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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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라이더가 말하는 한국형 플랫폼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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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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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한국형 플랫폼 노동의 현실,『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l*****5 | 2020.10.12 리뷰제목
2020년, 코로나19 감염으로 일상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 밖으로 왠만하면 나가지 않게 된다.이 상황으로 인해 제대로 호황(특수)을 누리는 분야가 있으니 택배와 배달업이다. 잘 되니 돈도 많이 벌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포털에 올라온 뉴스 기사에도 1주일에 얼마를 벌었다고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게 배달업의 장점이라고 경쟁적으로 올린다. 요
리뷰제목

 

2020년, 코로나19 감염으로 일상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 밖으로 왠만하면 나가지 않게 된다.

이 상황으로 인해 제대로 호황(특수)을 누리는 분야가 있으니 택배와 배달업이다.

잘 되니 돈도 많이 벌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포털에 올라온 뉴스 기사에도 1주일에 얼마를 벌었다고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게 배달업의 장점이라고

경쟁적으로 올린다. 요즘은 오토바이 대신 가까운 곳은 '두 발'로 배달하는 '도보 배달'이 인기라고 한다.

자영업자들에겐 배달료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고, 배달하는 사람은 자투리 시간에 돈을 벌어서 좋고.

그러나, 지금 호황중인 배달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불편하다.

요즘 자주 화제가 된다는 것은 그 속에 어떤 민감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배달업에서 행해지는 노동은 2000년대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이란 아주 낯선 문제에서

2020년 전통적인 노동의 문제/일상의 문제가 되었고, 20년간 해결되지 않은 비정규직 문제 위에

플랫폼이 세워졌다."

끝나지 않은 노동과 사람의 문제이다. 참 낯선 책을 만났다. 아니 어려운 책을 만났다.

배달 노동자가 말하는 한국형 플랫폼 노동의 민낯을 본다. 책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이다.

 

책을 다 읽고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될지 까마득했다.

호기심이고 관심이 있어서 책을 선택했겠지.

읽고 아는 것과 정리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과의 괴리감에 부담감이 몰려온다. 괜히 신청했나 싶기도 하고.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는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온 것이 아니기에 제대로 알고 싶기도 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용하는 소비자로서 어떤 행동이 도움이 될까? 이런 고민도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책은 너무 잘 읽혀졌다. 현직의 라이더가 직접 보았고 경험했던 일들을 솔직하게 적나라하게 썼기에.

결국은 '돈'이 문제였다. 사업주의 권리이자 사업자와 노동자 사이 어중간한 책임에 대한 평행선이었다.

플랫폼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문제가 여기에 다 있다.

한국의 독특한 배달 산업 구조와 대형 배달 플랫폼인 우버이츠와 배민라이더스/요기요플러스에서 배달 라이더들은 개인사업자인가, 근로자인가 확실히 정의되지 않은 두루뭉실함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데이터 독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만들어낸 플랫폼 자본,

'독점'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라. 그리고 다시 독점하라!'

대형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이해되기 시작한다.

결국은 플랫폼자본주의의 원리는 자본 축적이 아니라 데이터 축적이었다. 데이터 축적을 바탕으로 자본을

끌어모은다. 이것으로 기업의 가치가 상승된다. 누가 먼저 데이터를 선점하느냐의 문제이다.

플랫폼은 소비자 확보를 위해서 할인 쿠폰,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사람들을 끌어모은 뒤 이들을 타깃으로 장사하고 싶은 공급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것이 핵심이다.

5,400만, 2020년 3월 기준 '배달의 민족' 어플 다운로드 수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모두 '주문 중'이다.

코로나19 시대가 포함된 숫자다. 그 숫자에 나는 포함되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보더라도 어떤 앱을

실행하더라도 광고가 뜬다. 할인쿠폰을 날린다. 어서 들어와 주문해라고. 이런 가격 봤니? 달콤하게 손짓한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지 않고 매달 현관문에 걸린 지역 맛집 책자를 통해 주문을 하는데, 비싼 편이다.

