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를 보면 종종 과정이 무시되는 경우가 있다. 싸움이라곤 1도 못하던 주인공이 은혜로운 사부를 만나 단 몇 컷의 장면으로 어느새 1년이 지나 초절정 고수가 돼 있는 뭐 그런 식. 인생이 영화 같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우리는 생략된 그 과정이 얼마나 괴로운지 다들 안다. 그냥 영화에서마저 그걸 보기 싫을 뿐.
<뽑히는 글쓰기>는 일기조차 쓰기 싫던 사람이 어떻게 그 어렵다는 언론사에 수석합격까지 할 수 있었는지 ‘과정’이 담긴 책이다. 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했던 과정, 스터디 동료들에게 지적을 받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던 과정, 시험에 떨어질 때마다 왜 떨어졌을까 끊임없이 묻고 답하던 과정들 말이다. 저자는 자신이 구르고 넘어지며 힘겹게 올랐던 취업 등산길의 어느 한 지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독자들을 위해 성심성의껏 경험과 팁을 풀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실용서보다 에세이에 가깝다. 사실 그때 나도 그것 때문에 포기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해보니 답이 나오더라는 식의 조언들이 좋았다.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점이 많았는지를 하나둘 내보이며 독자들을 독려하고 이끈다. 만약 내가 이 책을 그때 만났더라면 한숨이 나올 때마다 펴들고 조언을 구했으리라 싶다.
저자가 제시하는 글쓰기의 미덕들이 책 자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도 믿음이 가게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위해 수많은 글감을 수집했고, 수없이 구성을 뒤집었으며, 최대한 명확하게 쓰려 했다는 점이 곳곳에서 보인다. 저자의 글쓰기 자체가 좋은 교본이다.
별거 아닌 경험, 비중 있는 글감으로 키우기
특별한 경험은 없다, 특별한 관찰력이 있을 뿐이다.
208쪽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좋은 책입니다. 저자는 글쓰기나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려운 언론사 시험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만큼 시험용 글쓰기에 강한 분인 것 같습니다. '글치'였던 저자를 구해줬던 시험용 매뉴얼이라 글 못 쓰는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글쓰기 실전 팁이 담겨있어서 실용적입니다. '글감' 찾는 요령도 있어서 좋아요. 언론사 필기시험 합격글도 있어서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특히 좋은 책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