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돌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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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돌로지

아이돌+팬덤+산업의 변신

리뷰 총점 8.9 (13건)
분야
사회 정치 > 여성/남성
파일정보
EPUB(DRM) 29.46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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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이돌 산업과 페미니즘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6 | 2022.04.01 리뷰제목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대두된지 7년째다. 종교에 여러가지 종파가 있듯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그중 일부가 반사회적 경향을 보이면서 반감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페미니즘이 가야 하는 방향은 분명하며 계속해서 진보하고 있다. 페미니즘이 대두되면서 수많은 여성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기존엔 당연하게 여겼던 '여자는 예뻐야 한다.' '여자는
리뷰제목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대두된지 7년째다. 종교에 여러가지 종파가 있듯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그중 일부가 반사회적 경향을 보이면서 반감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페미니즘이 가야 하는 방향은 분명하며 계속해서 진보하고 있다. 페미니즘이 대두되면서 수많은 여성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기존엔 당연하게 여겼던 '여자는 예뻐야 한다.' '여자는 내조를 잘해야 한다.' '여자는 크리스마스(25세) 지나면 꺾인다.' 등의 말이 얼마나 성차별적인지에 대해 인지했다. 유리천장을 비롯한 구조적 성차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돌 산업은 분명 반페미니즘적인 행보를 보인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생리 불순이나 식이 장애를 호소하는 여자 아이돌이 넘쳐나고, 바람에 치마가 날려 속바지가 공개되면 그 장면이 슬로우 걸린 움짤이나 영상으로 온 인터넷을 나돌아다닌다. 모 아이돌이 이런 실태에 대해 '나는 치마 속 찍히는 게 싫다'는 글을 인스타에 올렸다가 댓글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이유는 고작해야 그거였다. 원래 그러려고 하는 직업인데 고상 떤다고. 한국 시장에서 여자 아이돌이 갖는 지위는 그거다. 이들을 돕기 위해 팬들이 할 수 있는 작업은 제한적이다. 이 시장을 쥐고 있는 기업들이 이러한 실태에 대해 개선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남자 아이돌은 어떤가. 여성이 주 소비층인 남자 아이돌은 그 자체만으로도 반페미니즘적이다. 아직 멀쩡히 활동하는 남자 아이돌 모두를 반페미니즘적이라고 말하는 건 좀 오바같기도 하다. 하지만 남자 아이돌 논란의 대부분이 성추문이나 사생활 문란과 관련된 여성 혐오에 몰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경우 그 아이돌의 팬이었던 여성은 여성 혐오 범죄자에게 금전적으로 힘을 실어준 셈이 된다. 그래봤자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라고 하기엔. 처음부터 안 좋아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여성들은 이제 이 사실을 안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이돌을 놓을 수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 여전히 무대에서 반짝이는 그들이 좋고, 팬싸에서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그들이 좋고, 무엇보다 케이팝이라는 장르가 이제 너무 고퀄리티가 되어서 귀가 옮겨가지를 않는다. 온갖 장르를 한 앨범에 다 때려박고 나오는 아이돌 앨범이 아니면 만족이 안 된다. 한 사람 목소리로 3분을 꼬박 듣느니 음색끼리 섞이는 단체곡이 더 좋다. 거기에 퍼포먼스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에.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끼리 커뮤니티에서 노는 것도 즐겁다. 아이돌 산업이 분명 반페미니즘적인 걸 알면서도 단단히 감긴 것이다. 그래서 요즘 대부분의 아이돌 팬들은 이런 선택을 했다. '어디 가서 페미니스트라곤 못하지만 알고는 있자. 내 아이돌이 정말 용납할 수 없는 반페미니즘적 행위를 했을 때 과감히 버릴 마음의 준비를 하자. 이왕이면 그 소속사의 행보까지 알아두면 좋겠다.' 

