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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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리뷰 총점 8.5 (628건)
분야
인문 >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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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20.0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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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유쾌했던 글쓰기 수업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j*****3 | 2018.10.01 리뷰제목
글을 쓰면 쓸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글쓰기'라는 글이 들어가는 책을 보면 읽어보고 싶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글 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왠지 딱딱할 것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책에 끌렸던 것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강한 욕심때문이었다.  1994년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아마존 글쓰기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 책은  미국의 수많은
리뷰제목

 글을 쓰면 쓸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글쓰기'라는 글이 들어가는 책을 보면 읽어보고 싶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글 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왠지 딱딱할 것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책에 끌렸던 것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강한 욕심때문이었다.  1994년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아마존 글쓰기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 책은  미국의 수많은 작가 지망생에게 필독서이자 위로와 용기를 북돋는 인생책으로 꼽힌다고 했다. 어떤 책이길래 이런 찬사가 쏟아지는걸까?  매번 새로운 수강생 집단을 만나서 들려주었던, 글쓰기에 대해 알게된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는 책은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까?

 

 

 1장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다듬는 방법> 에서는 본격적인 글쓰기 작업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학생의 질문에 저자는유년 시절부터 시작해 보라고 했다.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쓰는 것부터 시작하다 보면 많은 글쓰기의 소재들이 떠오를 것이라고. 이런 말을 들으면 왠지 용기가 생긴다. 나도 유년 시절이 있었고, 띄엄띄엄 기억나는 부분들이 있으니까. 그녀의 오빠가 새에 관한 리포트를 쓰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을때 아버지는 "하나씩 하나씩, 새 한 마리 한 마리 차근차근 처리하면돼." 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이 책의 원제가 < Bird by bird> 였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처음부터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작은 것에서부터 하나식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진실한 글을 쓰는 일, 혹은 작가가 되는 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차근차근 걸음마 떼기부터 설명하고 있었다. '조잡한 초고'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짧은 글 한 편 쓰기를 시도하고 난 이후에는 '조잡한 초고'를 써보고, 이것이 두 번째, 세 번째 원고를 쓰도록하는 비법이라고 알려주었다. 폴라로이드 사진이 현상되는 과정에 비유해서 들려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사진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들여다볼수록 사진 속 장면들이 선명하게 들어오는 것처럼.

 

 

그 사진이 완전히 초점이 맞을 정도로 선명해지면, 당신은 이 사람들을 둘러싼 소품을 알아보기 시작할 것이고, 그것들이 얼마나 우리를 규정하고  또 위로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것들은 우리가 지닌 가치와 욕구,자의식 등을 보여준다. -p 91

 

 

 캐릭터 창조의 과정, 플롯, 대화, 무대 디자인, 플롯의 수정, 편집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담았다.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수강생들이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으리라싶다.

 

 

 1장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면 2장은 <쓰는 사람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심리적인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경외심을 갖는 법을 배워야하고, 자신의 견해를 신뢰해야 한다는 것. 자신에게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 쓰고. 직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등 작가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였다.

 

 

 3장의 <계속 써나가는데 도움을 주는 것들>에서 만날 수 있는 저자의 팁들이 아주 유용하게 다가왔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어떤 이유에서건 기억할만한 것들을 발견하면 카드에 몇 마디 단어로 압축하여 써둔다. 이런 카드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순간이 있었다. 세상에는 소중한 정보를 지닌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에 사람들과 전화통화 하는 것을 이용하기를 권했다. 피드백과 격려와 긍정적인 압력과 다른 작가 친구들과의 글쓰기 모임을 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조잡한 초고'를 읽어주고 유용한 제안을 해줄 사람을 반드시 찾아볼 것을 권유하고 있었다. 정말 무엇을 할 지 알 수 없을 때에는 자신의 캐릭터의 인생사를 편지의 형식으로도 써보고, 더이상 아무것도 쓸 수 없을 때는 일상적인 하루 일과를 열심히 살아내면서 현재를 살라고하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4장 <그럼에도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 에서는 글쓰기의 소중함, 글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들려주었다.

