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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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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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사랑과 재능, 아름다움이라는 진리의 서사시 평점10점 | k**u | 2020.03.23 리뷰제목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장장 800여 쪽에 이르는 이 글 수신자의 실체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대한 서사시는 “비난과 자비의 질문에 무감각한, ‘왜’라는 질문이 결여된 엔트로피적 장관이 연출되는 ‘우주의 먼지들’에게 보내는” 것이다. 우리네는 끊임없이 ‘왜’라는 삶의 ‘의미’를 묻곤 한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이 미치지 못하는 광활한 우주의 차원
리뷰제목


책의 마지막 문장으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장장 800여 쪽에 이르는 이 글 수신자의 실체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대한 서사시는 비난과 자비의 질문에 무감각한, ‘라는 질문이 결여된 엔트로피적 장관이 연출되는 우주의 먼지들에게 보내는것이다. 우리네는 끊임없이 라는 삶의 의미를 묻곤 한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이 미치지 못하는 광활한 우주의 차원에서 전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의미를 찾으려는 이러한 태도에는 인간 존재의 필연성이라는 오만함과 어리석음이 함께한다. 필멸이 가져오는 두려움, 그 공포를 잊기 위한, 살아가기 위한 불가피한 기능이요, 해석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할 뿐이다. 우주먼지에 불과할지언정 하나의 개체로써 자신의 개성을 조각하며 체계화된 원칙을 구축하여 삶의 어떤 형태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어떤 것일 수 있는지, 또한 쫓아야 할 궁극의 사유가 있다면 무엇일 것인지를 발견하는 여정이 바로 이 책의 지향점일 것이다.

 

이 여정은 17세기에서 20세기까지 4세기에 걸치고, 등장하는 인물은 행성의 공전주기와 궤도를 비롯한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를 시작으로 최초의 여성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 된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 진실과 변화의 도구로서 예술과 사랑을 말한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인간 본성의 모든 실재가 모이는 중심으로서 문학을 삶의 무기로 삼았던 최초의 여성 신문기자였던 마거릿 풀러, 그리고 삶의 비의에 천착했던 애머슨의 미친 시인이라 불린 에밀리 디킨슨과 우주와 자연에 대한 경외를 수려한 문학적 서사에 담아낸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에 이른다.

 




이들 중심인물에 더해 이들과 교우하고 사랑하며, 지성과 영혼을 잇는 사상의 계보로서 등장하는 너새니얼 호손, 허먼 멜빌, 캐럴라인 허셜, 메리 서머빌, 해리엇 호스머, 랠프 왈도 에머슨은 삶의 형태에 대한 다채로운 시야를 발견케 한다

어쩌면 이 다양함으로 보이는 것들의 궁극적 지향은 진실을 암호화하여 담고 있는 언어로서 아름다움’”일 것이다. 아름다움의 필요성에 감탄하라! 그 밑에 우주가 숨어있으니.”라거나, 혹은 아름다움은 지적인 정신이 이 세계를 연구하길 선호하는 형식이라는 문장처럼 벗겨내야 할 대상으로서의 자연 법칙의 현현일 것이다

진실, 영원한 정적(靜寂) 부존재를 향한 제왕나비의 날갯짓, 생명주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그 광경의 아름다움만큼 자연스러운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우주의 비의를 탐색하는 과학과 인간의 마음과 세계 모습을 그리는 예술의 결합은 그래서 진리의 발견, 어떻게 삶의 의미가 만들어져 가는지 관찰하는 존재론적 탐사의 시간이 된다.

 

이 탐사는 지구의 공전을 알리기 위해 달나라를 항해하는 젊은 천문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천문학자 케플러가 쓴 SF소설 (Somnium)이 말하려는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내려는 가능성에의 도전이 될 수 있으며, 한 사람을 만드는 어떤 장소의 무시할 수 없는 역할로서의 '장소의 정신(genius loci)'에서 비롯되는 고매한 지성의 발현을 작은 섬 낸터킷의 여성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의 시와 천문학의 교차점에서 읽어 낼 수도 있다. 그리곤 낸터킷 애서니엄의 대중강연을 위해 찾은 시인 랠프 왈도 에머슨과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과 미첼을 잇는 연결고리에서 에머슨의 정신적 연인인 19세기 여권시장을 외친 마거릿 풀러와의 사랑을 발견하게도 된다. 여기서 우주의 작은 조각, 우주 먼지에 불과한 인간 개체라는 인식에 도달하면 일부는 꽃이며 일부는 땅인 것은 모두 하나였다.”라는 에밀리 디킨슨의 서간집의 한 문장에 이르러 전 세계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며 우리는 그 자체라는 자연의 비밀, 진리로서의 사랑에 도달하기도 한다.

 

진실과 아름다움을 나누길 거부했던, 은둔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오빠의 아내가 된 수잔과의 사랑은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는 선언과 함께 동성간의 사랑을 우주적 아름다움, 진리의 경지에 올려놓는다. 모비딕의 작가 허먼 멜빌의 너새니얼 호손을 향한 사랑, 마리아 미첼의 아이더에 대한 사랑, 마거릿 플로의 사랑의 이해에 대한 변화, 레이철 카슨과 도로시와의 동성의 사랑이 더없는 존재의 충만함으로 느껴지는 까닭이 된다.

