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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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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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영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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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내가 가진 경제학 통념을 전면 수정해야 할 때 평점10점 | h**u | 2020.06.08 리뷰제목
이 책의 공저자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는 현재 MIT 경제학과 교수로 2003년 MIT 빈곤퇴치연구소를 공동설립하였고,  2019년도에는 빈곤퇴치에 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국내에는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원제 : Poor Economics)>라는 책으로 먼저 소개되었다.이 책의 프롤로그에  "경제학자는 '책'을 잘 쓰지 않고, 인간이 읽는게 가능한 책은 더더욱
리뷰제목

이 책의 공저자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는 현재 MIT 경제학과 교수로 2003년 MIT 빈곤퇴치연구소를 공동설립하였고,  2019년도에는 빈곤퇴치에 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국내에는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원제 : Poor Economics)>라는 책으로 먼저 소개되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경제학자는 '책'을 잘 쓰지 않고, 인간이 읽는게 가능한 책은 더더욱 잘 쓰지 않는다. 어쩌다 보니 우리는 책을 쓰게 되었고 다행히 잘 넘어갔다"라며 전작을 썼던  소감을 간략하게 언급하며 이번 책 <좋은 경제학>을 쓰게 된 이유를 말한다.

 저자들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브렉시트, 노란 조끼, 미국의 멕시코 간 국경장벽)을 보고 있노라면 "현재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고, 불평등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환경 위기와 글로벌 정책의 재앙이 당장 덮칠 듯 드리워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경제학자로서 잘할 수 있는 일- 사실관계의 치밀한 분석, 번드르한 해법과 만병통치약을 의심하는 것,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의 솔직한 인정-을 토대로 좋은 경제학이 역할과  현 시대의 시급한 문제(이주, 무역, 조세, 정부역할)에 대하여 해법을 제시한다.


그렇다면'좋은 경제학'이란 무엇을까? 그렇다면 '나쁜 경제학'은 또 무엇일까?


제1장 MEGA: 경제학을 다시 위대하게

p.23

신문이나 방송에서 등장하는 자칭 경제학자(가령, X은행이나 Y기업의 수석경제학자들) 대부분은 자기 기업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사람들이고 엄정한 실증 근거의 무게를 너무나 쉽게 무시하곤 한다. 또한 이들은 어떤 비용이 따르더라도 시장을 낙관해야한다는 견해 쪽으로 예측 가능하게 치우져 있는데, 대중은 그것이 '경제학자의 견해'라고 생각한다.


에필로그

p.553

좋은 경제이 무지와 이데올로기를 누르고 승리한 덕분에 살충제를 뿌린 모기장을 아프리카에서 무료로 분배할 수 있었고 이로써 말라리아로 인한 아동 사망을 절반도 넘게 줄일 수 있었다.

한편, 나쁜 경제학은 부자들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고, 복지 프로그램을 축소시키고, 국가는 무능하고 부패한 존재라는 개념과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개념이 퍼지게 하는데 토대가 되었고,  그 결과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패배감이 뒤섞인 상태를 가져왔다.


저자들은 좋은 경제학은 경제적 행위의 주체인 인간이라는 존재를 단순히 돈만 추구하는 경제적 동물로 전제하지 않는다. 좋은 경제학은 존엄과 유대를 향한 인간의 열망을 중심에 놓고 모든 논의를 시작하여야 한다. 인간이 무엇을 원하는 존재인지 좋은 삶을 이루는 요소는 무엇인지 깊은 성찰과 이해가 전제되지 않고 단순이 더 많은 소득에만 초점을 둔 경제학은 결국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경제적 인센티브 자체만으로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평생 일하던 일터에서 해고를 당하고 내 연고에서 더 이상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일 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만으로 옆 도시로 이주를 손쉽게 결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나의 가족, 친구, 유대, 경험, 인정 등 내 삶을 이루어온 중요한 요소를 뒤로한 해 타지로 해외로 이주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제2장 상어의 입

p.45 

(중략)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옮겨 가도록 추동하는 요인이 전쟁이나 재난 같은 상황이라는 것은, 경제적 인센티브 자체만으로는 사람들이 움직이도록 동기부여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p.59