 

 

위대한 작가들은 내면의 차갑과 어두운 공간에 대해, 얼어붙은 호수 아래의 물에 관해 숨어 있거나 위장한 구멍에 관해 쓰려고 계속 분투한다. 이런 구멍이나 구덩이에 그들이 비추는 조명 덕분에 우리는 덤불이나 가시나무들을 베어 버리거나 밟으며 나아갈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 심연의 언저리에서 춤을 추거나, 그 곳으로 소리를 질러 보거나, 깊이를 가늠해 보거나, 돌을 던져 넣거나 할 수 있는 것이다. -p 299

 

 

글을 씀으로써 너무나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고, 책 읽기를 통해 영혼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했기에 최대한 많이 써서 즐겨 읽은 작가들에게 돌려주라고 했다. 이렇게 돌고 도나보다. 내가 받은 감동을 또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는 글쓰기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출간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도 현실적으로 들려주는데 상당히 유머러스하게 쓰여져있었다.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재밌게 읽혀져서 글쓰기에 관한 책은 딱딱하고 어렵다라는 내 공식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유머감각 또한 탁월해서 그녀의 강의를 실제로 듣는다면 강의 내용이 귀에 쏙쏙 들어올것 같았다. 책장을 덮고나니 <쓰기의 정석>이 아니라 <쓰기의 감각>이란 제목을 쓴 이유가 이해가 되었다. 이 책은 분명 글 쓰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글쓰기에 관한 필독서라고 불려지는 것이 과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글쓰는 방법보다는 글과 글쓰기를 대하는 자세가 오히려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어릴때부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분위기에서 살아온 그녀는 글의 힘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들려주었던 솔직 담백했던 많은 에피소드들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듯했다. 그래서,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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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쓰기의 감각 평점7점 | YES마니아 : 골드 h****2 | 2019.01.22 리뷰제목
나는 작가들이 왜 글을 쓰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일종의 공신력 있는 검증 수단과 같았다. ‘나의 글이 인쇄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이러한 자극이 어떠한 것인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자기만의 흐리멍덩하고 좁은 내면 속에 갇혀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바깥세상의 빛 속에 서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랄까. 예를 들면 바닷속 깊은 곳에 지어 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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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작가들이 왜 글을 쓰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일종의 공신력 있는 검증 수단과 같았다. ‘나의 글이 인쇄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이러한 자극이 어떠한 것인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자기만의 흐리멍덩하고 좁은 내면 속에 갇혀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바깥세상의 빛 속에 서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랄까. 예를 들면 바닷속 깊은 곳에 지어 놓은 자기만의 작은 동굴에 살던 가시고기가 처음으로 동굴 바깥으로 몸을 드러냈을 때와 같다고 할까. 자기 이름이 책에 인쇄된 것을 본다는 것은 이처럼 놀라운 체험이다.


 쓰기의 감각은 구겐하임 문학상 수상자인 앤 라모트가 쓴 글쓰기 지침서로, 1994년 출간된 이래 오랜 기간 글쓰기 분야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며 미국의 수많은 작가 지망생에게 필독서로 불리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제까지 출간된 글쓰기 이론서들과는 다르게 다른 작가들이라면 숨기고 싶어 할 진실까지 남김없이 말해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나는 글을 쓰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에게 글을 쓰라고 부추긴다. 다만 자기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출판이라는 게 생각만큼 화려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일러둔다.


 또한 이 책의 작가는 자신이 어떻게 해서 작가가 되었는지 또 그 과정에 과정에서 수없이 실패하고 좌절하고 질투했던 경험까지 고스란히 털어놓고 있습니다.


만약 사람들이 내 수업 중 하나를 들으러 와서 글쓰기나 더 잘 쓰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면, 나는 그동안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모든 것과, 일상 속에서 글쓰기가 내 삶에 끼친 영향을 모조리 말해 줄 수 있다. 나는 그들에게 일반적인 창작 관련서들에는 담겨 있지 않은 소소한 진실들을 알려줄 수 있다. 


 다만 저처럼 쓰기의 감각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당장 써먹을 어떤 비법이나 요령을 기대하셨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 분명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Bird by bird (새 한 마리씩 한 마리씩)라는 책의 원제답게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진실한 글을 쓰는 일에 이르게 된다"라는 저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좀 더 중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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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쓰기의 감각 - 앤 라모트 평점9점 | g*******7 | 2018.10.03 리뷰제목
글쓰기와 관련된 책이 많이 있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쓰기와 관련된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거니와 무엇보다도 많이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향상될 수 있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리뷰를 쓰면서 시작과 마무리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빈번해져서 쓰기와 관련된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라는
리뷰제목

 글쓰기와 관련된 책이 많이 있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쓰기와 관련된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거니와 무엇보다도 많이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향상될 수 있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리뷰를 쓰면서 시작과 마무리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빈번해져서 쓰기와 관련된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앤 라모트[쓰기의 감각]은 쓰기의 기술이 아닌 '감각'이라는 제목과 더불어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이라는 부제로 인하여 묘한 끌림이 느껴지는 책이다. 글쓰기와 관련된 방법론 보다는 저자의 삶을 통하여 글쓰기에 대한 감각을 차근차근 배워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말이다.

