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우리는 모두 다른 세상으로
1.
발달장애인은 과연 아무것도 모르는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발달장애인 친구들도 알 건 다 안다. 다만,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다른 점은 그분들의 사회화 과정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습을 하는 게 조금 느릴 뿐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발달장애인도 글을 배울 수 있고, 숫자를 익힐 수 있다. [숫자나 글자의 익힘은 전창수가 쓴 “조각노트”를 통해 가능하다고 들었다]
2.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자폐인이 세상에 적응하는 방식은 꽤나 어렵고 힘겨운 과정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세상의 모든 걸 익히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게 익힌 세상은 그들의 눈에 신기하기도 하지만, 정말 살 만하기도 하다. 비장애인이 보는 세상보다 더 어렵지만, 그렇기에 더 뜻깊은 세상이기도 하다.
3.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점점 더 사라져가는 걸까. 오늘날의 세상은 신문에서도 그렇고, 장애인을 위한 글들이 많다. 그만큼 사회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지만, 여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에 장애인이 느끼는 불편한 점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현실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선, 분명 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다. 이 점 하나만 기억해도 될 것 같다. 장애인이 보는 세상, 장애인이 적응해 나가는 세상은 보다 더 어렵지만, 그렇지만, 그분들이 아무것도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사회에 분명, 지대한 공헌을 세울 수 있는 분들이라는 것을. 그분들의 노력들이 이 세상에 더 넓게 넓게 퍼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이 리뷰는 현대지성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자폐를 지닌 아동 대부분은 걸음걸이와 전반적인 행동 방식이 조금 이상하다. 내가 교실에서 선생님의 지시에 자기들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금세 알아챘다. 아이들은 관찰력이 뛰어난 터라 그런 식으로 빠르게 학급 친구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집단 내에서 누가 인기가 많고 사랑받을지, 누가 외톨이가 될지도 빠삭하게 꿰고 있다. 어른들의 사회도 비슷한데, 단지 '세련된 위선'이 더할 뿐이다. 직접 때리는 대신 배제하는 어떤 말이나 태도를 활용해서 엇비슷한 결과가 생긴다. p.40
이 책의 저자인 조제프 쇼바네크는 아스퍼거증후군으로 만 6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지적 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바칼로레아를 통과하고, 독학으로 10개 언어를 배웠으며, 프랑스 명문대 시앙스 포 졸업 후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시련과 실패를 겪으면서 살고 있다. 간단한 시간 약속을 하거나, 친구 모임에 나가는 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고, 사소한 결정을 내리는 데도 여전히 혼란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폐증이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장애가 아니라 자신을 설명하는 하나의 특징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자폐를 지닌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과 그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둡거나, 무겁지 않을뿐더러 유머러스 하기까지 하다. 이는 그가 세상을 살아온 태도,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보여준다. 우리가 쉽게 예상하는 자폐증과 아스퍼거증후군에 대한 상식이라는 것이 실재와는 얼마나 다른 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폐와 자폐인에 대해 거의 백지상태인 것이 맞다. 다만, 우리의 편견이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게 만들고, 추측하고, 단정짓게 만드는 것뿐이다. 나 역시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다만 자폐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식으로 말을 할 지 매체에서 보아온 상황들로 그저 예상할 뿐이다. 그러니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내면세계를 상상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런 책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편견을 깨고, 우리가 모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 말이다.
어느 날 강연을 마쳤는데, 한 부인이 무척 놀란 표정으로 내가 웃을 줄 몰라야 하는데 왜 농담을 하느냐고 물었다. 어떤 어머니는 농담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되는 주제가 있고, 자폐증을 이야기하며 웃는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잊게 만든다며 나를 비난하기도 했다.... 나는 사람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인간이 웃는 존재라고 믿는다. 내가 운 좋게 교류할 수 있었던 자폐를 지닌 일부 성인들로부터 배운 점이 한 가지 있다면, 아마도 그들의 풍부한 유머일 것이다. 물론 그런 면모는 잘 들여다보고 발견해내야 한다. 그들의 유머는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p.296
이 책의 서문을 쓴 영화 제작자 소피 레빌은 저자를 처음 만나면서 선입견이 흔들렸다고 말하며 그의 외모를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팀버튼의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 기이한 외모의 꺽다리 사내'가 느릿느릿한 목소리에 억양은 이국적이었지만 정확한 단어를 사용했으며 재치가 돋보였다고 말이다. 그는 청중들이 간간이 웃음을 터뜨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며 강연을 하는 중이었다. 조제프 쇼바네크는 자신의 장애를 하소연하지 않고, 억울해 하지 않았으며, 그것을 결코 잊지 않으면서 성공의 수단으로 삼았다. 물론 수많은 자폐 아동들이 만 6세 전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평생 침묵이라는 감옥에 갇혀 지내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와 같은 사례가 앞으로 더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어눌해 보이는 말투와 여느 사람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기 때문에 자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사회 속에서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폐인 스스로 자신이 세상의 어떤 틀에도 들어맞지 않음을 인지하고, 그 모습 그대로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세상 속에서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있어서 자폐증은 자기 키가 195센티미터이고, 체코 출신 프랑스인이라는 것처럼 여러 특징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사람은 어떤 한 가지 설명에 가둘 수 없는 존재이고, 각각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고, 각자의 독특한 점 그대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니 자폐를 지녔든 아니든, 혹은 특정한 약점이 있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자신만의 모습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자폐증'이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자폐증상을 겪고 있는 이의 내면 세계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인생을 긍정하는 그의 삶의 태도에 감탄했고, 우리 모두 각자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자폐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점을 통해서 인간은 하나의 설명으로 가둘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자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생각해보면 주변에 