(중략) 그때와는 달리 오늘날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나라로 이주하려는 사람은 상당한 이주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어야 하며, 이민 규제의 장벽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용기와 배짱 또는 고학력 학위 등도 있어야 한다.

p.95

(중략) 이주와 관련한 진짜 문제는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이주가 너무 적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는 이민자 문제가 첨예한 축에 속하지는 않는 나라일지라도 이 장에서 언급되는 이주문제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국제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유럽, 미국 등지는 '급증하는' 이민자 문제로 정치적 불안에 휩싸인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민자는 유럽연합의 기준 매년 평균 150~250만명, 인구의 약 0.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채 막연한 불안감과 반감에 휩싸여 있다.

이민자들은 대부분의 편견과 달리 돈만으로는 쉽사리 해외 이민을 결정하지 못한다. 본국에서 삶의 위기를 느끼는 수준(자연재해, 전쟁 등)이 되어서야 이주를 결정한다.

또한 그들은 편견과 달리 저학력 저숙련 노동자들이 아니다. 본국을 떠나는 데에도 비용이 들고 상당한 용기도 필요하다. 

한편 저숙련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크게 유입이 된다할 지라도 임금수준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저숙련 노동자들이 유입되는곳은 또 다른 일자리가 창출되고(그들이 그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소비를 한다는 가정)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긍정적 영향을 가져온다.

저자들은 사람이란 경제적 인센티브 만으로 추동되지 않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삶의 터전이 불타오르기 전까지는 해외 이주를 쉽게 결정하지 않으며, 타지에 더 좋은 일자리가 있다 해도 쉽게 이사를 할 수 없다. 내가 살던 곳은 내 삶이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제5장 성장의 종말?

p.258

(중략) 부유한 나라 사람들은 성장과 경제적 번영이 끝없이 지속되리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p.262

(중략) 1973년(혹은 그 즈음)에 이 모든 것이 멈추었다. 그 이후 25년 동안 총소요생산성의 성장 속도는 1920~1970년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중략) 성장의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게 명백해졌을 무렵, 사람들은 컴퓨터 기술이 추동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이 곧 도래하리라는데 희망을 걸었다.

p.289

(중략) 성장은 측정하기가 어렵고, 무엇이 성장을 추동하는지를 알아내기는 그보다도 더 어렵다.

(중략) 우리는 경제학자들이 이제 '성장'을 논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려 한다.

(중략) 부유한 나라들의 경우 우리 경제학자들이 유용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이 나라들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여야 한다.

제7장 자동 피아노

p.443

(중략) 레이건-대처 혁명의 뿌리에 있는 성장 집착증, 그리고 그 이후의 어떤 대통령도 레이건-대처식 성장주의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것은 영구적인 피해를 야기했다.

(중략) 경제 성장의 이득이 대체로 소수의 지배층에로만 돌아가면서 성장은 사회의 번영이 아니라 사회적 재앙을 낳는 기제가 되었다.


저자들에 따르면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거나 성장을 하더라도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이 나아졌다고 느끼지 못할 경우 희생양을 찾는다 한다. 그래서 이민자와 자유무역을 공격대상으로 삼고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은 정치인들의 선동에 넘어간다. 이는 사회 내의 분열, 불안 등을 초래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한국의 경우 '금수저-흑수저',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시대', 각종 'N포 세대', 외국 근로자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 지역별-세대별 투표결과의 뚜렷한 차이 등이 아마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각종 사회갈등의 주요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가 일정수준까지 성장을 하게 되면 'GDP 성장률'의 숫자가 과거 눈부신 영광을 이루던 때에 비해 턱없이 낮아진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경제학자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해법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였지만 경제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시원하게 밝히지 못했다.

반면 좋은 소식도 있다.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평범한 사람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에 분명하게 초점을 맞추는 정책은 이미 성장할 만큼 성장한 부유한 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퍼센트에서 2.3퍼센트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가치있다. 그리고 다시 성장의 궤도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증진시킨다.