 

 인생을 더 가까운 거리에서 구체적으로 관찰할 기회를 제공하며, 특히 인생이 갈지자로 비틀거리거나 마구 짓밟힐 때조차 그 모든 상황이 관찰의 대상이 된다라는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관점은 이 책이 단순히 글쓰기에 대한 기술만을 다룬 책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또한 '좋은 글쓰기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본질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끄집어 내야 한다라는 견해 역시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쓰기의 의미를 다루는 것 같아서 이내 저자의 생각에 공감할 준비를 하면서 몰입하게 된다. 글을 통해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집중하게 만드는 작가의 위대한 재능을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 배워볼 수 있을까? 비단 전문적으로 글을 쓰지 않는 사람에게도 이러한 의문은 분명 유효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다듬는 방법'에서는 글쓰기와 관련된 기술적인 방법을 논하고 있지만, 기존의 책과는 달리 그러한 방법을 정형화하여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짧은 글 한 편을 쓰거나 조잡한 초고라도 일단 써보자라는 내용은 그리 새로운 방법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분명 이러한 방법들을 통하여 글쓰기가 향상될 수 있다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부분을 천편일률적인 표현이 아니라 그 당위성을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토대로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감이 생성된다.

 당신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필요 없다. 목적지나 도중에 지나치게 될 모든 광경을 다 볼 필요도 없다. 당신은 눈앞에 펼쳐진 오직 60센티미터에서 90센티미터의 광경만 보아야 한다.

 - p. 62 中에서 -

 보통 글을 쓸 때에는 이 글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떠올리면서 써야 하는데, 저자는 거꾸로 그 끝을 미리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아가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E. L. 닥터로의 조언에서 착안하여 스스로 글쓰기에 적용한 방법인데, 한밤중에 우리가 운전을 하는 경우에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만큼만 보면서 운전을 해도 결국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는 것처럼 짧은 글들을 직접 써봄으로써 그 글들을 통하여 오히려 방향성을 설정하고 그것들이 글의 목표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글을 쓰는 것은 조잡한 초고 쓰기로 좀 더 구체화하고 있다. 완벽주의는 졸렬하고 냉혹한 형태의 이상주의이며 반면 뒤죽박죽의 무질서야말로 예술가들의 진정한 친구라고 말하는 앤 라모트는 우리가 무엇을 써야 할지를 깨닫기 위해서 실패처럼 보일 수 있는 조잡한 초고를 주위를 의식하지 말고 일단 써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부분 역시 점심 도시락을 소재로 한 글쓰기의 예를 통하여 보여준다. 어렸을 때의 점심 도시락과 관련된 다양한 글들을 써보면서 이 작은 틀 안에서 이야기로 뽑아낼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는 과정은 폴라로이드가 현상되는 과정과 같이 희미했던 부분들이 거듭된 짧은 글 또는 초고들을 통하여 뚜렷해질 수 있음을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

 

 앤 라모트가 말하는 글쓰기 방법 중 지금까지 알고 있던 바와 상이했던 부분은 플롯의 구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경험과 무의식을 통하여 생성되는 캐릭터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그 캐릭터를 만든 사람 역시 캐릭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플롯을 구상하고 거기에 맞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플롯이 생성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색다르게 느껴진다. 그녀는 글쓰기 경험을 통하여 플롯은 하루하루 그때그때 캐릭터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뭔가를 하거나 말하거나 우연히 마주치면서 움직이는 것을 주시하는 동안에 서서히 자리잡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앤 라모트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은 기존의 관점과 편견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이에 더하여 '쓰는 사람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 이 책이 왜 [쓰기의 감각]이라고 제목을 붙였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대목이다. 글을 쓰는 기술적인 방법들은 결국 감각의 체화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앞서 언급한 내용들에 이어서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다. 경외심을 갖고 주위를 바라보는 것이라든지 스스로 옳다고 믿는 윤리적인 관념을 언어화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글쓰기의 원동력이 바로 감각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심지어 질투심을 글쓰기를 통하여 완화시킬 수 있는 대상이자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글을 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람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분명 활용의 여지가 있다.