 

한편 이 책은 재능에 대한 칭송이기도 하다. 이것은 인간 개체에 주어진, 혹은 내재된 의무에 충실한 삶으로서 세계의 변화를 일궈낸 책 속 인물들의 속성이기도 하며, 에밀리 디킨슨의 글처럼 애정의 연소이며, 헌신에서 비롯되는 고양감이기도 하다. 인생을 실현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 칭송하는 이 책의 저자 마리아 포포바의 말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로 한 선택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가능성을 넓혀주고 그들의 삶을 확장시켜주는 행위야말로 영혼 충족의 유일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생태계에 대한 보전, 환경보호의 고전이 된 침묵의 봄을 쓴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의 또 다른 걸작 바다의 가장자리에는 도로시와 스탠리 프리먼에게 바칩니다.”라는 헌정사가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도로시와의 사랑을 우주적 진리로 묘사한 문장을 인용하며 이 책의 소감을 마쳐야겠다.

 

광기는 관습으로 포장된 길을 벗어나 우라니아(urania)적 우주의 문턱을 잇는 일에서 비롯되는

 광기였다. 이 우주에는 범주를 초월하고, 문화적, 생물학적 책무를 초월하며, 가장 정확하고 

시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조차 초월하는 사랑이 존재한다.”     - P 699 中에서


광활하며 비감하기조차 한 우주의 작은 먼지에 불과한 필멸의 존재인 우리네가 항시 묻는 의미에 대한 한 조각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또한 그 속에서 사랑과 재능이라 불리는 애정의 연소와 헌신의 고양감을 매혹적인 시인들과 과학자의 삶에서 우주와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는 진리, 그 비의(秘義)에 감히 다가가는 호사를 누렸음을 시인하게 된다. 마리아 포포바의 이 책이야말로 재능의 산물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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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리의 발견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k******4 | 2020.03.19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마리아 포포바/지여울다른/2020.2.14.sanbaram   우리에게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간단히 정의하기엔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일로 ‘진리’를 한정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진리의 발견>이 바로 그런 책이다.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로 시작해 환경운동을 촉발한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지여울

다른/2020.2.14.

sanbaram

 

우리에게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간단히 정의하기엔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일로 진리를 한정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진리의 발견이 바로 그런 책이다.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로 시작해 환경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에 이르기까지 인류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과학자, 예술가 들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어 소개 한다. 특히 여성운동의 선구자와 성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 주목한 이야기는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저자 마리아 포포바는 불가리아에서 음악과 수학에 심취해 자랐으며, 웹사이트 브레인피킹스를 운영하며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쓴다.

 

진리의 발견에서 소개하는 사람은 행성 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요한슨 케플러, 여성으로 처음 혜성을 발견한 마리아 미첼을 시작으로 허먼 멜빌,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마거릿 풀러, 찰스 다윈, 윌리어미나 플레밍, 헤리엇 호스머, 에밀리 데킨슨, 리에첼 카슨, 10명의 유명한 과학자 및 예술인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이야기는 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를 중심으로 전개 된다. 이들 중에는 페미니즘 운동에 앞장선 여성들과 동성애자에 대해 그들의 삶과 활동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과 관계된 전후세대의 사람들과의 사적인 인간관계도 설명하며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이렇게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거나 그 업적을 남성들에게 빼앗겨왔었다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하나씩 써내려간 책이다.

 

아름다운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아름다움의 큰 부분, 우리가 진실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힘의 큰 부분은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에서 유래한다.(p.16)” 사상과 사상 사이, 학문과 학문 사이, 특정 시대와 특정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 사이, 선구자의 내면세계와 그들이 문화라는 동굴 벽에 남긴 자취 사이, 변혁의 횃불이 새로운 날을 밝히기 전의 어둠 속에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성냥을 건네주던 그 희미한 인물들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라고 저자는 이 책을 엮어가는 방향을 제시한다. 케플러는 성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차이는 천공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 위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고 말한다. 미첼이 혜성을 관측하고 아홉 주 후 허셜은 세상을 떠났다. 평생 허셜은 2510개 성운의 위치를 밝혀냈고 여덟 개의 혜성을 발견했다. 개인 관측자가 이룩한 업적으로는 놀랄 만한 수치이다. 1920년대 에드윈 허블은 헨리에타 스완 레빗의 계산 자료를 기반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이 은하수에서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별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우주에는 우리은하 말고도 다른 은하들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제안하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신문 중 하나인 뉴욕트리뷴에 합류한 풀러는 주류 출판물에서는 전례가 없던 예술 분야를 다루었다.(p.254)” 가장 구독자가 많은 시절의 다이얼보다 60배가 넘는 15,000명의 구독자를 상대로 마거릿은 문학 작품에 대한 시적인 비평을 쓰고, 주요 박물관과 소규모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관한 기사를 쓰고,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토벤의 교향곡을 전면적으로 비평했다.

