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 de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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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 dele 1

리뷰 총점 9.5 (3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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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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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 dele 2
혼다 다카요시 저/박정임 역
디리 dele 2
디리 dele 1
혼다 다카요시 저/박정임 역
디리 de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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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신이 떠난 후 지우고 싶은 것, 혹은 남기고 싶은 것 평점10점 | y********j | 2021.04.25 리뷰제목
가끔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내가 사용하던 메일계정과 그 안의 정보들, 스마트폰 안의 연락처들과 이런저런 데이터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비밀번호는 옆지기가 알고 있으니 알아서 정리해줄 것 같기도 한데, 혹시나 그 안에 옆지기나 다른 가족들이 보면 안되는 내용들이 있었던가. 현실 속에서 정리하는 일이 서툰 나는, 인터넷 세상 속 데이터들을 정리하
리뷰제목


 

가끔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내가 사용하던 메일계정과 그 안의 정보들, 스마트폰 안의 연락처들과 이런저런 데이터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비밀번호는 옆지기가 알고 있으니 알아서 정리해줄 것 같기도 한데, 혹시나 그 안에 옆지기나 다른 가족들이 보면 안되는 내용들이 있었던가. 현실 속에서 정리하는 일이 서툰 나는, 인터넷 세상 속 데이터들을 정리하는 데도 서툴러서 이런 저런 내용들이 섞여 있기는 한데 (그래도 나같은 사람들이 그렇듯, 무엇이 어디 있는지 스스로는 잘 알고 있다!) 아직까지 타인이 봐서 크게 곤란한 내용들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dele.com(디리 닷 컴)'에서는 의뢰인들이 부탁한 데이터를, 의뢰인 사후에 삭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민낯. 휠체어에 앉아 컴퓨터를 이용해 의뢰받은 일을 냉정하게 처리하는 사카가미 케이시와 그의 다리 역할을 하는 마시바 유타로. 대체로 의뢰인의 요청을 무난하게 처리하는 편이지만 타인의 사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타로에 의해 사업의 철칙을 깨고 몇 건의 데이터를 열람하기도 한다. 늘 유타로가 케이시에게 애걸복걸하는 형국이기는 하지만, 어느 때는 케이시가 못이기는 척 유타로의 부탁을 받아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경찰이나 탐정도 아닌 그저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 새 사망한 사람이 생전 전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 전달해주거나 의문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내가 회사를 만든다면 분명 정반대의 일을 할 거 같아.

정반대의 일?

당신이 죽은 후 이 세상에 남기고 싶은 것을 내게 맡겨달라고. 난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도록 온 힘을 다해 지키겠다고.

p302

 

현실 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을 [디리1]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현재로서는 체험해볼 수 없는 죽음 뒤의 모습 같은 것. 남아 있는 마음 같은 것들. '디리 닷 컴'에 의뢰한 사람들의 사연들을 통해 나는 무엇을 '남길 지' 생각해본다. 죽은 뒤 삭제할만한 것은 남기고 싶지 않다. 전할 수 있는 마음이라면 어떻게든 전하고, 미련 없이 상쾌하게 떠나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남기고 싶은 것을 남기겠다.


 

개인적으로 표지가 너무 아쉽다. 음침하고 형태를 잘 알아볼 수 없는 표지 때문에 굉장히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을 상상했는데, 담긴 내용들은 상상 이상으로 따스하고 애틋하다. 으헝. 좋은 작품이 이대로 묻힐까봐 걱정이 된다.

 

**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 <살림>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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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디리 1,2 평점10점 | h******2 | 2022.02.09 리뷰제목
이 책은 드라마로 먼저 접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중도하차했고.. 드라마 속의 배우들의 이미지만 남겨둔 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디지털 장의사. 뉴스에 나오는 디지털 장의사는 인터넷의 흔적을 지운다는 의미지만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달라서일까, 이 책은 물리적인 기계 속의 자료의 삭제를 말한다. 뭐..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으로 연결된 나라도 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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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드라마로 먼저 접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중도하차했고.. 드라마 속의 배우들의 이미지만 남겨둔 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디지털 장의사.
뉴스에 나오는 디지털 장의사는 인터넷의 흔적을 지운다는 의미지만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달라서일까, 이 책은 물리적인 기계 속의 자료의 삭제를 말한다.
뭐..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으로 연결된 나라도 드물테니..ㅎㅎ