 

 글을 쓰기 위하여 종이와 펜을 놓고 고심하는 우리에게 저자는 '계속 써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글을 쓰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일종의 메모와 같은 색인 카드의 활용이라든지 여기저기 전화 걸기, 창작 모임, 조잡한 초고를 읽어 줄 사람, 편지글의 효용은 어렵지 않게 이들이 글쓰기의 감각을 더욱 향상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임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 심지어 아무것도 쓸 수 없는 불안한 상태에 빠지는 절망적인 상황인 '작가의 장벽(writer's block)'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재충저의 시간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은 누구나 글을 쓰면서 느낄 수 있는 슬럼프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진솔한 조언으로 다가온다. 앤 라모트의 진솔한 경험담을 통해서 말이다.

 

 마지막을 글쓰기의 감각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은 글을 쓰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처한 상황에 따라서 각각 글쓰기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러한 개인적인 이유에 더하여 앤 라모트가 말하는 글쓰기의 보편적 이유는 역시나 글쓰기에 대하여 지쳐 있거나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위안이 되는 항목으로 비춰진다. 타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최고로 사려깊게 감성적으로 글을 쓰는 선물로서의 쓰기라든지 주고 또 주는 사람으로서 또는 출간 후 따라오는 것들은 글을 쓰는 이유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것이 글을 쓰는 이유라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출입을 금지당했던 방과 벽장과 숲과 심연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표현할 만한 진실을 그다지 많이 얻을 수 없다. 그 속으로 들어가 한참 동안 그곳을 살펴볼 때, 단지 심호흡만 하다가 마침내 그것을 받아들일 때, 바로 그때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되고, 현재의 순간에 머무를 수 있다. 바로 그 순간 당신은 당신의 본향에 돌아온 것이다.

 - p. 304 中에서 -

 

 [쓰기의 감각]은 개인적으로 쓰기와 관련된 책 중에서는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이 책은 타인에게 읽혀지는 글이라기 보다는 자신을 위한 글을 쓰는 감각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생각을 앤 라모트의 쓰기에 대한 삶을 통하여 들여다볼 수 있다라는 점은 여타의 글쓰기와는 다른 느낌이다. 어쩌면 그녀의 삶에 대한 에세이를 통하여 글쓰기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책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책에 수없이 공감이 되는 내용들을 이 리뷰에 모두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을 글을 쓰려는 사람에 대한 그녀의 진솔한 조언과 격려로 채워보고자 한다.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기 바란다. 아무리 당신이 힘들고 외롭다는 것을 발견하더라도 말이다. 당신은 글을 '쓰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래서 쓰는 것이다. 당신은 운 좋게 언어로 모래성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일원이 되었고, 상상력이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려는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작가가 되는 것은 또한 독자로서 당신의 삶을 더욱 심오하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사람들은 훨씬 더 깊이 있는 심미안과 집중력을 갖고 책을 읽게 된다.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고, 특히 글을 쉽게 쓴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 책 속에서 -

 

( 이 리뷰는 출판사 웅진 지식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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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설처럼 재미있는 쓰기의 감각 평점10점 | h*****7 | 2018.09.30 리뷰제목
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작가라는 위치는 각별한 느낌을 주는 선망의 대상일 것이다. 좋은 작품을 읽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읽는 행위를 오랫동안 반복하며 세월을 보내다 보면 쓰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면서 자꾸 미련이 남고 심지어는 괴로운 마음까지 느껴 보지 않았는지. 그렇게 누가 쓰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언젠가부터 쓰는 일에
리뷰제목