 서론이 길었다. 이 '페미돌로지'라는 책은 저런 마음을 가진 아이돌팬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총 13편의 글로 구성된 이 책은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아이돌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한다. '프로듀스48'에 나온 일본 연습생들이 왜 그렇게 실력이 형편이 없었는지, 일본 아이돌과 한국 아이돌 팬덤의 성향이 어떻게 다른지 말한다. 또 다른 글은 3세대 아이돌 소비층의 특징에 대해서 분석한다. 전과 달리 서비스 구매자의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3세대 팬들은 기저에 '뭐든 돈값을 해야지'라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영통 팬싸를 몇 초라도 더 알차게 쓰기 위해 미리 친구와 연습을 몇 번씩이나 해 보는 것도, 그 짧은 시간 안에 본인이 보고 싶은 걸 다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돌 팬픽에 공유 금지가 붙은 게 많은 이유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사실 요즘 팬픽은 포스타입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전만큼 텍스트 파일을 공유하는 문화가 아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시기가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런 점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본인이 아이돌 산업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불필요한 정보겠지만, '페미니즘을 하고 싶은 아이돌 팬'이라는 애매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싶다면 이 산업과 페미니즘에 관해 하나라도 더 알아야 한다. 그간 아이돌 산업이 어떤 행보를 걸어왔고, 어떤 사건이 있었으며, 그안에서 페미니스트가 주목할 만한 사건이나 심리가 무엇이 있었는지 말이다. 아이돌에 관한 정보는 늘 빨리 바뀌기 때문에 이렇게 과거사를 역사처럼 찬찬히 정리하고 분석한 글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장담컨대, 아이돌 관련글이 쏟아져 나오는 포스타입에서도 본 적이 없다.) 

 전문성 있는 글을 찾아보기 힘든 아이돌 판이기 때문에 이 책의 존재는 더욱 유의미하다. 소논문과 비슷한 결을 가진 글들은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설명한다. 그냥 그렇게 지나쳤던 일들, 또는 너무 예전이라 내가 몰랐던 일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들의 생각이 결론에 나 있긴 하지만 사실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은 본인이 내게 된다고 생각한다. 또, 이 책은 저자들의 생각보다도 사건에 대한 설명이 9할을 차지한다. 아직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더라도 아이돌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아는 만큼 세상의 해상도가 높아진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높은 해상도로 아이돌과 팬덤을 바라볼 수 있길 바란다.

 

yes2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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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미돌로지 평점10점 | p*****i | 2022.04.01 리뷰제목
페미돌로지는 기획자들이 만든 조어로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아이돌로지-아이돌 음악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에서 따온 것으로 아이돌학 또는 아이돌 연구를 말한다-라는 뜻이다. 페미돌로지 프로젝트가 한국여성문학학회 및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 주관의 컬로퀴움 형태로 시작되었고 이 책은 2019년 11월 첫 컬로퀴움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나 출간되었다. 아이돌 문화의 젠더
리뷰제목

 