스토리가 무겁지 않지만 때때로 무거운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죽은 이가 지우고 싶은 기록이란 무엇일까.
다른 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기록, 그 기록이 갖는 의미란 무엇일까.
그저 숨기로 싶은 치부일 수돌 있지만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의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를 위한 엄마의 사랑일 때도 있고 세상에서 지우고 싶은 '나'와 남기고 싶은 '나'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의 마지막은.. (2권의 거의 절반을 채우고 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유타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초반부터 살짝살짝 나오던 유타로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설명되고 미리 짜여진 각본처럼 이야기가 흘러간다.
다만 그 각본의 전개와 결론을 바꾸는 것은 두 사람의 감정적인 교류와 그들이 갖고 있던 양심과 신뢰일 것이다.

마지막 유타로와 케이시의 선택 모두 이해되었다.
그리고 유타로가 상상한 마지막 장면도..
왠지 다마씨와 케이는 꽤 잘 지낼 것 같은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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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신의 죽음 뒤 디지털 데이터를 삭제해 드립니다 "디리" 평점10점 | c***o | 2021.05.07 리뷰제목
"디리1"       "지하에 있는 사무실에는 햇살도 외부의 소음도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결계라기보다는 이계였다.무기질적인 콘크리트 벽 높은 천장,몇 대의 컴퓨터,이계의 주인공은 그 컴퓨터 너머에 있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면서 인간이 할수 없는 불가능한 것이 존재할까.인간이 해야 할 일들을 로봇이 하고 있으며 그만큼 인간은 진화하고 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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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1"

 

디리 dele 1

 

 

"지하에 있는 사무실에는 햇살도 외부의 소음도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결계라기보다는 이계였다.무기질적인 콘크리트 벽

높은 천장,몇 대의 컴퓨터,이계의 주인공은 그 컴퓨터 너머에 있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면서 인간이 할수 없는 불가능한 것이 존재할까.인간이 해야 할 일들을 로봇이 하고 있으며 그만큼 인간은 진화하고 있다.하지만 단 한가지 무엇이든지 가능하다지만 죽음앞에서는 늘 무릎을 꿇을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일것이다.모든것이 가능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불평등과 불가능속에서도 만인이 평등한 죽음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할까.여기 특별한 직업을 가진 두사람이 있다.디지털 장의사!!디지털 기기가 우리 삶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와 있고 디지털 기기가 없다면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은 혹여 당신이 죽음을 맞이 한뒤 남게 될 디지털 기기..즉 컴퓨터,스마트폰에 남겨진 자료들이 누군가에 의해 밝혀진다면 그것을 바라는가.바라지 않는가.하는 물음에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이 소설속에 등장한 것이 아닐까."당신이 죽은 후,불필요한 데이터를 삭제해드립니다"이 광고!!그것은 디리 라이프에 광고 문구이다.자신이 죽음을 맞이한뒤 자신의 흔적들이 남을 데이터속에 자료를 삭제해 줄것을 디리라이프에 계약을 하고 의뢰자가 의로한 자료들을 삭제한다.단 죽음이 확실한지 확인한 후 그 절차를 시행한다.이것이 이들이 하는 일이다.