그래도 배달 앱을 통해 왠지 주문하고 싶지는 않았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되니깐.

배달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가 빠져나간다. 축적된 데이터로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하는데 사용된다.

배달의민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이용할 줄 아는 시민들이 모두 배달의민족 앱을 깔고 로그인하는

것이다. 플랫폼에 소비자인 손님들이 몰리면 공급자인 음식점들도 몰려와 가판을 까는 효과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유명 공항이나 역 앞에 상가가 발달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독점적 지위를 획득해서 음식을 주문하고 싶은 사람도 음식을 판매하고 싶은 사람도 반드시 이

정거장 (플랫폼)을 거치게 만든 뒤 입장료를 걷는 것이 플랫폼의 꿈이자 목표이다."

그야말로 손 안대고 코 푸는 것과 같다. 디지털 불로소득이라는데 말이 딱 맞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플랫폼 기업의 이방인인 내가 좀 뿌듯하기도 하다.

플랫폼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존재가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라고 못 박았으니까.

온라인 쇼핑몰 옥션을 자주 이용하는데 '스마일 클럽'이라고 있다. 옥션에서 매달 등급별로 주는 할인쿠폰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꾸 그 혜택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 '스마일 클럽' 이라고 가입을 하면 비용의

혜택을 누리고 현재 스마일 캐쉬도 몇 만원 되니 가입하라고 한다. 그래도 하고 싶지 않은 건 안 한다^^

 

배달은 하지 않는 배달 플랫폼은 정보만 가지는 중개업자이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수수료를 챙기지만.

결국 소비자 음식점 라이더는 플랫폼의 정보에 일방적으로 놀아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랫폼은 절대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니까. 가격 책정도 사람이 하는게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가 하는거다.

언뜻 합리적으로 볼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다. 불공정 할 수 있다.

플랫폼 산업의 불공정함에 더해 한국 기업도 반칙하고 있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월 600의 벌이, 실 수입 400만원, 오토바이 대여료/보험료/유류비/엔진오일 교환비/콜비/통신비 등

모두 자비 충당. 14시간씩 6일 빠짐없이 일 했을 때, 버는 돈의 3.3% 세금으로 원천징수.

이 정도 버는 라이더들은 손에 꼽힐 정도.

사람들은 라이더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한다. 라이더들의 노동시간을 고려하면 최저임금과 비슷하거나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벌 뿐이라고 말한다. 라이더들이 가져가는 높은 수익의 비밀은 '노동시간'에 있다.

많은 플랫폼 기업이 자기들 덕분에 라이더들의 수입이 늘었다고 홍보하는데 대부분 거짓이라고.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 한다. 그러나, 계약서엔 사장이라고 써 있다. 일 시킬 땐 근로자이고.

플랫폼 기업은 자기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매출을 잡을 땐모든 것이 회사의 것이고, 책임을 져야 할 때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투자를 받으려고 매출을 부풀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기 역할은 축소한다. 자기가 한 만큼 벌어간다는 프리랜서에 배달 라이더가 해당될까?

패널티를 적용하고, 강제 배차를 하는 이 곳에서 그들은 근로자도 아니고 프리랜서도 아니다.

산재 적용도 받을 수 없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 최첨단을 달리지만, 그들은 언제든 쓰고 버림받는 존재였다.

읽으면서 답답함이 밀려왔다.

 

라이더들은 지속가능한 배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전국 기준의 '안전 배달료'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도 어느 신문의 인터뷰에서 기본 배달 수수료를 4,000원 정도로 통일해 시간에 쫒기지 않고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에 있어서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함을 기대한다.

독점이 아니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존의 생태계가 마련되어지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도 노동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플랫폼 노동이라는 새로운 토양 위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이들에게

배달은 더이상 임시직이 아닌 진지한 생업이다. 자신의 목숨과 가족의 생계를 싣고 달리는.

