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문장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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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문장 쓰는 법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김정선 | 유유 | 2020년 3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8.9 (61건)
분야
인문 >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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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592. 430. 열 문장 쓰는 법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g********o | 2020.03.26 리뷰제목
교정만 이렇게 오래 하신 분이 글을 이렇게 멋지게 쓰시다니. 글쟁이는 다르구나!를 절절히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으면서 이 저자의 책은 다 읽어야겠다 생각했다. 운 좋게, 이 두 권을 연달아 읽었다. 정말 너무 멋있어. 게다가 이 책은 글도 멋있는데, 이렇게나 다른 방식의 글쓰기 책이라니. 이제껏 글쓰기 책 여러 권 읽었는데 정말 처음
리뷰제목

 

 

 

교정만 이렇게 오래 하신 분이 글을 이렇게 멋지게 쓰시다니. 글쟁이는 다르구나!를 절절히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으면서 이 저자의 책은 다 읽어야겠다 생각했다. 운 좋게, 이 두 권을 연달아 읽었다. 정말 너무 멋있어. 게다가 이 책은 글도 멋있는데, 이렇게나 다른 방식의 글쓰기 책이라니. 이제껏 글쓰기 책 여러 권 읽었는데 정말 처음이다! 글쓰기를 이끄는 방식도 신박하고, 그 이유나 여러 생각도 흥미롭다. 이렇게 얇은 책이 결코 얇지 않다. 진정한 글쓰기에 대해 여러 각도로 고민해본 시간이다.

  말했듯이 글쓰기 책을 여러 권,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꽤 많이 봤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글이 써지지 않는다. 정확히는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이다. 내가 쓸 수 있을까? 내가 뭘 쓸 수 있을까? 이 쓴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하면서 글쓰기를 미루기만 한다.

-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 때, 우리가 느끼는 당혹감은 대부분 나만의 것모두의 언어사이의 좁힐 수 없는 거리 때문일 겁니다. (17)

아하! 나만의 것을 풀어 낼 줄 모르는 거구나. 이는 모두의 언어로 만들 수 없는 능력 부족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나만의 것도 제대로 찾지 못해서 못 쓰는 거구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ㅋㅋㅋ) 뭔가 뒷통수를 맞은 느낌. , 그런 거구나. 글을 쓴다는 건 나와 모두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이구나. 크으~ 멋있어. 그리고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경우는 아직 나를 글에게 온전히 내맡기지 못해서 일지도.

-       글은 가 쓰는 것이 아니라 이 쓰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마치 실타래에서 실이 풀려 나오듯 내 안에서 글이 풀려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글에서 글이 나오는 것뿐이랄까요. (33)

글이 글을 쓰게 한다는 것. 종종 글쓰기 책에서 소설책의 주인공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게 한다는 말을 들었다. 같은 맥락일 듯 하다. 가상의 인물뿐만 아니라 글 안에 있는 주체인 가 슬슬 풀어나가는 것이, 진정 글을 쓴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엉켜 있는 실타래에서 조금씩 뽑아내는 것, 자신의 색실과 주변에서 모을 수 있는 색실이 잘 어울리게 묶여 가는 걸 말하는 건지도.

내가 글을 잘 못 쓰는 건 이 과정이 몹시 부족했던 건가 보다.

-       나만의 것모두의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은 달리 말하면, 글을 쓰는 주체인 가 쓴 글이 문장의 주어인 가 쓴 글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6)

-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뭔가 벽에 부딪힌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낀다면 화자로서의 와 친숙하지 않은 것도 한 가지 원인일지 모릅니다. (46)

화자로서의 나를 인정하지 않고, 자꾸만 글을 쓰는 내가 진입해서 글을 방해하고 있다. 그러니 제대로 된 글이 아니었을지도. 종종 나중에 글을 쓴 걸 보면 그때의 나와 다른 지금의 나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제대로 화자를 집중하지 못하고, 화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화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지 못했다. 문학 글쓰기를 하는 이들은 더하지 않겠는가 

