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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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미술관

하루 1작품 내 방에서 즐기는 유럽 미술관 투어

리뷰 총점 9.4 (17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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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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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언택트 시대, 유럽 주요 미술관을 집에서 만나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6 | 2020.11.29 리뷰제목
올 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야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여행 분야가 가장 피해를 많이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코로나 팬더믹 시대에 가깝게는 우리나라 2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을 눈 앞에 두고 있고 멀게는 많은 관광객들로 눈코 뜰 새가 없던 해외 여행 가이드들이 이제는 실직자 신세가 되어 한
리뷰제목

 

 올 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야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여행 분야가 가장 피해를 많이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코로나 팬더믹 시대에 가깝게는 우리나라 2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을 눈 앞에 두고 있고 멀게는 많은 관광객들로 눈코 뜰 새가 없던 해외 여행 가이드들이 이제는 실직자 신세가 되어 한인회의 라면으로 버틴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한다. 해외는 고사하고 국내 주요 여행지도 마음 놓고 떠날 수 없는 요즘. 유럽에서 미술관 도슨트로 활약하고 있는 5명의 저자가 유럽 주요 미술관의 명화들을 소개하는 책을 만났다.

 

 유럽 미술관의 유명 도슨트 투어를 책으로 담은 [90일 밤의 미술관]은  동양북스 출판사의 콜렉트 시리즈 중 하나로 유럽 주요 미술관의 도슨트들이 독자들에게 전할 명화 102점을 신중하게 골라서 해설해 주고 있으며 하루 한 편씩 90일 동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도 언제 어디서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자~ 그럼 90일 밤의 유럽 미술관 도슨트 투어 출발~~

 

 □ 영국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갤러리, 로톨드 갤러리] - Day 1 ~ Day 21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영국 내셔널 갤러리, 21쪽(左), 24쪽(右)]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정교함과 농밀함으로 내셔널 갤러리를 찾는 수많은 관람객을 

감탄하게 만드는 얀 반 에이크의 작품입니다.(20쪽)

 

  [90일 밤의 미술관]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그림으로 영국 최고의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내셔널 갤러리를 찾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는 명화라며 도슨트 투어의 시작을 알린다. 미술 문외한인 내가 봐도 정교한 그림이다. 그림 속 주인공인 아르놀피니 부부가 입은 옷의 주름, 주변 사물들과 강아지의 세밀한 표현,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부 뒤 중앙에 놓인 볼록 거울을 확대해서 보면(右) 화가가 얼마나 정교하게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가 있다. 방 안 전경이 모두 들어가 있고 방의 입구, 심지어 부부 앞의 화가까지 묘사되어 있다. 15세기 그림인데 이렇게 정교하고 세밀하다. 만약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해설 없이 혼자 관람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역시 그림은 여유롭게 찬찬히 감상해야 한다). '현대 유화의 아버지'라는 얀 반 에이크가 색을 내는 안료가 엉기게 하는 용매로 그동안 사용하던 달걀 대신 기름을 사용함으로써 마르는 속도가 느려지게 되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이 작은 발명이 미술사 측면에서 엄청난 사건이었다는 해설은 덤이다.

 

[<34살의 자화상> (左) 62쪽, <63세의 자화상> (右) 63쪽, 렘브란트 반 레인, 영국 내셔널 갤러리]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22번 전시실은 단 한 명의 화가를 위한 공간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크 시대의 거장이자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화가, 빛과 어둠의 미술사로 불리는 렘브란트 반 레인입니다.(60쪽)"

 

 평생에 걸쳐 100여 점에 달하는 자화상을 그린 렘브란트는 빈센트 반 고흐를 제외하고 아마도 제일 많은 자화상을 그린 화가라고 한다.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 22번 전시실에는 렘브란트의 자화상 2개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34살의 자화상>과 <63세의 자화상>이다. 아무 정보 없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자화상을 봐도 두 사람의 표정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젊은 렘브란트는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멋진 옷을 입고 있고 왠지 거만해 보인다. 당시 렘브란트는 인기 절정의 화가로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이었다고 한다. 옆에 있는 늙은 렘브란트 초상화는 젊은 시절 렘브란트의 자신만만한 눈빛은 오간데 없고 왠지 허름한 외투에 겸손해 보이기까지 한다. 63세 때 렘브란트는 자신보다 먼저 부인과 자녀 모두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고 화가로서의 명성도 곤두박질쳐서(<낮에 그린 야경>이라는 초상화를 그린 이후 인기가 급락한다. Day 41) 말년에는 경제적으로 궁핍했다고 한다. 모델을 구할 돈이 없어서 자화상을 많이 그렸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정도로 그는 결국 무일푼으로 세상을 떠난다. 두 초상화를 비교해 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한치 앞도 못 보는 세상 순간의 성공에 도취하지 말고 매사 겸손해 하며 인생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외에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소(小)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 그림 속 왜상기법으로 표현한 해골을 통해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고 이야기 하며(Day 5, 39쪽), 안 얀스 트렉의 <바니타스 정물> 속 화려한 꽃들을 통해 "이 화려함도 모두 순간일 뿐이다. 모두 헛된 것이다. 언젠간 아름다움도 모두 지게 될 것이며, 우리는 화려한 현생을 쫓기보다는 훗날 천국에서의 참된 영생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Day 11, 68쪽)"라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또한 코롤드 갤러리에서는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Day 18>, 고흐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Day 19>을 만날 수 있고, 테이트 모던에서는 샤갈의 <꽃다발과 하늘을 나는 연인들, Day 20>, 달리의 <나르키소스의 환생, Day 21>를 감상할 수 있다.

 

□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마르모탕 미술관]-Day 21 ~ Day 39

 

[자크 루이 다비드,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125쪽)]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은 루브르 박물관을 거닐다 보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유명세도 있지만 그림의 거대한 크기에 먼저 압도되지요.(124쪽)"

 

 대학시절 유럽배낭 여행 중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난 명화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명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다. 당시 그림에 대해 전혀 모르던 내게 전시실 중간에서 압도적인 크기로 다가온 대작으로 그림 속 주인공이 나폴레옹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2년이 넘는 작업 기간을 거친 작품이라 하는데 완성된 작품을 본 나폴레옹은 1시간 가까이 감상하고 "마치 내가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127쪽)"라고 찬사를 보내며 황제의 관을 잠시 벗고 다비드 앞에서 고개를 숙여 존경심을 표할 정도였다고 한다.