페미돌로지는 기획자들이 만든 조어로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아이돌로지-아이돌 음악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에서 따온 것으로 아이돌학 또는 아이돌 연구를 말한다-라는 뜻이다. 페미돌로지 프로젝트가 한국여성문학학회 및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 주관의 컬로퀴움 형태로 시작되었고 이 책은 2019년 11월 첫 컬로퀴움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나 출간되었다. 아이돌 문화의 젠더 이슈에 초점을 맞춘 컬로퀴움은 여성팬덤과 남성 아이돌로 대표 재현되는 아이돌 문화가 여성혐오를 재생산하는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성찰이 공론화되어 시작되었다. 이 책은 13명의 페미니스트 연구자가 아이돌 팬덤문화의 역능과 모순, 착종을 분석하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각 부는 3장씩 이루어져 있다. 1부 '불타오르는 한류'는 1장 [미디어와 팬덤의 담론 전쟁], 2장 [초국적 한류와 걸그룹 노동], 3장 [탄광과 클럽]로 구성되어 있다. 3장 [탄광과 클럽]은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가늠하기 어려운데 버닝썬 게이트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키워낸 남성 스타와 얼굴이 여성 대중에의 폭력을 통한 치부를 보증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버닝썬의 정치경제를 분석한 글이다. 1장의 글쓴이 이지행 교수님은 BTS 팬덤에게는 같은 아미로도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로 이 글의 논지는 유튜브의 여러 강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부 '트랜스하는 케이팝, 퀴어링하는 젠더'의 4장 [무해한 오빠에서 의리 있는 남자로]는 2PM에서 탈퇴당한 박재범이 어떻게 다시 성공을 이루었는지를 다룬다.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가족, 의리, 책임감 등을 강조한 그는 한국의 남성성 문화 규범을 충실히 따르면서 다시 대중의 인정을 받게 된다. 이 글에서는 너무나 친숙한 장르 흑인 '힙합'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대중음악을 즐기는 독자들의 교양 수준을 높인다. 힙합이 백인 주류문화에 대한 저항에서 탄생한 음악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자기 서사, 자수성가한 힙합 이미지, 스웨그 정신, 디스로 가득 찬 배틀로 구성된 힙합이 현실 세계의 절대 강자인 백인 남성성을 굴절한 결과라는 해석은 흥미롭다. 미국 내 힙합 아티스트들은 가난한 할렘에서 태어나 거리의 총질에서 살아남아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랩하며 자수성가하는 이미지로 대표된다. 흑인 남성은 백인에게 침탈당한 남성적 권력을 가부장제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왜곡된 의식을 갖는데 소수자 남성일수록 남자다움이라는 규범적 질서에 더 민감하다는 해석은 한국의 박재범에도 적용된다. 가족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한국에 와서 연습생이 된 그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소속사 아티스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의리,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등을 보여주며 대중의 인정과 성공을 획득하며 바람직한 가부장으로 재탄생했다. 5장 [청춘의 퀴어링, 글로벌 대중문화의 꿈]에서는 북미 팬과 평론가의 관점에서 아이돌 문화를 분석한다. 이 글의 저자는 BTS의 음악을 시각적 콘텐츠로 구분한다. 보고 듣는 음악으로써 방탄의 음악에 나타난 복잡한 상호 텍스트적 실천의 궤적을 살핀다. BTS 팬이라면 그들의 음악이 어떻게 변모했는지 익숙하다. 교실에서 사회규범에 반항하는 청소년들은 상남자가 되고싶다고 고백을 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는 규범적 가부장제 마초적 이미지에서 점점 탈피한다. 이 글은 BTS와 케이팝이 유예된 청춘이라는 에로틱하고 노스탤지어적인 미학을 통해 다양한 대중이 갖는 기대감을 관리하면서 트랜스퍼시픽 월딩이라는 특별한 사례를 제공한다고 분석한다.  이 장을 읽어가며 아미이자 독자로서 방탄의 음악을 보고 들으면서 느꼈던 미묘하고 애매모호했던 감상들이 학술 연구자의 문장을 통해 정확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방탄 콘텐츠는 '우정을 성스러운 것으로 승화시키는 동성사회적 유토피아로 돌아서며, 성장 내러티브에서 예감되는 상실의 비애비를 구현한다. 나는 BTS의 청춘 개념이 갖는 퀴어함을 세계적 차원의 젠더, 계급, 그리고 문화규범이 갖는 소외 효과에 대한 일종의 해독제로 정의하고자 한다."라는 저자의 해석은 방탄 음악을 좀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6장 [동아시아 베어 남성 댄스 팀의 걸그룹 커버댄스]는 근육질이 아닌 동글동글한 체형의 베어 댄서들이 걸그룹 춤을 추며 자신의 젠더/섹슈얼리티 정체성을 표출하는 의미를 살핀다. 한국 사회는 타 문화권에 비해 젠더 다양성을 대외적으로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 책을 읽으며 다소 생소했던 것은 6장 베어 댄서와 10장 소녀시대 GL 팬픽의 존재였다. 이 장에서는 베어 댄서들이 흉해내는 걸그룹의 '애교', '귀여움'을 분석하고 남성으로서 흉내낸 애교는 여성이 요구받는 애교와 다름을 구분한다. 걸그룹에게 강요된 인위적 애교와 귀여움이 신자유주의 시대의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질문한다. 저자는 베어 커버댄스를 걸그룹이 상징하는 신자유주의적 성공과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진보적 역사에 제동을 걸며 대안적인 정치를 상상하게 한다고 말한다. 베어 커버댄스 팀은 실패를 감안하고 심지어 실패를 수행하기 위해 춤을 추지만 그 과정에서 돌봄에 기반한 친밀성을 관찰할 수 있다.