-       내 안에 머물면서 나만의 것을 뽑아 내는 데만 급급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상대방 혹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화자의 상황과 처지를 고민해 가며 글을 쓰니 무엇보다 시야가 달라졌죠. 그야말로 전체를 조망해 가면서 글을 쓰게 되었달까요. (54)

게다가 전체를 조망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 가끔은 나무 한 그루에 집중해야 하는 때도 있지만, 분명 전체를,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할 때도 있다. 특히 글쓰기의 경우 전체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생각해야, 전개를 미리 봐야 화자가 어떻게 되어갈지 볼 수 있다. 이래서 개요를 짜놓고 글을 써는 게 중요하구나 싶은 생각이그래야 매끄럽게 그 화자가 어느 지점에서 어느 정도만 알고 있는지 파악해서 쓸 수 있을 듯 하다.

가장 감탄했던 관점은 글이 공간의 예술이 아니라, 시간의 예술이라고 명명한 점이다.

-       글쓰기가 그림이나 조각 같은 조형 예술처럼 공간을 통해 의미를 드러내는 장르가 아니라 음악처럼 시간을 통해 의미를 구현해 내는 장르임을 알려 주는 방증이죠. (중략) 오직 정해진 시간, 정해진 리듬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면서 감상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중요한 장르랄까. (75)

-       오로지 그 글을 읽는 독자의 마음속에 흐르는 기대 시간에 여러분이 쓴 글 안에 흐르는 시간이 어떻게 호응하는지 따라 여러분이 쓴 글의 리듬이 결정되는 것뿐이죠. (77)

-       글을 쓰면서 우리가 전략적으로 몸에 익혀야 하는 시간 감각은 글을 쓰는 우리의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쓴 글을 읽게 될 독자의 마음속에 흐르는 시간과 관련된 감각입니다. (113)

사실 미술은 공간, 음악은 시간이라고 명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글이 어떤 분류로 들어갈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읽으면서 시간이 흐른다는 점에서 글은 시간의 예술이라는 것. 시간이 흘러야만 우리가 글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글이 시간의 예술이라고 분류해야 함을 보여준다. 특히 글을 읽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그 글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니. 그래서 저자는 강조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시간 감각을 익혀야 한다. .. 정말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독자의 마음 속 시간. 궁금하다. 내 글을 읽는 이들의 마음 속 시간은 어떻게 흐르고 있을지.

이런 저자가 알려주는 글쓰기 방식 또한 예사롭지 않다. 단 한 번도 들어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방식이다. 궁금하신가?! 책을 보시라!!!!!! (보시라규요!!!!)

  당신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       글쓰기를 통해 어제의 나와 다른 오늘의 나를 발견하고 창조해 가는 작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글쓰기는 이른바 가성비는 물론 가심비도 엉망인 작업일 겁니다. 그리고 나에게 한 번도 낯선 가 되어 보지 못한 는 진정한 라고 말할 수 없겠죠. 그러니 글쓰기는 바로 그 내게 조차 낯선 나와 매번 맞닥뜨리는 작업이어야 할 겁니다. (55)

그래, 글쓰기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혹은 나조차 잘 알지 못하는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글을 쓰는 이유는, 아니 어쩌면 목표는 한결같다. 나를 찾는 과정. 그리고 저자 덕분에 추가된 찾아낸 나만의 언어모두의 언어로 바꾸는 것. 앞으로 더 흥미로운 글쓰기가 될 것 같다.