 나폴레옹이 1시간 가까이 감상한 그림을 배낭여행 당시 나는 5분도 채 안 보고 지나쳤다. 그림을 하나라도 더 보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는데 결국 지금은 기억에 남는 그림이 거의 없다. 코로나19가 진정된 미래 어느날 다시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떠나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한다면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폴레옹 뒤에서 노려보고 있는 고대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찾아보면서 말이다.

 

[오귀스트 르누아르, <도시에서의 춤> (左), <시골에서의 춤> (右),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168쪽)]

 

 "저는 종종 미술관을 방문한 여행객에게 자신이 꼭 갖고 싶은 작품을 하나 고른다 생각하고 보기를 

권합니다. 특히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에는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 많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관람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때 그날 자신이 꼭 사고 싶은 작품을 찾는다고 

생각하고 보면 미술 감상에 대한 집중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중략).166쪽"

 

 도슨트의 이야기처럼 꼭 사고 싶은 작품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미술을 감상한다면 앞서 내 경험을 언급했듯이 한 번에 많은 작품을 보려다 결국 제대로 된 명화 감상을 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 한 쌍의 남녀가 춤을 추는 두 개의 그림이 있다. 왼쪽 그림은 왠지 격식을 차리고 추는 춤으로 차갑고 우아하게 느껴지는데 오른쪽 그림은 자유롭고 밝으며 행복감이 자연스럽게 밀려온다. 두 그림 모두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이었던 프랑스의 르누아르의 그림으로 왼쪽 그림의 여성은 수잔 발라동이라는 화가로 인상파 화가들의 주요 모델이었던 인물이고 오른쪽 그림의 여성은 르누아르의 부인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춤을 추는 행복한 미소가 인상 깊은 그림이다. 두 여성의 표정, 옷, 장신구, 그림의 배경이 되는 식물도 차이가 나는데 서로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흥미롭다.

 르누아르는 굉장히 많은 그림을 남겼다고 하는데 관절이 망가져서 붓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마비된 손에 붓을 묶어서 거의 온몸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왜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그림을 그리냐는 질문에 르누아르는 " 고통은 사라지고 아름다움은 남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화가의 이런 열정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 아름다운 그림들을 미술관에서,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행복하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 외에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Day 22>,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 Day 26> 등을 감상할 수 있고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Day  32>, 클로드 모네의 <임종을 맞은 카미유, Day 35> 등을, 마티스 미술관에서 앙리 마티스의 <푸른 누드 Ⅳ, Day 39>를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내부 전경, 182~183쪽]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 박물관, 마우리츠하우스 미술관, 반 고흐 미술관-Day 40 ~ Day 45

 

 유럽에서 작은 나라에 속하는 네덜란드에는 빈 센트 반 고흐를 비롯해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등 유명한 화가들을 많이 배출했는데, 특히 반 고흐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반 고흐 미술관이 있기에 반 고흐 팬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가 네덜란드이다. 나 또한 유럽 배낭 여행 중 네덜란드의 반 고흐 미술관에 방문하여 <해바라기>, <감자 먹는 사람들>을 본 기억이 생생하다(루브르 박물관에서 본 명화들은 거의 기억이 안 나는데 다행히 반 고흐 미술관 그림들은 천천히 감상해서 기억이 남아있다).

 네덜란드 편에서는 17세기에 드물었던 여성 화가인 유딧 레이스터르의 <젊은 여인에게 돈을 제안하는 남성, Day 40>을 비롯해 영화와 소설의 소재로 제작될 정도로 유명한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 Day 42>, 반 고흐의 <까마귀가 있는 밀밭, Day 45>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유럽 배낭 여행 당시 방문한 반 고흐 미술관 팜플랫]

 

□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톨레도 대성당,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 살바도를 달리 극장 박물관, 호안 미로 미술관-Day 46 ~ Day 68

 

[벨라스케스 <시녀들>, 프라도 미술관(255쪽), 피카소 <시녀들>(右), 피카소 미술관(299쪽)]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 steal."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피카소의 말입니다. (301쪽)

 

 제목도 똑같고 심지어 등장 인물의 위치도 동일한 두 그림이 있다. "내가 뛰어넘고 싶은 화가는 벨라스케스가 유일하다.(299쪽)"라며 벨라스케스를 평생 존경했던 피카소가 벨라스케스의 그림 <시녀들, 左>을 일흔여섯의 나이에 새로운 화풍으로 재창조한 <시녀들, 右>이다. 스페인의 보물이라고 일컬어지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그림 중앙의 자리잡은 귀여운 공주가 주인공 같지만 일반 그림들과 달리 화가가 공주의 뒤에 있고(화가가 가장 크게 그려져 있다) 거울에 희미하게 국왕 펠리페 4세 부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왕실 규정상 왕과 왕비를 한 화폭에 담을 수 없었다고 한다). 커다란 캔버스에 화가가 그리고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지금까지도 많은 추측을 하고 있는 그림이라고 한다. 아무튼 전문가들이 뽑은 회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그림이자 미술사에서 가장 많은 논란과 해석을 낳고 있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과 역사상 수많은 모작, 오마주, 차용 작품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 평가받는 피카소의 <시녀들>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묘미라 하겠다. 

