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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일하려고 하는가 돈을 벌어 당장의 생계유지를 하기 위함도 있고, 알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하려는 목적도 있다. 또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경우도 있고 고단한 일터를 떠나 은퇴를 하고 나서 재능 기부를 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어떤 경우라도 노동은 숭고한 행위이며 인간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가장 적극적인 의사표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노동에 대한 시선이 양면적이다. 분명 자신도, 자신의 가족도 노동자일 텐데도 노동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행동을 이상할 정도로 고깝게 보는 경향이 있다. 예전과 달리 폭력적이지 않다. 그저 소리 높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외쳤을 뿐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사용주는 한 편이 되어 노동자를 제압하려고 하고 지금은 노동자를 겁박하는데 같은 노동자들까지 거들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수렵을 하고 채집을 하고 사냥을 하면서 시작된 인류의 노동은 비록 오랜 세월을 거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고 앞으로는 기계에 의해 인간의 노동이 대체될지도 모른다는 위기 상황이다. 그럴수록 노동자들은 함께 해야 한다. 땀내가 진동을 하는 작업복이 하찮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노동이 홀대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저들이 입만 벌리면 내뱉는 자유타령과 어디에 있다는 말인지 모를 법과 원칙도 그 어떤 노동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부족할수록 손을 잡아야 한다. 비극의 현장 다음은 당신 차례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략, 이어서 보기
경제와 노동 활동, 성인이 된 후 내 삶과 가장 밀접한 분야이니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에게 ’경제‘는 여전히 너무나 전문적이고, 어렵고, 복잡하다. 실제로 책에서 작가님이 언급했던 ‘경제학자’의 콧대높음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 든 생각은 전세계가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를 뿐이지 세상 돌아가는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한데, 사람들이 자기들 이익에 취해 매듭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에 모든 이가 만족하는 답은 없다. 그러니까 민주주의겠지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지금 상황은 더 나아질 수 없다.
최근 일주일간 우리나라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서 그런지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음이 아렸다. 인상적인 문구들이 워낙 많아 다시 책을 음미할 예정이지만, 우선 감자 역병으로 생긴 아일랜드 대기근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이를 바라보는 잉글랜드의 시선은 저게 인간이 할 소린가 싶을 정도로 역겨웠는데, ‘이때도 이 모양이었네.’라는 생각으로 별로 놀라지 않는 내 반응도 참 씁쓸하다. 언제쯤 ‘같이’ 가서 ‘길’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