 

“<다이얼에 쓴 글을 확장하여 <19세기 여성으로 완성했다. 새 시대의 문을 열어젖힌 책이라 할 수 있는 <19세기 여성은 폭발적인 웅변과 엄밀한 수사학으로 미국 민주주의의 이상과 사회적 구조에 얽매인 불평등이라는 현실 간의 괴리를 폭로한다.(p.258)” 미국 여성의 독립선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풀러는 여자의 진정한 본성을 탐구하는 일, 여자에게 정당한 희망을 부여하고 여자 내면의 기준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한다. 풀러는 여자의 자립이 사회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힘이며 사회를 진보의 길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풀러는 여자에게 남자와 동등하게 재산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비난했다. 재산 문제에서 여성의 법률적 권리는 자녀의 지위로 격하되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결혼은 완전한 인생을 이루는 유일한 수단으로 모두에게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다른 길보다 이 길을 좋아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풀러가 <19세기 여성으로 여성의 가능성에 불을 지핀 지 정확하게 20년 후 마리아 미첼은 새로 설립된 배서여자대학에서 최초의 천문학교수로 임명되었다.(p.274)” 그리고 20년 후 미첼의 남자 동료들이 받는 급료는 2000달러에서 2500달러로 올랐지만 미첼의 급료는 800달러 그대로였다. 이런 남녀 차별에서도 미첼은 지성에 점수를 매길 수 없는 것처럼 삶의 가치와 목표를 봉급으로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미첼은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배서대학에서 학생 등을 가르쳤다. 미첼이 세상을 떠난 후 뉴욕타임스에서는 여성 천문학자라는 제목의 간략한 전기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는 평범한 여자의 관심사를 무시하고 과학에 정진하는 길을 택한 미첼의 선택을 조명한다.

 

해리엇 호스머는 아내로 살아가는 가정의 삶이 아니라 예술가로 살아가는 공적인 삶을 결심한 것이다. 미국에는 호스머를 위한 자리가 없었다. 지금 호스머는 기쁜 마음으로 문화적 난민이 되었고 로마의 퀴어 예술가들이 모인 하위문화의 메카에 정착했다.(p.436)” 성소수자 였던 해리엇이 미국에 정착하지 못하고 로마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루이저를 만나게 된다. 해리엇이 루이저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그녀는 37세였고 루이저는 40세 였다. 처음에는 후원자와 조각가의 관계, 우정의 관계로 만나기 시작한 두 사람은 페루자 여행을 기점으로 연애 관계로 휘말려 들었다고 동성애자로서의 두 사람 관계를 설명한다.

 

골든 레코드 계획을 제안한 인물인 칼 세이건은 골든 레코드를 인류가 어딘가 아득히 먼 곳에 있을 외계 문명에게 보내는 우주의 환영 편지라고 여겼다. 골든 레코드의 창작 감독이었던 앤 두루얀은 골든레코드를 문화적 노아의 방주라고 생각했다.(p.619)” 먼지와 파편으로부터 레코드를 보호하기 위해 입힌 금박 위에는 열네 개의 펄서를 기준으로 우리 태양계의 위치를 표시한 그림이 새겨져 있다.

 

케플러는 지구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소화하고 호흡한다고 믿었으며 지구에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 이 믿음으로 케플러는 몇 세기나 비웃음을 받았다. 레이첼 카슨이 등장하여 광대하고 다양한 생물로 이루어진 생태계에 분포되어 있는 생명의 숨결 안에서, 조수의 맥박을 뛰게 하는 바다의 심장 안에서 그 영혼을 찾아내기 전의 일이다.(p.747)” 다윈은 기나긴 시간의 궤도를 거슬러 올라 다른 생물체와 우리 인간의 진화적 동족 관계를 논증했다. 하지만 과학적 사실 안에 숨은 시적 진실로 대중의 상상력을 이끌고, 차가운 지성적 인식에 따뜻한 감성적 문체를 불어넣음으로써 환경에 대한 양심을 일깨운 것은 카슨의 공적이다.

 

“<침묵의 봄1962927일 출간되었다. 모든 주요 언론사가 이 책에 대한 비평을 실었고 책의 내용을 발췌하여 인용했다.(p.760)” 뉴욕타임스는 더글러스 판상의 말을 되풀이하며 이 책을 ‘20세기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라고 하면서 분노와 격분, 항의로 들썩이는문학적 걸작이라고 칭찬했다. 카슨은 환경보호국이 탄생하는 모습도, 환경보호국에서 DDT를 금지하는 모습도 보지 못한 채 죽었다. 두 가지 모두 카슨의 업적에서 비롯된 직접적인 결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인류문화의 발전에 과학과 예술에서 크게 활약한 여성들의 업적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해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19세기와 20세기의 인류 과학과 예술문명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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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리의 발견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22.11.14 리뷰제목
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지여울 다른/2020.2.14.   우리에게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간단히 정의하기엔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일로 ‘진리’를 한정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진리의 발견>이 바로 그런 책이다.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로 시작해 환경운동을 촉발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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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발견

마리아 포포바/지여울

다른/2020.2.14.

 

우리에게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간단히 정의하기엔 복잡한 문제이다. 그러나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일로 진리를 한정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진리의 발견이 바로 그런 책이다. 행성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로 시작해 환경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에 이르기까지 인류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과학자, 예술가 들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어 소개 한다. 특히 여성운동의 선구자와 성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 주목한 이야기는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저자 마리아 포포바는 불가리아에서 음악과 수학에 심취해 자랐으며, 웹사이트 브레인피킹스를 운영하며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쓴다.

 

진리의 발견에서 소개하는 사람은 행성 운동의 법칙을 발견한 요한슨 케플러, 여성으로 처음 혜성을 발견한 마리아 미첼을 시작으로 허먼 멜빌,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마거릿 풀러, 찰스 다윈, 윌리어미나 플레밍, 헤리엇 호스머, 에밀리 데킨슨, 리에첼 카슨, 10명의 유명한 과학자 및 예술인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이야기는 과학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를 중심으로 전개 된다. 이들 중에는 페미니즘 운동에 앞장선 여성들과 동성애자에 대해 그들의 삶과 활동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과 관계된 전후세대의 사람들과의 사적인 인간관계도 설명하며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이렇게 인류문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거나 그 업적을 남성들에게 빼앗겨왔었다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하나씩 써내려간 책이다.

