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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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왜 평범해 보이는 남성도 여성 혐오에 빠지는가

리뷰 총점 8.3 (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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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여성/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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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20대 남성으로서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평점9점 | d*****7 | 2021.06.01 리뷰제목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놀랍다이다. 어떻게 남성으로서 여성이 겪는 차별과 혐오와 관련한 문제들을 이렇게 잘 정리해낼 수 있었을까? 물론 저자가 사회부 기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으리라.   동시에 부끄러웠다. 누군가는 사회적 문제에 관해 이렇게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또 행동으로 옮기자고 외치고 있는데, 나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적어도
리뷰제목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놀랍다이다. 어떻게 남성으로서 여성이 겪는 차별과 혐오와 관련한 문제들을 이렇게 잘 정리해낼 수 있었을까? 물론 저자가 사회부 기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으리라.

 

동시에 부끄러웠다. 누군가는 사회적 문제에 관해 이렇게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또 행동으로 옮기자고 외치고 있는데, 나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적어도 나는 아니다'라는 식으로 선긋는 행동들을 해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고맙다. 그 까닭은 과거의 내가 여성들에게 저질렀던 행동과 말들중 부끄러운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부끄러움과 자기혐오의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일상에서 남성으로서 무의식적으로 권력적 우위를 점해온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겉으론 성평등을 외쳤지만, 행동은 반대였다. 원인을 알자, 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나는 20대 남성이다. 동시에 이 책을 여러 남성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함께 연대하고 행동으로 옮겨, 세상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왜냐면 우리는 아직 변화할 가능성이 충분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6월 16일 추가

얼마 전,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란 책을 읽고 짧은 감상평을 써서 페이스북에 공유한 적이 있다. 사실 퇴근하기 전에 짧은 시간을 들여 쓴 글이라, 공유하기 민망했지만, 내 친구 중 한 명이라도 책의 내용에 관하여 호기심을 갖기를 희망하는 마음에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렸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인 중 한분께서 작가님을 태그해주셨고 작가님께서 부족한 글을 직접 타임라인에 공유해주셨기에, 감사한 마음에  또 한 번 글을 쓰게 됐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남들 앞에 남성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해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아주 최근까지도 내게 페미니즘은 여성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에, 여성 문제에 이야기를 내는 페미니스트들을 지지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성으로서 함께 이 문제에 연대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라는 책을 읽고 꽤나 큰 위안과 감동을 받았고, 박정훈 작가님과 함께라면 남성 페미니트스라는 정체성을 함께 해도 괜찮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페미니즘은 내 삶과도 아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리고 20대 남성인 내가 남성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나 '개인'의 문제이자,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이냐'에 대한 내 대답이기도 하다. 

 현재 나는 27살의 남성으로, 페미니스트인 20대 초반의 여동생과 50대 중반의 가부장적인 아버지 그리고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정에 헌신적인 50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보았던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을 하시는 분이다. 실력과 성실함을 주변으로부터 인정 받는 분이시다. 그러나 집안에선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남성이기도 하다. 반면, 동생은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인지, 여성이기 때문인지 고등학생 때 이미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되려 내게 여러 권의 책을 권할 정도로 문제의식을 자각하고 있던 학생이었다.
 난 늘 그 두 사람의 의견을 듣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동생이 여성으로서 겪는 고충과 차별 그리고 아버지가 겪는 가장으로서의 외로움과 책임감을 보고 들었다. 동시에 어머니께서 혼자서 집안일을 해나가는 것 역시 지켜보았다. 

 그렇지만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비판하는 사람이 없었다. 되려 20대 초반의 군대 문제와 남성으로서 겪는 역차별을 주장하며 남성의 편에 서는게 횔씬 편이 편했다. 

 그러나 남성을 떠나, 개인으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내 감정과 생각에 책임져야 한다고 느끼며, 나와 같은 다른 페미니스트 분들에게 조금씩이나 직접적으로 힘을 보태 드리고 싶다. 

