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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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휘청거리는 삶을 견디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법

리뷰 총점 9.6 (33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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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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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삶의 복판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내 인생에서 내가 사라진 기분이 들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에세이스트 캐서린 메이는 걷기를 택했고, 그가 삶을 재정비하기 위해 시작한 걷기는 자신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깨달으면서 취미 이상의 것이 되었다. 그 아름다운 회복의 여정이 이제 당신의 용기가, 희망이 된다. - 에세이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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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나만의 시간, 나만의 모험. 평점8점 | r*******n | 2022.12.21 리뷰제목
그 순간 이제껏 내가 얼마나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아니, 이미 깨닫고 또 깨닫기를 반복했었다. 나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맞서고 고통받고 또 애도했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새로웠다. 그 순간 본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다. 한 아이의 엄마인 내게 세상은 결코 오롯이 나 자신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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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이제껏 내가 얼마나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아니, 이미 깨닫고 또 깨닫기를 반복했었다. 나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맞서고 고통받고 또 애도했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새로웠다. 그 순간 본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다. 한 아이의 엄마인 내게 세상은 결코 오롯이 나 자신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나로 돌아가야함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p.36

 

캐서린 메이의 전작인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라는 책을 아주 인상 깊게 읽었었다. 마흔 번째 생일을 코앞에 둔 어느 날, 갑작스런 남편의 맹장염, 건강 문제로 인한 실직, 아들의 등교 거부 등 연거푸 닥쳐온 시련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자신이 ‘인생의 겨울’ 한가운데에 서 있음을 직감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겨울을 견뎌내는 것을 담담히 기록한 책이었다. '윈터링(wintering)'에 대한 지적이고도 서정적인 사색의 풍경들이 페이지마다 밑줄 긋게 만들었던 아름다운 책이었다.

 

이번에 만난 그녀의 신작은 서른 아홉에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받고, 주말마다 험준하고 가파른 해안길을 수백 킬로미터 걷기 시작하며 자신의 상처와 인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여정을 기록한 회고록이다. 우연히 숲속에서 길을 잃은 경험을 통해 두려움보다 해방감을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삶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영국의 가파르고 험준한 트래킹 코스를 걷기로 다짐하게 된 것이다. 녹초가 될 때까지 가파른 해안길을 오르며 그 동안의 삶을 반추하고 또 반추하는 과정은 놀랍도록 감동적이었다. 한 번도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며 살아 왔는데,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낯선 진단으로 인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의 인생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나는 사람들이 자폐인에게서 경험하는 사소한 불편이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경험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거듭해서 말한다. 설명은 몇 번이고 할 수 있다. 나는 자신에 대해서 전에는 한 번도 단언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단언한다. 나는 자신을 넘겨버리는 습관을 버리고 있으며, 내가 얼마나 자주 압도당하는 느낌을 느끼는지, 평범한 사건들로 인해 얼마나 극단까지 몰리는지를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다. 대개, 사람들은 이해한다. 사실, 공감한다. 누구나 그게 어떤 기분인지 어느 정도는 안다.          p.296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 나서야 자신에게 자폐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일일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애초에 성인이 되어서야 자폐증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에 없던 증상이 성인이 되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그러한 성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채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내향적인 성향과 힘든 상황에서 자신만의 공간으로 숨어 버린다거나, 엄마가 되어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도망가고만 싶어 하는 마음들이 모두 그저 예민하고 민감해서가 아니라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니 말이다. 아마도 그 동안 살아온 전 생애를 부정하고 싶어지지 않았을까,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서린 메이는 피하지 않고,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마음속 울음을 들여다보기로 결정한다.

