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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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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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노희경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17.12.24 리뷰제목
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줄 수는 없어. (262p)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했던가. 엄마는 그렇게 또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의사 남편에 백화점 다니는 딸, 차곡차곡 모아서 이제 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새집도 지어진다. 남들이 보면 잘 살았다고 할거다. 분명. 삼수하는 아들이 있고 치매 걸린 시어머니가 있다. 젊어서부터 남편은 자기 공부하느라, 병원일 하느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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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줄 수는 없어. (262p)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했던가. 엄마는 그렇게 또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의사 남편에 백화점 다니는 딸, 차곡차곡 모아서 이제 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새집도 지어진다. 남들이 보면 잘 살았다고 할거다. 분명. 


삼수하는 아들이 있고 치매 걸린 시어머니가 있다. 젊어서부터 남편은 자기 공부하느라, 병원일 하느라 바빴을 뿐 집안일은 신경 써 본 일이 없다. 결혼을 했어도 경제권은 시어미니 몫이었다. 자신은 돈을 타다가 썼을 뿐이다. 그렇게 살아왔다. 


이제 남편도 나이가 들고 아이들도 결혼을 해서 나가 살게 되면 이제까지 고생한 것 보상하듯이 새 집에 들어가서 살아보려고 했다. 언제부턴가 시름시름 아프던게 그렇게 병을 키울 줄은 몰랐다. 남편이 의사라 할지라도, 아니 의사여서 더욱 무심했는지도 몰랐다. 


"진즉에 좀 걱정하지!" (92p)

작가 또한 자식의 입장에서였을까 이 책은 철저하게 자식의 입장에서 쓰여졌다. 아버지와 엄마로 대변되는 존재. 엄마가 병에 걸린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누구도 엄마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수술을 하면서도 그렇게 큰 병인지 엄마는 몰랐다. 그래서 그렇게 더 겁이 났는지도 몰랐다. 


수술을 하면 나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낫지 않았다. 항암제라고 주던 것도 더이상 주지 않는다. 엄마는 얼마나 걱정이 되고 두려웠을까. 나중에야 눈치로 알게 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 엄마는 그제서야 하나둘 자신이 없는 그 후의 일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 마음이 얼마나 헛헛했을까. 그래도 엄마는 끝끝내 자식 생각뿐이다. 


아버지 말대로 집에 와선 손 하나 까딱 않고, 그것도 모자라 늘상 바깥일 힘들다고 짜증이나 내던 딸이, 마지막으로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엄마를 포기하는 일뿐이다.(176p)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후회하고 가슴을 치면서 울었던 부분이었다. 꼭 내모습만 같아서, 별로 하는 것도 없이 힘들다고 짜증을 내면서 투정을 부리고 성질을 내는게 꼭 내모습만 같아서 이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개정판이 나온 후 다시 읽는 지금도 내모습은 별달리 달라진 게 없다고 느끼고 또 후회하고 있다. 엄마가 아직 살아계시니 다행이다. 옛말에도 있듯이 잘하려고 하다보면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식들이여, 부모님 계실때 잘해드리자 제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을 절대 잊지 못한다. 노희경 작가의 글이라고 했을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야 했을지도모른다. 가슴 절절한 사연들이건만 작가의 문체는 정갈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이 메어서 읽을수가 없었다. 눈이 부어 읽을수가 없었다. 가슴속에서 울컥거려 읽을수가 없었다. 


시간이 흘렀다. 영화와 드라마와 책을 통해서 이미 몇번이나 울었다. 시간을 되돌린듯 몇번이고 반복했다. 이제는 면역이 생겼을 거라 생각했다. 첫장을 넘기고 어느 정도 읽을때만 하더라도 그 면역은 성공한 듯이 보였다. 방심했다. 중반부 넘어가면서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또 울어버렸다. 울지 않으려고, 울면 또 책이 젖으니까, 고개를 뒤로 젖히고 팔을 쭉 편채로 책을 읽어야만 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굴러가서 귀로 들어간다. 책속에서 엄마는 그렇게 아파한다. 내 눈물은 더욱 빠른 속도로 흐르기 시작한다. '엄마'라는 글자만 봐도 눈물이 생긴다. 책을 덮는다.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는다. 더욱 오열한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어렸을 때 엄마를 잃은 우리 엄마는 그 세월을 어떻게 혼자 살아왔을까. 아빠는 나에게 엄마가 오래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항상 말을 한다. 그 말이 맞다. 엄마가 아직 내 곁에 있어서, 이 나이 먹도록 엄마가 있어서, 엄마를 부르면 대답을 해주는 엄마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이별을 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의 이치지만 조금은 욕심을 부려보고 싶다. 엄마, 나랑 오래도록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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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b**********3 | 2019.11.21 리뷰제목
도서명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출판사 : 북로그컴퍼니지은이 : 노희경읽기 시작과 마침 : ~ 11월 20일 수요일 늦은 밤까지 읽음둥장인물 : 할머니, 아빠, 엄마, 연수, 정수 등책의 줄거리 : 치매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무뚝뚝한 남편, 집에 관심없는 딸 연수, 아들 정수, 철없는 남동생 근덕이 때문에 많이 속상하고 서운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는 엄마이다. 그런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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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출판사 : 북로그컴퍼니
지은이 : 노희경
읽기 시작과 마침 : ~ 11월 20일 수요일 늦은 밤까지 읽음
둥장인물 : 할머니, 아빠, 엄마, 연수, 정수 등

