을 측정한다. 해가 떠서 질 때까지 빨강과 파랑의 양이 변한다. 아침저녁에 해가 낮게 떠 있으면, 빨강이 특히 많다는 것을 사진을 통해 알 수도 있다.


“콩 뿌리는 화학 신호를 보내 뿌리혹박테리아를 자기 쪽으로 유인한다. 박테리아 세포가 식물세포와 화학적으로 ‘일치’해야 비로소 박테리아는 뿌리 안으로 들어가 ‘편히 자리를 잡을 수’있다.(p.126)” 박테리아가 뿌리 안으로 들어가면, 뿌리세포는 그것에 반응하여 몸을 구부려 박테리아 세포를 감싸 안는다. 이때 이 박테리아의 특징인 혹이 생기고 그래서 이름도 뿌리혹박테리아다. 흥미롭게도, 땅속의 다른 생명체도 뿌리혹박테리아와 콩 뿌리의 동맹을 돕는다. 식물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모든 식물세포는 세포막 외에 추가로 세포벽을 하나 더 가졌다. 이 세포벽은 세포를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수분이 주변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준다. 식물세포는 버섯과 동물처럼 역시 ‘진핵세포’이고 그래서 진짜 세포핵을 가졌다.


“대다수 식물은 잎 둘레에 톱날처럼 날카로운 ‘톱니’를 가졌다. 엉겅퀴, 선인장 혹은 쐐기풀은 줄기와 잎에 난 가시나 따가운 털을 이용해 달갑지 않은 손님의 접근을 막는다. 이런 가시나 털은 규산 덕에 작은 창처럼 단단하고, 달팽이나 애벌레 같은 공격자로부터 성(식물)을 방어한다.(p.156)” 사람들 대부분은 식물의 이런 방어전략을 이미 직접 체험했을 것이다. 식물의 잎에 베이거나 찔려서 피를 본 것들이 이들의 작용이다. 일부 식물은 욕심이 많고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심지어 이웃이 싫어하는 화학물질을 내보낸다. 대표적으로 호두나무 잎은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계피산을 방출한다. 이와는 달리 어린 옥수수는 이웃과 닿은 적이 없는 쪽으로 뿌리를 뻗었다. 옥수수는 지상의 접촉을 감지하고 이웃의 존재를 알리는 화학 정보를 확실히 지하에 보낸 결과다. 나무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웃한 나무와 접촉하자마자 우둠지 가지를 더는 뻗지 않는다고 한다.


“집단으로 사는 동물들은 대부분 먹이가 많고 적을 방어하기 유리한 장소를 공유한다. 이런 장소를 영토 혹은 영역이라고 부르는데, 집단 구성원은 침입자에 맞서 함께 영토를 방어한다.(p.248)” 오소리, 가젤, 야생토끼는 공중변소로 영역을 표시하여 어디에서 자기들의 보금자리가 끝나고 다른 집단의 보금자리가 시작되는지 시각과 냄새로 알린다. 이들의 배설물은 배설물의 색상, 냄새, 양은 주인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보를 준다. 인간들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동물들의 서식지가 변화되자 이들의 행동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도시의 지빠귀는 더 크게 신호를 보낼 뿐 아니라, 고음으로 도시의 소음을 이긴다. 한편, 영국 세필드에 사는 울새는 다른 전술을 쓴다. 수컷 울새는 시골 동료보다 그냥 일찍 일어나, 해가 뜨기도 전에 노래를 시작한다. 이 시각에는 도시 소음이 확실히 적은데, 이른 새벽에 세필드 도시는 아직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도시 새가 일찍 일어나는’도 다른 이유는 도시의 꺼지지 않는 조명일 것이다. 야생에서 새들은 그들의 지저귐을 해돋이와 함께 점점 밝아지는 환경에 맞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곤충들은 ‘붉은색’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꽃들은 자외선 영역에서 눈에 띄는 패턴으로 벌의 언어를 말한다.(p.279)” 벌을 콕 찍어 유인하기 위한 변신이다. 이와같이 꽃은 벌 같은 중매쟁이가 특히 자외선 영역의 전자기 광선을 잘 감지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체들의 정보교환은 처절하고, 때로는 목숨도 걸어야 한다. 그러니 ‘매미 소리가 시끄럽다 욕하지 마라. 한 번이라도 그렇게 처절하게 애쓴 적이 있었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자연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얻고, 우리의 생각은 느려지며, 긴장이 풀린다. 건강한 식단,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움직이기 그리고 넉넉한 이완은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열쇠일 뿐 아니라, 당신 자신과 당신의 의사소통에도 도움을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0
종이책 고즈넉한 숲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평점10점 | y*****2 | 2021.09.19 리뷰제목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서울이나 근교의 산책길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주말판에 나오는 <주말걷기 2.0>과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 여행>이 소개한 산책길을 찾아가는 걷기여행이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서울 도심과 서울 근교에 있는 산책길이었습니다. 도심에서는 카페에서 점심을 먹기도 하고, 야외의 산책길을 갈 때는 간단한 점심을 준비해서 집을 나섰습니
리뷰제목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서울이나 근교의 산책길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주말판에 나오는 주말걷기 2.0>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 여행이 소개한 산책길을 찾아가는 걷기여행이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서울 도심과 서울 근교에 있는 산책길이었습니다. 도심에서는 카페에서 점심을 먹기도 하고, 야외의 산책길을 갈 때는 간단한 점심을 준비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산책길을 한강변, 호숫가, 숲길 등 다양했습니다.