 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작가라는 위치는 각별한 느낌을 주는 선망의 대상일 것이다. 좋은 작품을 읽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읽는 행위를 오랫동안 반복하며 세월을 보내다 보면 쓰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면서 자꾸 미련이 남고 심지어는 괴로운 마음까지 느껴 보지 않았는지. 그렇게 누가 쓰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언젠가부터 쓰는 일에 목말라 하고 이런저런 글쓰기 책을 기웃거리며 특별한 비법이 있나 궁금해 한다. 그런 비법이 있을 리 없다. 일단 쓰는 것 말고는. 불후의 명작을 쓴 대문호도 처음에는 쓰레기 같은 글을 썼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다시 글쓰기에 대한 책을 만나게 되어 웅크리고 있던 열정을 일으켜 세우고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글쓰기 관련 책을 생각해 볼 때 쓰기의 감각은 많이 다른 느낌이다. 전에 읽었던 책이 구체적인 글쓰기의 방법이나 스킬을 알려주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작가로 서의 삶과 글쓰기 노하우, 나아가 인생 이야기까지 들어있다. 출간한지 25년이나 되었음에도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사랑받는 글쓰기의 고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역시나 글쓰기 교실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것처럼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웃기고 짠하면서 괴팍한 듯 유쾌한 저자의 솔직한 성품도 느껴져, 마치 소설을 읽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글쓰기 수업의 내용은 1.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다듬는 방법 2. 쓰는 사람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들 3. 계속 써나가는데 도움을 주는 것들 4. 그럼에도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 5. 마지막 수업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렇게 다섯 개의 장으로 진행된다.

 

 글을 잘 쓰려면 매일 써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 처음에는 잘 쓰다가 나중에는 쓸 게 없는 것 같고 이런저런 핑계로 오래가지 못한다. 앤 라모트의 작가 아버지는 그에 대해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한다.

 

글쓰기를 피아노의 음계 연습하듯이 해라. 너 스스로 사전 조율을 하고 나서 말이다. 글쓰기를 체면상 갚아야 할 빚(노름빚)처럼 다루어라. 그리고 일들을 어떻게든 끝맺을 수 있도록 헌신해라.”(P25)

 

 과연, 현명한 조언이 아닌가. 스스로에게 의무감을 부여하여 글쓰기를 습관화시킨 부모의 열정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사명감을 심어준 것이 작가로서의 삶을 선물 받은 것은 아닌가 싶다. 작가를 지향한 저자의 노력과 열정도 물론이고.

 

 쓰고는 싶은데 도대체 무엇을 쓴 단 말인가. 많은 작가 지망생들의 질문이기도 하단다. 이에 저자는 유년시절부터 시작해 보라고 말한다.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작가는 늦게 되어도 늦은 것이 아니라는. ,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되살려 살아온 과정을 차근차근 작품으로 형상화 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유년 시절을 견뎌 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생에서 글감을 풍부히 지니고 있다(P42)는 플래너리 오코너의 말을 덧붙이면서, 고통의 기억이라도 잘 표현하기만 한다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함을 설파한다.

 

 그 중 짧은 글 한 편쓰는 법을 알려준다. 거창한 것 보다는 자신의 책상에 놓인 2.5cm의 사진틀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글로 옮기는 것, 내가 성장한 마을에서 우리가 처음 마주쳤던 순간 그 여자의 모습을 묘사할 수 있는 단 한편의 짧은 글을 써보라고 제안한다. ‘일단 쓰기의 실행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것 같다.

 

나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베스트셀러 작가 몇 명과 알고 지내는데, 그중에 글쓰기가 수월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계가 작동하듯이 글쓰기에 대한 열망과 확신이 발동되는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우아한 초고를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좋다. 솔직히 말해 그들 중 한 명은 그렇다고 말하긴 하지만, 우리는 그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가 풍부한 내적 경험이 있다거나 하느님이 그녀를 사랑하거나 그녀를 견뎌 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P66)

 

 흔히 우리가 생각하기에 유명한 작가들은 작품을 쉽게 쓰리라고 생각한다. 수십 년의 경력을 가졌으니까.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은근히 희망이 생기지 않은가. 하나의 작품이 나오는 과정을 산고(産苦)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글쓰기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만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일 게다. 또한 글쓰기에 있어 완벽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며 실수와 시행착오를 무릅쓰더라도 계속 써야함을 조언한다. 오히려 뒤죽박죽 무질서 속에서도 연습, 오직 연습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종이를 써버리라고 하며, 더 나아가기 위해서 실패는 필수라는 것을.

 

 열심히 캐릭터들과 호흡하며 시간을 보내고 작품으로 출간하기로 정해졌을 때 기분은 어떨까. 얼마나 기대에 차 있을까. 책이 나오기까지 과정은 눈부신 환상이 아니라 커다란 고통이기도 하다는 것을 토로한다. 바로 세간의 악평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다음 작품을 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라고. 일단 출판을 했다는 자체로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제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사회적인 지위를 얻은 것이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사는 희귀한 신분에 소속되는, 잔잔한 기쁨(P322)에 대해서도 얘기해 준다.

