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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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의 철학

대전환의 시대를 구축할 사상적 토대

리뷰 총점 8.9 (17건)
분야
인문 > 철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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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철학자가 제안하는 '뉴노멀의 철학'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s********7 | 2020.10.08 리뷰제목
올해 초 코로나19 발발 이후 코로나 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 코로나 이후의 교육, 경제, 체제 등 미래에 관한 책, 언택트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이번에 나는 철학자 김재인 교수의 책 '대전환의 시대를 구축할 사상적 토대' - <뉴노멀의 철학>을 읽었다.철학에 대해서는 잘알지 못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상황을 이해하고 싶었으므로 철학자,
리뷰제목

올해 초 코로나19 발발 이후 코로나 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 코로나 이후의 교육, 경제, 체제 등 미래에 관한 책, 언택트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이번에 나는 철학자 김재인 교수의 책 '대전환의 시대를 구축할 사상적 토대' - <뉴노멀의 철학>을 읽었다.

철학에 대해서는 잘알지 못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상황을 이해하고 싶었으므로 철학자, 인문학자의 입장에서 본 뉴노멀, 코로나가 궁금했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 '유예된 시간의 도래'에서 코로나19로 인류는 처음으로 지구적 관점을 강요받고 있으며, 이 상황 앞에서는 과학기술도 경제도 가던 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어디로 가야하나? 어떻게 가야 하나? 왜 가야 하나? 무엇을 위해서? 이제 이런 물음들에 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코로나19와 함께 포스트-근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뉴노멀의 철학이 요청되는 새로운 조건으로 인공지능, 기후변화, 감염병 대유행을 꼽으면서 코로나19가 뉴노멀을 명확히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든 결정타였다고 서술한다.

총 6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서양 근대의 성공과 실패를 검토하며, 새로운 가치들의 정립 가능성을 모색하고, 학문과 교육의 새로운 체계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다.


1장 '영토의 발견'에서는 경계, 영토, 국경 그리고 안전과 자유, 거버넌스에 대해 논한다.

2장 '새로운 거버넌스의 맹아'에서는 한국의 방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논란이 되었던 '개인의 인권 vs. 공동체의 안전'에 대해서 검토해보고, 인권 개념의 형성과 실천의 역사까지 살펴본다. 그리고 인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돌파의 가능성과 한계도 짚어본다. 이어 감염병이라는 문제의 특수성과 구체성, 새로운 거버넌스, 식민주의와 서양 근대의 가치들, 문화 강국론과 세계시민주의를 살펴본다.

3장 '탈근대적 가치의 기초'에서는 다양한 철학자들의 계약론, 흄의 정치철학, 니체의 '권력의지'를 논한다.

4장 '앎의 조건의 변화와 학문의 응수'에서는 코로나19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더 큰 변화를 사고해야만 하게 되었으며, 이제 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 조건을 전제로 새로운 사상을 발명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학문과 교육과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앎과 배우는 법'에 대해 말하며 재인식, 분석 / 배움, 종합을 설명한다. 또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소제목은 이것이었다. '4.3 선례가 없다는 것을 새로운 기본값으로 받아들이기' 방역, 민주주의, 예술 창작, 기술 발전 등 여러모로 선례없는 상황을 겪고 있고 만들어가는 우리나라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장이었다.

5장 '과학을 품은 인문학'에서는 인문학과 과학이 만나야 함을 역설한다.

마지막 6장 '인문X과학X예술: 뉴리버럴아츠의 탄생'에서는 창조성과 뉴리버럴아츠에 대한 제안이 다뤄진다. 


'성공할 거라는 보장이 없더라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실험 속에서만, 창조적 결과가 잉태될 수 있다.' '창조성은 실험의 위험성을 이겨내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용기와 힘, 그리고 그것이 실천될 수 있는 자유를 전제로 한다. 실패해도 괜찮아야 한다.'라며 창조성이 개인 차원의 사안이 아님을 말하고 창의성을 계발하는 방법, 창조적 인간을 만들기 위한 교육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리고 과거의 리버럴아츠 전통을 갱신한 '뉴리버럴아츠'로서의 인문학, 새로운 교육과정, 중등교육과정의 문이과 통합을 제안한다.

각 장의 말미에는 '코로나 시대의 윤리학', '동양철학은 없다' 등 짚어가는 글이 있어 생각할 거리를 한번더 던진다.

