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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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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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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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일은 삶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음을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9 | 2021.11.27 리뷰제목
일주일 중 5일, 아침 7시 30분에 나가서 8시쯤 되면 집에 돌아온다. 밥 먹고 씻고 침대에 앉으면 9시. 11시 30분 전에는 자야 하니까 2시반 30분 정도의 자유시간이 생기는 셈인데, 이 시간엔 주로 책이나 영화를 본다. 그런데 문제는, 집중을 잘 못한다. "아, 오늘 제안서 넣은 이메일 내일 거절 답장 오면 어떡하지." "오늘 그거 다 끝내고 나왔어야 하는데, 내일 시간 못 맞춰서 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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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중 5일, 아침 7시 30분에 나가서 8시쯤 되면 집에 돌아온다. 밥 먹고 씻고 침대에 앉으면 9시. 11시 30분 전에는 자야 하니까 2시반 30분 정도의 자유시간이 생기는 셈인데, 이 시간엔 주로 책이나 영화를 본다. 그런데 문제는, 집중을 잘 못한다. "아, 오늘 제안서 넣은 이메일 내일 거절 답장 오면 어떡하지." "오늘 그거 다 끝내고 나왔어야 하는데, 내일 시간 못 맞춰서 더 큰 문제 생기면 어떡하지." 다음날 아침 출근을 준비하면서도 똑같다. 머리를 감으면서 생각한다. "그 제안 이메일, 이렇게 쓰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그 마케팅 플랜, 차라리 다른 걸로 대체하자고 할까?"

한때는 이런 내가 너무 싫었다. 지하철에서 운 적도 있다. 요즘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대세라는데, 내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은 그런 낭만적인 개인의 일상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래서 이게 무슨 마음인지 생각해봤다. 크게 봐선 일이니까 하기는 싫은데, 그래도 나라는 사람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니 잘 하고싶다. 그만하면 됐지 할 수도 있지만 포기가 안 된다.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일 생각을 머릿속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내가 미숙한 사회 초년생인 탓도 있을 것이다. 나는 반드시 내 길이라고 믿었던, 비교적 오래 준비한 시험을 작년에 냉정하게 그만뒀다. 대신 마음 한 켠에 작게 간직하고 있던 일을 우연히 그리고 갑작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8개월차인 시기에, 나는 한 팀의 중간관리자가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일이란, 자기 삶을 책임 있게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멋진 언니의 조언을 얻었다. 건강을 치명적으로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지금 겪는 불안과 불확신 그리고 시행착오는 분명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발돋움이라는 위로를 얻었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님이 계속 곁에서 "너, 지금 이런 고민하고 있는 거, 힘든 거 알아. 그래도 잘 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사회인으로서 일을 시작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리고 많이 힘들었지만, 앞으로의 내 인생에 계속 기대를 걸게 된다. 내년엔 어떤 모습으로 일하고 있을까, 이직을 하게 된다면, 어디서 또 누구와 일하고 있을까. 그리고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더 적극적으로 나를 드러낼 것이다. 당당해질 것이며, 동시에 부드러운 관리자가 될 것이다. 타인으로 대체되지 않는 나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팀원들이 가진 고유한 능력은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멋진 시너지를 내보려고 한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 가운데 '일에 대한 사랑'도 낭만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분위기가 더 필요하다. 일에 대한 사랑은 나라는 사람의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이고, 나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며, 나의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따뜻한 힘이니까.

9인의 '멋언니' 이야기도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마지막 열 번째 주인공을 찾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황선우 작가님. 앞으로도, 남성들에게 지지 않으며 일터에서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킹에 대한 더 많은 경험과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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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h*****v | 2023.07.24 리뷰제목
27p 행운은 많은 순간 사람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평생 일 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있어 운을 좋게 만든다는 건, 무엇보다 내 인생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충실하게 대하는 일 아닐까? 누군가 곁에 있고 싶은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믿고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의 상태로 나를 유지하는 일 말이다.   내 인생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충실하게 대하려면 먼저 그럴 준비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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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p

행운은 많은 순간 사람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평생 일 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있어 운을 좋게 만든다는 건, 무엇보다 내 인생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충실하게 대하는 일 아닐까? 누군가 곁에 있고 싶은 사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믿고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의 상태로 나를 유지하는 일 말이다.