 

이들 산책길이 각기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특히 숲길을 고즈넉하고 상큼한 숲의 냄새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쩌다 이름 모를 새(사실은 제가 이름을 모르는 것이지요)가 우는 소리, 작은 개울을 흐르는 물소리가 숲의 고요함을 깨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산책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소리가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로 우리나라의 숲이 고요한 것은 생태가 완벽하게 복원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니면 우리가 숲에서 나는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행동생물학을 전공한 마들렌 치게 박사가 쓴 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읽고 나니 제 귀는 물론 마음도 아직 숲에 대하여 열려있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이오커뮤니케이션(biocommunication), 즉 생명체 간의 의사소통을 다루었습니다. 숲이 조용한 듯하지만, 숲에 사는 커다란 나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같은 종 사이에, 그리고 다른 종류들과도 소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각자 소속된 조직 안에서 소통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소통의 방식이 다양한 인간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먼저 생명체의 의사소통을 이해하려면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체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인가를 설명합니다. ‘1. 생명은 질서를 지킨다, 2. 생명은 물질을 교환한다, 3. 생명은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그것에 반응한다, 4. 생명은 번식한다, 5.생명은 자라고 움직인다, 6. 생명은 계속 발달한다라는 작은 제목으로 생명과 생명체의 특성을 설명합니다. 이 여섯 가지 사항을 설명하는 생명의 비밀이라는 시를 권두에 실었습니다. 그 첫 번째 행은 생명의 진면목은 구조에 있다라고 시작합니다.

 

책의 내용은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어떻게정보가 교환되는가의 1장에서는 생명체들이 정보를 발신하는 방법, 2장에서는 수신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2누가누구와‘ ’정보를 교환하는가 3장에서는 단세포 생물: 최소공간에서의 소통을, 4장에서는 다세포 생물: 버섯과 식물의 언어를, 5장에서는 다세포 생물: 동물적으로 탁월한 소통을 각각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제3부 모든 게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 에서는 6장 동물이 숲을 떠났을 때를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당신이 이미 알고 있듯이, 숲에 사는 주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신호를 발신하고 수신한다. 그렇게 생명체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이때 생명체가 받은 정보를 해석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방식이 특히 흥미롭다. 이 책에는 내가 특별히 감탄했고 그래서 당신에게 기꺼이 들려주고 싶은, 자연 정보망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40)”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풀어놓은 자연 정보망에 관한 이야기들은 숲에 사는 생명체 뿐 아니라 강과 호수, 바다 심지어는 도시에 사는 생명체들 사이에 오가는 정보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발신하는 정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상대를 속이는 가짜 정보도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내는 정보를 활용하여 먹이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구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살아남으려는 생명체들의 놀라운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신기한 이야기들을 읽어가면서 느낀 점은 아주 전문적인 내용을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에 비유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더해서 독일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도록 옮겼다는 점과, 대부분의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겨 놓았다는 점입니다. 옮긴이의 우리말 사랑을 절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0
종이책 우리는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 2021.07.14 리뷰제목
바이오커뮤니케이션(Biocommunication). 생물과 생물 사이에 벌어지는 소통, 즉 자연에서 벌어지는 온갖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겉으로 보기엔 평온해 보이는 숲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조금만 귀기울여보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들렌 치게는 바로 그 생물들의 처절하고도 아름다우며, 신비한 몸부림을 기록하고 있다.   그 몸부림은 다양하다.
리뷰제목

바이오커뮤니케이션(Biocommunication). 생물과 생물 사이에 벌어지는 소통, 즉 자연에서 벌어지는 온갖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겉으로 보기엔 평온해 보이는 숲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조금만 귀기울여보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들렌 치게는 바로 그 생물들의 처절하고도 아름다우며, 신비한 몸부림을 기록하고 있다.