 

 

(꺄아 > _< 완전 멋진 포스터!!)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6 댓글 41
종이책 구매 교정전문가의 글쓰기 과외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s*****e | 2022.08.19 리뷰제목
《열 문장 쓰는 법》은 지난번에 읽은《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의 저자, 김정선 작가의 다른 책이다. 15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지만 도움되는 글쓰기 팁이 많아서 내용이 알차다. 저자는 ‘책을 많이 읽어라’, ‘간결한 문장으로 써라’, ‘매일 규칙적으로 써라’ 라고 대부분의 글쓰기 책에서 말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기말고사가 코앞인 학생에게는 ‘예습, 복습
리뷰제목

열 문장 쓰는 법은 지난번에 읽은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의 저자, 김정선 작가의 다른 책이다. 15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지만 도움되는 글쓰기 팁이 많아서 내용이 알차다. 저자는 책을 많이 읽어라’, ‘간결한 문장으로 써라’, ‘매일 규칙적으로 써라라고 대부분의 글쓰기 책에서 말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기말고사가 코앞인 학생에게는 예습, 복습 잘하고 수업에 충실하라는 원칙적인 말보다 족집게 과외가 절실하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도 원론적인 말보다 당장 쓸 수 있는 비법이 더 필요한 경우가 있다. 저자는 매번 글쓰기를 막막해하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팁을 전해준다.

책에는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글을 잘 쓸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소개되지만 여기서는 내가 도전해볼만한 방법 위주로 정리해보았다.

 

 

1. 긴 문장을 쓰자.

 

대개의 글쓰기 책이 되도록 간결한 단문쓰기를 권장한다. 문제는 어떻게 간결한 문장을 쓰느냐이다. 저자는 먼저 될 수 있는 대로 긴 문장을 써보라고 한다. 긴 문장을 먼저 써놓아야 다음 문장에 대한 고민 없이 글을 이어 쓸 수 있고, 장문을 단문으로 고쳐가면서 문장의 연결법과 표현법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단문을 쓰라는 얘기만 듣다가 긴 문장을 써보라니 낯설다. 막상 해보니 장문도 쉽지 않다. 내가 어려워한 건 단문, 장문의 문제가 아니라 문장 쓰기 자체였나 보다. 다만 초고 쓸 때는 되도록 자유롭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고칠 초고지만 단문이 좋다는 생각은 은근히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저자의 말대로 다음에 쓸 때는 되도록 긴 문장으로 써봐야겠다.

 

2. 편하게 쓴 글과 편하게 읽히는 글은 다르다.

 

글쓰기는 나만의 것모두의 것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한다. 쓰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쓸 것. 나와 지인만 아는 개인정보는 빼되 독자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넣고 어휘선택을 잘할 것.

저자는 아나운서의 뉴스보도를 예로 들며 시청자의 귀에 편하게 들리는 말을 전달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언급한다.

 

자꾸 잊는다. 쓰는 사람이 편하면 읽는 사람은 불편하다는 걸.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썼는데도 읽기 편한 글을 쓰는 재주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메꿔야하는 처지라면 연습해야 한다.

 

3. 자연스런 글은 자연스럽게 얻을 수 없다.

 

저자는 좋은 글을 잘 익은 벼가 가득한 김제 평야에 비유하며 농부가 벼를 가꾸듯 글쓰기 연습을 해야 자연스런 글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우습게도 꾸민 듯 안 꾸민 듯자연스럽다는 화장법이 생각났다. 할 거 다했지만 티 안 나는 화장법, 꾸안꾸 메이크업!

티 안 나는 화장처럼 자연스런 글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임을 잊지 말자.

 

4. 쓸 게 없을 때는 쓰는 주체를 바꿔보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쓰면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진다고 한다.

일례로 저자는 한밤중에 집으로 찾아온 경찰과 있었던 일을 언급하며 그 사건에 대해 경찰의 입장에서도 서술해본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 (1952~ )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

이 작품은 16세기 말 오스만 투르크 제국 화가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장편 소설이다. 50여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말하는 주체가 다르다. 주요 등장인물과 조연뿐만 아니라 개, 나무, 시체, 금화 등 작품 속에서 사물들이 이야기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관점에서 소설을 전개한다. 말 못하는 사물들까지 자기 목소리를 내는 통에 네모난 종이에 인쇄된 글을 읽었을 뿐인데도 한편의 시끌벅적한 입체영화를 보는 듯했다.

다양한 화자의 입장에서 쓰는 글은 이야기를 넉넉하게 만들뿐더러 대상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게 하니 일석이조다.