 

아름다운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아름다움의 큰 부분, 우리가 진실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힘의 큰 부분은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에서 유래한다.(p.16)” 사상과 사상 사이, 학문과 학문 사이, 특정 시대와 특정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 사이, 선구자의 내면세계와 그들이 문화라는 동굴 벽에 남긴 자취 사이, 변혁의 횃불이 새로운 날을 밝히기 전의 어둠 속에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성냥을 건네주던 그 희미한 인물들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라고 저자는 이 책을 엮어가는 방향을 제시한다. 케플러는 성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차이는 천공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 위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고 말한다. 미첼이 혜성을 관측하고 아홉 주 후 허셜은 세상을 떠났다. 평생 허셜은 2510개 성운의 위치를 밝혀냈고 여덟 개의 혜성을 발견했다. 개인 관측자가 이룩한 업적으로는 놀랄 만한 수치이다. 1920년대 에드윈 허블은 헨리에타 스완 레빗의 계산 자료를 기반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이 은하수에서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별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우주에는 우리은하 말고도 다른 은하들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제안하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신문 중 하나인 뉴욕트리뷴에 합류한 풀러는 주류 출판물에서는 전례가 없던 예술 분야를 다루었다.(p.254)” 가장 구독자가 많은 시절의 다이얼보다 60배가 넘는 15,000명의 구독자를 상대로 마거릿은 문학 작품에 대한 시적인 비평을 쓰고, 주요 박물관과 소규모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관한 기사를 쓰고,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토벤의 교향곡을 전면적으로 비평했다.

 

“<다이얼에 쓴 글을 확장하여 <19세기 여성으로 완성했다. 새 시대의 문을 열어젖힌 책이라 할 수 있는 <19세기 여성은 폭발적인 웅변과 엄밀한 수사학으로 미국 민주주의의 이상과 사회적 구조에 얽매인 불평등이라는 현실 간의 괴리를 폭로한다.(p.258)” 미국 여성의 독립선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풀러는 여자의 진정한 본성을 탐구하는 일, 여자에게 정당한 희망을 부여하고 여자 내면의 기준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한다. 풀러는 여자의 자립이 사회를 가장 크게 변화시킬 힘이며 사회를 진보의 길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풀러는 여자에게 남자와 동등하게 재산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비난했다. 재산 문제에서 여성의 법률적 권리는 자녀의 지위로 격하되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결혼은 완전한 인생을 이루는 유일한 수단으로 모두에게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다른 길보다 이 길을 좋아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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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 길 평점10점 | a******9 | 2020.03.27 리뷰제목
우리는 왜 사는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포포바는 138억 년 전 작디작은 한 점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된 존재인 인간에게 묻는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어떻게 여전히 독립된 개인이라는 환상, 타자라는 환상에 굴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P.14) 그러면서 대부분의 삶을 편협함과 착각과 환상 속에서 보내며 잘못된 방식으로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우리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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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는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포포바는 138억 년 전 작디작은 한 점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된 존재인 인간에게 묻는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어떻게 여전히 독립된 개인이라는 환상, 타자라는 환상에 굴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P.14) 그러면서 대부분의 삶을 편협함과 착각과 환상 속에서 보내며 잘못된 방식으로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우리 대부분에게 그 사고의 얇음을 일깨운다. 우리는 평생 우리 존재가 어디에서 끝나는지, 나머지 세계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알고자 애를 쓰며 살아간다. 우리는 존재의 동시성에서 삶의 정지 화면을 포착하기 위해 영원, 조화, 선형성이라는 환상에, 고정된 자아와 이해의 범위 안에서 펼쳐지는 인생이라는 환상에 기댄다. 그러면서 줄곧 우리는 우연을 선택이라 착각한다. 역사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며, 판단과 우연의 난파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에 불과한데도. (P.15) 그 속에서도 아름다운 삶은 존재한다. 포포바는 우리에게 그 아름다움의 몇 컷을 전달한다 

 

이 책은 전기傳記물이라 분류할 수 있겠다. 포포바는 인간에게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친 인물 10명의 삶을 돌아본다. 그 이름은 요하네스 케플러, 마리아 미첼, 허먼 멜빌,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마거릿 풀러, 찰스 다윈, 윌리어미나 플레밍, 해리엇 호스머, 에밀리 디킨슨, 레이철 카슨이다. 여성이 7, 남성이 3명이다. 과학자도 있고 소설가도 있고 시인도 있고 저널리스트도 있고 조각가도 있다.