 

그 몸부림은 다양하다. 시각적인 것, 청각적인 것, 화학물질에 의한 것, 그리고 우리가 아직은 잘 모르는 어떤 수단을 통해서 생물들은 소통한다. 세균과 고()균에서, 단세포 원생생물, 균류, 동물, 식물 할 것 없이, 같은 종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서로 다른 종, 서로 다른 계(kingdom) 사이에서도 소통은 이뤄진다. 우리는 이제 그것들을 조금씩 포착해가고 있다. 물론 아직은 아주 일부만을 포착해내고 감탄하고 있지만, 우리가 알아가는 생물들 사이의 소통은 점점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마들렌 치게라는 아마도 박사학위를 받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소장 연구자가 쓴 이 책은 보석 같은 책이다. 일단 정말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내용들을 다 모았는지, 아니 그걸 넘어서 소화해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하나하나의 내용이 한 편의 논문일 것이고, 그 논문 한 편을 쓰기 위해서 연구자들이 들였을 노력을 생각하면 그 내용이 이렇게 한 문단,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렇게 요약되지 않으면 여기에 담은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다면 책의 두께는 하염없이 두터워질 것이 뻔하다. 그만큼 이 책은 자연의 신비를 많이담고 있다.

 

그렇다고 그렇게 한 문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 내용이 부실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 한 문단, 한 문장으로도 연구자들의 피땀 어린 작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바이오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책인데, 저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부터 갖추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게 딱딱하지 않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말하자면 문학적이라는 얘기인데, 과학의 내용이 분명한데도, 그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논리를 따지는 게 아니라 문장의 아름다움과 서술의 부드러움을 더 느낄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 책을 보물처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표지다. 나무와 새들로 숲을 만들었다. 이처럼 단순하면서도 책의 내용을 잘 살리고, 아름다운 표지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

 

숲은 고요하지 않다. 도시에서도 생물들은 놀라운 속도로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또 소통한다. 우리 곁의 나무들도, 우리 발밑의 개미들도, 벌레들도, 우리 몸속의 미생물들도 그렇다. 우리는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종이책 [생명과학] 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평점10점 | l*****0 | 2021.05.03 리뷰제목
표지가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싱그러운 초록빛 사이로 사슴모양의 흰색 식물이 잘 어울립니다.   자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무척 좋아합니다. 주말에 오후 5시 반은 우리 가족이 인정하는 저만의 시간입니다. 이런 저에게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책 제목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네요.   이 책은 자연 속의 커뮤니케이션, 바이오커뮤니케이션에 대
리뷰제목

 
 
표지가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싱그러운 초록빛 사이로 사슴모양의 흰색 식물이 잘 어울립니다.
 
자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무척 좋아합니다.
주말에 오후 5시 반은 우리 가족이 인정하는 저만의 시간입니다.
이런 저에게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책 제목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네요.
 
이 책은 자연 속의 커뮤니케이션, 바이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책입니다.
바이오커뮤니케이션이란 단어가 생소하지만 쉽게 말하면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동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많은 자료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식물도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사실은 놀라웠습니다.
그들의 움직임은 커뮤니케이션이라기 보다는 본능이라 생각했었는데...
단세포인 미생물의 소통 방식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있으면 꼭 보고 싶네요.
 
유용한 의사소통에 관해 우리가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모범은 우리 주변에 사는 생명체들이다.
그들의 생존은 같은 공간에 사는 수많은 다른 생명체와 얼마나 성공적으로 의사소통하며 조화롭게 사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은 정보의 발신과 수신을 통해 '무지'를 줄인다.
다시 말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 뒤에는 전보다 아는 것이 더 많아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새로운 정보, 즉 유용한 지식을 얻어 일상에 닥친 결정들에 그것을 활용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생존'입니다.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번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이 잘 소통을 하느냐가 더 많은 번식을, 더 오랜 생존을 보장합니다.
우리 인간에게도 생존의 영역까지는 아니지만, 번식-배우자 선택-이나 생존-잘 먹고 잘 사는 것-에는 분명 영향을 끼칩니다.
 
의사소통은 인간의 발명품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생명이 시작된 이래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연결해주었다.
 
우리는 인간 역시 생명체이고 그래서 이 행성의 거대한 전체의 일부임을 종종 잊는 것 같다.
그러므로 더 자주 산림욕을 하고 더 많은 시간을 자연에서 보내자.
어쩌면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는 예기치 않은 정보를 얻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주변의 생명체들과 그것을 공유하자.
우리가 미래에 '자연의 언어'를 꿰뚫어 보고 놀라운 통찰력으로 모든 것을 예상할 수 있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마지막으로 한 가지는 확실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정보를 주고 받는다!
 
의사소통은 결코 인간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표현은 가능하지만, 모든 생명체가 의사소통을 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정보를 주고 받습니다.
인간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자연이 보내는 메시지를 듣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결국 인간들에게 돌아오는 부메랑이 되겠지요.
기상 변화와 같은 자연이 보내는 메시지의 심각성을 이제라도 제대로 들어야겠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난 후, 숲에 갔습니다.
깊은 산 속은 아니였지만, 충분히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였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열심히 오르내리던 그 길을 천천히 올랐습니다.
주위의 초록빛도 마음껏 느끼고, 햇살도 즐겼습니다.
그런데... 동물 소리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가끔 지저귀는 새 울음 소리를 빼고는 고요했습니다.
죽어있는 숲일까요?
 

 
 
고요하지 않은 숲을 보고 싶네요.
판타 레이.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한줄평 (20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4점 9.4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