 

 

여기서 언급한 방법 외에도 책에는 글 쓰는데 도움 되는 팁이 가득하다.

저자는 글쓰기를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교정 일을 20년 이상 하다 보니 문장 쓰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글쓰기를 따로 배운 적이 없다. 교정 일을 한 것도 아니고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적도 없으니 경험도 부족해서 빈 모니터 화면이 막막할 때가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SOS를 청하듯 글쓰기 책을 찾아보지만 원칙을 강조하는 글쓰기 책에서는 당장 얻을게 안 보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김정선 작가의 글쓰기 책은 원론에 머무르지 않고 진짜 글쓰기의 영업 비밀을 전수한다.

이것이 내가 그의 책을 읽는 이유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4
종이책 구매 읽는다고 바로 잘 쓸 수는 없겠지만. 평점9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u*******9 | 2022.01.18 리뷰제목
p.42 모든 것은 분명한 의미를 갖는 짧은 문장으로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한 글을 쓰기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p.55 글쓰기는 바로 '내게조차 낯선 나'와 매번 맞딱뜨리는 작업이어야 합니다.출판을 앞둔 저자의 원고에서 오탈자와 비문을 수정하고 알맞게 배열하는 일을 '교정'이라 부르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이 책의 저자를 소개하려고 보니 그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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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모든 것은 분명한 의미를 갖는 짧은 문장으로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한 글을 쓰기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p.55 글쓰기는 바로 '내게조차 낯선 나'와 매번 맞딱뜨리는 작업이어야 합니다.


출판을 앞둔 저자의 원고에서 오탈자와 비문을 수정하고 알맞게 배열하는 일을 '교정'이라 부르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이 책의 저자를 소개하려고 보니 그 일을 하는 사람을 뭐라 부르는지 생각이 안났다.
'교정사'였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편집자가 그 일까지 하는 줄 알았는데 출판사 규모나 사정에 따라 그렇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보통 책을 사면 맨 앞이나 뒤에 출판정보가 있는데 발행인, 편집인, 표지 디자이너 이름까지 있지만 교정사가 누구인지는 다들 비밀로 하고 있다.
27년을 하셨다니 저자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온 책들이 얼마나 많을까.
글쓰기 책 리뷰를 하면서 교정에 대해 왜 이렇게 많은 말을 하냐면 이 책을 읽다보니 작년에 흥미로운 제목에 끌려 샀다가 낭패를 본 독립출판 에세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도무지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종잡을 수도 없는 그 글을 저자라면 능히 고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굳이 그런 글을 다듬는데 고급인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글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왠지 문법 용어들이 대거 등장해 머리만 아프거나 일부 계발서들에서 보이는 저자의 자뻑에 기분만 상할지도 모른단 생각에 꺼려왔는데 추천이 많은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여기에서 하라는 건 안 해 봤다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n***8 | 2021.03.17 리뷰제목
제목에 들어간 ‘열 문장’은 열 개 문장을 뜻하기도 하고, 열거된 문장을 가리키기도 하고, 동시에 글 한편을 이루는 문장 여러 개를 말하기도 합니다.  (11쪽)      글쓰기 책을 많이 만나보지는 않았다. 가끔 그런 걸 보면 나도 바로 글을 쓸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마음은 그때뿐이었다. 글쓰기 책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써 봐라 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말 없다.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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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들어간 ‘열 문장’은 열 개 문장을 뜻하기도 하고, 열거된 문장을 가리키기도 하고, 동시에 글 한편을 이루는 문장 여러 개를 말하기도 합니다.  (11쪽)

 

 

