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딘다고 해서, 버틴다고 해서, 그저 서있는게 아니고 오히려 더 사투를 벌이며 전방 압박을 하고 기회를 노렸다. 그렇게 달리고, 넘어지고, 뛰어오르는 것이 그 순간에 필요한 ‘견디기’였던 것이다. p.6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요즘의 나는 여러 가지 상황을 ‘견디고’ 있다고 생각했다. 휩쓸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발붙이고 서 있는 것, 그것이 견디기가 아닌가..생각하던 내게 ‘견딘다’는 건 그저 서 있는게 아니라는, 달리고, 넘어지고, 뛰어오르는 역동적인 선택이라는 저자의 글은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견디기는 결코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역동적인 나의 선택이다! p.6
표지에 적힌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기 위한 5가지 기술’이라는 설명처럼 책은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나와 마주하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확신을 갖고..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현재의 나와 마주하기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자기 확신을 가질 것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공부
'하나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다섯 가지 씩이나?' 하는 물음이 떠올라 욕심 부리지 말고(?), 내게 꼭 필요한 것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해볼까 싶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챕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상황을 제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변화에 대응하며, 하나, 하나 일상에 적용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처럼 말이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언급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소제목은 ''왜'라는 의문 갖기'였다. 좋은 질문을 많이 하라(요즘은 '나쁜 질문은 없다'는 이야기까지)는 이야기는, ‘질문’을 주고받는 것에 익숙치 않은 우리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명제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질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우리가 제기해야 할 ‘왜?’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p.59
하지만 내가 곱씹어 생각했던 대목은 ‘왜’라는 질문보다, 우리가 ‘어떻게’에 골몰해 있다는 문장이었다. 마치 요즘의 내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해 더욱 그러했던 듯도 하다.
세상의 흐름은 빨라지고 살기는 점점 각박해지다 보니 이젠 ‘왜?’라는 질문보단 ‘어떻게’란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문제에 닥쳤을 때 문제의 본질보단 솔루션에 집착하는 것이다. p.60
시작하자마자 해결책부터 알아내려 한다면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 동기부여도 안 될뿐더러 마음만 조급해 진다. p.60
선배가 옆에서 툭툭 말을 건네듯 쉬운 글로 풀어낸 글은 그래서 더욱 공감이 된다. 내가 힘들다 말하면, "야, 너만 힘드냐? 다 힘들어"라 핀잔을 주는 대신 "그러게. 너 요즘 힘들어 보인다. 누가 젤 널 괴롭히냐?"하고 맞장구를 쳐줄 것만 같다.
나만 힘들다고 풀썩 주저앉을 필요 없다.
인생은 나만 힘든 게 맞다.
나만이 내 감정에 개입할 수 있으므로.
나는 나를 뺀 우주보다 더 무거운 존재이므로. p.45
무조건 견디라 말하는 대신, 내 감정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는 ‘나’이기에 힘들게 여기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말하며, 그러기에 더욱 스스로를 대접하라고 말을 건넨다.
사실 우리는 모두 잘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잘 된다는 것은 성공을 의미하고,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의 대답처럼) 성공한다는 것은 대접받는단 말이다. 단, 대접을 누구에게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선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p.52
누군들 잘되고 싶은 마음이 없으며, 누군가에게 대접받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그 '대접'을 누구에게 받고 싶은가? 막연히 주변사람을 떠올리다가 문득, 나는 스스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떠올랐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외면한 채 주변의 대접만을 바란다면 공허하지 않을까
내가 나를 대접하면 성공의 기회가 많아진다. 넘어지더라도 지금까지 온 거리를 성공으로 간주할 수 있다. 좋은 것들은 ‘추억’으로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경험’이라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p.52
아직은 마음그릇이 넉넉치 않아 '그렇지 않은 것들'을 '경험'이라 생각할 여유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먼저 나를 대접하고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밖에도 저자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나’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기준을 ‘나’로 두라는 말은 이기적으로 살라는 말이 아니다. 주체가 되어 문제를 바라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좀 더 주도적인 존재로 다시 태어나기를 뜻하는 말이다. p.123
이유를 모른 채 바쁜 일상, 세상에 맞추려 아등바등하는 사이 우리는 가장 중요한 ‘나’를 잊고 산다. 나 자신이 없는 하루는 허상이다. p.141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나’가 자기중심적으로 자신만을 생각하라는 이야기가 아님은 맥락을 통해 알 수 있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주변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결국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 또한 ‘나’에게서 나오니 말이다.