 

 이 외에 세계 3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프라도 미술관이 있는 스페인에서는 많은 명화들을 만날 수 있는데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Day 52>,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불카누스의 대장간, Day 54>, 프란시스코 고야의 <옷 벗은 마하, 옷 입은 마하, Day 57>, 살바라도 달리의 <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 Day 65> 등 23점의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 독일 [알테 피나코테크-Day 69 ~ Day 82

 

[<카를 5세의 초상>,  알테 피나코테르(左), <개와 함께 있는 카를 5세 초상>, 프라도 미술관(右) 343쪽]

 

 "그림의 주인공인 카를 5세는 1519년 독일의 제1제국인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즉위하면서 프랑스를 제외한 서유럽과 스페인령의 식민지까지 다스렸던 당대 가장 강력한 군주였습니다. 베첼리오 

티치아노는 카를 5세의 초상화를 두 번 그렸는데, 이 작품 <카를 5세의 초상>은 두 번째로 그린 

초상화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초상화도 보는 게 좋겠죠?(341쪽)"

 

 미술관 드슨트는 카를 5세의 초상화 두 점을 비교해서 감상하라며 해설을 시작한다. 티치아노가 먼저 그린 첫 번째 초상화(右)는 입상 초상화로 당시에는 강력한 군주만이 입상 초상화를 그릴 수 있었는데 교황에게 황제의 관을 받은 카를 5세가 로마 황제처럼 강력한 힘을 가진 통치자로 표현하길 원하자 티치아노가 의도적으로 입상 초상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럼 두 번째 초상화(左)는 왜 카를 5세를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렸을까? 두 번째 초상화 역시 카를 5세가 요구한대로 의도적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당시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으로 촉발된 구교와 신교와의 전쟁에서 가톨릭 편이었던 카를 5세가 뮐베르크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린 초상화로 단순히 힘만 센 중세 시대 황제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통치자의 이미지를 원했기에 첫 번째 초상화 때와는 달리 성직자 같은 수수한 검은색 옷에 소박한 의자에 앉아 있는 지적인 황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품은 칼과 장갑이 전부인데, 칼은 몸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잘 보이지 않는 칼은 "나에게 힘은 있지만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344쪽)."라는 점을 상징한다고 한다. 아무튼 자기 의도대로 척척 그림을 그려주는 티치아노를 아꼈던 카를 5세는 티치아노가 그림을 그리다 붓을 떨어뜨리자 아무도 붓을 줍지 못하게 하고 자신이 직접 그 붓을 주워줬다고 한다.

 

 이 외에 독일 알테 피나코테르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를 알린 조토 디본도네의 <최후의 만찬, Day 69>을 시작으로 르네상스 3대 거장이라는 라파엘로 산치오의 <카나자니 성가족, Day 73>,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레우키포스 딸들의 납치, Day 80> 등 14점의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 그외 지역 -Day 83 ~ Day 90

 

[마르크 샤갈, <초록색 얼굴의 바이올린 연주자>,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 382쪽]

 

"저 그림이 걸려 있다니 놀랍네요."

"샤갈을 좋아하나 봐요?"

"좋아해요. 사랑이 어떤 건지 말해주는 것 같아요. 파란 밤하늘을 둥둥 떠나니는 거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염소와 함께 말이죠?"

"물론이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염소가 없다면 행복은 행복이 아니에요.(382쪽)"

 

 영화 <노팅힐>에서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윌리엄(휴 그랜트)이 주고 받은 대사라고 한다.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중력을 거스르 듯 둥둥 떠나니는 초록 얼굴의 음악가(염소 같다)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초현실적인 그림으로 보이는 이 그림은 그림 역시 한 편의 시처럼 여기길 바랬다는 은유하는 화가 샤갈이 그린 <초록색 얼굴의 바이올린 연주자>이다.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샤갈의 그림을 모티프로 한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초연되었고 7년 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내겐 영화 속 주제가가 귀에 익숙하다. 바로 어릴 적 나를 목마 태우고 다니기를 좋아하셨던 아버지께서 허밍으로 자주 부르던 곡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목에 목마를 타며 머리 위 세상을 볼 수 있었던 어린 나는 이렇게 자라 두 딸의 아빠가 되었고 이제 예전보다 작아지신 아버지를 만난다. 리뷰를 다 쓰고나면 아버지께 오래 전 즐겨 부르시던 <지붕 위의 바이올린> 주제가 이야기를 꺼내봐야겠다. 샤갈의 <초록색 얼굴의 바이올린 연주자> 그림 덕분에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올릴 수 있으니 90일 밤의 미술관 여행을 잘 한 것 같다.

 

 

 그 외 지역에서는 이탈리아 로마의 바르벨리니 궁전 국립 미술관, 벨기에의 미그리트 미술관, 미국 캘리포니아의 LA 카운티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7곳의 명화 8점을 만날 수 있는데 앞서 소개한 샤갈의 그림에서부터 프리다 칼로의 <단지 몇 번 찔렀을 뿐, Day 87>,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Day 90> 등을 감상할 수 있다.

 

 [90일 밤의 미술관]은 유럽의 주요 미술관에 가야만 들을 수 있는 도슨트 투어를 내 방에서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유명 도슨트인 5명의 저자가 유서 깊은 유럽 각지의 미술관에서 엄선한 명화 102점을 만날 수 있는 언택트 시대에 딱 어울리는 책이라 하겠다. 장마다 감상 팁이 있어 독자들에게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하루 1작품씩 90일 동안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독자들도 부담없이 유서 깊은 유럽 미술관의 명화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림을 적절히 배치하여(때로는 한면, 때로는 전면을 할애를 한다) 그림에서 전해지는 감흥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90일 밤의 미술관] 덕분에 퇴근 후 내 방에서 유럽 미술관 투어를 하며 서양 미술사를 빛낸 명화들을 만나는 호강을 했다. 앞으로 기회가 생겨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유럽 미술관 투어를 통해 책에서 만난 그림들을 꼭 직접 만나보고 싶다.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5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4 댓글 102
종이책 방안에 미술관을 만들게 한다/ 동양북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j****3 | 2020.11.25 리뷰제목
방구석 미술관을 읽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접하면서 그 책이 가장 많이 생각나는 이유는 작품을 낱낱이 제시해 주면서 해설해 주기 때문이다. 한 편의 작품을 설명하는데도 한 권의 책 분량으로도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책은 미술 작품에 대해 그렇게 깊이 다루지는 않는다. 대신에 다양하게 보여준다. 즉 방구석미술관과 비슷하게 이 책은 다양한 작품을 엮어 미술계 일반적인 흐름
리뷰제목