 

들뢰즈, 과타리, 존 로크, 루소, 흄, 니체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저술, 발언, 이론이 제시되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철학적 관점에서 코로나19의 상황과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할 거리를 던진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개인적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배우고, 앎에 대해 추구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한 책이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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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뉴노멀의 철학 평점10점 | y*******n | 2020.12.21 리뷰제목
김재인 교수님의 저서 《뉴노멀의 철학》(동아시아, 2020)을 읽고 독서 감상문을 씁니다. 그간 소설책 아니면 시집에 편중되었던 독서를 반성하며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은 책입니다. 항상 철학 관련 도서를 읽어봐야지 다짐만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의 안목과 선택을 칭찬하고 싶네요. 철학이라는 학문이 익숙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코로나19
리뷰제목

  김재인 교수님의 저서 《뉴노멀의 철학》(동아시아, 2020)을 읽고 독서 감상문을 씁니다. 그간 소설책 아니면 시집에 편중되었던 독서를 반성하며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은 책입니다. 항상 철학 관련 도서를 읽어봐야지 다짐만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의 안목과 선택을 칭찬하고 싶네요. 철학이라는 학문이 익숙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코로나19에 철학적 사상 및 토대를 접목하여 여러 방면에서 현 시국을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보게 하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보통 책을 읽게 되면 목차고 작가의 말이고 첫 장부터 꼼꼼히 읽는 성향이라 들어가는 말(<유예된 시간의 도래>)부터 찬찬히 느린 호흡으로 읽어보는데 첫 장부터 감탄했습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니체의 《선악 너머》, 들뢰즈&과타리의 《천 개의 고원》에서 인용해온 구절로 시작하는데 단순히 인용문일 뿐일 서두가 정말 멋있고 책의 포문을 제대로 열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들어가는 말부터 이토록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글솜씨라니 부럽기도 했네요. 게다가 이 책은 편집도 정말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주석도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논문처럼 읽고 있는 장의 하단에 바로 표기해놓은 것도 마음에 든 부분 중 하나입니다.