사람과 안전, 시스템에 돈을 뿌려야 한다.플랫폼 기업이 만들어 낸 난폭 운전과 수많은 사고에

대한 해결책이다. 이 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탄생한 것이 플랫폼 산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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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7 | 2021.08.06 리뷰제목
[ 대리사회]에서 대리기사님들 업무에 이어 배달업까지 요즘은 하드코어 업종을 접하고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얼마전 대리기사님들이 4단계에 콜이 1/10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고 시위를 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봤다.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10시 이후 영업을 안하니 무슨 손님이 있겠는가? 이렇게 소외받고 배척되는 그룹이 있을 것이다. 극심한 어려움과
리뷰제목

[ 대리사회]에서 대리기사님들 업무에 이어 배달업까지 요즘은 하드코어 업종을 접하고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얼마전 대리기사님들이 4단계에 콜이 1/10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고 시위를 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봤다.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10시 이후 영업을 안하니 무슨 손님이 있겠는가?

이렇게 소외받고 배척되는 그룹이 있을 것이다.

극심한 어려움과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는데도 말이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에서는 플랫폼 업종의 등장으로 더욱 부각된 라이더들의 노동실태를 보여준다.

배달업에 종사하시는 분으로 배달 라이더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분이 작가님이시다.

최저임금의 전선에서 목숨을 내걸고 해야 하는 직종이다.

많이 받을 것이라는 것은 선입견일 뿐 진입장벽이 낮아서 많이 몰리고 생계의 최전선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고 선택받을 수 있을 뿐이지 어떠한 혜택도 없었다.

물론 어마어마한 패널티들만 있었다.

20~30대들이 개인영업을 위한 유상운송보험을 가입할라 치면 연간 800만~1000만원에 육박하는 보험료를 내야 한다니 한푼이 아쉬운 그들 중 누가 선뜻 가입할 수 있을까?

플랫폼 노동은 계약서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개인사업자들이라고 하면서 자신들이 내세우는 업무 규정들은 준수해야 한다고 하니 얼마나 이중적이란 말인가?

심지어 카톡업무지시창을 보면 실시간 gps위치 파악으로 화장실조차 보고하고 가는 것이 편하다고 하니 이건 개인사업자의 지위만을 내주고 책임은 회피하고 이득만 보겠다는 거대 플랫폼사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

이득을 보면 의무도 지어야 할텐데 말이다.

IT 계 스타트업이라는 명목으로 음성적인 배달업을 양지로 이끌어 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그 음성적인 부분을 역이용하는 행태들이 빈번했다 . 오히려 라이더끼리 교란시키고 이간질 시키고 경쟁시켜서 속도전에서 목숨을 앗아가는 행위도 있었다.

고용보험도 가입시키지 않고 심지어 어떠한 계약서도 없이 일하고 다쳐도 음식걱정을 먼저 들어야 하는 라이더들의 노고가 확 와닿았다.

배달업계에 관행들과 그들의 불합리한 처우를 리얼하게 고발하고 있으며 쿠팡이츠, 우버이츠, , 배달대행업들의 실태를 라이더들의 입장에서 잘 파악할 수 있었다.

늦어도 괜찮아요. 안전하게만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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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라이더가 말하는 한국형 플랫폼 노동 평점8점 | g****3 | 2021.01.14 리뷰제목
배달앱을 이용해서 처음으로 음식을 주문해서 이용했던것이 몇년전이다. 그때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근처에 있는 쇼핑몰에 입점한 유명 식당에서 친구가 음식을 집으로 배달 시키는것을 보고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그 후 집에 돌아와서 같은 배달 앱을 나도 설치하고 우리집 주소를 넣은뒤 배달이 되는 식당들을 보니 되는 식당이 거의 없었다. 몬가 지역차별을 받는 느낌적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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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을 이용해서 처음으로 음식을 주문해서 이용했던것이 몇년전이다. 그때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근처에 있는 쇼핑몰에 입점한 유명 식당에서 친구가 음식을 집으로 배달 시키는것을 보고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그 후 집에 돌아와서 같은 배달 앱을 나도 설치하고 우리집 주소를 넣은뒤 배달이 되는 식당들을 보니 되는 식당이 거의 없었다. 몬가 지역차별을 받는 느낌적 느낌이었다. ㅠ