 

 그러나 결국 여타의 작가와 마찬가지로 책상 앞에 앉아 빈 페이지를 마주해야 한다는 것. ()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바로 예술가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당신은 주고, 주어도 또 주어야 할 것이고, 그러지 않으면 글을 쓰고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당신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진실도 꺼내 주어야 하고, 그렇게 주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이며, 주는 행위가 그 자체로 보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당신의 작품을 출간하는 일은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주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P306)

 

 누구보다 깨어 있어야 하며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는 작가의 자세에 대해 말하면서도 주고 주어야 한다는 말이 의외이지 싶은데 깊은 공감에 이른다. 내면에 들끓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한 진실을 말함으로써 독자는 공감과 감화를, 글쓴이 자신은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자 하는 진실을 반복하는, 주고 또 주는 글쓰기의 행위를 사랑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니 작가의 통찰력이 참으로 놀랍다. 무엇인가를 완성하기 위해 힘든 과정을 되풀이하고 견뎌내는 작가들이란 경이로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원제는 버드 바이 버드(Bird by bird)’ 새 한 마리씩 한 마리씩이라고 한다. 앤 라모트의 오빠가 새에 대한 리포트를 마감이 다 되도록 쓰지 못해 끙끙 앓고 있을 때 아버지의 조언.

 

하나씩 하나씩. 새 한 마리 한 마리 차근차근 처리하면 돼.”(P63)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엄청나게 큰일을 마주했더라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어느새 바닥을 보이지 않을까. 막연한 글쓰기에 관해 이 말만큼 용기를 주는 말이 있을까 싶다. 짧은 글 한 편, 조잡한 초고라도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써 나가다보면 누구라도 글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글쓰기는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과정과 다름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글쓰기와 더불어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기술까지 배울 수 있는 쓰기의 감각은 이제부터 든든한 글쓰기 친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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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60. 171. 쓰기의 감각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g********o | 2018.09.29 리뷰제목
쓴다는 행위는 무엇을 의미할까? 쓰기란 무엇일까?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이기에 이리도 어려울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쓰고 싶어하고, 출판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를 세세하게, 그것도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전한다. -       글을 쓰고 읽는 일은 우리의 고독을 덜어 준다. 그것은 인생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깊고
리뷰제목

 

쓴다는 행위는 무엇을 의미할까? 쓰기란 무엇일까?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이기에 이리도 어려울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쓰고 싶어하고, 출판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를 세세하게, 그것도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전한다.

-       글을 쓰고 읽는 일은 우리의 고독을 덜어 준다. 그것은 인생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깊고 넓게 확장시킨다. 한마디로 그것은 우리 영혼의 양식이다. (p.352)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위한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은 고통의 행위가 전제되고, 그나마 잘 풀려 출판이 된다 하더라도 그 이후의 일은 우리의 환상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보는 그런 일확천금을 벌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저자도 자신이 그런 작가가 아니며 그런 일은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우리는 글을 써야 한다. 우리의 감수성을, 우리의 영혼을 깊게 하고, 넓게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의 리뷰는 제일 마지막의 옮긴이의 후기가 가장 잘 쓴 것 같다. 정말 이 책을 읽고 자신이 느낀 감정을 솔직히, 그리고 잘 썼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써나가기만 하면 돼. (p.64)

저자가 제목(원제: Bird by bird)부터 내용까지 철저히 관철하는 중요한 논점은 한 번에 하나씩이다. 막연히 책 한 권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알 수 없다. 너무나도 엄청난 덩어리에 매몰되어 혼란에서 허우적거릴지도 모른다. 그 안에서 내 눈 앞에 있는, 당장 닥친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헤쳐나가다 보면, 그렇게 실타래를 풀어 나가다 보면 결국에는 다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       이 책의 원제는 버드 바이 버드(Bird by bird)’, 직역하자면 새 한 마리씩 한 마리씩이다.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진실한 글을 쓰는 일, 혹은 작가가 되는 일에 이르게 된다는 뜻이다. (p.355, 옮긴이 후기)

많은 이들이 글을 쓰고 싶다고 안달을 하면서도 정작 써내지 못하는 상황을 저자는 정확히 알아차렸다. 그 해결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나가는 거다. 지금 당장 엄청난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책을 써내겠어! 나를 백만장자로 만들어 줄 책을 쓰겠어!는 사실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일단 이 책은 문학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저자가 전하는 초고 쓰기, 폴라로이드, 등장인물, 무대 디자인 등등의 조언들은 소설을 쓰는 이들에게 획기적인 방법이다. 실질적이 조언들이 가득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책은 저자의 많은 경험담에서 나왔다. 저자는 작가였던 아버지를 보며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글을 썼다. 하지만 자연스럽다고 해서 편하고,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녀가 책의 큰 장의 제목만으로도 실제 그녀가 글을 쓰며 느꼈을 어려움을 알 수 있다.