  각설하고, '코로나 팬데믹 시리즈2'라는 부제를 달고 있듯이 들어가는 말에서도 코로나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서문에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 두 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어떤 변화는 일시적이면, 어떤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모두는 코로나 19가 가져온 변화가 영원히 계속될 것임을 직감한다. 세상은 다시는 전과 같지 않으리라.",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사상이 탄생하는 곳이 선진국이다."라는 말씀을요. 이 책의 표제이기도 한 '뉴노멀의 철학'의 중심에는 인공지능, 기후변화, 감염병 대유행 이 세 가지가 놓입니다. 아울러서 이 책은 탈근대의 철학을 세우려는 시도와 학문과 교육의 새로운 체계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제1장 <영토의 발견>에 자주 등장하는 영토, 재영토화, 거버넌스, 노모스와 같은 철학적 개념들이 사실은 이해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인문학적 교양이 빈곤한 탓이겠지요. 그러나 코로나19와 연관지어 풀어나가셔서 명확히 이해가 가지 않는 와중에도 흥미로움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슈를 코로나 혁명이라고 명명하신 것이 특이한 지점이었습니다. 혁명의 본질을 '한 체제가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다른 체제로 급격히 변화하는 사건'으로 보았을 때 코로나19도 넓은 의미로 봤을 때 충분히 그러한 혁명적 사건이 될 수 있다 여긴 것입니다. 김재인 교수님은 이렇듯 코로나 혁명이 바꿔 놓게 될 가치와 개념이 탈근대를 지향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코로나19는 국경을 비롯한 각종 세상의 경계를 들춰냈다고 볼 수도 있는데 필연적으로 영토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동물의 영토는 자연적 인위며 이는 노모스의 원초적 의미와 맞닿아 있다고 합니다. 노모스의 의미 변화를 소개하면서 김재인 교수님은 동물에게 영토의 구성이 자연적 인위인 것처럼, 인간에게 정부의 구성도 그와 유사한 게 아닐지?, 본래 노모스가 초월적 강제성을 포함하지 않듯 정부를 구성하려는 집단 의지도 인간에게 필연적인 것을 아닐지? 근대적 개념인 '정부'는 탈근대적 개념인 '거버넌스'로 전환해야 하는게 아닐지? 현재 드러나는 것은 인민이 구성한 '자연적 경계'며 그것이 곧 새로운 통치 형태, 새로운 거버넌스가 아닐지? 그것은 곧 자기 통치라는 형태의 새로운 민주주의가 아닐지? 이것이 근대 대의민주주의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건 아닐지? 이렇게 연쇄적으로 수많은 의문을 던지는데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철학자란 사람들이구나 새삼 생각의 깊이가 남다름을 느꼈습니다.  코로나19는 자연적 인위로서의 영토를 드러냈고, 영토란 안전한 삶의 터전이나 공동의 안식처에 다름 아닌데 안전한 영토를 구축하는 것은 구체적 자유의 발현을 위한 필연의 수순이라는 김재인 교수님 말씀에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제2장 <새로운 거버넌스의 맹아>는 다행히 1장보다는 이해하기가 다소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사실 코로나19를 겪으며 방역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 여기에 인권 논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 저를 당혹스럽게 하였습니다. 개인의 인권vs.공동체의 안전을 놓고 국내 시민단체, 서양 언론의 시각 차이가 사뭇 대조적입니다. 한국인은 스스로 감시 사회와 빅브라더를 걱정하는 반면 서양은 한국의 보건 의료 시스템과 민주주의 저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 말입니다. 개인의 자유도 중요하고 코로나 19를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한데 우위를 점칠 수 있는 가치 논쟁인가 싶지만 김재인 교수님은 자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토의 문제이며 영토가 망가지면 개인의 자유도 없다고 단호히 이야기합니다. 감염병 유행이라는 공중 보건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동료 인간에 대한 존중과 연대, 호혜성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의사결정의 투명성, 솔직한 소통, 신속한 대안 마련 등을 통해 시민들과 새로운 거버넌스의 실험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말합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방역의 성공 요인으로 4T, 즉 진단, 추적, 치료, 투명을 꼽는다고 하는데 여기에 김재인 교수님은 신뢰를 덧붙입니다. 한국 방역은 '과학'과 '신뢰'에 기반을 두었기에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이기에. <문화 강국론과 세계시민주의>라는 소제목에서는 김구의 <나의 소원>이라는 글을 소개하며 대한민국의 지향점을 이야기하는데, 김구의 글이 왠지 때묻지 않은 순수한 이상향 같은 느낌이라 울컥했습니다. 언젠가 전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3장 <탈근대적 가치의 기초>에서는 장자크 루소의 계약론(정부계약), 데이비드 흄의 정치철학(계약론을 넘어 경험적 묵계로) 등을 소개하는데 사실 제게는 어려웠습니다. 그냥 이 분들이 '생명, 자유, 소유'와 같은 인간 본성을 탐구하였다는 정도는 알겠습니다. 김재인 교수님의 강조점은 이제는 지구가 하나의 공동체화로 거듭났으니 지구 시민들 모두가 협심하여 새로운 지구적 거버넌스를 만들어내야 하며, 그 속에서 서양 근대의 가치들이 재편&재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난파 직전의 지구를 가라앉게 하지 않으려면 함께 새로운 묵계를 만들어야 하며 빼앗는 것이 아닌 나누어주는 것이 새로운 거버넌스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인데요, 장재인 교수님은 이러한 거버넌스를 가르켜 '공동주의'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3장에서 제일 관심 있게 읽은 것은 니체의 '권력의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빼앗는 힘보다 주는 힘이 더 위대하고 근본적이라는 것입니다. 빼앗는 힘을서의 권력은 하급이고 주는 힘이야말로 최상의 권력이라는 말이 시사하는 점이 강렬하게 와닿았다고 해야 할까요? 니체는 정의론에 있어서도 '각자에게 각자의 몫'이라는 통상적인 정의에 대한 해석을 수혜자 중심의 논리로 보고 시혜자의 관점에서 정의를 재구성하려 하며 관점 전환을 하였다고 합니다. 어쩐지 니체라는 철학자에게 조금 많이 빠져들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장마다 짚어가는 글이라고 해서 토막글이 있는데 이 토막글마저 굉장히 생각의 저평을 넓혀주는 내용이 글이 많아 유익합니다. 가령, 3장 끝에 니체의 영원회귀의 윤리학을 소개한 글을 보고 내 삶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들뢰즈가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해석하길 "네가 하고자 하는 모든 것에서 '나는 그것을 셀 수 없이 여러 번 하고자 하는 식으로 하려는가?'라는 물음이 최대 주안점이라고 말합니다. 김재인 교수님은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미련이 남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힘의 끝까지 행해야지만 영원한 반복을 각오하고 행해야만 삶을 해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며 만약 '그때 그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순간' 회한으로 인해 삶은 가벼워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행동하되 영원히 반복되리라는 걸 전제하면 최선의 행동을, 후회없을 행동을 하게 되리라 니체는 말합니다. 철학적 소양이 얕은 제가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단순하게 이해한 것인지 몰라도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정신적 토양으로 삶기 좋은 사상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주 곧은 뼈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요. 인생 교훈 같은 글을 찾으려고 이 책을 펼친 건 아니었는데 어쩔 수 없이 이런 부분에 가장 감화되고 마는 현실이 고달픈 현대인이라 해도 아무렴 어떤가요.