차이라고 한다면 친구네 동네는 금융회사들과 각종 잘나가는 회사들이 많이 들어서있고 식당도 많은 핫한 동네였고 우리동네는 그냥 평범한 주거밀집지역의 동네였다.  

그후로 한동안 그 앱을 잊고 있었다. 그러다 몇년이 지나 우연한 계기로 생각이 나서 다시 열어본 앱에는 그사이 식당들이 많이 추가가 되어 있었다. 이런 배달 앱으로 한창 광고를 하는 배민도 그무렵 새롭게 알게되었다.  그래서 가입을 했고 전보다는 많아진 식당들 가운데 골라 몇번 음식을 주문해보는 경험을 했다. 모든 처음이 어렵지 첫 배달주문 이후로 외식이 귀찮거나 저녁을 하기 귀찮을땐 수시로 이 배달앱을 이용하게 되었다.

사실 그전까지는 중국집 아니면 피자집, 치킨집이 배달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던터라 외식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다른 음식을 배달로 맛보기는 힘들었었다.

그런데 이 배달앱이 다양한 식당들을 구비해 나가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 느낌이었다.

 

그런데 항상 궁금했다. 이 배달앱이라는 플랫폼을 만든사람들과 그 플랫폼 바깥의 라이더들과 배민같은 플랫폼 회사의 관계는 어떤것인가. 배민에서 시킨 음식이 배민 라이더스가 아니라 배달 오토바이 뒤에 생각대로 같은 다른 이름을 가진 배달통을 달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내가 앱을 통해 주문하고 식당에 주문이 들어가서 다시 라이더가 그 음식을 배달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것인지 조금 궁금해졌다.

작년 한해 코로나로 외식을 못하고 재택에, 학교 온라인 수업에 온가족이 세끼를 집에서 먹어야 하는 일들의 연속이 펼쳐지면서 이 배달앱과 밀키트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한해를 버틸수 있었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 작년에 이런저런 배달앱을 돌려가면서 정말 많은 주문을 했다.

신기하게도 집근처가 아닌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배달이 오고 정말 상상할수 없는 다양한 음식들을 주문할수 있었다.

코로나로 더 많은 식당들은 영업을 위해 더욱 배달 플랫폼에 의존을 할 수 밖에 없었을테고 이용하는 나같은 사용자 역시도 필요에 의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이 앱에 몰릴 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어쩔수 없는 상황들로 고객이나 식당주인은 이 앱을 의지하며 도움을 받을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상황속에서 가장 승자는 배달앱을 운영하는 플랫폼 회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 와중에도 배달 라이더들이 주문을 많이 받아 배달시간을 단축하며 건수를 늘리기위해 무리한 오토바이 질주가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고 배달 사고들도 종종 일어나는 것들을 목격했다. 사람들은 식거나 불어터진 음식을 받을경우 라이더들을 욕했고 이제 한발짝 더 나아가 쿠팡이츠는 주문을 받고부터 집앞 배달을 받을때까지 모든 단계단계를 앱으로 보여주며 심지어 라이더가 음식을 받고 출발해서 집까지 오는 모든 과정을 마치 게임처럼 지도상에서 볼수 있게 되었다.

지도에서 움직이는 라이더의 동선을 보면서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고 편리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느날 내가 라이더의 입장이라면 참 끔찍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배달하는 나의 동선 하나하나를 다 감시받는 기분일것 같다는 생각은 그동안 전혀 해보질 못했다. 

