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 인생의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제목이 조금은 거창하다. 철학할 것, 철학을 하는 것, 글쎄다 자주 철학이란 말을 듣게 되는데 아직도 어색하다. 애초 철학이란 용어는 소크라테스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일반이다. 소크라테스가 문제 삼았던 것은 인간이며, 영혼으로서 보편적 인간이었다. 인간이 영혼을 잘 가꾸는 것은 지혜(sophia)를 사랑(philos)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철학하는 것(philosophia)이며 바로 여기서 철학이란 용어가 나왔다.
자, 그럼 철학이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더불어 여전히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다. 모든 사람이 제각각의 철학을 가지고 있으니, 백사람이면 백개의 색깔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두를 철학이라 부르진 않는다. 통상 우리가 생각하는 철학이란 자기 자신의 앎의 문제를 탐구하는 것(사유의 학문)이거나, 또는 난해한 학문이나 우주 근원을 탐구하는 종합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을 저버린 철학은 사상누각이다. 나로부터 나를 기준으로 내가 철학의 대상이며 철학의 주체다. 배고픈 나를 대신하여 누군가가 음식을 먹어도 내 배가 부르지 않듯 철학 또한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즉, 보기 싫은 나, 내가 아닌 다른 누구였으면 하는 마음과 생각은 철학 하기를 회피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당신에게 철학을 해보라고, 현실 생활의 고달픔, 외로움, 번 아웃에 이르기까지 혹독하게 휘둘리는 현대인들, 바로 이런 현실이 철학을 할 동기가 된다. 자신과 정면으로 맞서서 내 안의 그리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으로 철학을 해보자.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니….
불안하고 막막할 때 철학을 읽는 이유는 흔들리는 삶조차 소중하기에
지은이 허유선은 이 책을 4개의 장으로 나누어 1장에서는 세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물음과 5명(프롬, 헤겔, 니체, 버틀러, 야스퍼스)의 철학자가 한 말들을 끌어와 마치 두 사람이 앉아서 묻고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자연스레 이야기를 전개한다. 2장, 인생의 길을 이렇게 걸어가는 게 맞을까요? 라는 물음, 이에 관한 답으로 도가철학, 주희, 공리주의, 아렌트의 나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걸까요라는 글을 끌어와 이야기를 풀어낸다. 3장 나는 좋은 사람,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 율곡과 칸트, 플라톤의 말을…. 4장,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누구에게 말해야 할까요?. 어차피 죽을 텐데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하이데거), 데카르트, 등의 이야기를…….
18개의 고민에 관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묻고 답하면서, 우리에게 일러줍니다. 철학은 내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몇몇 이야기를 생각해본다…. 이런 문제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 앞서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이들에게 물어야 할까?,
타인과 나, 비교의 중심잡가- 헤겔
비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간은 늘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한다. 무의식적 습관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그럼 비교를 때려치워야 할까요? 비교 자체는 나쁜 일은 아니다. 도대체 비교의 무엇이 나를 괴롭히는 걸까? 우리가 비교 때문에 힘들 때는 자기를 낮추게 될 때다. 저 사람보다 못하는, 저 사람보다 느리고 서투른 내가 못난 사람처럼 느끼고…. 나를 자꾸 작게 만드는 비교를 그만둘 수 없을까, 나를 잘하게 도와주는 비교를 할 수 없을까? 이런 꼬꼬무 질문의 답을 헤겔의 말에서 찾아본다. 그에게 비교는 나 자신을 만들고 꾸려나가는 데 꼭 필요한 양분이라 생각됐다. 즉, 비교를 어떤 관점에서 받아들이는가, 이것이 문제라는 말인데, 사람은 은연중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인정욕구), 이 욕구는 피라미드로 치면 윗단에 놓기 위해 먼저 놓아야 하는 기단이다. 그냥 ‘나’에 대한 인정이다.
인정욕구, 실은 자기의식 뒤에 따라오는 것이라서 인정받을 목표를 세우는 것도 노력하는 것도 나름의 자기의식이 없으면 시작할 수 없다. 우리는 어떤 성취가 없이도 이미 인정할,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 헤겔이 보기에는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누구에게서 인정받으려 애를 쓰지만, 남은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지은이는 나를 내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라.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데, 바로 이때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난다. 비교의 중심에 남이 아닌 나를….
이 대목은 최진석 선생의<나 홀로 읽는 도덕경> (시공사, 2021) 도덕경 해설 내용에서도 나온다. 공자는 좇는 이들은 멘토 즉 뭔가 바람직한 상(이미지, 군자 등)을 따라 배우면서 열심히 수양하면 그 모델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늘 뭔가 부족함을 느낀다. 즉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늘 하게 된다. 하지만, 노자는 나를 중심으로 누군가와 비교하기보다는 내가 중심이니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라고…. 위에서 말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즉,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거두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비교에서 오는 부정적 요소는 해소되지 않을까,
반복되는 실패, 내가 못나서일까?, - 한나 아렌트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런 듯한데, 정말 똑같은 실패가 반복되는 것일까? 진짜로…. 이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조금은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한다. 모든 행동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기에 그 어떤 실패도 결코 똑같은 실패일 수 없다고…. 한나 아렌트는 남들과 다른 시좌에서 생각하고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서, 한 번 살펴보련다.
그의 책 <인간의 조건>(이진우 역, 한길사, 2019)에서 인간의 활동을 노동, 작업, 행위로 구분되고, 이 세 가지 활동이 모두 더해져 우리의 삶이 구성된다고…. 노동은 생존(목숨을 유지하는 일)과 관련 있는 모든 활동이다. 먹고, 자고, 싸고, 숨 쉬는 것, 휴식 등 모든 것이 생명 유지 활동이기에 노동에 포함된다. 작업은 노동이 아닌 활동 중 사물과 관계되는 활동, 사람이 뭔가 인공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바로 작업 활동이다. 노동, 직업 활동으로서 노동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행위는 우리의 사회적 삶, 사람들과 어울려 살며, 그와 관련된 활동, 말과 행동이 모두 포함된다. 내 의견을 밝히고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전부 행위다. 이것이야말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활동이다.
행위는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말과 행동을 하는 그 자체다. 어떠한 행위를 할 때마다 우리의 개성을 만들어가게 되니까, 우리는 행위마다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제2의 탄생),
어떤 실패 앞에서도 기회를 달라. 절대 박탈하지 말라. 늘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기에
그래서 내가 하는 행위는 과거의 그것과 다른 새로운 행위라서 반복되는 실패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인데…. 실패를 경험한 뒤, 우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실패의 시간, 괴로운 시간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나는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왔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번 새롭게 뛰어들고, 새롭게 기뻐하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하면서….
그 밖에 여러 이야기가 실려있는 이 책, 나를 거울에 비춰보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책이다. 완벽주의와 번아웃, 그리고 돈을 버는 것과 어른의 의미 등 우리의 삶 속에서 끼어들어 늘 함께해온 고민, 피하려 해도 언젠가는 맞닥뜨리게 될 주제들이다.
나를 누구와 비교하지 말고,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행위를 하지 않으면 실패는 있을 수 없기에, 하지만, 어제의 실패와 오늘의 실패는 같지 않다. 앞으로 향해나가는 또 하나의 장애를 넘어서는 과정이라는 긍정적 사고…. 세상은 어떻게 보는 가에 따라 지옥이 되기도 하고, 천국이 되기도 하듯이….
이 책은 곁에 두고 가끔 읽어야 할 필독서다. 일터에서 쌓인 스트레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들어질 때, 이 책은 약이 될 듯….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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