자폐인을 본 적이 잘 없고 그들을 이해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에 자폐인들을 본 적도, 어떻게 어울려야하는지조차 모른다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마냥 즐겁게만 시청하며 또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자폐인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할 지, 자폐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자폐인에 대해 더 알아야겠다고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책은 우리에게 자폐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그들은 어떤 존재인가 설명해준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폐인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려준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며 당연하게 익힐 수 있던 것을 자폐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게 아닌, 언제어디서나 통용되는 명확한 규칙이 필요한 것이다. '융통성'을 발휘하기엔 세상은 너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행동이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스스로 배우고 만든 규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기에 보기보다 복잡하고 정신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도 평소에 많은 생각을 하고 산다. 나도 모르게 말이 헛나올 수도 있고, 충동에 이끌려 행하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자폐인들의 여러 행동도 따지고 보면 이해와 정도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일 뿐인데 우리가 너무 선을 그어 바라본 것은 아닌지 느끼게 된다.
책에서 속속들이 나오는 자폐인들의 생각은 우리들도 일상에서 쉽게 하는 생각들이다. 가끔 재밌으면서 엉뚱한 생각이 머릿속에 남는 일들이 있지 않은가.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상함보단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쯤되면 우리가 자폐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들을 다른 사람으로 분리하기보다 오히려 이해하는 정도가 다른 일반인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그들과 자연스럽게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나도 아직 더 배워야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폐인에 대해 더 알고 함께 하는 따뜻한 사회가 되어가길 바란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엄청난 히트를 치면서 자폐증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예전보다는 더 많아진것 같습니다. 다만, 일부 언론 기사를 보면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하여 자폐증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낚시성 기사를 쓰는 것을 보고 씁쓸한 생각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이 책은 자폐증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프랑스 저자가 경험한 자신의 학창시절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이야기 그리고 프랑스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현재의 자폐의 원인이나 자폐증을 앓고있는 사람들에 대한 잘못된 스스템이나 편견의 문제를 잘 지적해 주고 있습니다.
저자의 경우에도 여섯살까지 말을 제대로 못했지만 그는 각고의 노력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 박사학위까지 따고 다양한 언어에도 정통하며 여전히 쉽지는않지만 다양한 사회활동을 묵묵하게 해가고 있더군요. 책을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리게 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자폐에 대해 편견이나 불확실한 근거로 평가를 했고 우리와 세상을 보는 방법이 다른 그들을 비정상으로만 취급하고 질병으로써의 자폐를 치료하는데 더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자폐를 늘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의 비자폐인들이 만들어낸 사회구조에서 살아가는 것이 녹녹치도 않으며 어떤 면에서는 우리들이 그들의 눈에는 더욱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보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너무 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활동이나 생각을 그들은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미리 준비해야하고 어려워하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저자는 자폐라는 것으로 한 인간을 한정짓고 제한하는 것이 매우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인간은 누구나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뿐이며 하나의 기준으로 묘사를 할수 없음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자폐인이라기 보다는 자폐라는 특수성을 가진 또 다른 개인이라는 것을 우리가 먼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해보게 되었고 우리는 지나치게 어떤 틀이나 구조안에 인간을 마구잡이로 인간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밀어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시작된 자폐인에 대한 관심이 출판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는가보다. 자폐를 다룬 책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싶었는데 현대지성에서 책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을 독서모임에 지원해주었다. 관심있는 참여자를 모아 책을 읽고 모임 시간을 정했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참여자 각자의 의문점들을 모아 논제문을 만들어 토론의 맥을 만들었다 토론 당일 멀리 타 지역의 참여자까지 온라인으로 접속해 얼굴을 맞대고 책과 저자, 자폐 그리고 '나'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의 저자 조제프 쇼바네크는 고기능 자폐로 진단받았기까지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이다. '자폐'라는 병명이 널리 사용되지 않던 과거, 저자의 특별한 정서와 행동 방식은 타인에게 정신적인 문제로 보였고 '치료'라는 이름의 처방은 고통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운 좋게 저자는 자신의 관심 분야인 언어를 붙잡을 수 있었고 10개 국어를 습득했으며 철학을 공부했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본 자폐가 아닌 당사자의 체험으로 쓴 책은 관찰로는 파악하기 힘든 마음의 모습들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폐의 모습이 '평범'의 외피를 가진 우리 자신에게서도 멀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책에 대한 별점은 5점 만점에 3.5점에서 4.7점까지 나왔다. 자폐인 본인의 경험을 솔직하게 썼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지만 단편적인 서술이 이어져 몰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적과 산만한 구성이 아쉽지만 이런 부분도 자폐인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고난을 달관한 저자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는 말씀, 정도는 덜하지만 토론 참여자 자신과의 유사성을 많이 발견해 놀라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단락 앞쪽에 붙인 소제목들이 흐트러질 수 있는 서술의 중심을 잡아줘서 좋았다는 언급, 꾸밈없이 소박한 서술들에서 '자본주의의 냄새'를 벗어난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토론 내내 '정상성은 무엇인가'와 '누가 정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이야기 주변을 계속 맴돌았다. 저자 쇼바네크의 경험들은 우리들 비자폐인이 당연시하는 '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떠올리게 했다. 저자는 낯선 환경을 처음 마주했을 때 불안감을 느꼈다. 토론자 각자가 느끼는 불안의 원인을 떠올려 보고 저자의 상황과 비교해 이야기나눴다.