 

방구석 미술관을 읽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접하면서 그 책이 가장 많이 생각나는 이유는 작품을 낱낱이 제시해 주면서 해설해 주기 때문이다. 한 편의 작품을 설명하는데도 한 권의 책 분량으로도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책은 미술 작품에 대해 그렇게 깊이 다루지는 않는다. 대신에 다양하게 보여준다. 즉 방구석미술관과 비슷하게 이 책은 다양한 작품을 엮어 미술계 일반적인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방구석 미술관이란 책과 공통성이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참 읽기가 좋게 되어 있다. 90편의 작품을 하루에 한 편씩 관람해 볼 수 있도록 엮어 놓고 있다. 물론 하루에 꼭 한 편씩만 보라는 얘기는 아니다. 많은 작품을 한 번에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진미(眞味)는 옆에 두고 한 편씩 읽으면서 그림을 감상하는데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런 의도로 제목을 만들었고, 그렇게 관람할 수 있도록 엮어졌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독해 방법도 중요하겠지만, 저자들의 의도에 따라보는 것도 새롭게 책을 읽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하루에 한 편씩 읽어왔다.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서 남은 분량을 쭉 일별해 봤다.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한 번 읽고 그냥 내버릴 책은 아니다. 옆에 두고 수시로 찾아보고 읽어보면서 지식으로 삼고, 그 내용을 내 삶 속에 적용시켜볼 만한 책이다. 즉 소장용으로 무척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아마 앞으로 이 책은 내 옆에 오랜 시간 머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마르스가 한 번 관람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내 의식과 눈 속에 머물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은 국가별로 나누어 그림들을 제시해 준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그 외 지역의 미술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90편의 작품이 되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는 이 책을 손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요인이 된다. 미켈란젤로, 램브란트, 세잔, 고흐, 샤갈, 다빈치, 쿠르베, 밀레, 마네, 모네, 드가, 고흐, 뒤샹, 고야, 피카소, 루벤스 등 우리가 많이 들었던 작가들의 작품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기에 미술관을 찾는 우리들의 발걸음이 그리 힘들지만은 않을 듯하다.

 

도슨트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이다. 이 책은 미술관 도슨트 5인이 전해주는 그림 이야기다. 저자 각자들은 유럽 미술관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내용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이런 책이 나온 듯하다. 미술관에서 본 것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들을 골라 설명을 붙인 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게다. 그러기에 겹치는 화가들의 작품도 더러 나타나고, 다른 나라의 작가들의 작품도 국적 관계없이 소재가 되어 얘기된다. 가령 영국 미술관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이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도슨트 각자의 이니셜을 만들고 각 글들의 마지막에 붙여 놓고 있다. 어느 도슨트의 글인가 하는 것을 분별해 가면서 읽을 수 있다. 안내받을 수 있다. 감사하게 미술품들을 섭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마음에 무척이나 흡족하게 다가오는 책이요 그림들이다.

    

 

숭고한 노동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라는 제명(題名)으로 밀레의 이삭줍기> <만종그림을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에서 소개하고 있다. 먼저 미술관의 규모를 얘기하고 작품의 성격을 말해 준다. 또한 화가를 소개하면서 이들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까지 설명해 준다. 밀레가 이런 그림을 그리는 그 기저에는 나는 어떠한 사상도 옹호할 생각이 없다. 나는 그저 농사꾼일 뿐이다.> 라는 의식이 있다. 농부의 아들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이 같은 패턴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 편씩 읽으면 보배로운 지식이 되는 듯하다. 글의 마지막 저자의 이니셜 뒤에 감상 팀을 하나씩 얹어 준다. <이삭줍기에서는 사실주의 특성이 드러나도 빛의 표현에서는 인상주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그림의 성격을 규정해 주고 있다.

    

 

요즘 들어 자꾸 생각 나는 그림이 있다면서, 피터르 브뤼힐의 그림 죽음의 승리를 소개하고 있다. 아마 사스, 코로나란 전염병 창궐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그런 생각을 한 듯하다. <유럽을 뒤흔든 흑사병 공포라는 이름으로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1층에 전시되어 있는 죽음의 승리를 가져왔다. 그림은 온통 죽음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죽음을 형상화한 해골 부대, 무자비한 살육을 전개하고 있는 모습을 담아 놓고 있다. 아마 당시 유럽 사람들에겐 흑사병의 이미지가 이러한 상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작가가 그것을 표현한 내용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독일 뭰헨, 알테 피나코테크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페에트로 피루지노의 성 베르나르의 환시>라는 작품은 화가를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교하게도 했다. 이유는 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확한 원근법을 구사하여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는 거장 라파엘로의 스승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공간 표현, 인물 표현, 명암 등 어느 하나에도 빠지지 않는다. 성 베르나르의 옷을 보면 조각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우아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림 속 인물인 베르나르 성인은 11세기에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기독교 문화를 반대하며 검소함과 경건함을 강조하는 시토회란 수도원을 만든 사람이다. 그 사람을 모델로 해서 성모 마리아가 나타난 장면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기교, 의미에서 가치가 있는 그림이다.

 

작품 하나하나가 마음속의 그림이 된다.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렘브란트 반 레인의 <34, 43세 자화상>, 존 에버렛 밀레이의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오필리아>, 빈센트 바 고흐의 처절한 외로움의 눈빛을 담은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아름다움에 있어 밀레를 정면으로 비판한 귀스타브 쿠르베의 오르낭의 매장>, 클로드 모네의 임종을 맞는 카미유등 많은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낱낱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어느 하나 제쳐 두기가 쉽지 않다. 마음에 강하게 다가오는 그림들을 한꺼번에 많이 볼 수 있는 복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감사가 많이 드는 책이다.

