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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기담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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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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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연을 들려주시면 책을 찾아 드립니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c******4 | 2022.07.18 리뷰제목
저자는 헌책방 주인이자 이야기 수집가이다. 우선 헌책방이란 말이 향수를 자극한다. 대학시절 지금은 없어진 청계천 헌책방에 들러 값싼 문고본 책을 사 읽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새책방은 자기가 사고 싶은 책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구매하는 곳이지만, 헌책방은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사게 되는 책이 사람을 선택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헌책방에
리뷰제목

저자는 헌책방 주인이자 이야기 수집가이다. 우선 헌책방이란 말이 향수를 자극한다. 대학시절 지금은 없어진 청계천 헌책방에 들러 값싼 문고본 책을 사 읽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새책방은 자기가 사고 싶은 책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구매하는 곳이지만, 헌책방은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사게 되는 책이 사람을 선택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헌책방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저자는 책에 얽힌 이야기들을 수집해왔다. 그는 자신의 사연이 담긴 오래된 책을 찾아달라는 손님들에게 책을 찾아주는 댓가로 그 사연을 듣는다. 이 책에는 이렇게 모은 이야기 중에서 재미있는 사연 29편이 실려 있다. 개개의 사연은 감동적이고 미스터리하다. 저자는 인연이 있으면 책이 사람을 찾아오는 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편, 가족편, 기담편, 인생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독립적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어 어느 부분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각 이야기에 소개된 의뢰인들의 사연들을 듣고 있으면 안타까우면서 감동적이고, 때로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책을 매개로 한 부모님과의 사연, 끝내 다시 보지 못한 친구와의 인연을 담은 한 권의 책이 소개된다. 그 책을 다시 찾고자 하는 의뢰인들의 마음은 잃어버린 삶을 회복하는 매개물일지 모르겠다.

 

때로는 제목도 모르는 채 책을 찾아달라는 사람, 책은 2~3만권 장서더미 속 자기 집에 있는데 전문가인 저자에게 책을 찾아달라는 사람도 있다. 책을 찾더라도 그 때의 삶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도 없지만, 그 책을 다시 얻을 수만 있다면 마치 잃어버린 삶을 복원해낼 수도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까지 되지 않더라도 지금의 삶을 위로하고 어루만질 수는 있을 것 같다. 

 

사연이 담긴 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작은 단서 하나에서 시작해 어떤 방법으로 해답을 찾고,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지켜보는 일은 한편의 작은 추리소설을 읽는 듯하다. 저자의 활약상을 따라가다 보면 역시 많은 독서가 문제해결의 열소임을 알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실인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에 얽힌 일화들을 듣는 재미는 각별하다. 헌책방을 운영한다는 사실에 벌써 저자의 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듬뿍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책을 찾아주는 과정을 돈벌이가 아니라 스토리를 듣는 것에 만족을 하는 것을 보면서 책이 지닌 엄청난 힘이 여기에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1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9 댓글 8
종이책 책을 찾아주는 사례로 사연을 받는 헌책방 평점10점 | y*****2 | 2022.02.25 리뷰제목
절판된 책을 구하기 위하여 헌책방을 찾아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떤 헌책방은 좁은 공간에 세워진 서가는 물론 통로에까지 빼곡하게 책이 쌓여있는가 하면 널찍한 공간에 정리가 잘되어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장자료의 전산처리가 잘되어 있어 찾고 있는 책을 전산검색이 가능한 곳도 있었습니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는 헌책방을 운영하시는 윤영근님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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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된 책을 구하기 위하여 헌책방을 찾아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떤 헌책방은 좁은 공간에 세워진 서가는 물론 통로에까지 빼곡하게 책이 쌓여있는가 하면 널찍한 공간에 정리가 잘되어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장자료의 전산처리가 잘되어 있어 찾고 있는 책을 전산검색이 가능한 곳도 있었습니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는 헌책방을 운영하시는 윤영근님의 작품입니다. 다른 헌책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절판된 책을 구해주시기도 하는데, 찾을 찾는 비용대신 사연을 받는다는 독특한 분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흥미로운 이유가 책에 얽혀 있으면 그것을 찾아준다라고 하신 것을 보면 흥미로운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의뢰를 받지 않는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실제로 헌책방 기담 수집가에 담긴 29편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사연들이었습니다. 재미있거나 슬픈 사연도 있고, 무섭거나 황당한 사연도 있습니다. 29편의 이야기는 사연에 따라서 사랑, 가족, 기담, 인생 등의 4개의 주제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책수집가들이 찾는 그런 고가의 책들이라기보다는 1950년대 이후에 나온 책들로 가격도 엄청나게 비싼 것들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어쩌면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책을 찾는 이유가 대부분 소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도서관을 찾기보다는 저자의 헌책방을 찾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의뢰자들이 찾는 책들 가운데는 재판이나 개정판들이 나와 있어서 새 책을 파는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겠지만, 이미 절판된 헌책들을 찾는 이유가 특별한 경우도 있습니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는 의뢰인들의 사연에 무게를 두었지만,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29편의 이야기들의 중심이 된 책들은 모두 제가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었고, 심지어는 헤밍웨이의 에덴동산같은 경우는 학생 때 읽었던 헤밍웨이 전집에도 포함되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책을 구하는 사람마다의 사연이 흥미롭기도 해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책들은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그 가운데 에밀 시오랑의 세상을 어둡게 보는 법은 꼭 읽어보아야 하겠습니다. 2월말에 있을 고전독서회에서 논의할 유토피아에 관한 책이라는 이유입니다. 20년 전에 출간되었지만 누리망 서점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찾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사연을 보면 저자의 책방에는 혹시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가 예전에 근무하던 직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녹번동에 있다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인데 한번 찾아나서 볼까도 싶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동네 도서관을 먼저 찾아보겠습니다.