 

내 인생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충실하게 대하려면 먼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 그래서 자기계발은 하루도 거르지않고 꾸준히 해야한다. 스스로 만족감이 든다고 잠깐 놓아버리면 금방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쉽고, 그 사이에 수많은 기회를 놓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매번 실패하면서도 잘 살아가고자 반복하며 깨달은 것은,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며, 그저 놓아버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사실이다.

 

 

33p

완벽으로 가는 과정에는 반복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팽개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결과물을 쌓아나가는 성실의 시간 말이다. (중략) 그러니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매일 다짐해본다. 그래, 쓰레기라도 일단 쓰겠어!

 

방학동안 달리기에 관한 전자책을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계획만 가지고 있을 뿐 아직 단 한 자도 써내려가지 못했다. '이거 끝나면 해야지, 저 날 이후로 해야지'로 미루고만 있는데, 아마 내가 상상한 퀄리티보다 잘 쓸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달리기에 관해 쓰겠다고 결정했으면서 마지막으로 달려본 지는 2달이 넘었고 언제 다시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 현재에 글이 써질까 하는 막연함도 있다. 그렇다고 팽개치고 싶지는 않다. 써보고싶다. 그러니 일단 쓰레기라도 써보자!!!

 

 

67p

"일정은 테트리스가 아닙니다. 빈 데가 있다고 다 집어넣다보면 큰일 나요.“

 

방학엔 7일이 비어있다. 사실 주말엔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약속을 안잡으니까 5일이라고 봐야겠지. 아무튼 '다음주는 아무 약속도 없어!!' 싶다가도 어찌어찌 하면 계속 일정이 채워져있다. 그렇다고 불필요한 약속을 잡는 것도 아니다. 약속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는 나름 타당한(?) 만남이다. 친구들을 만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건 뜻깊고 좋은 시간이지만, 그것이 많아지면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밖에서 쓸 에너지는 정해져있고, 며칠 전 다 쓰고 왔는데 충전이 덜 된 채 다시 소모하는 느낌. "아 좀 쉬고 싶다!!" 이것 보다는 그냥 그 자리에서 온전히 100% 효율을 발휘하지 못하는게 아쉽다는 거다. 내가 내 컨디션에 맞춰 스케줄을 잘 짰어야 하는건데 쉽지 않다... 플래너를 쓰는게 답이라고 느껴진다.

 

 

145p

좋은 일 속에서 나쁜 일의 씨앗이 싹틀 수 있듯 나쁜 일 속에도 좋은 일의 씨앗이 자라곤 한다는 걸 안다. 담담하게 눈앞의 한 계단씩을 오르다 보면 그씨앗을 키워낼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나쁜 일 속에서도 항상 배울 것이 있었다. 다만 속에 있을 땐 그것이 보이지 않을 뿐. 그래도 그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그 속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159p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얼마나 잘 실행에 옮겼는지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다양하게 시도하다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나는 응원한다. 우리 삶에 고유한 개성과 이야기를 부여하는 건 매끈한 단면보다는 울퉁불퉁한 굴곡들이다. 적어도 더 많은 삽질을 해본 사람의 인생에는, 더 많은 추억이 만드는 다채로운 무늬가 생긴다. 실패해도 다시 해볼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란 그런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받는 축복일 것이다.

 

요즘 젊을 땐 뭐든 도전하고 부딪혀보고 실패해봐야 한단 말이 좋다. 나는 이제 3학년이고, 친구들이나 어른들을 만나면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 꼭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할 생각이 없고, 나의 일을 하고 싶다. 창업이 됐든 뭐가 됐든. 근데 구체적으로 정해진 아이템(?)이 없으니 누군가의 눈에는 그것이 막연하고 답답한 소리로 들릴 게 분명하다. 나는 나만의 길을 잘 걷고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땐 힘이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젊을 때 이것저것 도전하라는 저 말이 나를 현재에 안주하며 남들 사는대로 살지 않다고 된다고, 하고픈대로 살아보라는 용기를 준다.