 

미술관에 대해서, 그림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책이다. 집에, 방에 세계의 유수한 미술관을 가지게 되었고 많은 그림들을 소장하게 되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이 책은 충분히 그렇게 만들어 주고 있다. 집안에, 내 곁에 미술관을, 그곳에 진열된 그림을 가져다주고 있다. 기껍게 그림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책이 나에게, 우리에게 주는 큰 즐거움이 된다. 이 책은 그림에 대해 좀 더 친근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면서 오랜 시간 내 옆에 머물 듯하다. 감사한 책이다.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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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용규외 4인 《90일 밤의_미술관》(2020) - 미술관속 살아있는 그림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m***m | 2020.12.08 리뷰제목
《90일 밤의 미술관》이용규 | 권미예| 신기환 | 명선아 | 이진희 지음동양북스 | 2020.11 | 416쪽"유럽 각지의 미술관에서 수천 명을 감동시킨5명의 도슨트가 전하는 미술 이야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화가의 삶과 그림 속 이야기를 90일동안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유럽에 있는 미술관을 기준으로 미술작품을 소개해 놓았기 때문에 중복되는 화가가 몇 번 나오
리뷰제목

《90일 밤의 미술관》

이용규 | 권미예| 신기환 | 명선아 | 이진희 지음

동양북스 | 2020.11 | 416쪽


"유럽 각지의 미술관에서 수천 명을 감동시킨

5명의 도슨트가 전하는 미술 이야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화가의 삶과 그림 속 이야기를 90일동안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유럽에 있는 미술관을 기준으로 미술작품을 소개해 놓았기 때문에 중복되는 화가가 몇 번 나오기는 하지만 되도록 많은 화가가 이 책에 소개되어있다.



 이 책의 저자는 5명의 '도슨트'들이다. '도슨트'란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이라는 뜻으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등 유럽 각지의 미술관에서 오랜시간 도슨트로 활동한 저자들이 작품 하나하나를 이 책에 재밌게 풀어놓았다.



Day1 부터 Day 90일 까지 읽은 것들을 하나씩 체크해 가며 편안하고 여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차례를 구성해놓았다. 매일 한 작품을 2장 정도로 구성했는데, 조금 모자른 감도 있다. 읽으면 그 다음 날도 읽고 싶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10일이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ㅋ


 이 책은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그 외 지역으로 구분 짓고 각 장마다 들어가기 전 각 나라의 유명한 미술관등을 짧게 소개해놓았으며,  마지막장엔 그 지역의 대표 미술관의 사진을 1면 혹은 2면에 꽉 채워 눈을 즐겁게 했다.


이 책엔 수많은 화가와 작품들이 있으므로 소개하기엔 너무 방대한 양이라 각 나라의 도슨트들이 제일 좋아하는 그림 혹은 내가 인상깊었던 그림 위주로 짧게 소개하려 한다.


&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 中 신기환 저자】


소 한스 홀바인 <대사들>


  탁자 상단에는 별의 운행을 나타내는 천구의와 천체 관측 기구인 사분의, 나침반, 휴대용 해시계, 다면 해시계 등 당시 인류가 이룩한 과학의 산물들이 놓여 있습니다. 다양한 과학 도구는 두 인물이 전문적인 과학 지식을 지닌 학자라는 것을 드러내는 동시에 어두운 중세 시대가 끝나고 이성과 과학으로 대표되는 시대, 즉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p.41)


이 그림은 다채로운 배경과 갖가지 상징으로 가득한, 미술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작품 안에는 여러 메시지가 있는데, 하나 하나 저자가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림을 더욱 꼼꼼히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그림의 의미도 같이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화가는 해골을 통해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그러므로 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p.42)


 그림 중간 아래에 보면 그림과 어울리지 않는 기이한 형상 하나가 보이는데 이를 '왜상기법'으로 표현한 '해골'이라고 한다. 그림 중간에 해골은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왜상기법은 정해진 위치나 각도에서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상의 실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기법이다.  이 그림을 실제로 오른쪽 방향에서 비스듬히 보면 아래와 같은 해골 형상이 제대로 보인다. 정말 신기하다. 핸드폰으로 이 리뷰를 보고 있다면 한 번 해 보시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中 이용규 저자】


외젠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

 

왼쪽 하단에는 피를 흘리며 죽은 시킨의 모습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그 사람의 하의가 벗겨져 있다는 것인데, 죽은 사람의 옷까지 훔쳐 입었어야 하는 당시의 빈곤함과 처참함을 나타냅니다. (130쪽)


이 그림은 예전에도 많이 봐왔지만 아래 누워있는 죽은 사람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Day26 정도까지 오면 그림을 조금 자세히 보는 능력이 생기나 보다. 이상했다. 싸우는데 왜 하의를 벗겨놓았지...까지 생각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역사에 깊은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라 별 생각이 없었던 나로서는 그림을 상세히 보기는 했으나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이용규 저자는 그런 내 생각을 읽은 것 마냥 친절히 설명한다. 당시의 빈곤함에 옷까지 훔쳐 입었음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 순간이다.



모든 그림에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제일 마지막엔 감상 팁까지 준다. 다 읽은 후 다시 그 그림을 보고, 놓친 부분들, 생각해 봐야 할 것들, 시대 설명, 미술 기법, 한 번 더 봤으면 하는 부분들까지 친절히 설명해놓았다.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中 권미예 작가】



이 그림은 초상화가 아닌 '인물'이라는 '트로니' 라고 한다. '트로니'는 인물의 표정 묘사와 의상 양식을 통해 특정한 계층을 드러낸다.


 이 그림은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고 불린다.


눈썹과 속눈썹이 생략된 과감한 표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연상케 하는데, 실제로 <모나리자>와 같은 스쿠마토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194쪽)


이 소녀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후원자의 딸이라는 말도 있지만, 벌어진 입술의 성적 능력을 내포한다는 점을 통해 화가의 내연녀라는 상상으로 이시 슈발리에는 소설《진주 귀고리 소녀》를 썼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면 이 소녀가 머릿속에 생생히 살아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中 이진희 저자】


프란시스코 고야,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이 그림은 벽화다. 고야가 죽은 후 벽면을 그대로 떼서 캔버스에 붙여 전시한 것이라고 한다. 