 

저자의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면 17종의 책들이 나오는데, 동명이인의 시인이 낸 시집들을 제외하면 10권이 넘는 책을 써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 책들 가운데 심야책방은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들어본 적은 있는 책이었습니다.

 

저자의 서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분위기를 알 듯 한 대목도 있습니다. 살다보면 풀리지 않는 일들이 쌓여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폭주하듯 터지는 것처럼 헌책방에서도 한쪽에 쌓아둔 거대한 책더미가 와르르 무너지는 날이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이런 상황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거대한 책 탑은 신의 뜻을 거역한 인간의 욕심으로 쌓아올린 바벨탑이라도 되는 양 처참하게 바닥으로 내려앉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처음처럼 다시 쌓는 건 불가능해보였다.(42)”

 

저자가 헌책을 찾아내는 비법을 소개하는 대목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람들은 기억력에 의존하지만 저는 이 머릿속의 회색 뇌세포를 사용한답니다.(55)” 애거사 크리스티가 창조한 에큘 포아로의 명대사라고합니다. 하지만 회색뇌세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1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8 댓글 4
종이책 구매 헌책방 기담 수집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7 | 2022.03.21 리뷰제목
책과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찰떡 궁합이었다. 문제는 나는 책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을 좋아하고 헌책방의 주인장은 대면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수집하시는 중이시다. 이렇게 다양하고 고퀼리티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헌책방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안 갈 정도다. 프라하모델을 하거나 한정판 가방, 시계, 문구 등등을 수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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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찰떡 궁합이었다.

문제는 나는 책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을 좋아하고 헌책방의 주인장은 대면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수집하시는 중이시다.

이렇게 다양하고 고퀼리티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헌책방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안 갈 정도다.

프라하모델을 하거나 한정판 가방, 시계, 문구 등등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헤야려 볼 수 있었다.

"진실은 소설보다 더 기묘하다.

왜냐하면 소설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을 그려야 하지만,

진실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마크 트웨인

삶의 진실이 주는 힘이 책과 연결되니 더 시너지가 되어서 울림을 줬다.

 절판된 책 찾아주는 일을 하며 돈 대신 책에 얽히 사연을 수수료로 받는다.

사연을 성심껏 들어드리고 몇 주 만에 혹은 몇 년 만에 책을 찾아서 준다.

입소문이 난것인지 꾸준히 사연이 들어오는 모양이다.

박완서 작가 덕분에 방구석만 좋아하는 사람이 나 자신의 내밀한 소리를 듣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 자연은 홀로 있는 사람에게만 그의 내밀한 속삭임을 들려준다.'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박완서

대학을 줄줄이 떨어지고 기분 전환으로 읽은 [여자의 일생]에서 한 평생 매여서 불운의 여주인공과 여인의 삶에 치를 떨며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50이 되어 다시 '잔느'를 이해하게 된 분.