제8장 국가의 일

p.467

(중략) 하지만 정부의 개입이 '무엇에 비하여' 나쁘다는 것인가? 위와 같은 냉소론은 정부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이 정부 말고는 그 일을 할 주체가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중략) 다른 주체가 현실적으로 손댈 수 없는 문제를 다루는 것은 정부의 존재 근거 중 하나다. '정부의 낭비'설을 입증하려면 위와 같은 일들을 정부보다 잘할 수 있는 주체가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p.467

(중략) '조건부 현금 이전 프로그램'이 남미 전역에서, 그리고 더 멀리는 뉴욕에서도 도입되었다. (중략) 그렇게 해서 이뤄진 일련의 실험 연구는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첫째,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주어도 으레 이야기되던 안 좋은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실증 근거로 확인할 수 있었다(중략) 그들은 술마시는 데 그 돈을 다 써버리지도 않았고 일을 그만두지도 않았다.

p.468

(중략)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불화와 불신과 분열의 벽을 뛰어넘게 해 줄 아이디어다. 

제9장 돈과 존엄

p. 489

하지만 이렇게 압도적인 반증 근거가 있는데도, 복지가 빈곤의 원인이며 '의존성', '복지 문화', '가족 가치의 해체'를 가져온다는 개념, 그리고 이러한 개념과 인종을 암묵적으로 연결하는 인식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널리 퍼져 있다.

p. 546

(중략) 너무나 많은 정치인이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는 경멸을 감추지 않는다. 그리고 태도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해도 현재의 사회 보호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하고 여기에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그간 우리가 성장의 신기루를 열심히 추구한 결과로 부자들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증가했고, 이 영향력은 자신들의 끊임없는 부의 증식을 위해 교묘하게 반정부 정서와 결합했다 한다. 무능력한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인 정부의 역할을 더욱 더 축소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정부는 무엇을 해야할까?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강조하는 바에 따르면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이를 정책에 반영시키는 것이다. 그 핵심 방향은 '성장위주'가 아닌 '소득의 재분배'가 설정되어야 하며 세부실행 지침으로는 각종 재화와 노동력이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분될 수 적절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8장과 9장에서는 정부의 역할과 현재의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사회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제안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진다. 2장 이주의 문제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인간은 돈이 아닌 존엄을 원하는 존재이며 국가가 돈을 지워준다고 해서 일자리를 관두거나 필요없는 곳에 다 써버리는 무책임하지도 않다. 

경제성장에 필수적으로 수반하는 불평등의 뿌리깊은 구조적 모순을 다분히 의도적으로 망각한 채 빈곤을 개인의 문제로 특성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나쁜 경제학자의 주장은 실증 증거를 토대로 가려내야 한다. 그리고 공공정책 수혜자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해야한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원래도 불확실한 미래를 한결 더 불안하고 두려운 심정으로 마주하고 있다. 그간의 경제 성장률은 그래도 간신히 플러스를 유지해왔는데 이젠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측되는 등 재앙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그렇게 두려워했던 빈곤계층(보통 사람들 포함)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대표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현금지원')이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은 코로나19가 잡힐 때까지 현 정권에서는 계속될 것 처럼 보인다.

이러한 시기에 이 책은 참으로 절묘하고 시의적절한 때에 우리에게 소개되었다고 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방대한 실증연구와 사례는 그간 우리가 나쁜 경제학자의 주장에만 귀 귀울여 왔고 세뇌당하여 왔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데,  코로나 상황은 우리나라를 생생한 실증실험 대상으로 밀어넣은 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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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 평점10점 | g*******7 | 2020.06.15 리뷰제목
우리 일상의 모든 것들은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지어 경제적인 부와 성공이 삶의 목표가 되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모든 학문과 마찬가지로 '경제(經濟)'에 '학(學)'자가 붙는 순간 이는 어렵다는 인식과 함께 전공자의 영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래서, 주식 또는 부동산과 같은 투자를 다룬 재테크 관련 서적은 어느 정도 사람
리뷰제목

 

