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디언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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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디언의 굴레

지역과 계급이라는 이중차별,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호남의 이야기

리뷰 총점 6.9 (20건)
분야
사회 정치 > 정치/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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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한국에서 가장 외로운 지역 [전라디언의 굴레] 평점9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9 | 2022.06.12 리뷰제목
호남문제에는 오랫동안 이어진 저발전과 그로 인한 불평등, 지역차별로 형성된 강렬한 정체성, 중앙정치와 긴밀하게 연결된 지역 거버넌스 등이 복합적으로 꼬여 있다. 가령 저발전의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산업화 시절 있었던 투자 부족을 넘어서서, 그로 인해 지금까지 자생적인 발전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아야 한다.  나는 전라도인이다. 타 지역 사람들은 종북좌
리뷰제목

호남문제에는 오랫동안 이어진 저발전과 그로 인한 불평등, 지역차별로 형성된 강렬한 정체성, 중앙정치와 긴밀하게 연결된 지역 거버넌스 등이 복합적으로 꼬여 있다. 가령 저발전의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산업화 시절 있었던 투자 부족을 넘어서서, 그로 인해 지금까지 자생적인 발전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아야 한다. 

나는 전라도인이다. 타 지역 사람들은 종북좌빨이라고도 하고 어떤 정치인은 심지어 빨갱이라고도 한다. 전라도인은 자신이 전라도임을 감추려고 하거나 부끄러워한다. 왜 그럴까? 경상도 혹은 타 지역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없지만 전라도 지역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역을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전라도인이 서울을 보며 느끼는 건 엄청난 지역 격차에 대한 괴리감이다. 낙후된 전라도와 고도로 발달된 서울. 이것을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라고만 보아서는 안 된다.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소외된 공간 전라도, 그 굴레가 얼마나 큰 짐인지를 파헤치는 책이다.

이 책은 읽기 쉽지 않았다. 전라도인이면서 알지 못하는 사실들이 많아서 더욱 괴로웠다. 전라도가 냄새나는 양계장 사업 1위라는 것을, 그리고 전라도에서 납품받은 닭으로 정작 돈을 벌어들이는 치킨산업은 영남 출신 사업이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낙후산업은 전라도, 그리고 든든한 자본과 투자로 돈을 벌어들이는 산업은 다른 지역들이 차지한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의 한복판에 민주당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한 편이라고 생각한 민주당마저 전라도만 이용해먹고 방치해버리는 이 도돌이표에 전라도는 항상 소외되어 있었다.

이 같은 논점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지역 내 다양한 사람들에게 있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정치 영역에서 관철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우월적 지위가 재생산되는 일련의 메커니즘을 분석해야 한다.

나는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다. 하지만 선거때마다 부모님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투표 잘 하라고.

그럴 때마다 생각하는 답이 있다. 민주당이 해 주는 게 뭐가 있냐고. 하는 게 아무것도 없이 이용만 하는 민주당. 왜 전라도가 먹여 살려야 하냐고. 민주당과 전라도의 지긋지긋한 관계에 있어서도 이 책 <전라디언의 굴레>는 놓치지 않는다. 중앙정치부터 지역정치까지 어떻게 그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90% 지지라는 변하지 않는 공식을 만들어냈는지 이것을 이용만 하는 민주당과 민주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슬픈 운명의 전라도인을 조명한다. 지역통합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를 저자는 심오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결코 그들을 매도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호남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쌓여왔던 것들, 요컨대 꽤 익숙하고 다소 편안한 것들과의 결별이라 할 수 있다. 호남이 겪는 문제는 해방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고 낙후된, ‘반도의 흑인’으로 차별받은 전라도 지역에서 형성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구조가 더는 21세기와 맞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지체 현상을 극복해야 하는 셈이다. 

저자는 <전라디언의 굴레>에서 전라도인이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과 결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대도 변하듯 호남인들이 변할 때 그 굴레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런 결별은 젊은 세대만이 택할 수 있다. 하지만 전라도에는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대다수가 6,70대 노인들만 남아있다. 그들에게 익숙한 것들과 별거하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리고 결별을 하게 되면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하지만 대안이 없다. 그래서 전라도인들은 결별을 하고 싶어도 결별을 하지 못한다. 오랜 세월 정치인들이 뿌려놓은 사상 속에 피해받아온 그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워주는 것 아닐까. 사실 이 굴레의 역사가 오래 되어서 벗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 시작해야 하지만 누구도 쉽게 하려 하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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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조귀동 작가 영리해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n******k | 2022.01.04 리뷰제목
역시나 조귀동 작가님은 주제나 소재를 잡는 센스가 좋습니다.도무지 사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네요.부디 총기 잃지 마시고 좋은 저작 계속되길 응원합니다. 떠난지 20년이 된 광주 전라도 얘기를 들으며 참 안타까웠습니다.유난히 발전이 더딘 도시, 그곳을 떠났지만 이제는 은근한 멸시를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전라디언의 현실. 저역시 유령처럼 존재하는 차별 편견에 어떻게 대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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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조귀동 작가님은 주제나 소재를 잡는 센스가 좋습니다.
도무지 사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네요.
부디 총기 잃지 마시고 좋은 저작 계속되길 응원합니다.