  이들 중 다소 동떨어진 시대를 먼저 살았던 케플러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서로에게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끼치거나 교류할 수 있는 시간대를 살며 서로의 자양분이 되었다. 우리 시대와 가장 가까운 카슨은 앞선 이들이 남긴 유산을 물려받아 인간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일깨웠으니 사상의 연대기에서는 같은 선상에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

  10명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 리뷰에서는 개개인의 삶을 따라가지는 않으려고 한다.) 뛰어난 지성의 소유자로서 세상을 뒤흔든 사고思考의 변혁을 초래했지만 세상이 그들에게 가한 엄청난 압력을 이겨내야 했다. 그 압력은 무지와 편견, 기존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기심 등에서 비롯되었다.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갈릴레이와 같은 시대를 살면서 지동설을 주장하고 행성의 타원 궤도를 밝힌 케플러가 견뎌야 했던 시대의 무게를 떠올려보자. 생명체를 죽음으로 이끌고 환경을 말살하는 살충제의 폐해를 고발했지만 이를 덮으려는 자본과 권력을 극복해야했던 카슨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여성에게는 문이 닫힌 학문의 길과 직업의 길을 걸으며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각종 제약에 온몸으로 부딪혀 이겨내야 했던 미첼, 풀러, 플레밍은 어떠했을까? 이들 모두는 진리와 진실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확고한 주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타고났든 만들어졌든 자신의 행로를 스스로 설정하고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자주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전인미답의 벌판에 서서 길을 트는 그들을 읽을 때면 이 세상의 모든 이는 이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성소수자였다. 주로 동성애자였고 때로 양성애자인 경우도 있었다. 시대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적어도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그들은 용감하게 사랑했고 그런 사랑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동성애자였던 조각가 해리엇 호스머 편에 나오는 글을 그 사례로 가져온다. 호스머 이후에 태어난 모든 여성 예술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타인으로 존재했던 문화 한복판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한 모든 창조적인 사람들, 동성애자임을 숨길 이유가 거의 없어진 문화 안에서 편안하게 커밍아웃할 수 있던 모든 퀴어 남녀들은 해리엇 호스머에게 빚을 지고 있다 (P.468). 성 차별에 대해서도 이들은 먼저 자각한다. 일찍이 케플러는 불학무식한 자기 어머니를 마녀로 몰고 간 상황을 돌아보며 성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차이는 천공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 위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P,48) 시대 조건을 고려할 때 꽤나 앞선 사고라 할 수 있겠다. 성별이나 성 정체성이 인간의 가치를 좌우할 수 없다. 어떠한 형태라도 억압이 사라진 곳에는 창조력이 솟아오른다. 여성이라고, 성 소수자라고 그들을 얽어맬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천재성만으로 세상을 살아가지는 않았다. 이들 주변에는 이들을 이해하고 지원하고 격려하며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때로는 가족이,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이, 때로는 지성의 동반자 등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와 같은 주변 인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들이 일궈낸 업적은 많이 작아졌을지도 모르겠다.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내는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도 실수하고 두려워했다. 좌절도 했다. 하지만 거기에서 주저앉지 않았다. 뜨거운 용기로 이것들을 뚫고 나아갔다. 이들이 세상에 끼친 선한 영향력의 가치를 돋을새김하고 시대를 앞서 나간 이들이 이겨내야 했던 때로는 견뎌내야 했던 세상의 억압이 되풀이되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

 

책의 프롤로그는 다른 어떤 책에서 읽었던 프롤로그보다 멋지다. 프롤로그를 읽으면 그 누구라도 이 책에 빠져들리라는 기쁜 예감에 사로잡히리라.

  그리고 이런 문장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아래의 사진 속에서 가장 먼 곳을 보는으로 시작하는 문단을 읽어보라. 이와 같은 문장은 책 곳곳에 자리 잡고 내 찬탄을 불러낸다. 포포바가 만들어낸 문장은 정갈하면서도 진중하고 통찰력이 넘쳐 이 두꺼운 책을 읽어내도록 독려한다.

 

 

  책은 포포바의 글로만 구성되어있지 않다. 각각의 인물들이 남긴 글이 상당량 인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남긴 글도 수없이 인용되어 이 인물들을 입체화해서 볼 수 있도록 한다. 포포바의 글이 큰 줄기를 이루며 흘러간다면 이 인용 글들은 그 세부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판단을 유도하는 형식이다. 그런 흐름을 따라가며 읽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 멈춰 서서 생각하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래도 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 인물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지리라 여긴다.

  원문이 뛰어나리라 생각한다. 원서가 나온 미국에서도 호평이 이어졌으니까. 그런데 한국어 번역 역시 뛰어나다고 평가하게 된다. 처음에는 번역가 소개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내 편견이었다. 문장을 읽기 좋게 만들줄 아는 번역가라고 본다. 이 번역가의 다른 작품이 기대된다.

 

사실 10명 모두에 대해 똑 같은 깊이로 읽게 되지는 않았다. 케플러, 미첼, 호스머와 카슨에 관한 내용이 가장 새롭고 흥미로웠다. 디킨슨은 시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워서 힘든 구간이 있었고 풀러는 왜 이렇게 많은 장을 할애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다.) 멜빌이나 다윈, 플레밍은 다음 얘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연결 고리로서의 역할만 눈에 띄었다. 내 이해의 부족함을 보충하기 위해 디킨슨과 풀러와 관련된 내용은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케플러와 미첼, 특히 레이철 카슨을 읽는 동안은 거의 황홀경에 빠졌다고 할 정도로 흡족했다. 이것만으로도 책값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들 중 5케플러, 멜빌, 다윈, 디킨슨, 카슨만의 이름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나 자신의 배움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고 남성 중심의 역사에 익숙한 탓일 수도 있겠다. 더 많이, 잘 알려고 스스로를 부추겨야 한다. 또 한 번의 자각이다.