 

3부 '친밀성을 살게요'의 7장 ["항상 함께할 거예요"의 이면]은 아이돌과 팬과의 관계에 거래되는 상품 '친밀성'에 대하여 다룬다. 8장 [저항하는 팬덤과 소비자-팬덤의 모순적 공존]에서는 팬이 소비자 정체성을 더 강하게 내면화할 때 일어나는 산업과의 공모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초동 음반숫자, 음원 순위, 스밍 등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왜 아이돌은 연애를 할 수가 없는지 흥미롭게 고찰한다. 이 장은 산업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적 성공을 위해 개인의 권리를 유예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체계를 비판할 수 있기를 제안한다. 9장 [아이돌의 자필 사과문:소비하는 팬덤, 소진되는 팬심]에서는 왜 팬덤이 아이돌 스타에게 자필 사과문을 요구하는지 탐구한다. 원래 자필 사과문은 형사 범죄로 기소된 피의자가 법정에서 선처를 구할때 쓰던 방법인데 이것이 어떻게 아이돌에게 진지한 반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는지 살펴본다. 

 

 

4부 '여덕, 팬덤 그리고 코로나 19'는 10장 [다시 만나는 여덕, 소녀시대 GL 팬픽], 11장 [미스/터트롯과 여성/중년 팬덤의 탄생], 12장 [코로나 19 이후의 팬덤]으로 이루어져있다. 팬덤문화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10장에서 여덕의 퀴어 팬픽이 있는지는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소녀시대와 같은 대표적 여성 아이돌의 팬픽을 통해 레즈비어니즘에 대한 호기심과 판타지를 분석한 이 글은 성적 차이와 다양성, 억압과 쾌락추구 등에 대하여 새롭게 생각하는 기회를 준다. 11장은 중년 여성이 가사노동의 공간이자 여가의 공간으로 상징되는 '집'에서 미스/터트롯을 즐기며 새로운 연령대의 팬덤의 부상을 분석한다. 모성적 역할의 충실한 수행을 강요받는 '어머님'들은 팬덤 문화라는 하위 문화에서조차 조롱받던 존재였다. 그 중년여성들의 팬덤문화를 살펴보며 억압적 가부장제, 에이지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12장은 코로나19로 대면 콘서트가 사라지고 온라인으로 전환된 팬덤의 산업을 분석한다. 디지털플랫폼이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이자 아이돌-팬의 접촉공간이 되었다. 플랫폼 안에서는 팬이라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디지털플랫폼은 아이돌 엔터회사의 생존이 달린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내 아이돌과의 친밀함을 원하는 팬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신속하게 개발해 내는 엔터회사의 창의성은 놀랍다. 위버스, 버블 등 디지털플랫폼에서 팬들은 지갑을 활짝 열어야 하고 돈을 쓰지 않는 팬은 팬이 아니다. 이 책 전반에서 신자유주의 소비문화를 언급하는데 디지털플랫폼은 이러한 추세를 더 강화시킬 것이다.

 

케이팝과 관련하여 파생된 유튜브 컨텐츠 중에 리액션 비디오가 있다. 이 리액션 동영상을 찍는 유튜버의 인종, 연령, 직업군 등은 점점 확장되고 다양해지고 있다. 리액션 비디오는 내가 즐기는 것을 남도 좋아하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내 취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타인의 인정을 통해 획득한다. 특히 전문가 리액션은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측면이 강화된 것이 아닐까 한다. 발레 무용수에게 내 아이돌의 춤실력을 성악가에게 내 아이돌의 보컬 실력을 검증 받는다. 방탄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케이팝에 대한 인식은 눈부시게 변했으나 여전히 순수예술에 비해 대중문화는 인정을 받기 어렵다. 그중에도 아이돌 팬덤은 더 어렵다. 팬덤 중 다수는 여전히 일상생활에서는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고 팬덤에서만 자유롭게 활동한다. 1장 이지행 교수님의 글에 팬덤이 현대 대중문화에서 가지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문화연구에서 의미 있는 연구로 등장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원인 중 하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마르크스주의적 대중문화 비판이론이라 한다. 대중은 자본주의적 문화상품을 비판없이 수용하는 집단으로 깎아내렸고 이는 오늘날 엘리트 비판가들의 시각에도 영향을 끼쳤다. 케이팝 팬덤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여성팬덤은 능동적 문화주체가 아닌 맹목적 빠순이로 폄하되어왔다.