'인생은 보다시피 그렇게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가 봅니다." [여자의 일생], 모파상

손님들 사연도 재미있었지문 의문의 책 보부상 H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한자리에서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보따리를 풀어 노점상을 하면서 전화를 걸면 최대 2달 안에 그것도 선별적으로 연락을 준다는 H

과자 봉지를 들이 밀면서 '이 과자 맛있어요 '라고 말하면서 마지막 과자를 마저 먹어버리는 H가 유쾌하면서도 괴이했다.

실존 인물이란 말이지? 책의 소재지를 비롯해서 출판업계를 빠싹하게 꾀고 있다는 그는 누구인가?

나도 조심스래 2편을 기대해보게 된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종이책 책과 사람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n***8 | 2022.09.25 리뷰제목
책을 좋아하고 읽기는 하지만 책과 얽힌 일은 없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이 책을 보니 나한테 그런 게 있었다면 그걸 썼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어 쓰기라고 해 볼까 했지만 떠오른 게 없다. 이상한 책 이야기 조금 써 보기는 했던가. 별로 재미없는 거지만. 이 책 《헌책방 기담 수집가》를 보니, 예전에 본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미카미 엔)이 생각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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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고 읽기는 하지만 책과 얽힌 일은 없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이 책을 보니 나한테 그런 게 있었다면 그걸 썼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어 쓰기라고 해 볼까 했지만 떠오른 게 없다. 이상한 책 이야기 조금 써 보기는 했던가. 별로 재미없는 거지만. 이 책 《헌책방 기담 수집가》를 보니, 예전에 본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미카미 엔)이 생각났다. 비블리아 고서당도 헌책을 파는 책방이다. 그곳에 찾아온 손님이 찾는 책을 찾아주기도 하고, 책에 얽힌 수수께기를 풀기도 한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 3부는 ‘기묘한 손님들’인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도 비슷한 말 본 것 같은데, 책 제목을 찾아보니 그런 말이 없다. 어디에서 그런 말을 본 걸까(다시 찾아보니 1권에 있다). ‘시오리코와 끝나지 않은 인연’은 이 책을 쓴 사람이 한 말과도 같은 느낌이 든다. 윤성근은 자신이 책을 찾지만 책이 사람을 찾아온다고 여겼다. 윤성근은 책과 책을 찾는 사람이 이어져 있다고 믿었다.

 

 이 책을 쓴 윤성근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IT회사에 들어갔는데 자신과 맞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출판사에서 일했다. 그것도 적성에 맞지 않았단다. 그러다 자신이 헌책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고 헌책방에서 일하게 됐다. 지금은 헌책방이 많이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윤성근이 처음 헌책방에서 일할 때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이 여럿이었다. 예전에는 헌책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는 거겠지. 지금이라고 아주 없지 않겠지만. 난 책 초판본이나 장정 그런 것에 별로 관심없다. 책 앞 그림이 예쁘면 좋기는 하지만, 겉보다 내용에 더 마음을 둔다. 나 같은 사람 있어도 되지 않나. 오래전에 봤지만, 그때 느낌과 달랐다면서 예전에 나온 판본을 찾는 사람도 있었다. 어쩌면 그건 책 자체보다 그때와 같은 책을 보면 그때로 더 쉽게 돌아가게 해준다고 여겨설지도.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나도 꼭 그거야 하는 게 생각해보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그게 책은 아닌 것 같다.

 

 언젠가 ‘모험소설’이라는 걸 생각하기도 했는데, 예전에 《모험소설》이라는 책이 나왔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알았다. 그 책은 잭 런던이 쓴 소설로 거기 담긴 소설 제목과는 달랐다. 윤성근이 그 책을 찾는 건 책 제목처럼 모험이었다. 책을 찾는 사람은 아버지가 죽고 남긴 책에서 《모험소설》이 갖고 싶었다. 아버지 책을 형이 다 가져갔다. 윤성근이 그 사람 형을 찾아갔더니 책을 고물상에 모두 팔았다고 했다. 왜 형은 동생이 달라고 한 책을 주지 않았을까. 그게 어려운 일이었을지. 다음에 윤성근은 고물상에 갔겠지. 하지만 그 책은 없었다. 그래도 그 책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된다. 고물상 주인 손자가 가지고 가서 읽고는 학교 도서관에 기부했다. 윤성근이 그 중학교에 가니 벌써 전산처리를 끝내서 그 책과 똑같은 책을 가지고 오면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 책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바로 그 학교 선생님이 갖고 있었다. 그 선생님이 가진 책을 도서관에 기부했다. 그렇게 되기도 하다니. 여러 사람을 거치기는 했지만 윤성근은 찾으려는 책을 찾았다. 그건 그 책을 꼭 찾으려 한 사람이 있어서겠다.