 사실 나를 포함하여, 20대 남성이 페미니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일은 여성에 비해 어렵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성 문제에 관한 2/30대 남녀간의 견해 차이에서 엿 보이듯, 이 문제는 남성이 나서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본다. 그 만큼 하나의 문제에 관해 서로 바라보는 시야가 다르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더욱 20대 남성에게 희망을 건다는 저자의 말이 반갑다. 
나 역시, 내 또래 남성들은 우리의 아버지 세대완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존재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여성이 겪는 차별, 문제 등을 여성과 함께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 우리에겐 다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비록 그게 우리에게 불편할지라도, 누군가의 희생으로 자신의 편안함을 담보 받는다면 바꿔 나가야 한다. 

 여성이 겪는 성폭력/성폭행, 가정과 직장에서의 부당한 처우, 사회 곳곳에 퍼진 여성 혐오, 젠더 갈등에 대해 남성이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근절하고자 노력한다면 이 문제는 우리 세대에 끝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이야기에 공감한다면, 단순히 생각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작지만 행동으로 옮겨보는 게 어떨까? 

 나를 포함한 20대 남성은, 우리 아버지 세대와는 확실하게 달라야 한다. 여성을 몸매와 외모로 평가하거나 뒤에서 몰래 포르노 사이트를 살피는 짓도 그만두자.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없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남성이라해서 무슨 주제로 여성을 평가할 수 있을까? 

 육아와 가사 노동을 여성 책임으로 돌리는 일도 아버지 시대로 끝나야한다. 남성으로서 누리는 편안함을 누릴 수록 가족 그 누군가는 힘들어진다. 


 동시에 남성 역시, 맨박스에 갖혀 항상 강인하고 책임감 넘치게 행동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되려 여성의 부드러움에서 배우고 솔직하게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내게 한국에서 남성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만, 나의 딸과 아내가 미래에 겪을 고난을 예방하고 근절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명의 고민으로 그칠 수 있었지만, 이러한 논의를 책과 기사를 통해 공론화해준 박정훈 작가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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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남성 페미니스트의 시각을 통하여 보는 사회 이슈, 그리고 그 한계 평점7점 | g********3 | 2021.08.10 리뷰제목
페미니즘은 근래 사회를 달구고 있는 뜨거운 감자며, 요새 싸움을 일으키기 이만한 소재도 없어 보인다. 일단 밝히자면 필자는 올해 30세인 남성으로 솔직히 인터넷 상의 속칭 꼴페미들의 작태 등으로 인해 페미니즘에 그리 우호적인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필자가 그리 제대로 알지 못 하는 '페미'라는 불특정 집단을 상정하고 증오의 감정을 쏟아내는 것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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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근래 사회를 달구고 있는 뜨거운 감자며, 요새 싸움을 일으키기 이만한 소재도 없어 보인다. 일단 밝히자면 필자는 올해 30세인 남성으로 솔직히 인터넷 상의 속칭 꼴페미들의 작태 등으로 인해 페미니즘에 그리 우호적인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필자가 그리 제대로 알지 못 하는 '페미'라는 불특정 집단을 상정하고 증오의 감정을 쏟아내는 것도 그리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에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이들이 쓴 책을 조금씩이나마 읽고자 하는 중이다. 이번 리뷰도 그 일환이다.

박정훈 오마이뉴스 기자는 스스로를 '남자 페미니스트'라고 규정하며, 페미니즘 리부트가 진행중인 현재 단순히 좀 더 나은 가부장 내지 n번방 범죄자들에 대한 비판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왜곡된 '남성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부연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사회 이슈를 통해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남성 중심의 권력 구조를 비판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예시들 상당수가 제법 공감이 갔다. 취업 상에서 대놓고 이루어지는 성비 차별, 설리로 대표되는 여성 연예인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악플들, 박원순/안희정 성추문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 특히 '나는 집에서 아내한테 잡혀 살아'라는 말이야말로 남성이 실제로 강자라는 걸 드러낸다는 지적이 기억에 남았다. 진짜 약자가 아니기에 그런 불평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며, 그런 식으로 자신을 '가짜 약자'로 위치시키는 것은 진짜 약자가 불평을 내뱉을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점에서 악질적이라는 논리는 새겨들을 만하다.

성추문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부분은 특히 화가 많이 났다. 필자 역시 페이스북 등에서 박원순을 감싸려는 의도의 수많은 글을 보았기에 저자의 분노에 공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며, '그렇게 당당하면 얼굴과 실명을 당당히 공개해라'라는 사회적 폭력이 만연했다는 걸 제대로 직시하게 되는 건 충격이었다.

