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서: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
저 자: 로라 데이브 / 옮김:김소정
출판사: 마시멜로
오언이 떠난다면, 그건 베일리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떠나야만 해서 떠난 것이다. 그가 떠난다면, 그것만이 베일리를 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베일리를 보호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
장르소설은 즐겨 읽는 나에겐 작가들만의 문체는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결론은 흥미요소(긴장감, 불안감, 통쾌감 등)을 주지만 그 과정은 다르다는 의미다. 오늘 만난 저자는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는 데 등장 인물의 심리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달한다. 그렇다보니 속도감이 빠르게 흘러가고 중요한 점을 포착하듯 집중을 하면서 읽을 수가 있었다. 원서의 제목은 번역과 다르게 '그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말한 것'(대략적으로) 으로 읽기 전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소설을 가늠하게 했다. 또한, 책은 원망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 자신이 알고 있는 상대방의 모습이 진실이 아니었을 때 누구나 배신감을 갖는 건 거스를 수 없는 감정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찾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것조차 모르는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여성을 보여준다.
한 여인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를 읽고 '오언'이라는 남자가 사라졌음을 알았다. 이어, 그가와 결혼한 아내 해나와 그의 딸인 베일리를 등장시키는 데 초반 해나와 베일리의 관계가 그렇게 평안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오랫동안 단둘이 아버지와 살았는 데 어느 날, 새로운 사람이 가족이 되는 걸 쉽게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런 상황에서 한 꼬마가 해나에게 남편이 부탁한 것이라며 쪽지를 건네주는 데 쪽지엔 그저 '당신이 보호해줘' 라는 글만 있을 뿐이었다. 여기에, 베일리는 학교 사물함에 아버지가 메모와 같이 남긴 많은 돈을 가지고 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지? 그리고 무엇을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지? 이런 상황에서 남편 오언이 다녔던 소프트웨어 회사가 사기로 대표자가 잡히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이는 마치, 인생에서 불운한 일이 한 번에 몰려오듯이 해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해도 된다는 사실은 알게 되는 건, 모두가 너무 피곤해서 다정하게 대할 수도 없고, 너무나도 피곤해서 두 사람의 관계를 위해 노력할 기력도 없을 때다. 그때 사람들이 자기에게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서야 그 사람을 의지해도 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본문 중-
해나라는 인물은 타인에 흔들리지 않는 인물인데, 어릴 적 친모가 떠난 상처로 오히려 자신의 심리를 확고하게 잡은 여성이다. 그녀 앞에 나타난 FBI요원(회사로)과 텍스사 연방 법원 집행관 그레이디(과거 오언 때문에)가 나타나지만 오언이 사라진 이유를 찾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 자신이 알던 오언의 모습이 오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며 결혼 전의 생활을 전혀 아는 게 없었기에 과거 오언과 나누었던 사소한 대화까지 끄집어 내며 해나는 왜 이런일이 일어나야 했는지를 추적해야만 했다. 또한, 책은 현재 상황과 과거 오언이 사라지기 전 해나와 만났던 일화를 최근부터 과거의 두 사람이 결혼하기 시점까지를 교차로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사건의 핵심 보다는 오언의 사소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니, 해나가 사건을 파헤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렇게 서서히 하나씩 남편의 과거를 찾아가고 모든 것이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에서 시작됨을 아니 그곳에 무엇인가가 있음을 직감하며 베일리와 같이 그곳으로 향한다.
책은 앞서 적었듯이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로 흘러간다. 해나는 평범한 여성으로 그녀가 오언의 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과정에서 무엇을 잃을지 알면서도 그 선택을 했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겠지만 오언이 남긴 딸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게 최선의 선택을 해나는 존중을 해 준 것이다. 예상치 못한 결말에 아니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것 일 수도 있지만 소설의 마지막 결말에 대해선 만약 다른 결과였다면 어땠을까? 저자가 내린 결론에 만족스러우면서도 이런 생각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가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
로라 데이브의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을 읽고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미처 전하지 못한 메시지 한 장만 남긴 채"
-충격적인 반전, 스릴, 서스펜스와 함께 감동이 공존하는 이야기-
얼마나 이 이야기가 대단하길래 이렇게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을까. 이 책은 추리 스릴러 형식을 띄고 있는데, 살인사건이나 소름끼치는 시신들이 등장하는데, 이 책에는 그런 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스릴있고 등장인물의 추리를 통해 내용이 빠르게 전개되어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사건이 몰아친다.
이 책에서는 결혼한 지 14개월 밖에 안 된, 아직도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던 '해나'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바로 이 여성이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그 실종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해나는 어느 날, 출근한줄로만 알았던 남편 오언이 남겼다는 쪽지를 열두살 아이로부터 받는다. 스토리는 이때부터 시작하는데 그 쪽지에는 "당신이 보호해줘" 라는 말만 적혀있다. 누구를 보호해달라는 걸까. 해나에게는 열 여섯살 중학생 딸 베일리가 있다. 오언의 딸이긴 하지만, 그 아이는 해나와 살고 있고 아직은 서로 서먹서먹한 관계이다. 아무런 연락도 안 되고 연락조차 안 되는 상황, 도무지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나는 베일리는 보호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왜 남편인 오언은 자신의 딸 베일리를 보호해달라고 하는 것일까. 베일리가 나중에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해나는 이 모든 것에 의문이 들지만, 하나도 명확하게 아는 것이 없다.