  제4장 <앎의 조건과 변화와 학문의 응수>에서는 인공지능, 기후위기, 감염병 대유행의 조건 앞에서 더 이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므로 새로운 학문과 교육과정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김재인 교수님은 객관적 지표(세계 강대국 순위 9위, 제조업 세계 5위, 교역량 세계 10위)를 들어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아직 후진국 딱지를 떼려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지라 다소 부끄러움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의 대처가 선진국의 대처보다 많은 방면 뛰어나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만큼 좀더 자부심을 가져도 될 텐데 김재인 교수님 말씀처럼 개발도상국적 인식의 타성에 젖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들뢰즈에 따르면 '재인식'은 이미 아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고 '배움'은 처음으로 알아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선진국적 앎이 바로 배움과 종합, 즉 발명하고 창조하는 앎, 즉 첨단의 앎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금번 코로나19 사태로 선진국들이 한국에 매뉴얼을 요청하고 있다는데 이러한 것이 선례를 만들어간다는 것이고 그간 한국이 서양에 기대왔던 일이기도 합니다.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라 애매하긴 하여도 지금껏 선례를 만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긍지를 가질만한 일이라고 저부터 인식을 전환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제5장 <과학을 품은 인문학>에서는 인문학의 윤리와 관련해 인문학이 과학을 배워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왜 갑자기 윤리 이야기를 하는가 의아하였더니 곧바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시기를, 과학 활동 자체가 실증적인 검증과 비판을 내포하고 있기에 더 윤리적일 수 있으며(인문학은 사실과 해석을 오가는 활동이기 때문에 은폐가 쉬움), 인간이 자연에 대해 가장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쟁취한 앎의 총체 및 그 앎을 유지&보수하고 갱신하는 태도들의 집합이 곧 과학인데 이것을 무시하고 인간과 삶에 대해 논하는 게 가당치 않음을 피력합니다. 그리고 과학으로부터 정량적 사고 방식과 비판적 자세를 배워야 함을 순차적으로 짧고 임팩트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대망의 마지막 장인 제6장 <인문x과학x예술:뉴리버럴아츠의 탄생>입니다. 철학서는 어려워서 책 읽는 속도가 더딜거야 짐작했던 것과 달리 하루에 약 1장 정도씩 읽어서 일주일 만에 마지막 장에 도달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시의성 있는 소재와 철학을 엮은 점이 흥미가 안 돋을 수 없는 소재이기도 하니까 더 재미있게 읽혔던 것 같습니다. 제6장에서는 창조성의 개념부터 묻고 있습니다. 창조성이란 새로운 무언가를 최초로 만들어 내는 데서 성립하는 것인데 이때 사회가 그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창조성은 실험의 위험성을 이겨내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용기와 힘, 그리고 그것이 실천될 수 있는 자유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해도 괜찮아야 하며 개인도 사회도 크게 상처 입지 않을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실험이 허용된다는 말이 어쩐지 위안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김재인 교수님은 창의성 교육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를 던지고 있습니다. 뉴리버럴아츠로서의 인문학 갱신을 제안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에 닿아 있다 볼 수 있겠습니다. 문과와 이과 이분법적인 제도 안에서 더 많은 개념과 언어를 이해할 기회를 놓치고 편협한 지평을 갖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 아닌지요? 이렇듯 문과와 이과를 통합하는 뉴리버럴아츠 교육이 필요하는 데에는 저도 김재인 교수님의 생각에 적극 동감입니다. 과거 그리스 철학자들이 철학자인 동시에 과학자, 수학자이기도 했다는 것을 한번 떠올려 보아야 할 것입니다.