저자는 이렇게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불평등한 남성 중심적 사회구조를 성찰하고 여성,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 소수자와 연대하는 것을 페미니스트의 할 일이라 칭한다. 그리고 아직 '선을 넘지 못한 남성'에게 페미니즘 운동에 연대해 줄 것을 부탁한다.

필자는 앞에서 밝혔듯 저자가 제기한 사회 문제 중 일부에는 분명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권유에 대한 답은 유감스럽게도 no가 될 것 같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저자가 보여주는 미시적인 요소를 완전 배제한 '남성 중심적 권력 구조'라는 틀에만 집착하는 경직된 시선이며, 둘째는 속죄를 권유하는 저자의 화법 속에 내재된 오만함이다.

저자는 모든 사회 이슈를 철저히 남성 중심적 권력 구조 및 여성 혐오의 측면에서 해석한다.

일례로 한 때 시끄러웠던 리얼돌 수입 문제가 있다. 저자는 리얼돌과 유사 섹스를 통하여 성욕을 해소하는 양태가, 여성의 뜻과는 무관하게 그저 여성의 몸을 성욕 충족을 위한 도구로 보는 왜곡된 성 관념,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섹스 판타지의 결과라고 역설한다. 그런 성욕이라면 차라리 없어져야 하며 리얼돌 수입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의할 수 없다. 저자는 지금 '범죄'가 아닌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는 개인의 성욕 해소 방법'을 규제하려고 하고 있다. 이 논리를 확장하면 두 가지로 이어진다.우선 직접적 범죄를 일으키는 데 사용되는 게 아니더라도 왜곡된 문화의 현현이자 모체가 될 수 있으니 리얼돌을 검열하자고 하는 건데, 이게 확장되면 사실상 모든 대중 문화에 대한 페미니즘적 검열로 이어지게 된다. 웹툰, 웹소설, 드라마 등의 대중 문화 중 인기작들을 볼 때 그게 사회적으로 정한 도덕에 절대적으로 따르는 내용이 얼마나 되는가? 심지어 여성들이 주요 독자층인 로판, 로설 등도 저자의 말을 빌리면 위력에 의한 강간 내지 성추행 묘사가 나오는 경우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이를 좋아하는 여성 독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현실이 아니니까. 누구나 대중 문화에서 자극을 원하는 욕구가 있으니까 말이다. 저자는 이런 여성 독자를 여성혐오자라고 말할 것인가? 문화에 내재된 코드가 범죄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기반한 평론은 한다면 모를까, 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 위험 같은 형이상학적인 논거를 기반으로 문화를 통제하겠다는 저자의 논지에 필자는 심각한 위화감을 느꼈다.

둘째로, 이런 논리는 개인을 철저히 배제한다. 저자는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개인주의를 실천하기 살기 위해서야말로 페미니즘이 필요하다'라고 하는데 누군가한테 직접적으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끼치지 않는 행위를 잘못된 문화적 코드다 발현되었다는 지극히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이유로 규제하려 하고 있다. 리얼돌을 그냥 감상을 하던 진짜 유사 섹스를 하건 그건 그 사람 자유인 거다. 넷플릭스로 선정적인 성인 콘텐츠를 즐긴다고 하여 그를 성범죄자로 규정할 수 없듯, 리얼돌 내지 자위 도구로 성욕을 풀며 산다고 해도 그게 그 사람이 성범죄자라는 걸로 이어질 수는 없다. 철저히 개인의 영역의 자유를 보장해 주되, 남한테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할 때 철저히 응징하는 것이 개인주의에는 좀 더 가까운 것 아닐까? 그리고 사족으로 덧붙이면, 저자는 여성들이 가부장적 연애 구조에 의해 상당 수가 탈연애를 선언한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여성에게 간택받지 못한 남자는 어떻게 되는 건가? 여성과 만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성매매도 아닌 그냥 혼자서 자위 도구 쓰는 것까지 통제하겠다고? 그런 류의 성욕은 잘못된 성욕이니까 버려야 한다고? 이 정도면 그냥 거세를 하라는 말이 빠를 것 같다.