 

국가와 젠더의 경계를 넘는 아이돌 문화를 분석한 이 책은 현재 우리 삶의 여러 면들을 다양하게 살펴볼 기회를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팬덤문화를 즐기는 사람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낯을 좀더 다양한 방식으로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대중문화란 결국 우리의 욕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책에서 등장한 담론들이 좀 더 다양한 매체에서 더욱 활발하게 토론되길 바란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이 책의 저자들이 원하는 바가 아닐까 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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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보는 아이돌로지 평점10점 | j*******2 | 2023.01.24 리뷰제목
휴덕은있어도 탈덕은 없다. 한평생 일명 잡덕으로 덕질을 하며 살아가는 이로, 이런 팬덤과 그 산업에대해 궁금하여 신청해보았고, 읽어보니 조금더 깊게 생각해 봐야할부분들이 많은것같다.  가볍게 보기에는 머리가 아프다. 소논문 처럼 한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들을 서술하였다. 사용하는 단어들이 일반적인 단어들이 아니라 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읽
리뷰제목

휴덕은있어도 탈덕은 없다. 한평생 일명 잡덕으로 덕질을 하며 살아가는 이로, 이런 팬덤과 그 산업에대해 궁금하여 신청해보았고, 읽어보니 조금더 깊게 생각해 봐야할부분들이 많은것같다. 

가볍게 보기에는 머리가 아프다. 소논문 처럼 한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들을 서술하였다. 사용하는 단어들이 일반적인 단어들이 아니라 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읽다보니 3장 탄광과 클럽의 내용에서 충격을 받았다.  '버닝썬 게이트'라는 범죄가 일어났을때, 중심적인 연예인들에 대해서만 비난했지 그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관련된 전원산업이라는 기업도 그저 범죄라고 생각했지, 이범죄가 그들의 수익이라느 것도...

이부분은 아이돌과 그 팬덤의 내용보다도 범죄와 피해자의 여성에대해 더 집중이 되어있다. 눈쌀이 찌푸려지는 내용들을 담고있다. 기업이 초기부터 해왔던 일들이 너무 여성이라는 존재를 상품화시켰기에.

자신을 얼굴마담이라고 지칭한 승리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승리의 사업성을 높게 판단해 버닝썬에 투자"했다는 전원산업은 사실 승리의 사업성이 아니라 그 얼굴을 보고 모여든 대중들, 특히 여성의 몸을 거쳐 발생할 미래수익에 투자했다. -97p 

승리는 이 파티원들에게 성별의 질서를 부여했고, 국적을  초월한 남성들의 엔터를 위해 여성을 미끼로 던졌다. 이 모든 파티를 설계한 전원산업은 또 다른 광맥을 찾느라 분주할것이다. -99p

 7장의 "항상 함께할 거예요"의 이면은 팬과 그들을 통한 사업성을 이야기한다. md라고하는 굿즈산업에대해 이야기하고있는데, 여기서 

하이브의 의장인 방시혁이 언급한 것처럼 "팬들은 바보가 아니다".사용하기 불편하거나 "못생기게"디자인된 MD는 재고로 남는다 터무니없이 비싼것, 평상시 BTS의 행보와 그다지 연관 없는 것도 그렇다.  - 173p

종종 굿즈를 구매하는 이로 진심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무작정 아이돌을 가지고 만들었다고해서 소비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연관이 있어야하며, 실사용이 가능하거나 또는 소장할 가치가 있어야한다. 매니저먼트나 브랜드에서 콜라 무분별하게 굿즈를 내는일들은 지양해야할것이다.