 우리 일상의 모든 것들은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지어 경제적인 부와 성공이 삶의 목표가 되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모든 학문과 마찬가지로 '경제(經濟)''학(學)'자가 붙는 순간 이는 어렵다는 인식과 함께 전공자의 영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래서, 주식 또는 부동산과 같은 투자를 다룬 재테크 관련 서적은 어느 정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만, '경제학(經濟學)'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책들은 외면당하기 일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책이라는 타이틀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은 이러한 불리한 점을 두루 갖춘 책이다. 아비지트 베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 부부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고, 심지어 뒤플로는 최연소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여성으로는 두 번째 수상이라는 화려한 경력이 있음에도 말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실험 기반의 접근법으로 빈곤 퇴치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점과 전작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을 통하여 부(富)가 아닌 빈곤(貧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이들의 신간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이 시중에 나와있는 경제학 관련 서적들과 차별점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실제로 서문에서 배너지와 뒤플로는 자신들이 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경제학이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를 경제에 대하여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며 논증 과정을 대중에게 설명하는 데 시간을 별로 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인하여 경제학자들이 종종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더 나은 대화를 할 수 있으려면, 존엄과 유대를 향한 인간의 깊은 열망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중략) 인간의 존엄을 다시 중심에 놓는다면 우리는 경제의 우선순외와 사회가 구성원들을 (특히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돌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p. 29 中에서 -

 이 책이 말하려는 바 역시 자신들 스스로에 대한 지적만큼이나 경제학(經濟學) 관련 서적으로서는 생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된다. 마치 사회학 또는 윤리학에서 다루는 사회 정의와 관련된 내용을 경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확실히 기존의 경제 서적과는 색다른 느낌으로 보다 흥미롭게 읽혀지게 된다. 기존 경제학의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앞세운 실증 증거의 기반을 통하여 '좋은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경제학의 통념은 우리가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접하는 사회적, 정치적인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려는 바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된다.

 

case 1

☞ 낙수 효과를 강조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세금 부담 경감 등을 주장

☞ 기업가의 불법에 대한 수사 및 구속이 임박하게 되면 경영 공백의 우려를 표하는 재계와 언론

 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투자가 강화되면 이들 기업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하여 취업자가 늘게 되면서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낙수 효과'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또한 기업 총수가 구속되거나 법의 처분을 받게 되면 신사업 추진 및 기업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재계의 주장과 이에 편승한 언론의 모습 역시 우리는 최근까지 종종 볼 수 있다. 언뜻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한 결과는 증명된 것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낙수 효과는 없었다는 말이 있는데, 배너지와 뒤플로는 실질적인 조사와 통계를 통하여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기업 및 부유층에 대한 과세가 그들의 활동을 위축한다는 것 역시 전혀 근거가 없음을 보여준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에 대한 추구는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이들에 대한 규제 또는 과세는 그러한 것에 큰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실제 최고 경영자가 불법을 저지르고 수감되어 그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망한 일이 있었던가? 기업 총수가 수감되어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된 경우도 실제로 확인된 적이 없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단순히 기업 총수가 수감되었다고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와 언론은 그러한 식으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면서 그들의 불법을 정당화하면서 동시에 성장을 내세우면서 되려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자신들 이외의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는 냉혹함마저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의 사례를 통하여 '낙수 효과'는 이미 폐기된 것이나 다름없고, IMF마저 그 효과의 무용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언급한다.

 

case 2

☞ 이주와 이민자로 인하여 자국의 실업 증가와 국부 유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

☞ 부유한 나라에서는 교역을 하면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다.(스토퍼-새뮤얼슨 정리)

 최근 미국과 유럽에 등장한 극우세력들은 이주와 이민자에 대한 혐오를 경제적인 논리를 통하여 부각시키고 있다. 값싼 노동력의 유입으로 인하여 경쟁에 밀려난 자국의 노동자들의 증가로 인하여 국가의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역시 극우세력은 물론 보통의 사람도 언뜻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베너지와 뒤플로는 최근에 유럽 또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이주민의 숫자를 제시하면서 그것이 과거와 달리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동시에 이러한 이주민들 역시 '상어의 입'과 같이 극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는 점을 통하여 극우세력의 주장은 허상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저자가 보다 나은 일자리와 경제적 보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실험을 통하여 도출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빙성이 있다.