 

수없이 많은 음식들을 주문해서 먹었지만 정작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들과 플랫폼 회사와 배달 플랫폼사가 어떤 관계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전혀 몰랐던 내가 이 책 한권을 만나면서 우리나라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는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우리나라의 플랫폼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앱기반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이슈들과 여러 문제점들에서 나아가 독특한 한국형 플랫폼 노동에 대해 저자가 경험하고 느낀점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설명한 책이다.

저자 박정훈은 배달 라이더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으로서 플랫폼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노동자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 '이해하기 쉽게' 라는 말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게 라이더들의 세계에 대해 전혀 알길이 없는 나같은 사람들은 너무나 그 개념이 생소해서 배달앱이 있기전부터 동네 배달 대행사가 있고 배달대행 플랫폼이 있고 주문자와 음식점을 연결하는 플랫폼 사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중요한건 우리같은 사용자들은 그냥 앱을 켜고 주문을 하면 누군가가 배달해준다고 생각하는데 그 앱 너머에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했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배달앱들중에 우버이츠가 한국에서 몇년간 운영을 하다 2019년 10월에 공식적으로 철수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컸다. 

우버이츠는  라이더가 일하고 싶을 때 스마트 폰의 앱에 로그인하면 자동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음식점의 배달 주문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

우버이츠 시스템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어떻게 두명의 인력으로 (실제로는 더 많은 인력이 있겠지만 내가 만난건  단 두명이므로) 사람들을 모집하고 교육하고 등록하는게 가능할까?

어떻게  자유롭게 일하는데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할까?

배달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될까? 앱에서 제안한 배달을 거절하면 어떤  불이익이 생길까?

답은 바로 추천인 코드였다. 내가 주어진 노동을 완수했을때 추천인은 보너스를 받게된다. 

....

무엇보다 우버이츠가 강제로 일을 시키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에게 일을 독려하다보면 플랫폼은 라이더들을 지휘 감독할 필요가 없다.  인력모집, 관리 및 독려, 교육 훈련하는 비용을 아껴서 보너스 형태로 라이더에게 지급한다.

지휘, 감독 논란에서 벗어나는 이득은 덤이다.

 

우버이츠는 초보 배달자를 배달 일에 적응시키기 위해 추천인 코드 프로모션을 적극활용하는데 (마치 다단계의 느낌이 조금 들었다. ㅎㅎ) 그 프로모션은  25개에서 멈춘다. 25개 프로모션을 달성하고 나면 그후론 새로운 프로모션들이 뜬다.

라이더의 노동을 독려하기 위해 3개의 배달을 마치고 쉬고 있으면 2개를 더하고 보너스를 가져가라는 식으로 프로모션이 매번 다른식으로 뜬다. 비오는 날에는 배달하기 싫은 라이더들에게 공지를 하나 띄운다.  '우천 할증 프로모션' 같은 식의 프로모션을 띄우면서 라이더들이 다시 앱을 접속하게끔 만든다.

문제는 프로모션이라는 것이 플랫폼 마음대로 수정가능한 것이고 본사의 정책에 따라 언제든 조건을 후퇴시킬수 있으며 이에 대해 항의할 방법도 없다.

 

이것은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보여준다. 

플랫폼은 중개업자다. 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각각의 정보를 플랫폼사만 가진다.  소비자는 우버이츠에 얼마를 내고 음식을 주문하는지, 음식점 사장은 우버이츠에 수수료를 얼마나 지불하는지, 라이더는 우버이츠로부터 얼마를 받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소비자, 음식점, 라이더가 서로의 협상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시장 가격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 사가 정보 독점을 바탕으로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무리 앱으로 돌아가는 세상으로 변화되고 있다지만 이쯤되면 이건 불공정 거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가다가 어느순간 정부에 밉보이거나 무슨 큰 일이 터지거나 하면 그때서야 플랫폼사의 일방적 정보독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에 대해 제재나 조사가 들어가거나 하겠지란 생각이 드는건 나의 억측일까.