고야는 자신의 부인 바예우와의 사이에서 10명이 넘는 자녀를 낳았지만 살아남은 아이는 단 한명이었습니다. 임신 중에 사산된 아이도 있고,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이들도 있었지요. 이에 대해서는 고야가 젊은 시절 워낙 문란한 생활을 한 탓에 성병에 걸렸고, 이 때문에 아이들이 일찍 죽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습니다. (277쪽)


 이진희 도슨트는 고야는 이 그림을 그리기 전 얼마 살지 못하고 떠난 자신의 아이들을 생각했을 거라 이야기 한다. 자신을 자책해서 그래서 사투르누스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했을 거라 하는데, 일리가 있는 듯 하다.


이 그림은 한국슈바이처 출판사에서 나온 '그리스로마신화' 에도 나오는 그림이다. 우리집에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전집 중 하나인데, 예술작품을 같이 소개해주는게 특징이다. 제우스이야기에 이 그림이 나왔었다. 진작 이 책을 읽었다면 아이들에게 고야가 살았던 시대상황과 이 그림이 나오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테고, 조금 더 풍성한 독서가 되었을 텐데. 그저 '으악~잔인해~' 이러고 아이들보고 보지 말라고 했으니. 참 무지한 엄마를 둔 덕에 아이들에게 미안하기 까지 하다. ㅋ


【독일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 中 명선아 저자】


알브레히트 뒤러,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


그림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이 그림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 그림 속 얼굴이 예수의 상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중략)..이유는 무엇보다 시선때문입니다. 16세기 초상화는 45도 각도로 앉은 자세를 그리는 것이 자연스러웠으며, 오직 예수와 마리아의 성상만 정면관으로 그렸습니다. (327쪽)


 명선아 도슨트는 자칫 신성 모독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이러한 위험한 행동을 한 것은 뒤러가 첫 이탈리아 여행 후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에서 예술가는 여전히 단순한 기술공에 지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화가가 학자이자 사상가였음에 충격을 받고, 창조자인 예수의 모습에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넣어 자신이 진정한 예술가 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 외 지역 중엔 미국 캘리포니아 '메닐 컬렉션'에 있는 르네 마그리트의 <골콩드>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미국 캘리포니아, '메닐 컬렉션' 中 르네 마그리트의 <골콩드>


"잇츠 레이닝 맨~ 할렐루야~"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봤을 '하늘에서 남자가 비처럼 내려와' 란 노래를 아시는가? 이 곡은 미국 가수 제리 할리웰의 첫 솔로 앨범 타이틀 곡으로, 위의 그림에 영감을 받아 작사한 곡이라 한다. 


 이그림의 제목 <골콩드>는 지금은 폐허가 된 인도 남부의 고대 도시 '골라콘다'를 지칭합니다. 14세기 중반에서 17세기 사이 부유했던 두 왕조의 수도였던 이곳은 12세기에 다이아몬드가 쏟아져 부를 축적하게 되었는데, 그러한 연유로 골콩드는 아직까지 부의 근원의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99쪽)


남자의 차림새는 실제 마그리트가 즐겨 입던 스타일로 자신을 모델 삼아 그렸다. 그림 속 같은 크기로 배치된 이 신사들이 이루고 있는 도형의 모습이 다이아몬드인 것을 보면 제목이 <골콩드>인게 이해가 된다.


왠지 부의 상징이 될 것 같은 이그림....이 책 중에 이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든다..ㅋㅋㅋ 핸드폰 바탕화면 , 집안 구석구석 이 그림으로 도배해버리고 싶은 욕망이 솓아오른다!


&


제목이 90일밤의 미술관인데, 90일동안 읽지 못한 것은 아이러니 하다. 각 도슨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하루에 두 장 읽기에는 90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사색하며 읽는다는 의미로 볼땐 적당한 기간이지 않나 싶다.  책은 무조건 다 읽고 리뷰해야 한다는 내 신념때문에, 사색하는 시간이 조금 모자라긴 했지만, 3주간 이 책을 읽으며 최대한 리뷰를 통해 이 책의 매력을 어필하고자 했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미술작품의 상세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게된다. 예전과 다른 눈높이로 미술작품을 바라보는 힘이 생김을 느낄 수 있다. 


- YES2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8
종이책 구매 [90일 밤의 미술관] 2021_063 평점10점 | g************1 | 2021.08.28 리뷰제목
2021_063   읽은날 :  2021.08.04~ 2021.08.14 지은이 : 이용규, 권미애, 신기환, 명선아, 이진희 저 출판사 : 동양북스               [90일 밤의 미술관]이란 책은 작년에 이웃님들의 블로그 리뷰를 통해서 알게 된 책이었다. 그때 읽고 싶어서 구입했다가 여러 책들에 밀려 책상속에 얌전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책이다.   미술, 그림과 관련한 책들을 많이 읽게
리뷰제목

2021_063

 

읽은날 :  2021.08.04~ 2021.08.14
지은이 : 이용규, 권미애, 신기환, 명선아, 이진희 저
출판사 : 동양북스

 

 

 


 

 

 

 


[90일 밤의 미술관]이란 책은 작년에 이웃님들의 블로그 리뷰를 통해서 알게 된 책이었다. 그때 읽고 싶어서 구입했다가 여러 책들에 밀려 책상속에 얌전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책이다.

 

미술, 그림과 관련한 책들을 많이 읽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니 계속 욕심이 생겼던것 같다.

 

이책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 각지의 미술관에서 오랜 시간 도슨트로 활동한 저자들이 가장 아끼는 작품을 하루에 하나씩 소개하는 책이다.

 

나는 8월 무더위 땀을 뻘뻘 흘려가며 야밤의 베란다 미술관을 오픈했다.  스탠드 불빛 하나와 향초 하나 준비하고 윤동주 캠핑의자에 앉아서 5명의 도슨트들이 들려주는이야기와 함께하는 90일간의 미술관 여행을 10일 단기 코스로 다녀왔다.