  김재인 교수님의 말씀하셨듯 이제는 탈근대를 준비해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많은 것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습니다. 홍수에 휩쓸리듯 강대국들 혹은 선진국들이라고 칭하였던 나라들의 틈바구니에서 과거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면서 선례를 뒤쫓기 급급하였던 때를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이 배울 점이 있는 선례를 만들어가고(창조해나가고) 있듯이 그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사상이 대두되어야 탈근대를 안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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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t******7 | 2020.09.12 리뷰제목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세상. 역사책에서나 본 세기의 변화가 지금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 사회와 경제 흐름을 내다보는 책은 많았지만 철학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은 처음 읽게 되었다.<뉴노멀의 철학>(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0)은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김재인 교수의 책으로, 뉴노멀 시대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해석,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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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세상. 역사책에서나 본 세기의 변화가 지금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 사회와 경제 흐름을 내다보는 책은 많았지만 철학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은 처음 읽게 되었다.

<뉴노멀의 철학>(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0)은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김재인 교수의 책으로, 뉴노멀 시대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해석,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인문학의 탄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철학자답게 니체와 들뢰즈, 칸트, 흄 등 시대를 이끈 철학자들의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재해석하고,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설명해 준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 그렇게 행동하라. 이런 행동 규칙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누군가 농담으로 아무렇게나 살겠다고 말할 수는 있으리라. 하지만 그 행동과 행동 결과가 영원히 반복된다면 그렇게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통 시대가 지나고 난 후에야, 시대가 전환 국면을 맞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과도기, 격변기로 생각될 만큼 그 변화가 체감되는 걸 보면 코로나19의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과연 '뉴노멀'의 기준은 무엇인가.

김재인 교수는 이 책에서 '뉴노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조건으로 3가지를 꼽는데,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등의 전염병,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그것이다. 매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껴지는 기후의 위기.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니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가 야기한 이 위기는 어떤 것과도 비교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새로운 시대라고 불리는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이 세계를 주도하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최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것이 멈추고, 코로나만 창궐하는 느낌이다. 이런 때, 넋을 놓고 있다간 어려움이 더해갈 수 있다. 그래서 위기를 극복하는 철학과 사상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철학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아는 철학자도, 모르는 철학자도 있었지만 그들의 의견과 저자의 해석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뒷부분에는 저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인문학'의 모습을 제안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저자는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애자고 한다. 아니, 아예 문과를 없애자고 한다. 처음엔 깜짝 놀랐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문과를 없앤다는 것이 문과 과목에 집중하는 학습 방식을 없애자는 것이었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중등교육과정에서는 문과를 폐지하고 모든 학생에게 수학과 자연과학을 포함한 동일한 내용의 필수 공통과목을 가르쳐야 한다.

2. 학부에서의 고등교육은 뉴리버럴아츠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전문 지식과 기능은 대학원에서 떠맡아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수학과 과학 중심으로 교육하고, 학부에서는 문과와 이과, 예술을 접목한 '뉴리버럴아츠'를 적용하며, 그 중 전문 분야는 대학원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 '문송 세대'의 입장에서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논리와 해답이 있는 수학이야말로 탄탄한 기초를 세우는 데 결정적인 과목이 되리란 생각도 든다. 또한 저자는, 국어 과목을 없애고 문학의 비중을 더 늘릴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지금까지도 '인문학=문.사.철'이라고 생각한다. 즉, 인문학의 중심은 문학, 역사, 철학이라는 것.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이 개념이 일본에서 그대로 온 개념일 뿐 지금 세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수학과 과학적 접근과 인문학적 소양이 맞물려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여전히 인문학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드는 게 혹시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본다.