 

수많은 정보를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힘과 권력이다. 당연히 기존의 대기업들도 이런 힘을 사용해 왔다. 

'영업비밀'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며 산재를 은폐하고, 경영상의 위기를 과장해서 정리해고를 하거나 임금 상승을 억제하기도 했다.

차이가 있다면 플랫폼은 정보의 배타적 독점 자체가 기업의 수익 모델이자 가치라는 점이다.

이러한 정보 비대칭이 만드는 효과는 역설적이게도 '불신'이다.

 


 

 우버이츠가 비판적인 면도 있지만 한국의 다른 플랫폼사들과 비교했을때 시사하는 바도 있다. 우버이츠는 알고리즘이 강제로 배차한 배달 주문을 라이더가 수락하거나 거절하면 된다. 게다가 한건씩만 배달하며 된다. 여러건의 배달을 묶기위해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바라보거나 심지어 주행중에 스마트폰을 볼 필요도 없다. 안전하다.

그런데 배달을 한개씩만 하면 돈이 안되는데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버이츠는 높은 배달 단가를 책정해서 라이더에게도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배달료를 보장해 줌으로써 생명을 위험을 무릎쓰고 신호를 위반할 필요가 없도록 해줬다.

이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물론 높은 배달 단가를 손님과 음식점이 어느정도 부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처음 무료배송 마케팅이 끝나고 배달료가 올라가자 이용객 수가 확 줄어들었다. 결국 저렴한 배달료를 부담하는 다른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은 갈아탔고 그렇게 우버이츠는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경쟁자들은 라이더를 근로지준법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 위탁 계약자로 계약하고 실제로는 근로자로 사용하고 있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가 책임져야 할 비용을 할인받으면서 안정적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우버이츠가  직접적인 지휘, 감독 없이 프로모션과 알고리즘만으로 한국의 불법적인 배달 산업에 맞서 이길 수는 없었을테다.

플랫폼 산업에서 한국의 기업들은 반칙하고 있었고, 외국 자본은 한국형 플랫폼을 이길 수 없었다.

 

저자는 쿠팡이츠의 계약서를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이 계약서의 조항들을 읽어나가다보면 모순된 점들이 보인다. 결국 노동자도 아니라고 하면서 사업자로서 할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제약해놓았다. 그야말로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자라고 할수도 사업자라고 할수도 없는 상황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의 문제에 있어서 좀더 앞서나가고 있는 해외에서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 많은 토론을 벌이고 새로운 조항을 만들기도 했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자신이 스스로를 근로자임을 증명해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자가 자신이 계약한 사람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방식이다.

2019년 적용된 미국의 AB5 법안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다.

AB5 법안은 우버이츠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가 위와 같은 사장, 즉 독립계약자로 잘못 분류되어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되었다.

사용자가 자기와 계약한 사람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abc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일하는 사람이

a) 회사의 지휘, 통제로부터 자유롭고

b) 그 회사의  통상적인 비즈니스 이외의 업무를 해야하며

c) 스스로 독립적인 고객층을 갖는 등 해당 사업에서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즉 자유로워 보이는 우버이츠나 쿠팡이츠 같은 온전한 의미의 플랫폼 노동자 역시 자율권을 가진 사장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계약 내용만 보면 책임은 회피하고 경제적으로는 종속시키는 독소 조항이 가득하다. 계약서엔 회사의 책임과 의무에 관한 사항이 거의 없다.

 

IT가 발전하고 데이타를 활용한 세상으로 변화하면서 그 속도는 코로나 이후로 더 가속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은 음식주문배달을 하는 라이더의 세계를 들여다 봤지만 라이더 뿐만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의 수와 범위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ssg 에서도 심지어 가사 도우미를 앱을 통해 신청하고 부를수 있는 온디맨드 서비스를 하고 있는것 같았다. 청소등의 일부터 우리가 생각치 못하는 분야까지 점점 플랫폼을 기반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사업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필요에 의해 이 노동을 이용해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확실히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이용하는 앱 너머에 바로 플랫폼 노동자들이 있다. 