 

  시작과 끝이 무로 장식된 찰나적인 존재인 우리는 어떻게 존재의 완전함에 도달하는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2
종이책 무미건조한 삶에 반짝이는 빛이 될, 진리의 발견 평점9점 | k****e | 2020.03.29 리뷰제목
저는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과는 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국어와 영어도 마찬가지였지만요. 하지만 위인전을 읽으며, 백과사전을 들쳐보며 궁금해지는 인물과 신비로운 사진들은 종종 접하긴 했었답니다. 그런 것들은 제게 호기심을 자극할 뿐 배움을 강요하진 않았거든요. 헌데 그런 호기심을 자극했던 미지의 세계에 속한 인물들이 지금 생생히 살아나 저에게 말을 거는 듯한 착각을
리뷰제목

저는 어려서부터 수학, 과학과는 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국어와 영어도 마찬가지였지만요. 하지만 위인전을 읽으며, 백과사전을 들쳐보며 궁금해지는 인물과 신비로운 사진들은 종종 접하긴 했었답니다. 그런 것들은 제게 호기심을 자극할 뿐 배움을 강요하진 않았거든요. 헌데 그런 호기심을 자극했던 미지의 세계에 속한 인물들이 지금 생생히 살아나 저에게 말을 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만났습니다.

 

앞서 나간 자들
<진리의 발견>

 

 

 

노란색 표지에 그려진 그림(*기하심리학자인 벤저민 베츠가 1887년 기하하적으로 인간 의식의 진화 과정을 형상화한 도표, 의식의 출발점, 동물의 감각적 의식 그리고 의식의 정점인 초월성을 단계별로 표현했다.)이 인상적인 이 책은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몇몇 인물들외에도 참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일일이 다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요. 생각이 나는대로, 머리가 떠올리는대로 인물들을 따라가보겠습니다. 글은 자료(책 등등)가 필요한 것이긴 해도 결국 읽은 이의 머릿속에서 나와 쓰여지는 거거든요. 이는 정말 저자의 말을 통해, 이 책의 존재로 확인된 사실이랍니다. 다만, 저의 경우는 착각해서 내용을 잘못 전달할 염려도 다분해 수시로 책과 여러 자료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요.

 

별을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요하네스 케플러'로 최초로 일식을 예측하는 과학적인 방식을 개발하고 천체가 물리적 힘에 따라 예측가능한 타원 궤도를 그리며 움직인다는 사실을 입증, 처음으로 천문학의 수학과 현실의 물질 세계를 연결시킨 최초의 천체물리학자(p20)입니다.

 

그는 다른 이들도 별을 좋아하길 바랬답니다. 해서 최초의 SF소설이랄 수 있는 '꿈'이라는 글을 써서 자신이 알고 있는 걸 사람들에게 보다 쉽게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소설을 쓸 당시만 해도 그는 그것이 나비효과(*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혹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날아들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 그 소설이 계기가 되고 이런저런 일들이 꼬여-어머니의 오해를 살만한 말과 행동들-오랜 옛날 있었다던 '마녀 재판'에 자신의 어머니가 서게될 줄이야... 그는 단지 자기가 좋아하고 잘 아는 것을 나누고자 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어머니의 일로 온갖 고초를 겪은 그는 자신의 심경을 저서를 통해 밝힙니다.

 

케플러는 성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차이는 천공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 위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어머니를 불학무식하게 만든 것은 어머니의 본성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결정한 사회적 위치였다. 이 세계가 지적인 깨달음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하늘의 별만큼이나 불변의 자리에 고정시켜 놓았기 때문이었다. p49

 

그의 글을 본 저는 불현듯 어릴때부터 들어온 이 말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여자애가 글은 배워 어디다 쓰게. 시집 잘 가서 애 잘 놓고 살림이나 잘하면 되지.'

 

할머니나 어머니의 시대엔 그랬다는 겁니다. 요즘은 비록 케케묵은 고리타분한 옛말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리 생각하는 분들이 분명 어디선가 끄덕끄덕하며 미소짓고 계시리라는 걸 잘 압니다. 이렇듯 고리타분한 말을 저 1600년대의 수학자, 케플러가 꿰뚫어보았다니 오오!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진 우리의 자아와 과학의 존재를 엮어 들려주는 저자의 생각엔 정말 무한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닷-!!

 

견고하고 고정된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습관, 신념, 사상은 살아가는 동안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진화한다.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 사회적 환경 또한 변화한다.
우리 몸의 세포 또한 대부분 교체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 '우리 자신'으로 남는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은 과학의 발견을 통해 조금씩 변화한다.
그 현실은 우리에게 오직 조각으로만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가 이해하고 분석하는 조각이 늘어날수록 그 조각으로 만든 모자이크는 한층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모자이크, 현실의 대리일 뿐이다.
아름다울지언정 완벽하지 않고 완성되지 않은 상태, 끝없이 변화해야하는 대상이다. p21

 

그렇습니다. 여러 인물들 중 겨우 '요하네스 케플러 편'만 만났을 뿐인데 곳곳에 경악과 소름끼치는 대목이 많아 제 머릿속은 새로운 지식을 접한 설레임과 흥분으로 반짝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이 어마어마한 책을 만난 기쁨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되었거든요. 그런 행복한 고민은 잠시 뒤로 하고 다른 인물들을 만나보기로 해요.