떠난지 20년이 된 광주 전라도 얘기를 들으며 참 안타까웠습니다.
유난히 발전이 더딘 도시, 그곳을 떠났지만 이제는 은근한 멸시를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전라디언의 현실.
저역시 유령처럼 존재하는 차별 편견에 어떻게 대처할수 없이 당하고 기분 상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코딱지만한 이 나라에서도 서로 편가르고 대치하다 어느새 '밈'처럼 되버린 현실이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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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ㄴ호남을 통한 지방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평점10점 | k****m | 2021.12.20 리뷰제목
전라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아주 흥미롭게 때론 씁쓸하고, 애처롭게 읽은 책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 그리고 어쩌면 우리 세대까지 겪어야 했던 호남의 비애를 책은 다루고 있다. 물론 신파나 감정적으로 사안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회 문화적, 경제적 원인을 더듬어 보는 초반 1, 2챕터가 너무 좋았다. 호남 소외 문제에 대해 큰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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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아주 흥미롭게 때론 씁쓸하고, 애처롭게 읽은 책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 그리고 어쩌면 우리 세대까지 겪어야 했던 호남의 비애를 책은 다루고 있다.
물론 신파나 감정적으로 사안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회 문화적, 경제적 원인을 더듬어 보는 초반 1, 2챕터가 너무 좋았다.
호남 소외 문제에 대해 큰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굳이 써야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비단 호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1991년 지방의회 도입부터 치면 지방자치제도 이제 30년을 맞았다.
그러나 여전히 지방은 중앙의 예산 주도형 사업에 목을 매고 있고, 서울은 '두뇌', 지방은 '손발'이 되는 계층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호남이 이런 성향이 심하고, 이는 산업화 시기 이전부터 배제의 역사를 겪어 왔기 때문이다.
고리타분하게 이제 와서 호남 소외론을 다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지방에서 나고 자라고, 서울에서 생활해 본 내 입장에서는 과거의 잘잘못은 이제 과거 세대에 묻어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잘못을 되돌리고, 보상성 특혜로 메우기에는 이미 한국 사회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이제 와서 호남에 산업화를 일으키고,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대표가 있는 기업을 유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호남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해야 한다기 보다는 지금 하는 보상성 노력을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관성적인 SOC 예산 사업 추진보다는 이런 관습을 끊어낼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 하지 않고 잠시 생각하는 것이 먼저다.
호남에 최근 문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주와 전주에서 서로 문화도시, 문화수도를 내세운다.
이 역시 대안을 찾기 위한 발로일 것이다.
그런데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고속도로나 항만 건설 예산을 따오던 SOC형 지역개발과 완전히 같은 형태다.
조단위 예산을 들여 문화시설을 짓는다던지 구도심에 생뚱맞은 관주도형 사업을 진행한다든지 전혀 파급효과가 없는 보여주기식 지역 균형 개발 사업이 그것이다.
문화 사업마저 SOC에 목을 매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지역 회생의 대안으로 '대학'을 들고 있다.
막상 지역에서 살아보면 수도권 대학으로 쏠림 현상이 강한 상황에서 지역 인재를 지역 대학에 묶어 두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대학을 육성하자는 필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SOC 사업을 막무가내식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문화를 심고, 교육을 발전시키는 것에 더 힘써야 한다.
지역의 코스트코 유치 사회 운동도 이런 문화 심기의 일환으로 튀어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지방러들은 코스트코나 스타필드 같은 복합 쇼핑몰조차 문화의 하나로 본다.
복합 쇼핑몰 유치는 그간 지역 상권 초토화 이슈에 막혀 지방에서 특히 호남에서 금기시됐다.
언뜻 1차원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주장이 맞을 수 있으나, 대학을 육성하고, 문화를 가꿔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려는 노력에 실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런 '문화적 요소'는 필수적인 것이다.
추상적인 '문화'가 아니라 지방의 삶의 질을 높일 '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기본적인 사회 문화적 요소도 없이 지방의 인재를 지방에 잡아둘 수는 없다.
지방은 현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에 수도권보다 낮은 임금, 낙후한 교육·문화 인프라에 메말라가고 있다.
먼저 젊은 사람들이 살만한 환경 만들기가 우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SOC 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보다, 지역에 파급효과가 전혀 없는 부동산 개발형 건설업에 목을 매기보다 살고 싶은, 살기 편한 지방이 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그런 뒤에야 전라디언의 굴레, 아니 지방의 굴레를 논할 여백이 생겨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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