당장 나와 상관이 없고 관심도 없다고 넘겨 버리기에는 우리나라의 더디게 힘겹게 발전해온 노동의 역사가 떠오른다.  혁신이란 이름으로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이제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노동의 문제들을 제대로 살펴야 할 때인것 같다.

 


 

플랫폼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이 논의는 꼭  필요하고 산업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이 불행하다면, 우리 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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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박정훈 저 평점10점 | g******3 | 2020.09.25 리뷰제목
[혁신]이라는 단어 뒤에 가려진, [노동자]라는 이름마저 빼앗긴 사람들의 이야기.  세계적 석학들이 한목소리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찬양한다. 매체에서는 새로운 시대에 갖춰야 하는 생각, 자격, 기술, 생활방식을 나열한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든 것들은 사장되거나 퇴출될 것이라 고 덧붙이며 불안함을 조성함과 동시에 자신들 주장에 당위성을 더한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
리뷰제목
[혁신]이라는 단어 뒤에 가려진, [노동자]라는 이름마저 빼앗긴 사람들의 이야기.

  세계적 석학들이 한목소리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찬양한다. 매체에서는 새로운 시대에 갖춰야 하는 생각, 자격, 기술, 생활방식을 나열한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든 것들은 사장되거나 퇴출될 것이라 고 덧붙이며 불안함을 조성함과 동시에 자신들 주장에 당위성을 더한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는 언택트 생활을 불가피하게 만들었고, 우리 모두를 신문명에서 살게 한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GAFA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은 그들의 주가를 높이며 4차 산업혁명의 기술과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신화를 만들어냈다. 초라한 스타트업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코스피 시가 총액보다 몸집이 큰 기업들의 이야기라니, 정말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IT분야라면 세계를 선두하는 우리나라도 젊은 청년들의 꿈이 담긴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있다. 여기에 정부까지 나서서 스타트업을 장려한다. 분명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신기술로 몸집이 커진 기업이 구시대적이고 낡은 사회망 위에 군림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는 오히려 디스토피아 속 그것과 비슷하다.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의 이야기는 그런 낡은 사회망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지만 노동자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피 맛을 봐야 피가 끓는다.

  인터넷만 있다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배달산업의 구조와 라이더들의 삶에 대해 몰랐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를거라고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앱을 사용해 배달은 많이 시켜봤지만, 음식을 받고 나면 그만이다. 라이더들의 삶에 대해 잠시라도 생각해볼 수 있는 순간은 그들의 사망 소식이 간간이 뉴스기사로 올라왔을 때 뿐이었다. 그조차도 마음의 초점은 '죽음'이지, 라이더들의 '삶'이 아니었다.

  마음 한켠에 어디선가 들어본 말이 떠오른다.

"무관심하면서 그냥 모르고 즐기는거, 그거 용서받을 일 아니에요."

  데이터가 곧 권력인 사회라고들 한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주체인 소비자들에게로 권력이 이동했다. 자본의 힘이 권력이었던 과거와는 다르다. 진정 '손님이 왕'인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여론의 힘에 의해 기업의 흥망이 좌지우지되는 현재, 우리는 과연 왕의 자질을 갖고 있을까.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는 여론이 필요하다. 여론 형성을 위해선 감정을 자극하고 충격을 주는 사건이 필요하다. 결국 누군가의 '순교'가 필요하다. 1970년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201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문중원 열사를 만난다면 개탄할 일이다. 더이상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 누군가가 죽어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가벼운 마음에 돌을 던져서도, 귀찮은 마음에 그냥 지나쳐서도 안된다. 허술하고 낡은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건설적이고 의미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혁신이 아니라 인지혁명인 것은 아닐까?