 

미국 최초의 여성 천문학자이자 최초의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여성 회원이며 "금성의 계산자"로 미국 정부에 "전문 기술직"으로 고용된 최초의 여성, 모든 직함에 최초가 붙은 여성이었던 '마리아 미첼'은 어릴 때부터 매료된 밤하늘에서 마침내 새롭게 출현한 혜성을 발견합니다! 저자는 혜성을 발견할 때의 미첼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추측하는데요,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의 순수한 설렘, 미지의 것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암석에서 지식의 작은 조각을 직접 깎아낼 때 느껴지는 희열이었다. 이는 모든 참된 과학자를 이끄는 근본적인 동기이다. p53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저는 혜성을 '책'에, 이 문장에 한번 대입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새로운 책을 발견할 때의 순수한 설렘, 미지의 것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책들 속에서 지식의 작은 조각을 책장을 넘기며 직접 눈으로 보았을 때 느껴지는 희열이었다. 이는 모든 애독가, 애서가들을 책으로 이끄는 근본적인 동기이다...라고요.

 

낸터킷 섬에서 태어나 자란 그녀는 '낸터킷 애서니엄(*새로운 사상을 떠올리고 토론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회 기관,p65)'관장을 맡아 운영하였고 배서 대학에서 천문학을 가르친,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너새니얼 호손-소피아 피보디 부부와 유럽 여행을 하는데요, 정말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어느 한 인물에서 또다른 인물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이어지는 느낌이 든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책에서 상당히 많은 분량의 지면을 차지하는 마거릿 풀러와 에밀리 디킨슨, 그리고 레이철 카슨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우선 '마거릿 풀러'는요, 참으로 다사다난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아들이 아닌 딸로 태어났단 이유로 실망한 아버지 밑에서 지성있는 맏딸로 키워지기 위해 짜여진 시간에 맞춰 생활을 해야했는데요, 그런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인지 그녀는 끈질긴 노력 끝에 여성 해방 운동의 기초가 되는 책을 쓰고,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문학과 예술 비평을 쓰며, 뉴욕의 큰 신문사에 최초의 여성 편집자로 들어가 뉴스 편집실의 유일한 여성이 되는 한편, 교도소 개혁을 주장하고, 흑인 선거권을 지지하며, 미국 최초의 외국 종군 기자(p162~163)가 됩니다. 그리고 여자를 위한 '대화'라는 모임도 개최하는데요, 이는 20세기 페미니즘 운동으로 성장(p213)한다니 참으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과 친구, 그리고 운명적인 사랑까지! 그녀에 대해 할말은 매우 많지만 그렇담 이 책에 담긴 내용 전부를 옮겨야 할 정도여서 그녀가 남긴 몇몇 말들로 대신할께요.

 

"진실과 명예, 고결한 천성은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지만 사랑과 신뢰는 자유롭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닌 게 돼." p211

 

인생은 더없이 불확실해요. 그래서 좋은 일들은 최대한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자세하게 캐고 따지는 일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p343

 

제가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에밀리 디킨슨'을 알게된 건 사실 그리 오래되진 않았답니다. 그녀의 시는 몇몇 책을 통해 알음알음 알고 있었지만요. 하지만 이번에 제대로 그녀의 삶속으로, 시에게로 풍덩 빠져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운트홀요크여자학교에 다닌 것을 빼고는 거의 집 근처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에밀리는 평생을 마음에 담아 가까이 지낸 수전 길버트와 몇몇 인물들을 빼고는 사람을 사귀는 걸 꺼려한 듯 보이지만 그런 그녀의 시를 보면 참으로 솔직하다못해 당차고 가끔 허를 찌르는 느낌도 받는답니다.

 

그녀가 쓴 꽤 많은 편지와 시가 인용되는데요, 하나 옮겨볼께요.(p563)

 

어떤 이들은- 불멸을 위해서 일해-
더 중요한 이들은- 시간을 위해서 일해-
시간은- 그 즉시- 보상을 해주니-
불멸은- 명성을- 확인하지-

 

그녀는 또 말합니다.

 

"항상 한 가지는 감사할 수 있어요- 우리가 우리 자신이며 다른 누가 아니라는 사실 말이에요." p530

 

저자는 그녀의 편집자인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이 발견한다고 합니다.

 

"자연과 인생에 대해 완전히 독창적이면서도 심오한 통찰의 섬광"을 "비범할 정도로 생생한 묘사력과 상상력"으로 표현하는 언어(p530)를요.

 

그런 에밀리 디킨슨의 언어로 만들어진 '시'였지만 살아생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는데요, 그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리려 하지도 않았지만 그 당시 편집자들 역시 꺼려했었답니다. 그녀의 시가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일지도요. 하지만 지금은 그녀의 이름을, 시를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니 그걸로 그녀는 그녀의 시처럼 마침내 불멸과 함께 명성을 얻은 게 아닐까요?


그리고 미국 정부의 어류및야생동물국에서 근무했던 해양생물학자이자 '우리를 둘러싼 바다'로 일약 유명해진 '레이철 카슨'은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고 꿋꿋이 헤쳐나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몸소 보여준 인물입니다.

 

처음 시작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텐데 그녀는 곧 시선을 넓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사람, 살아있는 생명까지 위협하는 살충제, 다이클로로다이페닐트라이클로로에테인(DDT)과 관련해 '침묵의 봄'을 저술, 환경을 보호하는 문제로 나아간답니다.