 

 


 

 Day 5 상징으로 가득 찬 걸작

 

 


16세기 유럽 최고의 초상화가이자 헨리 8세의 궁정화가를 지닌 한스 홀바인의 이 이상한 초상화는 다채로운 배경과 갖가지 상징들로 가득한, 미술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그림이라고 한다(39쪽).

 

설명을 듣기전까지(책을 읽기전) 그림안에 있는 다양한 오브제에 관심이 가지도 않았고 상징하는것,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탁자 에 있는 천체관측기구인 사분의, 나침반, 휴대용 해시계, 책, 성가집, 음악과 관련된 물건들...

각각의 오브제가 의미하는 것들을 알지 못하면 그림을 보면서도 아무 생각이 안들겠지요? 저같이 그림을 모르는 사람은요.

 

화합과 조화를 상징하는 물건들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류트의 줄이 하나 끊겨 있는데 줄이 끊긴 현악기는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없지요. 다시 말해 조화로운 소리를 낼수 없을 의미하는 거죠. 화가는 류트를 통해서 헨리 8세의 종교개력으로 인한 영국과 로마 교황청 간의 갈등을 정치적, 종교적 질서와 조화가 무너졌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랍니다(41쪽).

 

이렇게 그림이 상징하는것, 의미, 시대적 배경을 듣고, 알고 그림을 보면 그림을 이해하고 흥미가 생길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림 하단에 사선으로 약간 입체적인 것이 그려져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설명을 듣지 못했으면 그냥 무늬인가보다 생각했을지 모르겠어요.

저한테는 별로 크게 다가 오지 않았던, 궁금하지도 않았거든요.

 

그림 아래쪽 타원형의 기이한 형상은 해골의 형상이라고 합니다. (아래 감상 팁 사진)

 

그렇다면 화가는 이 불길한 느낌의 해골을 왜 그린것일 까요? 바로 '메멘토 모리' (Memea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입니다. 화가는 해골을 통해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그러므로 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작품 속에 여러 가지 오브제가 상징하는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나 이성과 과학의 발전, 종교적 갈등이 죽음 앞에서는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깨닫고 평화롭고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은 것입니다.

(...)

이렇게 한스 홀바인은 시대와 인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개별적 의미를 가진 오브제의 정교한 배치를 통해 초상화인 동시에 장대한 서사시와도 같은 기념비적인 걸작을 탄생시켰습니다(42-43쪽)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한 적은 없어서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에 대한 설명, 그림을 그린 배경, 시대적 상황(역사), 화가에 대한 개인적 이슈나 에피소드를 설명하면서 감상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한다.

감상 팁을 통해 설명해주는 내용, 질문들을 읽으면서 잠시 그림속에 머물러 보는 시간을 갖는것도 이 책을 읽는 방법중 하나 인듯 하다.

 


 

Day 16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이 그림은 셰익스피어의 문학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비극적이고 낭만적인 <<햄릿>>의 여주인공 오필리아는 라파엘 전파의 단골 소재였답니다.

 

 

오필리아의 아버지는 딸의 연인인 햄릿에게 살해되었는데 오필리아는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해 서서히 미쳐갔고 결국 버드나무가 이쓴ㄴ 개울가에서 나무 위로 오르다 떨어져 죽고 맙니다. 오필리아는 물에 빠려 죽어가면서도 자신이 얼마나 위급한 처지인지 모르는 것처럼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필리아는 그렇게 생을 마감합니다.

 

그 애가 늘어진 버들가지에 화관을 걸려고 했을 때 심술궂은 은빛 가지가 갑자기 부려져 화관과 함께 흐느끼는 시냇물 속에 빠지고 말았어. 그 애는 마치 인어처럼 늘 부르던 찬송가를 부르더라. 마치 자신의 불행을 모르는 사람처럼.

하지만 그것도 잠깐, 마침내 옷에 물이 스며들어 무거워지는 바람에 아름다운 노래도 끊기고, 그 가엾은 것이 시냇물 진흙 바닥에 휘말려 들어가 죽고 말았지.

-<<햄릿>> 4막 7장 중 오필리아의 죽음을 전하는 왕비

 

밀레이는 라파엘전파의 일원답게 자연과 사람을 실제에 충실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는데 작품속 자연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내기 위해 1851년 잉글랜드 서리 지방의 혹스밀 강가에서 하루에 11시간씩 주 6일, 꼬박 5개월동안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물에 뜬 오필리아를 실감나게 묘사하기 위해 모델 엘리자베스 시달은 무려 4개월 동안 물을 채운 욕조에 누워 포즈를 취했다고 합니다(88쪽).

 

그림만 봤다면 잔잔한 호수에 떠있는 여인의 모습과 각종 꽃들만 봤을것 같다.

이 그림이 <<햄릿>>속의 여주인공 오필리아의 모습이란것은 알았지만 <<햄릿>>의 내용과 함께 그림을 설명해주고, 각 꽃이 상징하는것 (버림받은 사랑, 고통, 죽음등)을 알고 그림을 보니 단순히 아름답다라고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그림의 오필리아 표정을 본단면 창백하고 숨이 멎은 듯 한 표정이기도 하지만 언뜻보면 잔숨을 내쉬면서 잠들어 있는듯한 모습으로 느껴졌고 고통, 슬픔, 버림받은 사랑이라는 의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편안하게 자고 있어서 여인의 코에 내 얼굴을 대 보면 숨소리가 느껴질듯 했습니다.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림이 그려진 배경을 알고 보면 또 아는 만큼 보이게 되는것이겠지요?

 

이 그림을 설명한 도슨트의 감상팁은 이렇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고, 오필리아가 당시 처한 상황과 심리 상태가 어땠을지 상상하며 작품을 감상해보세요. 또한 수많은 화가가 오필리아의 비극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그렸습니다. 저마다의 눈으로 바라본 다른 <오필리아>들과 비교해보는 건 어떨까요?