오늘도 라이더들은 빨간불에 길을 건넌다.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는  한국식 배달업의 산업구조와 배달 플랫폼, 그리고 배달업에 종사하는 라이더들의 삶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더불어 마지막 장에 라이더들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대한 여러 제안까지도 소개하고있다. 책을 다 읽었다면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다.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했다면 또다른 '그들'을 찾아나서야 할 때다. '그들'을 찾았다면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한다. 더더욱 소통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낡은 노동법에 올라탄 플랫폼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을 막기위해 미국에서 'AB5 법안'이 시행된것처럼, 우리도 혁신의 횡포를 막아야한다.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노동자 착취의 이유가 될 수 없다. 효율성을 최대한 높인 결과로 막대한 이윤을 얻어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는 것이 노동자 착취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오늘도 라이더들은 빨간불에 길을 건넌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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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럼, 배달은 누가 하는가? 평점10점 | l********r | 2022.05.01 리뷰제목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책들이 좋더라. 중증외상센터의 처참하고 씁쓸한 현실을 알려주는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나 검찰 조직을 움직이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건축가의 시선과 세상을 체험하게 해주는 유현준 교수의 책들이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삶은 어떠한지 담담하게 들려주는 '서간도 시종기'  배달의 민족 어플이 깔려있는 스
리뷰제목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책들이 좋더라.

중증외상센터의 처참하고 씁쓸한 현실을 알려주는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나

검찰 조직을 움직이는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건축가의 시선과 세상을 체험하게 해주는 유현준 교수의 책들이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삶은 어떠한지 담담하게 들려주는 '서간도 시종기' 

배달의 민족 어플이 깔려있는 스마트폰을 매일 만지고

하루에 열두번도 넘게 도로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만나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배달음식을 먹지만

정작 내가 주문한 음식이 어떻게 우리 집 앞까지 오는지는 모른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다.

주문-조리-방문-배달-수령의 과정을 거쳐 우리 집으로 오는거 아니냐고.

내가 결제한 금액으로 배달의 민족과 음식점 사장님과 라이더가

'적정한 비율'로 나눠 가지며 상생하는 아름다운 구조와 시스템 아니냐고.

 

80년대 생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 시절도 배달이 있었다.

중국집에 전화로 주문을 하면 원하는 장소로 자장면을 갖다준다.

추가요금은 없다.

라이더의 월급은 누가 줄까? 사장님이다. 배달서비스로 매출이 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럼 배달하던 라이더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다치고 오토바이는 부서지며 음식은 없어진다.

다친 사람은 병원에 가야하고

부서진 오토바이는 수리를 해야한다.

치료비는 누가 내야하고 수리비는 누구 책임이며

입원한 동안 라이더의 월급은 어떻게 해야 할까?

라이더를 법률상 '노동자'로 보는 순간, 사고는 산재가 되고

책임은 사장에게 간다. 그래서 배민은 라이더를 고용하지 않고 라이더와 계약을 한다.

고용하면 노동자가 되고 고용주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

라이더 한 명 한 명을 개인 사업자로 등록하고 계약을 하는 것이다.

개인 사업자니까 근무시간, 근무장소, 근무방식은 내가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형식은 계약이지만

실상 돌아가는 방식은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이다. 

라이더가 정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개도 없다.

 

교통법규를 어겨가며 배달하는 라이더를 보며

돈독이 올랐구나, 한 두개 적게 배달하더라도 안전하게 가는 게 낫지

생각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에 당연히 같은 생각을 하지만

그런 안일한(?)생각을 하게 내버려두질 않는다 시스템이.

물론, 모든걸 다 구조와 시스템 탓이라 돌리는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모든걸 다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 않은가?

내 스마트폰에 깔린 배달의 민족은 배달을 하지 않는다.

배달을 하는 것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고, 우리 사회의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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