 

 

181p

틀림없이 상실을 겪을 줄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아무 관계도 맺지 않는 안전보다는 다 가졌다가 전부 잃어버리는 위험을 선택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별이 두려워서 만남을 회피했다. 분명 머지 않아 상실의 아픔을 겪을 테니까. 그러한 느낌은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으니까. 나는 그래서 아무 관계도 맺지 않는 안전을 택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계속 피하는게 정답이었을까? 물론 어떠한 관계의 발전은 늘 신중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 신중함에 이별의 두려움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단 자각을 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거고, 헤어짐이 있어야 또 다른 만남이 있는 것. 그 과정이 반복된다고 해서 이별이 더이상 아프지 않은 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한 번 한 번의 과정 속에서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그걸 놓치고 살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면 난 시작도 전에 이별을 생각하고 미리 걱정하나보다. 정말 사람들은 이별을 알면서도 망설임없이 시작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별을 생각하지 않고 시작하는 것일까. 상실을 겪을 줄 알면서도 사랑을 시작하게 만드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264p

‘망담피단 미시기장(罔談彼短 靡恃己長), 남의 모자란 점을 말하지 말고 나의 좋은 점을 믿지 말라’

 

'남의 모자란 점을 말하지 말라'는 이미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배웠던 거라 잘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좋은 점을 믿지 말라'는 조금 새로웠다. 겸손하라는 뜻인가? 며칠 전 본가에 가서 동생들에게 몇가지 인생 조언을 했는데 이 문장을 읽고 굉장히 찔렸다. 몇 년 더 살았다고 아는 척 잔뜩 하고 왔다는 부끄러움도 들었다(하하).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내 인생에서만 정답일 수도 있으니 너무 정답인 것마냥 이야기하는 건 고치려 노력해봐야겠다.

 

 


독서 후기

 

황선우 작가님의 두 번째 책을 완독했다.

 

나는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어서 공감하며 읽지는 못했지만

나름 간접 체험을 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배울 것을 찾으며

자투리 시간에 읽어나가다보니 5일만에 완독하였다.

 

(황선우X김하나) 여자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말하기를 말하기

(황선우)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이렇게 3권 째 읽으니 조금 겹치는 내용이 나올 때,

다른 작가님들 이야기가 나올 때 괜시리 반가웠다.

 

"어! 이거 그때 그 책에서 말했던 건데 !!"

 

이러면서 재밌게 킬링타임용으로 잘 읽었다 ㅎㅎ

 

서평해야할 책들과 읽어보고픈 책들이 밀려 있어서

그것들을 읽다가 조금 힐링이 필요할 때 쯤

다시 작가님들의 다른 저서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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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일하는 마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y | 2022.09.27 리뷰제목
이십년간 직장인으로 살다가 프리랜서로 전직한 작가의 일과 생활 사이에서의 밸런스 찾기에 관한 에세이다. 공감되는 이야기가 무척 많은데, 특히 조직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높은 자리로 가려는 욕심을 가져야 한다고 종용하는 파트가 특히 그러하다.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판결을 내리는 사람들이 남자인데서 기인하는 게 많기 때문에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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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년간 직장인으로 살다가 프리랜서로 전직한 작가의 일과 생활 사이에서의 밸런스 찾기에 관한 에세이다. 공감되는 이야기가 무척 많은데, 특히 조직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높은 자리로 가려는 욕심을 가져야 한다고 종용하는 파트가 특히 그러하다.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 판결을 내리는 사람들이 남자인데서 기인하는 게 많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갈 수 밖에. 능력있는 사람이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높이 올라가는걸 좋아하는 ㄴ사람들이 높이 올라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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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평점8점 | y******5 | 2022.03.16 리뷰제목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생각할 거리들> 나는 왜 퇴직과 이직을 꿈꾸는가. 말그대로 내가 안일한 MZ 세대라서? 조직문화에 융화되지 못하고 개인적이고 뻗대는 성격이라서? 그런 평가를 받다 보면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가? 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나는 다만 그런 이유를 제외한 90%의 이유로 퇴직과 이직을 꿈꾼다. 더 좋은 기업에 기업 문화와 보수 조건과 좋은 사람들이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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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생각할 거리들>

나는 왜 퇴직과 이직을 꿈꾸는가. 말그대로 내가 안일한 MZ 세대라서? 조직문화에 융화되지 못하고 개인적이고 뻗대는 성격이라서? 그런 평가를 받다 보면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가? 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나는 다만 그런 이유를 제외한 90%의 이유로 퇴직과 이직을 꿈꾼다. 더 좋은 기업에 기업 문화와 보수 조건과 좋은 사람들이 많은 직장을 찾기 위해서. 그 정도를 20대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느껴져서. 그걸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며 용기를 얻는 순간과 야단을 맞는 순간을 동시에 느꼈다. 일하는 저연차 여성으로 읽기에 추천할만하다.