 

 사람과 책에는 이야기가 담기는구나. 윤성근은 자신이 책을 찾는 수고비로 이야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들은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 엮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도 담겼다. 손님한테 이야기를 들을 때 윤성근은 언젠가 글로 쓴다는 말을 했다. 여러 이야기를 보니 나도 그런 거 있으면 좋을 텐데 했다. 아니다 없어도 된다. 이런 책을 보고 뭔가 상상하면 될 거 아닌가. 그건 그저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런 거 제대로 못 쓰기도 했구나. 앞에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이야기를 했는데, 책에 얽힌 소설은 그거 말고도 더 있을 거다. 저주받은 책 같은 것도 있지 않나. 어떤 책은 그걸 봤더니 그게 현실이 된다거나. 책속에 들어가는 건. 그런 이야기 있기도 하다. 마법은 새책보다 헌책에 깃들 것 같다.

 

 누군가는 책을 보고 삶이 많이 바뀌기도 하는데, 난 그런 책 못 만났다. 그런 거 별로 바라지도 않는구나. 난 그저 재미있는 책이 보고 싶을 뿐이다. 이 책 재미있게 봤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여서 더 재미있었겠다. 한두해 걸려서 찾은 책도 있었다. 윤성근은 찾기 힘든 책 찾았을 때 기뻤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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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책은 넉넉히 살 수 있습니다만 평점6점 | l****h | 2022.11.10 리뷰제목
더 이상 종이책은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20여 년 전의 이야기다. E-BOOK이 탄생함에 따라 더는 돈을 주고 종이책을 사고 번거롭게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된다고 했다. E-BOOK으로 인해 출판시장은 붕괴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E-BOOK은 자취를 감췄다. 사람들은 여전히 종이책을 사고 읽는다. 내 돈을 주고 산 새 책의 빳빳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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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종이책은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20여 년 전의 이야기다. E-BOOK이 탄생함에 따라 더는 돈을 주고 종이책을 사고 번거롭게 들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된다고 했다. E-BOOK으로 인해 출판시장은 붕괴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E-BOOK은 자취를 감췄다. 사람들은 여전히 종이책을 사고 읽는다. 내 돈을 주고 산 새 책의 빳빳한 표지를 넘겨 새 종이 냄새를 맡으며 책장을 넘기는 감성은 E-BOOK이 대체할 수 없었다. 눈과 가슴으로 활자를 따라가고 손때와 기름을 묻혀 가며 넘기는 내 책은 여전히 살아남았다.

9살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책이다. TV를 보여달라고 보채지도, 반 아이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를 사달라고 떼쓰지도 않는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나 아빠가 매달 사주는 책을 받아들면 세상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책장을 넘긴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줬다. 촉감 놀이책부터 시작해 9살인 지금은 역사책도 곧잘 읽는다. 읽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가 책에 빠져들면 옆에서 나는 내 책을 읽었다. 자연스레 거실은 물론 방 곳곳에도 책이 널브러져 있다. 앉아서도 보고 누워서도 볼 수 있다.

특별한 교육철학이나 신념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아빠인 내가 책을 좋아하니까 소개해주고 싶고 같이 책을 읽고 싶었을 뿐이다. 책을 통해 인문 소양을 길러 바른 학습관을 정립해 더 나은 인간이 되거나 하는 식의 의미부여도 전혀 없다. 그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아빠가 그런 것처럼.

이 책헌책방 기담 수집가의 저자와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헌책방에서 찾아야 하는 오래되고 특별한 책을 기억한다는 것은 책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유별난 의미부여가 전제되지 않고는 헌책방을 찾아가고 수수료 명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이는 없다. 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공감대를 형성해 버렸다.