책의 줄거리 : 치매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무뚝뚝한 남편, 집에 관심없는 딸 연수, 아들 정수, 철없는 남동생 근덕이 때문에 많이 속상하고 서운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는 엄마이다. 그런 엄마가 암이 걸려서 못 고친다. 암이란 걸 알아버린 가족들은 엄마를 위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느낌 또는 비평 : 이 책이 남 이야기 같지 않아서 눈물을 꾹 참고 밤새 다 읽고 말았다. 난 아직 부모님께 30년동안 잘한 일이 없는데~
아직 효도도 못하고, 행복하게 못해드렸는데~ 이런 생각이 드니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다.

몇 년전에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솔직히 마음이 아팠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슬픈 것 보다도
엄마가 마음이 아픈게 나한테는 더 힘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졌다. 매일 만나면 싸우는 틈에 엄마를 힘들게 한 것 같아서 내 마음이 더 아픈 것 같다.
항상 못된 말만 골라서 하는 철없는 30대 나 이다. 이 책 읽고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다.

감명받은 구절 : (219p) "아버지, 전 엄말 이렇게 보내드릴 수가 없어요. 너무 미안해서, 미안해서--- 안 돼요. 이렇게는 안 돼요. 미안해서, 죄송하서 안 돼요. 나두 떡 한 번만이라도 자식 노릇 하게 해주세요. 나두 딱 한번만이라도 엄마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아버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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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아름다운이별. 평점10점 | o*****4 | 2022.07.28 리뷰제목
나는 소설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 이책을 읽으면서 부모님과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처음에 책을 접하게 된건 영화를 보면서 책을 구입하고 싶어졌다 .영화에서처럼 책도 같이 읽는데 여전히 슬펐고 . 수술을 했음에도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계속 보냈고 결국은 남편 품에 죽음을 맞이 했는데 .. 가장 생각나는 건 . 언제 내가 생각날꺼 같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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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
이책을 읽으면서 부모님과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보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에 책을 접하게 된건 영화를 보면서 책을 구입하고 싶어졌다 .

영화에서처럼 책도 같이 읽는데 여전히 슬펐고 .

수술을 했음에도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계속 보냈고

결국은 남편 품에 죽음을 맞이 했는데 ..

가장 생각나는 건 .

언제 내가 생각날꺼 같다는 말이였다 . .
이말은 참으로 슬프게 들린다 .
가족을 사랑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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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p*****9 | 2019.07.16 리뷰제목
노희경 작가는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3년 뒤에 이 작품을 집필했다. 그만큼 글 속에는 엄마를 향한 애달픈 사랑과 가족들을 남겨두고 긴 이별을 해야 하는 엄마의 슬픔이 오롯이 묻어 있다.  호된 시집살이를 시키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집안일에는 관심 없는 무뚝뚝한 남편, 집에서 도망치듯 회사일에만 몰두하는 딸, 대학 입시를 망치고 방황하는 아들 틈바구니에서 자궁암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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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는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3년 뒤에 이 작품을 집필했다.

그만큼 글 속에는 엄마를 향한 애달픈 사랑과 가족들을 남겨두고 긴 이별을 해야 하는 엄마의 슬픔이 오롯이 묻어 있다.

 

호된 시집살이를 시키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집안일에는 관심 없는 무뚝뚝한 남편, 집에서 도망치듯 회사일에만 몰두하는 딸, 대학 입시를 망치고 방황하는 아들 틈바구니에서 자궁암 말기 판정을 받은 엄마 이야기를 다뤘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엄마는 맘 놓고 외출 한 번 하기가 어렵다. 그런 엄마가 어렵사리 시어머니를 간병인에게 맡기고 바깥나들이를 간다. 오줌소태가 영 낫지를 않아 약이라도 타 먹기 위해서다. 검사 결과는 자궁암 말기. 이미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되어 수술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엄마는 물론 가족 누구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같은 병원 의사인 아버지만이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끌어안고 괴로워한다.