 

 오히려 이주민이 정착하여 그들이 얻는 수입이 그 국가의 내부에서 사용된다면 그 국가의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과 이주민들이 경쟁에 있어서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자국 사람들이 꺼리는 일을 주로 한다는 점은 이들로 인하여 자국의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내용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를 보여준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멕시코 이주민의 유입을 막기 위하여 방벽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미국에는 주로 고소득 계층으로의 이민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이 그들의 정치적인 입지 강화를 위한 허상임을 지적한다.

 다른 인종, 종교, 민족, 심지어는 다른 성별에 대해서까지 점점 더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적대감은 오늘날 전 세계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었다.

 - p. 197 中에서 -

 

case 3

☞ '우리도 모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달라.'

☞ 스리랑카는 1인당 GDP가 과테말라 수준이지만 모성 사망률, 영아 사망률, 유아 사망률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마다 모든 국가는 GDP의 증가를 성장의 목표로 삼으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및 기업 활동을 추구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GDP가 과연 경제 성장의 잣대가 맞는 지 의문을 표한다. 왜냐하면 GDP는 인간의 경제적 행위와 그에 따른 효과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다른 비용없이 사용하면서 그 나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GDP라는 숫자로는 담아낼 수 없다. 심지어 GDP의 증감에 경제 정책과의 일정한 상관관계를 도출할 수 없다는 점은 과연 성장을 GDP의 증가로 정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나타내기까지 한다. 실제로 미국의 부유층에 대한 세율이 90%에 달하던 시대의 GDP 증가와 레이건 정부를 거치면서 부유세가 급격히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증가율이 별다른 차이가 없음은 성공에 대한 정의는 물론 case 2에서의 세금 부과와 규제 완화를 외치는 것이 특별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경제 성장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case 3의 첫번째 문장과 같은 대답만 보더라도 성장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또한 어떻게 측정 가능한 것인지 단정지을 수 없다. 그동안에는 GDP가 증가하면 성장한다고 생각하였지만, 같은 GDP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와 과테말라의 다른 상황은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여기에서 핵심은 수세대에 걸쳐 경제학자들이 진지하게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의 근본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경제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기에 이르게 된다.

 궁극적인 목적은 GDP 자체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특히 가장 열악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삶을 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 p. 349 ~ 350 中에서 -

 

 이처럼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추측들을 검증하고, 새로운 증거와 사실관계에 기초해 때로는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배너지와 뒤플로의 노력은 위의 사례를 포함하여 지구환경과 선호 체계와 같은 인간의 심리등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된다. 언뜻 경제의 분야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들이지만,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증거와 실험 결과를 통한 이러한 접근은 이 책의 신뢰성을 더하게 된다. 나아가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앞서 다룬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제 성장이라는 명목하에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이루어졌으며, 경제 성장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 것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모든 논의가 성장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든 데 대해 경제학자들은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저자의 의견에 대한 공감과 함께 우리는 기존의 경제적인 이론과 통념에만 그대로 휘둘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의 변화를 감안한 다양한 실험과 그 결과를 통하여 적절하게 현재에 맞는 방향성을 생각해야 한다. 최근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하여 모든 국민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다. 또한 이전의 정부에서는 낙수 효과를 주장하면서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세금 경감, 부유층에 대한 세금 축소는 성장을 위하여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관철되었다. 이러한 정책들이 논란이 된 이유는 이 책에서 말한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와 분석을 통하여 그 효과가 밝혀지지 않고 오로지 경제 성장과 안정이라는 모호한 목표를 위하여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배너지와 뒤플로가 말하는 '좋은 경제학'을 통하여 성장에 대한 재정의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를 통한 실천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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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019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들려주는 힘든 시대를 이겨내는 좋은 경제학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c | 2020.05.18 리뷰제목
2019년도 노벨경제학상은 세계 빈곤문제에 기여한 개발경제학자 아브지히트 바네르지, 에스테르 뒤플로 그리고 마이클 크레이머 등 3명의 교수가 수상했다.현재 MIT에 재직 중인 바르네지와 뒤플로 교수는 2003년부터 ‘MIT 빈곤퇴치연구소’를 설립해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매진해 왔다. 특히 뒤플로 교수는 역대 최연소(만 46세)이자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해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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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노벨경제학상은 세계 빈곤문제에 기여한 개발경제학자 아브지히트 바네르지, 에스테르 뒤플로 그리고 마이클 크레이머 등 3명의 교수가 수상했다.