견디는 힘은 결국 살아내는 용기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견디는 힘. 그리고 견디는 힘은 결국 나에게서 와야 한다. pp.241-242
지금 이 순간, 책 한권을 읽었다 하여, 책을 읽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이런저런 고민에 빠졌다 해서, 거기에 ‘나에게 적용하기’를 적어본다 해서 당장 내일부터 ‘새로운’ 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과정이 쌓여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한발자국, 아니 반발자국이라도 내딛게 하지 않을까? 저자가 말한 것처럼 ‘으리으리한’ 집까지는 아니더라도 ‘견고한’ 나만의 집이 되기를 바래본다.
버티는 과정엔 별것 없어 보이지만 그것들이 차곡차곡 모여 힘을 발휘하는 때는 분명 있다. 버팀목은 집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기반이 되어 차곡차곡 쌓이고 결합되어 으리으리한 집이 되는 순간 말이다. p.79
*나에게 적용하기
나를 중심으로 인물관계도 그려보기(적용기한 : 4월)
'나'를 중심으로 한 상황이나 인물 관계도를 그려본다. 나를 해코지하는 사람부터, 뜻대로 되지 않은 상황들, 내 인생이라는 영화의 감독이 되어 시나리오를 써보듯이 말이다. 그러면 상황이 짐작되고, 내가 개선해야 하거나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을 알 수 있게 된다. p.89
*기억에 남는 문장
나의 견디기를 폄하하기보단, 오히려 드높여주는 게 나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자신의 견디기와 버팀이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 얼마나 열심을 다한 결과인지 알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순간에 우리가 얼마나 성장하고 많은 것들을 얻었는지에 대해, 적어도 나는 나에게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않을까. p.9
그렇기에 때론 내가 던져버려야 할 것들, 기대와 희망은 접고 의연하게 기다려야 하는 순간들을 잘 판단해야 한다. 최선을 다할 땐 다 하고, 버릴 땐 버리고 기다리는 자세.
어쩌면 그것은 용기가 아닐까. p.30
누구나 다 그렇게 산다.
‘나’의 상태와 ‘나’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하루하루 되새기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 뿐. p.38
결국 문제를 맞이한 것도 나고, 해결해야 하는 것도 나다. p.72
정답과 오답을 오가더라도 어찌 되었건 우리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걸어가게 되어 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할 필요 없다. 그리고 방향을 생각하고 선택한 질문과 답은 결국 정답에 가깝기 마련이다. p.73
그렇게 우리는 자꾸만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에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말 그대로 내가 주체가 되어야지, 남들이 하는 걸 보고 그것을 원한다는 건 나를 내팽개치는 처사다. p.98
근시안을 벗어나 멀리 보려는 노력.
힘겹고 무겁게 들고 있는 근심과 걱정을 잠시 내려놓는 연습. 딴짓을 할 줄 아는 지혜.
그래서 결과적으로 ‘일’과 ‘일상’에 거리를 두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는 것. p.108
정체성이 흔들려 왜 사는지도 모를 때, ‘해야 하는 일’은 어떻게든 우리를 규정하고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라고 알려주니까. p.114
나는 자라 내가 되었고, 나이 들어 또한 내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고개를 들고 걷고, 실제의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p.127
정체성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확립할 수 있다. 정체성은 ‘확정형’이 아닌 ‘과정형’이므로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니 하루라도 자신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p.145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놓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다." p.150
뭐니 뭐니 해도 기록의 가장 중요한 의미와 사람들이 기록에 가지는 가장 큰 기대는 바로 '다짐'과 '실천'이다. 쓰면 다짐하고, 다짐하면 실천할 가능성이 높다. p.186
무언가를 돌아보지 못하는 시대와 상황은 위험하다. 자칫, 방향도 모르고 그대로 질주하는 위험한 존재와 같다. p.200
사람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을 때, 그것을 벗어나 여행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다. 여행도, 도전도 모두 일상이라는 돌아올 곳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 이니까. p.234
우리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는, 이처럼 ‘왜’보다는 ‘어떻게’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왜’는 방향이자 본질이며, 추구해야 하는 지향점이다. ‘어떻게’는 본질을 향해 가는 수단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가 마치 종착역인 것처럼 살고 있다. pp.256-257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