아프다는 아내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은 자신을 자책하며 수술을 고집하지만 온몸에 꽃처럼 퍼진 암세포를 확인하고 수술을 포기한채 울면서 수술실을 나오고 만다.

엄마는 돌아왔지만, 집은 예전의 온기를 잃었다. 텔레비전을 보며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개던 엄마의 모습, 가족을 위해 아침 식탁을 차리던 엄마의 모습, 소소한 일로도 잔소리를 하던 엄마의 그 모습이 이젠 없다. 엄마가 거기에 그렇게 있을 때, 그것이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했던 것인지 가족들은 너무도 늦게 깨닫는다.


오랜만에..책보다가 울어버렸다..그것도 펑펑 말이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곁에 계실 때 효도하라"는 말을 깨달으라고 작품을 쓴게 확실하다.

나 역시 엄마가 계시기에...감정 이입이 되어 읽다보니 눈물이 자꾸 나게되었다.

마지막에 조용히 남편 품에서 숨을 거둘때도...애틋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남편의 말에도

이건 정말 눈물없이는 못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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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옆에 살아 있을 때 사랑하라 평점10점 | 5****0 | 2018.07.23 리뷰제목
이 소설은 1996년 MBC 창사 특집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원작으로, 며느리, 아내,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으로 가족을 위해 삶을 희생한 한 여자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2013년도 7월 12일에 시행된 고3 전국모의고사 언어영역에서 스토리 후반부 일부가 독해 지문으로 출제되어 '고3 학생들 울린 지문'으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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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96년 MBC 창사 특집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원작으로, 며느리, 아내,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으로 가족을 위해 삶을 희생한 한 여자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2013년도 7월 12일에 시행된 고3 전국모의고사 언어영역에서 스토리 후반부 일부가 독해 지문으로 출제되어 '고3 학생들 울린 지문'으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또 2011년에 영화로 제작, 개봉되었다.

 

"피곤해" 병원 일에만 신경 쓰는 가장 정철(김갑수)
"밥 줘, 밥" 어린애가 되어버린 할머니(김지영)
"알아서 할게요" 언제나 바쁜 큰 딸 연수(박하선)
"됐어요" 여자친구밖에 모르는 삼수생 아들 정수(류덕환)
"돈 좀 줘" 툭 하면 사고치는 백수 외삼촌 부부(유준상&서영희)
그리고.. 꿈 많고 할 일도 많은 엄마 김인희(배종옥)


영원히 반복될 것만 같았던 일상에 찾아온 이별의 순간. 그날 이후… 이들은 진짜 '가족'이 되었다. 그렇다. 우리 모두 늘 곁에 있는 행복은 당연시하고 가볍게 여기는 경향에 많다. 매일 얼굴을 맞대는 가족의 경우엔 특히 더욱 그러하다. 흔히 항상 사용하던 물건이 갑자기 없어졌을 때 그 물건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그런 깨달음처럼 가족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있을 때 잘해라"란 말이 떠오른다.   

 

작가 노희경은 "사람이 전부다"라는 인생철학을 20년간 변함없이 드라마에 투영해오며 독보적인 작가 세계를 구축했다. 삶의 진정성, 사람을 향한 뜨거운 애정, 완성도 높은 대본 등으로 일반 대중은 물론 함께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언제나 최고로 평가받아온 그녀는 1995년 드라마 공모전에 <세리와 수지>가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듬해 단편 <엄마의 치자꽃>으로 방송 데뷔를 했고 2개월 뒤 자신의 데뷔작 <세리와 수지>도 전파를 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거짓말> 등을 통해 마니아층을 거느린 젊은 작가로 급부상한 뒤 <내가 사는 이유>, <바보 같은 사랑>,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디어 마이 프렌드> 등 거의 매년 굵직굵직한 작품을 발표했다. 