 

홀로 어머니를 모시고 어린 조카, 로저까지 키우며 그녀 자신도 아픈 몸으로 글을 쓰고 방송을 하고 강연을 통해 그녀의 일을 방해하는 살충제를 만든 화학업체와 정부를 상대로 맞서 싸우다니 정말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꿋꿋이 현재를 살아가는 그녀를 향해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을 보지 못하는 존재이다.
생존을 위해 진화한 인간 심리가 비영구성을 고집스럽게 반박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불멸을 꿈꾸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p795

 

왠지 숙연해지는 기분이 드는데요, 언젠가 자신을 비판하는 편지를 받고 레이철 카슨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녀는 말합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의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을!...(중략)... 우리는 실제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야. 우리가 오늘날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일이면 다른 무언가로 대체되지. p668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혀 다른 진실이 되어 다가오기도 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시간도 어느새 가까이 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삶이기에 소신껏 더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하고 그녀의 삶을 통해 또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워낙 방대한 내용의 책인데다 여러 인물들을 세세히 다 다루기엔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 그외 인물들의 이야긴 최대한 요약, 간추려 보았습니다.

 

모비딕의 저자로 유명한 허먼 멜빌은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집을 읽고 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으나 그의 강렬한 감정을 감당할 수 없었던 호손이 그에게서 냉담하게 돌아서는 이야기를 통해 감정과 사랑, 무한과 유한을 살펴본답니다.

 

그리고 부부 시인으로 유명한, 로버트 브라우닝의 아내로 더 잘 알려진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그녀의 시, '오로라 리'에 대해 알려주는데요, 읽고난 지금도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지라 언젠가 '오로라 리'라는 시를 전부 꼭 한번 만나보고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그녀의 시의 영향을 받은 인물들이 꽤 많다는 걸 알고는 꽤 놀라웠고요. 배럿은 '오로라 리'라는 시에서 마치 인생을, 사랑을 꿰뚫어본 듯 이렇게 말한답니다.

 

인생에서 확실한 것은
머리와 심장 둘 다 필요하다는 거야, 둘 다 활동해야 하고 완전해야 해
두 가지 모두 성실해야 하지. ...
그리고 사고는 절대 사랑의 일을 대신할 수 없어! p232

 

또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 그도 그 당시 미처 발달하지 못한 의학의 피해자였는데요, 사랑하고 아꼈던 딸의 죽음과 그 자신의 고통에 있어서는 제 아무리 논리적인 과학자라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버드 천문대 소장인 에드워드 찰스 피커링의 하녀로 일했던 윌리어미나 프레밍은 뛰어난 수학적 능력을 인정받아 천문대 계산자로 합류, 10만 개 별의 분포를 기록한 400쪽에 이르는 일람표를 발표(p400)하는데요, 그외 그녀와 함께한 여러 여성의 활약상은 무척 많이 흥미롭고 굉장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리고 또 한 인물, 해리엇 호스머는 어릴 때 어머니와 형제를 여의고 유일하게 살아남아 의사인 아버지의 지도 아래 체력을 단련하는 훈련을 받습니다. 이윽고 조각가의 삶으로 나아가는데 그녀는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해 유럽으로, 로마로 향하고 몹시 흥미로운 여러 작품들을 만들어내지요. 조금 더 알고 싶어지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언급된 인물들 외에도 잘 모르던 인물과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인물들에 대한 지식의 향연이 펼쳐지는데요, 반짝반짝 빛나는 미지의 세계를 처음 발견한 것마냥 가슴이 두근거리고 너무나도 설레이는 멋진 이야기에 뇌가 참으로 행복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언젠가 조용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느긋하게 다시금 인물들과 그들에게 얽힌 이야기를 곱씹으며 읽고 또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요. 물론 그들과 관련된 책들도 함께 읽으면 더 좋겠지요? 특히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준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오로라 리 라는 시와 에밀리 디킨슨이 남긴 엄청난 시들, 그리고 바다와 생태,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레이철 카슨의 책들과 함께요.

 


***

 


진리의 발견, 이 책의 존재만으로도 위대한 발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의 책에 어쩌면 이토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많은 인물과 방대한 지식이 담길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시, 소설, 에세이, 철학, 과학, 교양(인물) 등등 모든 것이 총망라된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느 한 인물에 대해 그토록 세세히 파고들 수 있다는 점과 인물과 사건, 일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매끄럽게 확장되는 이야기엔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답니다.

 

다만,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여기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궁금하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도 다 읽고난 뒤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거예요. 미리 알게 되면 그 인물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미 알아버린 그 인물의 끝이 궁금한 나머지, 은근한 즐거움은 놓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록으로 여기 언급된 인물들의 '연표'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서 그 점은 좀 많이 아쉬웠지만요.

 

아, 그리고 또 이런 부분은 호불호가 나뉠 것 같은데요, 몇몇 인물들이 주고 받은 편지와 얽히고 설킨 그들의 관계 또는 사랑을 비롯한 여러 감정들을 너무나 세밀하게 다룬 나머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해요. 저는 예전에 읽었던 '투 더 레터'라는 책이 생각나기도 해 흥미로우면서도 나름 재밌게 읽었지만요.

 

암튼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제 앎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지 새삼 깨달았고 읽어나갈수록 넘 근사하고 유려한 문장 표현에 거듭 감탄한 나머지 모두에게 그 기쁨과 즐거움, 지식으로 가득 채워진 충만함과 행복을 꼬옥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장을 한 장 또 한 장 넘기다보면 페이지가 금방금방 사라지니 방대한 분량에 두렵다 생각지 말고 부담스럽다고는 더더욱 생각지 말고 시대를 '앞서 나간 자들', 그들의 이야기를 꼬옥 한번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자신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무한한 것 같아도 유한한, 언제 어떻게 멈춰버릴 지 모를 한정된 시간 속에서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깨달아 지금 이 순간부터 정말 후회없는, 더할나위없이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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