현재 MIT에 재직 중인 바르네지와 뒤플로 교수는 2003년부터 ‘MIT 빈곤퇴치연구소를 설립해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매진해 왔다. 특히 뒤플로 교수는 역대 최연소(46)이자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
MIT의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왼쪽)와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 두 사람은 부부다.

   

두 교수는 이 책에서 기존 경제학의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앞세운 실험기반의 접근법(RCT를 활용한) 좋은 경제학으로 그 해법을 찾고자 시도한다.

이들은 '무작위 대조 실험(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 기법을 이용해 빈곤과 싸우는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해왔다.

RCT는 의학 실험을 예로 들면 실험군과 대조군을 무작위로 나눈 뒤 실험군에는 진짜 약을, 대조군에는 가짜 약을 줘서 효과를 비교·분석하는 것이다. 이들은 예방접종률이 5%대로 매우 낮은 인도 빈곤 지역 120곳을 선정한 뒤 30개 지역엔 달마다 방문 예방접종 서비스를 실시했고, 30개 지역엔 이와 함께 렌틸콩 1도 함께 지급했다. 나머지 60개 지역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몇 달 뒤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지역 접종률은 여전히 5%대였지만, 방문 서비스를 실시한 곳은 12%, 렌틸콩까지 지급한 지역은 37%까지 올라갔다. 뒤플로 교수는 "작은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자들이 말하는 좋은 경제학이란 현재 처한 상황에서 무언가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의 행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작동한다고 알려진 이론들에 대해 가설을 세운 다음,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새로운 증거와 사실관계에 기초해 판단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해법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최근 긴급재난지원금의 사례에서 보듯 이 책은 우리가 마주한 긴박한 여러 문제에 대해서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해 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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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 시대의 긴박한 문제들에 대한 보다 나은 해답 평점10점 | y********a | 2020.05.30 리뷰제목
누구나 한 번 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에 접하게 되었는데 등장하는 많은 신들의 이름이 멋지게 들려서 좋아 한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많은 신들이 각자의 능력을 뽐내면서 인간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져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거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세계각지의 신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집트 신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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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 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에 접하게 되었는데 등장하는 많은 신들의 이름이 멋지게 들려서 좋아 한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많은 신들이 각자의 능력을 뽐내면서 인간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져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거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세계각지의 신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집트 신화의 토트나 라, 힌두신화의 비슈누, 시바 등은 그맘때 알게 된 신들이다. 그중에서 힌두신화의 시바신이 인상적이었는데, 힌두 3대 주신 중의 파괴의 신으로 알고만 있었는데 의외로 많은 힌두신자들이 섬긴다고 하였다. 파괴의 신이어서 두려움 때문에?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파괴는 곧 창조이며, 파괴가 있어야 창조가 생긴다라는 세계관에서 시바신은 파괴의 신이면서도 창조의 신이라고도 하며, 세계를 멸망시키고 파괴시키면서 동시에 변화시키고 재건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파괴의 신으로 알게 되어 생긴 선입견이 쉽게 깨어지지 않은 경험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Good Economics for Hard Times)』에서 이주, 무역, 성장, 불평등, 환경 등에 우리가 가진 선입견 등을 하나하나 깨어주고 있다.

 

  먼저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의 브렉시트 지지자 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이주’에 대한 문제로 시작한다. 대게 이주에 대하여 반대하는 이들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 자신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양한 사례를 종합했을 때 새로운 노동자들이 유입되면 노동공급 뿐 아니라 노동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주와 관련한 진짜 문제는 이주가 너무 적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즉 이주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이는 위험보다는 불확실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에 머무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무역’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이 쓰여지고 나서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홍콩보안법의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심해지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또다시 두 나라는 관세라는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들은 관세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미국입장에서 지금 중국과의 교역을 닫으면 이는 새로운 분야에서 탈구를 일으킬 것이 명백하고 이번에 몰려나게 될 사람들은 이제까지는 상황이 좋았었기 때문에 우리가 별로 들어본 적이 없었던 지역의 사람일 거라는 것이다. 따라서 교역을 통해 생기는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로 옮겨가는 것을 도움으로써 패자의 수를 줄이거나 그들에게 손실을 더 잘 보상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좋은 대안될 것이라고 한다.

