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파 미스터리 추리 소설"
쯔진천의<나쁜 아이들>을 읽고
"추리소설계의 대신 쯔진천의 작품, 사회파 미스터리 추리 필독서
-인기 웹드라마 <은비적각락>의 원작소설-
2020년 중국에서 올해의 드라마로 <은지적각락>이 선정되었다. 세 명의 10대 아이들이 한 남자의 살인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범죄 스릴러 드라마이다. 참신한 소재, 치밀하고 촘촘한 복선과 충격적인 반전으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원작소설인 쯔진천 작가의 『나쁜 아이들』을 읽어보았다.
중국 작가가 쓴 추리 소설은 처음 읽어보았는데 치밀한 구성과 충격적인 반전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작가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은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특히 이 작품이 중국의 인기웹드라마의 원작소설이고 작품 속에서 보여준 치밀하고 촘촘한 복선, 충격적인 반전 덕분에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높은 인기를 얻은 것 같다.
보통 아이들이라고 하면 순진하고 어른만큼 사악하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어떻게 아이들이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했고 그 사악함과 교활함에 놀라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어른들은 우리가 순진하다고 생각해. 아이들이 얼마나 교활하고 꾀가 많은지 상상도 못 해. 자기들도 어렸을 때가 있었으면서 말이야.”
아마 이 책이 충격적이고 놀라운 이유는 이야기 자체보다는 아이들은 순수하다고 하는 일반적인 편견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이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주차오양, 딩하오, 푸푸 이 세 명의 10대 아이들은 결코 순진하거나 순수하다고 할 수 없고 제목 그대로 '나쁜 아이들'인지 모른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이혼해서 엄마와 힘겹게 살고 있는 주인공 주차오양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모범생으로써 열심히 생활해나간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친구였던 딩하오와 그의 고아원 동생인 푸푸를 만나 우정을 맺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수학교사인 장둥성의 장인, 장모 살해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처음에는 자신의 장인, 장모를 밀어 추락해서 죽이는 수학교사 장둥성의 살인과 세 아이의 우정이 별개로 진행이 되다가, 세 아이가 장둥성의 살인 장면을 목격한 후 그들 네 명은 그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유산 상속을 위해 자신의 장인, 장모를 죽이는 장둥성의 살인도 나쁘지만, 그 살인을 이용해 장둥성을 협박해서 돈을 받아내려는 아이들의 계획은 어쩌면 장둥성보다 더 교활하고 악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 또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 고의적으로 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의 행동을 과연 나쁘다고만 볼 수 있을까. 살인자의 자식으로 낙인 찍혀져 고아원에서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살아가는 딩하오와 푸푸의 생활과 재혼한 아버지의 무관심과 방임으로 가슴 속에 증오만 남은 주차오양의 경제적 상황을 생각해볼 때 어떻게 보면 그들의 잘못으로 인해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들 또한 피해자인 것이다.
살인은 또 다른 살인을 부르는 것일까. 30만 위안을 각각 받기로 한 아이들과 이미 살인을 저지른 장둥성 또한 또 다른 살인을 하게 된다. 주차오양은 자신의 이복동생인 주징징에 대한 증오로 인해 실수로 그녀를 추락시켜 죽이게 되고 장둥성은 자신을 의심하고 이혼을 주장하는 자신의 아내 쉬중을 독극물로 죽이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살인계획에 그들의 악의적인 음모와 충격적 반전 속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또한 만 14세 미만은 살인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촉법 소년 보호규정의 맹점을 이용해서 그들은 살인은 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의 살인은 더욱더 대담해지고 악랄해진다. 심지어는 주차오양은 자신을 괴롭히는 새어머니와 자신을 무시하고 냉대하는 친아버지를 살해할 계획까지 세우게 된다. 명석한 머리로 인해 뒤집을 수 없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내고 교묘한 속임수를 사용하여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네 명의 사람들, 특히 열 네 살 소년 주차오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자신의 이익과 필요에 의해 사랑과 우정 더 나아가 혈육의 정까지 잔인하게 짓밟는 그 소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왜 그가 그런 속임수를 쓰고 진실을 왜곡해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마지막에 드러나는 충격적인 반전과 그의 일기를 통해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옌징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의 새로운 인생을 응원해줄 것인지, 모든 진실을 밝혀 그의 인생을 망칠 것인가. 경찰에 진실을 밝히는 신고 통화 버튼과 그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취소 버튼 사이의 1cm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긴 하다. 당신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는가.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할까.
또한 이 책 『나쁜 아이들』을 통해 이 아이들을 방치한 사회의 책임과 살인을 부추긴 촉법소년 보호규정의 허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까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쯔진천의 사회파 미스터리 추리 소설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이 1cm는 전혀 다른 두 개의 미래에 잇닿아 있다.
이 1cm는 세상에서 가장 긴 1cm이기도 했다.
p. 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