 

그녀는 주말마다 험준한 해안길을 걸으며 깨닫는다. 여태껏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삶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려고 애쓰며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타인의 시선에 비친 내 모습을 위해 억지로 스스로를 감추고, 속이며 살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누군가를 돌보는 것은 잘 하면서, 스스로를 다정하게 돌보는 것은 서툰 사람들 말이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느라 '나'를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되찾으려는, 불행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을 통해서 인생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23년 나는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그려보았다. 조금 더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타인을 위하는 것만큼 내 마음도 돌볼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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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책을 읽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3.01.21 리뷰제목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책을 읽고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주인공이 살면서 늦게서야 자폐성 성향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늦게 발견은 되었지만 천천히 낫아질거야 하고 생각하게 된다. 캐서린 메이 작가 책을 읽을때 감동있게 보는 듯 싶다. 작가가 쓴 책 보면 왠지 힐링이 된 듯 싶다.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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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책을 읽고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주인공이 살면서 늦게서야 자폐성 성향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늦게 발견은 되었지만 천천히 낫아질거야 하고 생각하게 된다.

캐서린 메이 작가 책을 읽을때 감동있게 보는 듯 싶다.

작가가 쓴 책 보면 왠지 힐링이 된 듯 싶다.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는 책을 읽으면서

잼나게 보는 듯 싶다.

캐서린 메이 작가가 쓴 책은 다 읽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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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평점10점 | l****9 | 2022.12.21 리뷰제목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 나서야 내게 자폐 성향이 있음을 깨달은 한 여성이, 1년 동안 사우스웨스트의 코스트 패스와 노스 다운스 웨이의 수백 킬로미터를 걸으면서 그동안 겪어왔던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서른 아홉에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아스퍼거 증후군'은 학계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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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 나서야 내게 자폐 성향이 있음을 깨달은 한 여성이, 1년 동안 사우스웨스트의 코스트 패스와 노스 다운스 웨이의 수백 킬로미터를 걸으면서 그동안 겪어왔던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서른 아홉에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아스퍼거 증후군'은 학계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대신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명칭이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라고 불린다고 들은적이 있다. 

 

 

   그녀의 긴 여정을 따라가면서 나는 나와는 다른 또 다른 유형의 사람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었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가 책의 말미에서 얘기하듯, 요즘 사회에서 자폐증은 낯설지 않기 때문일수도 있다. 그 이유야 불분명하지만, 어쨌든 최근에 크게 유행했던 드라마 주인공인 '우영우' 덕분에라도 그리 생소하지 않은 단어다. 

 

   저자는 매일 40키로씩 걷기로 계획을 세우고 그 여정의 시작을 서머싯이라는 지역의 '마인헤드'에서 시작한다. 상당 부분은 데번 지역의 사우스웨스트 코스트 패스에서 이루어지는데, 영국 해협과 브리스틀 해협 사이에 위치한 지역이다. 시작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저자가 걸었던 길을 지도로 표시해두고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지명이 나올때마다 수시로 지도를 봤다. 

 

   그녀에게 걷는 다는 것은 '레저'가 아닌 '생존'이었다. 특히 겨울에는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서 그녀의 계획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고, 악천후를 무릅쓰고 걷는다 하더라도 당초 그녀가 계획했던 대로 잘 되지는 않았다. 보통의 경우라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계획을 수정하든지 하겠지만 그녀는 얼마나 걸었는지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집착도 아스퍼거 증후군 탓이라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책에서는 단순히 걸으면서 보여지는 풍경이나 경험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구간마다 과거의 모습이나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녀의 성격상 아이 돌보기는 그리 쉬운 과제가 아니었다. 특히 그녀는 '소리'와 '접촉'에 대해 무척이나 민감했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매우 많이 필요했고, 그렇기 때문에 어린 아기를 돌보는 것은 그녀의 감정을 곧잘 폭발시켰다고 한다. 특히 남편이나 아이와 같이 사랑하는 가족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은 그녀 자신에게도 큰 상처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런 순간에 이런 사람과 입맞춤하기가 싫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그저 지금 포옹할 마음이 없는 것이다."

 

   그녀는 8월에 여정을 시작했는데, 1월에는 캔터베리에서 차트햄, 위즈터블에서 시솔터, 차트햄에서 칠햄까지의 걷기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스스로가 아스퍼거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의사와 상담하면서 본인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남편과 주변에 그 사실을 고백한다. 물론, 남편은 이미 그럴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녀가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해서 사실 사회생활을 못하는 것도 친구가 없는 것도 결혼을 못한것도 아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세상을 훨씬 더 세세하게 인식한다고 한다. 때로는 타인의 감정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한다. 