 

  이주와 무역이라는 최근에 더 부각된 이슈에 대한 논의를 마치면 경제학의 오랜 화두인 ‘성장’과 ‘불평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1차 석유 파동까지의 약 30년 동안 서유럽, 북미 등의 전례없는 성장에 대비하여 더 이상의 성장은 힘들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성장으로 인한 불평등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현재로서, 고소득자에게 조세 감면을 해 주는 것이 경제 행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만한 설득력 있는 근거는 없다. (304쪽)”라는 저명한 경제학자의 논문을 요약하면서 성장에 대해서 조세감면을 반대하고, 성장의 조류는 모든 배를 들어 올리지만 모두를 동일한 정도로 들어올리지는 않는다(347쪽)며 부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GDP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님을 잊지 않는 것이다. 물론 GDP는 유용한 수단이다. 특히 GDP를 높이는 것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을 올리고, 정부 재정을 풍부하게 해서 정부가 재분배 정책을 잘 펼 수 있게 해준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GDP 자체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특히 가장 열악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349쪽)"는 대목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 중의 하나로 저자들의 경제관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에어컨을 돌려 오늘의 생명을 구할 것인가 기후변화를 완화해 미래의 생명을 구할 것인가라는 명제를 던져 주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대기오염은 미래의 생명이 아니라 현재의 생명을 죽이는 일이라면서 탄소배출을 중심으로 한 환경문제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른 장에 비하여 분량이 적긴 하지만(아마도 기후 및 환경에 대해서는 크게 의견이 갈리지는 않는 것 같았다) 현재 우리의 삶이 큰 영향을 끼지는 분야이므로 빼놓지 않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도움을 줄 때는 특히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는 도움받는 사람의 존엄을 최대한 지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저자들은 시카고 도심 빈민 지역에 진행되는 '비커밍 어 맨(Becoming a Man)'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고 있는데 대상자를 무시하면서 시혜적인 태도를 취하던 데서 그들을 존중하는 것으로 접근 방식을 바꾸었는데, 젊은이들 사이에 폭력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폭력은 잘못된 것이라고 훈계하는 것 보다 어느 상황에 폭력을 써야 하는지 1분만 생각을 해보라고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는 가난한 나라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이다. 많은 경제학이 성장을 이야기하며 더 큰 파이에 대해서 중심을 두고 있을 때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자원은 부족하지 않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을 불화와 불신과 분열의 벽을 뛰어넘게 해 줄 아이디어다. (486)”

 

  가난한 나라의 많은 가난한 이들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시스템의 잘못이라고 조금만 물꼬를 터준다면 더 나은 인재가 될 수 있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도 있고 말이다. 이 말에서 주인공 윌 헌팅을 안아주면서 ‘네 잘못이 아니다’라며 끝없이 토닥여주는 숀 맥과이어 교수가 인상적인 영화 <굿 윌 헌팅>이 떠올랐다. 끝없는 가난과 잦은 실패로 인해 무기력해지기까지 한 이들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는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희망적인 문구를 인용해본다.

 

우리가 모든 해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더 많이 알아 나가야 한다. 하지만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하는 한,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것이다. (5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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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평점10점 | h*********o | 2023.12.05 리뷰제목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에 도전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소득불평등 속에서 인간이 해야할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전작보다 더 많은 주제를 들고 나왔는데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공정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무작위 대조 실험으로 밝혀진 어두운 면들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었던 책이다. 이런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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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에 도전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소득불평등 속에서 인간이 해야할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전작보다 더 많은 주제를 들고 나왔는데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공정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무작위 대조 실험으로 밝혀진 어두운 면들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었던 책이다. 이런 연구자들이 있어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내용이 방대해서 읽고 싶은 부분만 우선적으로 읽긴 했지만 시간이 나면 완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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