 글쓰기 책을 많이 만나보지는 않았다. 가끔 그런 걸 보면 나도 바로 글을 쓸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마음은 그때뿐이었다. 글쓰기 책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써 봐라 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말 없다. 작가가 될 게 아니면 그런 훈련 안 해도 된단다. 난 작가가 될 마음도 없는데 어느 때든 쓰려고 하는구나. 기분 나쁠 때 좋을 때 슬플 때 기쁠 때 우울하고 쓸 게 없을 때조차도. 난 뭔가. 나도 잘 모르겠다. 글쓰기 훈련이다 생각하지 않고 쓴다. 쓰고 싶으니까. 그러면 안 될까. 자꾸 써도 글이 별로 늘지 않는 건 훈련을 하지 않아선가 보다. 그냥 쓰면 글쓰기 훈련이 안 된다 말하니. 오래전에 발전없는 일기를 날마다 썼다. 일기를 글이다 여기고 썼다면 좀 다르게 썼을지.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게 쓴다. 책을 보고 쓰는 글은 제목을 쓰지만 일기 제목은 쓰지 않는다. 앞으로 잘 될지 모르겠지만 일기로 조금 글쓰기 훈련 해 볼까. 이건 갑자기 든 생각이다. 안 할지도(생각만 했다).

 

 책을 보다가 어떤 사람이 영화를 보고 글을 썼는데 어떤 영화를 봤는지 안 썼다는 말에 그럴 수도 있을까 했다. 잘 생각해 보니 나도 다르지 않았다. 책을 보고 쓰는 블로그에는 책 제목이 나오니 말이다. 내가 공책에 쓸 때도 책 제목 쓰고 글 제목 쓴다. 그래서 본문에 책 제목 안 쓸 때가 많다. 이럴 수가 그랬구나.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책 제목을 쓸지. 앞으로는 그걸 생각해야겠다(책 제목 쓰고 ‘~을 읽고’ 하는 것도 있구나). 이번에 만난 책은 김정선이 쓴 《열 문장 쓰는 법》이다. 김정선 이름은 예전부터 알았는데 책은 처음이다. 많은 사람이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만났을 거다. 예전에 나도 한번 볼까 하다 그만뒀다. 내가 쓰는 글도 이상한 부분 많을 텐데. 그런 거 보고 좀 고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구나. 게을러서.

 

 지금은 글을 잘 쓰려는 사람 많아졌겠지. 누구나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일인 방송시대기도 하지만, 글쓰기도 여전하다. 난 블로그밖에 안 해서 다른 건 잘 모른다. 그런 데라고 늘 짧게만 써야 할까.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그걸 글로 써서 책을 내기도 한다. 요즘 자기 책 내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글쓰기를 말하는 책도 많다. 이것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구나. 강연을 책으로 묶었다. 책을 보고 글쓰기 연습도 해 보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한문장으로 길게 글을 쓰고 그걸 여러 문장으로 고쳐 썼다. 앞에서 쓴 글을 짧게 줄이거나 길게 늘여 쓰기도 했다. 그런 거 자기가 쓴 글로 해도 괜찮지만 다른 사람 글로 연습해 봐도 괜찮다. 쓸 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으면 다른 사람 글을 줄이거나 늘여봐도 재미있겠다. 바로 글쓰고 싶은 난 그런 연습 안 하겠다.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사람이 처음부터 글을 잘 쓸까. 그렇지 않겠지. 여기서도 한 문장으로 길게 쓰고 여러 문장으로 쓰기를 여러 번 해 보라 한다. 글쓰기도 연습(훈련)을 자주 해야 아주 조금 나아지겠지. 글쓰기는 그렇게 빨리 늘지 않는다.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김정선은 사람과 글을 따로따로 본단다. 난 사람과 글이 따로따로인 사람도 있고 사람과 글이 같은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다르다 여기면 되는 거 아닌가.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은 사람이 더 솔직하게 쓰는 일도 많다. 글과 말은 다르지만, 글로 말하듯 쓰면 괜찮지 않을까. 난 말 못하지만. 글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 한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모두의 이야기가 되게 써야 많은 사람이 그 글을 보고 공감하겠다. 역사도 개인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가. 한사람 한사람 이야기가 모여 역사가 된다. 난 모두의 이야기로 쓰던가. 잘 모르겠다. 그러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듯하다. 내 이야기는 재미없기도 하다. 한 말 또 할 때도 있구나. 다른 사람인 듯 글쓰기는 좋은 연습이 되겠다. 이야기 쓰기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게 해서 좋다. 쓸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아서 잘 못 쓰지만. 어떤 글이든 자신을 그대로 쓰지 않던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기 이야기라 해도 객관성을 갖고 쓰는 게 좋다. 그게 바로 모두의 이야기겠지.