에세이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펴냈으며, 대본 <그들이 사는 세상>, <거짓말>, <굿바이 솔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로 '읽는 드라마'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글을 쓰는 일은 다른 어떤 노동과 다를 바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20년을 한결같이 매일 8시간 이상 글을 쓰는 성실함과 "글과 삶이 따로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기부와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는 그녀는 책을 펴낼 때마다 인세의 전액 또는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엄마 인희의 죽음을 예고하다

 

"분명히 말하지만, 가능성이 있는데 손을 놓는 게 아니야. 엄마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으로 포기하는 길을 택한 거야. 이제 우리가 엄마한테 해줄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야"

 

이는 당혹스러움에 어안이 막힌 연수에게 윤 박사가 한 말이다.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게 고작 엄마를 포기하는 일뿐이라니…. 연수는 누군가 심장을 쥐어짜기라도 하는 것처럼 쓰라렸다. 아버지 말대로 집에 와선 손 하나 까딱 않고, 그것도 모자라 늘상 바깥일 힘들다고 짜증이나 내던 딸이, 마지막으로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엄마를 포기하는 일뿐이다.


"...전요, 아줌마, 전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사람은 다, 한 번은 다 죽는데, 우리 엄마가 죽게 될 줄은 정말 몰랐고, 딸들은 다 도둑년이라는데 제가 이렇게 나쁜 년인지 전 몰랐어요. 지금 이 순간두 난 엄마가 얼마나 아플까보다는 엄마가 안 계시면 난 어쩌나,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엄마가 없는데 어떻게 살까, 어떻게 살까,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나, 어떡해요, 아줌마?” 연수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리고 오열한다.

 

"나 어떡해요, 이제 난 어떡해!"

 

 

 

홀로 남겨질 할머니에 대한 엄마의 애통함

 

엄마는 이불을 끌어올려 할머니의 목까지 덮어주었다. 그러다, 한순간 흠칫 숨을 멈추었다.


목숨이 무엇이관데, 사는 게 무엇이관데 죽을 날 가까운 노모가 아들한테 방문 못질을 당하고, 손주놈한테 모진 소리를 들어야 하나. 이제 내 한 몸 죽어지면 끈 떨어진 갓처럼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구박이나 당하며 사실 텐데…. 나 간 뒤에도, 이 노인네 투정 부리며 밥 잘 드실까. 기세 좋게 심통 부리며 이년, 저년 욕도 잘하실까. 아니, 아니지….


갑자기 엄마의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한참을 소리 없이 울어대던 엄마의 슬픈 눈에 돌연 비장한 빛이 떠올랐다.


엄마는 이불자락을 잡아채더니 머리끝까지 할머니를 덮어 씌웠다. 잠결에 숨이 막힌 시어머니가 이불 속에서 발버둥을 쳤다. 엄마는 눈을 꾹 감은 채 팔에 힘을 주었다. 온 힘을 다해 이불을 누르고 있는 엄마의 얼굴에 뭔지 모를 비애와 독한 기운이 퍼지고 있었다. 이미 엄마의 이마와 볼은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어머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나 살았을 때 어머니가 죽어야 어머니도 편하고, 그래야 나도 편히 눈을 감지. 이제 금방 만날 거야, 어머니. 저승에 가서 내가 백 배, 천 배 더 효도할게…'

 

 

 

엄마와 아빠의 이별 장면

 

"나, 보고 싶을 거는 같애?"
아버지는 엄마를 더 이상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여주었다.
엄마가 또 묻는다.
"언제? 어느 때?"
"… 다"
"다 언제?"
"아침에 출근하려고 넥타이 맬 때"
"… 또?"
"맛없는 된장국 먹을 때"
"또?"
"맛있는 된장국 먹을 때"
"또?"


묻는 엄마도, 대답하는 아버지도 점차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아버지는 엄마를 보지 않은 채 마음속에 빗장처럼 걸려 있던 말들을 하나씩 하나씩 뱉어냈다.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 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부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아버지의 고백이 이어지는 동안 엄마는 물기를 가득 머금은 눈으로 괜한 손톱만 물어뜯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엄마도 차마 아버지의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할 만큼 감정의 진폭이 커지고 있었다.


"당신 빨리 와. 나 심심하지 않게"


기어이 엄마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아버지는 엄마를 와락 껴안았다. 그리고 더 이상 눌러둘 수 없는 슬픔을 꺽꺽 토해냈다. 엄마가 젖은 눈을 들어 수줍게 웃으며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여보, 나 이쁘면 뽀뽀나 한번 해주라" 아버지는 엄마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길고 오랜 영혼의 입맞춤을 했다.


"인희야… 정말… 고마웠다…"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이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면 없던 철이 든다고 말한다.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살아가는 모든 가족들에게 이 소설은 곁에 누군가가 살아 있을 때 한껏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던진다. 죽고 나면 사랑하고 싶어도 더 이상 이를 실천할 방도가 없다. 고작 제사상을 준비하고 지난 일을 돌이켜보는 게 전부일 뿐이다. 그러니, 아침에 눈을 떠서도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을 때에도 한없이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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