그래서 저자는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획득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1.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가까운 미래의 유망 직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

2. 기대수명이 늘어나서 첫 직업이 평생 직업이 되리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

3. 대학 전공은 유효기간이 아주 짧아졌다. 매번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하므로, 학습은 곧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사회에 진출하기 전까지 학교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저자의 이런 의견에,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도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입시', '성적'이라는 게 발목을 잡을 것이며, 수많은 방해 요인들이 등장할 것이다. 저자도 그걸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어디선가 이러한 생각과 움직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변화로 나아가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뉴노멀 시대'의 어디쯤 와 있는가.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음은 잘 알고 있다. 이 위기가 당장 사라질 수 없음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시대에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하번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삶과 교육. 이 두 가지 측면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은 의의가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라도 변화는 분명 필요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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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뉴노멀의 철학 평점10점 | g****i | 2020.09.10 리뷰제목
"문과를 없애야 인문학이 산다."문과생인 나로서는 저자의 파격적인 제안에 어리둥절하다. 뼛속까지 문과, 이과를 나누던 이분법적 사회에서 문과를 없애면 이과만 판을 치는 세상일 될 것인가하는 의문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는 문과, 이과라는 경계를 없애고 공통과목으로 가르치자는 제안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 새로이 생기는 문화,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표준에 파격적인 제안으로 우
리뷰제목


"문과를 없애야 인문학이 산다."


문과생인 나로서는 저자의 파격적인 제안에 어리둥절하다. 뼛속까지 문과, 이과를 나누던 이분법적 사회에서 문과를 없애면 이과만 판을 치는 세상일 될 것인가하는 의문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는 문과, 이과라는 경계를 없애고 공통과목으로 가르치자는 제안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 새로이 생기는 문화,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표준에 파격적인 제안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인문학을 조금 안다고 하는 문과생들이 어지럽혀놓은 인문학 사상을 제대로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


인문학이 과학과 만나야만 인문학자들도 과학적 사고와 훈련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안한다. 첫째, 중등교육과정에서 문과를 폐지하자. 둘째, 학부 과정은 문과, 이과, 예술을 통합하는 새로운 학문 체계인 뉴리버럴아츠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전문 지식과 기능은 대학원이 떠맡아야 한다.


그는 단순히 교과 과정을 개편하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해 생산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위기에 몰렸을때 새로운 질서와 문화, 사회가 탄생한다.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의 위기들이 이전에 우리가 향유했던 것들이 생명을 다한 것이라고. 그것도 모른채 우리는 그것을 영원할 줄 알고 남용했던 결과, 지금의 사태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표준, 새로운 질서의 새로운 세계는 저자가 말한 경계의 타파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이나 궁금해 진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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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든 것이 바뀐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t****3 | 2020.09.06 리뷰제목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지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 바이러스는 정말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 너무도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 삶도 많이 바꼈다. 코로나는 아직 종식되지 않은 현재진행형 바이러스이다. 그래서 코로나가 가져온 이 급격한 변화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기 전으로는 다시 돌아
리뷰제목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지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 바이러스는 정말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 너무도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 삶도 많이 바꼈다. 코로나는 아직 종식되지 않은 현재진행형 바이러스이다. 그래서 코로나가 가져온 이 급격한 변화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기 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순 없으리란 점이다. 우리가 당연히 누려왔던 '일상'의 지형이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해야할 때다. 새 술을 담그면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상이 필요한 법이다.



    니체와 들뢰즈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재인 교수는 우선 서양의 근대를 만든 철학자들의 사상을 짚는다. 오늘날 세계의 중심이 서양이라 불리는 유럽과 영미권 국가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 나라들이 운영되는 시스템과 지향하는 핵심 가치는 몇 세기 전에 논의됐던 철학적 사상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서양이 세계의 주도권을 쥐면서 공고하게 다져왔던 핵심 가치는 최근에 급속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의 유럽 유입 폭증, 이로 인한 유럽 연합의 위기와 브렉시트, 예측치 못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로 인한 국경 차단과 교류 감소 등 협력과 공존의 가치는 점저 옅어진 채 각자도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 당장 대처해야할 코로나 문제는 물론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는 기후 위기 문제까지, 오늘날 우리의 당면 과제들은 한 두 나라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초국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포용과 협력을 중시하는 거버넌스, 즉 성숙한 민주주의와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요소인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렇게 책의 후반부의 논의는 자연스럽게 교육의 문제로 옮겨간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대가 아닌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는 지금과 달라야 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교육 역시 많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나치게 분과적인 학문이 통합적인 사고를 저해한다고 생각하고 이 분야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뉴 리버럴 아츠 New Liberal Arts'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창조적인 발상은 통합적인 사고에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관련된 소식을 접하면서 인간이 그동안 이룩해왔던 문명과 시스템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참 허망하단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미증유의 사태 덕분에 우리는 갑작스레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회(chance)는 변화(change) 속에 있다.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절망적이지만 지금보단 분명히 더 나아질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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