저자는 게임 업계, 인터넷 방송에 만연하는 여성혐오나 노키즈 존에 담긴 혐오 정서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그런데 필자에게는 저자의 비판이 이념 편향적으로 보인다. 어떤 모바일 게임에서 '이거 페미 아님?'이라는 논란이 터졌다고 한다. 그래서 게임사가 빨리 사과하고 '우리는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특정한 사상이 없다'라는 논지의 게시글을 올렸다 하고, 저자는 이게 게임에 만연하는 여성 혐오를 배양한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남성 유저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들 중 상당수가 반페미 성향이라는 걸 뻔히 알고 있는 게임사가 어떤 결정이 가능할까? 이런 결정의 기반에는 끌어오르는 여성 혐오가 아닌 매출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인터넷 방송도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특정 영상을 찝어서 여성 혐오적 가치를 아이들한테 주입시킬 수 있다고 비판을 한다. 노키즈 존의 경우 그 자체가 아동에 대한 혐오라 하지만, 어째서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들을 막는지도 생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주 고객일 주부들에게 비난당하는 걸 왜 감수할까? 물론 이런 현상의 이면에 여성 혐오가 어느 정도 지분을 차지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여성 혐오만으로 보는 건 왜곡된 시각을 키우게 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가 저자의 권유에 동의할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는 저자의 발화 속에 내재된 오만함이다.

저자는 스스로가 잠재적 가해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나는 아니야'라고 도망치는 20대 남성들의 행태를 개탄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고 한다. 성매매에 대한 인식 등을 보았을 때 이미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적 가치가 일정 수준 내재된 세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 페미니즘에서 주장하는 가치를 이미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20대 남성인데 페미니즘이라는 타이틀을 그토록 거부한다? 즉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의 이미지가 크게 오염이 되었다는 것인데, 저자의 글에는 이에 대한 반성이 하나도 없다. 20대 남성이 아직 사회에 나가기 전이라 여성 차별을 목도하기 어려움과 동시에 인터넷 상의 속칭 꼴페미들의 공격에 시달리다 보니 반페미 논리에 포획당하기 쉽다는 식으로 나름대로의 원인 진단은 있지만, 페미니즘이 사회 내에서 가지는 이미지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그들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하다 못해 트위터 등에서 악명을 떨치는 꼴페미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글 한 줄도 없다.

메갈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남성들이 그들이 원하는 페미니스트 상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불응하는 이들을 '메갈'이라는 용어로 매장시키려고 하며, 이는 마치 빨갱이 사냥과 같다는 말을 한다. 메갈리안 사이트가 없어진 지가 언제며, 페미니스트들 중에 그 사이트에 빚을 지지 않은 이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그토록 적을 둔 메갈리안이라는 곳이 시간이 지나 꼴페미라는 말과 거의 동의어가 되어 버렸다면 거기에 페미니스트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을까?

즉, 페미니스트 자신에 대하여 마땅히 해야 할 자기반성이 빠져 있다. 이건 필자가 기존에 읽은 2,3권의 다른 페미니즘 도서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인 현상이라 더욱 실망스러웠다.

저자는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자신을 성찰하며, 자신이 보다 나은 페미니스트가 되기를, 그리고 페미니스트로의 길에 선을 긋지 않고 보다 많은 남성들이 그 길에 함께해 줄 것을 권유한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남자 페미니스트로의 길에는 속죄라는 과정이 따른다.

스스로가 남성 위주의 사회 구조에서 수혜 받아 온 죄인이라는 자기 고백. 그를 깨닫고 마땅히 여성의 권익을 위해 함께 투쟁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는 속죄.

본서가 어찌 보면 남성 독자로부터 '자신은 죄인이다'라는 자기 고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긴 설득이다.

설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일단 본서는 필자의 관점에서는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페미니스트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젊은 남성에 대한 존중이 잘 보이지 않는다. 20대 남성에게는 희망을 가져보자 같은 말을 형식적으로야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이어받아서 거기에 안주하려 하면 스스로가 죄인이 되기를 피하는 비겁자로 묘사하는 부분이 더 많다. 페미니즘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종교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취급을 받으면서 페미니스트가 되라는 권유에 뛰어들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더하여 저자의 글에는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자기반성이 부재하다. 페미니즘적 가치에 동화되기 쉬운 1020 남자마저 페미니즘에 적대적이라는 건 페미니즘의 외연 확장에 실패했다는 자기고백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모든 게 강고한 남성연대의 탓이라고 몰아가기에 바쁘다. 스스로는 절대선이면서 상대가 죄인이라는 고백을 받아내고 그 이후에야 연대를 말하는 이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질까?

