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론, 성공 대화론, 자기 관리론 이렇게 3부작으로 유명한데요.
이번에 데일 카네기의 인생 경영론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 거라 생각해요. 저도 이번에 처음 읽었거든요.
인생 경영론의 원제는 Five Minute Biographies로서 5분 전기라는 뜻인데요. 여러 유명 인사들의 인생을 단 5분 정도의 독서로 읽을 수 있게 요약한 인물 사례 모음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937년에 첫 출간되었으며 시대가 시대인 만큼 옛날 사람들의 사례가 가득합니다.
당연히 올드 한 느낌이 나지만 몰랐던 인물들이 많았고 현시대에도 여러모로 배울 점들이 충분히 많은 인물들이라서 재밌었어요.
각 인물의 사례가 끝나면 인생 경영 포인트라고 사례에서 뽑아낼 수 있는 통찰력이 담긴 글이 쓰여있는데 이 부분은 책을 번역한 이종인 님이 썼다고 합니다.
전 인생 경영 포인트 때문에 이 책을 살 가치가 200%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우선 인물이 살았던 시대나 인물의 기본 배경지식이 나와 있고 요약정리가 잘 되어 있어 제가 이해한 바와 같은지 비교하기 좋았고 빠르게 복습할 땐 이 부분들 위주로 봤어요.
인상 깊었던 부분들도 사례보다는 오히려 인생 경영 포인트에서 많이 나왔는데요. 인물과 시대에 관한 여러 배경지식과 더불어 이종인 님이 동서양을 넘나들며 비슷한 예시도 들어주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재밌더라고요.
상식은 기본이고 데일 카네기의 책과 합쳐져서 시너지를 냅니다. 그리고 독서와 사색을 많이 하셨다는 게 글에서 느껴져요. 인물의 인생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항상 생각하고 가지고 있던 느낌이 있었는데 아마 이 느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었거든요.
시오도어 루스벨트의 사례를 바탕으로 인생 경영 포인트를 써주셨는데 이걸 보여드릴게요.
인생 대부분의 순간은 모순적인 마음 사이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집에 있을 때에는 모험을 떠나고 싶고 막상 모험 길에 오르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것처럼, 인생은 모순어법의 형태로 우리를 시험한다. 권력을 얻으려면 큰 야망을 갖고 물러설 줄 모르는 집념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어느 정도 합리적 범위 내에서 멈출 줄도 알아야 함을 루스벨트는 알고 있었다. 인생의 생존 조건에 부수되는 근원적 모순을 통찰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해지고 싶지만 운동은 하기 싫어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아무런 도전은 하지 않는다. - 이종인-
또 다른 인상 깊었던 부분은 버나드 쇼의 사례와 인생경영 포인트입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저 문장이 오역이라네요. 저 묘비명의 원문이 밑의 문장인데 제대로 번역하면 "오래 버티면 내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지!"랍니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의미가 전혀 달라지네요. 원래 뜻은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반면 오역은 너무나도 시니컬해지니 말이죠.
로웬 토머스의 사례에서도 처변불경이란 사자성어와 절영이라는 중국 고사를 인용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데일 카네기의 3부작은 당연히 사서 읽어볼 가치가 있지만 이 책은 만약 원본 그대로였다면 굳이 사서 읽진 않았을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빌려봤겠죠.
그런데 인생경영 포인트 덕분에 사서 읽을 가치가 생겼습니다.
원제처럼 출근하기 전 혹은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아니면 잠자기 전 딱 5분만 투자하면 명성을 떨친 사람들의 인생을 훑어보며 통찰력과 삶에 대한 태도 등 인생을 경영하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