(88쪽)

 

사실 햄릿을 책으로 읽어보지는 못한것 같다. 연극으로, 영화로 봤던 기억만 있다. 다음에 <<햄릿>>을 읽어보고 이 그림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 꼭!!

 

 


 

Day 83 마녀사냥의 전말

 

 


 

스탕달은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갈릴레이의 자취가 깃든 르네상스의 근원지인 플로렌스에서 걸작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화>를 보고 걷잡을 수 없이 심장이 뛰고 곧 쓰러질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까지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374쪽).

 

베아트리체를 죽인 것은 사람을 홀리는 마녀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짐승이었습니다(376쪽).

 

이 그림은 귀도 레니(베아트리체의 초상화를 먼저 그린 화가랍니다)의 제자 지오반니 안드레 시라니의 딸 엘리자베타 시라니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버지로부터 그림을 전수받아 귀도 레니가 그린 베아트리체의 모작이지만 원작을 능가하는 몽환적 아름다움의 절정은 스탕달 증후군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보면서 나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이그림에 대한 내용도 책에 있습니다(day 42).

 

두 그림에서 보듯 신비로운 소녀의 모습, 나를 쳐다보는 눈에서 무엇인가 말을 걸어 오는 듯합니다.

 

처음 두 그림을 나란히 두고 바라보면서는 그림의 느낌이 비슷하다고만 생각했는데요. 몽환적인 느낌은 비슷하지만 두 소녀의 눈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림의 설명을 듣고 바라본 베아트리체의 눈은 슬픔보다 더한 이야기를 전해주려고 나를 붙잡아 두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엇이 너를 이리도 슬프게 했느냐고 꼭 묻고 싶고 듣고 싶어집니다.

 

두 소녀의 눈빛이 무엇을 말해주고 싶은지 귀 기울여 들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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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90일 밤의 _ 미술관; 방에서 구경하는 재미 좋네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l*****5 | 2021.01.23 리뷰제목
유명한 그림들을 실물로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본 적 없어서 늘 궁금하기는 하다. 책을 통해 그림을 봐왔으니까. 아마 실물 영접을 하게 되면 막 가슴이 뛰고, 경이로울 것 같다. 그림과 함께 깃든 스토리를 듣게 된다면 완전 눈이 반짝반짝 할텐데.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된 작품을 설명하는 사람들은 시대를 아우르는 미술과 역사에 대해 해
리뷰제목

유명한 그림들을 실물로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본 적 없어서 늘 궁금하기는 하다.

책을 통해 그림을 봐왔으니까.

아마 실물 영접을 하게 되면 막 가슴이 뛰고, 경이로울 것 같다.

그림과 함께 깃든 스토리를 듣게 된다면 완전 눈이 반짝반짝 할텐데.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된 작품을 설명하는 사람들은 시대를 아우르는 미술과 역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들일텐데, 책으로 보는 것과 다른 느낌일거야.

그 사람들을 이르는 말, '도슨트'라고 한다.  '큐레이트'는 많이 들어봤는데, '도슨트'는 생소하다.

그들을 직접 실물 영접할 수 없으니 책으로 만났다.

비록 방구석에서 보는 그림이지만, 5명의 도슨트들로부터 아주 만족할만한 안내를 받았다.

이런 전문 안내인을 통해서라면 그림 보는 것이 매일 신날 것 같다. 좋으니까^^

책 「90일 밤의 _ 미술관」이다.

하루 1작품을 내 방에서 즐기는 유럽 미술관 투어인데, 하루 1작품은 성에 차지도 않는다.

아무리 책으로 읽는다지만 많은 작품들을 늘 보기를 즐겨했으니까.

 


 

미술관 도슨트 5명이 들려주는 그림과 그림 속 사정이 흥미롭다.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의 유명한 미술관 박물관에서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그들이 직접 보았던 황홀했던 그림들을 재미나게 소개해준다.

시대를 아우르는 그림들이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소장되었음에 놀라웠다.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소장한 곳일수록 품격이 느껴지고 여행자가 된다면 일부러라도 찾아가고 싶지 않을까!

내가 만약 영국에 간다면, 나는 많이 들어본 꽤 익숙한 영국 최고의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로 향하고 싶다.

프랑스에 간다면, 기차역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오르세 미술관'으로.

 

마네,쿠르베,밀레,고갱,고흐 등 꽤 익숙한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주요 작품들이 있다고 하니 멋질 것 같다.

네덜란드로 간다면, 역시 '반 고흐 미술관' 고흐의 유화 200여 점 / 소묘 500여 점 / 고흐의 편지 700여 통 등

책을 통해 봐왔던 고흐를 어쩌면 온전히 만나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있다.

해바라기와 자화상, 까마귀가 있는 밀밭.... 생동감이 느껴지는 고흐만의 노랑을 만나고 싶다.

 

전시된 작품을 사람들에게 설명해줄 때의 행복과 뭉클함이 글을 통해 표현되는 것 같기도 하고,

각기 다른 5명의 도슨트들의 개성이 엿보이는 아주 색다르고 재밌는 책인 듯 싶다.

어색해하면서도 낯선 땅에서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주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그림이 좋아서 떠났고, 매일 미술관을 들락날락했던 시간들 그리고 이야기....

너무 좋아서 즐겼고 천직이 되었다. 행복한 사람들!!!

그들에게서 전문가의 향기가 뿜어져나온다^^

 

굳이 그림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없다. 그냥 읽기를 권한다.

아주 자연스레 미술관에 입성하게 되고, 친절한 안내를 통해 눈과 귀가 즐거워질테니까.

방구석 미술관이 따로 없다. 어렵지않게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게 매력이다.

책을 통해서 보고 읽어왔던게 미술을 아주 조금이지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거리를 두지 않는다. 어려웠다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을테니까.

 

가슴 뛰는 일을 한다는 것~~

보고 싶은 그림을 보러 다시금 떠날 수 있다는 것~~

머물지않고 항상 새로움을 발견할 마음의 준비가 된다는 것.....

이런 삶을 산다는 것, 부러우면서 멋지다.

90일 밤의 _ 미술관 산책 제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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