 

 

<좋았던 문장들>

많이 낭비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돈이든 시간이든. 20대 때는 돈이 없으니까 주로 시간을 많이 들였죠. 시행착오를 겪으며 안 맞는 것들을 곁에 두기도 또 흘려보내기도 하며 그제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내 몸과 마음에 배어 있을지도 모를 나이브한 낙관을 경계하게 된다.

지난 세대에게서 멘토를 찾기 어려운 시대다. 더 오래 산 사람 가운데 이상적인 롤모델을 찾아 닮고자 하기보다 더 어린 사람들을 다양한 레퍼런스로 삼아 참조하는 게 맞을 듯하다.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이메일로 일하는 걸 선호하는 이유는 이렇다. 뚜렷하게 기록이 남는다. 서로 상의한 내용과 교환한 의견이 어떤 의도로 어떤 내용을 담아 언제까지 일을 해달라는 것인지, 계약의 조건과 그 보수는 얼마인지 상호 간에 명백히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을 아무리 명확하게 적어놔도 모자람이 없다는 것은 좋은 의도로 출발한 일에서도 의견이 어긋나고 크고 작은 대립이 일어나곤 한다는 걸 경험대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또 이메일은 상대방과 나 사이에 충분한 시공간 거리를 확보해 준다. 메신저처럼 즉시 답할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메일을 쓰는 이가 자신의 스케쥴에 따라 계획을 가지고 충분히 시간을 들여 답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도구다.

이메일에서 의견 차이가 드러나 설득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전화를 이용한다. 조건을 재협상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말투 억양 처럼 수치화되지 않는 기술을 발휘해 상대방과 의견을 조율해야 하거나 오해를 줄이고 싶을 때는 통화가 유용하다. 어떤 도구를 언제 정확히 사용하느냐 혹은 덜 사용하느냐는 좋은 결과물을 얻게도 하지만 우리의 수고를 덜어주기도 한다.

 

자기도 모르는 자기 가치를 우리가 왜 인정해줍니까?

내 가치를 누군가 알아봐주길 바라면서 스스로 먼저 정리하고 표현하기는 쑥스러워 한다는 것. 이건 단순히 자신감이 있고 없고와는 다른 이야기다. 내가 나 자신의 가치 능력을 믿는 것과 별개로 세상의 많은 일은 정해진 팩트와 데이터를 놓고 어떻게 해석하고 드러내는가 하는 프레이밍의 문제다.

 

시간과 체력사용 의사결정의 우선순위에 대한 배분이 바뀌는 걸 본다. 실무자에서 관리자가 될 때, 회사가 요구하는 역량과 스킬이 확 달라진다. 실무를 잘하는 저연차 여성일수록 관리자가 되기 보다 현업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고 팀원을 설득하고 독려하며 끌고 가야 하는 데다 윗사람과의 정치에도 개입된다. 독립적 성향이 강한 이런 사람들은 프리랜서가 되거나, 혼자 일하기 괜찮은 산업 업무 포지션 전문가 트랙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일의 특성이나 생활의 안정 때문에 회사에 계속 남기를 원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은 원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큰 기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쉽고 안전한 테두리 속으로 스스로를 제한해온 건 아닐까? 성비를 보면 사원 대리급의 여성은 수두룩하지만 팀장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 동일시할 수 있는 롤모델이 부족한 환경 속에 있다 보면 성공에 대한 상상력의 사이즈도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사람이 조직에서 높이 올라기는지 아세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높이 올라가요. 그런 사람일수록 필요한 일이 아니라 티 나는 일을 주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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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황선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m | 2024.03.20 리뷰제목
미워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좋아하고 아끼는 감정은 이제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대뜸 단박에 기습적으로 미움이 생겨버린다. 미워할 구실을 만들어 내지도 않는데 밉고 또 밉다. 미움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 아무래도 이 미움은 일을 하기 때문에 발생된다는 과학적 추측이 가능하다. 일이 아니면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농담을 주고받으며 좋은 사람인 척 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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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좋아하고 아끼는 감정은 이제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대뜸 단박에 기습적으로 미움이 생겨버린다. 미워할 구실을 만들어 내지도 않는데 밉고 또 밉다. 미움은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 아무래도 이 미움은 일을 하기 때문에 발생된다는 과학적 추측이 가능하다. 일이 아니면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농담을 주고받으며 좋은 사람인 척 굴 수 있을 텐데. 