 

   "산후 우울증의 암울한 어둠 속에서도 나는 늘 버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콘월의 맨 끝까지 가는 여정은 그녀와 그녀의 아들인 버트와 단 둘이서 하는 여행이 그려져 있다. 물론,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걸어서가 아닌 자동차로 가는 여행이다. 아이를 돌보는 것이 보통의 부모나 그녀의 남편 H에 비해 무척이나 힘겨운 과제이긴 했고, 순간 순간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감정이 폭발하기도 했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가 아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뒤늦은 나이에 스스로가 자폐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끊임없이 자기 스스로에 대해 혼란을 느끼면서도 담담하게 살아가고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18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던 진료소에서 드디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이 책은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도 있다. 때로는 그녀가 하는 말이 와닿지 않거나 이해가 안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구나 싶었고, 그게 혹여나 나일수도 있고 아니면 내 가족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평범'이란 것을 정의하기 어려운 시대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굳이 좀 과민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을,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어렵거나 서툰 사람들을 '자폐증'이라는 분류로 범주화해서 '이상'하다고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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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걸을때 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평점8점 | s********2 | 2022.12.25 리뷰제목
정체불명의 통증 때문에 일을 수없이 그만둔 것에 대해서. 파티장 화장실에 숨었던 일에 대해서.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외톨이가 되어 다른 아이의 엄마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을 들었던 것에 대해서. 열일곱 살에 신경쇠약에 걸린 이후 그런 상황이 반복되었던 것에 대해서. 내 아이의 신체 접촉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 그 수치스러움에 대해서. 그 밖의 모든 수치스러움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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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통증 때문에 일을 수없이 그만둔 것에 대해서. 파티장 화장실에 숨었던 일에 대해서.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외톨이가 되어 다른 아이의 엄마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을 들었던 것에 대해서. 열일곱 살에 신경쇠약에 걸린 이후 그런 상황이 반복되었던 것에 대해서. 내 아이의 신체 접촉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 그 수치스러움에 대해서. 그 밖의 모든 수치스러움에 대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너무나 비호감이었던 일에 대해서....

"저한테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ASD를 가진 사람의 서사와 분명히 일치하네요."

ASD; Autism Spectrum Disorder (자폐 스펙트럼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속하는 '아스퍼 증후군' 

이 책의 저자가 진단받은 이 진단명을 나는 얼마전 한 드라마를 통해 들어본적이 있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역삼역?"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서번트 증후군이 있어서 법조문과 판례, 심지어는 한번 읽어본 서류속 문장 하나까지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달달 외우는 완전 기억 능력을 가졌으며, 로스쿨 재학 내내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유지하며 당시 별명이 '어일우'(아차피 일등은 우영우)였을 정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바로 이 드라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한꺼풀 벗겨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존에 장애에 대한 생각은 1차적으로 몸이 자유롭지 못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거나, 시각장애인인 경우에는 지팡이를 또는 안내견의 도움을 받는 경우, 혹은 다운증후군등으로 외형적모습으로 비장애인과 구별되어지는 모습으로 계층을 나누어 장애인을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 많은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보고 열광했고, 환호했고, 응원했다. 그건 아마도 장애를 갖고있었던 요인보단 천재성이 보는 이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것 같다. 어느회차에서는 같은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흔히 많이 보고 있는 지능이 6-7세 정도의 장애인과 더욱 비교되어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드라마가 보여준 대로 장애라는 정도는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극히 적은 확률일 지라도 천재성을 보유하는 자폐적 성향을 가진 이들도 장애라는 명목으로 구분되어 지기도 하니까, 이 책의 저자역시도 약간의 천재성을 가진 듯 보여진다. 어린시절부터 책에 매몰될정도로 글을 읽는것에 탐독한것을 보니, 천재적 작가들의 면면이 엿보이는듯 했다.

직장을 다니는 내내 힘들었던 기억이 났다. 관심있는 것이 많지 않고, 관심없는 곳엔 아예 신경을 쓰지않는다. 사교성도 그다지 좋지않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 활동반경도 넓을 필요가 없다...