디리 라이프에서 일하는 유타로와 케이시..케이시가 고용주이고 유타로가 직원이다.케이시는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 휠체어를 타고 의뢰자가 사망후 자료를 삭제하는 일을 도맡고,유타로는 의뢰자가 사망하였는지,확인후 케이시에게 보고하는 일을 맡고 있다.케이시와 유타로에 일을 그렇게 분리되어서 진행된다.이들은 어떤이들에 죽음후 데이터를 삭제하는것일까.그들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소설은 디지털 장의사인 유타로와 케이시가 마주하는 사건들을 풀어낸다.각자의 의뢰인들의 죽음으로 그 죽음을 마주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하나의 사건이 마무리되면 다른 사건을 마주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그런데 두사람의 케미가 남다르다.의뢰인의 죽음을 확인후 앞뒤 좌우 살피지 않고 데이터를 삭제하려는 케이시와 의뢰인들의 사건과 마주하면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들로 의뢰인이 남긴 자료를 열어보고 사연을 풀어나가려는 유타로에 대립이 살벌한 대립이 아닌 실랑이 정도로 이어지며 하나씩 하나씩 사건을 풀어낸다는 점이 지루한줄 모르고 책속으로 빠져 들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디지털 속에 남겨진 사연들은 각기 다른 사연들로 때로는 안타까움으로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서글픔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한다.의뢰인이 남긴 디지털 데이터 속 비밀들이 풀어지면 알라딘에 램프처럼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사건과 사연들이 안겨주는 비밀들은 현실적이면서 불가능한 무언가를 말하기도 하는 듯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꼭 남에게 보여지는 유품만이 그 사람의 살아온 시간들의 흔적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이제는 디지털 기기속 그들이 남긴 사연들에 당황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는 유족들이 점점 늘어갈것이다.소설은 그런 사회속 이야기와 우리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내가 만약 죽게 된다면 나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우고 싶은걸까.내 노트북 속에는 수많은 책에 관한 자료들만 가득하고 휴대폰 속에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하는데..생각하고 느낀 내 자료들이 누군가에 의해 지워진다면 아주 슬플꺼 같다는 생각과 마주하기도 했다.죽음이라는 다가올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그 죽음에 이르게 되면서 남겨질 디지털 자료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렇게 소설을 이어갈수 있다는 사실이 저자에 글로 탄생했다는게 참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소설이었다.의뢰인들의 사연뿐 아니라 소설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드러나는 비밀로 채워져 있는듯한 소장 케이시와 어딘가 생각이 없어 보이면서도 인정만은 한가득인 사람처럼 보이는 유타로에 이야기도 끌어내면서 동시에 다양한 인물들에 조화가 남다른 소설이었던 것도 좋았던 점이었다.1권을 읽고도 이런 감정들에 여운이 자리하는데..2권은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 아닐까.이 소설은 일본 TV 아사히 인기 드라마로 방영되어진 원작소설이라고 한다.TV드라마로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 이 소설 읽어보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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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디리 dele 1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 2021.05.05 리뷰제목
뜻밖의 발견!!!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예요. 처음엔 디지털 장의사라는 소재가 유품정리사를 연상시켜서 기대가 크진 않았어요. 그런데 <디리 (dele)>는 특별한 미스터리를 보여주는 작품이라서, 휘리릭 읽을 수밖에 없었어요. 궁금하다, 궁금해~   "당신이 죽은 후, 불필요한 데이터를 삭제해드립니다." (11p)   주인공 유타로는 그동안 심부름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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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발견!!!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예요.

처음엔 디지털 장의사라는 소재가 유품정리사를 연상시켜서 기대가 크진 않았어요.

그런데 <디리 (dele)>는 특별한 미스터리를 보여주는 작품이라서, 휘리릭 읽을 수밖에 없었어요.

궁금하다, 궁금해~

 

"당신이 죽은 후, 불필요한 데이터를 삭제해드립니다." (11p)

 

주인공 유타로는 그동안 심부름센터의 알바일만 해왔는데, 이번에 정식으로 취직했어요.

회사 이름은 'dele.LIFE 디리 닷 라이프'이며 소장은 케이시, 유일한 직원은 석 달 전에 고용된 유타로가 전부예요.

딱 두 명뿐이지만 무뚝뚝한 케이시의 업무지시에 잘 적응하고 있는 유타로는 일의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여기에 의뢰한 사람들의 디지털 기기에 원격제어가 가능한 앱을 깔고, 의뢰인이 자신이 노트북에 닷새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모구라에 신호가 가도록 설정해두었어요

모구라에 신호가 오면 먼저 의뢰인의 사망을 확인한 후 디바이스를 원격 조종하여 사전에 계약했던 데이터를 완벽하게 삭제하는 일이에요.

하지 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케이시를 대신해서 직접 뛰어다니는 온갖 잡일을 유타로가 하고 있어요.

1권에서는 여섯 명의 의뢰인을 위한 삭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주목할 점은 케이시와 유타로가 일을 대하는 태도인 것 같아요. 케이시는 철저하게 의뢰인과 계약한 대로 수행하는 이성적인 스타일인 반면, 유타로는 고인이 남긴 데이터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 데이터를 삭제한다는 사실을 매우 안타깝게 여기는 감정형이에요. 