그녀는 확신한다. 그녀가 느꼈던 그 고통과 어려움을 책을 읽고 있는 우리 독자들도 똑같이 느낄 것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가득한 글을 쓰는 것과 관련된 이 책을 쓴 것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겪게 될, 누구나 알게 될 그 글쓰기 혹은 책 출판의 쓴맛을 철저히 먼저 경험하고 어떤 느낌인지를 설명해준다. 그렇다. 이 책은 가끔 글쓰기 책인지 저자의 자서전인지 헷갈릴 정도다. 물론 글쓰기 관련 팁에 관해서도 무엇 하나 손색 없는 멋진 책이긴 하다. 하지만 그 조언들이 모두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에 그녀의 인생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것을 꽤나 유쾌하게 풀어낸다.

 

글이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이야기처럼 쓰여있다. 소제목을 주고 번호를 달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글을 쓰는 과정을 설명하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문체가 조금 특이하다는 느낌이다. 저자의 문체인지, 번역가의 문체인지는 알 수 없지만, 독특한 문체인 느낌이다. 미국식 유머와 미국 문화를 잘 알면 더 재미있을 책이다. 분명 이게 유머코드인 듯한데, 전혀 웃기지 않고, 옮긴이의 역주를 보며 그렇구나 해야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종종 살짝 거슬리는 비하 아닌 비하 같은 것도 느껴지긴 했다.

 

작가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       작가가 되어서 얻는 이점 중 한 가지는 어떤 행동을 하거나 어떤 장소에 가거나 탐험을 할 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글쓰기 자체가 인생을 더 가까운 거리에서 구체적으로 관찰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p.11)

-       작가가 되는 일은 늘 깨어 있는 정신으로 사는 것이다. 당신이 깨어 있고, 통찰과 단순성과 진실에 대한 진정한 배려를 갖추고 글을 쓸 때, 당신은 독자의 인생을 밝혀 줄 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p.335)

작가가 된다는 것이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할 지 생각해봤다. 정원을 가꾸는 등장인물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정원에 대해 연구하고 관찰했다.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구한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라고 해서 넘기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원하는 만큼 공부하고 습득하여 등장인물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게 깨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에 깨어있어야 독자가 놓칠 지도 모를 세상을 쓸 수 있게 된다.

-       작가라면 진정 어떤 식으로 진실을 말해야 옳은가?’ – 작가는 궁극적인 진실을 찾아가는 사람이지만 그 길의 모든 단계에서 거짓말을 한다. (p.108)

-       사람들이 이러한 경외의 감각을 되찾아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새로움에 허를 찔리고, 종내는 자신을 가두던 좁고 제한된 세계를 부수고 나올 수 있게 돕는 역할 말이다. (p.171)

-       작가는 언제나 어느 정도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고, 인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느낀 바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p.180)

어쩌면 해결책까지 이야기 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책에 정답이 없다는 걸 독자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라는 격려를 받을지도 모르고, 적어도 문제점은 인지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으리라. 작가와 독자는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건진 부분. ! 했다.

-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것들은 인생이 그만큼 활발히 굴러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p.75)

-       자각이란 당신 자신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나아가 보다 다정한 동반자가 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당신이 좋아하고 기꺼이 응원하고 싶은 어떤 사람이 마치 당신 자신인 것처럼 말이다. (p.79)

난 요즘 엉망진창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게다가 뜻대로 글이 안 써질 때마다 솔직히 미쳐버릴 것같다. 글을 쓰는데 시간이 점점 더 오래 걸린다. 답답해서 죽을 것 같은 기분이기도 했다. 다행이다. 저자가, 글쟁이 선배가, 인생 선배가, 다 그런 거라고 이야기 해줬다. 게다가 뭐든 하고 있다고 내 인생이 엉망이 아니라 활발한 거라고 격려해주었다. 그렇게 나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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