오언이 사라진 이후, 오언 회사 더 숍의 부도와 경영진들의 회계장부 조작, 비정상적인 주식 거래, CEO 체포 등 소식이 들리면서 해나에게도 FBI 를 찾아온다. 그들은 해나에게 지금 남편이 어디에 있는지, 남편에 대해 아는 것이 있으면 숨기지 말고 모두 말하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해나조차 아는 게 하나 없다. 아무 것도 모르는 해나와 달리 남편인 오언은 이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되리라는 것을 예견했을까. 딸 베일리에게 현금 60만 달러가 든 가방을 남긴다.
이 돈은 과연 어떤 돈일까. 오언이 회사 돈을 횡령한 것일까. 지금까지의 상황만 보았을 때 분명 오언은 숨기는 게 있고 잘못이 있는 것 같다. 해나가 베일리와 함께 오언이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베일리와 함께 오언의 과거 속으로 여행을 간다. 소살리토로 오기 전, 오언이 살았던 그의 고향 오스틴으로 떠난다.
오스틴으로 간 그들은 베일리의 기억을 토대로 오언의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 곳에서 어떤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해나는 과연 사라진 오언을 찾을 수 있을까. 해나에게 전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못한 수많은 말들은 무엇이었을까.
만약 자신이 알고 있었던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 어떤 기분일까. 정말 충격 그자체일 것이고 배신감을 느낄 것 같다. 작품 속 해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가고 나갈까. 그녀에게 남은 선택은 무엇일까.
오언은 누구일까? 자기가 잘 안다고 생각하고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사라져버린다면, 두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전히 진실이라고 믿지 않는 한, 자신이 신기루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내가 믿었던 사랑이 거짓이라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것인데, 그 같은 거짓들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거짓들을 어떻게 끼워 맞춰야만 그 남자가 완전히 사라지는 걸 막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주어야 그 남자의 딸도 자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p.210
이야기는 오언의 실종에서 시작했다가 급기야는 오언의 존재까지 진행이 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주인공인 해나가 해야할 선택과 갈등, 심리 상태가 작가의 섬세한 필체로 잘 드러나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 스릴러가 아닌 심리적인 측면에 초점을 둔 심리 스릴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스릴러 소설 특성 상 결말은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한 몫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사건 발생보다는 사건이 발생한 이유, 즉 오언의 실종보다는 오언의 숨겨진 비밀에 대한 추적에 초점을 둔다. 그런데 단순히 오언이라는 인물이 실제 알고 있는 사실보다는 감춰진 비밀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즉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기에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 또한 한순간에 완전히 뒤바뀐 삶의 여정 속에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가족이라는 끈가가족에 대한 사랑, 모성애, 용서, 헌신, 신뢰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종이라는 사건 아래에서 이런 중요한 메시지를 숨겨놓았다니 정말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함께 사라진 오언을 찾고 그의 비밀을 함께 추적하는 여정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애플 TV로 만나게 될 이 드라마도 너무나 기대가 된다.
멀쩡하던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져도 유분수지 자신이 오언의 아내인 걸 확인하고 쪽지를 쥐여주는 한 십대 소녀에게 무어라 말하겠는가. 아니 요즘 같은 시대에 통화도 아니고 문자도 아니고 왠 쪽지란 말인가. 그리고 아무런 설명 없이 달랑 보호해주라는 한 마디만 적혀 있으면 뭘 어쩌라는 거지?
당신이 보호해줘.
도대체 무엇에게서 베일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걸까? 오언이 더 숍에서 한 일에서? 더 숍에서 오언에게 일어난 일에서? 아니면 전혀 다른 것들에서 베일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뜻일까? 아직 내가 알아내지 못한 일에서? 내가 아직은 보고 싶지 않은 것들에서 베일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뜻일까?
130p
아무 것도 모르겠다던 마음과는 다르게 사건은 시시각각 형태로 띠고 들이닥친다. 일단 남편의 회사가 망했다는 것. 사장은 사기죄로 잡혀가게 생겼다는 것. 그 모든 중심부에 놓인 그도 아무 관계가 없을 수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학교에 갔던 그의 딸 베일리는 못 보던 가방을 하나 가지고 왔다. 그 가방에는 현금이 잔뜩 들었다. 그것이 바로 그가 딸에게 남긴 것이다. 이 돈은 또 무어란 말인가.
상황을 모르면 몰랐을까 어떻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연히 이 돈을 숨기던가 다른 곳으로 빼돌려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만 해나는 그 돈을 싱크 밑에 그대로 둔 채 베일리와 함께 그의 행방을 찾으려고 한다. 베일리의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곳으로 가면서 말이다. 만약 저 돈이 검은돈이었다면 신고를 하는 것이 먼저였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안 그랬다면 숨겨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수색영장이 나오면 어쩔려구 그녀는 그렇게 당당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 사건을 벌어졌고 남편은 사라졌고 자신에게는 의붓딸만 남았다. 그것도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은 딸이 말이다. 자신이 알고 있던 남편이 남편이 아니라면 그것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해나는 그렇다 치고 베일리가 당할 충격은 또 어떠할 것인가. 자신이 알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 그게 가짜라면 진짜인 아빠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 그렇게 해나와 베일리의 남편 찾기 또는 아빠찾기 여정이 시작된다.
아는 것이라고는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오래 전 찍었던 사진 한 장이 전부다. 이름은 알고 있지만 당연히 그 이름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야기의 앞부분에서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해나는 그런 오언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렀고 오언은 그것을 정정해준다. 그 이름이 바로 그의 본명이다. 그렇다면 해나는 그의 본명은 알고 있었음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나중에 명단을 받았을 때 거기서 이름만 찾아본다면 당연히 그를 쉽게 찾을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음은 무엇 때문일까.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