문득문득 나역시 자폐적 성향이 있는 걸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자폐적 성향이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않는다. 성향자체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고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그 지점에 매몰되기 쉬울듯 싶다. 인생을 정답지를 찾듯 스스로를 숨가쁘게 몰아가지 말자고 되뇌어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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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걸을 때마다 조금씩 나를 찾아가는 여정 평점8점 | k*****m | 2022.12.20 리뷰제목
“걷기를 하면서, 이것이 또 다른 명상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걷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누구인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전에는 그것을 깨달을 여지가 전혀 없었다. 걸을 때면, 내게도 매가 가진 집약성, 매가 가진 집중된 자족감이 생기는 기분이다. 나는 매처럼 군더더기 없이, 강하고 절제되어 있다. 나는 내 주위에 날개를 드리우고 이 호들갑스러운 세상의 표면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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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하면서, 이것이 또 다른 명상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걷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누구인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전에는 그것을 깨달을 여지가 전혀 없었다.

걸을 때면, 내게도 매가 가진 집약성, 매가 가진 집중된 자족감이 생기는 기분이다. 나는 매처럼 군더더기 없이, 강하고 절제되어 있다. 나는 내 주위에 날개를 드리우고 이 호들갑스러운 세상의 표면을 응시할 수 있다.”

-캐서린의 독백

 

서른아홉,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 나서야 자폐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짧지 않은 인생에서 남과는 다른 무언가를 어렴풋이, 아니 꽤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진단 받음과 어렴풋함의 간극은 태평양 바다만큼이나 넓은 것이다. 자폐(autism) 정확하게는 의학적 진단명으로 자폐 범주성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의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disorder)이다.

스스로 아스피(Aspie)라 칭하며 아스퍼거 증후군과 함께 살아가는 캐서린은 영미권에서는 인생에 대한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에세이스트이다. 그녀의 문장은 유려하고 군더더기 없으며 아름답다. 어릴 적부터 활자에 침착하여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몇 차례 씹어먹었을 정도로 읽기를 사랑했다. 어머니는 그런 그녀의 활자 사랑과 뛰어난 지적 감수성이 유별난 행동을 상쇄해 줄 것이라 믿었다(흔히 천재들의 특별한 어린 시절처럼). 그녀의 문장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예상치 못한 상상력과 그것을 표현하는 특별한 언어 유희. 사람과의 관계를 힘들어하고, 그로 인해 책에 더 몰두하게 되면서 그녀의 특별한 재능이 발현된 것이리라.

캐서린은 영국의 해안산책로 사우스 웨스트 코스트패스를 걷기로 한다.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 자신을 찾기 위해, 아스퍼거를 진단받고, 인정하고 동행하기 위해.

그녀의 여행길은 때론 고난의 길이고, 때론 작은 행복의 발견이다. 여행작가들이 길 위에서 발견하는 크고 작은 아름다움, 그 속에서 발견한 행복, 환희의 울림..

캐서린의 걷기 기록은 그러한 정형적인 틀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다. 신발 속의 작은 돌멩이로 인한 불편함, 변덕스런 날씨와 진흙의 오르막길에서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지기와 불평,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걷는 즐거움보다 목표치를 완수해야 한다는 강박이 넘쳐난다. 책을 탐독하다 보면 캐서린과 함께 걷는 착각을 하게 된다. 오르막을 오르며 AC가 입에서 튀어 나오고, 저자가 체험한 불편함이 나의 불편함이 된다.

 

특수교육을 전공한 나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은 그리 어색하지 않다. 교육현장에서도 더러 접한 경험이 있다. 책에도 나오는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정신장애 진단 통계 편람)는 미국 정신의학협회에서 기술하는 것이다. 내가 배울 땐 DSM-였고 지금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는 중이다.

여기에 기술된 자폐범주성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에 속하는 사람의 보편적 특징은 보통 세 가지 영역에서의 결함으로 나타난다.

의사소통(communication)

사회적 상호작용(socialization)

관심과 활동(interests and activities)

아스퍼거는 DSM-에 제시된 전반적 발달장애의 범주 내에 있는 자폐 범주성 장애의 다섯 가지 하위 유형(자폐성 장애(autistic disorder), 아스퍼거 장애(asperger’s disorder), 레트 장애(Rett’s disorder), 아동기 붕괴성 장애(childhood disintegrative disorder : CDD), 비전형적 전반적 발달장애(PDD not otherwise specified : PDD-NOS) 중 하나이다.