마음속 소리를 나도 모르게 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속으로 온갖 욕과 조언과 충고를 가장한 잔소리를 하고 있어도 발설해서는 안 된다. 앙 입을 다물고 귀여운 걸 떠올려야 한다. 열에 아홉은 참고 있다가도 진짜 나도 모르게 마음의 소리를 내뱉고 마는데 대나무숲이 절실해진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너 진짜 이딴 식으로 할 거냐. 가마니는 아니지만 가마니가 되고 싶기에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도 예전에 그딴 식으로 굴었다. 거울 치료 당하고 있는 거지 뭐. 

반성에 반성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오늘 제일 잘한 일은 도시락으로 싸갈 김치볶음밥을 만든 거다. 몇 년째 책상에 앉아 점심으로 김치볶음밥을 먹고 있다. 고행 내지는 수행 같은 거라고 나 자신을 설득한다. 이렇게 몇 년만 수련을 하면 세상을 구할 비기를 터득할 수 있다는. 오늘 점심도 김볶을 먹었냐고 해서 넵 했더니 사장이 참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비아냥인지 감탄인지 모를 허나 1초만 생각해도 당연히 전자이겠지만) 하더다.  

진짜 정말 완전 회사에서 맛있는 밥을 먹고 싶지 않다. 맛있는 건 집에서 나 혼자 예능 보면서 먹고 싶다고. 무얼 먹으러 가자 거나 함께 먹자고(동어반복인가. 아무튼 나를 잊어주세요. 점심시간에는.) 권하지 마. 황선우의 에세이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는 일하면서 느껴야 했던 정체불명의 감정들에 이름을 달아준다. 일하다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거나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한숨을 쉬거나 부탁무새로서 넵과 넵넵과 앗넵과 네로 다양한 네의 변형으로 상황을 돌려 막는 바보 인간의 나를 안아준다. 

그나마 내가 쫓겨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를 통해서 알았다. '구단의 목표를 구상할 때 강두기의 실력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취급받는다. 그가 15승은 거둔다는 가정하에 다른 전략들이 논의되는 것이다. '이 사람이 있으니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단단한 신뢰를 받으며 일한다는 것, 떠날 때 빈자리를 모두가 큰 상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는 더 이상 이불 찰 일만 안 만들기를 바란다.' 내가 실력이 있다는 건 아니고 나의 능력은 상수로서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꾸준하다는 능력. 어떨 땐 잘하고 어떨 땐 못하는 게 아닌 꾸준히 그럭저럭 다른 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군말 없이 하는 능력. 내가 그만둔다고 하면 청소일 같은 업무를 해낼 사람이 없어 상실로 다가오겠지. 청소부 한 명을 잃어버렸구나.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를 황선우는 '너무 크고 뾰족하고 울퉁불퉁한 사람들에게' 바친다. 그러니까 나에게 말이다. 자주 미움이 생겨나 가시 돋친 말을 생각하다가 결국엔 해버리고야 마는 한심한 두심한 나에게. 

열심히만 하고 잘하지 못하는 그래도 열심히 하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일못러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는 큰언니의 얼굴로 다가온다. 목숨 걸지 말고 때려치우지도 말자고. 제일 중요한 건 아프지 말아야 해. 몇 년째 김볶을 먹지도 않은 큰언니 황선우는 어떻게 세상이 아닌 나를 구할 비기를 알아냈을까.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 평생 김볶만을 먹어야 한다. 좋은 걸 떠올려본다. 떠, 올, 려, 본, 다. 생, 각, 이, 잘. 아, 월급! 무조건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네. 용기 따위 내지 않아도 사랑해, 월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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