희선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4
종이책 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 『열 문장 쓰는 법』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20.07.02 리뷰제목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는 건 아마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거 아닐까? 듣는 사람이 있든 없든, 누구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표현 중의 하나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럼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몇 문장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하고 있는지 또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은 하나다. 일단은 써야 하고, 그렇게 쓴 글을 자꾸만 들여다보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계속
리뷰제목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는 건 아마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거 아닐까? 듣는 사람이 있든 없든, 누구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표현 중의 하나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럼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몇 문장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하고 있는지 또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은 하나다. 일단은 써야 하고, 그렇게 쓴 글을 자꾸만 들여다보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계속 확인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 『열 문장 쓰는 법』으로 반전을 일으키면서 글쓰기의 노하우를 속성으로 전수한다.

 

누구든 훈련만 거친다면 제아무리 길고 복잡한 문장이라 해도 주어와 술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능숙해질 수 있다. (29페이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습관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40페이지)

 

이 책의 구성이 좀 특이하다. 처음에는 저자의 전작처럼 그냥 잘 읽히는 글쓰기 산문처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챕터는 나누고, 그 챕터마다 글쓰기의 다양한 방법과 시도를 언급한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총 24개의 챕터로 나누어 설명하는 글쓰기 연습 중에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소개해본다.

 

먼저 하나의 글을 자유롭게 쓰게 한다. (저자는 자기가 직접 쓴 글로 예시를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씩 제안한다. 입장을 바꿔서 써보기('나만의 것'이 아닌 '너만의 것'에 대해 쓰기)로 내가 보는 방향에서 생각하고 쓰던 것을 반대의 입장에서 같은 상황을 보고 생각하게 한다. 이 부분은 '나만의 것'에서 '모두의 것'으로 쓰라는 다섯 번째 챕터와 연결되는데, 우리가 어떤 말을 들을 때 귀에 잘 들리고 안 들리고 하는 것 중의 하나는 나만의 것을 모두의 것으로 풀어내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내가 아는 것을 모두가 알게 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말처럼 들려서 웃음도 났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해보면, 이는 또 소통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하는 말이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말이 아니라면, 저자의 말처럼 나와 모두의 거리를 좁히는 게 힘들 수도 있다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말과 글의 차이도 경험하게 하는데, 이것은 내가 하는 말을 녹음해서 듣게 하는데, 진짜 피부로 확 와 닿는 가르침이었다.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데, 목소리로 하는 말과 글로 표현하는 말이 너무 달랐다. 입을 통한 말은 너무 길고 장황해지는 경우가 많았고, 그런 단점을 보완하면서 차분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게 글이었다. 이 경우는 나도 선호한다. 나는 그다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항상 걱정하고 의심하면서 상대방과 이야기한다.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데 말하는 방식과 선택하는 단어에 따라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문자나 급한 전화 한 통 보다는 이메일이나 조금 천천히 말하는 방식이 좋다. 글쓰기는 나처럼 노파심에 무슨 말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최적의 대화법이다.

 

