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본다
미술치료(Art therapy), ‘치료’는 마치 정신적으로 큰 병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 지은이가 이를 깨는 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림에 집중하는 순간, 그림 속으로 빠져들고, 나와 그림이 합일되는 경지는 우리 선조가 문방사우를 곁에 두고, 난을 치고, 사군자를 그리고 또 그림을 감상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붓 끝에 실린 감정이 매번 칠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삐침들, 누군가가 그려놓은 산수화를 보며 마치 자연의 풍광 속으로 내달리듯, 빠져드는 순간 몰아지경…. 아마도 그림을 본다는 것은 단지, 사물을 본다는 의미가 아닌 듯…. 미술치료에 이용하는 그림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지은이 김소울 선생은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와닿는 그림이 있을 것이고,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그림이 있을 것이라고….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간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나’을 찾아주도록 도와준다고 머리말에 적었다. 그렇다. 딱 이 말이다. 우리 선조들이 그림을 보면서 자신을 다스리는 그런 역할을 했던 것일지도. 이렇듯 미술치료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니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아직 ‘테라피’라는 말보다는 치료가 협소하게 들리니 말이다.
이 책은 장 대신에 5개의 스터디는 말로써 구분한다. 스터디에 실린 주제어들을 보자, 우선 1에서는 ‘트라우마, 자존감, 스트레스,관계’를, 2에서는 ‘방어기제, 관계, 절제, 외로움’, 3은 ‘불안감, 관계, 자존감, 관계’, 4에서는 ‘외로움, 무의식, 균형, 위로’를, 마지막 5에서는 선택, 그림을 선택하다, 감정을 선택하다로, 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보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감정에 따라 그림을 선택, 그것을 들여다보면서 힐링을. 마음의 평온상태로 되돌리는 것, ‘심리’ ‘내 마음의 상태’ ‘내 감정의 현재’에 따라 그림이 달라 보일 것이라는 결론을 담고 있다.
외로움, 무의식, 균형과 위로- 어제와 오늘, 그림이 달라 보이는 이유
감정의 변화, 첫인상과 두 번째 인상, 그리고 이후 또 다른 인상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뭔가 맞닥뜨렸을 때, 받은 인상, 지은이는 그림을 설명한다. 어떤 그림을 처음 접했을 때, 받은 인상, 이런 인상이 생기는 과정의 밑바탕에는 그날의 기분, 경험, 다양한 감정이 깔려있다.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매번 다른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음악도, 책도 모두 그렇다. 지난번에 들었던 음악과 이번에는 느낌이 달라, 왠지 더 외로운 듯한데, 지난번에 읽었을 때는 왜 이 대목을 읽지 못했지, 아니 느낌이 다른데….
바로 이점, 감정은 매번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 속에 내 감정을 투사하게 되면 그 그림은 나만의 그림으로 내 감정대로 읽힐 수 있게 되는데, 그때 내 감정 상태를 자연스레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이 책의 목표다. 내 외로움이 그림을 통해 비쳐졌을까, 그림을 보면서 나는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지은이는 '관계'에 힘을 싣고 있다. ‘관계’란 뭘까?, 자, 하나의 예를 보자. 잠적을 하여버린 지인, 왜 잠적하였을까, 이유는 하나 나를 찾아다오라는 것이다. 관심을 가져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다. 주변을 돌아보라 당신은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지인과 친구는 고정적인 관계가 아니라 지인이 친구 관계로 친구가 지인 관계로…. 이 또한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처음 사랑했고 끝나버렸다- 뭉크
자, 그림에 깔려져 있는 분위기와 실린 감정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그림도 있다. 뭉크는 <절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화가다. 그의 작품<별 아래에서>은 1905년에 그린 것이다. 뭉크의 그림은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의 연속적인 이별을 경험하면서 삶의 전반에 그리움이 깊숙이 배어 있다. 그의 그림에 깃든 외로움, 그리움, 쓸쓸함, 이는 그림 자체의 분위기다. 지금 이 그림을 보면서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자신의 감정을 그림에 투사했다. 처음 사랑했던 여인은 남성 편력이…. 뭉크에게 상처만 남기고, 이후 두 사람과 연애를 했지만, 뭉크는 사랑이 떠나버릴 것을 두려워하여 끝내 독신으로 남았고 81세 죽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배경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그림이 말하는 것들 들을 수 있다. 이 또한 그림보기와 내 감정 확인하기에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심리 개념을 하나하나 이렇게 그림으로, 또 관련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자신의 감정 다루기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아마 목차도 스터디 1~5로, 상황에 맞게 풀어낸다. 꽤 설득력이 있는 글쓰기를 하는데, 이 책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림과 감정을 선택하는 주체는 바로 ‘나’다
술술 읽히는 책, 딱딱한 개념 설명과 어려운 전문용어를 나열하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고 있는데, 그 뒤에 조용히 다가와 장황하지도 않고, 주절주절 대지도 않은 채 조용히 귓가에 대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이 말은 빠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그림과 대화를 해도 오늘과 내일은 분명 다를 겁니다. 그 차이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기회가 열릴 거예요.”라고, 그리고 그림과 감정을 선택하는 주체는 바로 당신이라고 말이다.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어서 참으로 아쉽다. 감정은 아는 순간에 치유될 수 있다. 내 안에 또 다른 나의 감정을 몰라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또 다른 나와 소통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내 안에 갇힌 나와의 대화의 시작이 감정을 알기 출발이 아닐까 싶다.
요즘 코로나 재난 상황 속에서 모든 게 변하고 있다. 혼자 밥 먹기, 배달음식에 익숙해졌다.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고, 웃고 즐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럴 때, 이 책을 동무 삼아 홀로 생활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책에 실린 ‘그림’만 보고 느낌을 적어두자. 며칠간 그렇게 해보고 어떤 느낌인지, 비교해보라. 그런 후에 이제 책 내용과 함께 그림을 또 한 번 봐보자. 당신의 감정은 어떤가?, 변화를 느끼는가? 아마도 이 책의 독법이 아닐까 싶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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