죽음의 이유는 다양해요. 사고사, 질환으로 인한 병사, 자살, 타살...

디지털 문맹이라면 이 책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다소 충격적일 수 있어요. 고인이 데이터를 삭제하려는 목적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어요. 읽는 내내 '나라면...?'이라는 가정하에 몰입하다보니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어요. 명쾌하게 '삭제한다 VS 남긴다'라는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로 복잡한 사정들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는 케이시가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신기한 건 그들이 하는 작업은 '삭제'인데 제 머릿속에는 '기억'에 대한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다는 거예요. 죽음이란 우리의 육신이 이 세상에서 로그아웃되고, 관련된 데이터들이 서서히 삭제되는 일이니까요. 유타로가 그토록 고인의 기억에 집착했던 건 개인적인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1권 마지막 장면이 뭔가 뭉클한 느낌이 들었어요. 유타로가 자신의 소중한 기억의 물건을 케이시에게 맡아달라고 부탁했을 때, 케이시는 그 물건뿐만이 아니라 너를 기억해두겠다고 말했어요. 죽음 자체가 무서운 게 아니라, 어쩌면 죽고나서 잊혀지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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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디리 DELE 1권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v*****7 | 2021.05.05 리뷰제목
사람이 죽으면 그걸로 끝일 뿐입니다. 그러나 교통 사고 등으로 생을 미처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죽게 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라도 이제 자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세상에 남게 될 자신의 흔적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생전에 이를 위해 크든 작든 노력을 합니다.    한국에도 물론 "디지털 장의사"라는 업종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만 지금 이 소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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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그걸로 끝일 뿐입니다. 그러나 교통 사고 등으로 생을 미처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죽게 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라도 이제 자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세상에 남게 될 자신의 흔적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생전에 이를 위해 크든 작든 노력을 합니다. 

 

한국에도 물론 "디지털 장의사"라는 업종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만 지금 이 소설에서 다뤄지는, "의뢰인의 죽음이 명확히 확인 된 후 개시하는, 의뢰받은 데이터에 한해 원격 혹은 직접으로 삭제를 진행하는 사업"과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설령 이 소설 속의 그런 업종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연 작중의 케이시나 그 누나 마이(변호사)처럼 철두철미한 직업정신으로 수행하는 이들이 있을지는 극히 의문입니다. 

 

일본에는 혹 자신만의 고집으로 세상을 사는 이들이 많아서 케이시 같은 타입이 실재할 수도 있겠으나, 한국이라면 본 수입보다 왠지 (어뷰징을 통한) 부수입이 더 클 것 같은 사무의 성격 때문에 오히려 예상치 않던 부작용만 커질 듯도 합니다. 이 소설 중에도 실제 그런 언급이 있고, 사생활 침해나 다른 범죄에의 악용 위험도 크기에 치안 당국에서 특별히 견제할 듯합니다. 

 

유타로는 이른바 "스트리트 스마트" 타입으로서 아직은 경험도 적고 지식도 부족하지만 여튼 순간의 기지와 근성으로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는 유형이며, 나이가 어려서 여러 모로 서투르기는 하지만 이런저런 구린 잡일의 해결사 비슷하게 생계를 꾸립니다. 지금은 케이시가 운영하는 dele dot LIFE라는 회사에서 유일한 직원으로 일하는데, 이곳은 저 케이시 같은 아주 고지식하고 철두철미한 프로그래머가 운영하는 곳이라 범법 같은 것과 거리가 멉니다. 정해진 궤도에서 한 치도 이탈하지 않으려는 젊은 고용주 케이시 때문에 오히려 똑같은 일도 피곤하게 해 나가죠. 

 

세상에는 아주 악질의 인간들이 많아서 노인 등 판단력이 어두운 이들을 골라 강매 사기를 치는 일도 빈발합니다. 이 시리즈에 실린거의 모든 이야기가 이런 식인데, 뭐냐면 처음에 (아직은 좀 서투른) 유타로가 "이 사건의 진상은 이러이러하다"고 추리하고, 따라가는 독자도 그런 줄로 이해하나, 마지막에 가서 케이시가 진짜 비밀을 밝혀 내는 식입니다. 예전 추리소설 고전 형성기에 간혹 나오던 "안락의자형 탐정"애 가까운데 실제로 케이시는 걷지를 못해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장애인입니다. 