같은 글을 짧게 쓰고 길게 쓰는 연습을 함으로써 차이를 눈으로 확인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짧게 쓰는 문장이 읽는 이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길게 쓰면서 느껴지는 이야기의 늘어짐은 또 어떻게 보완하면 되는지 동시에 알려주는 셈이다. 같은 재료를 놓고 활용하는 여러 레시피를 펼쳐놓은 것처럼, 어떻게 시도하면 같은 문장이 이렇게 다양한 결과물을 내놓는지 눈앞에서 확인시켜주는 게 놀라울 뿐이다. 의미 있게 들려왔던 부분은 '글쓰기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채우는 작업'(챕터 12)이라는 거였다. 예를 들면, 우리는 어떤 경험이나 상황을 전달하고 싶을 때 시간 순서로 나열한다. 언제 일어났고 무엇을 먹었고 얼마나 일을 했으며 어떤 마무리를 했는지 적었다고 한다면, 그건 시간을 적은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건 단순하게 시간의 흐름을 적은 게 아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적느냐에 따라 감정이 다르다는 것. 느리거나 빠르게 흐르는 상황의 시간이 글을 흐르게 한다. 자연스러운 흐름이 저절로 느껴진다면, 그건 시간을 채우는 문장 때문일지도 모른다.

 

24개의 챕터를 통과하려면 저자가 내준 숙제를 해야 한다. 저자가 먼저 자신의 글로 숙제를 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다. 바로 앞에서 오답 노트를 보여주는 것처럼, 글의 다양한 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 그러다가 깜빡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알려준, 길게 한 문장 쓰기로 문을 열었던 첫 페이지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무슨 추리소설의 반전을 확인하는 순간 같다. 처음에 저자는 길게 이어지는 한 문장 쓰기로, 한 문장도 못 쓰는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자, 써보자. 그렇게 길게 쓴 한 문장을 다시 끊어서 여러 문장을 만든다. 이는 길게 쓴 문장을 계속 살펴보면서 어떤 부분이 어색하고 이상하지 찾을 기회였다. 계속 쓰면서 읽고 또 보고 있자면, 연결된 한 문장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없는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표현되고 있는지 집중할 수 있다. 정작 가장 중요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써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거였다. 그 확인의 절차가 글쓰기 연습이다.

 

나누어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은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그러나(하지만)' 같은 접속부사와 '이, 그, 저' 같은 지시대명사를 되도록 쓰지 않고 문장을 이어 가는 겁니다. (61페이지)

 

꼭 글쓰기로 밥 벌어먹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요즘에는 글쓰기가 습관처럼 되어 간다. 간단하게는 SNS부터, 가까이에는 휴대폰의 문자에서도 글쓰기는 우리의 일상에 가깝다. 알게 모르게 모든 순간에 타인과 글로 소통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직장에서는 보고서를, 개인적으로는 일기나 메모를 쓰기도 한다. 어쩌면 누구나 글을 써야 하는 시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에게 글쓰기는 피하고 싶은 숙제처럼 막막하고, 멀미가 날 정도로 괴로운 일이다. 저자는 이렇게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가 '나만의 것'과 '모두의 언어'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를 좁힐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그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노력이 바로, '나만의 것'이 '모두의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차근차근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쓴 문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는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가 일으킨 반전이 길게 쓰기에서 짧게 쓰기로 변신하는 거였다. 앞서 반전이라는 표현으로 이 책을 말했다. 저자는 요즘 강조되는 짧게 쓰기의 압박에서 벗어나라고 하면서 일단 한번 써보기만 하라는 듯이 길게 쓴 한 문장으로 시작했다. 같은 내용이면서 다른 문장으로 적으면서, 때로는 줄여 쓰고 늘여 쓰면서 분량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말한다.

 

어떤 성격의 글을 어떤 방식으로 쓰든, 글을 쓰는 순간 우리는 이미 소통을 시작하는 셈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19페이지)

 

결국, 처음 길게 쓴 한 문장으로 시작한 설명은 열 문장으로 바꾸어 쓰는 훈련이었다. 짧게 써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일단 쓰게 한 다음, 짧게 쓰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한다. 누구나 말하는 짧게 쓰는 일을 재밌게 설명한다. 제각각 이유는 달라도 우리는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고, 또 글쓰기가 부담되는 건 사실이기에 저자의 이런 가르침이 귀하게 들려온다. 뭔가를 쓰면서 지금의 나와 조금은 다른 나를 발견하고 가꾸어 나가는 게 글쓰기라고 의미를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소통은 물론이고, 더 넓게 많은 것을 보는 시야를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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