저자는 본서를 통하여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걷어내고 보다 많은 남성들을 페미니스트로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저자는 분명 선의에 기반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이루어진 비판 일부에 공감하면서도 저자가 보여준 남성 일반에 대한 교조적 태도가 결국 페미니스토로의 길에 선 하나를 더 긋게 된 건 아닐까?

본서 구매자 중 약 20프로 정도만 남성이라는 것에서 외연 확장 실패를,

비록 구매자는 아니지만 본서를 집어든 소수 남성에 속하는 필자를 설득하지 못 했다는 데서 근본적으로 폐쇄적이고 오만한 페미니스트의 씁쓸한 한계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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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미니즘은 더이상 거부할수 없는 시대의 요청인 휴머니즘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g****e | 2022.03.17 리뷰제목
페미니즘은 더이상 거부할수 없는 시대의 요청인 휴머니즘이다시대는 바뀌고 있는데 사람은 변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요원한 것이다페미니즘을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여 세상을 인식한다면 세상의 반쪽을 잃는 것이며 공존의 정의는 결코 이룰수 없다책 제목만 읽어도 통찰이 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여성 담론이 남성의 역차별이라 우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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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더이상 거부할수 없는 시대의 요청인 휴머니즘이다

시대는 바뀌고 있는데 사람은 변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요원한 것이다

페미니즘을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여 세상을 인식한다면 세상의 반쪽을 잃는 것이며 공존의 정의는 결코 이룰수 없다

책 제목만 읽어도 통찰이 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여성 담론이 남성의 역차별이라 우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들의 논리는 생리학적 본능을 능력주의로 포장해서 좀더 나은 가부장 사회를 영속하겠다는 버티기다

남성들이 남자다움의 무한책임의식에서 내려오기 위해서라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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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래 한국사회를 위한 성평등 돈오점수 평점10점 | s******k | 2021.06.04 리뷰제목
읽으면 알게된다. 우리가 왜 젠더권력을 성찰해야하는지를...대한민국 남성들의 표준값이 박정훈작가님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그러기엔 댓글테러하는 인간들 덕에 절망하기도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자전과 공전을 인지하지 못해도 밤낮이 오고 계절이 오듯 달라진다. 작가님의 뼈아픔의 성찰을 글로 써서 세상에 바랑처럼 퍼리는 이가 있으니...박정훈 글에는 따뜻함과 통쾌함으로 미소
리뷰제목
읽으면 알게된다. 우리가 왜 젠더권력을 성찰해야하는지를...
대한민국 남성들의 표준값이 박정훈작가님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그러기엔 댓글테러하는 인간들 덕에 절망하기도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자전과 공전을 인지하지 못해도 밤낮이 오고 계절이 오듯 달라진다. 작가님의 뼈아픔의 성찰을 글로 써서 세상에 바랑처럼 퍼리는 이가 있으니...박정훈 글에는 따뜻함과 통쾌함으로 미소가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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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이만하면 괜찮은 페미니즘 도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y | 2021.11.27 리뷰제목
박정훈 작가의 이면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를 읽고 쓰는 리뷰글입니다. 박정훈 작가님은 모 언론사의 페미니즘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분으로, 인터넷에서 작가님의 단편적인 글들을 읽고 참 인상적이다고 생각하던 참에 저서를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주제별로 5장이 넘어가지 않는 분량의 글을 묶은 책입니다.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시각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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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작가의 이면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를 읽고 쓰는 리뷰글입니다. 박정훈 작가님은 모 언론사의 페미니즘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분으로, 인터넷에서 작가님의 단편적인 글들을 읽고 참 인상적이다고 생각하던 참에 저서를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주제별로 5장이 넘어가지 않는 분량의 글을 묶은 책입니다.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시각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아무래도 남성 작가가 페미니즘 글을 쓴다는 것 자체로 관심이 가는 부분이지만, 화제성 못지 않게 사유의 깊이도 얕지 않은 글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생각날 때 마다 한 챕터씩 읽어 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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