 

<첫 포옹>에서 케이시는 놀라운 통찰을 보여 주는데, 저러 범죄조직에서 최말단의 행동대원들은 간혹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사건의 진상도 그런 쪽으로 드러나는데 시리즈의 첫째 사연으로 아주 인상 깊은, 멋진 반전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크릿 가든>은 유명한 북유럽 밴드의 이름이기도 한데 이 시리즈에는 좀 독특하게 음악 관련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생을 거의 마감하게 될 황혼의 인생에게도 불륜이란 가끔 찾아오는 굴곡이겠는데, 죽은 부친과의 관계를 명시적으로 알고 있던 "누군가" 말고 전혀 엉뚱한 다른 여인이 구질구질한 목적으로 찾아왔다면 정말 황당할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유명인(연예인)을 대상으로 알지도 못하는 일반인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해서 큰 문제가 된 적 있었죠. 일본은 지금도 이런 제도상의 허점이 있나 본데 물론 대체로 사회적 신뢰라는 게 있어서 편의를 유지하는 것이겠습니다만 이제는 시대가 바뀐 만큼 시정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또, 의외로 이 작품에는 젠더 이슈가 슬쩍 등장하는데 사람의 감정은 처지에 따라 다르지 않고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 공감하게 하려는 의도 같았습니다. 

 

<스토커 블루스>. 이번에도 유타로는 사건의 진상을 너무 거창하게 지레짐작하는데 사실은... 우리는 보통 히키고모리와 오타쿠를 같은 범주 안에 놓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둘은 엄연히 별개이죠. 히키고모리라고 해도 애니 같은 것에 전혀 관심 없을 수도 있습니다. 겹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히키고모리의 특징으로 지레짐작했던 "어떤 것"이, 사실은 당사자와 전혀 관계가 없었음을 알고 놀라게 되며, 또한 "정상인 나는 과연 타인(완전 타인은 아닙니다만)을 저 정도나 배려하고 살았던가?" 하는 생각에 속마음이 뜨끔해지기까지 합니다. 별 것 아닌 진상에 맥이 빠지기보다, 이 역시 반전의 묘가 돋보였다고 느꼈습니다. 

 

<인형의 꿈>.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가장 좋았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유타로는 헛다리를 짚습니다. "폴더 안에는 ....였다! 따라서 의뢰인이 의도한 건, 영원히 그 남편이.... 였던 것이다!" 이 시나리오도 상당히 그럴싸하지만, 그게 사건 진상의 전부였다면 좀 허무합니다. 시리즈의 구조에 대해 눈치챘으니 당연히 다른 진상이 앞으로 케이시의 입을 통해 드러날 거라 예상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사실 이런 추정도 꽤 그럴싸했습니다. 이미 작품 초반에 힌트를 충분히, 충분히 주었는데, 우리들 독자들은 아이들 주변의 사정은 그냥 액세서리겠거니 여기고 무심히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작가는 그 허점을 멋지게 찌른 것입니다. p214에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이거야말로 자기 만족입니다."라고 쏘아붙일 때 나이에 걸맞지 않은 유타로의 인생내공이 느껴집니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가난 때문에 재능을 발휘 못 한다면 그야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헌데 겉으로는 평온하고 바람직한 공부방의 외관 뒤 전혀 엉뚱한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면? 이 1권에는 모두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실렸는데 케이시와 유타로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만 같을 뿐 모두 서로 별개의 이야기들입니다. 못된 인간이 잔인하게 본성을 드러내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며 좀 더 깨끗한 영혼으로 생을 정리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더 자주들 보였으며, 어떤 충족되지 못한 정의감, 설욕의 의지를 품고 사는 인간답게 유타로도 정직하고 고집스러운 성격이 더 자주 드러납니다. 다들 별나다 싶을 만큼 자신만의 윤리관에 충실한데, 이런저런 비열한 술수를 사회에서 더 자주 목격하는 독자 입장에서 뭔가 뿌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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