 

“L씨는 표지를 넘겨서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긴 메모를 보여주었다.”

世上(세상)은 네 것이다. 누구도 너의 人生(인생)奪取(탈취)할 수 없다. 네 삶을 所有(소유)하고 기꺼이 누려라.” (p.155)

 

오래전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긴 짧은 메모를 담은 책을 발견하는 심정은 어떨까? 이미 그때의 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많은 아들이 되었지만, 여전히 가슴을 뜨겁게 하고 콧날을 시큰거리게 한다.

책 찾는 수수료를 사연으로 받는 건 알고 계시죠?” (p.28)

오래된 책을 찾는 수고로움과 자신의 사연을 맞바꾸는 기묘한 헌책방은 사연이 많다. 저자의 말대로한 가지만 밝혀두도록 하자. 우리 주변엔 이외로 기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p.11)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 앞서 소개한 부자(父子)간의 사연을 포함해 많은 이야기가 책에 담겨 있다. 마치, 내가 헌책방 사장 앞에 마주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처럼 생생하다. 나의 삶에서는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임에도 공감이 가고 의미부여가 되는 건 나 또한 책을 통해 세상을 알게 되었고 내 사연을 실어 보내고 싶었던 책 몇 권쯤은 있기 때문이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추억이 깃들어 있는 책을 찾아주고 사례비 대신 그 책에 얽힌 사연을 받는 특별한 일을 시작한 지도 10여 년이 흘렀다.” (p.107)

10여 년이 담긴 기담 수집은 그것 자체로 책이 된다. 애틋하고 안타까우며 때론 답답하고 원망스럽다.

그때 우리가 만났었나요? , 사업 때문에 평소에 워낙 사람을 많이 만나니까요. 제가 수첩에 적어넣지 않은 걸 보니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군요. 아무튼, 미안하지만 책이라면 벌써 다 처분했습니다. 장례 치르고 며칠 있다가 고물상에 다 넘겼어요.” (p.151)

아버지가 평생을 모아온 책이 어떤 자식에게는 짐이 될 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땀과 눈물, 손때와 냄새가 깊게 밴 책들이 그저 처분할 종이 더미가 되는 것이다. 한순간이며 탓할 수 없다. 이것 또한 기담(奇談)이니까.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최소한 상대가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고 내 말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이 안다. 마치 자신의 사연을 담은 가사에 곡을 부탁하러 만난 의뢰의 시간 같기도 하고 상담사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나를 드러내놓는 상담의 시간 같기도 하다. 책에 소개된 사연보다 더 많은 사연이 가득할 것이다. 혹 어떤 이는 자신의 사연이 공개되는 것을 꺼렸을 것이고, 너무 기묘해 자체 편집한 사연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지 않더라도우리 주변엔 이외로 기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있다.

 

가만히 돌이켜 보았다. 나에게도 그런 사연이 없는지. 이 책에 실릴 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꼭 찾고 싶은 책이 한 권 있다.

한국 현대사의 석학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한국전쟁의 기원(The Origins Of The Korean War)이다. 일월서각에서 번역한 책을 대학 때 읽고 받은 충격이 생생하다. 고등학교 때까지 배웠던 한국전쟁과 현대사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줬기 때문이다. 몇 번을 읽었다. 2권이 세트인데 2권은 미출간 되었다. 일월서각 출판사에 문의도 해보았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었다. 역사비평사에서 영문판과 번역판을 모두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 힘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1946년 가을 봉기 이후 6.25 발발 직후의 상황이 담긴 2권을 꼭 읽고 싶다. 소문으로는 정식 번역판은 없고 해적판이 몇 권 있다고 하는데, 찾는 게 가능하실까 모르겠다. 내 사연이 기담 축에도 끼지 못해 상담조차 할 수 없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서지 면을 보니 1963년 창원사에서 펴낸 초판, 바로 그 책이다! 책을 집어 드는 순간 몸에 전율이 일었다.” (p.17)

1963년 이름도 낯선 창원사의 초판을 찾아내는 지니의 요정님. 제 책도 한 번 찾아봐 주시겠어요 

들려드릴 사연은 없지만 넉넉한 책 구입은 가능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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