이어 저자가 학교에 다니던 중 심리코칭에서 시작해 정신분석가와 정신의학자를 만나 일종의 '치료'를 받는 과정을 함께 훑어보았다. 저자의 상태 개선이 이 과정이 도움이 됐을지 의문스러웠고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진단명으로 쇼바네크라는 사람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책에 제시된 자폐증의 특징들의 상당수는 일반인들고 공유하는 것들이었다. 이런 기준으로 자폐를 판단한다면 '우리도 역시 (어느 정도는) 자폐가 아닐까'하는 질문에 토론자 모두가 공감했다.
장애를 판단하는데 사회적 편견이 얼마나 작용할까.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는 정서적, 태도적 요소들이 조금 '특별하게' 드러나는 걸 '비정상'이라고 판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책 속에는 정상인이라고 여겨지는 그 누구보다도 올바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자폐인이 있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두 시간을 꽉 채운 토론을 마쳤다. 다음은 토론자들이 남긴 후기.
읽고만 말은 책과 토론까지 한 책은 확실히 이해의 깊이가 다르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하는 모임이었다.
여러분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통신 장애로 100 퍼센트 다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님의 자폐 특징 정리는 나 자신이 편견에 싸여 살고 있는 걸 알게 해 주었다. 유사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이질감이나 혐오감으로 보다는 또다른 특징으로, 가능성을 가진 특질로 보려 노력해야겠다고 생각케 해 주었다.
김** 님의 토론 후기
조제프 쇼바네크의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는 책을 손에 받은 순간,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 세상을 분류하는 기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면 나로서는 반가운 현상이다. '다른'이란 말이 눈에 띄었던 것처럼 190cm 넘는 훤칠한 작가가 나오는 동영상을 찾아 보며 카메라 앵글에 눈을 잘 마주하지는 못하더라도 더이상 '바질의 집' 앞에서 머뭇거리는 그가 아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와 용기를 내어 사회의 한 부류의 예시로 자신의 이야기를 소수(자폐)의 입장과 이해를 알리듯 더이상 '자폐'의 블안 심리보다는 모호한 경계를 정상성 현실로 끌어 오는 교량적 역할자로서 그의 자전적 목소리를 통해 알게 되니 문맥속 위트와 그의 외형적 자폐이자 고기능 자폐인이 아닌 내면적 비자폐인으로 느껴지며 그의 노고로 다가온다. [4장] 서두의 인용문 중 '조금 이상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미셀 오디아르 감독의 말처럼 완벽하지 않은 빈 구석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로 남으리라 믿는다.
또 다른 김** 님의 토론 후기
혼자 읽고만 책과 모여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 책은 다르게 남는다.
궁금하지 않던 것에 대해 관심을 갖은 무모함으로 또 하나의 경계를 부순듯한 기분이다. 훌륭하신 자폐인님을 통해 ‘자폐’에 대해서 또 자폐인이 보는 세상에 대해서 알게 되고 또 거기서 저를 발견하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토론 참여자분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결국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p.190) - 오늘 나누지 못한 5장(약물 중독 그리고 내가 만난 새로운 세계) 중에.
다만, 짧은 시간이 아쉬울 뿐~^^
이** 님의 토론 후기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자폐인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자폐自閉를 자개自開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모습들이 곳곳에 담겨있었는데, 그게 특별한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제프 쇼바네크가 말하고 있는 자폐 현상은 내게도, 주변 이웃에게서도 쉽게 보여지는 것들이었다. 연관된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떠올라 연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차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태에 이르면서 책 제목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에 새삼 감탄했다. 저자가 겪어왔던 여러 사건들이 이 한 문장으로 응축되어 담겨있는 듯 했다.
“그들의 사고와 행동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고, ‘비정상’이 아니라 ‘독특함’이다!” 마침내 이런 생각에 다다르게 되었다. 다수에 속하지 않는 독특한 자폐인들을 나의 ‘특별한 일부 이웃’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고. 난 그저 그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평범한 일인’이면 되는 것이라는 나름 명쾌한 답을 얻게 되었다.
이렇게 ‘다름’과 ‘독특함’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한 토론, 책의 가치가 배가되는 의미있고 행복한 나눔이었다.
차** 님의 토론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