Asperger는 비엔나의 대학 병원 의사로 그의 연구를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이 밝혀졌다.

아스퍼거 장애인들은 비언어적 의사소통 사용에 결함을 보이고, 비언어적 메시지를 읽거나 보내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 이들이 보이는 언어 활용상 어려움은 사회적 상호작용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며 흥미 및 활동과 관련하여 그 범위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이들은 인지적 기능 수행과는 상호관련이 없는 운동 기술에서 어려움을 보이기도 한다. 아스퍼거인은 뛰어난 어휘를 가지고 있으며 끊임없이 말하는 능력을 보이나 언어 출현이 지체되어 있고 언어의 사용에 어려움을 보이며 문자로 표현되지 않은 언어(구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출처: 자페 범주성 장애아동 교육의 실체 ; 시그마프레스

이상이 아스퍼거 장애에 대한 대략적인 서술이다. 이 정도의 이해를 바탕으로 캐서린 메이의 책을 읽는다면 그녀의 행동과 돌발적인 감정 흐름을 따라가기가 조금은 수월할 듯하다.

 

나만의 시간, 나만의 모험, 어쩌면 이 시간이 예전의 나를 되찾아줄지도 모른다.

 

나도 걷기를 즐겨하고, 기회가 되면 길을 나서려고 노력한다. 오늘 아침에도 모두가 잠든 새벽 홀로 운동화끈을 조여 매고 영하의 칼바람을 뚫고 주변 산책을 다녀왔다. 어떤 이는 번민으로 가득 찬 머리를 비우기 위해, 어떤 이는 해가 다르게 내 몸을 점령하는 살덩이를 녹여내기 위해 길을 걷는다.

나의 걷기는.. 걷기 위해 나는 걷는다.

걷기는 치유의 힘이 있다.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 생각마저도 사라질 때 진정 걷기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아마 캐서린도 그 순간을 오롯이 경험하였으리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이름표는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설명할 수 있게 해주고, 비로소 내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거울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나는 그게 자랑스럽다. 그것은 내게 많은 선물을 주었다. 그 이름표를 단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차이를 상기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때때로 하나의 이름표는 세상에서 온정을 이끌어내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p.358 다시 일어서다

 

  책에는 함께 걷기가 자주 나온다. 걷기 그룹과 함께 걷는 저자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다름을 인정하고 세상 속에 발맞추어 걸어가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나는 이 함께 걷기를 가족, 더 좁은 의미로 배우자와 함께 걷기로 바라보았다. 책 속 캐서린과 남편 H의 일상이 자주 언급되는데, 남편은 캐서린의 돌발적 모습들을 보아 오며 오래 참고 세심한 사람으로 표현된다. 장애가 있는 아내를 둔 배우자(혹 그 반대라도)는 아무래도 좀 더 세심한 배려가 몸에 배는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아내의 행동에도 바로 반응하지 않고 기다려 준다. 그런 남편일지라도 자기도 모르게 둑이 터지듯 쌓여왔던 앙금이 폭발할 때가 있는데, 캐서린은 또 이러한 남편에게 서운해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받아들인다. 이런 것이 부부간의 사랑이다. 서로에게 요구하지 않고 인정하며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누구나 살면서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때론 길고 긴 터널이기도 하고, 때론 험준한 산길이기도 하다. 주변에 꽃들이 만발할 수도 있고,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탕에 비까지 내릴 수도 있다. 그래도 걸어야 한다. 뛰어가지 않아도 좋다. 걷다가 길을 잃어도 좋다. 모든 길은 연결되니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것이고, 길 위에서 위로를 얻을 것이다.

  이번 겨울엔 아름다운 마음의 눈을 가진 아내와 손 꼭 잡고 골목길을, 강둑을, 산길을 걸어보아야겠다. 우리가 걷는 길이 꽃길이 될 수 있도록.

  매서운 삭풍 가운데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준 이 책의 부제는

 

휘청거리는 삶을 견디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법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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