그밖에 팬덤에 대한 여러 관점과 그로인해 생겨난 팬픽등의 팬들의 활동들, 코로나이후의 팬덤의 방향과 산업의 내용들을 담고있다.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서 그런지, 내용들에 젠더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많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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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페미돌로지 평점10점 | r********d | 2022.08.26 리뷰제목
페미돌로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피해주시길 !    한국의 k-pop산업과 이를 둘러싼 담론 등을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 분석한 책입니다. 다양한 저자들이 각각 주제를 맡아서 글을 쓰고 있고, 그 주제들이 전반적으로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k-pop이 서구에서는 게이팝이라고 불릴정도로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반대편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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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돌로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피해주시길 ! 

 

한국의 k-pop산업과 이를 둘러싼 담론 등을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 분석한 책입니다. 다양한 저자들이 각각 주제를 맡아서 글을 쓰고 있고, 그 주제들이 전반적으로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k-pop이 서구에서는 게이팝이라고 불릴정도로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내용이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줄 쳐가며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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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이돌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 평점10점 | l******u | 2022.04.02 리뷰제목
한국이 새로운 문화강국으로 느껴지는 데에는 K-POP의 위상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이 그 중심인데, 이들을 지탱하는 중요한 집단이 있다. 바로 ‘팬덤’이다.     팬덤이란 소비자본주의 시대에 기존의 ‘신념 공동체’ 자리를 대체하며 들어선 ‘취향 공동체’의 가장 열렬한 형태이다. 팬덤이 현대 대중문화의 수용자
리뷰제목

 한국이 새로운 문화강국으로 느껴지는 데에는 K-POP의 위상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이 그 중심인데, 이들을 지탱하는 중요한 집단이 있다. 바로 팬덤이다. 

 

 팬덤이란 소비자본주의 시대에 기존의 신념 공동체자리를 대체하며 들어선 취향 공동체의 가장 열렬한 형태이다. 팬덤이 현대 대중문화의 수용자로서 중요한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구 중심의 엘리트주의적 인식에 의해 대량 생산된 자본주의적 문화상품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일명 피하 주사효과에 취약한 집단으로정의되었으며, 이들의 열정은 기이하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폄훼되었다. ()은 아이돌과 불가분의 관계이니만큼 때론 모순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있지만, 그들은 역능 또한 갖춘 집단이기에 아이돌을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그리고 사회에 이르기까지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도 한다. 이것이 팬덤을 1020 세대의 젊은 여성들의 값싼 취향 따위로 멸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은 팬()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페미돌로지(Femi-dology)’는 기획자들이 만든 조어로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아이돌로지라는 뜻이다. 페미돌로지는 하나의 현상 혹은 요주의 인물 등을 매개로 12명의 저자가 아이돌 산업 전반을 다루고 있다. 제목과 부제목으로 미뤄보아 아이돌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다루는 정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훨씬 다양한 내용까지 전개되어 새로운 정보와 깨달음으로 가득한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예컨대 버닝썬과 관련된 전원산업이라는 재벌기업은 전신인 탄광 사업을 할 때부터 여성을 동원하여 돈벌이했다는 사실부터 한류의 역사, 팬덤의 모순적 양상, 여성 아이돌과 여성 청년의 관계 등 말이다.

 

 결국, 아이돌과 팬덤은 사회의 일부로서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어떤 것이. 따라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현재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가 아니고 가장 중요한 문화도 아니지만, 우리 삶의 기반인 유희와 정치와 윤리를 () 규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면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어떤 작고 소소한 집단에도 한 사회의 문화와 분위기는 필연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아이돌 산업과 사회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특수성이라는 단어로 묵살되는 잘못된 가치관과 관점을 꼬집을 수 없었던 이유는 그만큼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케이팝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지는 않지만, 아이돌이 출연하는 예능(서바이벌)프로그램 들을 보면 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여성들의 건강한 경쟁의식, 유대관계, 독립적인 모습 등을 보면서 말이다. 아직 갈 길이 멀었으나,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건 아이돌과 팬덤의 관계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이 책이 그 변화를 모색하는 데에 좋은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YES 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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